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박으면 악상이 떠올라-197화 (197/450)

197.

“흣, 흐아앙, 하읏, 가, 간다앗! 흣, 햐그으응!”

-뷰르릇, 뷰릇.

지애 누나와 지인이를 돌아가며 마구 자지를 놀렸다.

두 사람 다 힘이 빠져 늘어지고 나서야 섹스를 멈출 수 있었다.

“흐으으, 밥, 하으, 해야 하는데.”

“그냥 시켜 먹자.”

“그럴까?”

“헤응, 헤헤. 전 아무거나 잘 먹어요. 헤헤.”

셋이 얽히고설켜 서로의 몸을 느낀다.

힘 빠진 두 사람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내가 음식을 시켰다.

지애 누나의 음식도 좋지만, 이렇게 죽여놓고 밥까지 해 달라고 할 순 없지.

“하으, 정리나 좀 해 두자.”

“응, 도와줄게. 뭘 이렇게 사 온 거야?”

“갈비찜 해주려고 했지.”

“그거, 오래 걸리지 않아?”

지애 누나가 다시 얼굴을 붉힌다.

“압력솥에 하면 한두 시간이면 돼.”

“그래?”

반응을 보아하니 갈비찜 올려 두고 한 판 할 생각이었나 본데?

그랬으면 지금쯤 다 타버리지 않았을까?

안 하길 잘 했다.

“해서 싸 줄게 가져갈래?”

“여기서 먹고 가지 뭐.”

“그래? 그럼 일단 해 둘까?”

“에이, 오늘은 쉬어. 내일 해.”

지애 누나가 고개를 끄덕이고 고기만 재워둔다고 한다.

저런 게 엄마의 마음 같은 걸까?

그런 지애 누나의 모습이 뭔가 아름다우면서도 자극적이었다.

뒤에서 누나를 안고 다정히 몸을 쓰다듬는다.

“흐으응, 나 힘든데.”

“응. 그냥.”

내가 또 할 줄 알았는지 알아서 엉덩이를 뒤로 빼는 지애 누나.

입으론 힘들다고 하지만 몸은 솔직하네?

쭉 뺀 엉덩이를 살짝 토닥이고 소파로 간다.

“누나 정리 다 하면 이리 와.”

“응, 금방 갈게.”

내가 시킨 음식은 중국 음식이었다.

짜장면과 짬뽕 볶음밥에 탕수육을 시켰다.

다 같이 이것저것 먹으려고 선택한 메뉴다.

너무 힘을 빼서 배가 고파진 것도 있고, 빨리 오는 메뉴를 시켰다.

먹으면서 영화 캐스팅 얘기 나누면 되겠지?

지애 누나가 정리를 마칠 때쯤 타이밍 좋게 배달이 도착했다.

셋이 옹기종기 앉아 음식의 포장을 벗긴다.

넌지시 말을 시작했다.

“두 사람. 정필상 감독님 알아?”

“정필상 감독 모르는 사람도 있어?”

“헤헤. 선생님 정필상 감독님 모르는 사람은 간첩이죠.”

지인이가 요즘 예능 하면서 어른들이랑 어울리더니 뭔가 사용하는 단어가 올드해 진 거 같다.

뭐, 넘어가고 본론을 꺼내보자.

“지인이가 그 감독님 다음 작품에 섭외되면 어떨 거 같아?”

“대박이지!”

“으음, 영광이죠?”

지애 누나는 바로 대박이라 외쳤고 지인은 잠시 고민한 후 영광이라 답했다.

“근데, 해외 촬영이 대부분이라 다른 스케쥴은 못 할 텐데.”

“예능은 하차해도 나중에 다시 돌아갈 수 있고, 음악 프로야 잠시 안 해도 되죠?”

“맞아맞아. 예능은 그렇게 중요한 스케쥴이 아니잖아?”

“언니! 예능도 중요하지!”

지인과 지애 누나가 의견을 교환한다.

“둘 다 섭외되면 촬영해야 한다는 답은 변함없는 거네?”

“당연하지!”

“당연하죠!”

지인이가 내 생각보다 야망이 있었구나?

아니, 내가 오해한 거 같다.

