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박으면 악상이 떠올라-202화 (202/450)

202.

잘빠진 몸매에 가련한 분위기.

오랜만에 보니 또 반할 거 같은 얼굴이네.

선애가 날 보고 얼음이 된 듯 멈췄다.

“서, 성민씨?”

“안녕하세요?”

조금 정신을 차린 선애가 날 불렀고, 나도 어색하게 인사했다.

“괘, 괜찮아요?”

“뭐가요?”

“몸이요.”

“멀쩡해요.”

선애가 내게 다가와 점검하듯 몸을 만지며 말한다.

“다, 다행이에요.”

“하하.”

크게 달라진 건 없는 건가?

“연습하러 왔어요?”

“네. 노래가 너무 어려워요.”

“금방 잘 할 수 있을 거예요.”

예전처럼 색정을 사용해 줄 수 없으니 본인 스스로 연습하는 수밖에 없다.

아! 이거 큰일이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윤진이랑 시연이가 제일 걱정인데?

시연은 곧 신곡이 나오기도 한다.

과연 색정이 없는 시연이 신곡 활동을 잘 이어갈 수 있을까?

물론, 무대에선 목소리 많이 깔고 하면 되긴 한데.

가창력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거 같다.

뭐, 시연이야 가수가 본진이 아니니까 괜찮겠지?

윤진이도 음악보다는 예능에 치중하고 있고.

“들어 볼래요?”

“좋죠.”

안무 연습실 옆에 딸린 노래 연습실에 선애와 함께 들어갔다.

선애야 원래부터 노래를 참 잘하는 사람이었으니 걱정이 없다.

단지 지금은 숙련도 적인 문제로 노래 연습이 조금 필요할 뿐.

시간이 다 해결해 줄 문제다.

선애가 목을 풀고 노래를 시작했다.

“좋아졌네요. 많이.”

“그래요?”

내 칭찬에 환하게 웃는 선애.

“이제 녹음해도 되겠어요.”

“조금만 더 연습하구요.”

“그래요.”

나도 선애에게 노래를 들려줘 볼까?

“잠깐 작업실로 갈까요?”

“작업실이요?”

선애가 얼굴을 붉히며 내 옆에 선다.

아! 그런 뜻은 아니었는데.

막상 선애가 부끄러워하며 다가오니 나도 음심이 동한다.

그간 많이 참긴 했다.

매일같이 하던 섹스를 벌써 며칠째 안 한 거야?

신앙은 없지만 건강한 몸, 선애의 향기에 아래로 피가 몰리기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선애의 허리를 감싼다.

“후훗.”

살며시 웃으며 내게 안기는 선애.

선애도 내게 팔을 감는다.

서로 부드럽게 몸을 쓰다듬으며 작업실로 이동했다.

괜한 걱정이었나?

“들려줄 노래가 있어요.”

“그래요?”

“네. 제가 만들었는데 평가 좀 해 줘요.”

“제가 뭘 알겠어요?”

선애가 확고한 믿음이 담긴 눈으로 날 본다.

나보다 날 더 믿어주니 힘이 나긴 하는구나.

“그냥 좋다 별로다 느낌만 말해주면 돼요.”

“흐으음. 알겠어요.”

선애가 의문스러운 눈으로 답했다.

하긴, 내가 누군가에게 곡을 검사받은 적이 없긴 하지.

선애를 보며 살며시 웃었다.

“왜 웃어요?”

“예뻐서요.”

“아이, 정말.”

손을 양 볼에 올리며 부끄러워 하는 선애. 예쁘긴 정말 예쁘다.

작업실 소파에 앉는 선애.

노래를 재생하고 선애의 옆에 앉는다.

선애는 눈을 감고 집중해 노래를 듣는다.

자꾸 입술이 마른다.

내가 이렇게까지 긴장하다니.

첫 곡이 끝났다.

“한 곡 더 있어요.”

“네.”

조용히 노래를 듣는 선애.

눈을 감고 집중한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화보 같네.

두 번째 노래도 끝나고 선애가 눈을 뜬다.

나는 긴장감을 숨기기 위해 소파에서 일어나 재생된 곡을 정지시켰다.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대단해요?”

