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박으면 악상이 떠올라-319화 (319/450)

319.

일주일 정도 시간이 지나고 영상이 퍼졌다.

그래도 나름대로 아직 나와의 커넥션을 유지하고 싶은 걸까?

아니면 나를 제외한 다른 여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싶은 걸까?

모든 여인의 몸은 짖은 모자이크 처리로 나체라는 것만 알 수 있을 정도만 나왔다.

물론, 얼굴은 정확히 찍혔지만. 영상 길이도 짧게 그냥 나와 관계하고 있다는 것만 알 수 있을 정도로 나왔다.

뭐, 그들이 진짜 나쁜 단체가 아니라는 걸 어필하고 싶었을 수도 있고.

나야 고마운 일이니 다행이다.

뭐, 그래도 영상과 사진이 퍼졌고 엄청난 이슈가 됐다.

연일 기사가 났고, 뉴스에도 보도됐다.

당연한 순서지.

회사에서는 나를 매장할 거처럼 내 기사를 냈고 아빠는 사장 자리에서 내려갔다.

물론, 나와 아빠가 최대 주주인 건 변함 없지만 심 이사님과 남 팀장님이 공동 대표 자리에 올랐다.

뭐, 둘 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니 걱정은 없다.

아직, 여인들의 인터뷰는 없었지만, 슬슬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거 같다.

잘 하겠지?

이런 경험은 없지만, 논란에 대처해본 경험이 꽤 있는 여인들이고.

슈가 페어리는 조금 걱정되긴 하지만, 소연이는 믿음직하니까.

“으음, 슬슬 나도 뭔가 하긴 해야 할 텐데.”

지금까진 중국어를 배우느라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물론, 여인들과 놀고먹는 것도 있었지만, 중국엔 워낙 한국 관광객이 많아 밖으론 거의 나가지 않았다.

이제 중국어도 좀 익숙해졌는데 중국에서 활동을 좀 해볼까?

그간 중국 노래를 꽤 많이 들었다.

뭐, 트렌드 같은 걸 보려는 건 아니고 중국어 가사에 익숙해지기 위함.

이젠 중국어로 어느 정도 가사도 쓸 수 있다.

“피디님. 헤헤.”

“왜?”

“저 100점 받았어요.”

“잘했네.”

중국어 시험지를 들고 다가온 시연이.

나는 여인들의 중국어 실력을 빨리 늘리기 위해 한 가지 조건을 걸었다.

모두 중국어가 익숙해질 때까지 시험 100점 맞는 사람만 안아준다는 조건.

처음엔 다들 쉽게 생각해서 고개를 끄덕였지만, 지금은 100점 맞는 게 힘든 걸 아니까 다들 열정적으로 공부 중이다.

와중에 제일 걱정 했던 사람 중 하나인 시연이가 뛰어난 중국어 실력을 보여준 건 의외다.

거의 시연이와 수미는 매일 내게 안기고 있으니까.

수미가 좀 맹하고 멍청한 거 같은데, 또 애는 천재라 배운 건 안 까먹는다.

코코걸스와는 전화로 잘 해결했다.

우선 내가 준 곡을 그냥 코코엔터 사장님 곡으로 두 곡 발표하기로 했다.

뭐, 내 느낌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많이 영향을 받았다고 하면 되겠지.

근데 지금 내 영향을 받았다고 말하긴 좀 그런가?

아무튼! 녹음도 중국으로 와서 할 예정이다.

언제 온다고 했더라.

“하으으, 피디님. 흐응.”

“그래.”

내가 집중하지 않으니 야하게 부르며 칭얼대는 시연.

부드럽게 시연의 몸을 쓰다듬으며 서로의 몸을 더듬는다.

“하으으, 피디님. 흐응, 오늘 누구 온다고 하지 않았어요? 흣.”

“아! 오늘이었나?”

중국에 온 게 벌써 10일이 지났다. 그간 아무런 스케쥴도 안 하고 공부와 섹스만 해서 시간 감각이 좀 이상해졌다.

“그럼 빨리 끝내야겠다.”

“히잉, 길게 하고 싶은데.”

