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박으면 악상이 떠올라-355화 (355/450)

355.

남녀가 사귀고 연인이 되는 데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일까?

여러 요소가 있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요소는 타이밍이다.

운명의 상대를 만났다고 해도 그게 임종 직전이라면 의미가 없다.

뭐, 너무 극단적인 예시지만,

진짜 좋은 사람을 너무 어린 나이에 만나서 알아보지 못할 수도 있고.

나와 정말 잘 맞는 사람이 있지만, 그 당시에 다른 애인이 있어서 포기하기도 한다.

이렇듯 좋은 인연에 타이밍은 꽤 중요한 요소다.

루의 말을 끝까지 들어보니 루는 이 타이밍이 계속 엇나갔다.

“흐음, 그거, 참 슬픈 얘기네요.”

“흐으.”

루가 부끄러운 표정으로 날 본다.

루는 어려서부터 한 사람만을 쭉 짝사랑했다고 한다.

동네에서 같이 자란 소꿉친구.

그를 오랜 시간 좋아하다가 가정사로 인해 그와 멀리 떨어지게 됐다.

성인이 돼 다시 만났지만, 그는 애인이 있었고.

그냥 친하게 지내며 관계를 유지해가던 중.

그가 애인과 헤어졌을 때 고백을 하려고 했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아 못 했고.

결국, 그는 또 다른 애인을 사귀었단다.

그러길 몇 번을 반복했고 그러다 그 남자가 다른 여자와 결혼했단다.

뭐, 이렇게 발랄한 여자도 좋아하는 남자 앞에선 숙맥이 되는구나 싶네.

“근데도 마음을 정리하지 못한 거예요?”

“아, 아직은 아이도 없고 사,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니까요.”

“으음, 그 좋아하는 남성의 행복을 바라는 건 어떨까요?”

“하앗!”

거기까진 생각하지 못했는지 굉장한 반응이 나왔다.

“정말 좋아한다면, 결혼까지 했는데 이제 마음을 접고 행복하길 빌어주는 게 어때요?”

이건 내가 꼬셔야 해서 하는 말이다.

“으으, 그, 그건.”

“좋아한 시간이 엄청 오래됐는데, 이 정도면 사랑이 아니라 집착이에요.”

“아니! 지, 집착이라뇨!”

“지금까지 좋아한 게 아까워서 마음을 정리하지 못하는 거죠. 마음도 예전 같지 않으면서 아직도 그를 좋아한다고 세뇌하는 거예요.”

뭐, 나 좋을 대로 한 이야기긴 하지만 얼추 맞을 확률이 높다.

아무리 짝사랑이라고 해도 1년이 지나가면 그 감정이 남아있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

감정이 사라진 자리에는 보상심리만 남는다.

내가 이렇게 오랜 시간 너 하나만을 사랑해 왔는데.

아무런 보상 없이 마음을 접을 수 없는 거지.

“잘 생각해봐요. 아직도 그가 좋아요? 막 생각만 해도 가슴 뛰고 그와 뭐든 함께하고 싶고 그래요?”

“그, 그건 알고 지낸 지 오래돼서,”

“아뇨. 이제 사랑이 없어진 거예요. 지금은 오래 좋아한 만큼 어떤 대가를 바라고 있는 거죠.”

루, 이거 생각보다 위험한 여자였네.

이러다가 얀데레 진화 루트 타는 거잖아.

격렬한 감정은 정반대의 감정이라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

격렬했던 사랑이 분노나 적의로 변하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으으, 아, 아닌데.”

내게 거의 설득당해 소심하게 뱉어낸 말.

“음, 술이나 한잔할까요? 술 한잔하면서 잊어요.”

“흐극, 아, 아니. 아니에요. 정말.”

“잘 생각해봐요.”

나는 루의 곁으로 다가가 어깨에 손을 올리고 살짝 토닥였다.

“흐에엥!”

울려버렸네.

위로 차원에서 어깨를 토닥이며 휴지를 꺼내 건넸다.

“패앵!”

코까지 풀어가며 열정적으로 우는 루.

뭐, 여기서 내가 파고들면 딱 좋겠네.

