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박으면 악상이 떠올라-208화 (208/450)

208.

흐음, 이건 좀 위험한데?

마주친 눈에서 언뜻 광기가 보이는 거 같다.

“나 정말 뭐든지 할 수 있어. 엉덩이도 쓸 수 있어. 애널 해보고 싶지 않아? 원하면 다른 사람하고도 할 수 있어. 접대용으로 사용해도 좋아. 그러니까 제발....”

애널은 이미 해 봤는데. 남이 하는 걸 보는 취미도 없고, 여자를 접대용으로 쓸 생각도 없다.

내 표정을 살피는 하연.

내가 유혹에 넘어오지 않은 걸 느꼈는지 점점 울음소리가 커진다.

“흐극, 지, 진짜 나 잘 할 테니까. 끄흡, 제, 제발 도와줘, 나 정말....”

울음기 섞여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 들렸다.

대충 그만큼 간절하다는 얘기겠지.

뭐가 그리 간절한지는 잘 모르겠다.

복수인가?

보여 줄 게 완전히 달라진 나 같은 걸까?

그런다고 그가 돌아오지도 않을 거 같고.

분해한다거나 아쉬워할 거 같지도 않다.

아깝긴 하려나?

괜찮은 오나홀 질려서 버렸더니, 방송에도 나오고 엄청 유명해진 느낌일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하연은 어떤 감정으로 내게 이런 말을 하는 걸까?

“녹음 전까지 생각 좀 해봐도 될까?”

“끄흐응, 아, 알겠어.”

하연이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뛰어갔다.

-흐아아아앙!

화장실에서 들려오는 오열.

물소리가 들리고 하연의 우는 소리는 점점 잠잠해졌다.

나는 눈을 감았고, 잠을 청했다.

하연은 알아서 하겠지.

잠에 빠져들었던 의식이 다시 돌아왔다.

으음, 숙취가 조금 있나?

속이 좀 쓰리고 머리가 아픈 기분.

너무 오랜만에 느끼는 거 같은데?

딱히 심하진 않아서 그리 거슬리진 않았다.

“후우, 마하연은 간 거 같네?”

화장실을 다녀와 작업실을 확인하니 아무도 없었다.

숙취 때문인지 하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머리가 어지럽다.

폰을 꺼내 시간을 보려는데 하연에게 문자가 와 있었다.

장문의 문자.

미안하다는 말로 시작된 문자는 술 취해서 한 소리가 아니고.

정말 진심이었단 말로 끝났다.

내게 도와달라고 간절히 부탁하는 내용.

내가 도와줘 봤자 단체 곡에 넣어 주는 것뿐인데.

가수도 아니면서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잘 모르겠다.

연예계 진출을 원하는 건가?

원한다면 예능 몇 개는 꽂아 줄 수는 있다.

윤진이가 하는 프로에 게스트로 내보내 줄 정도는 되니까.

근데, 뜨고 말고는 본인의 문제지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물론, 내가 마음먹고 제대로 밀어준다면 모르겠지만.

하연이 그 정도는 아니니까.

가수로 성공할 재능이라도 있다면 모를까 그 정도 실력은 아니다.

신앙도 없어서 노래 실력을 늘려 줄 수도 없고.

“흐음, 골치 아프네.”

하연과 잠을 자긴 했지만, 내 여자라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내게 중독된 거도 아니니까.

다른 여성들이 날 떠나면 엄청 슬플 거 같고 힘들 거 같지만,

하연은 그냥 골치 아픈 존재로만 느껴졌다.

한 번 잤다고 엉겨 붙는 건 아니겠지?

기분이 이상했다.

음, 내가 여자를 먹고 버리는 일이 다 생기네.

괜히 더 얽혔다간 문제가 생길 거 같다.

아니, 이미 위험한 느낌이 올라오는데.

그냥 적당한 사이를 유지하며 조금 신경 써 주면 되겠지.

남 팀장님께 전화를 걸었다.

-네. 부 사장님. 전화 기다렸습니다.

“네. 얘기는 잘 끝났는데, 고민해볼 게 좀 있어서 결정이 늦었네요.”

