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박으면 악상이 떠올라-337화 (337/450)

337.

“자 첫 참가자 모시겠습니다. 애리조나주에서 온....”

엠씨는 따로 없고 피디가 설명한다.

참가자가 어정쩡하게 걸어 들어오고 노래를 한다.

나는 엑스를 눌렀다.

그러자 참가자 앞에 내 쪽으로 향해있던 조명에 빨간 엑스 불빛이 들어온다.

음, 조금 미안하네.

너무 빨리 눌렀나?

내가 미안함을 느끼려는 찰나에 엑스 불빛이 연달아 투두둥 들어왔다.

4엑스.

저런 맥주가 있었던 거 같은데?

뭐, 넘어가자.

갑자기 반주가 끊기고 참가자가 멍하니 서 있다.

“심사평 있으신가요?”

심사평은 필수로 할 필요는 없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손을 들고 말하는 시스템.

“없으시네요. 그럼 제일 먼저 엑스를 누르신 에스 민 프로듀서님. 한 마디 해주시죠?”

물론, 손을 안 들어도 이렇게 피디가 질문하면 심사를 하긴 해야 한다.

“목소리는 참 좋은데, 기본기가 부족했습니다. 발성, 호흡, 감정 뭐 하나 강점이 없었어요. 기본기 연습을 더....”

생각나는 대로 말을 했고.

다른 프로듀서들도 대충은 동의하는 눈치였다.

“그럼 다음....”

그렇게 참가자가 하나둘씩 지나갔다.

으음, 내 예상은 이게 아니었는데.

엑스 버튼을 누르는 게 꽤 소극적이었던 1일 차.

오 버튼을 누르는 거도 소극적인 편이었다.

물론, 다들 오늘은 감을 익히는 느낌인지 비슷비슷하게 누른 거 같다.

그 때문인지 내가 오를 누른 참가자는 한 명도 내 팀으로 들어오지 않았고.

아무 버튼도 누르지 않은 참가자만 3명 내 팀으로 들어왔다.

조금 웃긴 건 모두 여자.

아무래도 미국에서 내가 낸 노래들이 모두 여자 보컬의 노래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여성들이 내 팀에 들어오려고 하겠지만.

남자가 한 명도 안 들어온 건 조금 예상외였다.

내일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해야겠다.

“제 팀에 들어오신 걸 후회하지 않게 해드릴게요. 우리 같이 잘 해봐요.”

“네.”

팀원들과 인사를 마치고 오늘치 촬영을 끝냈다.

직장인처럼 아침에 딱 와서 정해진 시간에 촬영이 딱 끝나니까 뭔가 촬영 같지가 않아서 기분이 묘했다.

한국도 이런 시스템을 배워야 하는데.

그러면 돈이 많이 들 테니까 당장은 힘들겠지?

“후우, 그래도 피곤은 덜 해서 좋네.”

“그래? 하긴, 한국은 열두 시간 넘도록 촬영하는 때도 많으니까.”

“그렇지.”

이렇게 촬영하면 오디션도 좋은 컨디션에서 보니까 더 나은 평가도 가능할 거 같다.

“끄으응.”

침대에 누워 기지개를 켠다.

“왜?”

“오래 앉아 있어서 그런가? 허리가 뻐근하네.”

“헤헤. 내가 좀 눌러 줄까?”

“좋지?”

여전히 바쁜 미국인 3인방은 오늘도 집에 없다.

아니, 아예 내가 오디션 스케쥴이 있는 3일간 쭉 없다.

아인이가 고생하겠네.

“아! 그리고 내일 멜스가 온다고 했어.”

“그래? 그럼 촬영 끝나고 오는 길에 태워 오면 되겠다.”

“응. 그게 좋겠네.”

미국은 파파라치가 꽤 많으니 행동을 조심해야 하지만.

마기가 24시간 항상 감시 중이라 괜찮다.

그래도 멜스가 오면 아인이 조금 덜 고생하겠네.

게다가 맛있는 요리도 먹을 수 있겠구나.

지금껏 끼니는 거의 사 먹었고, 간단한 것만 해 먹었으니까.

“아으, 졸려.”

“씻고자.”

