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박으면 악상이 떠올라-424화 (424/450)

424.

“마지막으로 소감을 들어야 하는데....”

몰은 내가 안아주자 대성통곡을 시작했고.

나는 난처한 표정으로 진행자를 봤다.

“에스민 프로듀서님이 한마디 해주시죠?”

마이크를 내게 넘기는 진행자.

나는 어색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시청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드립니다.”

말을 끝내고 고개를 90도로 숙였다.

관객들의 함성과 함께 폭죽과 꽃가루가 터져 나왔다.

시간이 간당간당했는지 더는 인터뷰 없이 그렇게 마지막 방송이 끝이 났다.

뭔가 허탈하면서도 시원한 느낌에 미소가 지어졌다.

“흐끅, 흑.”

“인제 그만 울어. 이쁘게 화장했는데 다 망가졌다.”

내 옷도 몰의 눈물 젖은 화장품 덕에 엉망이 됐다.

협찬으로 받은 옷인데 구매할 수밖에 없겠네.

몰의 화장을 고쳐야 해서 잠시 대기실로 돌아왔다.

몰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으며 축하를 해줬고, 루도 즐겁게 옆에서 재잘댔다.

그 외의 참가자들과 프로듀서들이 다녀갔고.

그렇게 방송은 모두 마무리됐다.

“오늘 저녁 파티 올 거지?”

“제가 빠질 순 없죠.”

방송이 모두 끝났으니 뒤풀이 파티가 있다.

네 명의 프로듀서는 모두 참여하기로 했고.

참가자들 대부분도 방송엔 못 나왔지만, 파티엔 온다고 한다.

민초 삼인방은 껴도 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자신들의 주인공의 포커스를 빼앗을 수 없다며 집으로 돌아갔다.

가면서 오늘 집에서도 다 함께 파티하자는 말을 남긴 건 비밀이다.

방송국 파티에 아무리 주인공이라고 해도 오래 머무를 생각은 없으니까.

파티는 아주 형식적이었다.

다른 프로듀서와 참가자들에게 축하 인사를 받고.

서로서로 격려하는 시간.

미국식 파티라 그런지 앉을 장소가 없는 게 빨리 끝내라고 하는 것만 같았다.

대충 샴페인 몇 잔 마시며 인사를 나누고 이런저런 가십을 나눈 뒤 깔끔하게 집으로 가기로 했다.

우리 집으로 향하는 사람은 둘.

몰과 루만 데리고 집으로 향한다.

릴리와 섹스를 하긴 했지만, 릴리는 내 여자에 포함시키지 않았으니까.

가는 길에 한나와 코안, 토리스까지 내가 인연을 쌓은 사람들의 축하 전화도 왔다.

그들과 짧게 통화를 마친 거 같은데 어느새 집에 도착했다.

날 반기는 민초 삼인방.

인사를 마친 삼인방은 몰에게 다가가 축하 인사를 건넸다.

부끄러워하며 활짝 웃는 몰.

줄리가 장난스럽게 몰에게 말한다.

“마지막에 아주 꼴사납던데 그 영상 평생 남겠다. 어떡해?”

“으으. 놀리지 마세요.”

“호호호호.”

즐겁게 웃으며 들어온 집.

오랜만에 반가운 손님도 왔다.

“누나!”

“오랜만이야. 축하해.”

“고마워.”

-츄릅, 츄르릅.

키스로 인사를 대신하는 지애 누나.

어쩐지 집에서 한식 냄새가 난다 했더니 지애 누나가 음식을 하고 있었구나.

“언제 왔어?”

“세 사람이 찾아 왔었어.”

“고마운 일이네.”

“그러게.”

지애 누나를 한 번 꼭 안고는 집 안에 자리를 잡았다.

이렇게 미국에 있는 모든 여성이 모이게 됐네.

중대발표 같은 건 할 게 없으니 오늘은 즐기는 하루가 되겠다.

