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박으면 악상이 떠올라-338화 (338/450)

338.

어제는 대기 시간이 별로 없어서 굳이 대기실로 오지 않았지만, 오늘은 시간이 좀 남으니까.

그래도 참가한 프로듀서들이 다들 괜찮은 사람 같아서 좋은 기분이 계속 유지됐다.

뭐, 이 프로그램의 목적이 프로듀서끼리 서로 싸워서 쟁취하는 거긴 하지만.

다들 그런 목적으로 나온 게 아닌 거 같은 느낌?

확실히 미국이라 그런지 경쟁의식이 덜 하다.

아니, 경쟁의식이 덜한 게 아니다 더 신사적인 느낌이랄까?

서로 감정 없이 정말 음악으로 대결하며 배우자는 분위기라 새로웠다.

한국이었으면 신경전 장난 아니었을 거 같은데.

프로그램이 더 잘 될 거 같다.

우리가 박터지게 싸우는 모습도 꽤 자극적이겠지만.

이렇게 사이좋게 대결하는 모습을 미국인들은 더 좋아하니까.

아무래도 영웅을 좋아하는 나라기 때문에.

정의롭고 착한 인물에게 호감을 많이 표하니까.

“후우, 재밌겠어.”

“슬슬 가야 할 거 같아.”

“응. 쉬고 있어.”

“으응.”

아인이 소파에 몸을 밀어 넣고 눈을 감는다.

하긴 밤새 시달렸으니 피곤했겠다.

어깨를 살살 주무르며 마기를 넣어 준다.

“고마워. 빨리 가봐. 난 괜찮아.”

“응.”

들어온 스튜디오.

정해진 심사석에 앉아 오늘 참가자의 이력을 잠시 봤다.

어제보다 오늘은 남성 참가자 비율이 꽤 많은 거 같다.

으음, 오늘은 남성 참가자를 뽑을 수 있겠지.

참가자가 한 명씩 입장했다.

“워우! 우우우!”

멋들어진 노래를 부른 참가자.

톤도 그렇고 리듬감이나 분위기가 내가 원하던 느낌이다.

오 버튼은 진작에 눌렀다.

“저는 벨을 선택하겠습니다.”

“환영해요!”

뭐, 벨과 겹쳤을 때부터 기대도 안 했다.

순서가 또 지나간다.

이러다 오늘 한 명도 못 뽑는 거 아니야?

정말 마음에 드는 여성 참가자가 아니면 일부러 엑스 버튼을 눌러 팀에 들어올 가능성을 없앴다.

그랬더니 아무도 내 팀에 들어오지 않는다.

아니, 남자들은 왜 내 팀을 꺼리는 거지?

오전 오디션이 지나고 점심시간 프로듀서 넷은 한 곳에 모여서 밥을 먹기로 했다.

“으음, 뭔가 고민이 있으신가 봐요?”

“아, 조금요? 다들 고민은 있지 않으세요?”

신디의 물음에 다른 프로듀서를 보며 말했고.

벨은 딱히 없다는 듯 어깨를 살짝 올렸다가 내리고 식사에 집중했다.

와, 재수 없어.

근데 벨이면 그럴 수 있다.

오 버튼을 누른 모든 참가자가 벨의 팀에 들어갔으니까.

첫날부터 엑스를 적극적으로 누르던 벨이다.

생각해보니 아무 버튼도 안 누른 적이 없네?

대단한 프로듀서긴 하다.

처음부터 팀에 드릴 참가자 느낌을 다 정해둔 거 아니야?

그건 아니겠지?

“후우, 저는 남성 참가자를 좀 받고 싶은데.”

“아아, 그건 오늘 느꼈죠. 호호. 힘드시죠?”

“한 명쯤은 올만 하지 않나요?”

“호호호. 프로듀서님 이미지가 있잖아요.”

내 이미지?

내가 남자가 꺼릴만한 이미지는 아닌데?

“여성 전문 프로듀서로 공고한 느낌이라 남자 참가자에겐 검증이 부족한 느낌 아닐까요?”

“아! 그럴 순 있겠네요.”

거기까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아니, 생각은 했지만 어떻게든 모른 척 넘어갔던 거 같기도 하다.

음, 토리스의 노래가 빨리 나와야 하나?

