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박으면 악상이 떠올라-242화 (242/450)

242.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지체해서 급하게 움직였다.

메이크업을 끝내고 스튜디오에 도착하니 다행히도 10분은 일찍 도착할 수 있었다.

“피디님. 늦었네요?”

“하하. 미안. 일이 많았어.”

“뭐, 지금이라도 오셨으니 다행이에요.”

“헤헤. 피디님. 저 이뻐요?”

소연이 존대하면서 무표정으로 말하면 뭔가 무섭다. 긴장한 거겠지?

살짝 찔끔해 답하니 연화가 내 앞에서 한 바퀴 돌며 자신을 보여준다.

“예쁘네. 소연이도 이쁘고. 수희는?”

“잠시 화장실이요.”

마침 수희가 안으로 들어왔다.

“오!”

“아! 피디님.”

수희가 내 앞으로 다가와 야시시한 표정을 짓는다.

“저 어색하죠?”

“그렇네.”

확실히 귀엽고 톡톡 튀는 느낌과 수희는 거리가 좀 있지.

의상과 메이크업으로 변화를 줬지만, 어쩔 수 없이 풍겨 나오는 헬창의 건강한 섹시미가 있다.

뭐, 그래도 솔로곡 할 때는 의상을 다시 바꿔 입을 테니까 그땐 제대로 섹시하게 할 수 있겠지.

“그럼 오늘 잘 해보자.”

“네!”

“넵!”

“호호.”

슈가 페어리의 복귀는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내가 엠씨를 보는 건 아니지만, 옆에 패널같이 앉아서 리액션을 담당했고.

엠씨는 유명 예능인과 윤진이 하고 있다.

토크쇼와 콘서트를 합친 형식으로 진행되는 복귀 쇼케이스

간간이 들어오는 질문에 답하며 세 명의 무대를 감상한다.

으음, 역시 타이틀곡은 잘 뽑혔네.

수희도 의상만 보고는 좀 어색할 줄 알았는데, 무대로 보니까 꽤 괜찮았다.

타이틀곡 공연이 끝나고 멤버들이 의상을 갈아입으러 들어간 사이.

진행자 둘이 내게 곡에 관한 질문을 쏟는다.

타이틀곡부터 세 명의 솔로곡까지 이런저런 각색된 이야기를 하고 다시 솔로 무대가 시작됐다.

연화, 수희, 소연 순서로 진행된 솔로 무대.

연화는 귀여운 댄스곡을 정말 귀엽게 잘 소화했고,

수희는 섹시한 알엔비로 내 자지를 움찔거리게 했다. 확실히 엄청 섹시해졌구나. 노력형 섹시 칭찬한다.

마지막 소연은 춤을 거의 추지 않는 발라드 무대.

무용했던 소연이라 춤이 특기고 노래가 조금 묻히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노래 실력도 꽤 좋은 편이다.

그 점을 어필하기 위한 개인 곡.

안무라고 할 건 없지만, 절절한 발라드에 소연의 포인트 있는 동작이 합쳐져 정말로 하나의 예술 작품 같았다.

“와! 정말 멋진 무대였어요. 저도 다시 무대에 서고 싶어지네요. 피디님 제 곡은 언제 나오나요?”

“하하, 윤진씨가 예능으로 바쁘니 시간을 조율해 보죠.”

“이런, 제가 스케쥴을 조금 줄여야 할까요?”

“얼굴에 욕심이 그득한 거로 봐선 불가할 거 같은데요?”

“아잇! 욕심이 그득하다뇨!”

윤진과 티격태격하며 시간을 끌었다.

“자자! 두 분 다 진정하시고, 이제 마지막 무대만 남았어요.”

“네. 가장 슈가 페어리스러운 후속곡이 남았죠!”

윤진이 질문하고 내가 곡에 관해서 설명하는 시간이 지나갔다.

스텝이 준비 완료 사인을 보냈고, 윤진이 슈가 페어리를 소개했다.

“자! 후속곡이 준비됐다고 하네요. 정말 기대되는데요.”

“강렬한 비트의 댄스곡으로 바람 핀 남자를 차버리는 속 시원한 곡이라고 방금 들으셨죠?”

