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박으면 악상이 떠올라-348화 (348/450)

348.

다시 천천히 스튜디오로 걸어갔다.

그래 역시 건강미 넘치는 몸매는 참을 수가 없지.

가슴은 조금 밋밋해 보이는 거 같지만.

운동으로 다져진 힘이 뽝! 들어가 뽝! 올라간 엉덩이는 꽤 꼴리긴 한다.

엉덩이 때리면서 뒤치기하면 엄청 좋을 거 같긴 해.

고개를 끄덕이며 스튜디오로 들어왔다.

“오래 기다렸죠? 미안해요. 고민이 조금 길었네요.”

“아니에요!”

몇몇 참가자들이 내게 점수를 따기 위해 아양을 떠는 듯 말을 한다.

이쁜 애들이 성격도 활발하니 보기 좋네.

반면에 체구가 작고 아담한 참가자는 꽤 소심한 성격인 거 같다.

지금이라도 몸매 한 번 보여주면 선택이 바뀔 수 있는데.

꽤 더운 연습실에서 펑퍼짐하고 두꺼운 옷을 입고 있다니.

어지간히 노출에 예민한가 보네.

“모두 앞에 나와, 서 주세요.”

내 말에 긴장한 여인들이 하나둘 앞으로 나왔다.

“으음, 호명하는 분들은 합격이니 오른쪽으로 이동하시면 됩니다.”

“네!”

그 순간 내 눈에 들어왔다.

살짝 몸을 숙여 일어난 아담한 참가자의 모습이.

중력에 의해 아래로 쳐졌기 때문에 조금 더 커 보일 순 있겠지만.

그래도 꽤 괜찮은 크기를 가졌을 거 같은 가슴이 보였다.

둘 다 밋밋한 몸이라면 당연히 건강미 슬랜더 미녀를 택하겠지만.

나는 누가 뭐라고 해도 미드충이다.

가슴이 최고다!

운동한 엉덩이도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사실 엉덩이나 골반이나 크면 다 거기서 거기다.

하지만 가슴은 다르다.

형태와 유륜의 크기. 꼭지의 모양 등.

엉덩이가 비슷한 여인은 꽤 많이 봤지만.

가슴이 닮은 여인은 드물다.

그게 내가 가슴을 좋아하는 이유.

질리지 않으니까.

그래 너로 정했다.

순식간에 결정을 바꿨다. 다행히 말하기 전에 티끌만 한 몸매라도 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손목 발목을 보면 분명 마른 거 같은데 가슴이 나쁘지 않고 아담한 체격이라.

지인이랑 비슷한 몸일 거 같네.

백인인 지인이는 어떤 느낌을 줄까?

벌써 자지가 꿈틀꿈틀한다.

“처음으로 호명할 참가자는 넬 테나 입니다. 정말 멋진 랩과 좋은 가사였어요.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감사합니다.”

멋들어진 랩을 보여준 참가자.

사실 외모는 딱히 취향이 아니라 관심은 안 간다.

음악으로 교류하는 사이는 되고 싶다.

아직 원석 같은 상태인데 이 정도 포텐을 보여준다면.

나중에 가공된 모습은 카디와 견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음으로 루 밀러 참가자. 본인과 가장 잘 어울리는 무대를 보여준 거 같아요. 합격입니다.”

“와우! 열심히 할게요!”

파이팅 포즈와 함께 앙증맞게 말하는 모습.

섹시하게 생긴 애가 자꾸 귀여운 모습을 보이니까 뭔가 색다른 매력에 자꾸 시선이 간다.

내가 그렇다면 시청자들은 더 하겠지.

나는 여러 연예인과 잠자리를 하면서 눈이 엄청 높아졌을 테니까.

“다음으로는 몰 바튼 참가자입니다.”

딱히 인상 깊은 무대가 아니었기에 평가는 없었다.

“감사합니다.”

아담하고 귀여운 참가자.