내가 미국에서 보여준 남자 보컬이라고 해봐야 최근에 드림 스테이지에서 우승한 남성 참가자가 끝이구나.

문제가 없진 않겠다.

그가 꽤 인기를 얻고 있긴 하지만, 미국에서 성공했다고 할 순 없다.

공연하고 가면 그 지역에서만 인기가 많은 느낌?

사실, 그 정도로 노래하는 가수는 꽤 많으니까.

직접 공연을 본 사람은 다들 팬이 되지만, 실제로 듣지 않았던 사람은 딱히 좋아할 이유가 없는 느낌.

조금 아쉽다. 멜스와 같이 가는 전략을 잡기를 잘 했지.

오늘 멜스한테 상을 좀 줘야겠네.

멜스의 음원은 반응이 대단한 편이다.

그 때문에 여성 전문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진 거지?

멜스는 따로 공연도 아직 안 하고 있다.

본인 말로는 조금 더 연습이 필요하다나?

하긴 곡 하나 가지고 공연하긴 힘들겠지.

남성 참가자야 자기 곡이 많아서 뭐라도 할 수 있는 데 반해.

멜스는 기성곡을 불러야 하는데, 그러면 멜스의 매력이 떨어진다.

멜스를 위한 곡을 몇 개 더 만들어 줘야겠네.

가끔 노래 한 곡만 부르고 내려오는 스케쥴은 가는 거 같으니까.

하긴, 멜스도 처음 느껴봤겠지.

내게 꼭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을.

다른 곡은 부르고 싶지 않을 거다.

오디션 끝나면 멜스를 위한 곡을 좀 써줘야겠다.

“후우, 토리스의 곡이 빨리 나와야겠네요.”

“토리스?”

“아! 기사 봤는데. 엄청 기대하고 있어요.”

“하하, 감사합니다.”

벨이 살짝 관심을 보였고, 신디가 기사를 봤는지 축하하는 느낌으로 말을 꺼냈다.

“토리스 그 양반 좀 까탈스러운 게 아닐 텐데 고생 좀 했겠군.”

“에이, 아니에요.”

프로듀싱을 내가 안 했으니까.

처음부터 조건이 곡만 주는 거였다.

프로듀싱까지 내가 하면 더 좋겠지만, 아직 그 정도로 내가 실력을 갖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나와 함께하며 충분히 단련돼 있지만, 사실 한나와 프로듀싱 할 때도 종종 느낀다.

작곡 실력에 비하면 프로듀싱이 형편없다는 사실을.

그러고 보니까 곡이 언제 나온다고 했지? 오늘 저녁 아니었나?

내일은 좀 달라지겠네?

오늘 굳이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는 없을 거 같다.

식사가 끝나고 잠시 쉬는 시간 존이 내게 다가왔다.

“존?”

“아! 토리스에게 곡을 줬다고? 나도 방금 기사를 찾아봤다네.”

“네. 하하. 운이 좋았죠.”

“그게 어디 운으로 되는 일인가?”

존이 내 어깨를 토닥이며 축하의 뜻을 전한다.

아까 같이 있을 땐 가만히 있다가 왜?

“사실 나도 토리스에게 곡을 보낸 적이 있다네.”

“아! 네.”

“그때 내가....”

토리스와 프로듀싱 하면서 고생했던 이야기를 쭉 풀어 놓는 존.

“도움이 될까 싶어서 말해봤네. 휴식 시간을 방해한 건 아닌지 모르겠군.”

“아! 아니에요. 많은 도움이 됐어요. 감사합니다.”

“그럼.”

존이 생각보다 세심한 매력이 있네?

야한 노래 전문가라 좀 가벼운 사람일 줄 알았는데.

배울 점 많은 선배의 느낌이 난다.

근데 이거 어쩌나? 녹음은 이미 끝났고 프로듀싱도 내가 안 했는데.

이 사실을 알면 좀 민망하겠지?

그냥 좋게좋게 넘어가자.

근데 토리스는 왜? 곡 발매에 관한 기사를 안 내보낸 거지?

뭔가 깜짝 선물 같은 느낌으로 가는 건가?

고민해봐야 답도 안 나오니 전화나 해보자.

-그래. 미스터 성민. 무슨 일인가?

“곡은 오늘 저녁에 나오는데 보도 자료가 아무것도 없는 거 같아서요.”

