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5.
베이스 치는 아저씨는 입이 걸걸한 거로 유명하다.
성격이 나쁜 건 아닌데 말이 험하다.
생긴 건 범생이처럼 생겼는데.
그런 외모로 록밴드 하려다 보니까 이렇게 변했다는 인터뷰를 본 적 있다.
그의 아내인 기타 치는 아주머니는 조용하고 수줍음 많은 성격.
완전 반대의 두 사람인데 묘하게 잘 어울렸다.
“반갑네. 지니어스.”
“진짜 천재한테 천재 소리 들으니까 어색하네요.”
“하하. 다 옛날 일이지.”
코안의 별명이 지니어스였던 시절이 있었지.
“피자 식어 일단 먹자!”
“하여간 피자 사랑은 여전하네. 돼지가.”
“피자 때문에 돼지가 됐으니까.”
드럼 치는 아저씨는 외모는 꽤 흉악하다.
거기에 살도 엄청나게 쪄서 덩치도 크고.
가만히 있어도 무서운 포스가 풍긴다.
뭐, 실제 성격은 허허실실에 다정하다고 하지만.
피자에 관해서 뭐라고만 안 하면 세상 착한 사람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코안과 그의 아내.
코안은 천재라는 수식어답게 조금 괴짜 기질이 있다.
밴드 활동을 많이 하지 않는 거도 코안의 괴짜 기질 때문.
뭐라고 했더라?
인간은 나태해야만 행복할 수 있다고 했나?
뭐, 맞는 소리기도 하다.
저 정도로 성공했으면 조금 나태해도 되지.
뭐, 팬들은 속 터지는 거 같지만.
그의 아내는 코안과 닮은 구석이 있다.
어디 국밥집 아줌마처럼 푸근한 느낌의 아주머니.
둘 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있는 시간이 하루 대부분이라고 하니 잘 맞는 커플이다.
“역시 맛은 좋다니까.”
“어지간한 고급 요리보다 낫지.”
피자를 맛있게 먹는 코안과 아내.
반면에 베이스 하는 아저씨는 피자에 손을 안 댄다.
나름 잘 빠진 근육질의 몸이라서 그런가?
따로 식단을 하는 거 같다.
지금도 가져온 닭가슴살 도시락을 퍼먹고 있으니까.
아! 맞다. 이 아저씨는 자기 헬스장을 하고 있지?
범생이 이미지라서 근육이 딱히 돋보이진 않는다.
뭐, 몸을 크게 키우지도 않았고.
베이스 칠 때 방해된다고 했던 거 같다.
“자네 밴드 해본 적 있나?”
“아뇨. 없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걸 썼지? 진짜 천잰가?”
피자를 먹으며 궁금한 걸 묻는 코안.
나머지는 우릴 신경도 안 쓰고 자기네 끼리 놀고 있다.
뭐, 코안을 위한 반주자들 포지션이니까 그럴 수 있지.
코안 덕에 막대한 부를 얻어서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거잖아?
코안이 딱히 무시하는 것도 아니니까.
“사실 조금 고민했다네. 내가 누군가에게 곡을 받는다 생각해 본 적이 없거든.”
“이해합니다.”
“근데 이 곡은 정말 충격이었네.”
강렬한 비트의 하드코어 락.
“밴드에 관한 이해도도 엄청난 거 같은데, 자네가 만든 곡들을 들어 보면 밴드 음악은 없었더군.”
한국에서 몇 곡 있지만, 본격 밴드 음악이라고 하긴 좀 부족하지.
“좋게 봐주시니 감사하네요.”
“진짜 천재를 만난 기분이네.”
“에이, 코안에 비하면 아직 멀었죠.”
코안이 고개를 젓는다.
“나는 자네 나이 때 자네만큼 하지 못했네.”
“설마요.”
내가 코안이 내 나이쯤에 만든 곡을 아는데.
“이 곡이 마음에 무척 들긴 하는데 한 가지 문제가 있네.”
“문제요?”
뭐지? 곡은 정말 완벽한 거 같았는데?
내가 못 보는 걸 코안이 봤을 수도 있다.
