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박으면 악상이 떠올라-295화 (295/450)

295.

“흐음, 진짜 다가왔구나.”

“실감이 안 되나?”

“뭐랄까, 실감이 되면서도 안 되는 기분?”

“그게 뭐야! 크크.”

아인과 콘서트 공연장에 도착해 내부를 둘러 본다.

오늘은 비어있지만, 사용은 안 되고 미리 와서 볼 수 있는 날.

드디어 콘서트의 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음, 무대 장치 좋고. 객석 거리 적당하고. 딱 괜찮네.”

“잘 골랐지?”

“응. 수고했어.”

엉덩이라도 토닥여주고 싶었지만, CCTV가 있어서 참았다.

며칠 전 오랜만에 홀로 방에서 밤을 지새우며 앞으로의 계획을 생각해 봤다.

콘서트가 끝나면 이제 본격적인 걸그룹 양성에 들어갈 예정.

지금 리얼리티를 찍고 있는 10인조 걸그룹도 제대로 만들어 볼 생각이지만, 사실 메인은 따로 있다.

오로지 얼굴만 보고 뽑은 완벽한 내 취향의 연습생들.

운이 좋은 건지. 내 이미지가 그만큼 좋은 건지 모르겠지만,

컨텍이 들어간 아이들 모두가 우리 회사에 들어오기로 했다.

지금 리얼리티를 찍고 있는 아이들이 데뷔해 제대로 자리를 잡을 때쯤.

연습생들로 이뤄진 그룹도 데뷔 준비를할 수 있겠지.

콘서트 끝나고 한 번 모아서 봐봐야겠다.

“여기 무대 조명도 한번 보자.”

“응. 한 번 해달라고 할게.”

조명 점검을 마지막으로 무대 장치 점검을 마쳤다.

“후우, 내일 리어설 한번 해보면 좀 더 감이 잡히겠지.”

“너무 걱정하는 거 같아.”

“첫 콘서트라 그런가? 나오는 가수도 많고 하니까 조금 따질 게 많네.”

아인이 내 어깨를 토닥이며 달래준다.

“너무 긴장할 거 없어. 넌 에스민이잖아.”

“그렇지. 나는 에스민이지.”

아인의 차를 타고 회사로 들어왔다.

함께 장비를 점검한 무대 팀과 이것저것 의논하기 위함.

“자! 세팅이나 동선, 순서에서 바꿔야 할 거 있나요?”

자연스럽게 회의를 진행하는 팀장.

나는 딱히 할 얘기가 없어 회의만 지켜봤다.

“부사장님.”

“네?”

“혹시 의견 있으세요?”

“아뇨. 딱히 없습니다.”

회의가 끝날 때쯤 내게 의견을 묻는 팀장.

“그럼 이대로 픽스 괜찮죠?”

“물론이죠. 모두 수고하셨어요. 저녁에 회식이라도?”

“와! 회식은 언제나 환영이죠!”

회식을 싫어하는 직원이 있을 법도 한데 다들 표정이 밝아지는 걸 보니 우리 회사가 문화나 분위기는 참 좋은 거 같다.

“내일 리어설이니까 술은 다들 적당히 마시고! 오늘은 부사장님이 쏘시는 거니까 감사 인사도 드리라고!”

“감사합니다!”

갑작스러운 성원에 멋쩍게 웃으며 카드를 팀장님께 쥐여 드렸다.

“같이 안 가시구요?”

“에이, 제가 끼면 불편하기만 하잖아요. 재밌게 놀다 오세요.”

“하하. 감사합니다.”

사실상 무대 팀은 오늘로써 할 일이 끝난 거나 다름없으니까.

음향이나 조명 엔지니어만 빼고는 더 할 일이 없지?

그렇게 무대 팀을 회식 보내고 집으로 왔다.

“음, 다들 모여 있었네?”

“응. 공연장 보고 왔다면서! 어떤데?”

“뭐 무난했어.”

“에이, 그게 뭐야!”

다들 조금 얼어 있는 거 같다. 내 콘서트라 그런가?

원래 이러지 않는 애들인데 조금 긴장되나 보네?

“다들 조금 긴장한 거 같다?”

