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박으면 악상이 떠올라-323화 (323/450)

323.

“와! 좋은 곳에 사시네요.”

“아. 선물 받은 집이에요.”

“아하!”

당연히 내 연인이 조아인 걸 알 테니 간단히 얘기만 했다.

오늘 따먹을 생각인데 애인 얘기 나오는 건 조금 그렇지.

“갑작스러운 초대라 대접이 조금 부족해도 양해 부탁드릴게요.”

“호호. 저는 괜찮답니다.”

살짝 웃으며 집을 둘러보는 슈민.

미국인 3인방이 집에 없어서 다행이다.

그녀들은 먼저 미국으로 향했다.

중국에 셋이서 있는 게 심심하다나 뭐라나.

오랜만에 가서 친구도 만나고 한다고 먼저 가버렸다.

집에 있는 건 아인과 나 단 두 사람.

며칠 아인이 매일 밤 행복에 겨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역시 아인이는 울 때가 제일 이쁘다.

“넓은 집에 혼자 계시는 거예요?”

“일단은요.”

아인이 집에 있던 꽤 좋은 차를 내온다.

밥은 먹고 왔기에 식사는 따로 필요 없기에 간단한 다과를 준비했다.

뭐, 누굴 초대할 일이 있겠나 생각하고 준비한 게 별로 없지만.

그런대로 조아가 사둔 게 있어 다행이다.

“차향이 좋네요.”

“하하. 차에 관해선 잘 몰라서.”

조아가 주는 대로 마셨던 편이라 좋은 차인지 아닌지 잘 모른다.

그냥 중국의 고위간부 딸이니까 좋은 차겠지 정도만 생각했을 뿐.

“제게 하실 말씀이 뭐죠?”

내가 조용히 있으니 슈민이 궁금했는지 먼저 말을 꺼낸다.

“엔터테인먼트에 관심이 있어 보여서요.”

“흐음, 오래된 얘기네요.”

잠시 눈을 위로 치켜뜨고 회상에 잠긴 슈민.

천천히 말을 꺼낸다.

“제게는 동생이 한 명 있었어요.”

이어진 얘기는 꽤 충격적이었다.

슈민의 외모를 보면 알겠지만, 동생도 꽤 미인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연예 기획사에서 동생에게 캐스팅 제안이 왔고.

입에 풀칠만 간간이 하던 가족들은 동생의 성공을 빌어줬다고 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성공한 연예인이 되길 바랐던 동생은 실종이 됐단다.

그것도 고위직 간부의 접대 요청을 거절했다가 실종이 됐다고.

“그 인간은, 아니 인간만도 못한 새끼였죠. 그는 동생을 죽이고도 분이 안 풀렸는지 제 가족에게 해코지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부모님을 잃었단다.

본인도 끌려가 위험한 일을 겪을 뻔했지만.

다행히 은인을 만나 살아남았단다.

그 은인이 사룡회로 합쳐지기 전 조직의 꽤 높은 위치의 간부였고.

그 아래서 조직 일을 배웠단다.

“악착같이 일했죠. 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 올랐구요.”

뜬금없이 슈민의 입에서 유창한 한국어가 나온다.

“한국말을 잘 하시네요?”

“엔터 사업은 아무래도 한국이 뛰어나니까요. 배워뒀습니다.”

중국인인 줄 모르고 들었으면 한국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만큼 발음이 좋다.

뭐, 한국어 얘기를 더 할 때가 아니지.

“그런데? 왜?”

“그래서예요.”

내 의문스런 표정에 묘하게 웃으며 답하는 슈민.

“으음, 프로듀서님께는 실례되는 얘기가 될 수도 있지만, 여기서 밝히겠어요.”

“편하게 말씀해 보세요.”

“제 동생 같은 아이가 또 생기는 걸 원치 않아요.”

뭐, 사업을 접으라는 말인가?

그런 건 아닌 거 같은데?

“저는 모든 아이에게 말해줄 겁니다.”

“뭘?”

“해야 하는 일을요. 계약하기 전에 접대가 업무고 연예계 활동은 그를 위한 부수적인 활동이라는 사실을 밝힐 겁니다.”

