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박으면 악상이 떠올라-373화 (373/450)

373.

두려운 눈빛으로 날 보는 예진.

“뭐가 아닌 거 같아?”

“그, 그게. 넌 날 좋아하지 않잖아. 그런데 이런 건.”

“넌 나 좋아하지?”

“그, 그건.”

예진이 고개를 푹 숙이고 말을 못 한다.

뭐, 마기에 중독됐는데 날 안 좋아할 수가 없지.

내가 다른 마음을 품으면 그 감정이 살짝 동경의 감정으로 변하는 느낌이 있는 거 같지만.

그래도 날 보며 성욕을 느끼는 건 어쩔 수 없는 거 같다.

“괜찮아. 나도 너 좋아해.”

“지, 진짜?”

“생각해봐.”

“뭘?”

예진의 몸을 살짝 당겼다.

부드럽게 내게 안기듯 기대는 예진.

“널 처음 만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내 주변엔 뛰어난 가수들이 많아. 근데 굳이 널 여기까지 끌고 온 이유가 뭘까?”

“나, 날 좋아해서?”

터질 듯 붉어진 얼굴로 부끄러워하며 말하는 예진.

“이제 내 마음을 알겠어.”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부드러운 웃음이다.

크으, 역시 예진이도 한 섹시 한다니까.

지금껏 내가 본 사람 중에 가장 섹시한 건 누가 뭐래도 아효긴 하다.

아효의 색기는 범접할 수 없는 경지다.

뭐, 그 때문에 여러 구설을 만들었지만.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일단 중국으로 갔고 한국 활동은 거의 할 예정이 아니기도 하니까.

예진은 섹시 컨셉 걸그룹 출신답게 내재된 섹시미가 있다.

아효처럼 사람 자체가 섹시하게 만들어진 사람은 아니지만.

섹시를 보여줄 수 있는 조건은 다 갖추고 있다.

일단 몸매부터도 장난 아니니까.

프로필상으론 D컵이던데.

만져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잘하면 오늘 알아볼 수도 있을 거 같고?

뭐, 시간은 충분하니 너무 급하게 가진 말자.

“뭐, 오늘은 이 정도만 하자.”

“아아.”

살짝 아쉬운지 탄성을 흘리는 예진.

“아! 아니다.”

“응? 읍!”

기습적으로 예진에게 키스했다.

“파하아.”

“그래도 이 정도는 해줘야지?”

“자, 장난치지 마아.”

아양을 떠는 예진을 살짝 안아주고 소파에서 일어났다.

“나가서는 혼난 거처럼 해.”

“알겠어.”

“다음 사람 들어오라고 해줘.”

“으응.”

예진이 밖으로 나갔고 나는 다시 소파에 앉았다. 누가 오려나?

“헤헤.”

문이 열리고 살짝 웃는 얼굴로 들어오는 혜민.

“오빠아. 화 많이 났어?”

“이리 와.”

내 옆자리를 두드려 혜민을 부른다.

“우리 진짜 열심히 했어.”

“그런 거 같더라.”

“하으, 헤헤.”

혜민을 살며시 안았다.

“긴장하면 어떻게 할지 궁금해서 그런 거야. 화 안 났어.”

“다행이다. 진짜 긴장했는데. 애들 지금 울 거 같은 분위기야.”

“빨리 다들 풀어줘야겠네. 그 전에 너는 지금....”

아무리 반가워도 할 건 해야지.

혜민에게는 아직 문제가 꽤 보였다.

“언제 한번 충전 좀 해줘야겠네. 요즘 바쁘지?”

“그래도 잠은 적당히 잘 수 있는 정도야.”

“그래. 조금만 더 고생하자.”

“고생은 무슨, 하읏! 아잉, 여기서 그러면 어떻게 풀라고.”

좋은 생각이 났다.

아니,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

바로 생각을 수정한다.

집에서 자위하는 영상 찍어 보내라고 하려고 했는데.

괜히 문제 생길 수도 있으니까.

