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
“후우, 괜찮아?”
“아으, 자, 잘 모르겠어요.”
절정의 여운이 가시고 신정의 옆에 누웠다.
몸을 돌려 내게 안긴 신정.
신정의 팔뚝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을 이어갔다.
“어떤 감정을 느꼈어?”
“아으, 너, 너무 긴장하기도 했고, 정신이 없어서 기억 아, 안 나요.”
“괜찮아. 또 하면 되니까.”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다 부끄러웠는지 내 품에 얼굴을 폭! 묻었다.
“하하하.”
“하으, 다, 다음엔 안 아프겠죠?”
“아마도?”
원래라면 몇 번 할 때까진 아플 확률이 높지만, 다음부턴 마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아프지 않게 할 생각.
“하으으, 그럼 괜찮은 거 같아요.”
“그래. 앞으로 더 많은 걸 느끼게 해줄게.”
“네에.”
뭔가 연인 간의 대화보다는 사제간의 대화에 가깝지만.
알몸으로 서로를 만지며 하니까 분위기가 상당히 꼴린다.
“하으, 지, 지금 또요?”
“으음, 아니야. 오늘은 쉬는 게 좋겠어.”
“헤헤.”
나야 더 하고 싶었지만, 신정을 너무 무리시킬 순 없다.
내일 거동이 불편해지면 의심을 살 수도 있으니까.
“조금 쉬고 가야지. 데려다줄게.”
“네. 저 조금만 자도 돼요?”
“얼마든지.”
눈을 감고 금방 잠든 신정.
곡 하나 정도만 만들고 깨워야겠다.
신정과의 섹스를 다시 생각하며 하나하나 곡을 찍는다.
으음, 멤버가 다섯이니까 이렇게 하면 다섯 곡 만들어 둘 수 있겠네?
첫 앨범을 다섯 곡으로 가는 건 조금 과한가?
으음, 다섯 곡을 차례로 내는 거도 생각해 봐야겠다.
아무래도, 한 사람과의 섹스로 곡을 만들면 그 곡엔 그 사람의 매력이 잘 보일 테니까.
으음, 그러면 완성은 다섯이랑 난교해서 만들어야 하는 건가?
살짝 군침이 돈다.
난교는 별로 취향이 아니지만, 싱그러운 미녀 다섯은 못 참지.
“으으음, 곡 만드셔요?”
“아! 깼어?”
“헤헤.”
밝은 모습으로 다가온 신정.
“그, 피디님.”
“응?”
부끄러워하며 머뭇머뭇 말을 꺼낸다.
“저, 우리는 이제 무슨 사이에요?”
“음, 그게 중요해?”
“아, 그, 주, 중요한 건 아니지만.”
“좋을 대로 생각해.”
네가 어떤 사이를 원하던 해줄 순 있지만, 그게 너 혼자는 아니란다.
아마 조만간 나와 조아의 열애 기사를 보면 이별을 아픔을 느낄 수 있겠지?
얼마 안 가서 달래주겠지만, 그때 느끼는 감정은 아티스트로 성장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거다.
일부러 차갑게 대할 생각은 없지만, 그 전까지는 조금 거리 두는 척하며 지켜보는 게 좋겠다.
물론, 신정 말고 다른 멤버들에겐 이럴 생각이 없다.
신정의 랩을 듣고 혼자서 대 스타로 만들 생각에 이러고 있는 중.
원래는 잘 해주며 우쭈쭈 우쭈주 해서 내 맘대로 만들어 볼 계획이었으니까.
“아으, 피, 피디님.”
“이제 슬슬 갈까? 좀 씻고 가는 게 좋겠지?”
“아! 네.”
살짝 서운한 목소리를 내는 신정에게 모르는 척 말을 돌렸다.
먼저 씻고 나온 신정.
“여기 카페로 가 있어. 나도 씻고 거기로 같게. 같이 다니면 괜히, 이해하지?”
“아! 네. 머, 먼저 가 있을게요.”
폰으로 지도 어플을 켜 카페 하나를 알려줬다.
신정이 어벙한 모습으로 먼저 밖으로 나갔고, 나는 화장실로 들어와 몸을 대충 씻었다.