으음, 그러면 괜찮은 애들이 하려고 할까?

“뭐, 고위 공직자 잘 잡아서 성공할 수도 있고. 돈도 많이 벌 수 있다는 말도 곁들이겠지만, 전 사실을 숨기고 연습생을 모을 생각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저도 비슷한 생각이니까요.”

나도 마음에 확신이 생겼다.

그래. 그런 연습생만 구해도 충분하다.

“제 이름으로 내는 건 아니라 효과는 적겠지만, 제가 드린 곡들은 진짜입니다.”

내 말에 눈을 밝히며 아까 받았던 USB를 꺼내는 슈민.

“목적은 다르지만, 저도 아이들이 성공하기를 빌죠.”

“후우.”

슈민이 긴장이 풀린 듯 깊은숨을 쉬었다.

“내쳐질 줄 알았는데 다행이네요.”

“하하. 저는 그리 모진 사람이 아닙니다.”

“으음.”

그런 사람이 이런 계획을 세웠냐는 눈빛.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변명을 덧붙였다.

“절 노리는 세력이 있거든요.”

“아!”

한마디 말에 모든 설명을 할 수는 없었지만, 슈민은 머리가 좋아 대부분 상황을 유추한 거 같다.

“그래서 저희 사룡회에 오신 거군요.”

“거기까지 생각이 닿았어요?”

“한국과 가장 많은 커넥션이 있으니까요?”

“네. 정답이에요.”

확실히 유능하단 말이 거짓은 아닌 거 같다.

“노래 들어 보실래요?”

“좋죠.”

USB를 품에 챙기는 슈민.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노래로 주의를 돌렸다.

분위기 환기에는 음악만 한 게 없지.

작업실로 이동해 컴퓨터를 켜고 곡을 하나 튼다.

“지금 만들어둔 곡은 총 네 곡이에요.”

“제게 준 곡인 네 곡인가요?”

“아뇨. 두 곡만 드렸죠. 당장 필요한 건 아닐 테니까요.”

“아아.”

그렇게 슈민에게 준 두 곡을 먼저 들려줬다.

힘을 빼고 만든 곡이지만.

내 능력은 어디 가지 않는다.

평소의 곡들보다 한 수, 아니 반수 정도 아래라고 볼 수 있는 곡들.

원래라면 내 이름으로 내기엔 살짝 급이 떨어지니 묵혀 뒀다가 수정하거나 버려질 곡들이다.

그런 곡이지만 따지고 보면 어지간한 기성 작곡가의 곡보다 좋다.

“확실히 이 노래들이라면.”

말을 하다가 생각에 잠긴 슈민.

노래에 관한 조예도 좀 있는 거 같다.

“흐음, 제가 괜한 걱정을 한 거 같네요.”

“무슨 의미죠?”

“이 곡을 들으면 조건이 어떻든 간에 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정말로 가수가 꿈이라면.”

“극찬이네요.”

“사실인걸요.”

슈민과 마주 보며 씽긋 웃었다.

따라 웃는 슈민.

가지런한 치아 끝으로 살짝 보이는 송곳니가 인상적이다.

날카로운 인상만큼 날카로워 보이는 송곳니.

키스하면 어떤 느낌일까?

순간 분위기가 달아오른 느낌이라 슈민에게 얼굴을 가까이한다.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짓던 슈민이 눈을 감았고 나는 입을 맞추려 고개를 돌렸다.

“아니, 여기까지만요.”

내 어깨를 살포시 미는 슈민.

방금 눈을 왜 감았어?

“작곡가님 애인이 누군지 잠시 잊을 뻔했네요. 안전제일 주의라 위험한 관계는 싫어요.”

지금은 한국에 간 조아 때문에 슈민이 쫄았나 보다.

“하하. 괜찮아요.”

“제가 안 괜찮아요. 한국인이라 모르시겠지만, 중국에서 고위직과 척을 지면 정말 힘들다구요.”

“그걸 알고 괜찮다고 한 건데.”

그래도 김샜다.

슈민의 옆에 앉아 조용히 말을 꺼낸다.

“조아에게 허락받은 일이에요.”

“네?”

