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박으면 악상이 떠올라-281화 (281/450)

281.

“후우, 정말 끝이네.”

“이제 시작이지.”

“그런가요?”

내 혼잣말에 답해주는 초유 누님.

“그럼 쟤들 데뷔 시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테니까.”

“하긴 그렇죠. 이미 팬들도 생겼고, 실망스러운 무대를 만들면 안 될 테니까요.”

뭐, 그건 내가 잘 하면 되니까.

춤이야 초유 누님이 잘 해주실 거고.

초유 누님은 슬슬 방송 활동이나 여러 활동을 다 접고 우리 회사 전속 안무가로 활동할 생각을 하시는 거 같다.

사실 어려서부터 격렬한 춤을 계속 춰왔기에 몸이 그리 좋은 상태는 아니라고 한다.

내가 고쳐준 부분이 꽤 있어 더 오래 활동할 수 있겠지만, 초유 누님은 그걸 모르니까.

또 술도 좋아하셔서 술을 더 자주 먹을 수 있는 위치로 찾아가는 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이번 오디션을 끝으로 방송은 그만하신다고 하신다.

뭐, 나야 오히려 좋다.

초유 누님은 활동하기보다 애들 춤 만들고 봐 주는 게 더 필요하니까.

때문에 콘서트 무대 준비도 한시름 놓고 착착 진행 시킬 수 있을 거 같다.

“자! 심사위원 여러분. 지금 모든 참가자가 무대 위로 올라왔는데요.”

우리는 오면서 꽤 오래 의견을 나눴다.

다른 건 다 정해졌는데 마지막까지 못 정한 한 사람 때문.

바로, 영미 참가자.

“지금 데뷔조 멤버 발표를 시작! 하겠습니다.”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 한 명씩 호명하기 시작했다.

“여러분 모두 예상하신 분들은 빠르게 호명하겠습니다. 송예진, 선우연, 임다람, 오아람 참가자 모두 축하드립니다.”

내 말에 네 명의 여인이 옆에 마련된 데뷔조 의자로 이동한다.

살짝 눈물을 흘리는 아람.

그래. 아람이가 열심히 하긴 했지.

“자 그다음으로 중국인 참가자 용월과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 박혜인 참가자 축하드립니다.”

“와아!”

놀라 소리를 지른 혜인.

역시 종잡을 수 없는 참가자다.

뭐, 활동에 문제 만들 사람은 아닐 테니까.

“자! 다음으로 제가 엄청 밀고 있는 참가자죠? 그간 실력이 정말 많이 늘었습니다. 이젠 데뷔조에 들어갈 충분한 명분을 갖췄다고 저희 셋 모두 동의했죠. 고혜민 참가자! 축하드려요.”

혜민이 날 보며 씽긋 웃고 걸어간다.

“자, 이제 자리가 몇 개 남지 않았습니다.”

데뷔조 의자에 남은 자리는 두 자리뿐.

“그간 고생 많았어요. 황나정 참가자.”

“아아.”

나정이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주변의 다른 참가자가 부축해 일으켜 줬고, 펑펑 우는 나정은 진행팀의 도움을 받아 데뷔조 의자로 옮겨졌다.

“흐허어어어엉.”

“아! 나정씨 여기서 그렇게 울며 그 짤 평생 돌아다녀요. 뚝!”

“뚜욱!”

귀여운 모습으로 울음을 참으려는 나정에 모두가 웃음이 터졌다.

살짝 밝은 분위기로 변한 스튜디오.

“자! 남은 자리는 단 하나!”

“과연 그 자리를 차지할 사람은 누가 될까요? 궁금하시죠? 여러분?”

내 한 마디에 다시 무거운 침묵이 돌아온다.

내 멘트 후 마이크를 잡는 진행자.

이유는 당연히.

“광고 보고 오겠습니다.”

광고 때문이지.

“자! 일 분 동안 기다려주신 시청자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그럼 지금 바로! 성민씨가 마지막 데뷔조 멤버를 발표하겠습니다.”

“아. 정말 저희 셋이서 엄청난 회의 끝에 결정한 사항입니다.”