그는 분명히 나보다 뛰어난 프로듀서니까.
“활동하기가 너무 귀찮네.”
“네?”
“귀찮다고.”
뭐? 어쩌라고?
욕이 나올 뻔했다.
이런 얘기를 그렇게 무게 잡고 하면 어떡해?
“우리가 오래 쉬긴 했는데 오래 쉬니까 더 쉬고 싶다 이 말이지.”
“으음. 예상치 못한 복병이네요.”
“그런가? 흐으음, 그래도 곡이 너무 매력적이었네.”
코안을 이 자리까지 끌어낸 것만 봐도 곡의 매력은 증명된 거 같다.
아니! 근데! 가수가 음악 활동을 귀찮아하면 어떡해?
“설마 약속이 계속 미뤄진 것도 귀찮아서?”
“허허. 들켰구먼.”
와! 이 아저씨가 진짜.
“코안! 자네는 조금 더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베이스 아저씨가 코안에게 잔소리한다.
하긴 헬창인 아저씨가 보기엔 코안과 부인은 운동이 필요해 보이겠지.
아니! 제일 운동이 필요한 건 드럼 아저씨 아닌가?
“이 돼지는 내가 봐주고 있지만, 자네는 운동을 전혀 안 하잖는가? 우리 나이쯤 돼면....”
“아우, 잔소리는 치워.”
“생각해서 한 소린데. 하여간 지옥에나 떨어져라.”
으음, 싸우는 건 아닌 거 같은데.
뭔가 분위기가 이상했다.
즐겁게 대화하는 느낌인데 내용은 전혀 아니잖아.
뭐, 그래도 저 드럼 아저씨는 운동은 하나 보네.
와! 그럼 저 거구에 근육도 있는 거야?
싸우면 진짜 무서울 거 같다.
“아무튼, 그래서 고민이네.”
“활동이 귀찮아서요?”
“그렇지.”
이걸 어쩌냐?
“그래도 저 친구들이 몸이 쑤신다고 해서 오긴 했네만.”
“여전히 끌리지 않는 건가요?”
“그건 아니네.”
“그럼?”
코안이 묘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귀찮지만, 또 그렇다고 무대를 안 서고 싶은 건 아니네만. 역시, 귀찮네.”
뭐, 혼자고 싶지만 외로운 건 싫다고?
“으음. 제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거 같네요.”
“아니지!”
“네?”
“자네가 프로듀서 아닌가?”
그건 맞죠?
멍한 표정으로 코안을 봤다.
“자네가 내 귀찮음을 해결해 줄 수 있겠나?”
“제가요? 어떻게?”
“그건 자네가 알아서 할 일이지.”
“어휴, 저 미친놈. 병 도졌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베이스 아저씨가 대신해줬다.
아저씨 나이스.
나보고 어쩌란 말이냐?
“으음, 일단 알겠습니다.”
“그럼 난 이만. 알아서 놀다 가게.”
코안이 부인과 함께 일어섰다.
“또 누우러 가냐?”
“당연하지. 너무 오래 앉아 있었어.”
한 시간도 안 지났습니다만?
“어휴, 저 게으름뱅이.”
코안이 밖으로 나가고 차를 타고 가버렸다.
“으음, 이걸 어쩌죠?”
나는 남은 세 사람에게 도움을 청했다.
“흐음, 저 게으름뱅이가 저렇게 나오면 우리도 방법이 없어.”
“힘내게, 뉴 지니어스.”
격려만 받고 끝났다.
으음,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피자를 먹으며 나머지 멤버들과 이야기를 꽤 나눴지만,
마땅한 방법은 떠오르지 않았다.
“후우.”
“왜?”
“상황이 좀 복잡해졌어.”
“뭔데?”
아인에게 코안의 특징과 있었던 일을 말한다.
예약한 호텔이 근처라 운전을 오래 할 필요는 없었지만.
내 말이 길어져 차에서 대화를 꽤 나눴다.
“흐으, 어렵네.”
“그러니까.”
아인도 마땅한 대안이 떠오르는 건 아닌 거 같다.
“아! 몰라.”
“하읏!”
팔을 뻗어 아인의 젖가슴을 꽉 쥔다.