지인이가 지금 생활에 충분히 만족하는 줄 알았는데.

“근데 지인이 너 연기 못 하잖아?”

“아?”

“잘못하면 엄청 욕먹을 수도 있어.”

“연기야 연습하면 되죠? 근데 섭외도 안 왔는데 너무 김칫국 아니에요?”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섭외 들어왔어.”

“에?”

“진짜?”

지인은 순간 멍해진 얼굴로 상황파악을 못 했고.

지애 누나가 놀라서 내게 얼굴을 들이밀며 사실을 확인한다.

“응, 다음 작품에 지인이 같은 캐릭터가 필요하다네?”

“와! 대박. 진짜 대박!”

“어? 어어. 이왜진?”

“응?”

지인이가 놀랐는지 이상한 말을 한다.

“이게 왜 진짜냐구요.”

“아아, 줄임말이구나.”

얘가 쉬는 시간마다 인터넷 커뮤 돌던데, 이상한 말 많이 배운 거 같다.

방송에서 문제가 될만한 말은 안 쓰니 딱히 터치할 생각은 없다.

“무튼! 하는 거로 결론 난 거지?”

“저, 내일부터 연기 교습받아야겠는데요?”

“응, 준비는 해놨어.”

아빠에게 말해서 연기 선생님을 구했다.

원로 배우님으로 요즘도 왕성한 활동을 하시는데, 특별히 요청을 받아 주셨다.

“와아!”

지인은 아직도 실감이 안 나는지 멍한 표정으로 날 본다.

“열심히 한 번 해보자. 스케쥴 관리는 회사에서 알아서 해 줄 거야.”

“당분간은 시간 좀 나겠네?”

지애 누나가 지인을 보며 말한다.

“응? 왜? 언니?”

“그냥 자주 볼 수 있겠다 싶어서?”

지애 누나가 혼자 나가 살다 보니 외롭나 보다.

자주 들르겠다고 말은 했지만, 바빠서 챙기질 못했네.

“헤헤. 언니 며칠 같이 잘까?”

“으음, 나는 방송 해야지.”

“헤헤. 내가 방음 부스로만 안 가면 되는 거잖아?”

여전히 우애 좋은 자매다.

내가 덮밥 해 먹어 주니까 우애가 쑥쑥 늘어나는 거 아닐까?

덮밥을 자주 해야겠다.

훈훈한 대화를 들으며 식사를 마쳤다.

“흣, 흐으응, 선생니임. 밥 먹은 지 얼마 안 됐는데. 하으으.”

“소화 시켜야지.”

“하으으, 흐응, 어, 언니?”

식사를 마치고 소파에서 지인이를 데리고 야한 장난을 치는 데 지애 누나가 손을 더한다.

누나도 많이 변했네. 예전엔 지인이 애무하는 건 조금 꺼려 하더니 이제는 나서서 한다.

“흐으응, 어, 언니잇! 하읏, 서, 선생니임, 흣, 흐으응.”

두 사람의 애무에 점점 달아올라 정신을 못 차리는 지인.

“내 동생 이제 배우님 되시겠네?”

“하으으, 부, 부끄러워어.”

“하하. 그러게 지인 배우님?”

“흐읏, 서, 선생님까지. 흣, 그렇게 부르시며언. 흐으응.”

지인이는 부끄러워했지만 올라간 입꼬리를 감추진 못했다.

내심 좋구나?

그렇게 긴긴밤 지인과 지애 누나를 번갈아 가며 절정에 보내줬다.

“하으, 자야지.”

지쳐 잠든 두 여인을 양옆에 끼고 나도 잠을 청했다.

자연스럽게 눈이 뜨인 아침.

아침부터 얽혀오는 두 여체가 기분 좋은 아침을 선사한다.

-츄르릅, 츄릅.

내가 일어난 걸 알아챈 지애 누나가 키스로 아침을 시작했다.

밤새 모인 남성 호르몬을 사용할 때가 왔구나.

“흐으응, 하으, 선생니임?”

아직 잠이 덜 깬 지인.

그런 지인의 잠을 깨우기 위해 조금 거친 애무를 시작한다.