지금 보이는 성격은 살짝 무뚝뚝한 느낌이지만, 뭔가 허당 느낌도 있어서 매력이 꽤 넘칠 거 같은 느낌이다.

“다음은 로나 라이트, 당신이에요. 노래가 인상 깊었습니다.”

사실 노래를 더 잘한 참가자가 있긴 하다.

지금 뚱한 표정으로 날 보는 저 아줌마 참가자.

심술이 가득한 욕망의 항아리처럼 생겨서 아무리 노래를 잘 한다고 해도 뽑을 마음이 안 생긴다.

내가 왜 저 아줌마한테 엑스 버튼을 안 눌렀지?

생각해보니 그때 무대는 진짜 잘 했던 거 같구나.

하긴 오랜 시간 갈고 닦은 무대를 그날 보여줬을 테니까.

요번 무대는 힘이 조금 빠진 느낌이지?

으음, 뭔가 이 중에서 나는 당연히 되겠지, 하는 느낌인가?

오만해져서 연습을 대충 했을 수도 있겠다.

뭐, 뽑을 거 아니니까 더 생각할 필요 없겠지.

이번에 뽑은 로나 라이트.

엄청난 가슴의 참가자다.

그다지 몸매가 드러나는 옷도 아닌데 묵직한 가슴이 느껴진다.

못해도 K컵은 되겠다.

내가 실물로 보고 만져본 가슴 중 가장 큰 건 카디의 G컵 가슴이다.

카디는 흑인이라 큰 가슴에도 불구하고 그 탄력이 남달랐는데.

로나는 백인이다.

시연이의 F컵 가슴과. 흑인인 카디의 G컵가슴.

백인의 K컵처럼 보이는 커다란 가슴.

크으. 이걸 다 모으다니.

빨리 저 가슴 주무르면서 얼굴 파묻고 싶다.

마지막 합격자를 호명하기 전 남은 참가자를 둘러봤다.

긴장해 몸이 굳은 참가자들.

그중 욕망의 항아리 아줌마만 오만한 표정으로 빨리 자신을 부르라는 듯 살짝 조소를 머금고 있다.

마치 네가 나 안 뽑으면 어쩔건데? 하는 표정.

더 뽑기가 싫네.

“마지막 합격자는 릴리 데이비스입니다. 감정을 다루는 솜씨가 꽤 좋았습니다.”

흑인 참가자로 알엔비를 불렀던 참가자다.

노래 실력이 엄청난 건 아니었지만.

감정을 건드릴 줄 아는 참가자였다.

뭐, 그 때문에 뽑힌 건 아니고.

가장 중요한 건 저 참가자의 엉덩이.

정말 이게 핵빵디다!를 보여주는 엉덩이다.

저기 깔리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하다.

카디만해도 엄청 커다란 엉덩이를 자랑하는데.

이 참가자는 카디보다 엉덩이가 더 큰 거 같다.

이렇게 생각하다 보니까 카디 몸매가 정말 사기네.

가슴도 엉덩이도 감탄이 나올 정도니까.

“인정할 수 없어!”

“으음, 무슨 뜻이죠?”

갑자기 항아리 아줌마가 씩씩대며 포효를 내질렀다.

예전에 저런 아줌마가 사자후 하는 영화 있었던 거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노래는 내가 더 잘한다고!”

“흐음, 인정합니다.”

“근데 왜?”

각 참가자의 실력을 점수로 매긴다면 이 아줌마가 3등이다.

이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

하지만! 나는 이번에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무대를 준비하라고 했다.

이런 상황이 생길 때를 대비해 몇 가지 핑계를 가져왔지.

사실 이런 상황보다는 시청자들이 욕 할까 봐 준비한 핑계지만.

미리 방송에서 말할 테니 내가 왜 이들을 뽑았는지에 관한 이야기는 좀 적게 나오겠다.

“저는 이번 무대에서 자신을 표현하라고 했습니다. 기억하시죠?”

“물론!”

“그런데 당신은 어떤 무대를 보였나요?”

