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2화 〉012. 신목(神木)의 유령(5) (12/730)



〈 12화 〉012. 신목(神木)의 유령(5)

은현은 그렇게 에이라에게 ‘미끼’로서 해야 할 일들을 알려주었다.
도로를 걸으면서 은현에게 자신이 해야 할 일들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자니, 두 사람은 이미 모험가 길드의 건물에 다다라 있었다.
에이라는 슬쩍 옆의 은현을 힐끔 보더니 긴장한 듯 한숨을 크게 한번 내쉬었다.
심호흡이었는지 마음을 가다듬고 모험가 길드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끼이익

문을 열자마자 경첩의 쇳소리가 울리며 왁자지껄 떠들며 소란스러운 모험가 길드의 내부가 보였다.
오늘 하루의 벌이를 위한 의뢰를 고르기 위해 의뢰서가 게시된 게시판 앞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이나, 원정 계획에 관해서 갑론을박을 벌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다른 모험가에게 파티를 제안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대화로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그러면서도 이것이 일상이라는 듯이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문을 열고 들어온 에이라를 몇몇의 모험가들이 흘끗 바라보았다.
그 시선에 에이라가 몸을 살짝 굳혔지만 이내 뚜벅뚜벅 접수대를 향해 걸어갔다.
제법 아름다운 외모와 평민이 입기에는 고급스러운 옷을 입고 있고 아무런 장비도 걸치지 않은 에이라의 행색에, 모험가들은 귀족 아가씨가 길드에 무언가를 의뢰를 하러 온 사람이겠거니 하며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에이라는 성큼성큼 걸어가 접수대에 도착했고 자리에 배치된 의자에 앉았다.
맞은편의 자리에 유니폼을 입은 접수원 여성이 에이라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모험가 길드 페르닌 지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접수원 트리샤라고 해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의뢰를 맡기고 싶어서 왔어요.”

“의뢰인가요?”

“네. 제 친구가 실종된 상태로 4일이 지났거든요. 너무 걱정이 돼서 꼭 어떻게 해서든 찾고 싶은데 의지할 곳이 여기 밖에 없었거든요.”

“그러시군요. 찾으시는 분의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접수원 여성, 트리샤는 실종자에 대한 수색은 기사단이나 위병에 맡기면 되지 않냐는 말을 굳이 꺼내지 않았다.
의뢰가 범죄와 연관된 산이 아닌 이상의뢰인에게 자세한 사정을 캐묻는 것은 모험가 길드의 규칙에 반하는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에린 헤르샤입니다.”

의뢰서를 가져와 의뢰에서 실종자의 이름을 적으려던 트리샤의 손이 멈췄다.

“헤르샤…인가요?”

“네.”

“으음….”

트리샤는 의뢰서의 발행을 쓰기위한 펜을 놓고는 한참동안 고민하고 있었다.

“죄송하지만 의뢰자 분? 이 의뢰는 길드 측에서 발행해드릴  없어요.”

“…어째서죠?”

“그게 좀….”

트리샤는 주위의 눈치를 보며 설명하는 것을 망설였다.
 반응을  에이라가 기다렸다는 반응이라는 듯이 입을 열었다.

“회의실을  빌릴 수 있을까요?”

“네? 아, 네.”

트리샤는 갑작스레 눈앞의 귀족 영애가 무엇 때문에 이런 행동을 하는지 몰라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그녀의 요청 자체는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
그녀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장소에서 이 의뢰를 받아들일  없는 이유를 설명해줄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계단을 올라가 위층의 회의실 하나로 들어간 에이라는 트리샤의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았다.

“의뢰자분. 그 에린 헤르샤라는 친구 분은….”

“알아요.”

“네?”

“무슨 말씀이신지 알고 있어요.”

에린 헤르샤를 포함한 헤르샤 일가에 대한 수사는 왕가와 궁정귀족의 명을 받은 아르티아에서 진행 중인 사안이다.
왕국의 말단 공무원이 저지른, 나라의 수치나 다름이 없는 이 사건은 매우 복잡한 사정으로 얽혀 있으며 그것은 나라의 정치적인 문제 또한 마찬가지였다.
왕가와 궁정귀족들은 모험가들이 이 사건에 대해서 어떤 이유에서든 끼어들기를 원치 않는 것이었다.
‘우리들의 일은 우리가 알아서 처리하겠다.’라는 의도가 엿보이는 정치적 문제로 얽혀 있는 점이 바로 모험가 길드가 에린 헤르샤의 수색 의뢰서를 발행해줄 수 없는 이유였다.
그것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 이 귀족 아가씨는 그런 말을 꺼냈던 것일까.
트리샤는 심히 당황스러워졌다.