“지금 당장 만나보겠습니다. 슈가 페어리의 ‘속상해!’”

조명이 꺼지고 세 여인이 나왔다.

관객을 언론 관계자 조금만 불러서 함성이 나오진 않았지만,

다들 얼굴에 기대감이 떠오르는 걸 보니 반응이 나쁘지 않을 거 같다.

지금 무대는 생방송으로 볼 수 있으므로 실시간 반응 체크에도 좋았다.

잠시 무대가 비치는 동안 태블릿을 들어 반응을 체크했고, 가히 폭발적인 반응. 아! 뭔가 뿌듯하다.

슈가 페어리는 진짜 내가 키운 자식 같은 느낌이 난다.

나도 시작하는 단계였고, 슈가 페어리도 힘든 시기에 내가 나타난 거니까.

그땐 막연하게 잘 될 거라고 생각만 했지, 이토록 잘 될 줄 몰랐다.

“자! 무대가 끝났으니 세 분을 여기로 모셔서 인터뷰 좀 하겠습니다.”

곡 다섯 개와 멘트 조금.

사실 쇼케이스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앨범에 리메이크해 담기는 두 곡은 모두 추후 공개 예정이라 더 보여줄 것도 없지만.

아쉬워하는 시청자들을 위해 서비스 타임을 갖는다.

“그럼 전에 나왔던 데뷔곡이랑 다음 활동 곡 무대를 지금 볼 수 있는 거예요?”

“와! 나 너무 기대된다. 이걸 직관하다니.”

두 진행자가 분위기를 띄웠고, 두 곡의 무대가 끝이 났다.

무대 시작 전에 쇼케이스는 끝난 거나 다름없어서, 관계자들에겐 나가도 된다고 했는데, 아무도 나가지 않고 즐기는 걸 보니, 확실히 이번 슈가 페어리 앨범이 매력적이었던 거 같다.

“후우, 잘 했다.”

무대를 끝내고 내려가는 길.

세 여인을 두고 칭찬을 했다.

딱히 다른 말은 필요 없었다.

한명 한명 눈을 마주치고 살짝 웃어준 뒤 잘했다는 한마다.

그 한마디에 연화의 눈시울이 붉어진다.

“연화야 울어?”

“흣, 아, 아니요.”

“하하, 귀여워라.”

연화의 머리를 쓰다듬고 집에 갈 준비를 한다.

다 같이 퇴근을 하니까 이건 좋네.

“하으, 차가 좁게 느껴지네요.”

“그러게.”

운전하는 아인과 슈가 페어리 셋. 윤진이까지. 나 포함 총 여섯이 같은 차에 올랐다.

작은 차는 아닌데 조수석을 비워 두고 다섯이 뒤에 타니까 뭔가 꽉 찬 느낌이 들었다.

나중엔 15인승 버스라도 몰고 다닐까? 조금 개조해서 쉬기 편하게.

“하으응, 하으.”

내 무릎 위에 앉는 영광은 귀여운 연화가 차지했고, 그 덕에 연화의 쫀쫀한 살을 마음껏 음미한다.

“우리 막내 그만 괴롭혀.”

“괴롭히다니. 이뻐해 주는 거지. 그치 연화야?”

“헤헤. 전 좋아요오.”

연화의 볼살을 마구 주무르니 소연이가 제지한다.

그런 소연을 연화와 함께 물리치고 집으로 가는 길.

“아! 그러고 보니까 할 일이 남았네.”

“뭔데요?”

“집에 가면 새로운 사람이 한 명 있을 거야.”

“그래요?”

아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받는다.

“아직 이름도 안 물어봤네요.”

“그러니까. 너무 여러 가지 일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중국에 가야 할 일도 있고, 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일이 많다 보니까 정신이 없네.

그대로 다 같이 집에 와서 슈가 페어리 셋과 함께 씻었다.

윤진과 아인은 피곤하다며 자러 갔고, 고생한 세 명을 기분 좋게 재워 주고 나도 잠자리에 든다.

늦은 시간에 집에 와, 오늘 구출한 그녀는 잠들었다고 해 부르지 않았다.