“집에서 혼자 해결해. 내 생각하면서.”

“그건 이미 자주 하고 있어어. 후훗.”

혜민이 야하게 웃으며 내게 키스했다.

-츄릅.

강하지 않은 짧은 키스.

“하하. 예쁘다. 나가봐. 다음 아무나 부르고.”

“응. 알겠어.”

혜민이 아쉬움이 뚝뚝 떨어지는 걸음으로 밖으로 나갔다.

다음으로 들어온 건 오아람이었다.

대형 기획사 출신의 노력 형 천재.

솔직히 오늘 모든 멤버 중에서 제일 잘 했다.

“죄송합니다. 더 열심히 해야 했는데.”

“여기 앉아봐.”

“네.”

내 근처로 이동해 앉는 아람.

그리 친근한 사이가 아니라 딱히 뭘 할 생각은 없다.

“춤도 노래도 잘 하네. 저번에 말했던 버릇도 많이 고쳤고....”

간략한 피드백.

정말 잘 해주고 있어서 따로 할 얘기가 없었다.

“잘 하고 있어. 사실 긴장한 상태로 노래하는 거 보려고 그랬어. 여전히 열심히 했네. 장하다. 너는 내가 항상 믿고 있어. 앞으로도 이렇게만 해. 아니다. 이거보다는 쉬엄쉬엄해.”

격려를 섞어 어깨를 토닥인다.

살짝 눈물이 고인 아람.

“울지 말고 이만 가봐. 다음 친구 불러오고.”

“네헤. 흑.”

억지로 눈물을 참으며 나가는 아람.

감동이라도 했나?

뭐, 아람도 어쩔 수 없이 날 좋아하고 있겠지.

그런 내가 노력을 알아주고 인정해주니 눈물이 날 수 있다.

“후우, 아람이 울면서 나갔으니 분위기 더 안 좋아졌겠는데?”

문이 열리고 길쭉한 여자가 걸어 들어왔다.

S걸즈의 최장신.

중국인 참가자 용월.

“어서 와.”

“안녕하세요.”

얘는 중국인인데 이제 한국인처럼 발음이 좋아졌다.

“발음은 더 좋아졌네?”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용월도 피드백 먼저 해야지.

춤이야 내가 건드릴 구석이 없는 용월이니 노래만 얘기하면 되겠다.

“파트가 얼마 없지만, 발성은 꾸준히 하고 있지? 노래할 때 힘을....”

“네. 감사합니다. 명심하겠습니다.”

너무 딱딱한 답이지만, 이해한다.

한국어가 그리 유창하지 않은 거겠지.

“그래. 한국 생활은 할 만하고?”

“중국보다 깨끗해서 좋습니다.”

“그렇지.”

중국도 지역마다 다르지만, 대부분의 중국 지역보다 한국이 위생 관념은 더 투철하니까.

“어려운 일 있으면 말하고. 오늘 화낸 게 아니라 너의 긴장한....”

똑같은 얘기를 쭉 하며 격려를 마치고 용월을 내보냈다.

후우, 모두를 다 피드백하려니 조금 지치네.

이제 반 했는데.

다람이는 언제 오려나? 다람이 미소나 보면서 힐링 좀 해야 하는데.

이번에 들어온 건 4차원인 혜인이였다.

“피디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래. 넌 여전히 활기차구나.”

“들장미 같은 거 빼면 시체입니다!”

사차원적인 모습에 역시 웃음이 났다.

“생활에 어려움은 없고?”

“요즘 너무 살만해서 문제입니다!”

“그럼 조금 더 굴려야겠는걸?”

“아니! 저는 괜찮지만, 예진 언니가 나이도 있고 체력적인 문제가....”

얘가 남 핑계를 대고 있어.

“남 핑계 대지 말고. 이리 와 앉아봐.”

“네!”

다소곳하게 앉은 혜인.

역시나 부족한 점을 쭉 읊었다.

“알았으면 나가보도록!”

“라져!”

거수경례하며 나가는 혜인.

