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박으면 악상이 떠올라-235화 (235/450)

235.

이렇게 된 이상 하연은 철저하게 노예로 다뤄야겠다.

왜 이렇게 뜨려고 하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 가지만.

뭐, 알아서 잘 처신하겠지.

“빨면서 들어.”

-쥽, 쥬븝, 쥬브.

하연이 열과 성을 다해 자지를 빨며 눈을 위로 뜬다.

“원하는 대로 확실히 밀어줄게.”

-쥽.

눈웃음 지으며 자지를 강하게 빠는 하연.

어우, 진짜 스킬이 남다르긴 하다.

혀가 길어서 기분이 진짜 이상하다.

“대신해줘야 할 일이 있어.”

하연의 스킬에 사정감이 꽤 올라 머리를 잡고 꾹 눌렀다.

-구욱, 웁.

-뷰릇, 뷰르릇.

“꿀꺽, 컥, 콜록. 네. 어떤 일을 하면 되나요?”

목 깊이 자지를 박고 사정해서 꽤 고통스러울 텐데 멀쩡한 척 내게 묻는다.

민하씨야 내가 배려해서 살살 하지만 하연은 배려가 필요 없으니까.

이미 다 개발된 몸이라 편한 대로 사용해도 괜찮겠지.

“작곡가 남희성 알지?”

“네. 알아요.”

“그를 꼬셔 봐.”

“네?”

멍한 표정을 짓는 하연.

“그를 어떻게든 구슬려서 증거를 수집해 와.”

“어, 어떤 증거요?”

“그건 네가 잘 꼬시면 알게 되겠지. 왜? 어려워?”

“아, 아뇨! 꼬, 꼭 해 올게요.”

사실, 그녀를 이용할 생각은 없었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조금 이상해서 말이지.

남희성도 그렇고 마약 제조 단체도 그렇고 꿈도 그렇고.

뭔가 단서가 될 만한 게 계속 나오는데.

아빠도 발견하지 못 하는 거면 뭔가 일반적인 방법으론 안 되는 게 있는 거 같다.

“자, 우린 거래를 하는 거야.”

“거래요?”

“응, 네가 내가 원하는 정보를 하나 가져올 때마다 그에 상응하는 무언갈 줄게. 그게 내 곡이던 방송 스케쥴이든, 유티비 출연이든.”

“아, 알겠어요.”

눈을 빛낸 하연이 다부진 표정을 지었다.

“그, 근데 남희성 작곡가한테는 어떻게 접근하죠?”

“그거까진 내가 도와줄게.”

“아, 알겠어요.”

불안한 눈빛의 하연이지만 나름 믿음이 간다.

내가 홀렸을 정도로 꽤 이쁜 외모에 나야 여자가 워낙 많아서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따지고 보면 섹스도 꽤 잘한다.

“오늘부터 몸매관리 들어가. 내가 소개해 줄 테니 운동 시작해.”

“네.”

질문도 하지 않고 고분고분 내 말을 따르는 하연.

그녀의 바람직한 모습에 머리를 쓰다듬는다.

“이제 일어나고. 앞으로 사람들 있을 땐 적당히 거리 둬. 혹시 모르니까.”

“알겠어요. 잘 부탁드릴게요.”

“나도 잘 부탁해.”

욕탕에서 나오며 서로의 옷과 얼굴을 점검했다.

하연이 메이크업이 조금 망가졌지만, 그건 알아서 해결하고 온단다.

“먼저 갈게. 아까 작업실로 와.”

“네.”

아까 자지 빨게 했을 때 마기도 짱짱하게 먹였으니 문제 생길 일은 없겠지.

작업실로 들어가 곡을 점검한다.

“어디 갔다 왔어?”

“잠깐 하연씨랑 할 얘기가 있어서.”

“그래? 혹시?”

“그런 건 아니고.”

내부의 적이야 당연히 없겠지만, 혹시 모른다.

초자연적인 힘을 사용하는 사람들이라 어떤 식으로 사람 마음을 읽을지도 모르니까.

이런 일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다.

“아, 작곡가님.”

“네?”

하연이 도착해 날 부른다.