잠시 뜸을 들여 남은 참가자 모두와 눈을 맞춘다.

“김영미 참가자.”

“허읍!”

“본인이 데뷔조에 뽑힐 거 같나요?”

나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의견을 물었다.

“아으, 너무하세요. 흐으, 놀랐잖아요.”

“하하. 누가 뽑힐 거 같아요?”

“으음, 정말 모르겠어요. 제가 생각한 사람은 이미 다 뽑혔거든요. 헤헤.”

영미도 자주 보니까 꽤 매력이 있는 거 같기도 하다.

내가 좋게 보려고 해서 그런가?

“축하해요. 영미 참가자. 마지막 남은 의자는 영미 참가자 자리에요.”

“으억! 정말요?”

“네.”

영미의 눈시울이 붉어지고 눈물이 또르륵 흐른다.

어우, 얘가 우는 건 거의 배우처럼 우네?

“감사합니다. 히끅.”

눈물을 참으며 자리를 이동하는 영미.

나는 데뷔조가 아닌 남은 참가자들을 돌아봤다.

“여기까지 온 여러분은 이미 실력이 검증된 거나 다름없습니다. 여기서 데뷔하지 못하더라도 분명 좋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내가 도와줄 테니까?

“모두, 무대에 선 모습을 하루빨리 보고 싶습니다. 수고하셨어요.”

“흐어어엉.”

몇몇 참가자는 울었고, 몇몇은 슬픈 얼굴로 돌아나갔다.

아마 내가 눈여겨본 몇 빼고는 알아서 중소 기획사에 컨텍을 해 줄 거다.

내가 다 준비해놨으니까.

그렇게 스튜디오가 한 번 정리 되고 나는 데뷔조 멤버들 앞에 섰다.

“모두 수고 많았어요. 그러나 이제부터 시작인 거 알죠? 여러분은 남들과 비교하면 훨씬 좋은 조건에서 시작하지만, 그렇다고 쉽게 생각하면 안 돼요.”

“호호. 어여쁜 후배님들 복격적인....”

초유 누님의 축하를 시작으로 효정 누님의 축하까지.

마지막으로 내가 마이크를 잡았다.

“여러분의 데뷔 과정은 모두 방송으로 나갈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는 모습 시청자 여러분께 잘 보여줘야 해요.”

갑작스러운 발표.

물론, 참가자들 빼고는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오디션이 끝나고 시작할 데뷔 리얼리티 프로그램.

뭐, 이런 순서를 거쳐 간 아이돌이 많은 만큼 많은 시청자들이 예상했던 프로그램이다.

이들의 데뷔 과정을 한주에 한 편씩 해서 총 12회 방영 예정.

즉 아이들은 3개월 후 데뷔한다.

이 사실을 데뷔조에게 알렸다.

“와아.”

감탄하는 혜인.

그렇게 모두를 격려하고 스튜디오를 나섰다.

이제 일주일간은 모두 푹 쉬겠지.

그 뒤로는 다시 촬영 시작할 테고.

나도 촬영 스케쥴이 없는 건 아니지만,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후우, 끝이네.”

“이제 시작이지.”

나보다 아인이가 더 아쉬워하는 거 같아.

“마음이 안 좋아?”

“으음, 조금 허한 느낌이야.”

“하하. 오늘 또 채워줘야겠네?”

내가 야하게 웃으며 몸을 일으켜 아인의 가슴을 만진다.

“아으, 우, 운전 중에 이러면 위험해.”

“멈춰있으면서.”

당연히 빨간불에 신호대기 중이라 만진 거다.

“하으으, 아, 알았으니까 집에 가서어.”

“그래. 하하.”

아인도 싫지는 않았는지 또 거절은 안 한다.

“가자.”

“흐으응.”

아인을 부드럽게 안으며 살짝 간지럼 태운다.

“하으, 가, 간지러워.”

“하하. 그러라고 하는 거야.”

“치이. 하으.”

아인이 몸을 살짝 떨며 내게 더 안겨 왔다.

얘도 오늘은 뭔가 허해서 마음을 달래고 싶은가?

평소엔 잘 안 달라붙는데 오늘 반응은 좀 새롭다.