“내가 제일 잘하는 노래였다고!”

고개를 끄덕여줬다.

“저는 당신의 무대에서 노력의 흔적을 찾지 못했어요. 그냥 평소 많이 부르던 노래라 부른 느낌이었죠.”

“그, 그건.”

“아닌가요?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별로 노력하지 않은 거 같은데.”

내 말에 참가자의 표정이 굳었다.

“아냐! 나, 나도 최선을 다했어! 잘 불렀잖아! 실수도 안 했다고!”

“뭐, 그렇다고 치죠. 노래에 점수를 매긴다면 이 중에서 3등은 했을 겁니다.”

“근데 내가 왜! 떨어져야 하는데!”

광분해 내게 걸어오는 참가자.

솔직히 조금 쫄리긴 했지만 지지 않기 위해 눈을 피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이번 무대에서 보고 싶은 건 여러분 그 자체였습니다. 사람 자체의 매력이죠. 당신은 노래를 잘 한 것 빼고는 이 중에서 가장 자신의 매력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매력에 외모는 꽤 큰 부분이다.

같은 행동을 해도 이쁘고 잘 생긴 사람이 하는 것과 못생긴 사람이 하는 건 다르니까.

“제가 이번 미션을 내린 의미가 뭐였을지 생각해보신 적 있나요?”

“그냥 제일 잘 하는 걸 시킨 거잖아! 그냥 그렇게 말하기엔 조금 없어 보이니까 조금 있어 보이게 말한 거지.”

와! 이젠 막 나가자는 거네?

“흐음, 어느 정도 그렇게 들릴 수도 있었겠네요. 제가 이번 미션에 담은 속뜻은 조금 다릅니다.”

아줌마가 부들부들 떨며 조용히 나의 다음 말을 기다린다.

탈락한 이들도 궁금했는지 긴장한 채 내게 집중했다.

“간단한 예를 들면 저는 여러분이 상품으로써 소비자가 원하는 모습을 보이길 원했습니다. 그게 가장 자신을 잘 표현한 모습으로 나타났으면 좋겠고요.”

몇몇 제작진이 고개를 끄덕인다.

내 설명을 들은 순간 이 바닥 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대강 뽑힌 사람들이 왜 뽑혔는지 이해가 됐을 테니까.

“저는 당신이라는 상품을 구매하지 않은 겁니다. 돈이 부족했으니까요. 딱 다섯 개의 상품만 구매할 수 있는데 당신은 그 다섯 안에 들지 못했습니다.”

단호한 말.

사람을 상품에 비유했다고 조금 논란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내 진심이 섞인 말이다.

“물론, 사람을 상품에 비유하는 게 기분 나쁠 순 있겠죠. 하지만, 여러분은 여러분 그 자체를 판매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게 엔터테인먼트 사업이구요.”

부들부들 떨던 아줌마가 힘을 풀고 자리에 앉았다.

“당신이 오늘 보여준 모습은 제 생각을 확신으로 바꿔줬네요. 당신을 구매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 그만.”

“네. 원하시니 그만하죠. 여전히 결과에 의문이 있는 분 있으신가요? 질문도 좋구요.”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럼 여기까지 하죠.”

그렇게 나는 기분 나쁜 티를 팍팍 풍기며 밖으로 이동했다.

“프, 프로듀서님.”

급하게 달려와 날 잡는 제작진.

“아! 네. 제가 너무 흥분했네요.”

“이해합니다. 그건 넘어가고 아직 촬영분이 남았습니다.”

“그래요? 그럼 다시 들어가면 되나요?”

“아뇨. 잠시 기다려 주세요. 내부 정리 좀 하고 오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아까 바람을 쐬던 곳으로 천천히 걸어나갔다.

“신디?”

“아! 끝났어?”

“아직. 잠깐 시간이 나서.”

다른 스튜디오에 있을 줄 알았는데.

신디도 여기서 촬영했나 보네.

“잘 뽑았어?”