“그, 저 먼저 녹음하고 가봐도 될까요?”

“흐음, 그렇게 해요.”

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간다고 하는 하연.

나야 상관없으니 그렇게 한다.

“으음, 조금 더 목소리를 부드럽게 내 볼래요?”

“아니, 발음은 정확하게 하고요. 네. 지금처럼.”

“좋네요. 잘 했어요. 나와도 됩니다.”

녹음이 끝나고 꽤 지친 하연이 나온다.

아! 나도 노래 잘 하는 사람들이랑만 작업해서 완전 일반인이랑 하니까 조금 어렵네.

내가 추상적으로 말하는 편이라 상대가 알아듣기가 꽤 힘든 거 같다.

“수고했어요. 간다구요?”

“네. 다음에 기회 되면 또 뵈어요.”

“그래요. 조심히 들어가요. 정비서 배웅 좀 해 드려.”

“네. 그럼 이쪽으로.”

아인이 하연을 데리고 나갔다.

으음,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네.

하연이 가고 아인이 돌아온 뒤 하나둘씩 유티버들이 도착했다.

지금부터는 녹음의 연속.

지옥 같은 시간이었다.

점심은 김밥과 여러 가지 음식을 시켜 알아서 먹도록 했다.

뭔갈 대접할 정신도 시간도 없었으니까.

“으음, 조금만 더 두꺼운 소리로 해 볼까요?”

“어휴, 여기서 어떻게 두텁게 해요?”

“아, 그럼 목을 꾹 누르는 느낌으로요.”

“으음, 해볼게요.”

역시 노래하는 사람이 아니니 녹음이 쉽지 않다.

이따 줄리를 마중 나가기 위해서 조금 부족하더라도 어지간하면 그냥 넘겼다.

기계로 만지면 되니까.

정 뭣하면 미리나 선애한테 부탁해서 화음 짱짱하게 깔지 뭐.

“후우, 조금만 쉴게.”

“응. 알았어.”

아인에게 말하고 잠시 소파로 간다.

음, 배가 고프네. 김밥 한 줄과 같이 온 장국을 들고 테이블에서 먹는다.

“호호, 무슨 대학교 동아리 모임 같아요.”

“하하, 죄송해요. 제대로 대접해야 하는데.”

“에이, 즐겁다는 뜻이에요.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돼요.”

곧 녹음에 들어가는 뷰티 유티버가 말을 걸어왔다.

뷰티 유티버지만 평범한 외모.

유티비가 성장한 이유가 너무 평범한 사람이 화장으로 엄청난 미녀가 되는 모습을 찍고부터였지.

솔직히 그건 화장이 아니라 변장 아니냐?

흔녀가 훈녀도 아니라 존예녀가 됐는데.

오늘도 화장을 거의 하지 않아서 뭔가 밋밋한 얼굴이다.

으음, 얼굴이 밋밋해서 화장으로 잘 살릴 수 있는 걸까?

더 생각하면 실례가 될지도 모르니 참자.

“금방 먹고 녹음 시작할게요.”

“호호, 그러다 체해요. 천천히 드세요.”

나이가 꽤 있어서 그런지 성격도 다정하니 좋은 거 같다.

“근데 제가 먹는 모습 찍어서 뭐 하나요?”

“호호, 그냥 제가 화장하는 거도 아닌데, 딱히 찍을 게 없어서요.”

“하하, 여러분 안녕하세요?”

라이브는 아니지만, 그녀를 위해 카메라를 보고 인사했다.

“어머, 제 방송에 인사도 해 주시고 영광이에요.”

“하하, 뭘 영광까지야. 아! 다 먹었네요. 잠시 화장실 좀 다녀와서 바로 하시죠.”

“조금 쉬고 하셔도 되는데.”

“하하, 그러고 싶지만 갈 길이 머네요.”

그렇게 다시 녹음이 시작됐다.

“으음, 너무 긴장한 거 같아요. 심호흡 좀 할까요?”

“아, 죄송해요.”

“괜찮아요. 조금 지나면 익숙해지고 그럼 나아질 거예요.”

뷰티 유티버인 그녀는 녹음이 처음이라며 엄청 긴장해 제대로 노래를 부르지 못했다.

