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9.
“안녕하세요. 선생님. 오시는 길은 괜찮으셨나 모르겠어요.”
“허허. 괜찮았네요. 물 한 잔 줄 수 있나요?”
“물론이죠. 미지근한 물로 드릴까요?”
고개를 끄덕이는 선희 선생님.
오늘은 녹음하기로 한 날이다.
선생님이 소파에 앉아 잠시 물을 마시며 감정을 잡으신다.
“녹음 끝나고 얘기나 좀 합시다.”
“네. 같이 식사도 하실까요?”
“좋죠.”
그렇게 녹음이 시작됐다.
역시 한국 가요계의 전설답게 한 번에 녹음이 끝났다.
“와! 대단하세요, 선생님. 끝입니다.”
“호호. 늙은이가 가진 재주가 이거 하나뿐인데. 잘 해야지요.”
녹음이 끝나고 선생님과 식당으로 이동했다.
저번에 먹은 나물 위주의 식단을 기억하고, 아인에게 부탁해 비슷한 음식이 나오는 한정식집을 예약했다.
산나물 정식과 떡갈비가 나오는 식당.
눈앞에 오만가지 나물이 정갈하게 담겨있다.
와! 살면서 이런 다양한 풀떼기를 한 번에 먹는 날이 오다니.
“허허, 음식이 좋네요.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이런 음식 싫어할 텐데. 괜찮으신지 모르겠어요.”
“하하. 찾아 먹지 않을 뿐이지 먹어 보면 맛은 좋아서 먹게 되는 거 같아요.”
“호호. 그래요. 뜸 들이지 않고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아! 네. 말씀하세요.”
선생님이 물을 한 잔 드시고 말을 이어가신다.
“제 손녀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겠어요?”
“음, 솔직한 감정을 가감 없이 말씀드리겠습니다..”
“허허. 그래요.”
나도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선생님에게 정말 느낀 그대로 말한다.
노래는 꽤 하는 거 같다.
그렇다고 노래만 가지고 뜰 만큼 잘 하진 않는다.
그룹을 하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이도 저도 아닌 멤버가 될 확률이 높다.
손녀인 은영의 노래 실력으로 연예계에서 벌어 먹고살려면 외모가 이쁘거나 몸매가 좋아야 하는데 솔직히 부족하게 느껴진다.
마지막 방법은 선생님 이름을 팔아서 이곳저곳 출연시키는 건데, 선생님 이미지에 좋은 영향을 줄 거 같진 않아서 딱히 추천하진 못하겠다.
모든 말을 끝내고 선생님을 본다.
살며시 미소짓고 계신 선생님.
“호호, 제가 사람은 참 잘 봤네요.”
“너무 직설적이었나요? 죄송해요.”
“아니에요. 저도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었답니다. 단지 확신이 필요했어요.”
선희 선생님이 잠시 뜸을 들이시다 다시 말씀하셨다.
“배우를 시켜 보면 어떻겠습니까?”
“배우요?”
선희 선생님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시며 나긋한 목소리를 내신다.
“저는 오랜 시간 이 바닥에 있으면서 꼭 연예인을 해야만 하는 친구들을 많이 봤습니다. 관심받고 싶은 욕구,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은 욕구. 이런 욕구들이 강한 친구들이었지요.”
물을 한 잔 마시며 이야기를 이어가시는 선희 선생님.
“슬프게도 그런 욕구는 재능과는 별개였습니다. 아시다시피 이 바닥은 노력만으로 되는 세계가 아니니까요.”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졌다.
많이 공감하는 얘기다.
나도 이 사람은 연예인을 할 수밖에 없구나 하는 사람을 많이 봐왔다.
그들은 알바를 전전하며 어렵고 힘들게 살면서도 이 바닥을 뜨지 못한다.
“슬프게도 제 손녀가 그런 아이 같더군요.”
음, 확실히 내게 노래 부르고 할머니에게 바로 인정받고 싶어 아양을 떨던 모습이 생각난다.
인정욕구,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강해 보이는 친구긴 했다.
“그렇군요.”
하지만, 배우는 가수에 비해 훨씬 더 비주얼적인 요소가 중요하다.