신디가 내게 먼저 넌지시 말을 꺼냈다.

“그런대로 잘 한 거 같아. 너는?”

“난 잘 모르겠어.”

“모르겠어?”

신디가 깊은 한숨을 쉰다.

“항상 선택받는 처지였지 내가 누군가를 선택해본 경험이 별로 없어서.”

신디는 나름대로 인기 있는 프로듀서다.

곡을 만들어 달라는 가수가 한 둘이 아닐 텐데?

내 의문을 느꼈는지 신디가 말을 꺼낸다.

“나는 회사에서 정해준 가수랑만 작업했어.”

“그래?”

“응, 사실 내가 사람 보는 눈이 조금 부족하거든.”

“사람 보는 눈?”

신디가 살짝 아련하고 슬픈 표정으로 날 본다.

“내가 고집부려서 만든 앨범은 다 망했어.”

“그, 그래?”

“응. 그리고 회사에서 선택한 앨범은 모두 성공했고.”

그러면 회사 말을 잘 따를 수밖에 없지.

“내 판단을 믿을 수가 없더라고.”

내가 어떻게 해줄 방법이 없다.

가장 좋은 건 경험으로 헤쳐나가는 거지만.

회사에서 그 경험을 시켜주질 않았으니까.

“뭐, 어때 여기서 우승하지 못한다고 해도 앞으로 활동에 지장 가는 건 아니잖아. 경험한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조금 비워.”

신디의 곡은 유니크하다.

신디가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곡 퀄리티가 갑자기 엄청 떨어지지 않는다면.

신디를 원하는 가수는 언제나 있을 거다.

“으음, 회사에 보여주고 싶어.”

“너도 잘 할 수 있다는걸?”

“응. 인정받고 나도 이제 내 선택으로 작업을 하고 싶어. 그래서 여기에 나온 거도 있어.”

“어려운 길이네.”

신디가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쉰다.

“경험이 필요한데 그동안 회사에서 경험할 기회를 막았으니, 조금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다.”

“그렇지?”

나름 내 생각과 함께 위로한다.

“프로듀서님?”

그때 뒤에서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 난 남은 촬영이 있어서.”

“그래. 수고! 나도 슬슬 들어가야 해.”

“응. 너무 고민해봐야 바뀌는 건 많이 없어. 그냥 감을 믿어봐.”

“도움이 되네. 고마워.”

신디가 활짝 웃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항상 활발하고 유쾌한 성격의 신디가 저런 고민을 하고 있을지 몰랐네.

뭐, 나야 항상 마기의 도움으로 작업한 가수가 무조건 뜰 거라는 믿음이 있다.

실제로도 그래왔고.

그 믿음 덕에 아티스트를 포함한 회사 사람들도 내 결정에 아무런 불만을 품지 않는다.

내가 이런 능력이 없었다면 신디와 비슷한 고민을 했겠지?

여러모로 마기에게 고마운 순간이네.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군.

‘그래그래.’

마기의 목소리도 오랜만에 듣네.

-잠시 내 아이들의 상태를 보고 왔다.

‘아이들?’

-으음, 설명하자면 길다. 다음에 얘기하지.

‘그래.’

지금은 할 일이 있으니까.

아마 나 말고도 마기를 사용했던 사람들이 있으니 그들에게 마기의 일부가 흘러간 거겠지.

그걸 아이들이라고 표현한 거 같다.

-얼추 맞다.

마기의 말이 끝나고 스튜디오 안으로 들어갔다.

탈락한 참가자들은 모두 갔는지 다섯만 남았네.

내가 들어오는 다들 일어나 자리에 섰다.

“자! 첫 미션은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합격한 분들에게 격려의 말씀이라도 하실래요?”

“모두 잘 부탁드립니다. 저도 최선을 다해 여러분의 무대를 만들 테니. 여러분도 잘 해 주세요.”

말이 끝나고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다시 입을 여는 제작진.

“그럼 여기서 다음 미션을 공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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