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박으면 악상이 떠올라-341화 (341/450)

341.

카디네 회사에 도착해 문을 열고 미리 연습실에 들러 시설을 구경했다.

“꽤 잘 돼 있네.”

직원도 없는 사무실이라 건물 한 채에 전세 낸 기분이다.

“슬슬 참가자들 오겠다.”

“아! 그래. 정비서는 쉬고 있어.”

“응. 이따 봐.”

나가려는 아인의 팔을 잡아 몸을 돌린다.

“왜에?”

-츄르릅, 츄릅.

“응. 이따 봐.”

“아으, 정말.”

볼을 붉히고 나가는 아인.

다리를 살살 떠는 게 키스 한 번에 발정 난 거 같다.

그러게 어제 오지 그랬어?

짓궂게 웃어주고 아인을 보냈다.

잠시 기다리니 여성이 한 명 한 명 건물 앞에 도착했다.

촬영팀은 조금 이따가 온다.

미리 세팅하면 더 좋겠지만.

그 전에 촬영 없이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하려고 촬영팀을 조금 늦게 불렀다.

모두 모인 참가자.

열 명의 얼굴을 보니 뭔가 확 나뉜 느낌이다.

이쁜 애들 다섯 조금 부족한 애들 다섯.

음악 프로그램에서 외모를 따지는 게 의미 없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외모는 꽤 커다란 무기가 된다.

솔직히 실력자들은 몇 없고 다들 고만고만한 노래를 하니까.

장르만 다를 뿐 특별히 더 잘하는 참가자는 몇 명 없다.

게다가 나의 프로듀싱을 받으면 노래 시력이야 확실하게 늘려줄 수 있다.

외모를 많이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자! 모두 모이셨네요.”

열 명의 여인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날 본다.

“촬영팀이 오기 전에 이렇게 여러분을 모신 이유가 있습니다.”

기대하는 눈빛들.

그 기대를 무너트릴 시간이다.

“예상하신 분도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다음 미션은 여러분들 간의 경쟁일 것 같습니다.”

“아.”

몇몇 탄성이 들려온다.

당연한 순서 아니겠어?

“뭐, 아닐 수도 있지만, 저는 어느 정도 확신해요. 이 말을 하기 위해 촬영팀을 조금 늦게 불렀어요.”

내가 이런 말을 꺼내는 이유는 공정한 경쟁을 위함이 아니다.

“열 분 모두에게 똑같이 시간을 할애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해서 쟁쟁한 상대들을 이길 수 없어요.”

선택과 집중이다.

사실대로 말하면 꼴리는 애들한테 집중할 생각.

미국인만큼 한국과는 다르게 섹스 몇 번 했다고 매달리는 일은 없을 거로 생각한다.

아니면 말고.

마기에 중독된 여자가 뭐 어쩔 건데?

욕구에 충실한 촬영을 할 생각이다.

생각해 보니까 여기서 그렇게 열심히 할 필요가 없는 거 같더라고.

우리 회사로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남 좋은 일만 시켜주는 거 같아서.

뭐, 내게도 이득이 있겠지만.

참가하기로 한 시점에서 얻을 이득은 대부분 얻은 거나 다름없으니까.

즐기면서 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여러분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여러분이 보여준 능력만큼 저도 능력을 보일 테니까.”

긴장한 표정의 참가자들.

몇몇은 묘한 미소를 보이는 게 내 제안이 꽤 마음에 든 거 같다.

그만큼 실력에 자신 있다는 소리겠지?

미안하지만 너희의 노력만으로 마기의 축복을 받는 여자를 이길 수는 없다.

나는 씩 웃으며 촬영팀이 올 때까지 기본적인 보컬 이론을 읊었다.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으니까.

적당한 시간이 지나고 도착한 촬영팀.

급하게 장비를 세팅하는 모습을 보며 입을 다문다.

생각에 빠진 듯 여인들을 바라보는 건 컨셉이다.

내가 당신들을 위해 이렇게 고민하고 있다는 어필이지.

“준비 끝났습니다.”

