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
불이 켜진 방 안.
놀라서 토끼 눈이 된 아인은 내 쪽을 보고 굳었다.
-쉬이이이이.
물이 나오는 소리가 들리고 아인이 덮고 있던 이불이 젖어간다.
“오, 오줌까지 지릴 줄은.”
“나, 나가아!”
“허윽!”
아인이 오줌을 지리며 옆에 있던 물건을 던졌고, 나는 문밖으로 나가 문 뒤에 숨었다.
“미, 미안. 그렇게까지 놀랄 줄은 몰랐어.”
“이익.”
말도 안 나오는지 아인은 잠시 조용하다 흐느끼기 시작했다.
“흣, 흐윽, 흑.”
“아, 아인아.”
“들어오면 죽어버릴 거야.”
“자, 잠깐만.”
문을 살며시 열었는데, 아인은 날 죽이겠단 소리가 아니라 자신이 죽는다고 협박을 한다.
어떻게 달래주지? 일단은 다가가는 게 맞겠지?
문을 열고 아인에게 다가간다.
계속해서 흐느끼는 아인.
“미안.”
“씨이. 너 진짜 나빴어. 이 나쁜 놈아.”
아인이 주먹으로 내 몸을 두드리지만, 힘이 빠져서 그리 아프지 않았다.
나는 아인을 안아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적당히 따듯한 물을 틀고 부드럽게 몸을 씻겨준다.
“괜찮아?”
“괜찮겠어?”
자꾸 웃음이 나려는 걸 참느라 힘들다.
아인은 세상이 망한 것처럼 시무룩해 있다. 이 모습이 왜 이렇게 귀엽지.
내가 공감 능력이 부족한가?
“날 부르지. 왜 자위를 해?”
“자, 자위도 자위만의 즐거움이 있어.”
음, 그건 맞지.
나도 평범하게 한 사람이랑 연애했다면 자위를 끊진 못했겠지.
“하하, 인정.”
“이씨이. 웃지 마아.”
아인이 부끄러움에 고개를 돌렸다.
격렬했던 감정이 사그라드니 조금 부끄럽고 민망한가 보다.
이럴 때가 점수를 따기엔 가장 좋다.
“닦고 나가자.”
“으응.”
아인은 말 잘 듣는 아이가 된 것처럼 고분고분 내 말에 따랐다.
“꺗, 자, 잠깐만.”
“가만있어.”
화장실에서 나온 아인을 안아 들었다.
내게 배정된 방으로 아인을 그대로 들고 왔다.
오줌싼 침대에서 재울 순 없으니까.
세 여인이 각자 방에서 쉬고 있어 다행이다.
사실 여긴 카디 방인데, 카디는 작업실에서 잠들었으니까.
“흐읏, 자, 잠깐, 지금은 이럴 기분, 하으읏.”
이럴 기분 아니긴. 아까 자위까지 했으면서.
혹시나 아인이 도망갈까 봐 들고 오면서 신앙으로 감도를 엄청 높여놨다.
내 손길 하나하나의 몸이 떨리는 아인.
“흐깃, 이, 이상해. 흐응, 놔, 놔줘.”
“싫은데?”
“하읏, 자, 잠깐마안, 흐응, 지, 지그음! 하으읏!”
팔이나 허벅지처럼 성감이 크지 않은 곳부터 천천히 성감이 큰 유두와 보지로 손을 이동시켰더니 아인이 점진적으로 반응하는 게 재밌다.
“하읏, 흐응, 끗, 끄으읏!”
보지와 젖꼭지를 집중적으로 만지니까 아인은 눈을 꼭 감은 채 주먹을 쥐고 쾌락을 견딘다.
“가고 싶으면 가도 돼.”
“꺄흣, 흣, 흐아아아아아앗! 하읏, 흣, 흐으으.”
절정에 몸이 늘어진 아인.
감도를 원래대로 돌리고 아인을 꽉 안는다.
“아까는 미안. 근데 앞으로 그런 장난 안 치진 않을게.”
“뭐어?”
“하하하, 농담이야.”
사실, 진심이다.
분위기를 풀고 아인의 보지에 자지를 비빈다.