젖꼭지를 살짝 꼬집으며 보지를 손바닥 전체로 문지른다.

손에 감겨오는 질척한 느낌.

지애 누나가 지인이의 신음을 들으며 자위를 시작했다.

“흐으으, 흐응, 하으으.”

“흣, 흐응, 선생니힘, 흣, 아, 아침부터엇, 하읏.”

그렇게 두 사람을 아침부터 천국으로 인도하고 하루를 시작했다.

흐음, 이런 착실한 삶 칭찬해.

아마 나는 복 받을 거야.

“뭐지?”

내 폰에 연락이 엄청 와 있다.

아버지와 아인의 연락이 꽤 와있는 거로 봐선 무슨 일이 생긴 거 같은데?

어제 뭐 있었지?

아마 왁싱 영상이 올라간 거 말고는 딱히 없지?

기사라도 찾아보려는데 아빠에게 전화가 다시 왔다.

“응. 아빠.”

-자고 있었어?

“응. 무슨 일인데 전화를 이렇게 했어?”

-빌리가 죽었데.

순간 멈췄다.

마치 퓨즈가 나간 전자제품처럼 생각이 멈췄다.

“뭐?”

-집에서 자살했데.

“그래?”

빌리가 내게 처참히 발리긴 했는데, 그렇다고 죽을 거까지야.

-지금 미국 여론이 안 좋아.

“일단 나도 알아보고 전화할게.”

급작스러운 일이라 지애 누나에게 일이 생겨 가보겠다고 말하고 대충 옷을 챙겨입었다.

집을 나서니 미리 도착한 아인의 차가 보였다.

“어떻게 알고 왔어?”

“사장님한테 전화 받고 일단 출발했지. 통화 중인 거 보고 곧 나오겠다 싶어서.”

“잘했네. 일단 회사로 가자.”

“응. 조금 밟을게.”

아인은 기자 시절에 추격전 좀 해 본 건지 능숙한 실력으로 빠르게 차를 몰았다.

그동안 나는 인터넷 반응을 좀 살폈다.

-미국 가수 빌리 볼트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

기사 제목을 보고 들어갔다.

빌리가 다량의 수면제를 복용하고 욕조에서 손목을 그었다고 한다.

따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마지막으로 올린 SNS 게시물이 화제라고 한다.

뭐지? 빠르게 빌리의 SNS 계정에 접속했다.

거기엔 내 사진과 빨간색으로 칠해진 저주한다는 문구가 있었다.

“와, 이렇게 엿을 먹인다고?”

아니!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네?

지가 먼저 동양인 비하해놓고 노래로 발리니까 이런 짓을 했다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자살할 사람은 아니었을 거 같은데?

자존감에 가득 찬 빌리가 자살을?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 거 같은데?

뭔가 음모가 있는 게 아닐까?

머릿속이 어지럽게 돌아간다.

게시물 댓글을 보니 빌리를 애도하는 글이 대부분이었고.

심심찮게 나에 대한 욕이 있었다.

아마도 빌리 팬이겠지.

미국 여론을 알 수 있는 커뮤니티로 들어가 본다.

거기엔 내 욕이 한가득하다.

빌리가 죽은 게 내 탓인 양.

나에 대한 인신공격이 엄청나다.

그래. 사람이 죽었으니까 빌리의 팬들이 분노하는 건 이해할 수 있다.

근데, 여론이 이상하게 흘러간다.

동양인 한 명 때문에 미국의 별을 잃었다는 이야기.

이성적인 사람들은 나는 아무런 죄가 없다고 말을 해주고 있지만.

대부분은 이성적이지 못 하다.

내가 빌리를 죽인 것처럼 욕을 먹고 있다.

뭐, 내게 조금의 원인은 있겠지만, 이건 아니지 않나?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했다.

아무리 빌리가 잘못된 행동을 했다고 해도 일단은 미국인이고.

나는 미국에서 아무리 잘 행동했다고 해도 이방인일 뿐이다.

그들은 빌리의 죽음에서 온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할 창구가 필요했고.

그 타겟을 빌리가 명확하게 정해줬다.

“흐음, 심각하네.”

“그래? 어떡해?”

마땅히 방법이 없다.

