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
-띵동!
누구지?
누워서 유티비나 보면서 쉬려는데 벨이 울렸다.
인터폰으로 확인한 여성은 얼굴을 가리고 있지 않았다.
여길 오면서 얼굴을 가리지 않고 올 수 있는 여성은 내 주변엔 셋뿐이다.
세린, 아인, 지애 누나.
오늘 찾아온 사람은 지애 누나였다.
“누나. 오랜만이네?”
“안녕?”
누나를 집으로 들이고 반갑게 인사했다.
“어쩐 일이야? 방송은?”
“지인이도 없고, 조금 심심해서, 괜찮지?”
“물론.”
마친 나도 심심하던 차니까.
지인이가 해외로 촬영 가서 지애 누나가 외로웠나 보다.
“오늘 방송은 했어?”
“치이, 나한테 정말 관심이 없구나.”
“하하, 미안. 나도 요즘 바빠서.”
“알고 있어. 새로 나온 노래 좋더라. S가 누구야? 나한테만 알려주면 안 돼?”
회사에 아는 사람이야 꽤 되지만, 그렇다고 함부로 알려 줄 수 없다.
미소만 짓고 있으니 지애 누나는 살짝 쀼루퉁한 표정으로 말한다.
“나, 휴방 중이야.”
“왜? 무슨 일 있어?”
지애 누나는 고개를 저었다.
“이사 하려고.”
“이사?”
테이블 앞에 앉은 지애 누나는 천천히 사 온 과일을 깎는다.
“안 사와도 되는데.”
“자취하면 과일 잘 안 먹잖아. 줄 때 먹어.”
“고마워. 근데 이사는 왜? 집 좋았잖아?”
“따로 살려고.”
지애 누나는 살짝 아련한 목소리로 말했다.
“싸웠어?”
“아니! 우리 사이좋은 거 알잖아.”
“그렇지. 근데 왜?”
“나도 방송하느라 밤낮이 자주 바뀌고, 지인이도 스케쥴 때문에 내가 잘 때 들어오면 뭐 하나 하기 눈치 보이니까.”
하긴, 문제가 없진 않겠다.
“물론, 내가 캠을 잘 켜진 않지만, 어쩌다 켰을 때 혹시라도 지인이가 나오면 큰일이니까.”
“으음.”
아무래도 게임 위주의 인터넷 방송이라 새벽 시간 때 방송을 하는 지애 누나다.
지인이가 잘 시간이라 조금 마음이 쓰이나 보다.
“외롭겠어?”
“그러니까. 자주 와. 확 다른 남자 만나기 전에.”
사실 내 여자 중에서 제일 애정이 적은 사람이 지애 누나긴 하다.
지인이가 있어 덤으로 만나는 경우가 더 많은 거 같다.
전직 업소녀란 사실이 계속 보이지 않는 마음의 벽을 만들었던 거 같다.
연예계 그것도 걸그룹 전문 기획사의 부사장으로 있는 내가.
업소녀랑 그렇고 그런 관계라는 사실이 알려져서 좋을 게 없으니까.
일을 시작하기 전엔 내가 업계를 너무 몰랐지.
지애 누나한테 곡 줄 생각을 다 하고.
좀 멍청했던 거 같다.
물론, 내 아다를 떼 준 여자라 마음이 간 것도 있겠지만.
유복한 가정에서 부족함 없이 자라다 보니, 뭐든 하고 싶은 대로 해도 처리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기엔, 너무 치트키를 많이 쓴 거 같지만.
이제는 현실감각이 생긴 만큼 철없던 시절의 내가 얼마나 무모했었는지 깨닫고 있다.
“하하, 그럼 근처로 이사 와. 자주 보게.”
지애 누나야 제일 가정적인 사람이라, 요리도 청소도 뚝딱뚝딱 잘 한다.
성격도 순종적인 편.
나한테만 순종적인 걸지 모르겠지만, 근처에 있다면 여러모로 편할 거 같다.
와! 지금 생각은 나 정말 쓰레기 같다.
나 좋다는 여자 부려먹을 생각이나 하고.