잠깐 보면 귀엽고 재밌는데 얘는 조금만 함께 있으면 질리는 타입이다.

얘가 뭐가 그리 좋다고 충성 팬이 엄청 많은 거지?

다음으로 들어온 건 무난함 장인 영미.

그룹 내에서도 여전히 무난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걸 좋아하는 팬들이 내 예상보다 많아서 당황스러웠다.

“뭐, 영미는 여전히 무난무난하네.”

“죄송합니다.”

“아니, 칭찬이었어. 근데 조금 고칠 부분이....”

사과하는 영미에게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런저런 얘기를 해줬다.

당연히 장난이었다는 사실도 밝히고.

아니, 장난은 아닌가? 테스트? 뭐 비슷한 거지.

“그래. 나가도 좋아. 다음 사람 불러 줘.”

“네. 감사합니다.”

인사도 무난하게 하고 나가는 영미.

흐음, 쟤를 어떻게 해야 하나?

솔로로는 뭔가 부족해 보이고. 아니다.

나중에 솔로로 엄청 어려운 곡 주면 무난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갑자기 저 무난함의 끝이 어딘지 궁금해졌다.

어려운 노래 몇 곡 만들어 봐야겠네.

“피디님!”

우연이 내게 쪼르르 달려와 안겼다.

“하하. 앙탈은.”

“이이잉, 보고 싶었어요.”

얘가 이런 성격이었나?

“뭐, 힘든 일이라도 있어?”

“오빠를 못 봐서 힘들어요.”

“하하하. 귀엽네.”

“하읏, 헤헤.”

우연의 엉덩이를 살짝 토닥인다.

“내가 긴장하게 했는데 무섭진 않았어?”

“흐흐, 혜민 언니 표정 보고 딱 알아챘지.”

“그래? 혜민이가 연기를 못 하나?”

“그건 아닌데. 뭔가 이상했어.”

하여간 눈치도 참 빨라.

“그래 수고했어. 앞으로 연습할 때....”

우연에게도 피드백을 빡시게 해줬다.

우연은 아직 올라갈 곳이 많이 남은 가수니까.

으음, 섹스로 능력치 업도 한 번 해줄 때 됐네.

“다음에 둘이 봐야겠어.”

“벌써 기대된다. 하으으.”

스스로 내 손을 다리 사이에 끼우는 우연.

애가 대범해졌네.

뭐, 연예계 생활을 하기에 대범함은 나쁜 게 아니니까.

“오늘은 여기까지. 밖에 애들 있어. 나중에 보자. 다음 사람은 다람이로 불러줘.”

“응. 다음에 봐요. 피디님. 헤헤.”

반말과 존대를 섞어서 하는 게 참 매력적인 우연이다.

지금까지는 순서 없이 알아서 오라고 했지만, 이번엔 특별히 다람이를 부른 이유가 있다.

노린 건 아니었는데 나정을 마지막에 부를 수 있게 됐으니까.

황나정은 나와 애증의 관계인만큼 시간을 많이 들여야 한다.

아직 빠지지 않은 독기도 좀 순화시킬 필요도 있고.

오늘 섹스는 안 하겠지만, 열심히 관계를 좋게 만들 필요는 있다.

문을 열고 들어온 다람이.

“안겨.”

팔을 벌리며 한마디 했다.

도도도도! 뛰어와 와락 안기는 다람.

“보고 싶었어요! 헤헤.”

가슴 피어싱 끼고 있나?

헤픈 웃음을 보이는 다람이.

크으, 다람이의 웃음은 역시 힐링이다.

“피어싱했어?”

“아뇨. 이젠 안 해요.”

“그래?”

“네. 모양이 점점 안 이뻐 져요. 흐잉.”

그래도 감정 표현이 많이 늘었네?

“안 하고도 이젠 괜찮은 거 같네?”

“그렇죠? 많이 연습했어요. 있을 때랑 없을 때랑 똑같이 하려고.”

“잘했어. 모양이 어떻게 변했는지 한 번 볼까?”

