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4화 〉064. (H)흡정의 악마
“크아아아아! 그만! 제발 그마안!”
침대위에 누워있는 귀족남자가 당장이라도 죽어버릴 것만 같은 비명을 지르며 애원했다.
“흐응? 아직 멀었어~!”
“제발…그만….”
남자의애원에도 불구하고, 악마는 남자의 엉덩이 쪽에 가죽재질의 검은색 롱장갑을 낀 자신의 손가락을 가져다댔다.
“끄으윽!”
자신의 전립선이 다시 만져지면서, 또 다시 우뚝 솟아오르는 자신의 물건을 보고, 귀족남자는 절망이 어린 표정을 지었다.
그런 남자의 시선을 확인한 서큐버스가 너무나도 맛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입술을 핥고는 남자의 표정을 즐겼다.
“자아! 아직 열 일곱 번 밖에 안됐어! 힘내라고! 꺄하하하하!”
천박한 웃음을 흘리는 서큐버스의 양가슴 사이에 귀족남자의 자지가 집어삼켜져버린다.
“크아아아아!”
그저 자지를 가슴 속에 끼웠을 뿐인데, 머릿속을 강타하는 쾌감은 고통으로 치환되며 귀족남자를 몸부림치게 만들었다.
하지만 몸을 움직이는 것도 불가능한 남자는 일방적인 서큐버스의 공격에 반격할 수가 없었다.
육체가 움직이질 않는다.
마치 몸속의 모든 근육과 신경들이 사라진 것 마냥 흐물흐물 녹아버리고 육체의 제어권을 빼앗긴 상태.
자신이 어째서 이 침실 속에 있는 것인지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귀족남자는 그저 어두워진 페르닌의 가도를 홀로 걷고 있었을 뿐이고,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자신은 이 침대 위에서 알몸의 상태로 몸을 움직일 수가없는 상태였다.
‘수도 내부에 악마가 돌아다니고 있다.’
그 소문에 코웃음치며 홀로 밤길을 거닐고 있었던 결과가 이거다.
20년 전의 대전쟁에 참전하지 않았던 나이가 어린 세대의 젊은 귀족들 사이에서는 악마에 대한 존재는 그저 막연한 전설 속의 존재와도 같은 소재였으며, 진짜 악마의 소행이라고는 생각지도 않고 있었다.
육체의 제어권을 빼앗긴 상태로, 서큐버스에게 총 열일곱 번의 사정을 통해서 정액을 쥐어 짜인 남자는 열 번째 인가부터 고통에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큐버스는 남자를 놓아주지 않았다.
남자의 정액 속에 포함된 마력을 탐할 때마다 자신의 몸에 차오르는 고양감에 황홀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더, 더, 더!”
부드러우면서도 거대하기 짝이 없는 가슴 속에 끼워진 남자의 자지가 자신의 주인의 격통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고 악마의 농락에 희롱당하며 발기당해 우뚝 솟아오른다.
이후 자신의 가슴을 붙잡고 거칠게 비벼오는 그 행위는 색스러우면서도 폭력적이기까지 하다.
“기분 좋아? 기분 좋지? 기분 좋겠지! 이걸로 다섯 번이나 쌌으니까!”
“끄, 끄으으으으!”
침대 위에 축 늘어진 남자는 자신의 자지를 타고 치골, 하체와 상체로 전이되는 쾌락이 아닌 고통에 침을 흘리고, 눈동자에서는 흰자위를 드러내기 직전의 상태였다.
“아! 안 돼!”
짜악!
자지를 가슴에 끼우고 사정없이 문지르며 폭력적이기 짝이 없는 쾌락을 선사하던 서큐버스가 기절을 하려던 남자의 반응을 확인하고, 황급히 자신의파이즈리를 멈추고 침대위로 올라왔다.
짜악! 짜악!
“정신차려! 자지마!”
“끄아아악!”