허벅지 사이에 들어가 자지를 비비니 아인은 얕은 심음을 내며 내게 조금 더 적극적으로 몸을 맞대왔다.
“넣을까?”
“흣, 조, 조금 더 이러고 있자. 하으.”
이게 좋은가?
도톰한 보댕이 살이 자지를 문질문질 하는 감촉은 좋은데,
넣는 것만큼 좋진 않다.
여자는 클리가 비벼져서 더 좋을 수도 있겠네.
아니면, 강한 자극을 받은 다음이라 약한 자극이 더 좋아졌을 수도 있고.
“하으음, 흐음, 하응.”
스스로 허리를 움직이며, 허벅지를 비비는 아인.
혼자만 즐기는 거 같은 모습이 괘씸해 자지의 각도를 튼다.
“헙, 자, 잠깐, 흣, 드, 들어왔어엇! 흐갸앗!”
“후후, 오늘도 울려 줄게.”
“꺄흣, 아, 안돼! 그, 그마안, 하응, 하아앙, 핫! 캬흣!”
어차피 안겨있던 자세라 도망도 못 간다.
아인을 꽉 잡고 격렬한 섹스를 한다.
“꺄흣, 흐걋, 호옥, 옥, 오곡!”
버둥거리던 아인은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쾌락에 적응하며 몸을 맞춰온다.
내가 격렬하게 시작하는 척하고, 부드럽게 해 줘서 더 그럴지도 모르겠네.
격렬한 거 좋아하나?
조금 미안한 마음에 부드럽고 다정하게 몸을 움직였는데, 그것보단 격렬하고 자극적인 섹스에 길든 아인이라 자꾸 몸을 격렬하게 움직이려는 거 같다.
그렇다면 맞춰주는 게 도리지.
“흐깃? 가, 갑짜기잇! 햣, 하읏, 흐으으으응!”
아인의 자세를 이리저리 바꿔가며 격렬하게 자지를 박았다.
“허읍, 억, 끄, 끄마앙! 이, 이제엣, 더, 더는! 크히잇! 꺄흐으으으으으읏!”
-뷰릇, 뷰르릇.
아인의 격한 절정과 함께 사정하고 아인을 다시 꽉 안는다.
“하으으, 하으, 지, 진짜 그, 그만해 줘. 더, 더는.”
그만하려고 했는데, 그만하라고 하면 이상하게 그만하기가 싫다.
“하읏, 왜? 왜엣! 다시 스는 건데엣! 끗, 하으응!”
결국, 이번에도 아인을 울려버렸다.
“흐으응, 흑, 흑, 나뿐 놈. 진짜아. 흐에엥.”
귀엽게 우는 아인의 눈물을 닦아주고 그대로 꼭 안았다.
“후후, 이제 안 울면 뭔가 아쉬워.”
“진짜 개새끼야.”
“하하, 욕 하지마.”
“싫어, 나쁜 놈아.”
나쁜 새끼에서 개새끼와 나쁜 놈으로 한 단계 또 업그레이드됐다.
“자자.”
“흑, 진짜.”
다정하게 아인을 안고 등을 토닥였다.
눈이 부어버린 아인은 아이처럼 내게 안겨 잠을 청했다.
귀여운 모습에 아인을 쓰다듬으며 나도 잠에 빠졌다.
“흐으으!”
일어나 기지개를 켜는 아인 덕에 나도 잠에서 깬다.
붉게 물든 눈 주변과 퉁퉁 부은 눈.
너무 귀여운 모습이라 그대로 키스했다.
-츄르릅, 츕.
키스를 끝내고 다음 진도를 나가려는데 아인이 요령 좋게 내게서 빠져나갔다.
“아침엔 힘들어서 안 돼.”
“칫, 그래.”
하려면 할 수도 있지만, 점심에 가까운 시간이기도 하고 힘이 든다니 봐주자.
씻고 밥을 먹은 뒤 카디의 작업실로 왔다.
세 여인과 함께 사진을 고른다.
“이게 제일 좋겠다.”
표지 후보에서 탈락한 내가 서 있고, 세 여인이 엎드려 내게 매달린 사진.
