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9.
섹스는 즐겁다.
진성 S녀가 내 후장을 뚫는다던가.
강한 수치를 준다거나 고통을 주는 섹스가 아니라면 대체로 좋다.
당연히 선호하는 방식도 있고 별로 좋아하지 않는 방식도 있다.
그 날의 기분과 온습도 섹스하는 상대에 따라 많은 것이 변하지만.
거의 달라지지 않는 한 가지가 있다.
나는 일대일 섹스가 가장 좋다.
다대일도 나쁘진 않지만, 다대다는 절대 싫다.
남자가 2명 이상인 건 내 섹스에는 없다.
그러니 남자는 나 혼자인 걸 고정으로 하고 여자의 숫자를 생각해 보자.
한국에서 거의 20대1로 했던 경험이 있긴 하지만.
중요한 건 그땐 즐기는 느낌보단 의무 방어전에 가까운 느낌이었다는 사실이다.
내게 다대일 섹스는 보통 비슷한 느낌이다.
2대1만 돼도 즐기기보다는 두 사람을 만족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정신이 혼미해진다.
한 사람에게 집중하면 한 사람은 재미없어지는 게 일대다 섹스니까.
그렇다고 남자를 늘릴 생각은 절대 없으니 내가 정신없이 움직일 수밖에.
그래도 네 명까지는 어떻게든 커버할 수 있다.
자지와 양손, 입까지 쓰면 딱 네 명을 자극할 수 있으니까.
그래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은 건 내가 섹스를 온전히 즐길 수 없는 이유가 된다.
카디와 줄리, 리사와 아인까지.
넷과 함께한 섹스는 내게는 즐거움보다는 성취감에 가까운 쾌감을 준다.
뭐, 의무감에 하는 섹스라고 해서 소스라치게 싫은 건 아니니까.
매력적인 여인들이 내게 매달리는 건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다.
“하으으, 브로.”
“홀리쓋! 허니.”
“민. 흣, 흐으.”
“훌쩍. 나쁜 놈.”
내 집요한 괴롭힘에 아인이 제일 먼저 눈물을 흘리며 나가떨어졌다.
줄리는 여전히 걸걸한 욕을 뱉으며 격렬한 섹스를 했고.
카디는 부드럽게 내게 얽혀 이 순간을 제일 잘 즐겼다.
리사는 일대일로 할 땐 주도권 싸움을 하며 경쟁하듯 섹스하지만.
여러 명과 할 때는 나름 기사도 같은 걸 발휘하는 느낌이다.
페어플레이가 아니니까 그냥 져주는 느낌?
그렇게 넷 모두가 만족한 밤.
우는 아인을 달래기 위해 옆에 눕혔고, 가위바위보에 이긴 카디가 반대쪽 옆에 누웠다.
줄리와 리사는 아쉬워하며 자신들의 방으로 갔다.
침대가 넓긴 하지만, 내게 안겨 자는 게 아니면 따로 자는 게 편하겠지.
“브로. 헤헤.”
“흐으으, 진짜 나빴어. 맨날 나만 괴롭혀.”
카디는 귀엽게 웃으며 내게 꼭 안겼고 아인은 날 흘겨보며 안겼다.
결국엔 좋아할 거면서 매번 나만 나빴대.
내가 욕망에 잡아먹힌 사람이지만, 상대가 진짜로 싫어하는 건 하지 않는 편이다.
오히려 좋아하는 걸 해주려고 최선을 다하는 편이지.
아인은 매번 울면서도 울 때까지 하는 걸 좋아하니까 이러는 거다.
정말로 싫어했다면 다신 울 때까지 하지 않았겠지.
그리고 사실 아인이 다른 여인들 보다 쾌감의 역치가 낮은 거도 있다.
조루 보지를 가진 시연이도 이 정도로 울진 않으니까.
아! 물론 먼저 실신해서 못 우는 걸 수도 있겠네.
생각을 하며 두 여인에 비슷한 듯 다른 살결을 느끼니 둘 다 잠에 빠졌다.
새근새근 귀엽게 자는 카디와 조금 뒤척이며 아이처럼 자는 아인.