“호호. 제 콘서트였으면 괜찮았겠지만, 피디님 첫 콘서트잖아요.”

“그래서 긴장돼요?”

선애씨가 웃으며 내 옆으로 왔다.

“피디님이 제일 긴장하셨을걸요? 그래서 다들 조금 기합이 들어간 거죠.”

“아! 그래요?”

내가 은연중에 긴장한 모습을 보였나 보다.

하긴 나도 긴장되긴 한다.

내 콘서트지만 내 무대는 아니니까.

내가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더 긴장되는 거 같다.

“다들 모여서 뭐 하고 있었어요?”

“서로 연습한 거 보고 있었죠.”

“열심이네요.”

미리가 천천히 걸어와 말한다.

“모두 피디님을 위해서 열심이라구요오.”

“고맙네.”

“헤헤. 그럼 안아 주세요. 다 같이.”

“오, 오늘?”

내일 리어설인데 괜찮을까?

아니, 오히려 에너지를 얻는 걸까?

모두를 돌아보니 꽤 기대한 얼굴로 날 본다.

으음, 공연과 상관없는 수미나 여진, 소담은 왜 기대하는 표정인 걸까?

하긴, 다 안을 거면 빼지 말고 다 안아 줘야지.

수미와 소담을 보며 말했다.

“여기서 뭐 했어?”

“헤헤. 구경했어요! 저도 노래 잘 부르고 싶어요. 초유 언니가 춤도 알려 준다고 했어요!”

“하하. 그래. 수미는 가수 해도 잘 할 거야.”

배시시 웃는 수미.

소담은 일어나 몸을 살살 흔들어 본다.

“나도 춤을 배워 보려구. 활동적인 취미 갖는 게 꿈이었으니까.”

“아. 그래 그것도 좋겠다.”

하긴, 아파서 아무것도 못 했을 때는 이렇게 움직이는 게 정말 부러웠겠지.

배우면 재미는 있을 거다.

초유 누님이 프로도 아닌 사람들을 빡시게 가르칠 사람은 아니니까.

그래도 지금은 뭔가 분위기가 야한 분위기가 아닌데.

갑자기 섹스하긴 좀 그렇지?

노는 것과 연습하는 것의 중간쯤인 분위기.

나도 껴서 같이 놀다 보면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바뀌겠지.

“피디님 춤도 보여 주세요!”

“그럴까?”

나도 내 콘서트니까 무대를 준비했다.

물론, 혼자 하기엔 조금 민망해서 다른 애들과 함께한다.

함께하는 애들은 바로 레돈!

고맙게도 내 콘서트에 자신들도 나오고 싶다고 먼저 말해서 이런 무대를 준비할 수 있었다.

지금은 없지만, 무대에 같이 서면 든든하겠지?

“그럼.”

레돈의 노래를 부르며 열정적으로 춤췄다.

“오! 자기도 춤 선이 나쁘지 않은데?”

“하하. 왕년에 아이돌 준비도 좀 했으니까요.”

“그래서 기본기가 좀 있었구나?”

그냥 하신 말씀이겠지만, 초유 누님한테 칭찬받으니 꽤 기분이 좋다.

“호호. 우리도 해 보자.”

“그래.”

내가 나오는 무대는 총 둘.

오프닝 무대와 중간에 아효와 나오는 무대.

아효의 콘서트 무대 중에 관객을 앞으로 불러 이벤트식으로 춤을 추는 무대가 있다.

그걸 관객이 아니라 나로 대체해서 이벤트 느낌으로 무대를 만들었다.

그래도 진짜 관객처럼 가만히 앉아있을 순 없어서.

초유누님이 약간 쉽고 금방 할 수 있는 안무를 만들어 줬다.

아효와 끈적한 시선을 교환하며 몸을 움직인다.

실제 콘서트에선 이렇게 못 하겠지만, 조금 더 격하게 아효와 춤을 췄다.

원래는 손이 닿지 않는 동장인데 일부러 아효의 몸을 만지며 춤춘다.

“하으, 잘 하네.”

“하하. 흥분했네?”

아효가 볼을 붉히고 살짝 물러났다.

“오우! 허니! 쏘 섹시!”