이 사진을 올리며 카디의 디스곡 공개와 우리 앨범 홍보도 할 생각이다.
밤새 곡을 완성해준 카디 회사 식구들에게 감사를 표하면 SNS에 게시물을 작성한다.
사진과 함께 카디의 디스 곡은 내 유티비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무료로 배포한다.
배포 받을 수 있는 주소를 쓴 뒤 글을 적는다.
대충 앨범 빌리 헌터가 나온다는 이야기와 세 명의 가수의 곡이 하나씩 담겼다는 내용.
빌리에게 한 판 붙어보자는 내용.
빌리의 앨범 공개 전, 중, 후로 한 곡씩 공개한다는 내용과 무서우면 도망쳐도 우린 발매일을 바꾸지 않겠다는 도발까지.
게시글을 작성해 올렸다.
내 SNS에 글이 업로드되고 바로 세 여성이 그 글을 공유한다.
미리 연락해둔 한나까지 공유했고, 한나를 비롯한 세 여인과 친한 연예인들에게도 공유를 부탁했다.
이제 빌리가 어떻게 나오는지 보자.
빌리의 대응이 빠를지 느릴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또 딱히 할 일이 없어졌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이들에게 많은 추억을 남겨줘야지.
“데이트할까?”
“아니!”
줄리가 내 말을 자르고 바로 달려들었다.
“시간 아까워.”
“허읍.”
카디도 내게 말하며 엉덩이를 내게 비빈다.
“헤헤. 이것도 데이트지.”
리사까지 날 껴안고 몸을 더듬었다.
“하하.”
역시 최고의 데이트는 섹스지.
물론, 나가서 이것저것 하는 것도 좋지만 섹스보다 좋은 건 없다.
우리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몸을 섞었다.
중간에 흥분한 아인까지 끼어들었고,
여자 넷은 서로 순서를 정해 한 명씩 내게 달라붙었다.
쉬지 않고 여성들을 보내니까 이거 무슨 종마가 된 기분이다.
확! 실신시키고 쉬려고 해도,
한 명씩 돌아가며 차륜 전을 펼치는 여인들을 당해낼 수 없었다.
“자, 잠깐만.”
“왜? 허니 힘들어?”
“브로, 괜찮지?”
“민?”
“성민아?”
전화가 와서 여인들을 멈추게 하자 녹진하게 풀린 얼굴에 욕정 가득한 표정으로 날 바라본다.
으, 이건 좀 무섭네.
욕망이 이렇게 무서운 거구나.
“전화 왔어.”
“아, 그럼.”
“아니, 한나 전화야.”
전화가 왔다니까 다시 시작하려는 리사를 잡고 전화를 받았다.
“네. 한나.”
-그래. 지금 상황 봤지?
“무슨 일 있어요?”
-호호, 일은 하면서 놀으렴.
민망하게 웃으며 전화를 끊었다.
“잠깐만 빌리가 뭔 짓 한 거 같은데?”
“그래?”
다 같이 모여 폰으로 인터넷에 들어간다.
“오!”
“어?”
“이야!”
세 여성인 바로 반응했고, 모국어만큼 빠른 독해가 안 되는 아인과 내가 조금 늦게 상황을 파악했다.
“이거 완전 캐삭빵인데?”
“흥분된다. 하으.”
빌리는 SNS에 글을 올렸다.
요약하면 ‘옐로우 몽키 자식. 비열하게 깔짝대지 말고 정정당당히 붙자. 동시에 앨범을 내서 결과로 판단하자. 네가 이긴다면 나는 은퇴하겠다. 너도 지면 다시는 내 눈에 보이지 마라.’ 는 내용이다.
그만큼 앨범에 자신 있단 소리지?
“빌리가 머리 썼네.”
“응?”
카디가 상황을 분석해 말한다.
“어차피 빌리는 이래 놓고, 패배해도 조금 창피당하고 몇 년 지난 다음 다시 나올 수 있을걸.”
“그런가?”
뭐, 상관없다. 빌리가 앨범 낼 때마다 조롱할 수 있을 테니까 그걸로 만족할 수 있다.
“앨범을 조금 손봐야겠네.”