확실히 요즘 주변에 여자도 많아지고, 새로운 여자 만나기도 쉬워지니까 내가 변하는 거 같다.
여전히 소유욕은 있지만, 뭔가 비틀린 거 같달까?
사실 아인이한테 모든 걸 말했을 때도 집에 와서 많이 놀랐다.
원래의 내가 아닌 느낌.
나는 그런 불도저 스타일의 화법을 잘 구사하지 않는다.
부드럽게 회유하고, 적당히 칭찬하며 마음을 돌리는 게 원래의 내 화법이다.
직설적으로 다 말하고, 싫으면 어쩔 건데? 식의 배짱을 부리다니.
이상하다. 내가 변한 걸까?
아니면 원래 이랬는데, 상황이 변해 원래의 내가 나온 걸까?
어렵다.
혼란스런 머리를 잡고 잠시 생각에 잠기니, 지애 누나가 내 입으로 잘 깎은 사과를 넣어 준다.
-아삭!
달콤 상큼한 과육이 입안을 채우니 기분이 조금 나아지긴 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내 말은 듣고 있는 거야?”
“잠깐만.”
복잡한 생각이 머릿속을 채우고, 뭔가에 끌린 듯 신앙이 움직인다.
벌써 세 번째네?
지애 누나에 대한 생각이 나에 대한 생각으로 옮겨가고,
나에 대해 생각하다, 하나는 알 수 있었다.
나를 유지하기 위해선 내가 잡아먹히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게 무엇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하지만, 이 생각으로 인해 항상 경계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앞으론 경솔한 행동은 조금 줄어들지 않을까?
떠오른 곡은 정말 좋았다.
여자들에게 얻는 것 보다, 스스로 뭔가의 계기가 있을 때마다 나오는 곡은 정말 엄청나다.
근데 이번 곡은 좀 그런데.
존재의 깨달음을 얻어 나온 곡이라 그런지 난해하다.
내가 무슨 실존주의 철학자도 아니고, 이런 노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아?
앞에서 멍하니 내 모습을 보는 지애 누나가 보인다.
이거 조금만 편곡하면 완전 씹덕 노랜데?
일본 애니 주제가에 이런 가사 많지 않나?
“누나.”
“응?”
“곡 하나 낼래?”
“정말?”
바로 컴퓨터를 켰다.
“지금 떠오른 곡인데, 누나가 부르면 좋을 거 같아.”
지애 누나는 아무 말 없이 내 옆에 다소곳이 앉았다.
그 모습에서 미안함과 고마움이 느껴졌고, 나는 살짝 미소지었다.
작곡 프로그램을 켜 노래를 완성하고 플레이한다.
“너, 너무 대단한 곡인데?”
떨리는 눈으로 내게 말하는 지애 누나.
“그렇네. 그래도 누나 방송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감성 아니야?”
“이건 그냥 가수가 내도 될 거 같은데? S가 불러도 좋을 거 같고.”
“으음, S는 어떤 노랠 불러도 좋을걸?”
“그건 그래.”
세린이야 노래가 진짜 사기적이니까.
“그냥 누나가 해.”
“저, 정말 그래도 돼?”
사실, 자신을 드러내는 느낌이라 내 이름 걸고 내기 부끄러운 마음이라 그렇다.
뭔가 나체로 밖에 나가는 기분이라서.
아빠 이름으로 이 곡 발표하면 아빠는 이제 씹덕 노래계의 거장이 되지 않을까?
그건 나름대로 즐거운 일인데?
내 깨달음으로 나온 곡이라 가사도 술술 나왔고, 곡은 엄청 쉽고 빠르게 완성됐다.
가끔 나도 내가 좀 사기스럽긴 하다.
다른 작곡가들이 알면 날 죽이려 들 거다.
나도 이런 능력을 얻기 전에 스스로 작곡을 해 봐서 알 건 안다.
“불러 볼래?”
“그래.”
누나는 가사를 보며 내가 틀어준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른다.
“언제까지 쉬어?”
“일주일 쉰다고 했는데, 이제 사 일 남았어.”
“그 안에 녹음할 수 있지?”
“해볼게.”
