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7화 〉067. 악마와의 조우(3)
[아이야.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냐?]
‘뭐긴요. 제 계획을 물 먹일 뻔한 그 악마를 잡으려는 거죠.’
[하지만 그것과 아이가 그렇게 일방적으로 저들의 폭력을 당해야했던 것과 무슨 연관이 있다고?]
베르단디는 아까부터 매우 심기가 불편한 상태였다.
에린과 함께 감옥에 투옥이 된 것도 모자라 기사들이 에린을 데려가지 못하도록 가로막아서면서 일방적으로 구타를 당했기 때문이다.
눈가가 심하게 붓고, 입속에 피가 터지고, 턱이 뒤틀릴 정도로 많은 구타를 당한 은현은 안 그래도 구미호에게 정기를 빨려 위태위태한 육체의 상태에 더욱 많은 데미지가 쌓이고 있었다.
‘그 상태에서 도망쳤다면 에린의이름이 그대로 왕실에 들어갔어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왕실 근위기사들에게 붙잡힌다면 고문에 가까운 심문 끝에 에린에게 자백을 강요하고 사건을 마무리 지으려고 했겠죠. 그것만큼은 반드시 막아야만 했어요.’
그를 위해서 은현이 에린과 함께 독방을 사용하겠다고 고집을 부려 이곳에 들어왔고, 저항 없이 온몸을 막아서 근위기사들이 에린을 데려가는 것을 막은 것이었다.
[나는 이런 방식을 허용 한 적이 없었다.]
‘여신님. 제가 어떤 방식을 선택하던 그 결정을 지지해주시기로 하셨잖아요.’
[하지만…아이야. 내가 그런 말을 했던 것은 아이가 더 이상 아픔을 겪지 않기를 바랬기 때문에 했던 결정이었다. 그런데 이건….]
은현이 일방적으로 폭력을 당하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어야했던 자신이 너무나도 무력했기 때문에, 베르단디는 마음에 들지 않는 표정을 지었던 것이었다.
‘여신님. 육체적인 고통은 저한테 아픔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에요. 하지만 정신적인 고통은 달라요.’
절망, 슬픔, 분노 다양한 감정들을 만들어내고 사람의 정신을 망가뜨린다.
통각이라는 육체적인 감각을 통해서도 사람의 정신을 미치게 만드는 것은 가능하지만, 은현의 경우에는 예외다.
살점이 뜯기고 팔다리가 잘리고, 한 쪽 눈을 불로 지져지는 경험도 해본 적이 있었다.
수많은 고통을 겪어보면서 ‘익숙함’이라는 것에 적응해버린 은현에게 육체적 손상으로 주는 통각은 언제든지 원상태로 복구할 수 있는 무가치한감각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육체에 아무런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
얼굴이 깨지고 피떡이 되어도 담담히 그 사실을 받아들인다.
자신의 얼굴을 그렇게 만든 상대에게 분노하지도 않는다.
베르단디는 슬픈 얼굴을 하며 중얼거렸다.
[나는…이미 늦어버린 것이냐…. 더는 아이를….]
‘아니요. 여신님. 이게 제 첫걸음입니다. ’엑스트라‘로서가 아닌 ’저‘로서 제가 원하는 결말과 끝을 쟁취하기 위한 여정이에요.’
[그래…. 늦어버렸더라도 아이가 원하는 방식을 관철하고 끝에는 행복을 거머쥘 수만 있다면.]
베르단디는 씁쓸히 웃으며 은현의 머리를 살포시 껴안았다.
[하지만 아이의 그런 꼴을 더는 보기 힘들구나. 도대체 언제 쯤 그 상처들을 복구시킬 것이냐?]
조금 피곤하긴 하겠지만 베르단디가 내려준 여신의 권능 중 하나인 시간역행을 사용한다면 이런 상처들 쯤 없었던 것으로 되돌리는 것은 일도 아니다.
‘당장은 안 돼요. 여기서 권능을 써서 상처를 없었던 것으로 되돌려버린다면 많은 사람들이 저를 주목할거에요. 더 이상 숨어 다니지 않기로 결심하긴 했지만, 아직은 안 돼요. 조만간 때를 봐서 되돌리도록 할게요.’
[그렇구나. 알았다.]
베르단디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주억였다.
“그래서? 자네가 말하는 뒤의 아가씨가 페르닌에서 벌어지고 있는 귀족 연쇄 습격 사건의 범인이 아니라는 근거가 뭐지?”
