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박으면 악상이 떠올라-270화 (270/450)

270.

중간 점검은 한 명씩 하는 게 아니라 모두가 보는 자리에서 한다.

물론, 내게 평가받는 애들만 있는 상태다.

몇 안 되겠지만, 전략이 노출될 수도 있겠는데?

뭐, 그런 것도 다 본인의 능력이지.

친구를 많이 만드는 것도 아이돌로서 꽤 중요한 능력이다.

사교성 나쁜 아이돌은 팬들을 잘 다루지 못하니까.

“뭐, 알아서들 하겠죠.”

“네. 저희 의도를 아는 애들이 있을진 모르겠지만요.”

“뭐, 똑똑한 애들은 알 거예요.”

그렇게 피디님과 이야기를 마치니 참가자들이 우르르 들어왔다.

“모두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귀엽게 답하는 친구들.

중간중간 익숙한 얼굴이 보여 살짝 웃으며 눈을 맞춘다.

근데 누가 먼저 시작하는 거지?

내가 막 시키면 되나?

“왼쪽 앞부터 시작할까요?”

“허읏!”

앞에 있던 소녀가 놀라 일어난다.

“안녕하세요.”

“네. 선곡이...”

미리 제출한 선곡 목록을 보며 말을 이어 간다.

“불러 볼래요?”

“네!”

힘차게 답하고 부르는 소녀.

으음, 딱히 모난 부분 없이 잘했지만, 너무 무난했다.

“흐음. 너무 무난하게 갔네요. 상대가 어떻게 나오냐에 걸어보는 전략인가요? 조금 안일한....”

나는 조곤조곤 독설했다.

안 이쁘거든.

“감사합니다.”

“네. 화이팅!”

그렇게 한 명씩 순서가 지나갔고, 다람이가 나왔다.

역시, 모난 곳 없이 잘 하는 다람.

다람이랑 둘이 좀 얘길 해야 하는데.

이따가 피디님한테 물어봐야겠다.

“음, 전체적으로 흠잡을 데 없이 잘 했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이....”

“네. 감사합니다.”

여전히 무표정하게 답하는 다람.

저런 무표정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던데 나는 활기차게 웃는 다람이 더 좋다.

그를 위해서 뭘 좀 준비해오기도 했고.

“자, 다음.”

아마 다람이한테 해준 얘기가 제일 좋은 말 아닐까 싶은데.

그 후로는 무난한 독설로 점검이 진행됐다.

거의 마지막에 다다라 나온 혜민.

“혜민씨 준비 많이 했어요?”

“네! 정말 열심히 했어요.”

“잘했으면 좋겠네요.”

“우우우.”

뒤에 대기하던 참가자들이 야유를 보냈다.

“아니! 왜 야유해요. 나 좋다는 사람 챙긴다는데! 여러분! 아이돌이 될 거면 팬서비스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면서 그래요?”

“호호, 피디님 덕분이 이쁨받고 있어요.”

“그래요?”

아무래도 내가 특별히 신경 써주는 모습을 조금 보이니까 다른 참가자들이 콩고물이라도 바라고 잘 해주는 거 아닐까?

뭐, 딱히 해주는 건 없는데.

아니, 있어도 참가자들은 알 수 없는데.

피디님을 비롯해 심사위원 누님 두 분에 일부 제작진만 알걸?

혹시나 폭로라도 있을까 봐 제작진들에게도 꽤 많은 걸 숨기고 있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네! 흠흠.”

목을 푼 혜민이 노래를 시작했다.

혜민의 노래가 끝났다.

“와! 정말 많이 늘었네요.”

이건 빈말이 아니다.

혜민은 진짜 엄청 성장했다. 지금 모습을 보면 처음에 그 혜민이 맞나 싶을 정도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어요. 정말 잘했어요. 이렇게만 하면 될 거 같아요.”

다람이보다 더 큰 칭찬을 보냈다.

사실, 실력으로 보자면 그리 잘 하는 건 아니다.

등급으로 치면 6~7등급?

하지만 1등급도 주기 힘들었던 혜민이 이렇게 단시간에 실력이 는 건 정말 대단한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다음 심사 무대에서도 더 좋은 모습 기대할게요.”

