소설리스트

〈 76화 〉076. 공개 재판(3) (76/730)



〈 76화 〉076. 공개 재판(3)

“하나하나 짚어볼까요? 엘빈이 아이테르에 입학하고 졸업 이후, 메이거스 궁정마법사단에서 어떤 대우를 받으며 지내야했는지.”

은현은 시선을 옮겨 좌석에 앉아있던 관객들을 흘끗 바라보았다.
조금이라도 엘빈과 연관이 있었던 아이테르의 관계자, 졸업생들, 그리고 현 궁정마법사단 소속의 귀족들이 움찔 몸을 떨더니, 모조리 은현의 시선을 피했다.
그를 시기하며 질투하거나, 음해, 폭행, 평민이라는 신분을 들먹이며 인격을 깎아내리는 행동을 서슴지 않았던 이들일수록, 은현의 말이 가슴 깊숙이 화살이 날아오는 것만 같았다.

“지금 범죄자를 옹호하는 것이냐!”

“옹호가 아닙니다. 흑마법을 익히는 것은 악. 대륙의 전체에 적용되는 ‘흑마법사의 존재는 단호히 배척하고 처벌한다.’라는 내용이 명시된 통일법안도 있으니까요. 마법사들 간의 금기로 정해져있는 흑마법을 사용하는 것은 확실히 악(惡)이고 위법행위입니다. 그런데요.”

피식 웃음을 짓는 은현이 말을 잇는다.

“사람의 인격을 모독하고, 신분의 차이를 들먹이며 귀족이 평민을 폭행하고, 있지도 않은 사실을 만들어내고 조작하여 음해하는 행동들은 범죄가 아니고 악이 아닙니까?”

모두 아무런 힘도 없었던 평민 마법사가 당했고 인내해야만 했던 부당한 처사들.

“범죄자를 옹호하는  아닙니다. 그저 이것은 법에 위배되고 악이라고 생각하면서, 자신들이 행하고 누리고 있는 것들을 당연시하게 휘두르는 그 선민사상이  웃기고어이가 없네요. 그렇죠?”

‘스톡홀름 신드롬’또는 ‘증후군’이라는 단어가 있다.
많은사람들이 범죄자의 사연을듣고 그의 사연에 감화되어 범죄자를 옹호하게 되는, 이성보다 감정적인 부분이 깊게 관여되는 현상.
하지만 은현은 엘빈의 사연에 감화되고 그를 불쌍하게 여기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엘빈은 범죄자가 맞다.
아무리 안타깝고 불쌍한 사연이 있다고 하더라도 법으로 명시되어 있는 것을 어기고, 흑마법이라는 금기에 손댄 것은 위법이고 악한 행동이 맞다.
그렇기에 은현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엘빈을 죽였다.
에린에게도 그것을 설명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의 인생 전부가 부정을 당해야했던 것은 아니다.
법을 어긴 것에 대한 죗값은 이미 죽음으로 갚았으니, 그가 남긴 흔적들까지 모조리 부정을 당하는 것은 부당한 처사였기에, 은현이 그의 오명을 씻어낼 수 있는 자리를 이렇게만든 것이다.

“그들이 그 흑마법사를 핍박하고 음해했다는 증거는 그 어디에도 없다! 게다가 죄인의 신분으로 밝히는 불확실한 정보를 믿을 수 있겠는가! 죄인은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로 흐리게 만들지 마라!”

“제가 죄인이라 제가 말하는 이야기를 믿을 수 없다는 거군요.”

은현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씨익 웃었다.
그 미소를  오르바 백작이 순간 불안한 눈빛을 띄웠으나, 은현의 입이 열리는 것이 더 빨랐다.

“그렇다면 제가 조사한 악마에 대한 정보도 믿지 않으시겠군요.”

“뭐, 뭐라고…?”

“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수도 페르닌에 잠복해있는 악마는 이번에 발견된 서큐버스 하나가 아닙니다. 하나 이상, 아니 복수의 악마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지요.”

“거, 거짓말 하지 마라! 무슨 근거로 그런 헛소리를 지껄이는 것이냐!”

“반대로 묻겠습니다. 무엇을 근거로 더 이상 페르닌 안에는 악마가 없을거라고 확신을 하실 수가 있는 거죠?”

“그…건….”