“씻겨줘어.”

촬영이 있기에 헤어와 메이크업을 한 상태.

안 씻고 자면 피부에 안 좋으니까.

“뭔 앙탈이야.”

“아이이, 그러지 말고 씻겨 주라.”

“후우, 알겠어.”

아인이 마지못해 내 팔을 잡아당겼고 거기에 끌려 욕실로 이동했다.

욕실 앞에서 옷을 벗고 아인의 옷을 벗긴다.

“내 옷은 왜.”

“겸사겸사 같이 씻는 거지.”

“그래. 뭐.”

아인의 볼이 살짝 붉어진다.

으휴, 진짜 귀엽긴.

항상 쎈척하는데 여리고 수줍은 많은 행동을 보여서 그 어설픔에서 오는 매력이 날 흥분시킨다.

“얘는 왜 이래?”

“생리현상이야. 네 몸이 이쁘니까.”

“으으, 정마알.”

잔뜩 발기한 자지를 가리킨 아인.

넉살스럽게 넘기며 아인을 화장실로 이끌었다.

“흐음, 피곤하니까 욕조에 몸 좀 담글까?”

“좋지.”

욕조에 물을 받으며 아인이 씻어주는 걸 기다린다.

물 온도를 맞추고 내게 끼얹은 아인은 샤워 타월에 비누를 묻혔다.

“아니지.”

“응? 뭐가?”

“정비서 몸으로 해줘야지.”

“으으, 알겠어. 기다려봐.”

싫지는 않은지 표정을 찌푸리면서도 샤워 타올로 자신의 몸에 거품을 묻히는 아인.

그대로 내게 몸을 비벼온다.

“후우, 좋다.”

“하으. 흐으으.”

아인도 살짝 발정했네.

몸을 스칠 때마다 단단히 발기한 젖꼭지가 느껴졌다.

“헤헤.”

장난스러운 웃음, 아인의 손길이 내 자지에 올라왔다.

“오우.”

“어때? 좋아?”

“나 흥분시키려고? 감당할 수 있겠어?”

“오늘도 그러면 내일 확 숙소 잡고 나갈 거야.”

오! 이건 진짜 단단히 각오하고 말한 거 같은데?

오늘은 정말로 달래줄 필요가 있겠네.

“내가 뭘 어쨌다고.”

“몰라서 물어? 나쁜 놈아!”

“하하. 알겠어. 오늘은 기분 좋게만 해줄게. 내일 일도 해야 하니까.”

“안 한다는 말은 안 하지?”

어벙한 표정으로 말한다.

“안 하길 원해? 아니면서.”

“아으, 말이 그렇다는 거, 흐으응!”

아인의 말을 끊고 젖꼭지를 꼬집는다.

“정비서도 이렇게 발정했잖아.”

“바, 발정이라니.”

“자연스러운 현상이야.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이러고 있으니까.”

“으으, 진짜아.”

아인이 부끄러워하며 물을 틀어 내게 뿌렸다.

“어푸푸, 하하하. 부끄러워?”

“아! 몰라아.”

귀여워라.

아인과 내 몸을 모두 씻고 나는 아인을 뒤에서 안았다.

“응? 왜? 욕조에 안 들어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갑자기 안고 싶었어.”

“아으, 뭐, 뭐래.”

“들어갈까?”

“으응.”

볼을 붉게 물들인 아인이 수줍게 욕조로 들어갔다.

아인의 뒷쪽으로 들어가 아인을 다시 안았다.

“하으으, 하으.”

단순히 안는 것만으로도 거칠어진 숨소리.

이래서 분위기라는 게 중요하다.

무드만 잘 잡아도 상대가 내게 하는 짓이 완전히 달라지니까.

손을 움직여 아인의 몸을 부드럽게 만지면 15분 정도 욕조에 몸을 담갔다.

“슬슬 나가자.”

“하으, 그, 그래.”

아인이 엄청 흥분해 거칠게 말했다.

물론, 나도 더는 참기 힘들었고.

그래도 오늘은 아인을 조금 달래줄 생각이기에 욕조에서 벽을 짚게는 안 했다.

몸을 한 번 헹구고 나와서 수건으로 물기를 닦는다.