“으음, 조금 상처받으려나? 미안하네. 나중에 더 이뻐해 줘야겠다.”
한국에서 카디 같은 뮤지션을 만드는 작업이다.
대를 위한 소의 희생으로 생각하자.
빠르게 씻고 밖으로 나가 카페로 향한다.
신정은 지금 혼란스럽겠지? 아마 집에 가면 후회할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기사까지 보면? 어우! 상상만으로도 안쓰럽다.
그 뒤로 날 만나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으음, 조금 무섭긴 하지만 이미 마기에 중독됐으니 이상한 짓은 하지 않겠지?
애먼 짓 하지 않게 잘 지켜보라고 해야겠다.
“갈까?”
“아! 네. 피디님.”
여전히 날 믿는지 씽긋 웃으며 옆에 서는 신정.
그래도 밖에선 조금 거리를 두는구나.
신정과 함께 택시를 타고 집에 보내줬다.
다섯은 나중엔 숙소 생활을 시키다가 짬이 좀 차면 우리 집으로 들일 생각.
초기에 집에 들이기엔 아직 준비가 부족하다.
우리 집에 매니저들이 들락날락하게 둘 순 없으니까.
여자 전문 엔터라 매니저 대부분이 여자지만, 남자를 안 쓸 수는 없다.
남자 매니저가 일하는 날엔 애들을 집에 둘 수 없으니까.
그 때문에 소담과 논의해 레이디 가디언 경호원 몇 명을 매니저로 교육하고 있다.
그녀들의 교육이 끝나고 일을 조금 시키면 경호원 겸 매니저가 생기니 여러 가지로 일이 편해지겠지?
돈을 더 주기로 하니까 지원하는 직원이 꽤 돼서 다행이다.
“후우, 나도 집에 가야지.”
오늘은 푹 쉬어야지.
집에 오니 내 침대에 민주가 누워 있다.
“음? 민주? 왜 여깄어?”
“헤헤. 오빠 기다렸지.”
“왜?”
민주가 벌칙 방송 스케쥴 잡자는 이야기를 꺼냈다.
“아! 맞다. 그게 있었지.”
“언니들은 아무 때나 괜찮데.”
“으음, 나도 촬영 있는 날은 빼고 잠깐만.”
아인이 보내준 일정을 확인한다.
“내일 좋겠는데?”
“내일 바로?”
“응. 내친김에 빨리하자.”
“헤헤.”
벌칙은 빠르게 끝내는 게 좋다.
으음, 시연이가 뭘 만들어 줄지 너무 두렵다.
“흐음, 그럼 내가 언니들한테 말해볼게.”
“그래.”
폰으로 연락하는 민주.
연락이 끝난 민주가 날 보며 씽긋 웃는다.
그래, 그냥 가긴 아쉽지?
“나 허리 좀 마사지해줘.”
“그럴까?”
요즘 장시간 앉아있는 경우가 많아서 허리가 좀 쑤시는 기분이다.
마기가 몸 상태를 좋게 유지하고는 있지만, 시원한 기분을 느끼고 싶어 부탁했다.
민주도 그냥 갈 생각은 없어 보이고 나도 혼자 자긴 아쉬우니까.
그렇게 민주에게 마사지를 받고 마사지 값으로 쾌감을 선사해줬다.
“하으으, 하으. 오빠.”
“응?”
“헤헤.”
-츄르릅, 츄릅.
날 부르고 웃으며 키스한 민주.
뭐가 그리 좋은지 계속 헤실대며 눈을 감는다.
민주를 안고 일어난 아침.
주방에 가니 민하씨가 시연과 뭔가 열심히 하고 있다.
“아니! 그렇게 하면 탄다니까.”
“불은 센 게 좋은 게 아니야?”
“아으, 불 조절을 안 할 거면 이 레버가 왜 있겠어?”
센 불 예찬론자인 시연과 그걸 고치려 하는 민하씨.
“두 사람 뭐해?”
“아! 피디님. 히잉.”
“일어났어요?”
시연이 민주를 피해 내게 달려와 안겼고, 민주가 웃으며 불을 껐다.
“너, 갈 때는 불을 꺼야지.”
