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박으면 악상이 떠올라-349화 (349/450)

349.

이번엔 다음 미션을 바로 공개하네.

아마도 다른 프로듀서와 대결을 시작하겠지?

“다음 미션은 팀 미션입니다.”

“팀?”

다섯이서 하나의 무대를 꾸리는 건가?

“둘, 셋으로 구성된 두 팀이 다른 프로듀서님의 팀과 경쟁합니다.”

으음, 벌써 머리가 복잡하다.

이들의 무대를 본 만큼 팀을 어떻게 구상하면 좋을지는 금방 답이 나왔다.

“패배하는 팀에선 팀원 한 명을 탈락시켜야 합니다. 만약 두 팀 모두 패배한다면 두 명의 탈락자가 발생하겠죠.”

“탈락자가 없을 수도 있겠네요.”

“물론입니다.”

이거 조금 어렵겠는데.

일단 우리 팀에서 가장 실력이 좋은 래퍼 넬 테나.

실력도 실력이지만 매력이 엄청난 루 밀러.

둘을 한 팀으로 만들면 승리할 확률이 확 올라간다.

루의 실력은 내가 단시간에 꽤 끌어 올릴 수 있고.

넬의 실력도 카디에게 도움을 받으면 뭐라도 될 거 같고.

하지만, 아주 만약에라도 지게 되면?

둘 중 한 사람을 떨어트려야 한다.

그렇기에 둘을 갈라놓는 게 안전빵이긴 한데.

그러다 두 팀 모두 져서 두 명이 탈락하면 그 또한 엄청난 손해다.

자신은 있지만, 위험을 감수하기엔 또 살짝 불안한 마음이 든다.

으음, 어쩌지.

“팀은 지금 짜야 하는 건가요?”

“네. 오늘까지 팀을 정하고 내일 녹화에서 대전 상대를 고를 겁니다.”

“후우, 어렵네요.”

다음 녹화가 바로 내일이다.

그 전까지 팀을 만들어야 제작진도 이런저런 물건을 만들겠지.

제작진도 고생이네.

“조금 고민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네. 시간은 많으니 천천히 알려주세요.”

카메라는 여전히 돌아가고 있다.

뭐라도 찍어서 분량을 건지려는 생각이겠지.

나는 팀원들에게 다가갔다.

“이제 우리 다섯은 한팀이 됐는데. 바로 첫 고비네요. 아무도 안 떨어질 수 있죠?”

“그럼요!”

루와 넬이 가장 자신감 넘치게 답했다.

역시 실력이 있으니까 둘 다 여유가 있네.

팀원들과 상의하는 모습도 좋지만, 내 생각이 방송으로 나가면 조금 쫄려 보일 거 같다.

“흐음.”

내가 긴 숨을 내쉬니 긴장하는 참가자들.

넬의 랩은 좌중을 압도한다.

넬이 들어간 팀은 무조건 이길 거 같으니까.

넬을 3명 팀에 넣는 거로 하자.

루는 조금 위험할 수 있다.

내가 마기로 업그레이드시키겠지만, 다른 참가자가 만만한 건 아니니까.

루가 들어간 팀은 질 수도 있겠다.

그럼 이 중에서 떨어져도 덜 마음 아플 참가자를 루와 팀으로 만들자.

“릴리.”

“네.”

“루.”

“네에!”

긴장한 답과 교태 있는 대답.

진짜 요물이네.

“둘이 한 팀이에요. 나머지 셋이 한 팀이고.”

“알겠습니다.”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답을 했다.

딱히 싫어하는 사람이 없는 걸 보면 내가 그래도 신뢰받고 있는 거 같아 다행이다.

“우선 팀원끼리 모여 얘기도 나누고 어떤 곡을 할지 정해봐요.”

그렇게 자리를 만들어 주고 나는 집으로 갈 준비를 한다.

“촬영은 끝난 거죠?”

“네. 가셔도 됩니다.”

“그럼 다들 따로 연락드릴게요.”

“네에!”

밝게 답하는 여인들의 인사를 받으며 차로 향했다.

“후우.”

“왜?”

차에 타 숨을 내쉬니 아인이 날 보며 이유를 물었다.