-아아, 내가 말을 안 해줬군. 그건 말일세....

“헐, 거기에 제 곡을 쓰시게요?”

토리스의 말을 요약하면 이번에 나올 정규 앨범 이전에 미리 한 곡을 공개한다고 한 적이 있다.

그 곡으로 내 곡을 공개한다고 한다.

내 곡을 정규 앨범에 넣어 준다는 의미.

토리스의 정규 앨범은 버릴 곡이 없는 거로 유명하다.

-자네 곡이라면 타이틀로도 가능성이 있지만, 이미 정해진 곡이 있어서. 이렇게 먼저 공개해 이슈를 만드는 거라네.

“감사한 일이네요.”

-하하. 내가 더 감사하지. 완성된 곡은 들어봤지?

“네. 죽여줬어요. 역시 토리스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내가 바라던 느낌이 100% 나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토리스만의 느낌으로 곡을 120% 해석해 버렸다.

처음 듣고 색다른 느낌에 꽤 충격받았지.

나 나름 프로듀싱 잘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이번에 깨달았으니까.

-하하. 나는 곧 한참 바빠질 테니 앨범 나오기 전에 한 번 보지.

“네. 그래요.”

통화를 마치고 두근거리는 심장을 느낀다.

이런 기분 오랜만이네.

처음 한나가 내 노래를 불렀을 때 이런 기분이었을까?

토리스의 앨범 맛보기 곡으로 내 곡이 나온다니.

이건 꽤 큰 도움이다.

내일 오디션은 더 재밌겠는데.

“자. 프로듀서님들 들어와 주세요.”

“네.”

오후 촬영이 시작됐다.

내일이 있으니 마음을 놓고 편하게 참가자를 평가해 뽑았다.

으음, 생각보다 너무 많이 뽑았는데?

엑스 버튼을 안 누르기 시작하니 여성 참가자들이 몇몇 내 팀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오늘 들어온 참가자는 총 네 명.

여자만 7명이 됐다.

내일은 남자 세 명으로 채워보자.

되겠지?

집에 가는 길에 멜스의 집에 들른다.

-아까부터 누가 쫓아 오고 있다.

‘그래? 파파라치?’

-그런 거 같군.

뭐, 나한테 파파라치가 붙고 그래?

토리스의 영향인가?

토리스에게 곡을 준 건 이미 기사가 났으니까.

으음, 뭐 멜스를 집에 들이는 게 딱히 문제 될 건 아닐 테니까.

“프로듀서!”

“멜스. 일단 타.”

“네.”

여전히 신비로운 분위기의 멜스.

차에 탄 멜스의 머리를 부드럽게 매만진다.

“잘 지냈지?”

“덕분에요. 요즘 알아보는 사람이 너무 많아졌어요.”

“인기를 얻고 있으니까.”

“다 프로듀서님 덕분이에요.”

-쪽!

멜스가 내 볼에 뽀뽀했다.

풋풋한 느낌이라 입꼬리가 오른다.

멜스의 얼굴을 살짝 잡고 다가간다.

자연스럽게 눈을 감는 멜스.

-츄르릅, 츄릅.

진득한 키스 후 멜스의 근황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제가 부를 수 있는 곡이 하나뿐이라....”

“나도 그 생각은 하고 있었어.”

“정말요?”

“응. 멜스를 위한 다른 곡을 만들어 줄게.”

멜스가 감동한 표정으로 날 본다.

“바쁘지 않으세요?”

“아무리 바빠도 멜스 곡은 말들어 줄 수 있어.”

이 정도의 립 서비스는 얼마든지 할 수 있어.

멜스가 날 꽉 끌어안는다.

“사랑해요.”

“그래. 나도 멜스. 알러뷰.”

“헤헤.”

살짝 몸을 떼고 귀엽게 웃는 멜스.

아우 벌써 꼴리네.

이따 죽었다.

“다 왔어.”

“응. 내리자.”

내리며 마기에 집중했다.

확실히 누가 지켜보고 있네.

사진도 찍는 거 같지?

이거 이슈가 되기 전에 내가 터트리는 게 좋겠다.

“멜스 SNS하지?”

“네. 하고 있죠.”

나는 도착하자마자 멜스를 녹음 부스로 보냈다.

“왜 갑자기?”

“음, 노래 한 번 들어보자. 연습 잘 했어?”