양 뺨을 후려갈기는 가죽 롱장갑을 낀 손바닥의 매서움을 느낀 것인지, 흰자위를 드러내던 남자가 비명을 지르며 의식을 재차 각성시켰다.
“후우, 어쩔 수 없네.”
“네…년은…도대체 뭐가 목적이냐…!”
“응? 뭘 당연한 걸 묻는 거야? 지금 너한테서 정액을 짜내고 있잖아.”
“도대체 나한테 무슨 원한이 있어서 이런 천박한…!”
“너한테 원한 같은 거 없는데?”
“뭐…라고…?”
“아니, 그냥 니가 생각 없이 혼자서 밤길을 걷고 있으니까, 나한테 선택된 거지. 그러는 넌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밤길을 걸어 다닌 건데?”
“…….”
남자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댄 서큐버스가 피식 입꼬리를 말아 올리고는비웃음을 날렸다.
처음에는 저런 웃음조차도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머리 위에 달린 검은색의 양머리 뿔이나, 단발의 분홍색 머리카락 아름다운 다리의 라인이 강조되는 가타벨트의 스타킹을 신고 팬티만을 입고 있는 하체, 얇은 가죽 끈 사이로 비치는 새하얀 살결과 커다란 가슴은 처음 본 것만으로도 남자를 홀리고 가랑이 사이의 자지를 우뚝 세우는 매혹의 기운을 뽐냈다.
하지만 곧 스무 번에 다다르는 착정을 통해서 잔뜩 시달린 남자에게는 한 쌍의 박쥐날개를 달고 있는 이 여자는 종족 그대로 악마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색정적인 모습을 하며 젖가슴으로 자신의 자지를 맛있다며 비비고 핥는 여자는 인간이 아니었으며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존재보다 더 악독한 존재로 느껴졌다.
“시국이 시국이잖아? 지금 수도 안에 악마가 돌아다닌다는 소문. 슬슬 퍼졌을 거라고 생각했는데애?”
자신의 손가락으로 귀족남자의 알몸에 가져다대고.
“도대체 왜 혼자서 밖에서 술을 처마시고 나돌아 다녔을까나?”
“크윽!”
손가락의 가죽의 감촉을 느낀 남자의 피부가 소름을 느끼고 흠칫거리며 신음을 내뱉었다.
“너 같은 새끼를 내가 잘 알지.”
서큐버스는 피식 웃으며 육체의 제어권을 빼앗겨버린 것에 굴욕적인 표정을 지으면서 죽일 듯이 자신을 노려보는 귀족남자의 몸을 만지작거리며 장난을 쳤다.
“‘악마 같은 게 정말로 존재할 리가 없다.’, ‘내가 악마 같은 걸 만날 리가 없지.’, ‘만나더라도 나의 힘이라면 악마 따위는 별 것도 아니지.’ 딱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새끼들.”
“끄으으!”
“정말로 어리석고, 정말로 안일하고, 정말로 오만하지. 그게 너희 귀족들이라는 생물이야.”
순간, 떠오르는 서큐버스의 두 눈동자에 담겨있는 혐오라는 감정을 귀족남자는 눈치 채지 못했다.
서큐버스는 저항하지 못하는 남자의 유두를 콱 꼬집고는 뜯어버릴기세로 남자의 유두를 들어올렸다.
“크아아아악!”
이내 남자의 비명이 너머 컸던 탓인지, 인상을 찡그리며 남자의 유두를 꼬집은 손을 푼다.
“아, 졸라 시끄럽네. 진짜.”
서큐버스의 눈에는 순간적으로 자신이 지었던 혐오스러운 감정을 다시 가슴 깊숙이 숨기고 다시 평소의 웃는 낯을 연기했다.
“안 그래도 네 전 손님이 말이야. 스무 번도 채우지 못하고 쓰러져버려서 내가 지금 기분이 많이 안 좋거든? 그러니까, 그 꽥꽥거리는 아가리 좀 닥쳐주지 않을래?”