줄리가 가장 흥분해 일어나 몸을 흔든다.

초유 누님이 타이밍 좋게 노래를 틀었고, 그렇게 춤을 추는 파티 타임이 시작됐다.

아효와 수희의 섹시 댄스 배틀. 초유 누님의 춤사위를 복사해 따라 하는 미리.

셋이서 합을 맞춰 춤을 추는 슈가 페어리.

자신만의 그루브를 타며 리사에게 이렇게 저렇게 해보라는 카디까지.

즐거운 시간이었지만, 체력은 무한하지 않아 한 둘씩 지쳐 간다.

“후우, 후우. 나도 예전 같지가 않다.”

“하하. 그래도 엄청 오래 추셨어요.”

“에이, 예전에 네 시간씩 춰도 숨 하나 안 흐트러졌는데. 후우.”

“어우, 진짜 그건 좀 무섭네요.”

초유 누님의 한탄을 들으며 자리에 앉았다.

“분위기도 올랐는데 파티라도 할까?”

“술은 안 되는 거 아시죠?”

“에이, 파티라고 술만 마시나. 다 같이 뭐라도 먹으면서 얘기하고 노는 거지.”

“내일 리어설도 있으니 가볍게 친목을 다지는 시간을 가져 볼까요?”

다들 좋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아인이 몇 사람을 뽑아 마트에 가 과자와 음료를 사 왔다.

뭐, 다들 관리하느라 거의 안 먹겠지만. 또 아무것도 없는 거보단 이렇게 구색이라도 맞추는 게 좋지.

“이건 언니를 위한 제로 맥주!”

“오! 그거 오줌 맛 나서 안 마시는데.”

“아잌, 언니 그래도 사 온 사람 성의가 있는데 너무 직설적이잖아요. 크큭.”

즐거운 분위기에 파티가 준비됐고 도란도란 얘기하며 꽤 오랜 시간을 보냈다.

음, 지금 시간이면 다 안기엔 조금 빠듯할 거 같은데?

너무 시간을 끌었나?

생각보다 분위기가 야하게 흐르질 않네.

“호호. 피디님 지금 야한 생각 했죠?”

“아니? 야한 생각까진 안 했는데?”

“까비.”

선유가 내게 다가와 몸을 비비 꼬며 말했다.

“야한 생각은 네가 제일 많이 하는 거 같다?”

“흐으음, 이 중에서 제가 성욕이 제일 많은 거 같아요. 후.”

선유가 성욕이 좀 강하긴 하지.

“땡겨?”

고개를 끄덕하는 선유.

그걸 신호로 갑자기 분위기가 변했다.

“으음, 다들 알겠지만, 내일은 리어설이라 오늘 저녁 시간이 그리 많지 않네.”

갑자기 엠씨를 보듯 초유 누님이 앞으로 나서서 상황을 정리한다.

“그래서 가위바위보로 정하는 게 어떨까 해. 우리 자기도 너무 힘 빼면 안 되잖아. 호호. 내일 자기가 못 걸어 다니면 어떡해!”

“호호호.” “헤헤.”

초유 누님 유머에 다들 분위기가 좀 풀어졌다.

“그럼 자기. 몇 명 뽑을까?”

“선택권을 제게 넘기시는 거예요?”

“으음, 우리가 뽑으면 다 해달라고 할 거 같아서.”

“음, 그냥 다?”

초유 누님이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신다.

“무리하면 못 써. 오늘 쉬고 싶은 사람도 있을 거고.”

“아쉽게도 저희는 오늘까진 방송해야 해서.”

“히이잉.”

민하씨와 시연이가 빠져나간다.

“나도 좀 쉴래.”

피곤했는지 아인도 빠졌고, 그래도 남은 사람이 꽤 많네.

“음, 저도 빠질게요.”

“저도.”

“저도 양보할래요.”

여진과 수미, 소담까지.

아무래도 내일 리허설과 그 후 콘서트까지 하는 사람들을 위해 빠져주는 거 같다.

민주도 방송 때문에 가봐야 한다고 하고.

“이 정도면 가위바위보는 필요 없을지도?”

초유 누님이 말했고, 나도 고개를 끄덕인다.