둘 다 귀여운 모습이다.
잠시 카디와 아인의 자는 모습을 보다 생각에 잠긴다.
무대의 주인공은 가수일까? 노래일까?
노래라고 생각해 왔는데.
그건 내가 코안처럼 뛰어난 보컬리스트와 작업한 경험이 적어서 그랬던 거였을까?
아니, 한나와 토리스도 그렇고 한국에 있는 승철형님이나 현정누님은 코안에 뒤지지 않는 전설이 될 보컬들이다.
단지 내가 몰랐던 거겠지.
녹음된 곡을 듣기만 한다면 분명 내가 하는 방식이 더 좋다.
무대가 아니니까.
가수가 주인공이 아니라 노래가 주인공이 되어 완벽한 음악을 만든다.
하지만, 무대는 다르다.
그리고 뛰어난 보컬도 다르다.
그리 뛰어나지 않은 보컬은 그냥 곡에 녹아드는 게 최선일 수 있지만.
뛰어난 보컬은 곡의 보조를 받아 날아오르는 게 더 좋은 노래를 들려줄 수 있다.
지금까지 내가 모르고 있던 부분이 여기인 거 같다.
녹음된 노래까지 다르게 들릴 줄은 몰랐지만.
단순히 무대에 서기 더 좋은 편곡과 듣기 더 좋은 편곡이 나뉘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그렇기에 보통은 듣기 좋은 편곡으로 곡을 만들고 무대에 설 때는 약간 수정한 무대 버전 편곡을 사용한 적도 없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은 무대용 편곡보다 원곡이 더 좋게 느껴졌고.
그 때문에 어느 새부턴 가는 그냥 그런 노래만을 만들어왔다.
승철형님이나 한나, 현정누님에게 무대용 편곡을 해서 보내줘 볼걸.
그들은 어떤 곡을 줘도 완벽했으니까 딱히 다른 편곡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몰랐던 거 같다.
노래가 아니라 가수가 주인공이 되는 무대.
지금 오디션에 딱 어울리는 편곡이 나올 거 같다.
넬이야 랩을 하니까 원래부터 반주가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
물론, 좋은 비트가 있다면 랩이 더 좋게 들리기야 하겠지만.
노래와 비교하면 반주와 멜로디의 역할이 적은 건 사실.
그 때문에 딱히 원래의 방향에서 달라질 건 없다.
문제는 몰과 루의 곡을 편곡하는 건데.
“흐음.”
“깼어?”
“잘 잤어?”
생각하다 보니 카디가 뒤척이며 내게 더 안겨 왔다.
“브로. 잠이 안 와?”
“왜?”
“계속 못 자는 거 같아서.”
깨어 있었나? 자는 줄 알았는데.
“생각할 게 있어서.”
“후후. 아직도 그 생각 중이었구나.”
“그렇지.”
“너무 걱정하지 마. 브로의 곡은 언제나 완벽하니까.”
카디가 내게 안겨 내 몸을 부드럽게 토닥여줬다.
그 부드러운 느낌에 금방 잠에 빠져들었다.
“흐으음.”
아인의 기지개 켜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잘 잤어?”
“정비서는?”
“잘 잤지.”
확실히 아인이 우리 셋 중에선 제일 잘 잔 거 같다.
언제부턴가 이불도 그렇고 모든 침구를 독차지한 채 자고 있었으니까.
카디가 춥다며 내게 꽉 안겼고 그 덕에 잠에서 깬 나는 살짝 음심이 동해 밤새 카디와 아인이 모르게 부드러운 섹스를 이어갔으니까.
“으음, 냄새. 어제 엄청 했구나.”
“그래. 먼저 씻어.”
“응.”
눈치가 부족한 건지,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건지 아인은 아무렇지 않게 화장실로 향했다.
“하으으, 흐으, 브로.”
“응. 더 할까?”
“아니. 더 하면 쓰러질 거 같아.”
-츄릅, 츄르릅.
카디와 진한 키스를 하고 나도 침대에서 일어났다.