“헤헤. 감사합니다!”

환하게 웃으며 크게 답한 혜민.

혜민에게 너무 칭찬해서 그런가?

다음 참가자가 기세 좋게 노래하다 내게 엄청 독설을 들었다.

무슨 자신감이냐고 너무 몰아붙여 버렸다.

울려버렸지 뭐야. 조금 미안하네.

“모두 정말 열심히 한 거 같아 기분이 좋네요. 제가 오늘 조금 강하게 말한 건....”

마지막으로 전체를 향해 마무리 멘트를 하고 끝냈다.

“후우, 끝났네.”

우르르 몰려나가는 아이들.

나는 피디님에게 다가가 작게 말했다.

“다람이랑, 혜민씨 좀 따로 보고 싶은데, 언제 가능할까요?”

“아! 마침 오늘 촬영 끝나고 1박 2일 자유시간인데, 불러 드릴까요?”

“아! 그래 주시면 감사하죠.”

바로 부르긴 조금 뭣하고 피디님께 주소를 말해줬다.

먼저 가서 기다리면 오겠지.

대충 선글라스에 모자를 눌러 쓰고 만나기로 한 장소 앞에서 기다렸다.

“피디님!”

“아! 다람아.”

“아, 안녕하세요.”

내게 다가와 인사하는 다람이와 어색하게 인사하는 혜민.

“일단 들어가자.”

“네.”

“네.”

두 사람을 데리고 안으로 왔다.

급하게 예약한 식당.

룸으로 이루어진 회원제 프라이빗 식당이다.

파파라치 같은 건 없었겠지?

몰래 만난 게 걸리면, 나중에 문제라도 생길까 봐 조심스럽게 잡은 식당.

“다람이는 잘 지냈어?”

“네.”

여전히 무뚝뚝한 다람이다.

이러니 투표수 4등에서 못 올라가지.

워낙 좋은 무대를 보여주니 무심한 성향임에도 꽤 높은 등수를 받고 있지만, 팬들이 조금 불만을 표하고 있다.

좀 웃어달라거나 말 좀 길게 해달라는 요청.

다람이도 나름 신경 쓰는 거 같던데, 잘 안 되나 보다.

역시 다람이는 가슴을 자극해야 표정이 드러나니까.

그래서 오늘 장신구 하나를 준비했다.

으음, 혜민이 있는 데서 주기엔 조금 부끄러우니 잠시 둘만의 시간을 가져야겠네.

“혜민씨는 이런 자리 조금 불편하진 않으세요?”

“헤헤. 괜찮아요. 이렇게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좋은 걸요.”

몸을 비비 꼬며 답하는 혜민.

“혜민씨는 제가 왜 좋아요?”

“아! 피디님 노래는 이상해요.”

“이상하다고요?”

“나쁜 뜻이 아니라.”

생각에 잠기는 혜민.

“으음, 어떻게 표현할지 모르겠는데, 절 흥분시키는 거 같아요. 막 텐션이 오르는 흥분이 아니라, 그.”

마기를 느끼는 거구나.

성적인 흥분이 오르는 거겠지.

그 때문에 나한테 성적인 매력을 느낄 수도 있을까?

마기에 민감한 거니까 느낄 수도 있겠지?

오늘 혜민이랑은 섹스할 생각이다.

마기를 사용해 실력을 확 늘려줄 생각.

그러면 데뷔조에 들어가는 게 수월하겠지.

“으음, 일단 먹죠.”

“네!”

“잘 먹을게요!”

나온 음식을 셋이서 깨끗하게 비웠다.

“여기 맛있어요!”

“다람이도 입에 맞니?”

“네!”

“호호, 넌 말 좀 길게 하라니까.”

혜민이가 다람이에게 장난스럽게 말했다.

“아! 맞다.”

감탄사까지 포함하면 세 글자니까 길어지긴 했네.

“호호호.”

“하하. 다람이랑 잠시 둘이 얘기하고 싶은데 십 분 정도만 자리 좀 비켜 줄 수 있어요?”

“아! 그럼 전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미안해요.”

씽긋 웃은 혜민이 방을 나섰다.