“네? 그럼 왜….”

트리샤는 담담하게 말하고 있는 에이라를 보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한 가지 부탁드릴  있어요. 아니, 이쪽이 진짜 의뢰죠.”

“부탁인가요?”

“소문을 하나 내주셨으면 해요.”

“어떤 소문이죠?”

“에린 헤르샤의 친구라는 소녀가 실종된 에린의 행방을 수소문하고 다닌다는 소문이요.”

“그건….”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
단지 의도적으로 그런 소문을 흘리려는 의도 자체는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아까의 의뢰에 비하면 딱히 문제가 될 만한 점도 없어보였다.

“가능하면 최대한 빠르고 넓게 퍼지도록 부탁드릴게요.”

“그러죠. 의뢰는 모험가 길드를 대상으로 하시는 거죠? 대금은 어떤 식으로 치르실 건가요?”

“여기 금화 두 닢을 선불로 드릴게요.”

“네…?”

“일이 끝나면 내일이나 모래쯤에 다시 방문해서 금화 두 닢을 더 드리겠습니다.”

“아니, 잠시만…. 그렇게 큰돈을 주신다고요? 아무리 그대로 너무 많은데….”

금화 두 닢이라면 모험가 길드의 신입 접수원의 한 달 급여보다 좀 더 많은 양이 아닌가.

“상관없습니다. 의뢰서의 발행은 됐습니다. 그럼 이만.”

에이라는 그렇게 자기  말만을 딱 하고선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고 회의실을 나왔다.

“헐….”

트리샤는 소문하나 내주는 것으로 자신의 신입시절 1개월 치 급여를 단박에 받았다는 사실 때문인지, 멍하니 자리에 앉아있었다.
에이라는 그대로 모험가 길드를 나왔고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은현과 조우하여 그가 지시한대로 일을 진행했음을 보고했다.

“정말 이걸로 된 건가요?”

“응. 이제 밤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돼.”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소문하나 내주는 걸로 금화  닢이라니….”

기본적으로 에이라의 집안인 후작가도 재력부분에서는 상당한 부를 누리고 있었지만.
어머니, 테레지아의 엄중한 관리와 교육을 통해서 에이라 개인에게 주어지는 용돈은 다른 귀족 자제들에 비해 매우 짠 편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후작가의 영애가 겨우 이 정도 금액을 아까워하다니, 은현의 입장에서는 의외의 모습이었다.

“너무 아까워요. 의뢰한 일에 비해 너무 많은 금액을 제시하신  아닌가요?”

“뭐 좀 많이 주긴 했지. 많이 주면 더 열심히 소문을 내줄 것 같아서.”

“일이 잘 해결되면 저한테도 보수를 주시는 거죠?”

처음에는 내키지 않아했지만, 결국 에이라 또한 돈을 싫어하는 것도 아니었으며, 지금의 임무수행에 살짝 두근거리며 호기심을 보이고 있다.

“아무렴. 얼마나 비싼 미끼인데. 그 정도는 해줘야지.”

에이라는 ‘미끼’라는 취급이 별로였는지 눈을 가늘게 뜨며 은현을 바라보았다.
은현은 웃음을 지으며 그녀와 함께 대로로 나와 상점가를 걷고 있었다.
은현과 에이라는 상점가와 노점을 걸으며 군것질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고 그렇게 놀다 보니 저녁노을이 지고 어두운 밤이 찾아왔다.
기다리던 시간이 찾아오자 은현과 에이라는 은현이 계획했던 대로 헤어졌다.
혼자가  에이라는 어두운 밤하늘 아래에서 일부러 인적이 드문 골목길을 걸었다.
은현은 기척을 최대한 죽인채로 멀리서 그녀의 뒤를 따라간다.
그러면서도 ‘감지’로 주위의 경계를 소흘히 하지 않았다.
머지않아 은현이 자신처럼 에이라의 뒤를 쫓고 있는 어두운 형체들을 포착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미끼를 물었네.’

자신이 풀어놓은 미끼를 그대로 덥석 물어버린 물고기들을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에이라를 쫓는 미행자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몸을 숨긴 은현은 미행하는 이들의 숫자를 파악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미행자들을 따라갔다.
숨어서 에이라를 쫓고 있는 이가 2명.
건물 위를 뛰어다니며 주위를 파악 및 경계하는 이가 2명.
지상에서 주위를 탐색하며 자신을 눈치 챈 이가 있는지 없는지 망을 보며 따라붙는 2명.
총 6명으로 각자 인원을 나눠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점이나, 검은 복장과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행색을 보면 어중이떠중이가 아닌 프로들을 보냈다는 생각에 은현은 혀를 찼다.