다른 의미의 보상을 주면 되는 거니까.

도파민이 분비만 되면 다 되는 거 아니겠어?

“다 울었어요?”

“흐으, 네에.”

“좀 씻을래요?”

루가 주변을 둘러보다 거울을 찾아 얼굴을 확인한다.

“헤헤.”

민망한지 살짝 웃는 루.

그래도 펑펑 울어서 그런지 감정의 응어리가 금방 풀린 거 같다.

화장실을 다녀온 루.

안무 연습실이기에 샤워시설도 있긴 했지만.

샤워까지 할 정도는 아니었으니까.

“죄송해요.”

“죄송할 게 뭐 있나요? 제가 초래한 일인데.”

“맞아! 나빴어요.”

“하하.”

금방 귀여운 루로 돌아왔다.

나빴다고 말하면서 내 팔을 톡 치고 그대로 잡는 루.

뭐, 나에 관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스스럼없이 팔을 잡는 걸 보면 호감도가 많이 오른 거 같다.

이런 무의식중에 나오는 스킨십은 호감의 증거니까.

“어떻게 술 한잔할래요?”

“우음, 그것보다 배고파요.”

“그럼 식사도 같이하러 가죠.”

루와 함께 도착한 곳은 프라이빗한 레스토랑.

파파라치 문제도 있지만, 좀 더 은밀한 이야기를 하기 좋아서 이쪽으로 왔다.

“와! 저 이런 곳 처음 와요.”

파인다이닝급 레스토랑은 일반적으로 갈 일이 거의 없긴 하다.

“맛있게 먹어요.”

“감사합니다.”

루와 가볍게 대화하며 밥을 먹는 동안 와인도 꽤 마셨다.

살짝 취기가 올랐는지 얼굴이 달아오른 루.

“하아. 배부르다아.”

기분 좋은 음성으로 배를 쓰다듬는 루.

“이대로 가긴 아쉽지 않아요?”

“네?”

루가 열심히 먹는 동안 나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빠르게 근처 호텔을 예약해뒀다.

이런 기회는 놓칠 수 없으니까.

‘파파라치는 알아서 처리해 줘.’

-알겠다.

마기를 이용해 위험도 줄이고.

루를 바라봤다.

“혼자 한 이별이지만, 그래도 이별했으니까 거나하게 취해야죠.”

“그런가요?”

이별 경험이 없으니 모르겠지.

“아니면, 아직도 마음을 못 접었어요?”

“으으.”

살짝 고개를 끄덕이는 루.

역시 너무 빠르게 정상으로 회복됐다 싶었다.

이제 확실히 마음을 비우게 만들어 줘야지.

나로 가득 채워서.

“가요. 근처 호텔 방 잡아 뒀어요. 거기서 조금 더 마시죠.”

“호, 호텔이요?”

“엄한 짓 안 할 테니까. 술이나 사가요.”

“네에.”

살짝 소심해진 루가 고개를 끄덕이며 날 따라나섰다.

미국에선 편의점에서 독주를 팔지 않는다.

주류 판매 면허가 있는 상점을 따로 들러야 한다.

그렇게 들러 위스키를 두 병 정도 사고 루와 함께 호텔로 간다.

안줏거리는 간단히 마트에서 샀고.

“으으, 느낌이 좀 이상하네요.”

“뭐, 익숙해지면 아무렇지도 않을 거예요.”

한국은 시간에 상관없이 놀기 좋은데.

아무래도 미국은 이게 너무 불편하다.

텐션이 좀 오른다 싶으면 집으로 가야 하니까.

뭐, 집이 워낙 좋아서 어지간한 건 다 할 수 있지만.

술이나 음식을 사두지 않았다면 한국처럼 배달시켜서 놀기는 힘드니까.

예약한 방에 체크인하고 호텔에 들어왔다.

“와아.”

“방 좋죠?”

“네. 근데 너무 좋은 방 아니에요?”

“술 한잔하고 여기서 쉴 예정인데 이왕이면 좋은 방이 좋잖아요.”

루가 배시시 웃는다.

얘는 나에 대한 의심은 하나도 없나?