오르바 백작은 뭐라 대꾸하지도 못하고 은현을 노려보기만 했다.
이미 한번 악마는페르닌 안에 잠입에 성공했던 것도 모자라 아이테르에도 손을 뻗쳐 흑마법사를 육성해내는데 성공했고, 장기간에 걸쳐 잠복해있었다는 것이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났다.
한번 성공했는데, 그 이후로 악마들이 이미 페르닌을 노리고 잠복해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지 않은가.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부터는 쉽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다시 재판장 안의 분위기가 어수선해지고 술렁거리는 귀족들이 나오면서 분위기는 혼란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오르바 백작이 에린이 거짓증언을 하고 있는 것이라 잡아떼며 어떻게든 무마를 시키려 했지만 수면위에 돌이 떨어진 것처럼, 파장을 만들어내는 잔잔한 물결이 장내를 휩쓸고 의심과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었다.
재판을 관람하고 있던 귀족들은 말로는 에린과 은현의 말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부정하고 있었지만, 이미 그들의 심리는 에린과 은현의 말이 진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말해라. 무슨 정보를 입수한 것인지.”

“죄인의 말은 들을 가치도 없는 것 아니었습니까?”

“이 자리는 죄인이 말장난을 하는 자리가 아니다!”

“화내지 마세요. 머리 빨리 벗겨지십니다.”

“이…이…!”

“이제 관리 하셔야하는 나이이시지 않습니까?”

“이 건방진 놈이이이이이!”

“푸흡….”

순간 에린이 얼굴이 새빨개지며 은현을 죽일 듯이 노려보는 오르바 백작을 보고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아까까지만 해도, 자신의 오빠인 엘빈을 깎아내리는 모욕적인 언사를 내뱉던 오르바 백작에게 끓어오르는 알 수 없는 감정을 꾹꾹 눌러 담으며 참고 있었는데.
은현이 오르바 백작을 말로 농락하며 분위기를 바꾸어버리자 에린 또한 이상한 기분을 느끼며 맥이  풀려버린 것이다.
팔꿈치로 에린의 팔을 툭 치며 기묘한 표정을 짓는 알렉스가 에린에게 주의를 줬다.

“죄, 죄송해요….”

“이건 나도  버티기 힘들군.”

황급히 사과를 하며 애써 진지한 표정을 유지하려 노력했지만,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기위해 기묘한 표정을 형성한 알렉스를 보고 에린은 황급히 자신의 입을 가렸다.
하마터면 큰일  뻔했다고 생각을 하며, 에린은 급하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행히도 자신의 실수를 목격한 이는 아무도 없는 것 같다고 속으로 안도하고, 정면을 응시했다.

“아….”

순간 한 여자와 시선이 마주치자, 에린은 작게 탄식했다.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 사회자의 단상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는 옥좌위에 앉아 있는, 현재 이 나라 최고의 권위자인 디아네 왕비와 시선이 마주쳤기 때문.

‘봐, 봤을까…?’

조금 불안에 떨며 디아네 왕비의 표정을 살폈지만, 디아네는 미간을 좁힌 채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을 뿐이었다.

“…….”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시선.
왕비의 그 시선을 받은 에린은 당황했다.
정말로 자신이  재판장에서 웃음을 참지 못하고 터뜨린 것이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인지 왕비는 오직 에린 만을 보고 있었다.

‘화 많이 나셨나보다…. 어쩌지….’

에린은 반사적으로 은현을 쳐다보았다.
이제는 무언가 곤란한 상황이 생길 것 같을 때마다 은현을 찾는 것이 에린의 습관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은현은 아직도 오르바 백작과 일방적인 말다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에린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곤란함을 느낀 에린이 결국에는 고개를 떨구는 것으로 디아네 왕비의 시선을 피했다.
일방적으로 은현이 오르바 백작의 화를 돋우면서, 대화의 주도권을 쥐고 있던 두 사람의 다툼이 머지않아 끝을 맺었다.
 사람의 대화에 한 사람이 개입했기 때문이었다.

“그만.”

“…예. 왕비마마.”

짧은 한마디에 분을 이기지 못하고 은현을 노려보던 오르바 백작이 순식간에 물러났다.

“죄인. 페르닌 안에 또 다른 악마가 잠입해있을 것이라는 정보는 확실한 것인가?”

“불확실하면 그냥 사형시키겠습니까?”

“질문에 질문으로 대답하지 마라.”