“흐으, 스트레스받아?”
“응. 들어가자.”
“그래.”
볼을 붉히고 요조숙녀가 돼 대답하는 아인.
내가 오늘은 부드럽게 힐링 섹스해준다고 해서 엄청 기대하는 거 같은데?
으음, 그러면 안 되는데.
내면의 악마가 자꾸 속삭인다.
-나는 아무런 말도 안 했다.
‘너 말고, 인마. 네가 악마냐.’
-그렇군.
뭐야? 마기 이놈 악마였어?
-아니다.
‘뭐, 됐다,’
마기도 실없을 때가 있구나.
아무튼, 내면의 악마가 자꾸 아인이를 괴롭히려 한다.
힐링 섹스도 좋지만, 역시 오늘은 내가 봉사하기보단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은 날이다.
코안의 일로 스트레스를 좀 받았나?
마음이 답답해서 그런 거도 같고.
그래. 방법은 하나다.
아인이 원하게 해줘야지.
감도 좋은 아인은 다루기가 쉽다.
부드럽게 시작하는 거처럼 힐링 섹스하다가 애태워서 아인이 애원하게 만들자.
그러면.
입꼬리가 씨익 올라갔다.
“왜 그런 표정으로 있어?”
“응? 아냐. 같이 씻을까?”
“으응.”
욕실 앞에서 아인의 옷을 부드럽게 벗겨준다.
“오늘은 공주님처럼 해줄게. 정비서는 받기만 해.”
“헤헤. 고마워.”
수줍게 웃는 아인.
나도 얼굴을 마주하고 웃었다.
물론, 내 웃음은 악마의 웃음이었겠지만.
“하으으, 하으.”
“좋아?”
“으응. 좋아.”
비누 거품을 바르며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애무한다.
너무 가면 안 된다.
오늘의 컨셉은 보내 줄 듯 말 듯 보내지 않는 거니까.
애무도 박음질도 감칠맛의 끝이 무엇인지 보여줄 예정.
물론, 그를 위해선 나도 고도의 집중이 필요하다.
아인의 자극적인 모습에 이성이 날아가 헷까닥 하면 안 되니까.
아인이 원할 때까지 안 하는 게 이기는 거다.
나중에 큰 보상이 기다리고 있으니 참자.
“흐으으.”
“여기가 좋아?”
“응. 거, 거기. 하으.”
클리토리스 주변을 부드럽게 마사지하니 아인이 내게 완전히 기대고 몸에 힘을 푼다.
슬슬 다 씻었으니까 다음 진도를 나가야겠다.
일부러 욕조에 물을 받아 뒀다.
“욕조 들어갈까?”
“좋지.”
“그래.”
아인이 손으로 온도를 체크한다.
“너무 뜨거운데.”
“고인 물 좀 틀어두면 금방 맞춰질 거야.”
“그래.”
물 온도를 맞추고 몸을 다 씻은 상태로 욕조에 들어간다.
“하으으, 하으.”
“좋지.”
“으응. 이런 건 오랜 만이니까.”
반신욕으로 몸의 열이 더 오르면 더 원하게 되겠지?
큰 그림을 위한 과정, 욕조도 그 과정의 일부분이다.
“하으으, 하으.”
“젖꼭지 섰다.”
“으으응, 부끄러워.”
“하하. 귀엽네.”
“흣, 흐으응.”
클리 주변을 마사지하던 손이 직접적으로 클리토리스에 살짝 스쳤다.
바로 원래 자리로 돌린다.
“하으으, 하으.”
내 손길이 자극적으로 변하길 원하는 몸짓이 보이지만, 나는 살살 애태우며 끝까지 원하는 걸 주지 않는다.
10분쯤 지나자 아인의 몸이 나른하게 풀렸는지 힘이 쫙 빠진 느낌이다.
“나가자.”
“으응.”
아쉬움이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
계획의 절반은 성공한 거 같다.
평소였으면 욕조에서 두 번은 보내고 벽 짚고 엉덩이 내밀게 했겠지만.
오늘은 그럴 수 없지.
“그, 그냥 나가?”