“안녕하세요!”
“왔니.”
은영이 들어왔다.
“할머니 모시러 왔어요.”
“아! 안녕하세요.”
일부러 부른 건가? 어딜 다녀왔는지 풀 메이크업에 단정한 정장을 입은 은영.
음, 조금 느낌이 다르네.
밋밋한 얼굴이라 그런지 메이크업한 모습이 저번과는 꽤 달라 보였다.
흐음, 메이크업 덕분에 얼굴이 진짜 많이 변했네.
노래도 꽤 하면서 다양한 탈을 가진 여자라.
“선생님.”
“네.”
“혹시 뮤지컬은 어떠신가요?”
“뮤지컬이요?”
생각에 잠기는 선희 선생님.
“하하, 제가 그쪽이랑은 연이 없어 생각을 못 해봤군요. 뮤지컬이라면 괜찮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알아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선희 선생님과 헤어졌다.
선생님을 모시고 가다가 잠시 뒤로 돌아 날 보며 씽긋 웃고 인사하는 은영.
풋풋한 매력은 있지만, 확실히 미녀는 아니다.
스크린을 통해 이런저런 활동을 하기보단, 무대에서 하는 뮤지컬이 어울릴 거 같다.
후우, 아무튼! 오늘 녹음을 끝으로 모든 곡 작업이 완료됐다.
이제는 후처리와 발매만 남았네.
곡 순서를 좀 정해둬야지.
총 22곡이나 되니까 곡 순서 정하기도 쉽지 않다.
우선 1번 곡은 유티버들과 함께 부른 단체곡을 넣고.
혹시 앨범을 쭉 들으면 비교될지도 모르니 노래 실력을 고려해야겠네.
어느 정도는 노래 실력순으로 넣어야겠구나.
중간에 슈가 페어리는 함께 넣고, 또 중간중간 단체곡을 넣어서 지루하지 않게 해야지.
당연히 마지막 곡은 오늘 녹음한 S.Min 이다.
“흐음.”
앨범 S.Min
1CD
1. 새로운 세상 – 유티버 단체곡.
2. 초유
3. 민하
4. 시연
5. 윤진
6. 지인
7. 우리는 - 회사 단체 곡
8. 연화
9. 수희
10. 소연
11. 슈가 페어리 – 슈가 페어리 3명 함께 부른 곡.
2CD
12. 아효.
13. 선유
14. 미리
15. 세린
16. 선애
17. 다시 하나 - 가수 단체 곡
18. 카디
19. 줄리
20. 리사
21. 코리안 드림 - 리사, 줄리, 카디, 한나까지 넷이서 부른 곡.
22. S,Min
총 22곡. 2CD 각 11곡씩.
순서까지 완성해 회사로 모두 보냈다.
“후, 이제 내가 할 일은 끝이구나.”
이제 앨범은 내 손을 떠났다.
물론 패키지 디자인이나 내부 구성품 등 제작은 회사에 들어가 함께 회의할 생각이다.
선희 선생님과 한나를 제외한 대부분의 참여 가수 포토 카드를 랜덤하게 넣을 생각.
거기엔 내 포토 카드도 있다.
앨범을 구매한 사람에겐 꽝으로 여겨질 수도 있는 내 사진.
그래서 기획한 이벤트가 앨범 구매자 추첨 콘서트.
앨범에서 내 사진을 뽑은 사람은 무료로 콘서트에 올 수 있다.
나와 윤진이가 진행하고 앨범에 참여한 가수 대부분이 무대에 설 거 같다.
제대로 일을 벌여보기 위해 앨범 구매자에게 무료로 공개하는 콘서트지만 3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으로 빵빵하게 구성할 생각이다.
그래도 내 앨범인데 요식행위 정도로 콘서트 할 순 없지.
한나와 선희 선생님은 못 오지만, 나머지는 될 수 있는 한 모두 참여시킬 예정.
어차피 애들 스케쥴이야 회사가 잡는 거고.
나는 회사 부사장이다.
스케쥴을 모두 컨트롤 할 수 있기에 할 수 있는 공연.
그리고 우리는 수익을 보고 활동하는 게 아니라 가능한 거지.