“최근 기사를 보셨으면 아실 텐데요?”

“뭘요?”

슈민이 정말 모르겠는 듯 고개를 갸웃한다.

“제 여성 편력을요.”

“으음. 조아님을 만나서 정신 차렸다는 건 거짓말이군요?”

“정신은 항상 차리고 있는데요? 조아와 기사를 낸 건 조아네 아버지가 부탁했기 때문이에요.”

“으음, 이건, 이것대로 위험한 거 같은데요.”

슈민의 어깨를 살며시 둘러 몸을 당겼다.

저항하지 않고 딸려 오는 슈민.

“뭐가 위험해요?”

“나쁜 남자에게 빠지는 거?”

“하하. 저는 나쁜 남자가 아닐걸요?”

“으음, 기사만 봤을 땐 충분히 나쁜 놈이었는데요?”

슈민이 날카로운 얼굴로 그렇게 말하니까 살짝 쫄렸다.

조금 후달리긴 하지만 인상이 저래서 그렇지 지금 슈민도 엄청 떨고 있는 게 느껴진다.

무섭게 생겼지만, 천생 여자구나?

“그럼 어쩔 수 없네요.”

“네? 뭐가요?”

“제가 나쁘지 않다는 걸 증명해야 하니까요.”

“어떻게, 읍!.”

말하는 슈민의 입술을 덮쳤다.

순간 바짝 긴장한 슈민이지만 점점 몸에 힘이 풀린다.

자연스럽게 입이 벌어졌고, 혀가 들어갔다.

입천장을 살짝 간질이고 궁금했던 송곳니를 살짝 건드려본다.

뾰족한 느낌은 들었지만, 날카롭진 않았다.

뭔가 혀로 느끼니까 꽤 귀여운 느낌.

송곳니를 계속 건드리니 웃음이 났는지 슈민이 콧김을 뿜는다.

“아이, 컴플렉스라구요.”

“왜? 이쁜데.”

볼을 붉히며 부끄러워하는 얼굴.

얼굴이 상기되니까 진짜 장난 아니다.

날카로운 얼굴인데 묘한 색기가 곁들여져 엄청 자극적이다.

“침대로 갈까?”

“으, 아, 아닌 거 같은데.”

“인제 와서?”

“후우.”

가볍게 숨을 내쉰 슈민이 고개를 턴다.

“더는 안 돼요.”

“정말?”

코가 닿을 듯한 거리에서 눈을 맞추고 말한다.

“으으.”

“괜찮아.”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이라 내가 선입견이 좀 있었나?

생각보다 가드가 높다.

아무래도 동생 일 때문에 남자를 안 좋아하는 건 아닐까?

조금만 더 하면 넘어오겠지만, 더 빠르게 넘어오게 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그냥 내가 넘어가 버리면 된다.

“하읍!”

-츕, 츄릅, 츄르릅.

키스하며 부드럽게 팔뚝을 주무른다.

원래 키스할 때 손 위치는 가슴이 국룰이지만 가드가 높은 사람은 날 밀어낼 수도 있다.

가드가 약한 곳부터 차근차근 이동할 수밖에.

주무르던 손을 천천히 내려 손깍지를 꼈다.

“하으으.”

“가자.”

“어, 어딜.”

그대로 슈민을 당겨 침대로 간다.

손깍지는 이걸 위한 빌드업.

물론, 손깍지만큼 설레는 스킨십도 많지 않다.

내게 이끌려 그대로 침대로 올라온 슈민.

여기까지 온 순간 가드는 의미가 없다.

어깨를 살짝 밀어 슈민을 눕히며 그대로 위에서 입술을 덮쳤다.

-츄릅, 츄르릅.

천천히 슈민이 입은 셔츠의 단추를 푼다.

저항하는 손길이 느껴졌지만 그때마다 찐하게 키스하면 손이 떨어져 나갔다.

셔츠가 다 벗겨지고 입술을 뗐다.

“아직도 안 돼?”

“모, 모르겠어요.”

살짝 몽롱한 표정으로 답하는 슈민.

다 넘어왔네.

뭔가 학교 선배를 보는 듯한 동경의 눈빛이 느껴졌다.