“응. 오늘은 로멘틱한 느낌으로 간다니까.”
“아, 으응.”
설마 아인이 벌써 애탈 줄은 몰랐는데.
으음, 아인도 이미 내 격렬한 섹스에 중독된 거겠지?
욕조 벽을 한 번 훑은 아인이 천천히 나왔다.
커다란 수건으로 서로의 몸을 닦아주고 나는 아인을 안아 들었다.
“흐으.”
“가실까요? 공주님.”
“푸훗, 그, 그게 뭐야.”
“에이, 서비스를 해줘도 뭐라 그러네.”
아인이 찡긋 웃으며 혀를 메롱 하고 내민다.
으음, 뭔가 이런 풋풋한 느낌 오랜만이네.
20대 초반에 연애하던 느낌이다.
“하으으, 흣.”
“후우.”
침대에 누운 아인의 몸을 구석구석 핥았다.
온몸에 침을 바른다는 느낌으로 핥았지만, 끝까지 보지에 입을 대진 않았다.
“어때?”
“흐으으, 조, 좋아.”
살짝 당황해 보이는 아인.
“부족해?”
“아, 아니. 그, 그런 건 아니고.”
“그래? 그럼 넣을까?”
“으응, 넣어 줘.”
거의 다 왔다.
어설픈 애무로 달아오를 대로 오른 아인.
하지만, 결코 절정하지 못해 욕구가 오를 대로 올랐다.
여기서 조금만 더 건드리면 애원하게 될 거다.
귀두를 보지에 살살 문지른다.
오늘 처음으로 당하는 보지 애무.
보지를 만진 적도 없는데 아주 충분히 젖어있는 보지.
만이 애가 타지?
“하으으, 흐응, 흣!”
천천히.
아주 천천히.
처녀에게 넣는 거보다 천천히 자지를 넣는다.
아인의 질 주름이 하나하나 느껴지며 귀두를 자극한다.
“하으으, 흐.”
“어때?”
“조, 좋아. 흐응.”
삽입만 해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몸이긴 하겠지.
그렇지만 엄청 부족할걸?
평소에 느끼던 감각이 아닐 테니까.
일부러 아인의 약점을 최대한 건드리지 않고 넣었으니까.
질벽이 긁히는 쾌감이 얼마나 큰지 깨닫고 있겠지?
천천히 몸을 움직인다.
빠질 때도 천천히 넣을 때도 천천히.
어우, 이거 이성을 유지하는 게 생각보다 힘들다.
그래도 감질나는 자극을 위해 깔짝깔짝 움직이길 반복했다.
“하으으, 흐으, 성민아.”
“응? 어때? 힐링 섹스?”
“아, 으, 조, 좋아.”
나는 칭찬을 바라는 어린아이처럼 천진하게 물었고.
아인은 그런 내 표정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는지 하려던 말을 참고 그냥 좋다고 말했다.
올라가려는 광대를 억지로 누르며 웃음을 참는다.
아유, 진짜 귀여워.
가슴을 확 쥐고 손잡이 삼아 당기며 엄청 박고 싶다.
참자. 아직은 아니다.
결국은 내가 이길 게임이다.
스스로 포기할 수는 없다.
“하으으, 하으.”
점점 말라가는 아인의 촉촉한 신음.
보지도 처음과 같은 역동적인 조임을 보이지 않는다.
“슬슬 쌀 거 같네.”
“벌ㅅ, 아, 아니.”
“응? 뭐가?”
“아, 아니야. 좋아, 싸 줘.”
진짜 너무 귀여워서 미칠 거 같네.
나름 노력하고 있는 날 배려한다고 말은 저렇게 하고 있지만.
표정에서 전부 느껴진다.
지금의 섹스가 너무 부족하고 하나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게.
그렇지. 평소에 비하면 너무 소프트해서 재미가 없겠지?
일부러 자극이 적은 부분만 골라서 만지며 허리도 소극적으로 튕기고 있으니까.
“쌀게?”
“으응.”
-뷰릇! 뷰르릇!
“후우.”
“다 쌌어?”
아인이 정말 이대로 끝이냐는 눈빛으로 내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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