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박으면 악상이 떠올라-191화 (191/450)

191.

“조금 뜨거울 수 있어요.”

“네. 괜찮네요.”

나는 카메라를 보며 말을 시작했다.

“지금 민하씨가 먼저 들어갔는데요. 아 너무 떨리네요.”

잠시 민하씨가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똑바로 하고 말한다.

“제가 볼 수는 없지만, 소리를 들으며 리뷰할 생각입니다. 물론, 여러분은 지금 민하씨의 표정을 보고 있겠죠?”

혼자서 이러려니까 조금 민망하네.

예약 손님만 받는 곳이라 다른 손님이 없어서 다행이다.

웃돈을 주고 특별히 몇 시간 우리만 받기로 했다.

괜히 촬영에 문제 될까 봐.

“자! 그럼 이젠 조용히 들어 볼게요. 근데 이거 좀 이상한 거 같은데? 저만 그런가요?”

물론 답해주는 사람은 없다.

뭐, 이런 게 살짝 야시시한 기분도 들고 재밌게 볼 수 있겠지.

문을 닫아 둔다면 소리가 잘 안 들리겠지만,

우리 뿐이기에, 일부러 문을 살짝 열어 뒀다.

그래야 소리가 잘 들리니까.

“이제 슬슬 뗄 건데요. 소리치거나 하셔도 괜찮은데, 움직이지는 말아 주세요.”

“네.”

왁싱사의 안내가 들려왔다. 슬슬 시작하나 보네.

“뜯을게요. 둘셋!”

“읍!”

크진 않지만 억눌린 신음.

나는 나도 모르게 손으로 입을 막았다.

“후우, 아픈가 봐요.”

방송을 의식해 한마디 하긴 한다.

쫙! 하면서 뭔가 떼는 소리는 잘 들리지 않지만, 민하씨의 신음에서 충분히 고통을 엿볼 수 있다.

“둘셋!”

“꺄흡.”

와, 저 선생님 무서워.

보이진 않지만, 사무적인 투로 숫자를 세며 털을 뽑을 왁싱사를 생각하니 등골이 으스스하다.

“이제부턴 조금 아픈 부위에요.”

“하아, 조금만 쉬었다 할까요?”

민하씨는 도착 전까진 강한 척했으면서, 막상 뽑으니 꽤 아픈가 보다.

“민하씨가 많이 아픈가 봐요. 아, 떨리네요. 저 어쩌죠?”

“후후, 프로듀서님은 어떤 표정일지 궁금하네요. 지금쯤 공포에 떨고 있지 않을까요?”

민하씨가 날 놀리는 멘트를 친다.

이 멘트를 위해 쉬는 거 같기도 하고.

일부러 소곤소곤 말했지만, 다 들렸다.

물론, 실제 영상에선 편집으로 내가 못 들은 것처럼 재밌게 하겠지?

그럼 공포에 떠는 모습을 더 보여줄 필요가 있다.

“아으, 등골이 오싹한 데요? 조금 있으면 제가 소리 지르고 있겠죠?”

멘트를 좀 치니 다시 시작하는 거 같다.

“자! 다시 갑니다.”

“네. 으으, 살살 해 주세요.”

“제가 안 아프게 하는 편이에요. 호호.”

왁싱사가 너스레를 떨며 다시 왁싱을 시작했다.

“둘셋!”

“으그읏!”

와! 이번엔 정말 아팠나 보다.

신음이 장난 아닌데?

“아! 이거 무섭네요.”

카메라를 보며 지금 떨리고 있을 동공을 잘 보이게 했다.

“둘셋!”

“꺄흐읍.”

“둘셋!”

“씨브, 읍.”

방금 욕 나올 뻔한 거지?

민하씨가 욕을?

와 갑자기 진짜 불안해졌다.

“바, 방금 민하씨가 욕할 뻔한 거 아닌가요? 아, 진짜 아픈가 봐요. 아우! 진짜 떨리네요.”

손이 떨린다.

손을 들어 카메라에 비춘다.

티를 내진 않지만, 떨리는 손이 카메라에 충분히 담기도록.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하다니 나도 정말 방송인 다 됐네?

“자! 거의 끝났어요. 둘셋!”

“허업.”

왁싱사의 목소리와 민하씨의 신음이 번갈아 계속 들리고 왁싱이 거의 끝났다.