‘두 명은 암살을 하는 담당이고,  명은 목격자나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한 경계 담당인가. 저 방식은…. 흐음.’

혼자 단독으로 벌이는 암살자가 아닌 팀으로 움직이는 암살자들, 은현은 이런 방식을 취하는 집단을 하나 알고 있었기에, 혀를 찼다.
목표물을 죽이는 것에만 신경 쓰지 않고, 자신들의 행적들이 들키지 않도록 목격자나 흔적을 남겨두지 않으려는 치밀함을 갖춘 저들을 고용할 정도라면.
암살을 의뢰한 배후의 거물이 이 사건에 대해서 어지간히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소문을 좀 과하게 퍼뜨려 이런 상황을 조장하고 에이라가 습격 받도록 유도한 것은 은현이었지만.
에이라가 주위가 너무 조용한 것과 싸늘한 바람에 불안을 느꼈는지, 아니면 자신을 주시하고 있는 암살자들의 시선을 느낀 건지는 모르겠지만, 갑작스럽게 발걸음을 빠르게 옮겨 걷기 시작했다.
은현도 잠시 생각을 암살자들의 시선에 걸리지 않도록 자리를 피해 발걸음을 옮겼다.
암살자가 있는 옥상의 건물 벽면을 밟고 수직으로 올라탔다.
은밀하게 아무런 소음도 내지 않는 은현의 발소리에 옥상위에서 망을 보던 암살자 둘은 전혀 눈치 채지 못한 상태였다.
은현은 옥상에 도착하자마자 암살자 하나의 뒷목을 손날로 가격하여 기절시켰다.

“크헉!”

“…!”

짧은 신음소리와 함께 쓰러지는 동료를 보고 다른 암살자는 깜짝 놀라 곧장 뒤로 점프하여 거리를 벌렸다.
휘파람을 불어 신호로 동료들에게 위험을 알리려했지만 눈앞에서 암살자 하나를 이미 기절시킨 은현은 이미 사라지고 자리에 없었다.

‘무슨…!’

동료의 신음소리를 듣자마자 동료에게서 거리를 벌리며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는데.
동료는 이미 혼자 쓰러져 바닥에 널브러져있었고 정체불명의 무언가가 자신의  뒤에 부딪혔다.
무슨 일인지 상황을 파악할 여유도 없이 자신의  뒤에 무엇인가가 있다는 생각을  암살자는 다시 앞으로 몸을 빼려했지만.
이미 은현의 왼쪽 팔에 목이 휘감겨졌고 단단히 죄인 왼쪽 팔과 오른팔로 암살자의 목에 초크를 걸었다.

“크으으으윽!”