방송국 파티에서 샴페인 몇 잔에 핑거푸드 조금 집어 먹기만 해서 배가 좀 고팠다.

“오! 파티 음식이네.”

“호호. 파티엔 빠질 수 없지.”

지애 누나가 만든 요리는 갈비찜과 잡채.

손이 많이 가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요리지만.

잔치에 빠지면 섭섭한 요리기도 하다.

“고마워 누나. 고생했네.”

“뭘. 맛있게 먹어줘서 더 고맙지.”

“두 사람 아주 애틋해. 부럽게.”

“하하. 그만큼 오래된 사이니까.”

다른 여인들도 이제는 꽤 오래됐지만, 지애 누나는 뭔가 내게 의미가 남다른 사람이니까.

여인들 모두 사 온 피자와 치킨과 함께 지애 누나가 만든 한식으로 배를 채웠다.

배가 부르기 시작하니 하나둘 술병이 나타났고.

그렇게 음주 파티가 계속됐다.

시간이 더 흘러 다들 조금씩 취기가 오르니 점점 분위기는 야릇하게 변했다.

이거 오늘은 힘 좀 써야겠는데.

오랜만에 하는 난교.

한국에 휴식차 갔을 때 있었던 난교에 비하면 사람이 그리 많은 것도 아니니 힘내보자.

시작은 만장일치로 몰로 정해졌다.

많은 사람 앞에서 축하를 받으며 하는 섹스가 부끄러운지 몰의 몸이 엄청 뜨겁게 달아올라 기분이 더 좋았다.

몰 다음으로는 제일 오랜만인 지애 누나.

몰이 지인이와 비슷해서 그런지 지애 누나는 나와 몰의 섹스를 보며 혼자 달아올라 애무도 필요 없이 자지에 박혔다.

쿨타임이 많이 지나서 그런지 박히자마자 연속으로 절정한 지애 누나.

확실히 오랜만에 관계하면 여인들이 엄청 쉽게 느끼는 거 같다.

지애 누나 이후로는 루가 자리를 차지했다.

아무래도 몰이 제일 부러웠을 루니까 다른 여인들의 배려를 받은 거 같다.

그렇게 세 여인이 지나고는 줄리와 카디, 리사가 순서대로 날 덮쳐왔고.

몰래 빠져있던 아인을 지애가 데리고 와 아인과도 섹스했다.

그렇게 모두와 한 번씩 섹스한 후로는 정신없는 난교가 시작됐고.

밤새도록 이어진 섹스는 마지막으로 나와 주도권 싸움을 벌이던 리사의 실신으로 끝이 났다.

“후우, 이제 난교도 요령이 좀 생긴 거 같네.”

새근거리며 자는 여인들을 보며 카디 곁에 누워 잠을 청한다.

다른 여인들에 비해 만질 곳도 많고 여러모로 큼지막한 살덩이가 많은 카디라 잘 때 안고 자기엔 제일 좋으니까.

“하으, 으으응.”

내 손길에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며 더 달라붙는 카디.

보드라우면서 탱탱한 살결이 내게 쩍 달라붙어 기분 좋은 촉감을 전했다.

잠이 솔솔 잘 오겠네.

*

미국에서의 생활이 마무리에 들어갔다.

지금껏 주었던 곡들이 모두 성공했기에 미국에서 내 인기가 엄청 오르긴 했지만.

그래도 나는 한국이 좋다.

여인 대부분이 한국에 있기도 하고.

우리말 쓰면서 한국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게 제일 편안하고 즐겁다.

가장 처음 한 일은 릴리의 드림 스테이지 힙합판 우승곡 녹음.

연습할 시간도 충분했고, 줄리도 의욕이 충만했기에 녹음은 몇 시간 걸리지 않아 금방 끝났다.

남은 할 일은 단 하나.

릴리와 카디의 듀엣곡 녹음.

카디와 릴리가 함께 가스를 쓰고 연습에 들어갔는데 예상했던 문제가 터졌다.