“도와줄게.”
두 곡을 추가할 생각이다.
나도 조금 더 진심을 담아야겠다.
한나에게도 한 곡을 부탁했고, 단체 곡도 하나 만들 생각이다.
바로 작업실 컴퓨터를 켰다.
바로 두 곡을 손보고 가사를 쓴다.
한 곡은 한나 솔로 제목은 ‘frown’.
다른 한 곡은 단체로 부를 노래다. 제목은 ‘Don’t come to Newyork.’
가사도 쉽게 나왔다.
frown의 뜻은 눈살을 찌푸리다로 가사는 한나가 빌리에게 조언하는 느낌으로 살짝 조롱하는 곡이다.
단체 곡은 뉴욕에 오지 말라는 뜻으로, 우리가 머무는 지역인 뉴욕에 네가 온다면 놀림거리가 될 테니까 도망 다니라는 가사를 적었다.
곡 작업이 완료되고 한나에게 전화했다.
“한나. 앨범에 참여해 주세요.”
-일단 이리 오렴.
다 같이 차를 타고 한나의 작업실로 향했다.
색정을 사용하지 못하는 건 조금 아쉽지만,
한나는 존재 자체가 완성된 보컬이라 사용해도 크게 좋아질 건덕지가 없다.
“일단 들어보지.”
한나에게 곡을 검사받았다.
한나의 솔로와 단체 곡. 두 곡을 모두 들은 한나는 입가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
“재밌는 짓을 벌였구나.”
“하하. 해 주실 거죠?”
“물론이지.”
한나의 파트를 뺀 단체 곡을 먼저 녹음했다.
일행들은 오면서 열심히 연습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프로 가수들답게 완벽한 녹음을 마치고 한나가 부스로 들어갔다.
단체 곡의 한나 파트를 녹음하고, 한나의 개인 곡 녹음을 시작한다.
연습할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도 한나는 완벽하게 곡을 소화했다.
“시간이 없는 게 아쉽구나.”
“괜찮아요. 완벽한 노래였어요.”
“하하, 그럼 수고하렴.”
한나가 쉬러 들어가고 나는 마무리 작업을 했다.
세 여인의 목소리로 단체 곡의 화음을 쌓고, 두 곡을 완성한 다음 다시 카디의 회사에 넘긴다.
최대한 빠르게 믹싱과 마스터링을 한 뒤 들어볼 생각이다.
“으음, 이제 우리도 답변을 올려야겠지?”
“뭐라고 할 거야?”
나는 SNS에 글을 적었다.
-빌리 너의 도전을 받아 줄게. 한 번 이겼으니까 승자의 배려로 네 시간에 맞춰서 앨범을 내준다. 은퇴 준비는 잘 하고 있지?
SNS를 올리기 무섭게 엄청난 양의 기사가 쏟아졌다.
큰 사건이 없던 미국 음악계라 이번 일이 많은 이들의 흥미를 유발한 거 같다.
여론은 내게 조금 더 호의적이긴 한데,
빌리는 수십 년간 쌓아온 팬층이 두터워 조금 불안한 마음이 들긴 한다.
뭐, 지면 한국에서 활동 열심히 하면 되지.
미국 활동이 꼭 필요한 건 아니니까.
그런데 왜인지 모르게 질 거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후후, 이제 결과를 기다리기만 하면 되네.”
“다시 집으로 갈까?”
“그래.”
한나의 작업실을 나와 바로 카디네 집으로 가려 했지만, 한나가 저녁을 먹고 가라고 해서 그러기로 했다.
브레드까지 모여 일곱이서 밥을 먹고 헤어졌다.
아인이 운전하는 차로 세 여인과 내가 카디의 작업실로 도착했고, 또다시 광란의 섹스판을 벌였다.
먹고 자고 섹스하는 시간을 보내던 때 앨범이 완성됐다.
앨범의 퀄리티를 확인하러 다녀온 후, 우리는 모두 모여 파티를 했다.
뭐, 이미 매일 파티라 특별한 건 없었지만, 승리를 기원하며 함께 술을 마셨다.
아직 앨범 발매가 되지 않았지만, 나는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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