“자, 잠깐은 괜찮지 않을까?”
“후우, 내가 말을 말자. 피디님 오늘 위장약이라도 사 와야겠어요.”
“히잉, 그 정도 아닌데에.”
웃으며 시연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나는 시연이가 해준 건 다 맛있게 먹을 수 있어.”
“헤헤. 피디니임.”
감동한 표정의 시연.
“어휴, 민주가 고생이 많겠다. 얘.”
“으음, 저도 먹어야 하는데 말이죠.”
민하씨와 민주가 서로 고개를 저었고, 나와 시연이는 부드러운 분위기가 피어났다.
핑크빛 조명이 우릴 비추는 거 같네.
“후우, 슬슬 준비하고 올라오세요.”
“그래. 장부터 보러 가야 하지?”
“네. 그거부터 시작이니까요.”
이번 방송은 점심부터 저녁까지 찍기로 했다.
보통 저녁 방송을 하는 두 사람이지만.
우리를 위해 시간을 바꾼 거 같다.
자기 전에 시연이 음식은 좀 그래.
“같이 씻을까?”
“좋지!”
시연과 민하씨가 올라갔고, 나와 민주는 화장실로 향했다.
씻고 밥 먹는 게 좋으니까.
밥 먹고 씻으면 뭔가 소화가 잘 안 되는 기분이잖아.
민주와 함께 씻고 간단히 아침 겸 점심을 먹었다.
많이 먹으면 이따가 더 힘들 테니 조금만 먹고 위로 올라왔다.
“낮 방송은 오랜만이라 어색하네요.”
“그러게요. 여러분은 이 시간에 뭐 하세요?”
“회사에서 보면 월급루팡 꿀이죠?”
미리 방송을 켜고 소통하는 두 여인.
으음, 메이크업이라도 해달라고 하려 했는데 이렇게 바로 켜고 있을 줄은 몰랐네.
“아! 지금 두 사람이 도착했습니다.”
“와아!”
우릴 본 두 사람이 바로 소개했고 나와 민주는 화면에 나타나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여러분!”
-둘이 왜 같이 옴? ㅁㅇㅁㅇ?
-또곡가 양반 오셨구만!
-와! 오늘은 더블 큰 거 특집! 헤으응.
채팅을 보며 잠시 소통하고 본론을 꺼낸다.
“오늘 저희가 왜 왔는지 다들 아시죠?”
“으으, 조금 긴장되는데요.”
“그렇게 못 먹을 건 아니에요. 걱정하지 말아요.”
살짝 떨고 있는 민주를 진정시키고 다시 방송을 진행한다.
“자! 이번 벌칙은 시연씨가 해주는 음식 먹기.”
“그렇죠. 그렇죠.”
“그냥 음식만 뚝딱 해 먹기엔 너무 특급 게스트죠. 제가 또.”
채팅창이 난리가 났지만, 모르는 척하며 말한다.
“그래서 조금 길게 방송 준비했는데? 싫으면 짧게 끝내?”
-형! 우리가 잘 못 했어.
-극
-락!
-지엔장! 믿고 있었다고!
“그래. 찬양하라.”
“하하. 그래서 저희가 장 보는 거부터 방송할 예정입니다.”
민하씨가 내 드립을 정리하고 진행한다.
간단한 게임으로 시연과 장 보러 갈 사람을 정해. 둘이 장을 보러 간다.
그 후 시연이가 장 봐온 음식을 손질하고 요리하는데.
또 조수로 뽑을 사람도 게임으로 정하기로 했다.
“으음, 근데 이러면 민하씨는 무조건 안 걸릴 거 같은데.”
“호호. 그래서 운빨 게임으로 정했죠.”
“뭔가요?”
민하씨가 가져온 게임은 완전히 운에 맡기는 게임이었다.
일명 구슬 굴리기.
우리가 할 건 없고 그냥 자신의 구슬을 정하기만 하면 결과가 나오는 룰렛 같은 게임.
그래도 구슬이 굴러가는 걸 보는 게 쪼는 맛은 있는 거 같다.
“자! 연습 게임 한 번 할까요?”
“좋죠. 연습이어도 가벼운 벌칙 하나 정하죠.”