“자! 마지막이에요. 둘셋!”

“흐으응!”

“후우, 수고하셨어요. 잠시 진정하실게요.”

나는 카메라를 보며 최대한 처연한 표정을 지었다.

물론, 노력할 필요도 없이 내 표정은 안 좋았다.

“아, 이제 끝났네요. 제 차롄가 봐요. 으, 떨려.”

왁싱사가 나왔다.

“남자분 슬슬 준비하실까요?”

“아! 네.”

왁싱사가 나오며, 미리 말한 대로 시술실의 문을 닫았고 나는 다가갔다.

-똑똑!

“네.”

문을 아주 살짝만 연다.

“민하씨.”

“아! 프로듀서님?”

“어땠어요? 많이 아파요?”

“후우, 프로듀서님.”

민하씨가 의미심장한 목소리로 날 부른다.

“네? 왜요?”

불안한 목소리를 냈다.

“별거 아닐 줄 알았는데요.”

“잠깐, 뒷말은 안 들을래요.”

“지옥을 보게 될 거예요.”

“아니! 안 듣는다고오!”

문을 닫으며 도망쳤다.

“고객님 이쪽으로 오세요.”

“네에.”

내 도망은 얼마 안 가 왁싱사로 인해 끝이 났고, 끌려가듯 시술실로 들어갔다.

사실, 방금은 미리 준비한 대본이다.

무지성으로 받으러 오면 재미없을까 봐 미리 상황을 몇 개 만들었다.

“후우, 잘 부탁드려요.”

“호호, 걱정하지 마세요.”

“자! 이젠 제 차롑니다. 아! 진짜 떨리는데요. 여러분은 안 보이시겠지만, 엄청난 미녀 왁서 선생님이 오셔서 조금 마음이 놓입니다.”

왁싱사는 어머라고 작게 말하며 배시시 웃었다.

으음? 이런 일 하면 성희롱 많이 당할 거 같은데.

반응이 귀엽다.

“조금 뜨거울 수 있어요.”

“아! 네.”

왁싱사의 손길이 느껴지고 따듯한 기운이 자지를 감싼다.

“엇.”

“호호, 자연스런 반응이니까 괜찮아요.”

“좀 민망하네요.”

“하하, 곧 시무룩해질 텐데요. 뭐.”

따듯한 왁스의 느낌과 왁서의 손길에 자지가 발기해버렸다.

아프면 죽어버리겠지?

왁서는 익숙한 듯 발기한 자지를 요리조리 움직이며 왁스를 바른다.

“자, 이제 시작인데 심정이 어떠세요?”

“아아, 떨리네요.”

“호호, 갈게요. 둘,”

“자, 잠시만요.”

마음의 준비할 시간이 필요해 왁서를 멈추게 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셋!”

“꺼흡!”

따끔한 고통이 사타구니에서 퍼져 나온다.

“이런 건 망설이면 더 아프다구요.”

“하으으, 그, 그래도 버틸 만 하네요.”

“호호, 여기가 제일 안 아픈 데예요.”

“아, 그, 그래요?”

하긴 민하씨도 뒤로 갈수록 신음이 커졌지.

지금도 꽤 아픈데, 뒤에는 얼마나 아픈 거지?

“자! 다음, 둘셋!”

“끄흡.”

차근차근 자지 털이 뜯겨 나갔다.

“호호, 그래도 생각보다 반응이 적은데요?”

“그, 그런가요?”

너무 아파서 아무 말도 못 하는 겁니다요.

“다른 남성분들은 막 욕도 하고 벽도 치고 그래요.”

“아아, 이해가 가네요.”

“호호, 둘셋!”

“잠! 끄읏! 타, 타이밍이 너무. 후우우.”

왁싱사가 웃으며 날 다독인다.

“이제 얼마 안 남았어요.”

“정말요?”

“후후, 조금 아픈 부위만 남았거든요.”

“악! 후우, 저도 조금 쉬면 안 될까요?”

왁싱사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개를 들어 아래를 본다.

“오!”

“정말 얼마 안 남았죠?”

“네. 그렇네요.”

발기했던 자지가 꼬무룩해져 늘어진 거만 빼면 마음에 드는데?

“여러분 이게 제 건데, 제 것이 아닌 거 같은 이 기분 아세요? 모르시죠?”