테이블에 술을 꺼내고 냉장고에 미리 준비된 얼음을 꺼낸다.

크으, 좋은 호텔은 이게 좋다니까.

대부분 얼음 정도는 미리 준비해 주니까.

잔을 한 번 씻고 테이블에 가 앉으니 살짝 멍한 표정으로 턱을 괴고 있는 루가 보였다.

“무슨 생각 해요?”

“으아? 아니에요.”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는지 내 말에 놀라는 반응을 보인 루.

그 남자에 관해서 생각하고 있겠지. 뭐.

사람 마음이라는 게 결심한다고 해서 바로 휙휙 변하지 않으니까.

정말 내가 아직도 그를 사랑하는 건가 싶겠지?

“자! 위스키 괜찮아요? 얼음 넣어 줄까요?”

“저는 콜라랑 마실래요.”

“좋죠.”

콜라와 위스키를 3:1의 비율로 탄다.

시간이 지나면 콜라의 비율을 슬슬 낮추는 스킬을 쓸 수도 있지만.

오늘은 그러지 않을 생각.

루와 함께할 시간은 많다.

꼭 오늘 거사를 치르지 않아도 되긴 한다.

“자! 마셔요.”

“네!”

힘차게 잔을 부딪치고 그대로 원샷했다.

루도 내가 원샷하는 걸 보더니 쭉 들이킨다.

“술 잘 마셔요?”

“으음, 많이 마셔본 적이 별로 없어요.”

뭐, 알아서 조절하겠지.

오판이었다.

“흐어어어엉! 쥔쫘아 사릉 했는뒈에. 흐어어어엉.”

어후, 이 진상을 어쩌지?

위스키에 콜라를 타서 홀짝홀짝 잘 마시길래 계속 술을 줬더니 어느새 거나하게 취한 루가 있었다.

갑자기 막 웃다가 막 울면서 한탄하는 루.

멍한 표정으로 그녀를 계속 보고만 있었다.

“흐긋, 그, 그래도오, 날 좋아하긴 했겠죠오?”

“그랬으면 여친을 바로 만들진 않았겠죠.”

“흐어어어엉! 나빴어어어!”

아휴, 너무 팩트를 말했나.

근데, 진짜로 그 남자가 마음이 있었으면 루한테 어떤 작업이라도 하지 않았을까?

술 마시면서 들어본 바에 따르면 그 남자는 루를 완전 가족 정도로 생각하는 거 같던데.

친동생 여기듯 여기는 느낌이 강하다.

“흐어어어엉.”

“그만 울어요. 뚝!”

“흐극!”

내 말에 잠시 울음을 멈추지만 이내 다시 터진다.

“흐어어어어어엉!”

“후우.”

루의 옆으로 가 그녀를 살짝 감싸 안고 토닥였다.

점점 소리가 줄어들고 진정이 됐는지 조용해진 루.

“이제 진정이 좀 됐어요? 어휴.”

“음냐.”

그대로 잠들었다.

루를 안아 들고 침대로 간다.

그대로 던져 놓고 밖으로 나왔다.

“오랜만이네.”

요즘 혼자 술 마신 지가 언젠지 모르겠다.

가볍게 술을 따라 향과 맛을 즐기며 밤을 즐긴다.

“후우, 나도 좀 잘까.”

커다란 방이기에 다른 침대도 있다.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콕, 콕콕!

누군가 내 몸을 찔러 잠에서 깼다.

“으음.”

“프로듀서니임.”

곧 죽어가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루? 괜찮아요?”

“으어어.”

애가 좀비가 됐네?

배와 머리를 부여잡고 내 몸을 콕콕 찌른 루.

“죽을 거 같아요오.”

시간을 보니 아직 이른 아침이다.

“일단 여기 누워 봐.”

“네에.”

침대로 루를 당겨 눕히고 마기를 사용한다.

머리를 살살 쓰다듬고 배도 살살 쓰다듬으며.

“와아. 프로듀서님이 만져주니까 나아지는 거 같아요.”

“물은 좀 마셨어?”

“많이 마셨죠오. 으으, 다시는 술 안 마실 거예요.”