“조금 애매해서.”

“뭐가 애매한데?”

“으음. 다음 미션이 팀전인데....”

릴리의 핵빵디를 맛보고 싶긴 한데 그전에 떨어지면 조금 아쉬울 것도 같고.

그렇다고 먹고 버리자니 조금 미안한 마음도 든다.

아인에겐 살짝 돌려서 내가 프로듀싱 한 참가자가 떨어지면 조금 아쉬울 거 같다는 얘기를 한다.

“그래도 끝까지 아무도 안 떨어지게 할 순 없으니까.”

“그렇지.”

아인도 내 의도를 읽었는지 살짝 한심하단 눈으로 말한다.

“그 눈빛 괘씸한데?”

“으응? 오해야. 호호.”

장난스럽게 웃는 아인.

옆자리에서 허벅지에 손을 올리고 나도 장난스럽게 웃었다.

“오랜만에 둘이 잘까?”

“아, 아니! 다, 다른 애들이 아쉬워할 거야.”

“흐음, 괜찮을 거 같은데.”

멜스는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일단 본인의 곡도 두 곡이 됐기도 하고 다른 곡 중에서 어울릴만한 곡을 멜스에게 맞춰 편곡해줬다.

이제 막 뜨기 시작한 신인이라 신나게 스케쥴을 잡아 이곳저곳 공연 다니고 있다.

카디, 줄리, 리사 3인방의 곡도 완성됐다.

활동 초읽기에 들어간 만큼 셋이서 연습하고 있다.

아무래도 혼자 무대에 서던 이들이라 셋이 함께 무대를 구성하는 건 어색하겠지.

그 때문에 무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연습이 한창이다.

다들 실력이야 차고 넘치니까 조금 익숙해지면 엄청 멋있는 무대를 보여주겠지.

아무튼! 그 때문에 미국 여인들이 꽤 바빠졌다.

매일 녹초가 될 정도로 연습하는 세 사람은 잠자리를 거부하진 않지만, 금방 나가떨어진다.

마기를 사용해준다고 해도 섹스에서 오는 쾌락을 오래 느끼고 있으면 더 지칠 수밖에.

그녀들을 쉬게 해주기 위해 오늘은 아인만 방에 들이는 게 좋을 거 같다.

“다들 좀 쉬어야 할 거 같아서. 멜스는 집에 없고. 오늘은 단둘이 있을 수 있을 거 같은데.”

“아으, 그, 사, 상냥하게 해 줄 거야?”

“나는 언제나 상냥했는데?”

“나쁜 놈.”

아인이 살짝 날 흘겨본다.

“앞에 봐야지. 운전해.”

“흥.”

허벅지를 주무르는 손을 찰싹 때리는 아인.

그래도 손을 치우지 않는 게 너무 귀엽다.

밖에서 저녁을 대충 때우고 아인과 함께 집으로 들어왔다.

늘어져 있는 여인들과 간단하게 대화를 나누고 아인과 함께 방으로 왔다.

“같이 씻자.”

“응.”

화장실로 들어가 아인과 가볍게 몸을 씻고 합체했다.

역시 화장실에서 벽 잡고 박는 건 참을 수가 없다.

여자가 벽을 집고 엉덩이를 내밀었을 때 허리를 살짝 누르면.

그 뒤태 라인이 정말 예술이다.

특히 몸매가 좋은 사람이면 더더욱 예술이다.

자꾸 보고 싶은 모습이라 같이 씻게 되면 항상 합체하게 되는 거 같다.

화장실에서 몸을 섞고도 침대로 와 또 격렬한 섹스를 했다.

“흑, 흑, 훌쩍! 크으, 나쁜 놈.”

“하하하. 귀여워라.”

“흐끅, 흐아앙! 진짜 나쁜 놈아아아아!”

아인이 내게 안겨 울면서 내 몸을 투닥인다.

“그래그래. 내가 나쁜 놈이야. 미안해. 하하.”

“우, 웃지마아.”

“웃지뭬에.”

“뭐, 뭐 하는 거야?”

살짝 놀리고 싶어서 아인의 말을 따라 했는데 아인이 살기 섞인 눈빛으로 날 올려 봤다.