머리에 있는 물기를 말리는 아인의 뒤로 몰래 다가가 아인을 들었다.

“꺅!”

“하하. 뭘 그렇게 놀라? 우리 둘뿐인데?”

“그, 그래도 갑자기 이러면 깜짝 놀란 다고오....”

“귀엽네. 침대로 가자.”

말없이 수줍게 고개를 끄덕인 아인.

같이 침대로 이동해 서로의 몸을 부드럽게 더듬는다.

“하으, 하으으.”

“아, 좋다.”

“으응. 매일 이랬으면 좋을 텐데.”

“그러면 정비서의 우는 모습을 못 보잖아.”

아인이 몸을 돌려날 흘겨본다.

잔뜩 흥분한 얼굴이라 째려보는 모습이 엄청 섹시했다.

“나쁜 놈.”

“하하. 정비서가 매력적인 거라고 생각해.”

“치이.”

-츄르릅, 츄릅.

말은 더 필요 없지.

부드러운 키스.

오늘의 부드러운 섹스를 암시하듯 아주 조심스럽고 부드럽게 키스했다.

오늘도 저번처럼 애태우고 격렬하게 하면 재미는 있겠지만,

아인이가 단단히 삐지겠지?

어쩔 수 없다.

부드러운 섹스는 덜 만족스러운 섹스라고 아인이 생각하게 만들고 싶지만.

오늘은 딱 적당히 해야지.

다른 곳에 풀 수가 없으니까.

멜스가 오면 제대로 작업 좀 쳐놔야겠다.

음흉하게 웃으며 아인의 몸 위로 올라탔다.

“그 웃음 뭐야?”

“아무것도 아니야. 다리 좀 더 벌려 봐.”

“으응.”

활짝 벌려진 다리.

보지가 벌어지며 애액을 울컥 내뿜었다.

“많이 흥분했네.”

“오, 오랜만이라.”

“응? 뭐가?”

“이렇게 다정한 거?”

하긴 매번 장난스럽고 격렬했지?

조금 미안한 마음이 없는 건 아니니까 오늘은 행복감만 줄 생각이다.

천천히 자지를 삽입하고 부드럽고 낭만적인 섹스를 한다.

아인이 힘들어하면 자세를 바꿔주는 배려까지.

크으, 이 정도면 완벽한 힐링 섹스였다고 자부할 수 있다.

“흣, 흐으응, 하으, 흐끄흐으으으으으응!”

-뷰릇! 뷰르릇!

아인의 절정과 동시에 사정하고 아인을 끌어 안는다.

“하으, 하으으.”

“좋았어?”

“으응.”

아인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예쁘네.”

“헤으응.”

아! 너무 귀여우니까 스멀스멀 가학적 본능이 올라온다.

힐 해줬으니까 딜 조금 넣어도 괜찮, 아, 아니다.

그만하자.

내일 정말로 아인이가 삐지면 안 되니까.

“잘 까?”

“그, 으음.”

“응?”

“하, 한 번 더 해도 되는데.”

아인이 아직 발기가 풀리지 않은 자지를 엉덩이로 꾹 누르며 말했다.

“괜찮겠어?”

“조, 조금 아, 아쉽기도 한, 아, 아니 그렇다고.”

음흉하게 변하는 내 눈을 보고 아인이 바로 말을 바꾼다.

“아, 아니. 그, 그냥 자는 게 좋겠, 하읏!”

“아쉬우면 안 되지.”

“그, 그런 건 아, 아니고홋! 흐으응!”

“어쩔 수 없네. 오늘은 내가 희생하는 날이니까.”

아인이 내 가슴팍을 힘 빠진 주먹으로 툭툭 때렸다.

“지, 진짜 나빴어.”

“정비서가 원한 거다?”

딱히 내가 더 길들일 필요가 없었잖아?

아인과 폭풍 섹스했다.

“흐기얏! 아, 안데헤에에에에에에에엥!”

-뷰릇! 뷰르릇!

“흑, 흐응, 나쁜 노호옴, 흐아앙.”

오늘은 자신도 원했기에 원망의 강도가 낮은 건지 딱히 별다른 모션은 없다.