화장하면서 콧노래 부르는 게 꽤 괜찮아서 섭외했는데.

이거 조금 오래 걸리겠네.

누구나 처음은 어려운 법이니까.

“다음에 재녹음해도 괜찮으니까. 편하게 해 봐요.”

“네. 아! 집에서 할 땐 안 이랬는데. 마이크 앞이라 더 떨리네요.”

다정하게 그녀의 녹음을 하나하나 봐 준다.

내가 세심하게 하니 확실히 점점 실력이 늘어났다.

“후, 이 정도면 좋네요. 나오셔요.”

“아, 감사합니다. 녹음이 쉬운 일이 아니네요.”

“하하. 화장도 처음부터 잘 할 순 없잖아요. 그런 거죠.”

“호호, 다음에 제 채널에 한 번 나오실래요? 제가 엄청 멋지게 화장해 드릴게요.”

오! 재밌겠는데?

그녀에게 연락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남은 녹음을 시작한다.

꽤 여유롭게 시간을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부족했다.

이러다 줄리 배웅에 늦는 건 아닐지 모르겠네.

정 뭣하면 아인을 혼자라도 보내야겠다.

“정비서.”

“네?”

사람이 많아서 내게 존대하는 아인.

일하는 모습이 확실히 뭔가 섹시하다니까.

“혹시 이따가 시간 됐는데 녹음 안 끝나면 혼자 다녀와 줘.”

“아! 알겠어요.”

결국, 줄리를 마중하러 공항에 가지 못했다.

아니! 사람 말귀를 너무 못 알아먹는 거 아니냐!

“후우, 잠시 쉬었다 할까요?”

“네. 알겠습니다.”

아직도 세 명이나 남았네.

덩치 큰 남정네 둘과 방금 도착한 호리호리한 여성 하나.

남자 한 명은 시골 컨셉 먹방 유티버고, 다른 한 명은 운동 유티버다.

둘다 중저음의 중후한 음성이 마음에 들어 섭외했는데.

생각보다 노래를 못해서 고생 중이다.

고집이 있는 건지, 멍청한 건지 말도 잘 못 알아들어서 녹음이 진도가 안 나간다.

“후우, 마지막 순선데, 계속 기다리실 순 없으니 이분 먼저 해도 될까요?”

나는 남자 둘을 보고 양해를 구한다.

노래는 못하지만, 성격은 좋은 사람들이라 내게 미안해하며 순서를 양보했다.

“자, 그럼 녹음 시작할게요.”

“네.”

방금 부스로 들어간 호리호리한 여성.

딱히 컨셉 없이 이것저것 찍는 유티버다.

엄청 마른 몸이라 살찌우기 컨텐츠가 메인이긴 한데, 매번 실패하고 있다.

가끔 코인 노래방 영상이 올라오는데, 작은 몸에 맞지 않는 엄청난 성량을 보여줘 섭외했다.

“오! 좋네요. 끊어가도 되니까 호흡 신경 쓰지 말고 조금 더 질러 볼래요?”

“아! 네.”

그녀의 녹음은 금방 끝났다.

“와! 좋았어요. 나오셔도 돼요.”

“후우, 긴장했는데 다행히 금방 끝났네요.”

“하하, 다 노래를 잘 하셔서 그렇죠. 가수 하셔도 되겠어요.”

“어머, 호호, 다음에 노래라도 한 곡 내볼까요?”

고개를 끄덕여 준다.

정말 유티비 용으로 노래하나 내면 잘 될 거 같기도 하다.

당장은 너무 볼품없는 해골이라 모르지만, 눈도 크고 코도 오뚝하니 살 좀 찌우면 꽤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다음에 연락 드릴게요.”

“어머? 정말요?”

“하하. 너무 깊게 생각하진 마시구요. 합방이라도 하면서 얘기나 한번 해봐요.”

“네. 좋아요.”

늦은 시간이라 그녀를 돌려보냈다.

“자! 두 분은 조금만 더 힘내 주세요.”

“하하! 힘이라면 항상 넘칩니다!”

“꼭 녹음에 성공해서 저녁에 맛있는 거 먹겠습니다!”