“찬물도 위아래가 있지만, 특별히 가위바위보 해 준다.”

주먹을 앞으로 내밀며 말하는 초유 누님.

아무래도 순서 정하기를 하시려는 거 같지?

“으음, 다 알다시피 마지막이 제일 좋은 거 알지? 1등이 마지막에 하는 거다?”

“네!”“옛설!”

외국인들까지 기세 좋게 주먹을 앞으로 뻗었다.

그렇게 정해진 순서.

선유가 열심히 다리를 비비며 가위바위보를 했는데, 운이 좋았는지 1번에 당첨됐다.

섹스 순서가 그리 중요하진 않지만, 여성들은 선호하는 순서가 있는 거 같다.

마지막이랑 처음을 제일 좋아하는 느낌?

마지막과 처음을 제외하면 다들 제일 빠른 순서를 고르는 거 같다.

아무래도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빨리빨리 끝내려는 습성이 있어서 그렇겠지?

초반엔 애무도 잘 해주고 자세도 바꿔가며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빨리 박아서 빨리 보내려고 하는 거 같단 말이지.

여자들도 그걸 아니까 이렇게 가위바위보 하는 거고.

마지막은 내가 계속 안고 자니까 좋아하는 거겠지?

“호호. 피디님.”

오랜만에 올라온 커다란 침대.

기대하는 눈으로 날 보는 선유.

그리고 주변을 둘러앉아 우리를 구경하며 자신의 몸을 달굴 준비를 하는 여인들.

갑작스럽게 올라온 침대지만 막상 이렇게 되니까 꽤 꼴릿한 분위기가 되네.

선유의 애무를 시작으로 짧은 밤을 알차게 섹스하며 보냈다.

“하으으, 하으. 좋아요오오.”

운이 좋게 마지막을 차지한 미리를 보내고 꽉 안은 채 눈을 감았다.

“일어나!”

“흐음. 벌써?”

“응. 슬슬 준비 해야 해.”

아인이 다가와 날 깨운다.

내 품에서 귀를 막고 파고드는 미리.

“귀엽기는. 미리도 일어나자.”

“하으응, 오분만요오오.”

“지금 일어나면 내가 씻겨줄게.”

“아으응! 잘 잤다.”

내 한 마디에 바로 눈을 떠버린 미리.

“하하. 갈까?”

“헤헤.”

내게 얽혀 오는 게 안고 가 달라는 뜻이지?

미리를 안아 들고 화장실로 들어왔다.

모닝섹스가 좀 끌리긴 하는데, 시간이 많지 않아 참았다.

“흐으응, 모처럼 같이 씻었는데 말이죠오오.”

“하하. 콘서트 끝나고 다 같이 온천이라도 놀러 갈까?”

“헤헤. 좋네요오.”

온천 소리에 바로 몸이 늘어지는 미리.

“하여간, 이 게으른 생명체는 언제 정신 차릴까.”

“오늘 무대에서? 아야!”

이마에 살짝 딱밤을 때리고 미리를 방으로 보낸다.

나도 옷을 대충 입고 아인과 밖으로 나왔다.

무대 의상은 준비돼 있으니까 가서 갈아입으면 된다.

무대에 서는 여자들은 혹시나 모를 상황 때문에 미리 무대 의상을 입고 오라고 했지만, 나는 상관없으니까.

가장 먼저 공연장에 도착한 줄 알았는데 미리 와 있는 애들이 있었다.

“형!”

“그래. 다들 와줘서 고맙다.”

“에이, 형 첫 콘인데 우릴 빼놓으면 섭섭하죠!”

“그래. 잘 왔어. 나 옷만 입고 한 번 해보자.”

중국에서 어제 돌아온 레돈.

“어? 조아?”

“아, 같이 오셨어요! 구경하고 싶다고 하셔서.”

“그래?”

조아에게 다가가 입을 연다.

“연락하시지. 브이아이피 자리라도 만들어 뒀을 텐데.”

조아는 살짝 못 알아듣는 척 통역사를 봤고, 통역사가 내 말을 통역한다.

아! 맞다. 오랜만이랑 깜박했네. 근데 조아랑 나랑 연애 기사는 어떻게 진행되는 거지?

다음화 보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