“그, 그냥 귀여워서.”

“후우우, 자자.”

“그, 그래.”

와! 나 제대로 쫄았다.

그래도 내 품을 떠나지 않는 아인이.

귀엽기는.

아인의 몸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짧은 잠을 잔다.

오늘은 스케쥴이 조금 여유가 있어서 오전에는 연습을 봐주기로 했다.

“으음, 카디가 동선이 자꾸 겹치네.”

“오우! 브로. 나는 항상 자유롭게 다녀서 정해진 길로 다니는 게 어려워.”

“그렇겠다. 그러면....”

사실 무대 퍼포먼스에는 지식이 많지 않지만.

그래도 초유 누님과 함께한 짬이 있어서 약간의 도움을 줄 수 있었다.

-츄르릅, 츄릅.

“으음, 파하! 고마워 브로!”

“그래. 하하.”

내게 안겨들며 키스한 카디의 엉덩이를 살살 토닥이고 다른 여인들과도 안고 찐하게 키스했다.

“그럼 열심히 하고 있어.”

“옛썰!”

장난스런 줄리의 인사를 듣고 밖으로 나왔다.

이제 슬슬 메이크업하러 들렀다가 방송국 가야지.

참가자들은 미리 모여 오늘 프로필 사진 같은 걸 찍는다고 들었다.

사진 촬영이 끝날쯤 프로듀서들도 가서 단체 샷을 찍는다고 한다.

덕분에 오늘 메이크업은 조금 빡시게 받았다.

방송에 나오는 것과 사진에 찍히는 건 조금 다르니까.

“후우, 답답하네.”

“응? 뭐가?”

“화장이 두꺼워서.”

“헤헤. 연예인 다 됐어.”

고개를 끄덕인다.

나도 어떻게 보면 반쯤은 연예인이지 뭐.

“다녀올게.”

“응.”

아인이 주차하러 나가고 나는 스튜디오로 들어갔다.

“아! 오셨어요.”

“안녕하세요.”

스테프들과 인사하고 우리 팀에게 다가갔다.

“다들 촬영은 잘 했나요?”

“물론이죠!”

루가 활기차게 말했다.

다른 팀의 모습을 보니 우리 팀은 확실히 외모로 원탑이네.

이쁜 애들은 사진을 많이 찍어봤겠지?

아마도 촬영이 일찍 끝났을 거 같다.

“저희가 제일 빠르게 끝났어요.”

루가 자랑하듯 내게 말했다.

“잘 했네요. 무대도 그만큼 잘 해야 해요.”

“당연하죠!”

“에스민 프로듀서님. 사진 몇 컷 찍을게요.”

“아! 네.”

내 개인 사진은 예전에 다 찍었고, 이번에 찍는 건 팀과 함께 찍는 사진이다.

떨어진 다섯에겐 미안하지만, 지금부터 본격적인 방송이 시작된다고 볼 수도 있다.

“자! 수고하셨습니다. 잠시 대기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어우, 사진 찍는 거 꽤 힘드네.

그것도 여인 다섯에게 둘러싸여 사진이 찍히는 건 역시 쉽지 않았다.

내 여인들이었다면 그냥 찍었을 텐데.

아직은 아니라서 조금 자세 잡기가 어색했다.

“호호. 프로듀서님 귀여운 면이 있으셨네요.”

“귀여웠나요? 이젠 귀엽지 않을 거 같은데.”

“네?”

“자! 두 팀 곡은 정했어요?”

사실 부끄러워서 일부러 말 돌린 거다.

물론, 해야 하는 이야기기도 했고.

“저희는....”

넬이 먼저 내게 곡을 알려 준다.

음, 나름 잘 골랐네.

보컬이 꽤 많이 들어간 힙합곡이다.

이 팀의 가장 강점이 넬의 랩이니만큼 나쁘지 않은 선택.

“저희는요. 으음.”

루가 살짝 머뭇거리며 팀원의 눈치를 살폈다.

저 핵빵디 눈나가 무슨 안 좋은 소리라도 했나?

“우리는 아직 못 정했어요.”