“네. 그럼 바로 시작할게요.”

촬영이 시작됐다.

“기본적인 얘기는 이 정도면 됐겠죠. 뭐, 음악에는 분명 모두가 알고 지켜야 할 기본기가 있습니다.”

지적인 이미지를 메이킹한다.

아무래도 미국에서 한국인은 똑똑하단 이미지가 강하니까.

천재의 이미지를 이어가는 게 나쁠 건 없으니까.

“하지만! 그런 기본 이론을 들어야 하는 사람이라면 이 자리에 없었겠죠. 저는 여러분 한 명 한 명의 개성을....”

대충 기본기는 다들 알아서 갈고 닦아라.

나는 너희 한 명 한 명에게 맞는 교육을 하겠다는 얘기.

방송에 나가면 멋있겠지?

“위해서는 한 분씩 개별 면담이 필요할 거 같네요.”

물론, 촬영 중 면담과 촬영이 없는 면담을 모두 할 생각이다.

촬영 분량은 많은 게 좋겠지?

한 명씩 노래를 시켰다.

프로듀싱 방향을 말해주고 다음에 볼 때까지 연습해 올 숙제를 내준다.

그렇게 열 명의 참가자를 모두 보고 촬영을 마쳤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다음부터는 개별적으로 연락 드리죠.”

“네!”

촬영을 마치고 연습실을 정리한다.

대충 정리가 끝나니 아인이 들어왔다.

“집에 가야지.”

“응. 피곤하다.”

아인에게 매달려 칭얼거린다.

“왜 이래?”

“귀찮아아.”

10명을 일일이 보고 조언하는 일은 생각보다 심력 소모가 심하다.

어려운 건 아닌데 고만고만한 노래 들으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지어내 조언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니까.

“헤헤. 빨리 집에 가자.”

“그래.”

아인의 차를 타고 집에 도착했다.

“후우, 내일은 또 드림 스테이지 녹화가 있겠네.”

“아! 맞다.”

아인의 말에 스케쥴이 떠올랐다.

드림 스테이지의 1차 예선은 성황리에 끝났다.

참가자가 너무 많아서 추리는데 애먹었다고 한다.

2차 예선은 나와 미국인 3인방이 함께 하는 자리.

또 10명을 추려서 본선에 올리고 그때 심사위원으로 코안을 불러야지.

코안에게 아직 섭외 전화도 못 했지만.

어떻게든 되겠지?

내친김에 전화나 해보자.

-여보세요?

누워있었는지 늘어지는 목소리.

“코안 부탁이자 딜이 있어요.”

-뭔가?

“제가 유티비에 올리는 프로그램 있잖아요.”

-아! 재밌게 보고 있네. 드림 스테이지.

알고 있다니 다행이네.

“네. 이번 본선에서 특별 심사위원으로 코안을 모시고 싶어요.”

-흐음, 귀찮네만.

“그래서 딜을 가져왔습니다.”

-그래? 뭔가?

내가 어떤 딜을 할지 궁금한지 목소리가 달라졌다.

“심사위원을 해주신다면 제가 드린 곡에 관해서죠. 언제 어떤 식으로 낼지 참견하지 않겠습니다. 내고 싶으실 때 아무 때나 내시면 돼요.”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 아닌가?

“아뇨. 마음이 바뀌었어요. 코안이 계속 안 내준다면 그냥 다른 그룹에 주려구요.”

-뭐? 그 곡을 우리가 아닌 다른 그룹이 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물론, 이 곡은 코안에게 가장 잘 어울린다.

하지만 조금만 고치면 다른 그룹에도 어울리게 변한다.

나는 코안에게 편곡 방향을 살짝 흘렸다.

“코드 진행을 약간 변경해서....”

-으음. 자네는 정말 천재였군.

“그렇게 하면 다른 그룹이 불러도 될 거 같지 않나요?”

-좋네. 하겠네.

됐다.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은 이게 끝이다.

신인들이 경쟁하는 모습을 보면서 코안이 각성하길 바랄 수밖에.