크라시르 기사단의 단장, 월터 오르시아스는 매우 심기가 불편한 표정을 지으며 은현을 노려보았다.
쇠창살 너머의 독방에 앉아있는 만신창이 상태의 남자가 자신을 이 칙칙한 감옥의 안까지 발걸음을 옮기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이 나라의 귀족도 아닌 평민에 가까우며 이 나라의 백성도 아닌, 외국인이라는 존재가 더욱 심기를 거슬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사안이 사안이며, 은현이 일리아나 케니퍼의 사람이라는 것이 밝혀진 이상, 그가 제공하겠다는 정보를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은현이 ‘마녀의 연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기라도 했다가는 당장 은현의 구속을 풀어주고 죄송하다고 엎드려 절이라도 해야 할 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을 굳이 밝히지 않고, 은현은 양손을 등 뒤로 구속당하고 감옥에 투옥당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그 행동이나 태도에서 불안함이나두려움 따위는 엿볼 수도 없을 정도로 당당했다.
무슨 자신감인지 그런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 더더욱 마음에 들지 않는다.
“으….”
잔뜩 노려보는 월터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에린이 은현의 뒤에 숨어서 몸을 잔뜩 움츠렸다.
“첫째, 범행의 방식에 차이가 있습니다.”
“방식? 피해자들의 증상 모두 체내에 마나는 물론 앙상한 뼈마디가 보일정도로 몸속의 영양분이 빨린 것 같은 상태일세. 그건 그대또한 마찬가지지. 나는 오히려 그대가 어째서 다른 피해자들처럼 의식을 잃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드네만.”
“그건 제가 그나마 의식을 유지할 정도로 그 악마에게 저항을 했기 때문이죠. 결과적으로 몸 안의 마력은 모두 빼앗겼지만, 의식을 잃을 정도로 모든 걸 빼앗긴 건 아니었습니다.”
논리가 맞지 않다.
이상하다.
그런 생각을 가지며 월터는 인상을 찡그렸지만, 애초에 범인이 정확히 어떤 힘과 능력으로 피해자들을 만들고 있는지도 불분명한 상황에서 제대로 된 반박도 할 수 없었기에 일단은 은현의 이야기에 딴지를 걸지는 않았다.
“제가 말씀드리는 범행 방식의 차이는 피해자를 습격하는 방식입니다. 지금껏 세 건의 피해자들은 모두 그 어떤 목격자도 남기지 않고 한 밤중에 홀로 귀족들을 습격했죠. 그런데 이제 와서 아르미타스 소공작을 습격할 때는 완전한 한 밤중의 시간도 아니었고, 함께 있던 두 명의 남학생이라는 목격자까지 남겼죠. 이 점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으십니까?”
“하지만 정작 그 남학생들은 그대의 뒤에 있는 그아가씨가 한 손으로 아르미타스 소공작의 목을 붙잡고 엄청난 힘으로 그를 들어 올린 뒤, 다른 피해자들처럼 소공작의 몸속의 모든 걸 흡수하는 광경을 목격했다고 제보했네만.”
“제, 제가요…?”
느닷없이 에린이 지목되자 에린이 놀란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반문했다.
그 광경을 월터와 다른 근위기사들 또한 가만히 노려본다.
의심의 시선이 집중되자 에린은 깜짝 놀라 어깨를 들썩이며 필사적으로 자신을 변호했다.
“저, 전 그런 적이 없어요! 그…남자한테 얻어맞아서 정신을 잃은 뒤로 기억이 없어서….”
“얻어맞아? 소공작한테?”
“네, 네….”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났는데 에린이 급격히 침울해지며 훌쩍이기 시작했다.
“흐, 흐윽.”
갑작스레 온 몸을 지배하는 설움과 함께 애슈턴이 없고 은현이 곁에 있다는 것에서 가슴이 북받쳐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한다.
“현아. 현아, 나 진짜로 무서웠어….”
“그래. 이제 괜찮아.”
“…….”
은현의 등에 기대어 눈물을 흘리면서 부모에게 칭얼대는 것 마냥 행동하는 에린을 본 기사들과 월터는 하나같이 ‘이게 뭔 상황이야?’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애슈턴이 에린에게 흑심을 품고 있던 아이테르의 남학생들을 사주하여 그녀를 납치하고 폐창고로 끌려와 무차별적인 폭행을 가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그들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결과였다.