“시연이는 그러고 싶어도 못 하잖아.”

“헤헤. 그럼 부드럽게 해주세요.”

고개를 끄덕이며 시연이 다리를 벌린다.

애무는 충분히 된 거 같으니 부드럽게 자지를 밀어 넣었다.

“하으으, 하으, 흐으으으응!”

“좋아?”

“네헤엣. 흣, 흐으응.”

시연이 잠들 때까지 부드럽게 몸을 섞고 씻고 나왔다.

“으음, 언제 도착한대?”

“두 시간은 남았어.”

중국에서도 내 일정을 챙겨주는 아인.

코코 걸즈와 약속을 알아서 조율한 거도 아인이다.

으음, 게네는 날 보면 어떤 생각을 할지 모르겠네.

초은이는 이상한 생각 안 하겠지?

뭐, 내가 그들에게 뭘 요구한 거도 아니니까.

잠시 쉬고 있으니 시간이 금방 지났다.

“도착했데. 데리고 올게.”

“아, 그래 수고 좀 해줘.”

“수고는.”

아인이 코코 걸스를 데리러 차를 몰고 갔다.

공항까지 30분은 걸리니 1시간 있으면 되겠네.

잠시 눈을 코코 걸스의 노래를 복기한다.

으음, 연습은 잘 해왔겠지?

코코 걸스가 도착하고 작업실로 왔다.

“뭔가 오랜만인 기분이네.”

중국에 온 지 그리 오랜 시간 지나지 않았지만, 뭔가 심적으로 변화가 많아서 그런지 시간이 많이 지난 느낌이다.

“도착했어요.”

“안녕하세요.”

아인이 코코 걸스를 데려왔고, 그녀들이 날 보며 조심스럽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나는 씽긋 웃으며 인사하고 그녀들에게 물을 권한다.

“마실 거 좀 드릴까요?”

“네. 감사합니다.”

저번보다 사이가 멀어진 느낌의 비즈니스적 대화.

뭐, 어쩔 수 없지.

저들은 사실이 뭐든 간에 내가 나쁜 짓 했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

“뭐, 저에 관한 소식은 들으셨을 테니 별말씀은 안 하겠습니다. 단지 저는 그리 나쁜 짓은 하지 않았습니다. 녹음할까요?”

“아, 네.”

정신을 차린 코코 걸스 멤버들이 하나씩 부스로 들어간다.

으음, 연습은 제대로 했네.

“초은씨 가르쳐 준 대로 잘 했네요.”

“감사합니다. 헤헤.”

초은과는 나름대로 씽긋 웃으며 눈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다른 멤버들이 조금 놀란 눈으로 보지만 괜찮다.

이미 이들도 내 노래 때문에 마기에 중독됐다.

내게는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없겠지.

“으음, 곡은 잘 나올 거 같네요. 잘 해봐요.”

“감사합니다.”

“저, 저희는 프로듀서님을 믿어요.”

“저도 감사합니다.”

더 친밀한 관계였다면 뭐라도 같이 했을 텐데.

그럴만한 사이는 아니니까.

초은과는 살짝 눈으로 대화를 나누긴 했지만, 딱히 뭘 할 생각은 없다.

저번에 꽤 별로였으니까.

코코 걸스가 떠나고 한국에서의 일이 거의 다 끝났다.

“후우, 이제 하나 남았네.”

한국에서 내가 처리할 일 하나.

그건 바로 걸그룹의 데뷔다.

이미 리얼리티까지 다 찍었는데 이대로 사라지게 할 순 없잖아.

으음, 지금은 조금 상황을 봐야 할 때라서 방송만 끝내고 딱히 데뷔는 안 했지만.

곧 그녀들도 어떻게든 활동을 시킬 예정이다.

그나저나 이제 기자회견 하겠지?

그거 하면 진짜 한국엔 당분간 못 가겠네.

지금은 조금 풍파를 피해 나온 느낌이지만.

그때가 되면 진짜 도망이다.

어쨌든 범죄니까.

“기자회견은 언제라고 했지?”

“내일 저녁.”