오늘은 민초의 데뷔를 위해 마지막 무대 점검과 드림 스테이지 시즌3용 곡을 작곡할 예정이다.
물론, 그 전에 프로젝트S에 사용할 3곡을 편곡하는 게 먼저고.
“연습실에서 봐.”
“으응.”
카디의 매력 넘치는 엉덩이를 살살 토닥이고 나도 씻으러 들어갔다.
“흐음, 반응이 생각보다 더 좋네.”
씻고 나와 확인한 인터넷 반응.
토리스의 곡이 내 예상보다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프로젝트S가 방송에 나오면서 내 주가는 쭉쭉 오르고 있다.
으음, 저번 무대가 방송에 나가면 살짝 위기가 오겠지만.
다음 무대로 모든 걸 날려 보내면 되겠지.
뭐, 아주 만약이지만 최악을 생각해서 다음 미션에 떨어져도 괜찮다. 내 가치는 가수를 프로듀싱하는 거보다는 작곡이니까.
작곡한 곡으로 경연하면 다 이길 자신 있으니까.
일단 몰과 루, 넬까지 이번 미션에서 떨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후우, 봐볼까?”
연습실에 모인 세 여성.
줄리가 가운데 서고 카디와 리사가 줄리의 옆을 보좌하듯 섰다.
안무가 따로 있는 무대는 아니라서 다들 동선 정도만 정해둔 채 알아서 무대를 즐기게 했었는데.
생각보다 셋 모두 무대 장악력이 만만치 않아서 그냥 뒀다가는 과한 무대가 될 거 같았다.
그 때문에 안무는 아니지만, 각각 행동반경과 무대에서 어떻게 움직일지 정도는 정해뒀다.
반주가 시작되고 치고 나오는 줄리.
줄리가 도입부에서 시선을 확 끌고 카디의 랩이 시작된다.
박자를 가지고 놀면서 현란한 플로우와 강력한 발음으로 랩 하는 카디.
중간중간 줄리의 더블링이 더해져 무대가 풍성해졌다.
카디의 랩이 끝나고 노래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리사가 부른다.
카디의 랩이 워낙 강해 리사로 시선을 옮기기 위한 고음 파트.
리사의 열창이 끝나고 다시 줄리의 댄스 브레이크 타임이다.
뭐, 줄리가 춤을 엄청나게 잘 추는 건 아니지만, 확실히 몸을 움직일 때만큼은 셋 중에 가장 돋보이는 건 줄리다.
줄리의 댄스가 끝나고 카디가 랩을 한 번 더 한 뒤 리사가 메인이고 줄리가 화음을 넣는 후렴구가 또 나온다.
그리고 마무리.
역시 엔딩 요정은 줄리가 맡았고.
거친 숨을 몰아쉬는 줄리가 내 쪽을 보며 입술을 내밀어 뽀뽀하듯 쪽! 소리를 냈다.
“와우! 정말 잘했어.”
“후후. 우리가 누군데.”
“이 정도는 해야지.”
“하아. 재밌었다.”
이거 무대를 보면 무조건 팬이 될 수밖에 없는 무대다.
“이대로 바로 데뷔하면 되겠다.”
“응. 우린 좀 더 연습하다 갈게.”
“그래. 너무 무리하진 말고.”
“오케이 브로!”
세 사람을 격려해주고 연습실을 나왔다.
아인과 함께 간단히 밥을 먹고 작업실로 들어와 편곡한다.
노래가 아닌 가수가 주인공이 되는 반주.
몰과 루에게 그런 반주를 만들어줄 생각이지만.
조금 걱정스러운 부분이 없잖아 있다.
코안 정도의 보컬이 아니면 원래 만들던 곡이 더 좋은 게 아닐까?
“흐음, 그냥 둘 다 해서 시켜보지 뭐.”
그렇게 정하고 시작한 편곡.
세 곡이 다섯 곡이 되고 루 버전1, 버전2, 몰 버전1, 버전2로 곡을 저장했다.
넬의 노래는 중간 정도 편곡을 마쳤다.
-지이잉.
때마침 도착한 넬의 문자.
가사를 다 적었다며 적은 가사를 보내왔다.