“물론이죠. 자신 있어요.”

멜스가 노래를 준비하는 동안 아인을 불렀다.

“정비서 사진 좀 찍어줘.”

“사진?”

“응. 내가 작업하는 모습이랑 멜스가 노래하는 모습이 같이 담기게.”

“그래.”

아인이 사진을 찍었고 멜스가 노래를 불렀다.

나는 감상하며 장비를 만지는 척했다.

“됐어. 나와도 돼.”

“헤헤. 저 어땠어요?”

“완벽했어.”

고치고 싶은 모습이 조금 있었지만, 그걸 고치면 개성이 사라질 거 같은 느낌이라 참았다.

이런 걸 보면 아직 프로듀서로 역량이 부족한 게 맞는 거 같다.

“잘 했으면 상 주세요.”

“그래. 이리 와.”

-츄릅, 츄르릅.

진하게 키스하며 멜스를 꼭 안았다.

“침대로 갈까?”

수줍게 고개를 끄덕인 멜스.

“정비서도?”

“아니, 난 오늘은 봐 줘.”

“그러지 뭐.”

“치이.”

본인이 봐 달라고 해놓고 삐지기는.

아인의 손을 잡는다.

“순순히 놔줄 거라 생각했어?”

“아, 아니. 그, 그게.”

“하하. 같이 가자.”

“그, 그래.”

요즘 아인이가 너무 귀여워졌다.

2:1은 처음이라 쭈뼛거리는 멜스.

침대에 올라 내 손길을 자연스럽게 기다리는 아인.

나는 아인과 눈을 마주쳤다.

“정비서.”

조용히 부르고 멜스를 보며 눈짓했다.

장난스러운 얼굴로 바뀌는 아인.

나와 아인이 동시의 멜스의 몸을 자극한다.

“하앗, 흣, 이, 이게, 무, 무스은, 흐으응.”

“좋지?”

“호호. 어때?”

당황했지만 몰아치는 자극에 아무런 반항도 못 하는 멜스.

그렇게 멜스가 함락당한 뒤 아인의 몸을 부드럽게 만졌다.

“으음, 좀 씻는 게 좋겠어.”

“그래? 음, 같이 씻자.”

“으응.”

멜스를 잠시 두고 아인과 욕실로 들어와 빠르게 몸을 씻었다.

하긴, 나도 아인도 촬영하면서 땀이 꽤 났지?

씻다 보니 아인의 몸 곡선을 타고 물방울이 떨어지는 게 좀 꼴렸다.

“여기서 한 번 하자.”

“그, 그럴까?”

아인이 욕조 벽을 보게 했다.

알아서 손을 짚고 엉덩이를 내미는 아인.

탐스러운 엉덩이 위로 물방울 하나가 흘러내린다.

-짜악!

“햐으응.”

몸을 떠는 아인.

내가 엉덩이 때리는 걸 좋아해서 그런지 여인 대부분이 엉덩이를 맞는 데 흥분을 느끼는 거 같다.

자주 맞아서 그런가?

물에 젖어 꽤 아플 텐데 보지가 푸들푸들 떨리며 애액을 뿜는다.

잔뜩 발기한 자지를 아인의 보지에 찔러 넣었다.

-푸욱!

“흐으응, 좋아핫!”

박자마자 바로 반응이 오는 아인.

오늘따라 더 민감하네?

밖에 멜스가 누워 있는데 우리끼리 여기서 하니까 더 꼴리나?

뭐, 그럴 수 있겠다.

“하으으, 하으, 흣, 흐으응.”

빠른 속도로 아인에게 자지를 박는다.

멜스를 오래 기다리게 할 순 없으니까.

“흐깃, 나, 가, 갈 거 같아.”

“가도 좋아.”

“흐걋, 흣, 흐갸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절정해 힘이 풀린 아인을 부축하고 수건으로 물기를 닦는다.

“하으으.”

다리가 떨리는 아인.

“못 쌌지?”

“괜찮아. 밤은 기니까.”

“하으으.”

아인을 안아 들어 침대로 이동해 내려줬다.

“멜스 잘 쉬었어?”

“하읏, 네, 네에.”

잠시 잠들었던 듯 놀라 일어나는 멜스.

다정하게 멜스의 몸을 당겨 안으며 쓰다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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