“아! 그래요? 그럼 이따 같이 고민해요.”

“네.”

핵빵디 릴리가 표정을 굳히고 진지하게 내게 말했다.

뭔가 둘 사이에 문제가 있는 거 같다.

으음, 그러면 릴리가 불리할 텐데.

내 마음은 이미 루에게 많이 향해 있어서.

뭐, 이따가 얘기나 들어보자.

다른 팀도 사진 촬영이 끝나고 촬영 스튜디오로 자리를 옮겼다.

“아주 꽃밭이네?”

“어쩔 수 없지. 우리 팀은 열 명이 다 여자였는 걸.”

“그러네. 헤헤. 좋겠어?”

“에이, 그냥 동료지.”

신디가 가면서 내게 농담을 건넨다.

어제는 조금 우울해 보였는데, 오늘은 괜찮아 보여서 다행이다.

촬영이 시작됐다.

팀별로 따로 서서 진행자의 말을 듣는다.

“다음 미션인 팀 대결! 대진표를 오늘 뽑는데요. 가장 긴장한 거 같지 않은 에스민 프로듀서님.”

“네?”

“어디와 대결하면 좋을 거 같아요?”

주변 팀을 둘러본다.

여기선 조금 쎄게 나가야 방송 각이 잡히겠지.

“후우, 자신이 없네요.”

“아! 이렇게 약한 소리를 하시는 건가요?”

“아뇨. 어디와 붙어도 질 자신이 없어요.”

“아! 하하하. 대단한 자신감인데요. 오! 벨 프로듀서. 방금 표정을 찌푸렸는데 무슨 의미죠?”

벨이 날 보며 피식 웃었다.

오우! 도발 좋은데?

“하하. 경험의 무서움을 깨닫게 해줘야겠어.”

“와우!”

벨이 씩 웃으며 내게 도발했다.

이래서는 이번에 벨의 팀과 붙을 확률이 올라간 거 같은데.

으음, 사실 벨의 팀이 제일 붙고 싶지 않은 팀이긴 하다.

벨은 가장 인기가 많은 프로듀서였고 그만큼 양질의 참가자를 독식했으니까.

후로도 신디의 겸손한 소감과 신중한 존의 소감이 지나갔다.

“자! 그럼 소감은 이쯤 듣고 대진을 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존은 꽤 좋은 사람이라 붙고 싶지 않고, 신디는 친해서 붙고 싶지 않다.

어쩔 수 없이 벨이랑 붙어야 하나.

조금 걱정이다.

“대결 상대는 이 룰렛으로 정할 겁니다.”

각 프로듀서의 이름이 쓰인 룰렛.

비어있는 대진표에 각 프로듀서의 사진으로 된 자석이 두 개씩 있다.

룰렛에서 나온 프로듀서가 자석을 붙일 수 있다고 설명하는 진행자.

“하하. 여기서 특별한 룰을 하나 알려드리자면, 꼭 자신의 사진을 붙이지 않아도 된다는 거죠! 이거 너무 흥미롭지 않나요?”

음, 그렇구나.

그러니까 룰렛에서 나온 사람이 프로듀서 사진을 하나 붙일 수 있다.

그게 꼭 자신일 필요는 없고.

이거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겠는데.

“흥미진진하네요. 그럼 첫 룰렛을 돌려 보겠습니다.”

처음으로 나온 건 존이었다.

“네! 존 프로듀서가 처음으로 대진을 정하게 됐습니다. 자! 붙여 주시죠.”

존이 판넬 앞으로가 살짝 고민한다.

처음인 만큼 크게 의미는 없지만, 그래도 먼저 사진이 올라가면 좋지 않은 건 사실.

존은 벨의 사진을 들었다.

“네! 존 프로듀서가 벨 프로듀서의 사진을 위에 붙였습니다. 이유를 물어도 될까요?”

“가장 어려운 상대라서 그렇습니다. 빨리 상대가 정해지는 게 좋을 거 같아서.”

“네. 그럼 다음 룰렛을....”

룰렛이 돌아가고 하나둘 사진이 판넬에 붙기 시작했다.

으음, 이제 슬슬 대진표가 나오는 거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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