“흐음, 좋네.”
넬은 랩 실력도 좋지만, 가사도 꽤 잘 쓰는 편이다.
물론, 부족한 부분이 조금 있긴 하지만.
딱히 내가 건드려서 더 좋아질 건 없기에 그냥 그대로 하기로 한다.
가사를 안 보고 편곡해도 좋지만.
가사를 보고 하면 방향성을 잡기가 편하다.
“후우, 금방 끝날 거 같네.”
넬의 곡까지 편곡을 마치고 각자에 맞춰 편곡한 곡을 메일로 보낸다.
몰과 루 두 사람에겐 보낸 반주 두 개, 번갈아 가면서 연습하라고 해뒀다.
다음에 내가 들어보고 더 나은 거로 시키면 되니까.
넬은 뭐 알아서 잘 하겠지.
가장 실력이 좋은 만큼 가장 믿음이 가는 것도 넬인데.
저번의 실수가 마음에 조금 걸린다.
설마 이번에도 실수하진 않겠지?
실수가 트라우마로 남아 무대 공포증이라도 만드는 건 아닐지 모르겠다.
제발 그런 일만 없었으면 좋겠는데.
세 여인에게 편곡한 반주를 보냈다는 문자를 보내고 확인했다는 답을 받은 뒤 다시 작곡 프로그램을 켰다.
“이번엔 어떤 실험을 해볼까?”
드림 스테이지에 사용하는 곡은 일반적으로 만들던 대중적인 곡과는 조금 다르다.
스스로 곡을 만들기보다 섹스 후 들려오는 멜로디로 곡을 만들던 시절.
딱히 주인이 생각나지 않는 곡을 소모하기 위해서 시작한 프로젝트.
지금은 내가 직접 작곡을 해도 섹스 후 들리던 멜로디처럼 좋은 곡을 만들 수 있으니 그 의미가 조금 퇴색되긴 했지만.
그래도 실험적인 곡을 만들어 보는 게 나쁘진 않다.
실력도 늘어나는 거 같고, 또 재밌으니까.
미국에서 내 인지도를 올리기 위해 시즌 1, 2는 아무래도 대중적인 곡을 했지만.
이제는 토리스의 곡도 있고 코안의 곡도 곧 나온다.
더불어 프로젝트S도 나름의 인기를 끌고 있고.
이젠 정말로 재미를 위해 장난스럽게 만들어 본 곡들을 실험하는 자리로 사용할 수 있다.
그렇다고 아무 곡이나 만들 건 아니지만.
이번엔 힙합 특집으로 해볼까?
코안의 가르침을 받아 깨달음을 얻었으니 그걸 제대로 실험해 보는 게 좋겠지.
반주는 부수적인 느낌이 되고 무대 위의 가수가 주인공이 되기 가장 좋은 장르는 랩이다.
그래 이번 드림 스테이지는 랩으로 하자.
카다와 넬 뿐만 아니라 유수의 실력 있는 래퍼들을 생각하며 비트를 찍었다.
부드러운 느낌은 조금 빼고 더 둔탁하고 강렬하게.
드럼 비트와 신디사이저의 소리가 메인이 되는 곡이 하나 뚝딱 나왔다.
“오! 이거 거의 90년대 힙합곡 느낌인데?”
최신 유행하는 힙합도 좋지만, 과거에 대한 향수가 없는 건 아니다.
요즘엔 죄다 오토튠이다 뭐다 잡기술만 늘었지 오직 랩실력으로 끝내는 무대가 적어진 건 사실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오직 랩만으로 지금 자리까지 오른 카디가 대단한 거고.
흐음, 이 비트 카디한테 들키면 뺐길 거 같으니까 조심 해야지.
설마 카디가 드림 스테이지에 출전한다고 조르는 건 아니겠지?
내친김에 카디를 위한 비트도 하나 찍어 보자.
그러다 둘 다 뺏기는 일이 생길 거도 같지만, 카디는 내 부탁은 잘 들어주니까.
하나는 드림 스테이지 용으로 쓰자고 하면 마지 못한 척 들어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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