그녀랑 섹스하느라 늦었다고 할 순 없으니 대충 둘러댄다.

-어땠습니까?

“딱히 문제가 될 거 같진 않아요. 질 나쁜 남자한테 음해를 당하는 거 같거든요.”

-으음, 그렇군요. 그럼 하연씨 포함해서 녹음 진행하실 생각이신가요?

“네. 그렇게 섭외 마무리해 주세요.”

알았다는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

뭐, 당장엔 이 정도면 되겠지.

하연에게 따로 알리진 않았다.

알아서 잘 처신하고 있겠지.

내 간택을 기다리는 중이니까.

아인은 언제 오려나? 오늘도 스케쥴 있는데.

방송 스케쥴은 아니고 공항에 마중을 나가야 한다.

오늘은 리사가 한국에 들어온다.

카디와 줄리는 아직 미국에서 일정이 남아 같이 오진 못 했다.

상대적으로 스케쥴이 적은 리사가 먼저 한국에 도착한다.

리사는 줄리나 카디처럼 세계적인 스타는 아니지만, 한국에선 내 덕에 인지도가 꽤 높다.

그 때문에 공항에서 혼자 오기엔 무리가 있을 거 같아 내가 데리러 가기로 했다.

카디나 줄리가 오면 몰래 이동하겠지만, 리사는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니까.

따지고 보면 리사야 잘 나가는 신인이지.

줄리나 카디만큼 대스타 반열에 오른 사람은 아니다.

공항에 사람이 몰리고 마비되는 그런 일을 없을 거다.

아인에게 전화가 왔다.

아래 도착해 있으니 바로 내려오란다.

아니 올라와서 좀 있다가 가지 얘는 또 왜 이래?

내가 뭔 짓을 하고 있어도 스스럼없이 올라오던 애가 아래서 기다리니 좀 이상하다.

아! 아직 하연이 있을 거로 생각한 건가?

눈치 하나는 정말 빠른 거 같다.

나는 그냥 올라와도 된다는 답을 하고 나갈 준비를 한다.

“흐음, 그냥 갔나 보네?”

“그럼? 안 갔겠어?”

“흐으음, 네가 그냥 보냈을 거 같진 않은데. 까였구나.”

나는 피식 웃으며 들어온 아인을 살짝 안았다.

“까였으면 위로해 줄 거야?”

“잔뜩 놀려야지. 위로는 무슨.”

“하하하, 정비서 답네.”

“진짜 까였어?”

고개를 저었다.

내가 마음에 안 들어서 보냈다고 하려다 안 한 건 또 아니니까 말을 아낀다.

아인은 질투가 많은 편이니까.

“몇 시 도착이었지?”

“열한 시.”

“으음, 아직 여유롭네. 일찍 가서 기다리자.”

“그러자.”

아인과 함께 차를 타고 공항으로 향한다.

공항에 있는 카페 같은 곳은 들어가 있을 수 없어 차에서 기다렸다.

대충 비행기가 도착할 시간이 돼 아인이 공항으로 갔다.

내가 가면 사람이 몰릴 수도 있어 아인만 보냈다.

알아서 잘 데리고 오겠지.

-드르륵!

차 문이 열리고 익숙한 모습이 보인다.

“민!”

“리사! 왔어? 고생했어.”

“헤헤. 민 보고 싶었어!”

리사가 차에 올라타 옆에 앉으며 날 안았다.

“몸은 괜찮아?”

“응. 문제없어.”

“다들 걱정했다고.”

“어떻게 소식이 미국까지 전해졌네.”

리사가 고개를 끄덕인다.

“민이 입원했다고 기사 나니깐 여론이 좀 잠잠해졌어.”

“그건 다행이네.”

뭐, 우리도 알아봤지만, 아직 미국에서 활동할 수 있을 수준은 아니다.

지금 미국인들에게 나는 국민가수를 죽게 만든 나쁜 외국인이니까.

언제 이 감정이 풀어질지도 잘 모르겠다.

뭐, 내가 미국에 가서 뭘 할 순 없지만, 노래는 낼 수 있을 거 같긴 한데.

