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지금 내 다리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그 안에 숨겨진 속살을 게걸스레 빨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내 오빠였다.
민재현. 스물아홉.
세현 자동차의 디자이너이자 국내 사업부 차장. 185cm에 달하는 큰 키와 널따랗고 강인한 어깨, 늘씬하면서도 균형 잡힌 체형, 거기에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얼굴. 그 유려한 콧날과 섹시하기 이를 데 없는 입술을 내 가랑이 사이에 묻고, 아무리 마셔도 부족한 듯 빨아 마시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강렬한 배덕감이 아랫배를 묵직하게 짓눌렀다.
음부에 가해지는 강한 자극으로 인해 황홀한 쾌감이 전신을 휘감아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고작 의미 없는 신음을 흘리는 것뿐이었다. 신음은 내 통제 범위를 벗어났다. 아무리 애를 써도 쾌감은 제멋대로 침입했고, 소리는 점점 더 데시벨을 올린다. 다리가 덜덜 떨렸다. 정신을 놓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며 오빠의 머리카락을 쥐어뜯었다.
물론 우리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다. 그래도 15년 동안 우린 남매였고, 세상은 우릴 그렇게 알고 있었다.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오늘은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우린 어쩌다 여기까지 왔을까. 나는 눈을 질끈 감은 채 들고 내쉬는 호흡에만 집중했다.
차라리 이게 꿈이었다면…. 그러나 재현은 날 내버려 두지 않았다.
“눈 떠서 내가 너 빠는 거 보라고 했지.”
부끄러운 곳을 빨면서도 그는 전혀 부끄러움이 없었다. 그건 온전히 내 몫이었다.
하지만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언제 그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지 기약이 없기에 나는 눈을 뜨고 쿠션에 등을 기댄 채 그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저 매끈하고 수려한 얼굴 안에 어떤 변태가 숨어 있는지 사람들은 알까. 저 신사적이고 태연자약한 태도 뒤에 질긴 접착제처럼 들러붙은 소유욕을 짐작이나 할까.
내가 잠시만 한눈을 팔아도 나는 여지없이 이렇게 끌려와 그의 먹잇감이 되어야 했다. 혀를 길게 내어 아래에서부터 위쪽 클리토리스까지 길게 핥아 올린 그는 내가 한눈을 팔지는 않는지 다시 한번 확인했다. 혀와 입술로 여린 속살이 뭉개질 때마다 나는 거친 숨을 토해 내면서도 그의 시야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오빠, 이제 그만… 하면 안 돼? 벌써 몇 번짼 줄 알아?”
몇 시나 되었는지 짐작조차 못 하게 커튼이 드리워진 방 안은 스탠드 등 하나로 어둠을 물리치고 있었다. 차라리 저 불이나 꺼주었으면, 차라리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으면 이 미칠 것 같은 쾌감에서 달아날 수 있을까.
“그러니까 날 자극하지 말았어야지. 날 이렇게 만든 건 민재이, 너야.”
악마 같은 속삭임 뒤에 이어질 까마득한 나락은 이제 시작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