그저 내 품에 안겨 눈물 흘리는 아인.

크으, 역시 아인이는 이 맛이지.

“하하. 그래그래. 우리 정비서. 우쭈쭈.”

“이씨이! 하, 하지 마아! 히끅.”

“알겠어. 하하하.”

귀여운 아인의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줬다.

금방 진정한 아인.

“이제 잘까?”

“우웅.”

한껏 귀여워진 아인을 안고 잠을 청한다.

그래도 오늘은 강도를 꽤 약하게 했으니까 내일 삐지진 않겠지.

아인이는 그런 거 같다.

다른 여자들이 절정의 쾌락을 연속으로 느끼면 눈물 한 방울 정도 흘리면서 조수를 뿜어내는 게 반대가 된 느낌.

조수를 조금만 뿜는 대신 눈물이 멈추지 않는 거 같다.

-츄릅, 츄르릅.

응?

아침부터 부드러운 키스에 눈이 뜨였다.

“하으, 잘 잤어?”

“응, 정비서 아침부터 서비스가 좋네?”

“무, 뭐래.”

볼을 붉힌 아인이 확 몸을 일으켰다.

“아침 먹고 나가자 빨리 준비해.”

“그래.”

적당히 씻고 나와 아인이 사 온 간단한 샌드위치로 아침을 해결했다.

메이크업과 헤어 세팅을 마치고 도착한 스튜디오.

오늘따라 아인이 내가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반응이 많이 나와 즐거운 기분으로 스튜디오에 들어올 수 있었다.

“헬로우, 오늘 기분이 좋아 보이십니다.”

“아! 안녕하세요. 하하. 기분이 나쁘지 않네요.”

벨 코트가 다가와 악수를 청하며 인사했다.

밝은 얼굴.

어제 가장 많은 참가자가 벨 코트를 선택했지?

그래서 기분이 좋은 거 같다.

뭐, 아무래도 경력이 제일 오래됐으니까.

벨 코트는 40대 초반의 남성으로 신나는 노래를 잘 만드는 프로듀서다.

20년이 넘는 경력이 있는 데다 그동안 상도 꽤 많이 받았기에 오 버튼을 누른 참가자가 겹치면 거의 벨에게 넘어갔다.

“오! 두 사람 함께 있었네요?”

“이렇게 다 모였어요!”

한 명의 남성과 한 명의 여성이 다가왔다.

우연히 다 비슷한 시간에 출근했네.

“안녕하세요.”

“헬로!”

모두와 인사를 나눈다.

벨이 아닌 다른 남성은 존 그래머. 30대 중반의 알엔비 전문 프로듀서다.

뭐, 알앤비 전문이라고 해도 성공한 팝 발라드곡이 없는 건 아니고.

다른 건 모르겠고 야한 노래는 기가 막히게 쓴다.

노래만 들어도 자지가 서는 노래를 만든달까? 여러모로 나와 비슷한 이미지긴 하지만.

내가 스펙트럼이 훨씬 넓다.

이 중에서 경력은 당연히 두 번째로 많고 수상도 두 번째로 많이 했다.

그래서 그런지 존도 원하는 참가자를 꽤 뽑아갔지.

마지막으로 귀여운 인상의 여성.

작은 키에 작은 체형인데 몸매는 장난 아니다.

풍만한 가슴과 골반. 몸을 살짝만 움직여도 눈에 확 들어오는 엉덩이.

저 작은 체구로 어떻게 저런 걸 달고 다닐까 싶은 여인.

뭐, 얼굴은 그다지 미인이라고 부르긴 힘들겠지만.

조금만 더 이뻤으면 고민했을지도?

이름은 신디 레인.

나와 비슷한 또래지만 경력은 꽤 오래됐다.

여러 국가의 국악을 현대 음악과 접목해 꽤 신선한 노래를 만드는 프로듀서.

나도 이 사람 노래를 처음 듣고 꽤 충격받았지.

따라 하려고 해봤지만, 쉽지 않아서 포기하기도 했고.

음, 지금이라면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모쪼록 잘 해봅시다.”

“그래야죠.”

넷과 함께 즐거운 분위기에서 인사하고 대기실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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