한국에서 녹음해서 미국에 발매하면 노이즈마케팅도 되고 가수가 욕은 좀 먹겠지만, 노래는 뜨지 않을까?

물론 내 여자들한테 그런 역할을 맡길 수 없어서 참는다.

기회가 되면 미국에 남자 가수한테 곡 주지 뭐.

신인이라면 안 받고 못 배길걸?

내가 계속 좋은 곡을 쓴다는 가정하에 하는 얘기지만.

“하아아.”

“민! 왜 한숨이야!”

“아니야.”

리사가 부드럽게 내 팔을 쓰다듬는다.

아직 셋이 모두 온 게 아니라 같이 살 집은 구하지 않았다.

같이 보러 다닌 다음 고를 생각으로 후보군만 몇 군데 정해놨다.

일단 호텔에 짐을 풀 예정.

호텔에서 같이 지내면 언젠가 들켜 구설수가 생길 수 있으니 당분간은 리사 혼자 지내게 될 거 같다.

나도 스케쥴이 있어서 아인을 붙여 둘 수도 없고.

리사를 전담할 직원을 구하긴 했는데, 리사가 부담스럽다며 거절했다.

“안뇽하세여?”

나름 한국어 공부도 열심히 했는지 옆에서 회화책을 보며 한국어를 연습하고 있는 리사.

“많이 좋아졌다.”

“정말?”

“응. 이제 알아들을 수 있어.”

“헤헤. 다행이네.”

리사의 발음을 교정하며 이동하니 금방 호텔에 도착했다.

아인과 리사의 짐을 나눠 들고 들어선 호텔.

미리 체크인해 둔 방으로 바로 향한다.

괜히 로비에서 오래 있으면 또 사진 찍힐 수 있으니까.

“당분간 여기서 지내면 돼. 직원들도 영어 할 수 있으니까 지내는 데 불편하진 않을 거야.”

“고마워! 민. 엄청 깔끔한 방이네.”

우리나라 호텔이 특히 깔끔한 편이긴 하지.

물론, 고급 호텔을 가면 어느 나라든지 꽤 깔끔하겠지만.

“특별히 신경 썼지.”

-츄릅. 츕.

내 말에 안기며 키스하는 리사.

보드라운 혀가 얽혀오고 리사는 날 침대로 끌고 간다.

“침대가 좋은지 확인해 보고 싶은데.”

“하하, 요망하네.”

“요마앙? 무슨 뜻이야?”

“매혹적이라고.”

리사가 야하게 웃었다.

아인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밖으로 나가려고 한다.

미국에서 기억을 되살려 두 여인을 눕히고 싶지만.

지금 내 체력으로 가능할지 모르겠다.

“하으으, 민. 흐응.”

“응, 리사.”

눈을 마주치고 서로를 욕망에 찬 눈으로 바라본다.

-츄르릅, 츕.

입술이 붙고 혀가 얽히고 두 사람의 손이 바쁘게 움직였다.

리사는 섹스 천재라 스킬이 남다르니 내가 조금 더 신경 써서 애무해야 한다.

안 그러면 금방 싸버려 만족을 줄 수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후우, 내가 이런 고민을 하게 되다니 정말 속상하네.

다채롭게 리사의 몸을 만지니 달아오른 리사가 애처로운 눈으로 날 본다.

“흐으응, 민! 이제 넣고 싶어.”

“아직 난 더 만지고 싶은데.”

“하으응, 민이 만지고 싶으면. 하으, 참아 볼게.”

원하는 걸 해주지 못 하는 마음이 참 서글프다.

그간 조금만 달아올라도 박아댔기 때문에 내 여성들은 대부분 빨리 박히는 걸 좋아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예전처럼 바로바로 서면, 싸고 또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렇게 못 하니까.

한 번 사정하면 최소한 몇 분은 쉬어줘야 한다.

물론, 그 시간 동안 애정을 나누면 되지만,

뭐랄까 그래 본 적이 없으니까 어색하달까?

“하으, 흐으응. 흣, 가, 갈 거 같아, 오우! 흐으응!”

내 팔을 양손으로 잡고 몸을 떠는 리사.

한 번 보내줬으니 슬슬 삽입하면 되겠다.