“정비서 오늘 좀 귀엽다?”

“부, 부끄럽게 그런 말 하지마아!”

“하하. 알겠어.”

그렇게 아인과 들어와 함께 씻으러 들어왔다.

서로의 몸에 물을 끼얹고 비누칠하다 눈이 맞았다.

“하읏, 지, 지금?”

“응. 너도 원하는 거 같은데?”

“하으으, 시, 싫은 건 아니지만. 흣!”

아인의 다리 한쪽을 들고 벽에 등을 기대게 한 채로 자지를 삽입한다.

씻는 중이라 조금 뻑뻑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아인의 보지는 이미 젖을 대로 젖어 질척했다.

“하읏, 흐으응, 너, 너무, 쎄에에!”

“어우, 나도 조절이 안 되네.”

“흐깃, 흣, 흐응, 햐으응!”

아인이 평소와 다르게 얽혀 오니까 나도 모르게 점점 힘이 들어간다.

“가, 간다핫! 흐끄흐으응!”

절정 해 몸을 부르르 떠는 아인.

다리가 풀린 게 느껴져 반대쪽 다리까지 들어 올렸다.

“하읏! 기, 기퍼억!”

“후우, 후우, 끝까지 간다.”

사정할 때까지 아인을 내려놓지 않기로 했다.

내 몸에 반동을 줘 아인을 크게 튕기며 깊은 삽입을 즐겼다.

“어옥, 옥, 오곡!”

“쌀 거 같아. 후우우.”

“나, 나도옷! 가, 간다하아아아아아아앙!”

내게 꽉 안기며 귀에 대고 자지러지는 신음을 낸 아인.

그 소리가 기분 좋게 날 자극했고, 그대로 사정했다.

-뷰릇! 뷰르릇!

“하으으, 하으, 이, 이제 내려 줘어.”

“괜찮겠어? 후우.”

아인을 욕조에 걸터앉도록 내려줬다.

“키스해줘.”

“그래.”

아인에게 다가가 몸을 숙여 키스한다.

-츄르릅, 츄릅.

다시 빠르게 몸을 씻고 침대로 나온 우리.

침대에서 아인이 제대로 갈 때까지 끊임없이 섹스했다.

“흐깃, 그, 그마하아앙! 흐걋, 아, 안데헤에에에에에에에에엣!”

-뷰르릇!

“흐, 너무해.”

오늘을 끝끝내 눈물을 참아낸 아인.

울리지 못하니까 이거 또 승부욕이 생기는데?

“너, 너어, 지, 지금 눈빛 이상해! 아, 안돼!”

“내가 무슨 강아지야. 안돼! 하면 멈추게.”

“아으, 정말 힘들어 그만할래.”

아인이 정말로 내게 몸을 돌려 누웠다.

“치이, 알겠어.”

부드럽게 뒤에서 아인을 안고 몸을 살살 쓰다듬으며 잠시 뜸을 들인다.

시간이 좀 지나자 아인이 내 쪽으로 몸을 돌렸다.

“자?”

“계속 쓰다듬고 있는데 자겠어?”

“헤헤.”

내게 안기는 아인.

“오늘 왜 이렇게 안기실까?”

“몰라. 좋다. 흐으응.”

해맑은 얼굴로 안겨서 잠을 청하는 아인.

또 이런 얼굴로 안기니까 섹스가 당기진 않네.

그런 아인의 머리를 몇 번 쓰다듬고 나도 잠을 청했다.

아침부터 아인과 격렬한 섹스 후 나갈 채비를 마쳤다.

“어떻게 시간이 됐네.”

“호호. 좋은 일이지.”

아효와 함께 택시를 타고 도착한 공항.

아인이 태워준다고 했지만, 내가 아침에 너무 보내놔서 운전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거 같아 그냥 택시를 탔다.

“가자.”

역시 준비된 전용기를 타고 중국으로 향한다.

아직 공연까지 시간이 며칠 있지만, 조아가 시간 되면 연습을 보러 오라고 해 미리 출발했다.

나도 공연 전에 조아의 실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 좋기도 하고.

사실, 우리 셋 모두 목적은 그게 아니겠지만.