으음, 얘 진짜 처음인 거 같은데?

남녀 간의 관계를 전혀 해본 적 없는 느낌이 든다.

“처음이야?”

-끄덕.

말없이 고개를 끄덕하고 긴장한 채로 날 보는 슈민.

“이쁘네.”

“하읏.”

씽긋 웃으며 말하고 손가락으로 턱부터 천천히 내려간다.

목을 지나 쇄골에 잠시 머물다 가슴골을 간질이고 배꼽까지.

배에 손바닥을 대고 다시 올라간다.

“하으으, 하으.”

살살 몸을 떠는 슈민.

표정으로 보아하니 민감하긴 한데 간지럼도 많이 타는 것 같다.

“간지러워?”

“괘, 괜찮아요.”

“느껴지는 걸 말해줘. 그래야 더 즐겁게 해줄 수 있으니까.”

“가, 간지러워요.”

겉모습과 다르게 순항 양이 따로 없다.

간지러움을 많이 느끼니 자극을 좀 줄여야지.

손길을 조금 더 투박하게 한다.

그대로 브라를 위로 올리고 나오는 가슴을 본다.

으음, 작네.

A컵이네.

살짝 봉긋하긴 하지만 많이 아쉬운 크기. 근데 또 그게 잘 어울린다.

슈민은 왠지 가슴이 큰 게 안 어울리는 느낌.

“하읏, 흐으응.”

젖꼭지를 잡으니 바로 허리가 꺾였다.

역시 여기도 민감하네.

손가락 두 개로 젖꼭지를 잡고 살살 비빈다.

허리가 꺾여 올라오고 다리가 조금 떨리는 슈민.

다른 손이 몸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내려갔다.

“하읏, 거, 거기는.”

“괜찮아. 즐거울 거야.”

“아흣! 흐으응.”

옷을 아직 벗기지도 않았고, 굳이 힘들게 옷 속으로 파고들 생각도 없다.

옷 위로 보지를 움켜쥐듯 자극했는데 그것만으로 꽤 느끼며 몸을 비트는 슈민.

“민감한 몸이네.”

“가, 감각을 단련했으니까요.”

“신기하네.”

감각 단련이라.

뭐, 무협 좋아하는 중국이라면 조직 세계에서 실제 그런 훈련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민감도를 봐서는 꽤 효과가 있는 거도 같고.

“바지도 벗을까?”

답 없이 바지를 벗기기 쉽도록 엉덩이를 드는 슈민.

말로 하긴 아직 부끄러운 거지?

나는 씽긋 웃어주고 바지를 벗긴다.

물론, 이참에 내 옷도 벗어 젖혔다.

“헙.”

“음? 아! 내가 좀 크지?”

이미 단단하게 발기한 자지가 까딱이는 모습을 보고 놀라는 슈민.

“만져 봐도 좋아.”

“아으으.”

떨리는 손이 자지에 와 닿는다.

살짝 차가운 손길이 느껴졌다.

자지에 힘을 줘 한 번 까딱여본다.

“흐읍, 우, 움직여요?”

“어느 정도는?”

“하으.”

“입으로 해볼래?”

고민하던 슈민이 자지 가까이 얼굴을 들이민다.

벌어지는 입.

“이빨 닿지 않게 조심히만 하면 돼.”

눈을 떠날 올려보며 알겠다는 듯 신호를 보낸 슈민이 그대로 자지를 입에 넣었다.

-쥽, 쥬릅?

이게 맞는지 자꾸 고개를 올려 확인하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아니, 뭔가 여장부 스타일을 생각했는데 너무 귀엽잖아.

슈민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기분 좋은지 살짝 웃으며 위를 보는 모습.

이렇게 올려다보니 날카로운 모습이 쏙 들어가고 귀엽고 이쁜 여자로 변한다.

“이제 괜찮아.”

“벼, 별로였나요?”

“아니. 좋았어. 힘들잖아.”

“괜찮은데.”

으음, 민하씨과 인가?

자지 빠는 거 좋아할 거 같은 눈빛이다.

미련이 남은 표정으로 자지를 보는 슈민.

그래도 이젠 다음 진도를 나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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