점점 숨이 막히며 양손으로 은현의 초크를 풀려고 아등바등 노력을 해보았지만 은현의 팔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정신이 몽롱해지던 와중 암살자는 왼쪽 다리의 홀더에서 장비해둔 단검을 꺼내어 은현의 왼쪽 허리를 찔러대기 시작한다.
암살자는 이상함을 감지했다.
있는 힘껏 뒤에서 자신의 목을 조르고 있는 은현의 왼쪽 허리를 향해 칼을 찔러대고 있는데.
살을 파고드는 감촉이 느껴지기는커녕 단단한 벽 같은 것에 가로막혀 암살자의 단검이 먹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엇 때문인지 원인을 찾기 위해 시선을 옮겨 확인하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에 젖 먹던 힘까지 짜내어 행해진 최선의 반격이었건만.
결국 암살자는 은현의 초크에 목이 졸려 정신을 잃었다.
암살자의 양팔의 힘이 풀려 몸이 축 늘어졌다.
몸을 지탱하던 암살자의 다리에도 힘이 풀리기 시작하자.
은현은 초크를 풀었고 자유로워진 암살자의 몸은 흐느적거리며 바닥에 쓰러졌다.
10초도 안 되는 시간에 암살자 둘을 기절시킨 은현은 두 암살자들을 어떻게 처리해야할까 잠시 고민했다.
이후 현재로썬 이 암살자들의 처우보다 에이라의 감시가 우선이라 판단했다.
도중에 암살자들이 정신이 들어 도주를 할 가능성을 우려했지만.
이들이 깨어나기 전에 다 정리해버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움직이기로 행동 방침을 결정했다.
은현은 양 어깨에 기절한 암살자 둘을 들쳐 업고서 에이라의 뒤를 쫓았다.
두 사람을 어깨에 들여 업었음에도, 은현의움직임은 깃털처럼 가벼웠고 바람처럼 빨랐다.
건물들의 옥상을 뛰어넘어 다니던 은현은 곧장 에이라를 발견할 수 있었다.
에이라는 골목의 막다른 길에 막혀 더 이상 도망칠 수 있는 곳이 존재하지 않게 되었음에도 공포에 사로잡혀 몸을 떨고 있지는 않았다.
검을 쥐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전투에서 실전 경험이 없었던 에이라이기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살인 경험이 풍부했던 암살자들은 암살대상인 소녀가 공포와 두려움으로 몸을 떠는 것이 아니라는 미묘한 차이를 눈치 채고 있었다.
은현은 암살자 두 명이 골목에 몰린 에이라와 대치하고 있는 상황을 보고 있었다.
이내 에이라와 대치한 암살조가 아닌 흔적과 목격자를 남기지 않기 위해 망을 보고 있던 다른  명의 경계조의 암살자들의 위치를 찾았다.
에이라는  이상 도망칠 곳도 없는 막다른 골목에서 전신을 검은색의 복면와 옷으로 감싼, 척 보기에도 위험한 느낌의 사람 두 명과 대치해 서있었다.
그들 중 한명이 손에 쥐고 있는 단검의 시퍼런 칼날이 밝게 빛나는 달빛에 비쳐 더욱 반짝 빛을 발하고 있었다.
단검을 들고 있던 암살자가 에이라의 복부에 칼을 찔러 넣기 위해 돌진하여 달려들었다.

카아앙!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를 내며 암살자의 단검은 에이라의 주위를 둘러싼 마력의 장벽에 막혔다.

‘‘…!’’

행동에 나섰던 암살자와 뒤에서 지켜보던 암살자  모두 예상외의 상황에 경직된 반응을 보였고 무기를 쥐고 있던 암살자가 재차 단검을 휘둘러 마력의 장벽을 깨부수려 했지만 아무런 피해도 주지 못하고 단검을 튕겨낼 뿐이었다.
견고한 장벽 속에서 에이라는 살았다는 생각에 멈췄던 숨을 다시 내쉬며 사정없이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가슴을 부여잡았다.

“하아아….”

당장의 공격을 막아주고 있는 장벽 속에서 수명이 줄어들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그대로 벽에 기대어 주저앉은 에이라는 가슴을 부여잡고 눈앞의 장벽을 뚫으려고 애쓰고 있는 암살자를 보고 있었다.
장벽이 그녀를 지켜주고 있었지만 은현이  아티팩트의 성능에 대해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언제 깨져 다시 자신을 노릴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암살자가 그렇게 마력의장벽을 부수기 위해서 정신이 팔려있을 때.

“크악!”

뒤에서 들리는 비명소리에 장벽과 대치하던 두 암살자가 멈칫하며 몸을 경직시켰다.
암살자들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았다.
바닥에 쓰러져있는 네 명의 동료들을 보고 경악한 표정을 지었고, 동료들을 쓰러뜨린 것으로 보이는 백은색 머리카락의 남자가 서서 자신들을 보고 있었다.
암살자들은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백은색 머리카락의 남자, 은현과 암살자들 사이에 조용한 침묵이 찾아왔다.
아직 학교를 졸업하지도 않은 어린 소녀 하나를 처리하는 것에 여섯 명으로 이루어진 팀을 투입시킨 것도, 뒤탈이 나오지 않도록 확실한 일처리와 기존 금액의 배로 보수를 지급하겠다는 의뢰자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였다.
하지만 암살자들의 입장에서는 과잉전력이 따로 없었다.
헌데 여섯 명의 팀원  네 명이 쥐도 새도 모르게 당한 상황이었다.
갑자기 튀어나온 은현이라는 ‘변수’를 고려하지 못했고, 자신들이 사전에 이 정보들을 입수하지 못한 게 너무나도 이상했다.
암살 대상인 소녀가 가지고 있는 마력의 장벽이 탑재된 아티팩트.
자신의 팀원을 소리 소문 없이 처리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가진 호위의 남자.
소녀가 공격당하자마자 나타나 암살자들을 죽이지 않고 기절만 시키는 행동.
무엇보다 남자의 행동과 일처리가 너무도 빠르다.
암살자는 깨닫는다.

‘우리가…유도당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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