뭐, 하루 정도는 쉬게 두는 게 좋겠지.

“흐으음.”

“후후.”

“일어났어?”

“네. 피디님 아침인데. 호호.”

수희가 야한 목소리를 내며 자지를 입에 문다.

“어후.”

모닝 펠라는 거절하지 않지.

아직 자는 연화와 소연이 깨지 않게 부드럽게 자지를 빠는 수희.

-쥬릅, 쥽, 쥬븝.

수희랑은 항상 격렬했는데, 이렇게 부드럽게 빠는 거도 나름 잘 하네.

-뷰르릇.

“음냐. 꿀꺽! 후후.”

내 정액을 먹고 씽긋 웃으며 수희가 나간다.

오우, 얘도 정말 섹시해지긴 했다.

역시 섹시의 완성은 남자가 있어야 해.

“우웅, 피디님.”

“그래. 연화야.”

일어나 안겨 오는 연화를 토닥이니 소연도 일어났다.

“오빠.”

“응?”

“우리 이제 바빠질 테니까.”

묘하게 뒷말을 흐리는 소연.

와! 소연이가 이렇게 말하니까 엄청 꼴리네.

“핫! 피디님. 커졌어요?”

“하하. 그렇네.”

“헤헤.”

귀엽게 웃은 연화가 자지를 잡았다.

“소연이도 이리 와.”

“네.”

섹스가 시작되니 자연스럽게 존대하는 소연.

정말 진성 마조는 위험하다.

그렇게 아침부터 소연과 연화를 천국에 보내주고 씻고 나왔다.

아인의 도움으로 밥을 먹고 있는 그녀.

“잘 잤어요?”

“아! 덕분에 잘 잤습니다. 감사해요.”

“이름이 여진씨래 신여진.”

“그래?”

아인이 그녀의 이름을 대신 말해줬다.

“여진씨는 이제 어떻게 할 거예요?”

“네? 어떤?”

“마땅히 정해둔 일 없죠?”

“그, 그렇죠?”

으음, 눈도 안 보이는 여자를 어디에 써먹지?

여진은 완전히 앞이 안 보이는 건 아니고,

뿌옇게 사물을 분간할 정도는 보인다고 한다.

그럼 음악을 가르쳐 볼까?

악기를 사용해서 더듬더듬 작곡하면 괜찮을 거 같은데.

으음, 마기랑 작곡은 다른 영역이니까 좋은 곡이 나온단 보장은 없지?

그렇다고 계속 마약을 만들어 유통할 수도 없고.

“쉬면서 하고 싶은 일 있나 생각해 봐요.”

“네. 감사해요.”

“뭘요. 편하게 지내요.”

“네.”

여진이 선택하도록 놔두자 일단은.

“아! 그리고 카디한테 연락 왔어. 곧 올 수 있을 거 같대.”

“그래? 기쁜 소식이네. 중국 가기 전에 왔으면 좋겠는데.”

“아마 그렇게 될걸?”

고개를 끄덕이며 밥을 먹었다.

당분간은 스케쥴을 따로 빼놔서 딱히 스케쥴이 없다.

사근사근 촬영은 계속하고 있어서 운동을 가긴 해야 하지만, 딱히 시간을 많이 쓰는 건 아니니까.

뭐, 정 시간이 필요하면 빠져도 되고.

중국 가기 전에 레이디 가디언 사원들을 만나서 마기에 중독시키기 위함.

경호는 빠르게 시작할수록 좋으니까.

“그 전에 할 일이 있지.”

아인도 집에 두고 혼자 밖으로 나온다.

오랜만에 택시를 타고 도착한 곳은 한 카페.

개인실이 따로 존재하는 프라이빗 카페다.

잠시 앉아서 주문해 받아온 커피를 마시며 기다린다.

문이 열리고 들어오는 여성.

“안녕하세요.”

“어서 와요.”

오! 그새 몸매 관리를 꽤 한 거 같은데?

며칠 지나지 않았지만, 하연의 상태가 꽤 좋아졌다.

“열심히 하고 있나 봐요?”

“요즘 촬영 외엔 정말 최소한만 먹으면서 열심히 운동 중이에요.”