“네. 어떻게 이런 곡을 매번 쓰시는 거예요.”

곡이 좋다는 얘기지?

꽤 오랜 시간 연예계에서 활동한 선애의 안목이라면 믿을 수 있다.

안도감이 차오른다.

내 귀가 나빠진 건 아니구나.

선애는 밝은 분위기를 풍기며 활짝 웃었다.

“근데 조금 다르네요.”

“달라요?”

“네. 음, 말씀 안 하셨으면 성민씨가 쓴 곡인 줄 몰랐을 거 같아요.”

“그래요?”

무슨 차이가 있는 거지?

나야 원래 곡의 스펙트럼이 넓다고 알려졌다.

딱히 내 스타일이 없지만, 다시 말하면 모든 스타일의 곡을 꽤 잘 만든다고 할 수도 있다.

“흐으음.”

선애가 고민에 잠긴다.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

설마 색기가 사라져서 그런가? 그걸 느낄 수도 있지 않을까?

곡에 더는 색기가 담기지 않으니 예전과는 느낌이 다를 수도 있다.

나야 색기를 느끼고 컨트롤 할 수 있으니 곡에 색기가 있건 없건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니다.

“뭔가 성민씨 곡은 간질간질한 떨림이 있었는데, 그게 없어졌어요. 아!”

“왜요?”

선애는 말을 하지 않고 고개를 저었다.

궁금하게 왜 말을 하다가 말아?

“말 안 해줄 거예요?”

“호호, 안 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새침하게 웃는 선애. 얄미운 모습이지만 너무 이쁘니까 얄밉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츄릅, 츄르릅, 츕.

선애의 표정이 너무 꼴려서 참을 수가 없었다.

바로 선애의 뒷머리에 손을 올리며 키스했다.

살짝 놀라는 듯하다가 바로 적극적으로 얽혀오는 선애.

“하아, 하아.”

키스가 끝나고 거친 숨을 쉬며 애단 눈으로 날 본다.

오우! 미치겠네.

그대로 선애를 소파에 밀어 눕힌다.

“흐으응, 너무 급해요. 하아아.”

흥분한 내 몸을 잠시 다독이며 강약을 조절하는 선애.

선애는 확실히 자신의 페이스로 섹스를 이끌어갈 줄 안다.

“저 엄청 흥분한 거 안 보여요?”

“호호, 조금 풀어 줘야겠네요.”

선애가 몸을 일으켜 옷을 벗었고 나도 빠르게 옷을 벗는다.

나체가 된 우리.

선애는 내 자지를 손으로 잡고 부드럽게 문질렀다.

“호호, 엄청 흥분했네요?”

“네. 빨아 줘요.”

-츕, 쥬븝, 쥽.

귀두에 살짝 뽀뽀하고 자지를 입에 머금는 선애.

스킬이 특별하진 않지만, 선애의 올려다보는 얼굴은 정말 사기적이다.

-쥬븝, 쥽, 쥬릅.

“파하, 이제 넣을까요?”

선애를 애무하진 않았지만, 침도 발랐고 애액도 어느 정도는 나왔겠지?

내가 급한 걸 알고 선애가 배려해 준다.

선애를 눕히고 다리를 벌린다.

다리가 벌어지며 드러나는 예쁜 보지.

흥분에 온몸에 피가 빨리 도는 거 같다.

“후우, 후우.”

거친 숨을 몰아쉬며 선애의 보지에 자지를 넣는다.

“흐응, 조, 좀만 부드럽게헷, 흣, 흐으응!”

“아팠어요? 후우, 미안해요.”

“괘, 괘찮, 흐응, 흣, 흐아앗.”

오랜만에 자지가 집을 찾아 들어가니 영혼까지 평온해지는 기분.

눈을 감고 감각에 집중한다.

온몸이 선애의 몸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강한 조임이 느껴진다.

“흐으응, 흐핫, 흣, 흐앙, 하앙, 아앙!”

점점 더 격정적으로 변하는 내 움직임. 그에 맞춰 커지는 신음.

잠시 숨이 차 몸을 낮추고 선애의 가슴을 잡는다.