그리곤 서큐버스가 다시 귀족남자의 가랑이 사이로 가서 그의 자지를 핥기 시작한다.
“쭈으읍!”
자지 전체를 입속에 삼키고 흡입하듯이 자지를 빨아들이자, 밀려들어오는 쾌감과 고통에 또 다시 귀족남자가 비명을 지른다.
“크아아악!”
“아! X발, 진짜 말 졸라 안 듣네!”
결국 참지 못한 서큐버스가 귀족남자의 가랑이 사이에서 몸을 일으키고 다시 귀족남자의 얼굴 쪽으로 향했다.
이내 그의 턱을 붙잡아 고정시키고, 손가락으로 입가에 일선을 획 그었다.
마치 지퍼를 채우는 모양새와 같다.
“읍!? 으으읍!?”
순식간에 자신의 입을 밀봉당한 귀족남자가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서큐버스는 그의 의문을 해소해줄 생각이 없었다.
“짜증나니까 아가리 좀 닥치고 있어. 어차피 다짜내고 나면 내보내 줄 거니까. 아, 거지 같네, 진짜로. 얼굴도 못 생긴 게.”
“읍! 으으으읍!”
다시 귀족남자의 가랑이사이에 위치한 서큐버스는 자신의양쪽 가슴으로 귀족남자의 자지를 덮었다.
“으읍!”
출렁이는 가슴살이 육중한 무게감으로 남자의 치골에 떨어지고, 자지의 뿌리부터 귀두까지 전체를 감싸며 압박하는 감각에 육체의 제어권을 빼앗긴 상태에서도 무심코 허리를 진동시켜버리는 수준의 쾌감이 덮쳐왔다.
하반신을 덮치는 풍만한 질량의 덩어리 안에서, 남자의 자지가 움찔움찔 떨면서 자지 속의 피의 흐름이 점점 빨라져갔다.
거대하고 물컹한 두 마리의 슬라임 같은 가슴들이 자지를 비비면서 형태가 자꾸 바뀌고, 동시에 유두의 위치가 바뀌는 모습들.
현실이었다면 순수하게 쾌락을 추구하며 즐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문도 모를 공간 속에서 전신의 움직임을 제한당하고 오로지 정액만이 쥐어 짜내지고 있는 광경은 지옥보다도 더한 고통이었다.
“아! 나온다. 나와!”
귀두에서 조금씩 질질 흐르는 쿠퍼액이 자신의 가슴을 더럽히는 감각에 서큐버스가 마치 미네랄을 채취하는 일꾼마냥 기쁨을 표현한다.
귀족남자는 필사적으로하반신에 힘을 집중하여 사정을 막고 싶었지만, 그것도열 번째의 사정에서 포기하고 마음이 꺾인 상태.
부드러운 유방의 고문은 끊임없이 자지를 삼키며 이어졌다.
서큐버스 파이즈리는 수치심이나 경멸 같은 감정 따위는 전혀 존재하지않는다.
좋아하지도 않는 이성에게 이러한 행위를 하는 이유는 오직 하나.
남성의 자지 속에 모여 있는 정과 마력을 직접적으로 뽑아내는데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사랑을 포함한 감정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빨리 싸.”
쾌감에 저항하지도 못하는 귀족남자를, 서큐버스가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재촉해갔다.
그러면서도 거대한 가슴은 추잡하게 움직여, 자지를 빠르게 훑어나가면서 더욱 사정을 재촉한다.
템포가 점점 빨라지고, 그런 서큐버스의 재촉에 못이긴 자지가 조금씩 부르르 떨기 시작한다.
이내 가슴 속에 감싸였던 자지가 결국 버티지 못하고 열여덟 번째의 사정을 맞이했다.