그래.

주당들이 보통 그런 결심을 하고 3일 뒤에 마신단다.

뭐, 루는 원래 술을 많이 마시던 사람이 아니니까.

“하으으.”

“좀 낫지?”

“네에.”

나도 루의 옆에 누웠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조금 더 쉬자.

“하으음.”

내 품을 파고드는 루.

얘 애정 결핍이 좀 있나?

왜 이렇게 앵겨?

“자꾸 이렇게 안기면 위험하다.”

“헤헤. 피디님이면 괜찮아요오.”

“마음은 다 정리된 거야?”

“몰라요. 그냥 생각 안 할래요.”

그래. 그게 정신 건강에 좋다.

“그럼 계속 생각 안 나게 해줘야겠네.”

“그런 방법이 있어요?”

“있지.”

몸을 돌려 루의 위로 올라가 덮친다.

“하읍.”

“너무 긴장할 필요는 없어.”

“하으으.”

-츄릅, 츄르릅, 츕.

루와 진한 키스를 나눈다.

몸이 살짝 굳은 루지만, 키스를 이어가니 서서히 몸이 풀린다.

“하아아, 하으. 프, 프로듀서님.”

“괜찮지?”

고개를 끄덕이는 루.

뭔가 얼결에 허락한 거 같지만, 나쁘지 않다.

마기가 있는 이상 누굴 따먹은 이후에 문제가 될 여지는 없으니까.

“하으, 흐으.”

루의 목을 가볍게 핥고 손을 가슴으로 옮긴다.

옷 위로 쥔 가슴.

속옷을 안 입었는지 감촉이 그대로 느껴진다.

잘 빠진 몸이라 가슴이 작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그립감이 좀 있다.

B컵 정도 되겠네.

“흐으응, 하으.”

손을 더 내려 옷을 잡고 올린다.

벗기기 쉽게 몸을 움직이는 루.

교태가 섞인 신음과 몸짓.

자지가 터질 듯 부풀었다.

이런 흥분은 오랜만인데.

“하읏! 흐으응.”

상의를 벗기고 바로 바지를 잡아 내렸다.

팬티까지 잡아 내리니 부끄러운 듯 손으로 보지를 가리는 루.

루의 팔목을 잡아 손을 치운다.

“아으.”

“부끄러워?”

“조, 조금요.”

다른 남자를 위해서 계속해서 지켜온 처녀를 내가 따먹는다는 느낌이 나쁘지 않다.

“흐응, 더, 더러워요.”

“괜찮아.”

처녀 보지는 보약이지 뭐.

“꺄흣, 흐으응.”

보지를 살짝 핥았다.

시큼 짭짤한 맛과 함께 몸을 떠는 루.

중독성 있는 맛에 입술을 대고 보지를 빨았다.

“흐걋, 하으읏, 흐그흐응!”

멈추지 않고 자극하니 루의 허리가 꺾였고 애액이 울컥 토해졌다.

“후우, 좋네.”

“하으으.”

신음하며 얼굴을 가리는 루.

진짜 동작 하나하나가 사랑스럽고 귀여운 느낌이다.

어쩌다 보니 애무도 별로 없이 보지부터 빨았는데.

그래도 첫 경험인데 충분한 애무를 해줘야지.

다시 천천히 올라가며 루의 전신을 핥고 빤다.

하나하나 루의 성감대를 기억하며 손으로 보지를 부드럽게 문질렀다.

“흐읏, 하으으.”

“준비 된 거 같네.”

“네헤. 하으.”

떨리는 눈으로 날 보는 루.

자지를 빨게 하고 싶은 표정이었지만, 빨리 보지에 박고 싶다는 욕망이 더 강했다.

나는 맛있는 걸 아껴 먹는 스타일이 아닌 거 같다.

보지에 자지를 조준하고 천천히 밀어 넣는다.

찌푸려지는 루의 표정을 보며 기분 좋은 조임이 느껴졌다.

“아프진 않아?”

“조, 조금요?”

“더 넣을 게.”

“네헤.”

루의 허락을 받고 단번에 자지를 밀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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