엄청난 적자 마케팅이니까.
앨범 패키지 시안이 완성되고 앨범을 만들기 시작할 때쯤 콘서트 홍보를 대대적으로 할 예정이다.
게다가 콘서트의 피날레는 S의 정체 공개다.
세린은 철저한 관리로 예전의 건강한 몸을 거의 되찾았다.
수희랑 어울려 다니더니 애가 헬창이 된 거 빼고는 모든 게 좋아졌다.
수희가 바빠서 요즘엔 운동을 좀 줄인 거 같은데.
그 덕에 딱 보기 좋은 몸을 유지하고 있다.
얘는 살을 찌워야 한다니까 왜 식단 하며 운동해서 몸을 더 얇게 만드는지 원.
흔들리는 건 다 지방이라고 이상한 소릴 해대서 골치가 아팠었다.
후우, 수희를 어떻게 하든지 해야지 진짜.
운동한다는 애들 데려가서 이상한 사상 주입하는 거 같아.
헬창교 같은 거 만들진 않겠지?
작업실을 나와 세린의 방으로 향한다.
요즘 얘도 멘탈이 말이 아니라 조금 달래줄 필요가 있다.
“세린아 안에 있어?”
“네? 네에. 자, 잠시만요.”
조금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드, 들어 오세요.”
안으로 들어가니 침대에 가만히 앉은 세린이 보였다.
“뭐 하고 있었어?”
“오빠 생각이요.”
“내 생각?”
세린이 고개를 끄덕인다.
“어떤 생각이었는데?”
“헤헤.”
음흉하게 웃는 세린.
으음, 내가 왔는데 침대에서 이불을 덮고 가만히 있다고?
얘 설마?
나는 침대에 걸터앉았다.
“요즘 스트레스받는 건 괜찮아?”
“다들 신경 써 주셔서 많이 나아지고 있어요.”
“다행이네.”
세린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었다.
“헤헤. 오빠.”
“응.”
“사람들이 욕하진 않겠죠?”
“응원하는 사람이 더 많을 거야.”
세린은 다시 대중들 앞에 선다는 게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온 거 같다.
나도 몰랐는데 공황이 와서 약까지 먹을 정도였다고 한다.
내가 나중에 알고 그냥 계속 얼굴 없는 가수로 활동해도 된다고 했지만.
다시 도망치고 싶지 않다며 의지를 다잡는 중이다.
“아! 오, 오빠.”
세린의 이불 속으로 손을 넣는다.
만져지는 다리.
천천히 주무르며 위로 올라간다.
허벅지 중간을 지날 때쯤 세린이 양손으로 내 손을 잡았다.
“오빠. 자, 잠깐만요.”
“왜?”
고개를 젓는 세린.
“후후, 자위하던 거 들킬까 봐 그래?”
“아? 히끅!”
너무 놀랐는지 몸이 멈춘 세린. 갑자기 딸꾹질한다.
“히끅, 드, 들렸어요? 히끅!”
“하하하. 물 가져다줄게.”
웃으며 나가 물을 한 잔 떠온다.
놀리는 거도 좋지만, 멘탈 케어 하러 온 거니까.
세린에게 정리할 시간을 더 주려고 천천히 물을 뜬다.
“자. 마셔봐.”
“히끅! 하아. 꿀꺽!”
점점 안정되는 세린.
자세가 딱히 바뀌지 않은 거로 봐선 따로 치우지 않았나 보다.
근데 얘가 아까부터 내가 아니라 자꾸 어딜 보는 거야?
집중을 못 하는 거 같은데?
세린의 표정을 잘 관찰하며 어딜 주시하는지 지켜봤다.
저긴가?
조심스럽게 세린이 몰래 살짝 몸을 움직인다.
“합!”
자세를 잡자마자 빠르게 움직여 세린이 신경 쓰던 물체를 잡았다.
손에서 느껴지는 따뜻함과 촉촉함.
이게 뭐야?
선이 달리 동그란 플라스틱.
아! 이거 바이브야?
무선이네?
“아, 아아, 오, 오빠.”
“후후, 내가 있는데 뭘 이런 걸 샀어?”