“그때 알려줘. 봐야 하니까.”

“응. 다 같이 봐야지.”

중국에서 생활은 만족스러운 편이지만.

다들 어째 조금 다운돼 있는 거 같다.

뭐, 마음이 좋을 순 없겠지.

오늘은 파티라도 할까?

아니다. 내일 기자회견 하는데 한국에 남은 그녀들한테 미안해서라도 못 하겠다.

그렇게 별일 없이 시간이 지났다.

“시작하나?”

“응. 하는 거 같아.”

화면에 여인들이 비치기 시작했다.

정장을 입은 초유 누님과 선애, 미리.

슈가 페어리 셋이 함께 앉아 있다.

기자들의 플래시가 터지고 초유 누님이 입을 연다.

“으음, 여러분이 잘못 알고 계신 부분이 있어서 말씀드립니다.”

응? 뭔가 생각했던 것과 시작이 다른데?

“저희는 작곡가 이성민씨와 사랑을 나눴습니다. 결코, 외압이나 대가를 바라고 한 행동이 아닙니다.”

아니? 왜?

“저희 모두는 아직도 그를 사랑합니다. 사실 그가 저희 이미지를 위해 악역을 자처했지만 차마 할 수 없어서 사실을 밝힙니다.”

웅성대는 소리.

기자들의 여러 질문이 쏟아진다.

“질문은 천천히 받겠습니다.”

대충 그러면 내가 모두와 연애한 거냐.

다들 그걸 알면서도 만난 거냐는 등의 가쉽적인 내용.

여인들이 돌아가며 답을 한다.

“이, 이러면 안 되지 않나?”

“으음.”

같이 보던 모든 여인이 침묵을 지킨다.

회사는 이미 날 악역으로 만들었는데.

여기서 이렇게 폭로를 한다고?

여론을 조금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나 먼저 잘게.”

“으응.”

내 말에 아인이 답해주고 나는 홀로 방에 들어왔다.

이젠 아무런 생각도 하기 싫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생각해 보면 굳이 악역을 맡지 않았어도 알아서 잘 해결될 수 있었을까?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내가 악역을 자처했던 건 단지 나 혼자 폭격을 맞고 다른 여인들을 관심에서 살짝 벗어나게 할 의도였다.

이렇게 돼 버리면 일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겠다.

나도 욕을 먹겠지만 다른 여인들도 가쉽 거리로 쓰이겠지.

“으음.”

우리나라는 특히 성 문제에 있어 보수적인데.

내가 문란하게 살았다고 욕먹는 건 괜찮지만.

내 여인들이 어떤 취급을 받을지 이젠 정말 모르겠다.

“으음, 일단 자자.”

아무것도 하기 싫어 잠을 잤다.

꽤 오래 잔 거 같다.

“피디님.”

“으. 그래.”

시연이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 일어났다.

눈을 떠보니 익숙한 얼굴이 여럿 보인다.

“아. 다들.”

초유, 선애, 미리, 슈가 페어리 셋.

모두가 내 앞에 있었다.

“왜 그런 결정을?”

“아무리 생각해도 이게 나을 거 같아. 같이 한국으로 가자.”

“아니. 아직은 여론을 지켜볼 시간이 필요할 거 같아.”

“그럼 다 같이 여기서 휴가나 보낼까?”

고개를 끄덕인다.

“후우, 모르겠다. 정말.”

그냥 다 모인 김에 같이 시간이나 보내자.

힐링이 필요하니까. 모두.

몇몇 여인들이 나가서 음식과 술을 잔뜩 사 왔다.

중국 술은 독하니까 다들 빨리 취하겠네.

우리는 거의 대화를 나누지 않고 술과 음식을 즐겼다.

자연스럽게 야시시한 분위기로 흘러갔고.

또 난교가 벌어졌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예상외로 한국 여론은 나와 내 여인들에게 호의적이었다.

아마 회사에서 한 여론몰이가 좀 먹힌 거 같다.

나는 그냥 바람기 좀 많은 능력 있는 남자가 됐고.

내 여인들은 나쁜 남자에 빠진 가련한 여자가 됐다.