게다가 지금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고 피해에 휘말린, 아직 17살 밖에 되지 않은 가녀린 소녀가 아닌가.
“정말로 이 아이에게 저를 습격하고 애슈턴 소공자님을 포함한 네 명의 귀족들을 습격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
은현에게 기대어 자기 부모에게 자식새끼마냥 칭얼거리며 울고 있는 한없이 나약해 보이는 소녀의 모습이 도저히 연기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오히려 은현에게 더욱 달라붙어 애정을 갈구하고 위로해달라고 온 몸으로 표현하고 있는 모습은 17살이라는 나이보다 더더욱 어려보이는 어린애의 정신상태 같아 보인다.
“크라시르 단장님이신 월터님께서는 그 두 남학생의 제보를 받고 단원들을 출동시켰다고 하셨죠.”
“그렇네.”
“저는 거기서 ‘에린’의 모습을 한 악마를 봤습니다.”
“뭐라고?”
은현은 자신이 폐창고에 가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아르티아의 단장인 리오드의 부탁을 받아 독자적으로 사건을 조사해보고 있었던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그 조건에 들어맞는 애슈턴의 행적을 쫓아 폐창고를 발견했고 에린의 모습으로 애슈턴에게서 정기를 빨아들이고 있는 것을 목격했고 그들 사이에 난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 사실은 은현이즉석으로 만든 거짓말을 섞은 최대한 진실 된 것처럼 보이게 만든 이야기였지만, 월터를 포함한 근위기사들은 은현의 말에서 모순점을 찾지 못하고 가만히 침음을 흘렸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확실히 크라시르에 제보를 했던 두 학생들과의 제보도 납득이 가는 부분이긴 하군.”
“올리비온 후작님이 이미 검은 마녀 님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고….”
“상대는 대상의 정신을 조작하여 환상을 보여주고 그것을 통해서 정기를착취하는 악마입니다. 이 정도 일쯤은 간단한 일이죠.”
자연스럽게 에린의 몸을 빌려 구미호가 저질렀던 죄까지 서큐버스가 한 짓으로 뒤집어씌우기까지.
“흐으음.”
“제가 드릴 수 있는 건 정보, 그리고 이 아이의 석방뿐입니다. 만약 악마를 붙잡는데 실패했거나, 제가 드린 정보가 틀렸을 경우를 대비해, 저를 이곳에 남겨두셔도 상관없어요.”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신변을 내놓으며 자신감 있는 태도를 취하는 은현의 태도가 이상하기 짝이 없었지만, 그의 제안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월터는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 망설임 자체는 오래 가지 않았다.
“그 악마에 대한 정보와 대항방법을 먼저 말해라.”
“대항방법은 어느 정도 준비를 마쳐놓은 상태입니다.”
“그게 뭐지?”
“이 아이가 그 악마를 잡을 거거든요.”
““““뭐?””””
네 명의 근위기사들이 전부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다는 듯 벙 찐 표정으로 반문한다.
“어…?”
대항 방법의 핵심으로 지목된 에린도 새된 소리를 내며 은현을 바라보기 시작했고, 은현의 얼굴이 진심이라는 것을 깨달은 순간, 에린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기 시작한다.
“모, 못해….”
에린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난 못해. 현아. 차라리 내가 남을게! 내가 남아서 네가 그 악마라는걸 붙잡고 날 구하러 와주면….”
“에린.”
“읏….”
“내가 언제 너한테 불가능한 일을 시켰던 적이 있었어?”
“아니….”
에린은 대답했다.
은현은 힘들고 고된 일 만을 시키긴 했지만, 에린에게 불가능한 일을 시킨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것은 시간이 지나 꾸준히 해왔던 것들이 쌓이고 쌓여 에린의 성장을 위한 영양분이 되었다.
에린도 그것을 알고 있었고, 깨닫게 된 순간부터 은현이 하는 말은 무엇이든 반항하지 않고 따르게 되었다.
“넌 할 수 있어. 내가 보증하니까 걱정하지 마.”
“하지만 상대는 악마라면서 그런 걸 내가 어떻게….”
“널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을 준비해뒀어. 내가 너를 악마하고 혼자 싸우게 만들 것 같아?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너 아직 그 정도 수준 아니야. 한참 멀었어.”
“우…그래도 이 상황에서는 격려라도 해줘야하는 거 아니야?”