죽은 빌리를 살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내가 죽인 게 아니라고 했다간 불 난 집에 기름 붓는 꼴이다.

사과 영상을 찍자니, 빌리가 자살한 원인이 나라는 걸 인정하는 꼴이라 그것도 할 수 없다.

“사면초가네.”

“그 정도야?”

“방법이 없다.”

입에 쓴맛이 감돈다.

여론은 빌리가 자살한 시점에 시시덕거리며 왁싱이나 하고 다닌다는 말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아니! 빌리가 죽은 걸 알기 전에 찍은 영상이라고.

영상이 올라온 시간이 공교롭게도 빌리의 자살 시간과 비슷했다.

회사에서 댓글 창은 이미 닫은 모양이지만.

댓글을 달 수 있는 대부분의 곳에 미국인들이 거친 욕설을 퍼붓고 있다.

“후우.”

회사에 도착해 바로 사장실로 향한다.

사장실엔 아버지와 남 팀장님, 심 이사님. 영하 매니저와 영상부의 진영 실장님까지 다 모여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후우, 그러게요.”

들어서니 아버지는 위로의 말부터 꺼내셨다.

“우리가 잘못한 건 없지만, 당장은 몸을 좀 사려야겠는데요?”

“우리나라 활동엔 딱히 문제없지만, 미국 활동은 좀 기다려야겠지?”

“빌리가 아무리 나쁜 놈이라도 죽어 버리면 얘기가 달라지죠.”

긴급회의 같은 모습이지만, 딱히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 의미 없는 이야기만 계속됐다.

“당분간은 한국 활동에 집중하는 거로 하죠.”

“네. 저도 그게 좋다고 생각해요.”

어차피 한국에서 내 앨범도 나와야 하니 집중할 시기였다.

미국에 있는 여자들에게 전화해 봐야겠는데?

누구한테 하지?

이럴 땐 가장 연륜이 있는 한나한테 전화해 보는 게 좋겠다.

사장실을 나와 바로 회의실에 혼자 들어가 폰을 꺼낸다.

한나에게 전화를 걸자 거의 바로 받는 한나.

-오우! 성민 이게 다 무슨 일이니.

“그러게요. 상황이 이상해졌네요.”

-빌리 헌터 앨범이 빌리 사냥에 진짜 성공해 버렸구나.

“하하.”

힘없는 웃음.

한나는 그 후로 자신들은 크게 걱정할 거 없다는 얘길 전했다.

이참에 미국에 있는 세 여인을 한국으로 부를까?

세 사람은 나만큼은 아니어도 함께 욕먹을 소지가 다분했다.

지금이야 일이 벌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분노가 내게만 향하고 있지만.

내가 별 대응 없이 시간이 지나면 그 분노가 내 여성들에게 향할 거 같다.

“네. 한나 다음에 또 전화 드릴게요.”

-그래. 너무 마음 쓰지 말고 푹 쉬렴.

“네. 감사해요.”

아! 지금 미국은 저녁이구나.

한나가 나도 저녁으로 착각하고 푹 쉬라고 한 거 같다.

섬세한 한나가 이런 실수를 한다는 것도 지금 정신적으로 혼란하다는 이야기겠지?

나야 조금 곤란해지긴 했지만, 큰 문제는 없다.

미국에 있는 여인들에게 괜히 미안하네.

폰을 들어 줄리에게 전화를 건다.

-허니!

“응. 줄리 좀 어때?”

-우리는 괜찮지. 허니는 어때?

“나야 별일 없지. 여긴 한국이니까.”

옆에서 카디와 리사의 목소리가 들린다.

-민! 괜찮지?

-브로! 이런 일로 쫄면 안 돼.

날 걱정하는 목소리들 그저 고마울 뿐이다.

나는 마음을 정하고 이야기를 꺼낸다.

“시간이 지나면 세 사람에게도 대중의 분노가 향할 거야.”

-아마도 그렇겠지?

“그러니까 그동안 한국에서 좀 쉬지 않을래?”

-한국? 좋다!

줄리가 바로 좋다고 말했고.

나머지 두 여성도 들뜬 목소리로 한국에 올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미국 여성 셋의 한국행이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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