“네!”

다람이가 배시시 웃으며 옷을 들춘다.

브라까지 모두 들추자 크고 아름다운 가슴이 드러났다.

으음, 확실히 젖꼭지가 이상해졌네.

누가 건포도를 꾹 눌러서 찌그러트린 모양새다.

“이건 내가 고쳐줄게.”

“하읏, 가, 감사, 흐으응. 서, 선생님. 흐읏, 오, 오랜만에 만져 주시니까. 흣.”

다람이 다리가 마구 떨린다.

쌌네. 얘 팬티 젖었겠다.

“으음, 지리진 않았지?”

“하으으, 조, 조금요?”

“괜찮겠지?”

“헤헤.”

볼을 붉게 물들이고 보조개를 넣어 보이며 웃는 다람.

사랑스러운 모습에 키스를 갈긴다.

-츄릅, 츄르릅, 츕.

적당히 내게 혀를 얽혀온 다람이 떨어지고 침이 쭉 늘어난다.

“하아아.”

“다음에 혜민이랑 같이 볼까?”

“좋아요. 헤헤.”

웃고 있는 다람이가 진정되길 잠시 기다리며 피드백했다.

“이제 밖에서 기다려.”

“네!”

다람이가 나갔다.

어쩌다 보니 오늘의 메인 이벤트가 된 나정만 남았네.

일부러 이런 건 아니었는데.

나정 스스로가 조금 무서워서 일부러 늦게 오려고 한 게 아닐까?

천천히 문이 열리고 고개를 푹 숙인 나정이 안으로 들어왔다.

“문은 닫아야지?”

“흡, 네!”

-콰앙!

당황한 나정이 문을 강하게 닫았다.

“불만 있어?”

“아, 아니요. 그, 그게 소, 손이 미끄러져서.”

“긴장했어?”

“아, 안 했습니다.”

거짓말하기는.

살짝 웃으며 나정에게 다가갔다.

팔을 들자 내가 때리기라도 하는 거처럼 바짝 쪼는 나정.

“뭘 그렇게 쫄아?”

“하으, 죄 죄송해요. 흐으으.”

어깨에 손을 올리고 조금 살살 주물렀다.

긴장을 풀어주려는 의도도 있고.

스킨십은 언제나 관계에 도움이 되니까.

“이쪽으로 앉을래?”

“네.”

“흐음, 내가 그렇게 무서워?”

“아, 아니요!”

내 한 마디에 또 바짝 굳었다.

“푸훗, 자꾸 그렇게 쫄면 어떡해.”

“으으, 죄송합니다.”

“내가 좀 너무했지?”

“아, 아닙니다. 다 저 잘되라고 하신 건데요.”

으음, 내가 너 잘되라고 이러는 거야 하면서 명령하는 걸 가스라이팅이라고 한다던데.

따지고 보면 내가 나정에게 가스라이팅 한 건가?

조금 미안해지네.

나정의 팔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나는 네가 잘 됐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이 자리까지 함께 온 거고. 알지?”

“가,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 그러니까 이제는 조금 긴장 풀고 너무 어려워하지 않았으면 하는데.”

“알겠습니다.”

전혀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

후우, 이럴 땐 어쩔 수 없는 극약 처방이 필요하다.

그 전에 피드백 먼저 해야지.

극약 처방 후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을 테니까.

“뭐, 오늘 내가 조금 분위기 잡은 건 긴장한....”

“아! 네! 그렇습니다. 알겠습니다.”

어휴, 무슨 군대 후임 갈구는 기분이네.

“후우, 피드백은 다 한 거 같고. 다른 문제가 남았는데.”

“감사합니다. 다른 문제요?”

나정이 고개를 갸웃하며 날 본다.

이걸 어떻게 풀어주지?

그냥 확 주지를 박아 버려야 하나?

내 여자들은 다 자지 박으면 꼼짝 못 하는데.

그건 재미가 없지?

또 긴장 풀어주기 신공으로 가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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