말캉한 감촉이 손안에 가득 차고 보드라움 속에 꼿꼿이 선 젖꼭지가 손바닥에 느껴진다.

“후우우, 후우.”

“하으으, 흐응, 힘들어요?”

걱정스런 표정의 선애.

내가 이렇게 지치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어서 그렇겠지?

평소 신앙만 믿고 운동을 거의 하지 않은 데다가.

요즘은 아예 방에서만 생활하면서 체력이 많이 줄었다.

이런 문제가 있을 줄은 몰랐네.

“조금 힘드네요. 하아아.”

“제가 할게요.”

선애가 몸을 일으킨다.

나는 선애를 안은 채로 소파에 앉았다.

얼굴을 마주하고 앉은 우리. 선애가 몸을 움직였고, 표정이 살짝 찌푸려졌다.

아무래도 내가 아파서 체력이 약해진 거로 생각하겠지?

이젠 정말로 운동을 시작해야 할 때다.

이 체력이면 여자 둘만 내게 붙어도 감당 못 하겠는데?

“하으으, 흐응, 키, 키스해요.”

-츄르릅, 츄릅.

내가 잠시 생각에 잠긴 걸 알았는지 말하며 입술을 비벼오는 선애.

말캉하고 촉촉한 입술의 감촉.

쑥 들어오는 혀.

혀가 입천장을 간지럽혀 자지에 힘이 들어간다.

“하아, 흐으응, 좋아요. 하읏.”

입을 떼고 날 끌어안으며 귓가에 속삭이듯 신음하는 선애.

그 간드러진 목소리에 다시금 힘이 차오른다.

선애를 들어 올리며 자세를 바꾼다.

다시 선애를 소파에 눕듯 앉히고 빠르게 자지를 내리박았다.

“흣, 흐으응, 하읏, 가, 갈 거 같아요, 흐으응!”

“후우, 후우, 저도, 싸요. 후우.”

“흣, 흐응, 흐핫, 하응, 흐으으으으으으응!”

절정한 선애의 몸이 부들부들 떨렸고 나도 사정감이 극에 달했다.

“흣, 흐응, 흐핫!”

-뷰르릇, 뷰릇.

몇 번 피스톤 운동을 더 하며 사정했고, 그대로 선애 위로 엎어진다.

“후후, 좋았어요.”

내 등을 부드럽게 쓸며 말하는 선애.

뭐야? 오늘따라 왜 이렇게 누나 미를 뽐내는 거야?

“하아. 후우.”

몸을 일으켜 선애 옆으로 돌며 소파에 앉았다.

“많이 안 좋아요?”

“몸이요?”

걱정스러운 눈으로 날 보는 선애.

아, 진짜 내일 당장 운동 시작한다.

“괜찮아요.”

멋쩍게 웃으며 상황을 넘겼다.

“그나저나 곡에 관해서는 계속 말 안 해줄 거예요?”

“흐으음, 그건 성민씨가 직접 느끼는 게 좋을 거 같아서요.”

“그래요?”

선애의 말은 신뢰가 간다.

여러모로 경험이 많은 선애니까.

“그럼 좀 쉬어요.”

“헤헤.”

-쪽!

웃는 선애와 가볍게 뽀뽀하고 화장실로 향한다.

나갈 준비를 하고 희성 선배님댁으로 가야지.

선애를 만나서 다행이다.

선애가 전과 같이 날 대하는 걸 봐서 마음이 조금 놓였다.

물론, 과거와는 다르겠지.

내가 잘 못 하면 떠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신앙이나 색기, 마기처럼 중독되는 기운이 없는 거니까?

으음, 이건 좀 지켜봐야겠네. 살짝 다시 두려움이 엄습했지만, 고개를 털며 함께 털어냈다.

택시를 타고 도착한 선배님댁.

초인종을 누르니 저번에 본 매니저가 문을 열어줬다.

“안녕하세요.”

“네. 오셨어요. 선생님은 안에서 기다리고 계세요.”

“네. 그럼.”

안으로 들어간다.

미리 세팅이 끝난 테이블.