카디의 카리스마에 릴리의 싱잉랩이 조금 죽어버렸다.

둘이 합쳐져 시너지를 내게 해야 하는데 한쪽 기운이 너무 강해서 다른 기운이 죽어 버린다.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려나.

빠르게 녹음을 끝내고 발매와 활동은 카디네 회사에 맡긴 뒤 귀국 준비를 하려고 했는데.

녹음이 마음처럼 되지 않아서 귀국이 자꾸 미뤄지고 있다.

덕분에 가장 즐기고 있는 사람은 민초 3인방과 루와 몰.

지애 누나는 미국에서 워낙 잘 나가고 있어서 만나기가 쉽지 않다.

민초 3인방처럼 완전 대스타가 됐으면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쉬엄쉬엄 같이 놀 수 있을 텐데.

인기는 많지만, 아직 그리 대스타는 아니라 들어오는 스케쥴을 거절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더 자신 있게. 잘 하고 있어!”

“후우, 이건 어때요?”

“흐음, 다시 해볼까?”

잠시 쉬고 다시 돌아온 연습실.

카디와 릴리는 계속 의견을 교환하며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브로 왔어?”

“오셨어요. 후우.”

잔뜩 기가 죽은 릴리.

“흠.”

아직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특별한 문제는 없는데.”

실력이 떨어지는 거도 아니다.

단지 카디의 강한 기운에 릴리가 잡아 먹힐 뿐.

문제가 있다면 그걸 고치면 되는데.

문제가 없는데, 문제가 있다.

그러니 고칠 게 없는데, 고쳐야 한다.

이걸 나보고 어쩌라고!

“이게 이렇게 될 게 아닌데.”

“흐음.”

카디도 고심에 빠졌다.

노래에 등급이 있다면 내 노래는 최소 A급 이상은 간다.

카디의 랩은 SSS급이고 릴리의 싱잉랩도 A급 이상이다.

이렇게 파티를 짜면 못해도 S급에 가까운 파티가 나와야 하는데.

이상하게 B급 효율이 나온다.

서로 상성이 안 맞는 거겠지.

“이건 안 되겠다. 접자.”

“오우! 브로.”

가장 아쉬워하는 건 릴리였지만.

릴리는 본인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딱히 의견을 제시하진 않았다.

흠, 이 곡을 한국판 드림 스테이지에 올려 봐?

“카디. 한국 놀러 올 생각 있어?”

“한국은 내 마음의 고향이지. 언제든 갈 준비가 돼 있다고.”

하긴 민초 삼인방은 한국에 있을 때 진짜 재밌게 놀긴 했었다.

“그럼 이 곡으로 한국판 드림스테이지 힙합 버전을 해볼까?”

“오! 그거 좋을 거 같은데?”

“응. 카디 부분은 미리 녹음해 두고 우승자에게 카디와 함께 무대할 수 있는 영광을 주는 거지.”

근데 가사를 영어로 쓰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마음대로 써 오라고 한 다음 나중에 영어로 바꿔서 외우게 해야 할까?

어쨌든 카디와 하려면 영어로 활동해야 하니까.

조건에 미국 활동 가능자 + 영어 능숙자 우대 정도로 써둘까?

우리나라 사람들 스펙 좋으니까 대충 영어는 되겠지?

영어 능숙자에 영어 가사 우대까지 적어 두자.

“좋았어. 바로 공지해야지.”

카디는 스케쥴이 있어 한국에 바로 올 수야 없겠지만, 더는 스케쥴을 잡지 않고 지금 스케쥴을 소화한 뒤 오면 될 거 같다.

드림 스테이지가 좀 짧은 시즌제 오디션이긴 한데 그렇다고 그렇게 금방 끝나는 건 아니니까.

모집에서 심사까지 그래도 한 달 이상은 걸린다.

“릴리는 아쉽게 됐네.”

“어쩔 수 없죠.”

시무룩해진 릴리.

내가 뭘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마기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영역의 문제가 아니니까.