그게 아니면 정말 코안이 곡 내줄 때까지 신경을 끊을 생각이다.

이미 토리스의 곡으로 내 영향력은 충분히 올랐으니까.

다음에는 누구한테 곡을 줘 볼까?

“도착이다. 코안이 한다고 해?”

“응. 얘기가 잘 됐어.”

“헤헤. 축하해.”

“고마워.”

아인의 머리를 당겨 이마에 뽀뽀했다.

나와 가장 오래 붙어 있는 아인인데.

볼 때마다 귀여워서 참을 수가 없다.

점점 귀여워지는 거 같기도 하고.

집에 도착하니 카디와 리사가 기다리고 있다.

“왜?”

“빨리 녹음하고 싶다. 브로. 내 안의 피가 끓고 있다고!”

“나도 준비 다 됐어.”

“그래? 좋네. 줄리는?”

리사가 고개를 살짝 저었다.

하긴, 부담을 느끼고 있을 수 있겠다.

두 사람 녹음 먼저 하고 줄리한테 가봐야겠네.

지인이도 연습 많이 하고 있으려나?

곡은 초유 누님께도 보냈다.

안무가 나오면 그때 맞춰서 곡을 조금 손보고 녹음해야지.

“지인아.”

“네. 선생님.”

귀엽게 총총거리며 달려온 지인.

“한국에는 언제 갈 거야?”

“음. 가긴 가야겠죠?”

“가야지. 안무 연습도 하고 복귀해야지.”

“그래요.”

한국에서 활동하는 여인들도 슬슬 복귀 각 잡아야지.

땡중이 영상을 푸는 바람에 많은 게 꼬였다.

지금도 연습실에서 탱자탱자 놀고 있을 연습생 5인방이 제일 걱정이다.

으음, 미국에 데리고 올까?

조금 그런가? 일단 슈민에게 지하 아이돌 프로젝트도 들을 겸 한 번 한국과 중국에 다녀오긴 해야겠다.

아효도 중국 활동 시작해야 하고, 조아의 한국 활동도 시작될 테니까.

“흐음, 정비서 스케쥴 조율 좀 하자.”

“응? 그래.”

녹음실로 내려가며 아인과 스케쥴을 살핀다.

“와! 나 진짜 바쁘게 살고 있구나.”

“뭐가 바빠? 어지간한 직장인보다 훨씬 널널한데.”

“으음, 그건 맞지.”

일하는 날이 많지는 않으니까.

“아무튼! 이러면 한국에 다녀올 시간이 좀 나겠지?”

“흐음, 오래 있지는 못하겠다.”

“프로젝트 S가 끝나야 오래 가 있을 수 있지.”

“드림 스테이지는?”

그거야 내가 주최하는 거니까 스케쥴 조절을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까.

시즌을 조금 늦게 시작하면 된다.

“그럼 됐다.”

“응. 그렇게 알고 있을게.”

아인이 방으로 돌아갔고, 카디와 리사가 다가왔다.

“녹음 전에 들어나 볼까?”

“좋아!”

“그래.”

음악이 흐르고 줄리 부분이 넘어간다.

카디가 랩 하는 부분.

알맞은 박자에 치고 나온 카디가 멋지게 랩을 끝낸다.

카디의 랩에 더블링하는 리사.

오! 리사도 재능충이라 그런지 랩을 꽤 잘 한다.

바로 나오는 리사의 파트.

순조롭게 곡이 완성돼간다.

따로 화음을 넣는 구간을 두진 않았다.

생각보다 세 사람의 목소리가 많이 어울리진 않아서.

각자 목소리로 화음을 녹음해 엠알에 깔아둘 생각이다.

“좋네. 바로 가자.”

“응.”

카디가 먼저 들어가 한큐에 녹음을 끝냈고 다음으로 리사가 들어갔다.

“리사 조금만 더 여리게.”

“오케이.”

리사는 몇 번 녹음을 다시 했지만, 그런대로 깔끔하게 끝날 수 있었다.

“오케이. 나와.”

“응! 나 잘 했지?”

“완벽했어.”