방 안에 화장실이 있지만, 정말로 화장실을 가는 게 아니니까.

어디냐고 물어봤다가 방에 있다고 들으면 알아서 시간 보내고 오겠지.

“다람아. 고민이 많지?”

“고민이요?”

“응. 팬들이 좀 웃으라거나, 말 좀 길게 하라고 하잖아.”

“네.”

살짝 침울해지는 다람이.

워낙 표정이 없어서 다람이의 기분은 알아채기가 힘들다.

포커하면 잘 하겠네.

포커페이스가 패시브로 장착돼 있으니까.

“내가 방법을 찾아봤어.”

“방법이요?”

“응. 이리 와볼래?”

“네.”

다람이가 일어나 옆으로 왔다.

“하으응, 하으.”

옷 속으로 손을 넣어 젖꼭지를 살살 문지른다.

“너는 가슴을 자극받을 때 표정이나 어투가 제일 귀여워.”

“흐응, 그, 그래요?”

“봐봐, 지금도 목소리가 귀여워졌지?”

“저, 전 잘 모르겠어요. 하읏!”

젖꼭지를 살짝 꼬집으니 다람이가 신음한 뒤 배시시 웃는다.

“이렇게 꼬집히니까 웃잖아.”

“아! 저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서요.”

“말도 길어졌고.”

“헤헤.”

안주머니에 가져온 장신구를 꺼냈다.

“그래서 준비했어.”

“이게 뭐예요?”

“젖꼭지 장신구.”

“네?”

다람이가 놀라며 내가 준 장신구를 본다.

어떤 옷을 입어도 티가 안 나야 해서 꽤 고심해서 고른 장신구.

양말 사면 앞에 있는 금속이랑 비슷한 생김새.

조금 더 견고하고 뾰족하지 않고 부드럽게 마감돼있다.

또 안쪽 면은 조금 거칠어 젖꼭지를 자극할 수 있는 모양.

“착용해 보자.”

“네.”

다람이의 상의를 브라와 함께 들춰 올리고 가슴을 드러냈다.

여전히 이쁜 가슴이네.

C컵의 봉긋한 가슴.

빨고 싶은 가슴이지만 시간이 많지 않아 참았다.

“이걸 이렇게 벌려서...”

“하읏!”

양 가슴에 장신구를 달았다.

“느낌 어때?”

“처, 처음엔 조금 이상했는데, 지금은 괜찮아요.”

“다행이네.”

다람이가 옷을 제대로 입었다.

“이제 인터뷰나 무대 할 때 이걸 살짝 건드려서 젖꼭지를 자극하는 거야.”

“으음, 방송에 그 모습이 나가면 조금 이상하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조심히 해야지.”

어차피 앞으로 조금 튀어나온 모양새라 브라를 치거나 하면 자극이 될 거다.

“지금 한 번 해보자.”

다람이가 티 나지 않게 몇 가지 방법으로 젖꼭지를 자극했다.

“하으으, 하으.”

볼이 살짝 상기된 다람.

“처음 했던 방법이랑, 세 번째 방법이 제일 티가 안 난다.”

“흐응, 그, 그럼 앞으로 그렇게 할게요. 하으으.”

“너무 자주 하면 무뎌지니까 중요한 순간에만, 알았지?”

“네. 헤헤. 감사합니다.”

다람이가 밝게 웃으며 인사했다.

바로 이렇게 달라진다고.

확실히 표정이 많이 늘었다.

다람이가 자리로 가 앉고, 잠시 후 혜민이 들어왔다.

“얘기는 끝나셨나요?”

“네. 고마워요. 혜민씨.”

“호호. 아니에요.”

“그럼 다람이는 이제 가도 좋아. 다음 오디션 때 보자.”

자리에서 일어나는 다람.

스스로 가슴 옆을 팔로 살살 밀어 자극한다.

“하으, 감사합니다. 다음에 뵐게요. 헤헤.”

“어머?”

놀라는 혜민.

확실히 효과가 있지?

나와 다람은 마주 보며 씽긋 웃었다.

“와아! 귀엽다. 얘가 이런 표정이 있었네.”

“헤헤. 언니 모레 봐요.”