뷰르륵
한 세 번까지는 힘차게 튀어 올랐던, 요도 속에서 분출되는 정액의 사정이 이제는 졸졸 흐르는 시냇물마냥 흘러 서큐버스의 가슴을 더럽혔다.
눈에 띄게 줄어든 정액의 양을 보고 악마가 실망하는 것도 잠시.
“너도 거의 한계구나?”
“으…으읍….”
“너 같은 새끼들이 세상에 전염병이 나돌기 시작하면, 나는 걸리지 않겠지, 하고 안일한 생각을 하면서 바깥을 나돌아 다니는 거야. 등신아.”
거의 흰자위를 드러내고 있던 귀족남자의 상태를 살핀 서큐버스가 한숨을 내쉬고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내 남자의 자지에 덕지덕지 묻어있는 적은 양의 정액들도 모두 핥으며 탐하고는, 자신의 가슴에 묻어있는 정액들을 할짝였다.
“후우우….”
이내 모든 정기를 탐한 남자의 몸을 세상 바깥의 현실로 내보내고, 서큐버스는 자신의 침대 위에 드러누워 천장을 응시했다.
“이제…이제 얼마 안 남았어. 드디어…이 날이….”
드디어 고대했던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에 잔뜩 고양감이 차오른다.
“하아아…벨페고르님…. 도대체 어떤 분이실까…. 빨리 만나 뵙고 싶어라….”
◆ ◆ ◆
“뭐, 뭐야…?”
“야, 야! 빨리 길 비켜드려!”
성큼성큼 걸어오는 한 여자의 모습에 놀란 남자가 놀라며 몸을 굳혔다.
“비켜.”
자신이 가는 길에 우뚝 멈춰선 남자가 진로를 방해하자 여자는 손가락을 휘저으며 마법으로 남자를 옆으로 치워버렸다.
“으아악!”
[네 자릿수 마법]
[사이코키네시스(Psychokinesis)]
알 수 없는 힘의 작용으로 인해 남자의 몸이 붕 뜨더니 옆의 벽 쪽에 등을 부딪쳐버리고 말았다.
그 광경을 주위의사람들이 넋을 놓고 바라본다.
“와 씨, 뭐야 저게? 마법인가?”
“몰라, 나도. 마법을 우리가 어떻게 아냐.”
사물을 자신의 의지대로 조작하는 ‘염동력(念動力)’에 가까운 능력의 발현이었지만, 마법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몸을 쓰는 것이 주인 그들의 입장에서는 신기에 가까운 능력이었다.
다른 마법사들이 이 광경을 보았다면, 일반 자릿수의 마법 중에서 가장 높은 등급에 위치한 네 자릿수 마법을 너무나도 깔끔하고 신속하게 발동시킨 것에 존경의 시선을 보냈을 터.
왕국에 헌신을 맹세한 명예로운 기사에게 있어 무례한 행동이었지만 그 광경을 본 누구도 여자를멈춰 세워 나무라거나 항의의 말조차 하지 못했다.
이유는 두 가지.
첫 번째는 그녀가 아르케나 대륙에 열 명 밖에 없다는 고위 자릿수의 고위 마법사, ‘검은 마녀’라는 이명을 가진 일리아나 케니퍼였다는 점.
두 번째는 그런 그녀가 현재 몹시 화가나 있는 상태라는 것 때문이었다.
“리오드!”
사전의 연락도 없이, 노크도 없이 문을 덜컥 문을 열어재끼자, 단장실 안에서 업무를 보고 있던 리오드가 예상했던 상황이라는 듯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왔군.”
소식을 접한 일리아나가 그나마 페르니아스 왕국 안에 있는 인맥들 중에서 유일하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리오드를 찾아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당장 현이 데리러 궁정에 가야겠어. 다리 좀 놔줘.”
“…왕성에서 면회를 거절당했나?”
“걔를 만나지 못하게 철통같이 막아서고 있으니까 널 찾아온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