선배님은 먼저 위스키를 한잔하고 계셨던 거 같다.

“오! 그래. 자네 왔는가? 자리하게.”

“네. 안녕하세요. 선배님.”

인사를 하고 선배님 앞에 앉았다.

“들지.”

“네.”

자리에 앉자 술을 따라 주신다.

간단한 안부 인사를 지나 슬슬 진지한 얘기가 오간다.

음악과 가요계에 관한 이야기.

선배의 안목에 감탄한다. 역시, 롱런하는 이유가 있으시네. 배울 점이 많다.

“저번에 주신 약 있잖아요.”

잠시 얘기가 끝나 적막이 찾아 왔을 때 술을 한잔 마시고 입을 뗀다.

“설마 복용했나?”

“아, 아뇨. 죄송합니다. 잃어버렸어요.”

“그렇군.”

희성 선배가 살짝 놀라 말했고, 잃어버렸단 내 말에 살짝 아쉬움이 스친 거 같다.

너무 빠르게 표정이 변화해서 잘 못 느꼈지만.

아쉬운 게 맞는 거 같지?

아닌가? 뭔가 좀 이상한데.

왜 아쉬워하지?

지금 나는 모든 기운이 사라진 상태다.

다른 사람에게서 신앙도 보이지 않는 거로 봐서는 기운을 아예 못 느끼는 상태가 아닐까?

예전 곡들에서 색기는 느낄 수 있나?

실험해 볼 게 하나 생겼네.

“약 이야기는 왜 꺼낸 건가?”

“아, 그 약을 준 단체를 좀 만나보고 싶어서요.”

“으음, 또 저번처럼 잡아넣을 생각인가?”

“아! 아뇨. 이번엔 좀 다릅니다.”

희성 선배는 가만히 위스키를 홀짝였다.

“그렇군.”

희성 선배님이 아시는 게 있을까?

“연락처를 받은 적은 있지만, 어디에 뒀는지 모르겠군. 하도 연락을 바라는 사람이 많아서.”

개인회사를 운영하는 희성 선배.

그러다 보니 연락 오는 사람도 엄청 많겠지.

와중에 불법적인 단체 연락처를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다.

그래도 다행히 어딘가에 있다면 찾을 수 있는 거 아닐까?

“내 찾게 되면 연락하겠네.”

“아! 정말 감사합니다. 매번 도움만 받네요.”

“뭘, 같은 일 하는 사람끼리 서로 돕고 살아야지.”

“감사합니다. 정말.”

밝게 웃는 선배님과 건배를 하며 술을 마셨다.

신앙이 없기에 취할 수도 있어 조심히 마셨지만, 조금 취기가 오르는 건 어쩔 수 없다.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러지. 혹시 약이 필요한가?”

“네? 약이요? 음, 있으면 좋겠죠?”

“있으면 좋다라....”

뒷말을 끌며 생각에 잠기는 선배.

도무지 희성 선배님의 생각은 알 수가 없다.

뭐, 워낙에 괴짜로도 유명한 사람이니까.

내겐 호의적이지만 성격 안 좋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남은 게 있긴 한데. 필요하면 주겠네.”

“아! 그, 그렇습니까.”

여기서 받아도 괜찮을까?

아쉬운 사람이 우물을 팔 수밖에 없지.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러지.”

희성 선배는 책상 서랍에서 하얀 가루가 든 봉투 하나를 꺼내 오셨다.

“여깄네”

“감사합니다.”

약을 받아 챙기고 작업실로 향한다.

생각해 보니까 집에 혼자 있는 건 꽤 위험할 거 같더라고.

당분간은 작업실에서 생활할 계획이다.

지금 집은 팔고 새로운 집도 알아볼 생각이고.

미국에서 세 여성이 한국에 오면 같이 살까 생각 중이다.

당분간은 어느 정도 케어가 필요할 테니.

언어와 문화가 다른 타국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겠지.

작업실에 도착해 방으로 들어가니 선유가 침대에 누워 있었다.

“어? 피디님?”

“으음, 안녕?”

선애처럼 날 보고 놀라는 선유.

나는 아까보다는 덜 어색하게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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