은현의 말이 거슬렸는지, 디아네가 눈살을 찌푸리더니 경고의 의미를 담아 이야기했다.
‘더 이상은 까불지 말라.’는 의미와 함께 디아네의 함축된 말뜻을 알아들은 은현이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상당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군.”

디아네 왕비가 은현의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죄인, 은현에 대한 심문을 마치고  재판을 철회하도록 하겠다.”

“와, 왕비전하!”

디아네의 선언에 가장 놀란 것은 이 재판을 이끌어가던 오르바 백작이었다.
지금까지 죄인으로 단정 짓고 은현이라는 인물의 처형을 구실로, 리오드와 아르티아 기사단, 그리고 일리아나 케니퍼까지 모두 엮어 책임을 물을 생각이었던 계획이 모두 물거품으로 되돌아가는 거나 마찬가지.
그의 시선과 외침에도 불구하고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디아네가 말을 이어갔다.

“헤르샤 준남작 사건 때부터 흑마법사의 흔적을 쫓아 추적하고, 이번 페르닌에서 일어난 연쇄 습격 사건의 주범인 악마를 죽인 것은 엄연히 대단한 일.”

왕비의 말을 듣던 오르바 백작을 비롯한 많은 귀족들의 안색이 급변하기 시작한다.
그녀가 언급하고 있던 내용을 통해서 무엇을이야기 하려는 지 눈치 챘기 때문, 그녀가 앉아있는 옥좌와 가지고 있는 지위 때문에 아무도 그녀의 말을막지 못하고 멍하니 왕비를 쳐다만 볼 뿐이었다.

“높은 공적을 쌓은 은현의 신분을 ‘명예귀족’인 준남작의 작위를 수여하고, 에린 헤르샤의 ‘헤르샤’ 가문을 다시 준남작의 가계로 되돌릴 것을 선언한다.”

“왕비 전하!”

“말도 안 됩니다!”

“어찌 저런 천한 것을!”

일순 정적이 흐르고 경악한 귀족들이 단체로 자리에서 일어나 디아네 왕비에게 항의를 하면서 재판장의 분위기가 시끄러워졌다.
그 화제의 중심에 있던 은현과 에린은 그저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정확히는 두 사람의 반응은 각기 달랐다.
에린은 생각지도 못한 가문의 작위가 다시 되돌아왔다는 것에 제대로 실감이 나지 않는지, 기쁘기보다는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은현의 경우에는 뭐가 재미있는지 그저 웃고만 있을 뿐이었다.

“와, 와아….”

“축하한다.”

옆에서 알렉스의 축하해주는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에린은 멍하니 알렉스를 바라보며 복잡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어, 그게…이거 좋아해야하는 건 가요…?”

에린은 자신의 아버지와 오빠의 일 때문에 집안의 작위가 나라에 몰수되면서 몰락한 ‘몰락 귀족’의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인물이다.
때문에 몰락한 가문을 다시 일으켰다는 점에서는 엄청난 위업을 세운 것이 맞지만, 에린 자체는 처음부터 자신의 집안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가졌던 적이 없었다.
작위에 대한 개념도 제대로 몰랐고, 집안에 대한 기억은 아버지에 대한 학대로 덧씌워진 떠올리기도 싫은 끔찍한 기억들뿐이라, 에린은 자신의 가문에 대해 크게 애착을 가졌던 적이 없었다.
오빠인 엘빈과 같은 ‘헤르샤’라는 성이 지금으로썬 에린과 엘빈과의 유일한 연결점이었기에,  이외에 자신이 ‘헤르샤’라는 성을 사용하는 의미는 딱히 없었다.
국가적인 입장에서는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대역죄인들의 가문을 다시 귀족으로 되돌리는, 대단히 파격적인 보상이었지만 에린에게는 그렇게 큰 보상이 아니었다.
게다가 이제는 헤르샤 준남작가에 남아있는 인물은 여자인 자신 혼자 뿐 인데, 도대체 어떻게 가문을 키우고 꾸려나가라는 말인가.

“적어도  오빠의 명예를 되찾는 일에는 네가 더욱 유명해져서 공적을 쌓는 게 효과적이겠지.”

“그건….”

이 나라의 귀족들 때문에 오빠가 그렇게 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오빠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나라에 이익이 되는 일들을 해야 한다는 것이 아직 나이가 어린 에린에게는 감정적으로 거부감이 드는 말이었다.
에린이 그렇게 복잡한 생각을 품고 있을 때, 은현이 수갑을 찬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발언을 요청했다.
은현의 행동을 본 디아네 왕비가 입을 열었다.