“격려나 칭찬을 받고 싶었으면 그렇게 납치를 당하지 말았어야지. 생각해보니까 이건 네 탓이 맞기도 하네. 일 다 끝내고 돌아가면 훈련량 좀 늘려야겠다.”
“너, 너무해!”
훈련량을 조정한다는 말 한마디에 에린이 울상을 짓기 시작했다.
“에린, 전에 내가 말했던 거 기억해? 아무것도 의심하지 말고 나만 믿고 따라오라는 말. 내가 너한테 길을 만들어 준다고 했잖아.”
“응….”
“오빠한테도 언젠가 이제 괜찮다고, 혼자서도 잘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잖아.”
“응.”
“그걸 위한 첫 걸음이야. 날 믿어.”
“아….”
두 사람의 대화가 멋대로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월터가 은현에게 인상을 찡그리며 대화에 난입했다.
“나는 아직 저 아이를 석방한다는 조건도 그대의 방법을 채용한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아…그거 말이죠. 사실 월터님 의견 필요 없기도 해서요.”
“뭐?”
“그 제안. 수락하겠습니다.”
“응? 엇…?”
“…왕녀 저하를 뵙습니다.”
고운 여성의 목소리에 시선을 옮긴 게스는 목소리의 주인을 알아보고 놀라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목소리를 듣자마자 델른은 긴장하며 고개를 숙였다.
자신들이 수호해야하는 이 나라의 중심, 페르니아스 왕국 왕가의 일원인 유리아 페르니아스가 호위기사로 알렉스를 동행한 채로 친히 감옥에 발걸음을 옮긴 것이다.
‘유리아 왕녀가 어째서 이곳에? 설마 저 남자를?’
설마 하는 표정으로 독방에 있는 은현을 한 번 바라보고 델른은 유리아를 향해 입을 열었다.
“왕녀 저하께서 어째서 이곳을 방문했는지 연유를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내가 그런 것까지 당신에게 일일이 설명을 해야 하나요?”
“이곳은 왕국의 평화를 어지럽히는 흉악한 죄인들을 가둬두는 장소입니다. 왕녀님께는 굉장히 위험한 장소이기도 하지요. 무례한 언동인 줄 알면서 감히 여쭙는 저의 불충을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흉악한 죄인들이라….”
유리아는 흘끗 은현의 얼굴을 보며 피멍이 들어있는 그의 상태를 보고 피식 웃어 보인다.
“흉악한 건 죄인 쪽이 아니라, 야만적인 폭행을 가한 그대들 쪽이었던 것 같은데?”
“…….”
월터는 순간 은현의 얼굴을 그렇게 만든 원흉인 게스를 노려보았고, 게스도 또한 몸을 움찔 떨며 급하게 고개를 숙였다.
“죄, 죄송합니다!”
“제가 이 나라에 끝내주게 좋은 인맥 하나가 있는데. 때 마침 그분이 도착했네요.”
“…….”
짧게 은현을 노려보던 유리아는 한숨을 내쉬고는 빙긋 웃어 보이는 은현을 향해 입을 열었다.
“저 아이. 풀어주세요.”
“예?”
“풀어주라고.”
“예, 예!”
“역시 왕국의 왕녀랑 얼굴도 아는 사이니까 일이참 간편하군요.”
그 말을 듣고 월터는 은현이 유리아 왕녀가 올 때까지 시간을 끌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눈을 부릅뜨며 그를 노려보았다.
“현아….”
“알렉스를 따라가. 그가 대강 설명을 해줄 거야.”
“하지만….”
“믿어. 내가 널 믿으니까. 너도 너 자신을 믿어.”
“해볼게….”
월터를 포함한 근위기사들은 어쩔 수 없이 에린을 석방해주며 알렉스와 함께 그녀를 데리고 감옥에서 나갔다.
“이 일은 디아네 왕비님께 보고하겠습니다.”
“아, 그러든가.”
“…….”
사람들이 모두 나가자 예법을 중시하는 교양 있는 말투가 아닌, 심드렁한 말투로 귀찮다며 대답한 유리아의 태도에 월터는 인상을 찡그리면서 마지막으로 감옥을 나갔다.
“이걸로 그때의 빚은 갚은 거예요.”
“아무렴요.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우리 둘 사이에. 아직 할 얘기 있지 않아요?”
“무슨 말씀이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좋은 얘기는 아닌 것 같군요.”
은현은 능청스럽게 대꾸하며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