“잘하고 있네요. 그럼 본론으로 들어갈까요?”

“네.”

살짝 긴장한 하연.

사근사근을 소개해 줘, 하연도 운동하고 있다.

“우선 하연씨는 이제 작곡을 배울 겁니다.”

“작곡이요?”

희성 선배에게 다가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미 산전수전 다 겪고 마약으로 후배들 착취하는 양반인데.

미인계가 통할 리가 있겠어?

하연의 외모에 나도 좀 끌리긴 했지만, 한 번 먹고 질렸잖아.

희성 선배라고 크게 다르지 않겠지.

지금 희성 선배가 가장 원하는 건 좋은 곡이다.

나는 하연에게 곡을 줄 생각이다.

물론, 섹스나 마기를 사용해 영감을 얻은 곡이 아니라 그냥 뚝딱뚝딱 그 자리에서 만들어낸 곡들이다.

“네. 바로 시작하죠.”

“아! 네.”

하연에게 음악 이론을 주입식으로 외우게 했다.

하연은 작곡 능력이 필요한 게 아니니까.

작곡하는 척만 하면 된다.

그리고 내가 준 곡을 외워 두고 자신이 만든 것처럼 보이면 끝.

희성 선배는 하연에게 마약을 권하겠지?

이미 내 마기가 있는 하연이라 마약에 영향이 없을 테고.

음, 근데 내가 여진을 데리고 왔는데 마약이 계속 나오려나?

이제 공급이 없는 거 아닐까?

그건 지켜봐야 할 일이다.

“다 외울 수 있죠?”

“최, 최대한 외워 볼게요.”

광기에 찬 사람은 역설적이게 믿을 만하다.

목표를 위해 다른 건 안 보게 되니까.

그래서 지금도 배고픔의 고통을 이겨내며 열심히 몸을 만들고 있겠지.

건강이 상할 수도 있지만, 마기의 도움을 받는 그녀는 상관없다.

더 가혹하게 굴러도 충분히 건강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

내가 알려준 음악 이론을 곱씹는 하연.

사실, 특별한 이론이라기보단 작곡 프로세스를 주입한 정도다.

그래야 내가 준 곡을 그대로 찍어낼 수 있으니까.

“그럼 며칠 뒤 희성 선배님과 자리를 만들 겁니다.”

“알겠어요.”

미인계가 먹히지 않을 걸 알았지만, 몸 관리를 시키는 건 내 욕망에 기인한 것도 있고.

조금 더 희성 선배가 마음을 쉽게 열 거 같아서도 있다.

펑퍼짐한 몸매보다야 잘 빠진 몸이 더 좋고, 그런 몸으로 어필하면 좀 더 챙겨주게 되는 게 남자다.

“그럼 오늘은 이만 헤어지죠.”

“네. 다음에 뵙겠습니다.”

하연이 공손히 인사하고 먼저 나갔다.

커피를 마저 마시며 하연에게 줄 곡을 정리하고 나도 자리를 나선다.

“후우, 그럼 가 볼까?”

역시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어서 오세요.”

“네. 반가워요.”

레이디 가디언 건물에 도착하자 사장이 바로 마중 나왔다.

“소담씨는요?”

“위에서 기다리고 계세요.”

“가죠.”

사장과 함께 위로 올라왔다.

“왔어요?”

“와우!”

창밖을 보며 서 있는 소담.

문이 열리자 인기척을 느끼고 돌아보는 모습이 꽤 아름다워 감탄이 나왔다.

자연조명 죽이네.

하루만이지만, 건강을 회복한 소담은 표정도 많이 변했고, 옷과 헤어 스타일이 달라져 정말 완연한 아름다움을 뽐냈다.

“잘 잤어요?”

“아뇨. 못 잤어요.”

“왜요?”

내 물음에 살짝 미소를 흘리며 답하는 소담.

“몸에 활력이 넘쳐서 잠이 안 오더라구요.”

“안 피곤해요?”

“아프지 않은 것만으로 피곤을 잊을 수 있는 거 같네요. 호호.”

밝은 모습의 소담은 또 다른 매력이 있구나.

확실히 아름다운 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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