리사가 배시시 웃으며 안겼고, 카디도 표정을 바꿨다.

미안하지만 줄리한테 가봐야 한다.

“이따가. 줄리 좀 보고 올게.”

“그래. 줄리가 많이 어려워하는 거 같더라고.”

“맞아. 브로가 위로 좀 해줘.”

고개를 끄덕이며 작업실을 나선다.

“줄리.”

“응? 왔어? 허니.”

앉아있던 줄리가 내게 다가왔다.

“잘 안 돼?”

“아니. 잘 돼.”

“그래? 불러 볼래?”

“응.”

자신감에 찬 표정으로 말하지만 내 눈에는 떨리는 동공이 다 보였다.

반주도 없이 자신의 파트를 부르는 줄리.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역시 뭔가 조금 부족하다.

방금 리사와 카디의 노래를 듣고 와서 그렇지?

“으음.”

“마음에 안 들어?”

“아니. 아주 잘 했어.”

“그래?”

내 칭찬에도 표정이 펴지지 않는 줄리.

“그래도 조금 부족하지?”

“줄리는 노래가 다가 아니니까.”

“그래도 음원에서는 확! 티가 날 테니까.”

“내가 도와줄게.”

줄리가 고개를 저었다.

“기계로 만지고 싶지는 않아.”

“기계로 만질 건 아니야.”

“그럼?”

“내가 널 만질 거야.”

줄리의 허리를 둘렀다.

“하읏, 허니?”

“기대해. 어떻게 변할지.”

“그, 그게 무슨, 흣, 흐으응! 조, 좋아, 허니히잇!”

줄리가 내 손길에 신음하며 반응한다.

“그런 말 알아?”

“어떤 말?”

“여자의 몸은 악기라고.”

“악기? 응. 들어는 봤어.”

줄리의 옷을 벗긴다.

“악기를 다루기 전에 가장 중요한 게 뭘까?”

“으음, 숙련도?”

“아니. 다루기 전에.”

“전에?”

줄리가 고개를 갸웃한다.

“바로 조율이지.”

“아! 조율.”

“응. 네 몸을 조율할 거야.”

“오우! 쓋! 허니. 흣, 가, 갑자기, 허으으.”

젖은 보지에 자지를 박아 넣었다.

애무는 필요 없다.

평소에도 격렬하게 당하는 줄리기에 어지간한 섹스는 다 받아줄 수 있다.

줄리의 몸을 주무르며 점점 속도를 올려 격렬하게 허리를 튕긴다.

즐기기 위한 섹스가 아니기에 마기를 사용해 줄리의 몸을 들여다본다.

“흐읏, 오우, 홀리 쓋! 프어억! 흣, 흐하아아앙!”

줄리가 점점 격렬하게 허리를 튕긴다.

이러면 마기를 쓰려던 집중력이 자꾸 흐트러진다.

일단 줄리를 보내고 천천히 해야겠다.

“홀리! 퍼커! 허우우우우우우우우!”

-뷰릇! 뷰르릇!

몇 번의 사정 끝에 줄리가 축 늘어졌다.

“괜찮아?”

“허니. 하으, 몸에 힘이 다 빠졌어.”

“그럼 조율을 시작해 볼까?”

“지, 지금?”

기분에 따라 줄리의 몸을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하으으.”

줄리도 귀여운 신음을 낼 때가 있네.

늘어진 줄리의 몸에 마기를 불어 넣고 줄리의 몸을 조금씩 자극한다.

“흐으응, 하으. 허니. 나 더는 힘든데에.”

“걱정하지 마. 조율만 할 거니까.”

“거짓말. 흣.”

“믿어 봐.”

이미 완성된 가수기에 줄리에게 문제점은 별로 없다.

단순히 타고난 재능이 거기까지일 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지만.

약간의 변화면 충분하다.

그만한 능력은 있는 보컬이니까.

“하으으, 느낌이 이상해.”

“다 됐다.”

“뭐가아. 하으.”

“조금 있으면 알게 될 거야.”

줄리가 기운을 차리길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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