“하으으, 하으, 스, 스튜어디스가 봐아.”

“그래.”

전용기 좌석에 앉아 아효의 허벅지를 만지다 나도 모르게 손이 깊숙이 들어갔다.

스튜어디스의 묘한 눈빛을 무시하고 중국에 도착해 공항에서 나오니 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모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젠 익숙한 직원 겸 매니저님과 함께 호텔에 들러 체크인한다.

“연습실은 오늘 가보시겠습니까?”

“아무 때나 가도 된다면 그게 좋겠네요.”

“그럼 준비되시면 바로 모시겠습니다.”

“네.”

직원의 차를 타고 조아의 연습실로 향했다.

역시나 통역을 대동하고 나타난 조아.

그냥 한국말 하면 안 되나 싶지만,

여러 가지로 얽히고설킨 이야기가 많다.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는데.

아무래도 엄마가 한국인이었단 사실이 조아에게 걸림돌이 되나 보다.

하여간 중국인들도 핏줄 엄청 따진다니까.

“안녕하세요.”

“니 하오.”

조아와 인사를 나누고 바로 연습실로 들어왔다.

녹음실보다는 간소한 장비로 이뤄진 연습실.

조아가 목을 풀고 노래를 부른다.

뭐, 대화는 나중에 나누면 되니 여기서 많은 얘기를 할 필요는 없지.

“으음, 더 좋아졌는데?”

“그렇지?”

아효의 감상.

아효도 귀가 꽤 트인 가수인 만큼 저번보다 확실히 나아진 조아의 노래를 못 느낄 순 없겠지.

“엄청 좋아졌네요. 연습 많이 한 거 같아요.”

통역사에게 말하자 통역사가 조아에게 번역해준다.

다시 노래를 한 번 더 듣고 조아에게 살짝 부족한 디테일을 잡는다.

“1절 다섯 번째 마디에서....”

하나하나 호흡과 발성 느낌을 세세하게 고쳐주고 조아가 열심히 받아 적었다.

통역사가 말하면 적는 거 같긴 한데 묘하게 박자가 빠른 게 내가 한 말을 기억하고 있어서 그렇겠지?

이런 모습은 또 조금 재밌네.

확실히 조아를 자세히 관찰하면, 한국어를 못하는 척하면서도 중간중간 살짝 티가 난다.

나는 살짝 나오려는 웃음을 삼키고 조아의 연습을 계속 도왔다.

“방금 알려준 거 안 고쳐졌어요.”

“다시 해볼게요.”

열정적으로 노래 연습하는 조아.

옆에 있던 아효의 눈빛이 뜨겁다.

“왜?”

“응?”

“눈빛이 너무 뜨거워서.”

“호호. 나도 모르게 흥분했네. 두 사람 연습하는 게 멋있어서.”

나는 아효에게 다가가 어깨를 살짝 토닥였다.

머리를 쓰다듬거나 안아주고 싶은데 또 그럴 순 없으니까.

보는 눈이 너무 많잖아.

“너도 잘 하고 있어.”

“호호. 요즘엔 내가 가수인지 학생인지 모르겠어. 매일 언어 공부만 하고.”

“다 필요한 거니까. 너도 노래한 곡 할래?”

아효가 고개를 끄덕인 뒤 마이크를 잡았다.

내가 조아에게 준 곡을 아효만의 느낌으로 재해석해 섹시하게 부르는 아효.

역시 조아가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갈 수 없는 타고난 영역이 있다.

아효의 섹시함이 그런 영역이고.

조아는 놀란 눈으로 아효의 연습을 지켜봤고 나는 그런 조아의 옆에서 하나하나 아효의 장점을 말해줬다.

“따라 하라는 건 아니에요. 참고만 해요. 조아씨랑 아효는 다르니까.”

통역도 전에 고개를 끄덕이는 조아.

살짝 당황한 조아가 통역사를 봤고 통역사가 웃으며 내 말을 통역한다.

뭔가 통역사한테는 들킨 거 같은데?

내가 말한 거보다 엄청 짧잖아?

“그만 가자고 하십니다.”

조아가 통역사를 통해 연습 종료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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