카메라를 보며 멘트를 친다.

사실 좀 오래 쉬고 싶어, 아무 말이나 하는 무지성 개소리다.

“아직 조금 남았는데, 뭔가 반질반질한 게 조금 어색하네요.”

“호호, 슬슬 시작할까요?”

“아! 일부러 천천히 하려고 아무 말 하는데, 이게 안 통하네요. 여기 왁서분 무서운 분이십니다.”

“어머, 제가 어디가 무섭다고 그러세요.”

연예인들로 다져진 내 눈엔 엄청난 미인으로 보이진 않지만,

길거리에서 보면 오! 쫌 이쁜데?

정도의 생각은 할 만한 외모의 왁서.

그런 사람이 내 꼬추 보면서 이런저런 얘길 하니까 조금 분위기가 야시시해지긴 한다.

확실히 무섭거나 떨리는 것도 많이 죽는 거 같고.

“선생님 믿습니다. 살살 해주세요.”

“네. 최대한 살살 해 드릴게요.”

“하하! 감사합니다. 이 집 장사 잘하네.”

“호호, 감사해요.”

그렇게 다시 시작됐다.

이젠 정말로 헬존이라 불리는 가장 아픈 부위의 왁싱이 남았다.

“마음의 준비는 되셨나요?”

“아, 아니요.”

“그래도 어쩔 수 없답니다. 둘!”

“꺄흐으브븝!”

두, 둘에 뜯었어!

둘에 뜯었다고!

“두, 둘에!”

“호호, 한 박자 빠른 시술이 덜 아파요.”

“그, 그래요?”

뭐가 덜 아파 엄청 아픈데!

카메라를 보며 멘트를 치려고 하는데, 왁서가 다시 손을 움직인다.

“자, 그럼 둘! 셋!”

“응기잇!”

이번에도 둘에서 긴장했는데, 한 박자 느린 셋에서 뗀다.

이거 일부러 그러는 거지?

“너, 너무 해요.”

“호호, 원래 예상치 못해야 덜 아프다니까요.”

“여러분, 왁싱은.”

“셋!”

“끄으으아아아아악!”

내가 말을 하려는데 갑자기 뜯는 왁서.

“호호, 제일 아픈 부위가 방금 끝났어요.”

“하아, 하아. 그렇군요.”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네요.”

“네. 후우.”

너무 아프니까 아무런 생각도 안 난다.

“움직이면 안 돼요.”

“아, 제 맘대로 되는 게 아니에요.”

“호호, 그럼. 둘셋!”

“끄읍!”

제일 아픈 부위 끝났다며!

“자! 앞쪽은 마지막! 둘!”

“커허읍.”

“호호, 잘 참았어요.”

이번에도 둘에!

나는 눈을 부릅떠 왁서를 본다.

“어머, 너무 무섭게 보시는 거 아니에요?”

“후우, 이제 끝인가요?”

“아! 아뇨. 항문도 신청하셨던데 항문 남았어요.”

“아, 내가 왜 그런 짓을 했지?”

카메라를 보며 절망적인 표정을 짓는다.

“호호, 걱정하지 말아요. 항문은 안 아파요.”

“정말요?”

왁서가 고개를 끄덕인다.

아니, 항문도 약한 부위 아닌가?

안 아플 리가 없을 거 같은데.

이미 이 왁서는 내게 신뢰를 많이 잃었다.

“고양이 자세 아세요?”

“네? 아! 알죠.”

“그 자세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아, 네.”

조금 민망한데?

엎드려서 엉덩이를 추켜올린 다음 기다린다.

“자, 시작할게요.”

항문 왁싱은 정말 별로 아프지 않았다.

너무 아픈 걸 먼저 해서 덜 아프게 느껴지는 건지도 모르겠는데.

딱히 신음이나 비명이 나올만한 고통은 없었다.

“휴, 끝났어요. 조금 진정시키고 가실게요.”

“아, 네.”

사실 진정은 필요 없지만, 어떻게 말할 방법이 없어 모든 과정을 끝내고 나간다.

“후우 끝났네요.”

“호호, 네. 이제 갈까요?”

“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왁싱 가게에 인사를 남기고 밖으로 나와 걷는다.

“으으, 조금 민망하네요.”

“그래요? 전 아무렇지도 않은데.”

뭔가 민둥산이 돼서 그런지 부끄러운 기분이다.