아니, 할 수 있다고 해도 뭐 때문인지를 모르니까 할 수 없는 거나 다름없지.

일이 줄었다. 이제 미국에 더 머물 이유가 없다.

흐음, 이대로 다 두고 가기 아쉬운데.

몰이랑 루도 한국에 한 번 데리고 갈까?

아마 카디가 한국에 갈 거라고 하면 줄리랑 리사는 알아서 따라올 테니까.

루와 몰만 데리고 한국으로 가면 미국에 남은 내 여자는 지애 누나뿐이다.

지애 누나는 조금 더 자리 잡으면 한국에도 들락날락할 수 있을 테니.

조금 기다리면 자주 볼 수 있겠지.

몰과 루. 두 사람을 한국에 데리고 가는 게 맞는 걸까?

이제 막 인기를 얻기 시작한 미국의 스타인데.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랬다고, 한창 활발하게 활동해야 하는 시기다.

내가 케어할 수 없을 거 같으니 회사도 알아보고 알아서 활동해야 할 텐데.

조금 걱정이 되긴 하지만, 두 사람은 잘 될 거다.

내가 오디션 때 준 곡들도 있고.

나중에라도 신곡 몇 개 써준다고 하면 대형 회사에서 기를 쓰고 데리고 가려고 할 테니까.

그런 앞날 창창한 가수 두 명을 한국으로 데리고 가는 게 맞아?

“흐음. 고민이네.”

리사야 한나빨로 금방 자리를 잡아서 한국에 와도 문제가 없었는데.

그래 두 사람은 조금 더 지켜보다가 상황 봐서 부르든 말든 하자.

“그럼 다 된 건가?”

“뭐가?”

아인과 함께 방 안에서 짐을 싸는 중.

“남을 사람과 갈 사람을 좀 생각해 봤지.”

“루랑 몰도 데리고 가려고?”

고개를 젓는다.

“하긴, 그 둘은 이제 제대로 한 번 활동해 봐야지.”

“조금 아쉽긴 하지만.”

“못 보는 거도 아니잖아.”

“그렇지.”

여러 계획을 세웠지만, 어쨌든 한국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일단 나와 아인 두 명이다.

“정비서.”

“응?”

“전용기 탈 때 속옷 입지 말아 줘.”

“뭐?”

나는 씩 웃으며 아인의 다리를 쓰다듬는다.

“하루는 비행기에 있을 텐데 심심하잖아.”

“아무리 전용기여도 승무원분들 계시잖아.”

“내가 잘 매수해둘게.”

아니, 차라리 승무원이랑 떡을 칠까?

그것도 엄청 꼴릴 거 같긴 한데?

“네가 안 해주면 승무원이랑 한다?”

“그, 그러던지!”

“풋!”

“우, 웃지마아!”

귀가 빨갛게 달아오른 아인은 또 내가 승무원이랑 하는 건 싫은지 뾰루퉁한 표정으로 말했다.

귀여운 모습에 웃음이 나왔고 오늘 저녁은 아인을 달래주는 데 시간을 써야 할 거 같다.

야수로 변신해 아인을 덮쳤다.

“꺄읏.”

놀라 버둥거리지만, 벗어나지 못하는 아인.

결국, 늘 같은 결과를 맞이한다.

-훌쩍!

“흐응, 나쁜 놈. 진짜 나쁜 새끼. 흐끅.”

“하하하. 귀여워.”

“꺼져! 미친놈아!”

볼을 꼬집는 내 손을 쳐내며 도망가는 아인.

격렬한 정사에 제대로 걷지도 못한다.

그대로 아인을 안아 들고 화장실로 향한다.

“따듯한 물로 반신욕 좀 할까?”

“나쁜 새끼.”

아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화장실 물을 받는다.

“비행기에서 잘 부탁해?”

“몰라. 스튜어디스랑 떡을 치든 말든 알아서 해!”

“아이. 그러지 말고오.”

아인과 즐거운 밤을 보내고 미국 일정을 모두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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