“으음, 댄스?”
“오! 좋아요.”
내 의견은요?
“쫄?”
민하씨가 날 보며 도발했다.
내가 춤을 못 추는 건 아니니까.
“나만 아니면 돼에!”
외치며 콜했다.
그렇게 구슬 번호를 정하고 구슬을 굴린다.
랜덤한 맵이 선택되고 구슬이 굴러간다.
“오! 내가 제일 빠르다!”
“어? 어어어? 아, 안 되는데.”
시연의 구슬이 아슬아슬하게 벽을 넘을 듯 말 듯 움직였다.
-또르륵!
결국, 맵을 이탈해 떨어진 시연의 구슬.
“나만 아니면 돼에!”
“와아!”
“이게 나라지!”
우리 셋은 기쁨에 환호했고 시연만 살짝 억울한 표정으로 입을 연다.
“아니! 낙사가 어딨어요오!”
“어쩔 수 없지. 받아드려.”
“치이.”
민하씨의 말에 자리에서 일어나는 시연.
민하씨가 노래를 틀었고, 시연이 춤을 췄다.
“시연이 귀여워.”
“으음, 귀여운 몸은 아니지만요.”
나는 두 여인에 대화에 모르는 척 시선을 돌렸다.
“후우, 됐죠? 이제 본 게임인가요?”
“와아아!”
나 홀로 시연의 춤에 손뼉을 쳤다.
“헤헤. 역시, 피디님밖에 없어요.”
“그냥 둘이 다녀오지 그래요?”
“에이, 그래도 그럴 순 없죠.”
이번 구슬 게임에선 시연이가 빠지고 셋이 시작한다.
“자! 1등만 빠지고 2등이 요리 보조, 3등이 장보기입니다.”
“아! 떨려요.”
“제발 제가 요리 보조가 됐으면 좋겠어요.”
민주가 간절히 말했다.
“호호. 민주씨 그럴 줄 알고 요리 보조는 칼질과 세척만 가능하답니다.”
“아으으.”
“아이! 그렇게 걱정할 거 없다니까요.”
“자! 구슬 굴려 보죠!”
내 말에 민하씨가 마우스를 잡았다.
“동작 그만!”
“왜요?”
민하씨의 손을 막는 나.
“첫판부터 장난질일 수도 있으니 제가 하죠.”
“어우, 의심도 많으셔라. 여기요.”
“자! 가즈아!”
마우스를 잡자마자 바로 눌렀다.
-또르륵!
굴러가는 구슬 셋.
나름 엎치락뒤치락 박빙의 모습을 보였다.
“오오, 아, 아니.”
“어? 잠깐! 아니. 왜 멈춰?”
“오, 내가 1등이다!”
운 좋게도 1등을 해버렸다.
“흐음, 제가 3등이네요.”
“호호. 제가 보조군요. 딱 좋아요.”
민하씨가 2등 민주가 3등을 했다.
민주가 같이 장 보러 가면 조금 불안한데.
민주는 요리 좀 하나?
민하씨가 보조하면 어차피 민하씨는 안 먹을 테니까 막 하겠지?
“으으, 최악의 결과였네.”
“호호. 1등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죠?”
“당했다.”
채팅창에 키읔이 마구 올라온다.
“으음, 그럼 슬슬 다녀오시죠?”
“그래요. 장 보는 모습도 생중계될 예정입니다.”
“자! 그럼 해볼게요.”
시연이가 폰을 들어 모바일 방송을 켠다.
그 방송을 우리가 화면을 나눠 대신 송출하며 소통하는 느낌.
“오! 신기하다.”
“와! 옛날 사람.”
신기해하는 날 놀리는 민하씨.
나는 살짝 웃으며 두 사람을 배웅했다.
“다녀와요.”
“네!”
“후으, 언니 뭐 만들어요?”
“헤헤. 비밀.”
두 사람이 즐겁게 대화하며 밖으로 나갔다.
“우린 이걸 보면서 소통하는 건가요?”
“네. 두 명은 채팅이 안 보이거든요.”
“아하!”
나와 민하씨가 시연과 민주의 모습을 중계하는 형식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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