“어, 어어, 그, 그래.”

혜민과도 인사하고 귀엽게 걸어가는 다람.

“와, 걷는 폼까지 달라졌네. 어떻게 한 거예요?”

“하하. 비밀입니다.”

“흐으음.”

살짝 고심하는 표정을 지은 혜민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다람이의 문제를 고쳐주신 걸 보니. 절 부른 이유도 있으시겠네요?”

“그렇겠죠?”

“제 문제는 실력이니까. 단기간에 실력을 늘릴 비책이라도 있는 거죠? 호호, 너무 나갔나요?”

“와! 정답이에요. 머리가 상당히 좋으신데요?”

내 답에 혜민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제가 추리 소설을 좋아해서 뭘 추측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이렇게 맞는 경우는 잘 없지만요. 헤헤.”

“제 팬이시니까, 드림 스테이지 보셨나요?”

“그럼요. 피디님 나오는 방송은 한 편도 안 빼놓고 봤어요.”

“그럼, 거기 나왔던 우연이 방송 봤겠네요?”

혜민이 고개를 끄덕이다 뭔갈 알았다는 듯 아! 소리를 냈다.

“이번에도 뭔갈 알아내셨나요?”

“그 우연 씨 우승하고 녹음했을 때 갑자기 실력이 확 늘었던 거 봤어요!”

혜민이 마치 네가 범인이지 라고 말하는 느낌으로 내게 말했다.

“딩동댕! 정답!”

“헤헤. 저에게도 그 트레이닝을 해주실 건가요?”

“네. 여기선 좀 그렇고 자리를 옮겨요. 오늘 시간 괜찮죠?”

“네! 시간이야 없어도 괜찮아야죠! 어떤 기횐데요!”

나는 살짝 웃어주고 혜민과 밖으로 나왔다.

최근에 작은 집을 하나 구매했다.

20평이 조금 안 되는 작은 집.

가구들도 다 들여놨고, 삼 일에 한 번 정도 경비 팀장에게 부탁해 집 관리를 하고 있다.

경비 팀장이 가야 마기 토템으로 땡중의 사술이 안 먹히니까.

모든 여인과 같이 사는 건 좋은데, 가끔 나만의 집이 필요하더라고.

그래서 확 질렀다.

오늘같이 새로운 여자를 꼬실 때 쓸 수도 있고.

그래서 침대는 꽤 신경 써서 좋은 거로 골랐지.

“와! 여기 사시는 거예요?”

“으음, 진짜 집은 따로 있고, 여긴 가끔이요. 혼자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때? 아무도 모르는 비밀 집 이거든요.”

“와! 그런 곳에 절 데려오신 거예요.”

“혜민씨가 여기에 저 다음으로 들어온 사람이에요. 이제 둘만 아는 집이네요. 하하.”

혜민이 활짝 웃었다.

“영광이라고 해야 하나요?”

“하하. 영광까지야. 일단 앉아요. 커피라도 드릴까요?”

“미지근한 물 주세요. 가수는 목 관리를 잘 해야 한다면서요?”

“하하. 그렇죠. 잠시만요.”

정수기에서 미지근한 물 한 잔을 떠오고, 나는 콜라를 꺼냈다.

갑자기 탄산이 땡겨서.

“콜라 좋아하세요?”

“싫어하진 않아요. 갑자기 탄산이 땡기네요.”

테이블을 앞에 두고 혜민과 마주 보며 앉았다.

마기로 중독시켜서 그냥 덮치면 간단하겠지만, 그렇게 하기엔 재미가 좀 없다.

마지막에 정 안되거나. 혜민이 날 이상하게 생각하면 그때 사용해도 되는 거니까.

안전장치로 아주 조금의 마기를 사용해 혜민을 중독시켜 놓긴 했다.

그래야 내가 어떤 개소리를 해도 나중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 테니까.

“으음, 혜민씨 요번에 갑자기 실력이 늘었던데 어떻게 한 거예요?”

“아! 트레이너 쌤이 알려준 걸 어떻게 몸에 적용하는지 알았달까요?”

“오! 그래요?”

그거 꽤 어려운데. 확실히 재능이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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