내가 몹쓸 놈이 되긴 했지만.

전부터 내 여성 편력은 꽤 매스컴에 다뤄졌고.

그 때문에 충격이 작았던 거 같다.

“이러면 또 얘기가 달라지는데.”

“흐음, 한국 들어가도 되겠는데요?”

“그러게.”

이렇게 땡중 세력과 척을 지게 됐지만.

딱히 내게 위험할 것도 없어졌다.

이제 거기도 가진 패가 없겠지?

음, 한국으로 갈까?

“일단 중국에 왔으니까 여기서 뭐라도 하자.”

“그럴래?”

“응. 으음, 뭐가 좋을까?”

한국으로 들어가기 전에 땡중과 싸울 수 있는 세력이든 권력이든 만들 생각이다.

중국의 권력자들과 친해지면 한국에서도 힘을 쓸 수 있겠지?

아니, 꼭 중국 권력자뿐 아니라 한국 권력자도 잡을 방법이 있다.

과거 내가 잡았던 일이고.

막았던 일이다.

바로 성상납.

물론, 내 여인들을 시킬 생각은 아니다.

생각한 방법은 나도 마기로 마약을 만든다.

그래서 괜찮은 여자를 구한 뒤 접대부로 만든다.

물론, 아이돌 그룹처럼 만들어 공연도 시키고 중국에서 인지도도 조금 쌓는다.

그런 아이들이 접대한다면 권력자들은 좋다고 오겠지.

그녀들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나도 이제 물불 가리지 않기로 했다.

“그래. 하자.”

조아네 아버지를 만나서 의논해 보는 게 가장 좋겠지.

이제 나도 중국어가 좀 되니까 일상적인 대화도 어렵지 않을 거다.

조아한테 부탁을 해보자.

“조아야.”

“응?”

“너희 아버지랑 일 관련해서 대화 좀 나누고 싶어.”

“그래?”

조아는 의심 없이 바로 아버지에게 전화한다.

“응, 아빠 바빠?”

일상적인 대화가 끝나고 나와 한번 보자는 얘기를 한다.

“그래 오늘?”

오늘 바로 보면 나야 좋지.

“오늘 시간 괜찮으시데. 이따 저녁에 뵈러 가자.”

“응. 같이 갈 거야?”

“응? 둘이서 보게?”

“일 얘기 좀 하려고 했지.”

조아가 고개를 갸웃하며 내게 말했다.

“내가 들으면 안 돼?”

“들어도 돼. 근데 좋진 않을 거 같아서.”

“그럼 들을래. 우리는 연인이잖아. 뭐든 함께야.”

“그래.”

조아가 씽긋 웃었고 나는 그런 조아를 안았다.

“하으, 아빠 보기 전에 한 번?”

“한 번만?”

“흐흐.”

변태 같은 웃음을 흘리는 조아가 서로의 옷을 벗겼고 우리는 또 뜨거운 시간을 보냈다.

“빠, 빨리 가자.”

“응. 그래.”

섹스를 너무 열정적으로 해서 약속 시각에 늦을 뻔했다.

그래도 다행스럽게 5분 정도 일찍 도착했다.

서로의 옷과 얼굴을 점검했고 식당 안으로 들어선다.

“잘 지내셨는가?”

“아! 오셨어요. 아버님.”

“허허. 아버님 소리 듣기 좋구나.”

“하하. 자주 불러 드려야겠네요.”

기분 좋게 안부 인사를 전하고 맛있는 식사를 끝냈다.

“그래 날 보자고 한 이유가 뭔가?”

“음, 조금 조용한 자리에서 얘기할 수 있을까요?”

“그러지.”

따로 안내를 받아 어딘가로 향했다.

음, 개인 별장인가?

“내 별장일세. 관리인 말고는 아무도 없고, 관리인은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지. 밀담을 나누기 위해 만든 장소니까.”

“좋네요.”

“자주 이용할 수도 있을 거야. 키를 주지.”

“아! 감사합니다.”

오! 이런 별장이면 지금 꼭 필요한 존재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 볼까?”

나는 표정을 굳히고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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