겉모습으론 아무도 모를 텐데, 자꾸 쭈뼛거리게 된다.

민하씨 차에 들어와 다시 카메라를 켜고 후기 토크를 나눈다.

“후우, 민하씨 오늘 어땠나요?”

“조금 아프긴 했지만, 나름 신선한 경험이네요.”

“그죠? 저도 뭔가 어색해요.”

“호호, 막 소중이가 제 소중이가 아닌 거 같아요. 진짜 예쁘고 반들반들한데 보여드릴 방법이 없네.”

민하씨가 묘하게 웃으며 섹드립을 날렸다. 농염한 분위기가 풍기며 색기가 폭발한다.

여기 좌표 엄청 찍히겠네.

“저도 매일 보던 모습이 아니라 어색하더라고요. 하하.”

“후후, 맨들맨들해서 느낌은 좋겠네요.”

“무슨 느낌이요?”

“어머! 아시면서.”

민하씨가 내 어깨를 톡 친다.

카메라가 있어서 그런지 조금 내숭을 떠는 민하씨.

“궁금한데. 확인해 볼 방법이 없네요. 어떻게 오늘 하루만 저랑 사귀실래요?”

나는 드립을 날렸다. 민하씨가 잠깐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살짝 웃는다.

“후후, 저희 방송은 방송 심의를 준수합니다.”

“아이! 그러면 저만 이상해지잖아요.”

“이상해 지는 게 아니구, 프로듀서님은 원래 이상했어요.”

“그럴 리가요.”

조금 티격태격하며 멘트를 마치고 카메라를 끈다.

“하하, 고생했어요. 민하씨.”

“흐으음, 궁금하지 않아요?”

“궁금하죠. 제 건 만져보니까 좀 신기하던데.”

“저도 신기하더라구요. 그럼. 후훗.”

민하씨 손이 불쑥 내 바지 속으로 들어온다.

“하하, 그럼 저도!”

나도 손을 뻗어 민하씨의 하체를 만진다.

“오!”

“와!”

우리 둘은 거의 동시에 감탄을 터트렸다.

“이대로 하면 느낌 좋을 거 같죠?”

“네. 호호, 어디 어두운 데로 차 댈까요?”

“하하하, 작업실로 가요. 그냥.”

민하씨가 차를 몰고 작업실로 간다.

왁싱숍에서 오늘 하루 정도는 비벼지거나 하는 자극을 주지 말라고 했지만,

신앙으로 바로 회복할 예정이니 크게 상관없겠지.

후우, 조금 기대된다.

털 없는 여자와 해 본 적은 있다.

지애 누나도 왁싱했었으니까.

내가 민 건 처음이라, 기대가 엄청 된다.

보지와 자지가 만나고 털이 없이 비벼지면 어떤 기분일까?

궁금한 마음에 살짝 설렌다.

“도착했네요.”

“호호, 프로듀서님 오늘 좀 급해 보이는데요?”

“후후,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네요.”

차에서 내리려는 민하씨의 엉덩이를 한 번 쥔다.

“아잇, 놀랐잖아요. 호호, 누가 보면 안 되니까. 빨리 가요.”

“네. 그래요.”

민하씨와 다정히 대화하며 안으로 들어간다.

작업실에 도착해 소파에 앉는 민하씨.

“흐으음, 오늘은 하면 안 된다던데.”

“후후, 괜찮아요. 제가 다 괜찮게 해 드릴 수 있어요.”

“흐으응? 정말요?”

“그럼요. 믿어봐요.”

민하씨가 고개를 끄덕이고 다가온다.

“그럼, 저 먼저. 잘 먹겠습니다!”

내 바지를 확 내리는 민하씨.

“하아, 더 커 보이네요.”

“털이 없으니까, 커 보이는 효과가 있는 거 같아요.”

“흐으음, 그럼.”

민하씨가 내 자지를 입에 문다.

-쥬브, 쥽, 쥬브븝.

“파하, 와!”

“왜요?”

“털이 없으니까 엄청 편해요.”

하긴 민하씨가 펠라 할 때 자꾸 털을 먹어서 짜증 난다고 했었지.

“후후, 편해졌으면 다시 해줘요.”

“호호, 네. 앙!”

-쥬브븝, 쥬븝.

민하씨의 강력한 사까시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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