각자 카메라에 대고 다짐을 외치는 두 사람.

나름 개그 감도 있어서 지루하진 않은데.

종일 진행된 녹음이라 빨리 끝내고 싶다.

“아, 지금 좋았는데 조금만 더 음을 길게 내 볼게요.”

“알겠습니다.”

점점 나도 그렇고 이 남자들도 그렇고 실력이 늘고 있다.

나는 설명하는 실력이 늘었고, 이들은 알아듣는 실력이 늘었다.

노래 실력이 늘진 않았지만, 그래도 들어줄 만한 노래가 완성됐다.

“와! 끝났어요. 나오세요. 끄으응!”

“수고하셨습니다.”

“정말 감사해요. 포기하지 않아 주셔서 감격입니다!”

기지개를 켜며 두 사람을 본다.

으음, 아인에게 줄리는 집에 도착했다고 연락이 왔다.

피곤한데 두 사람이랑 저녁이나 먹고 들어갈까?

“같이 저녁이나 먹을까요?”

“오! 좋습니다. 제가 대접하죠.”

“두 분 다음에 저희 집에 놀러 오시면 기가 막힌 요리를 대접 해 드리겠습니다.”

두 사람 텐션이 여전히 높다.

촬영 중도 아닌데, 참 한결같은 사람들이네.

뭐, 그런 모습이 나쁘진 않았다.

여기저기 만났던 사람들이 성격 좋다고 해서 구색 맞추기로 넣은 사람들인데.

꽤 괜찮은 사람들인 거 같다.

이럴 때 인맥 다져놓으면 또 쓸모가 있겠지.

영향력이 적은 사람들은 아니니까.

둘이 합치면 구독자 120만명 쯤 되니까.

음, 뭘 먹는 게 좋을까?

한 명은 헬스 하니까 식단 하려나?

“혹시 식단 하시나요?”

“하하, 칼로리 커트만 하고 식단은 안 합니다. 아무거나 먹어도 돼요. 오늘 굶었거든요.”

“아! 배고프시겠어요. 빨리 가야겠네.”

“괜찮습니다. 배고픔은 익숙해서.”

헬스인의 숙명 같은 건가? 뭔가 멋있다.

“으음, 늑대 형님은 맛있는 거 자주 드시니 뭘 먹어야 할지 모르겠네요.”

“하하, 평소에 제가 해 먹으니 남이 해준 건 다 좋아합니다.”

“그럼 무난하게 고기나 먹을까요? 삼쏘 어때요?”

“오, 남자의 쏘울 푸드 좋습니다!”

시골에서 화덕이나 솥뚜껑을 이용해 대형 요리를 하는 시골 먹방 채널 유티버 늑대.

헬스장과 기구 정보, 운동 정보를 공유하는 헬스 채널 득근득근의 유티버 심장.

심장은 아마 나랑 동갑이고, 늑대 형님은 30대 중반인가 그랬지?

두 사람 다 방송에서도 술을 자주 마시기에 무난한 메뉴를 골랐다.

“하하, 이거 성민씨도 이런 걸 먹을 줄은 몰랐네요?”

“네? 저도 같은 사람인데 삼겹살이면 환장하죠.”

“역시 사나이답게 뭘 아는구먼!”

음, 텐션 적응 안 되네.

같이 먹는 자리를 기념해서 촬영하자고 해서 나도 텐션을 올려 말하다 보니 조금 피곤했다.

재미는 있지만, 남정네 셋이서 이러고 있으니 조금 시간 아깝다.

대충 즐겁게 자리를 마무리했다.

심장과는 친구를 먹었고, 늑대 형과는 형 동생 하기로 했다.

그렇게 친분을 다지고 적당히 헤어졌다.

“그럼 다음에 보자!”

“네. 형님 들어가십쇼!”

“네. 다음에 뵈어요.”

늑대 형님이 갈 길이 멀어 먼저 갔고, 나와 심장이 남았다.

“넌 무슨 조폭처럼 인사하냐.”

“하하, 사나이의 인사지. 그럼 너도 조심히 들어가.”

“응. 잘 가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한다.

아! 빨리 줄리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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