리사의 몸 위로 올라타 절정에 떠는 리사를 잡았다.

“하으으, 지, 지금? 바로? 하응, 아, 자, 잠깐, 흣, 흐으응!”

봐주지 않고 삽입한다.

어우, 엄청난 조임. 어제 하연의 널찍한 보지를 맛본 후라 그런지 리사의 보지가 더 쫀쫀하게 얽혀오는 느낌이다.

“흐으응, 하으, 흣, 흐으응, 또, 또오오, 하읏!”

리사의 몸이 꺾였고, 나는 온 힘을 다해 자지를 박았다.

“후우, 후우, 싸, 싼다.”

“흐으응, 싸줘, 하우으, 흣, 흐으응!”

-뷰르릇, 뷰릇.

“흣, 흐으으으응!”

사정 후 절정에 오른 리사.

몸을 떠는 리사의 위로 엎어져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하아, 하아.”

“오우, 민. 힘들어?”

“괜찮아.”

“아직 몸이 안 좋은 거야?”

고개를 저었다.

하, 자꾸 변명하기도 그렇네.

“조금 쉴까?”

“응. 안아줘.”

“하하, 그래.”

귀엽게 말하는 리사를 안고 쉬는 시간을 가졌다.

-똑똑.

“응?”

“나야. 슬슬 갈 준비 해야 해.”

“아! 알겠어.”

아인이 시간을 알려 줘 대충 씻고 나갈 준비를 한다.

“혼자 있을 수 있지?”

“그럼, 내가 애도 아닌데.”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전화하고, 내가 안 받으면 정비서한테 하면 돼.”

“오케이!”

리사를 두고 밖으로 나온다.

“후우, 큰일이네.”

“뭐가?”

“아니야. 가자.”

빨리 체력도 기르고 신앙 없이 제대로 여성들을 보낼 스킬도 길러야겠다.

리사를 호텔에 두고 헬스장에 도착했다.

“오셨어요?”

“네. 반갑습니다.”

내가 도착하니 카메라를 켜는 중둔.

다들 근육 이름이라 진짜 이름도 아직 모르네.

“중둔씨.”

“네?”

“오늘은 무슨 운동 하나요?”

“어제 이두가 상체 봐줬으니, 오늘은 저랑 하체 위주로 하실 거예요.”

확실히 엉덩이를 보면 하체 전문가가 맞는 거 같다.

그녀와 힘들게 운동하는 모습을 촬영하고 밖으로 나왔다.

“후우, 다리에 힘이 없다.”

“호호, 그거 큰일인데?”

내 고생이 고소한지 아인이 날 놀린다.

“으으, 착한 내가 참는다.”

“호호, 다음 스케쥴 가실게요.”

아인의 차를 타고 진짜 스케쥴로 이동한다.

오랜만에 미용실에 들러 헤어와 메이크업을 마치고 스튜디오에 도착했다.

다시 시작된 드림 스테이지.

두 번째 곡의 예선이 끝나고 본선이 오늘부터 시작된다.

점심을 먹고 오후부터 시작되는 촬영.

어떤 사람들이 왔을지 기대된다.

곡 제목은 ‘장마’ 클래식 연주곡 느낌의 8분짜리 긴 곡인데.

연주곡으로 쓰기 조금 부족한 느낌이라 방송용으로 사용한다.

과연 어떻게 곡이 재탄생 했을까?

“왔어?”

“아! 누님.”

효정 누님이 대기실에서 날 반겨줬다.

이번 곡은 댄스가 그리 중요한 곡이 아니라 초유 누님은 빠졌다.

대신 올 다른 심사위원.

승철 형님을 섭외하려 했지만, 김 피디님이 다른 사람으로 하자고 해서 그러자고 했다.

그래서 섭외한 사람은 바로. 춤과 노래 모두 인정받고 있는 레전드 여가수.

마지막 10대 가수 미리였다.

“미리는 아직 안 왔어요?”

“흐음, 곧 오겠지, 뭐.”

미리가 조금 어리긴 하지만, 그 나이에 이 정도로 성공한 가수는 흔치 않다.

심사위원을 해도 딱히 문제 될 건 없을 거 같아 미리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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