“그, 오, 오빠는 바쁘니까요.”
“이걸 하고 있었던 거야?”
세린이 고개를 풋 숙였다.
살짝 보이는 귀가 빨간 화장품을 칠한 듯 붉어졌다.
“흐으으, 그, 그게.”
세린이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요, 요즘 몸도 회복하고 운동도 꾸준히 해서 체력이 올라왔잖아요.”
“그렇지?”
“그, 그 때문인지 참기가 좀 힘들어요.”
“성욕을?”
고개를 끄덕이는 세린.
아! 이건 전적으로 섹스를 너무 잘 한 내 탓이다.
“후후, 내가 신경을 더 써야 했는데.”
“에이 바쁘신 거 뻔히 아는 데요.”
침대로 올라 세린을 안았다.
“헤헤.”
내게 안겨 몸을 기댄 세린.
“이건 어떻게 작동하는 거야?”
“폰으로요. 이, 이렇게.”
-지이잉.
“오!”
“강도 조절 리듬 선택 기능도 있어요.”
-지징지잉 지이지잉, 징징징징. 지이이잉지잉지이이잉지잉.
“신기하네.”
“헤헤.”
“내가 좀 도와줄까?”
“네? 뭘요?”
세린을 안은 손에 힘을 준 뒤 말한다.
“하던 거, 마저 해야지.”
“하읏, 피, 피디님.”
오빠라고 부르다 이럴 때만 피디님이지?
일 할 때만 피디님이라고 부르라니까.
“흐으, 자, 잠시만요.”
“왜?”
이불을 걷고 세린의 옷을 벗긴다.
“오, 오빠가 얘까지 쓰면 저 못 버틸 거 같아요.”
“요즘 성욕이 너무 강하다면서.”
“네? 네.”
“며칠은 생각도 안 나게 해줄게.”
세린이 맹수를 만난 사슴처럼 멈춰버렸다.
눈말 굴리는 세린.
“왜? 너무 기대돼서 말도 안 나와?”
“아니, 오, 오빠!”
세린의 손에서 핸드폰을 내 손으로 가져왔다.
세기는 1부터 10이고, 리듬은 총 세 종류.
재밌겠는데?
우선 기본 진동 모드의 1단계 진동을 켜봤다.
-지이잉.
세린의 몸에 대본다.
“하으으.”
반항을 포기하고 내게 몸을 맡긴 세린.
자기도 원했으면서 튕기기는.
“흣, 오, 오빠아. 하으.”
“왜?”
“키, 키스해주세요.”
-츄르릅, 츄릅.
고갤 돌린 세린과 진한 키스 후. 바이브를 조금씩 아래로 내린다.
“하으으, 하으, 흐으으.”
드디어 도착한 보지.
이거 끈이 달린 이유는 안으로 넣었다가 빼는 건가?
“이, 이건 삽입하시면 안 돼요.”
“아! 그래?”
“네. 삽입용은 따로 있, 헙.”
“하하. 자위 기구를 꽤 샀나 보네?”
세린이 입을 막고 어색하게 웃는다.
나는 자위 기구가 있는 걸 딱히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
남자든 여자든 성욕이 있는 건 당연한 거고.
건강하게 성욕을 푸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기구는 어딨어?”
“아으, 저, 정말 안 돼요. 너, 너무 부끄러워요.”
“왜? 나랑 같이 써보자. 응? 나 해보고 싶은데.”
“그, 그래도 그, 그런 건. 차, 차라리 오빠 걸로 해 주세요.”
내게 등을 대고 있던 세린이 몸을 돌려, 날 마주 본다.
손을 내려 내 자지를 잡은 세린.
“오, 오빠도 흥분했으니까. 해 주세요. 네?”
“음, 그럴까?”
뭐, 이렇게까지 부끄러워하니까 나도 할 마음이 사라졌다.
그대로 폰과 바이브를 옆에 잘 놔뒀다.
“정 싫으면 안 해야지.”
“아, 아니 그, 시, 싫은 건 아니에요.”
“그럼 좋아?”
“아니! 시, 싫지 않다고 다 좋은 건 아니잖아요.”
세린이가 귀여워서 머리를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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