“할 말이 있는가.”

“저 그게 말이죠. 작위는 조금 곤란한데요?”

“…뭐?”

미간을 좁히고 인상을 살짝 썼던 일관된 표정을 보였던 디아네 왕비의 눈썹이 처음으로 꿈틀거렸다.

“그 명예귀족 작위. 받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뭐라?!”

“감히 미천한 평민이!”

“이 나라의 국모이신 왕비께서 하사하신 자비를 거부하다니!”

“건방진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작위를 줘서는  된다고 항의를 하며 그렇게 부르짖던 귀족들이 이번에는 작위를 받지 않겠다고 거부하자, 은현을 죽일 듯이 노려보는 모습이 자못 우습기 짝이 없다.

‘어느 장단에 맞춰 줘야하는 거야?’

그런 생각까지 들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은 은현은 옥좌에 앉아서 자신을 잔뜩 노려보고 있는 왕비를 향해 입을 열었다.

“일단은 제가 말이죠? 그래도 제 상사로 마녀님이 계시는데. 우리 마녀님이 이 사실을 알면 저 죽어요. 그러니까 제발 살려주시면 안 될까요. 왕비님? 네?”

아까까지 오르바 백작을 말로 농락하던 남자는 어디가고, 눈앞의 남자는 제발 자신을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남자의 모습이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이 재판장에 일리아나가 와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능청스럽게 표정까지 바꿔가며 목숨을 구걸하는 은현의 연기에 알렉스와 에린도 기가 막힌 표정을 지었다.

“그 악마도 그렇고, 여기에 또, 남의 걸 넘보는 여자가 있네.”

“…….”

재판장의 중앙, 은현이 있는 쪽으로 천천히 걸어오는 일리아나의 모습에 주위의 귀족들이 모두 뒤로 물러서며 그녀가 지나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었다.
자못, 이 나라의 왕비를 모시는 것만 같은 극진한 주위 귀족들의 태도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일리아나는 은현 쪽으로 걸어오고는 디아네 왕비를 응시했다.

“무죄로 선고를 했으면 거기까지만 해. 포상은 무슨, 감히 작위로 목줄을 채우려고 들어?”

인상을 찡그린 일리아나가 은현의 멱살을 붙잡더니 자신 쪽으로 끌어당겼다.

“…일리아나?”

그녀의 돌발행동에, 은현이 뭐라 반응할 새도 없이, 당당하게 그의 입술에 일리아나가 자신의 입술을 포갰다.

“읍?!”

깜짝 놀라는 것도 잠시 화들짝 놀라며, 은현이 일리아나의 입술을 떼어내려 했지만, 한 술 더 떠서 일리아나가 은현의 입속에 혀를 집어넣었다.

“으흥…츄.”

“와, 와아….”

가장 당황했던 것은 에린이었다.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면서도 은현과 일리아나가 나누는 강렬한 키스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으며, 그것은 에린 뿐만이 아니라, 다른 이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내 짧은 키스가 끝나고 두 남녀가 얼굴을 뗄 때까지, 재판장 안에 짧은 정적이 찾아왔다.
 짧은 정적은 이내 커다란 소란을 불러일으키고.

“이게 무슨 짓인가!”

“어찌 이리 불경한!”

“마, 마녀에게 연인이…!?”

“조용!”

다시 한 번 디아네 왕비의 노호성이 터지면서 재판장의 소란이 가라앉았다.
인상을 찡그린 디아네 왕비가 일리아나를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마녀, 아무리 당신이라도, 많은 귀족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그런 외설스러운 행위를 보이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표시를 해놓는 거지.”

“표시…?”

은현의 입술과 혀의 감촉을 음미하듯 자신의 입술을 핥은 일리아나가 코웃음을 치며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얘는 내거야. 손도 대지마. 아, 쟤는 가져가도 상관없어. 애초에 이 나라 귀족의 딸이었으니까. 잘 됐네? 축하해.”

“일리아나님…너무해요.”

에린은 은현의 옷깃을 끌어당겨 자신 쪽으로 끌어오고는 영역표시를 하는 야수 같은 표정으로, 디아네 왕비에게 경고를 하는 일리아나를 보며, 정말로 서운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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