지애 누나는 곡과 가사를 메일로 보내고 내게 바로 안겼다.
“너무 고마운데 내가 해 줄 게 없어.”
“괜찮아.”
“넌 왜 이렇게 잘나서 날 힘들게 하니.”
“그게 무슨 말이야. 하하하.”
뾰로통한 얼굴로 내 팔을 쿡쿡 찌르는 지애 누나.
“오늘은 내가 실력 발휘 좀 해볼까?”
“으응?”
누나가 야릇한 눈으로 내 옷을 들춘다.
주도적으로 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항상 내가 리드하는데,
가끔은 리드 당하는 것도 좋다.
초유 누님만큼은 아니겠지만,
지애 누나도 리드를 잘 하는 편이지.
지애 누나 손길에 몸을 맡긴다.
-츄릅, 츄르릅.
양손으로 내 젖꼭지를 문지르며, 키스하는 지애 누나, 다리를 살짝 올려 무릎으로 내 자지를 살살 비빈다.
“하아, 침대로 가자.”
“응.”
키스를 끝낸 지애 누나가 내 귓가에 속삭였고, 나도 흥분감을 감추지 않고 답했다.
내 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살짝 얼굴을 붉히고 좋아하는 지애 누나.
우리는 서로의 몸을 더듬으며 침대로 이동했다.
“오늘은 가만히 누워 있어.”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네.”
“피이, 진짜 변태라니까.”
“이게 왜 변태야? 헙.”
내가 반박하니 지애 누나가 불알을 확 잡았다.
“아, 알겠어. 가만있을게.”
“호호, 귀엽네. 우리 성민이.”
다정한 손길로 불알을 주무르는데, 왜 무섭지?
지애 누나는 내 불알을 손에서 놓지 않고 그대로 몸을 숙여 내 몸을 핥아갔다.
-핥짝! 핥짝!
음낭에 느껴지는 손의 감촉과 촉촉하고 부드러운 지애 누나의 혀가 몸을 훑고 지나가며 짜릿한 쾌감을 전해준다.
자지까지 몸을 내린 지애 누나는 내 자지도 정성스레 핥고는 입에 넣지 않고 말했다.
“엎드려 볼래?”
“응?”
“엎드려 봐아.”
“알겠어.”
그대로 몸을 돌려 엎드렸더니 지애 누나가 내 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아니, 엎드려 뻗친 자세에서 무릎만 댄 것처럼 엎드려 줘.”
“그래.”
지애 누나의 말대로 엎드렸다.
고양이 자세라고 부르는 자세.
남자가 고양이 자세를 했다고 생각하니 조금 이상했지만, 지애 누나의 손길에 모두 맡겨보자.
지애 누나는 내 몸을 살살 쓰다듬더니, 내 뒤로 이동했다.
소 젖을 짜듯 내 자지를 아래로 쭉쭉 당기는 지애 누나.
색다른 감각이다.
“어옥! 누, 누나.”
-쯉, 쥬릅, 츕.
누나의 입이 내 항문에 닿았다.
뇌리를 강타하는 자극에 당황해 소리치니 누나는 가만있으라는 듯 내 엉덩이를 찰싹 내리쳤다.
“허읍, 누, 눈, 눈나아. 오읍.”
저절로 신음이 나왔고, 내 똥구멍으로 누나의 혀가 들어오고 갑작스런 사정감이 몰려왔다.
“싸, 쌀 거 같아.”
누나가 엉덩이에서 입을 떼고 바로 내 아래로 들어가 눕는다.
입을 벌리고 빠르게 손을 움직이는 지애 누나.
“싸, 싼다.”
-뷰르릇, 뷰릇, 븃, 뷰르릇.
역대급 사정량이다.
지애 누나는 내 아래서 정액을 받아먹으며 꿀꺽꿀꺽 삼켰다.
“어후, 누나 이, 이게 뭐야?”
“꿀꺽, 하아, 어땠어?”
“이, 이상해.”
“푸훗, 좋아서 이렇게 또 세웠으면서?”
누나의 말대로 내 자지는 역대급으로 사정한 후인데도 꼿꼿하게 하늘로 뻗어있다.
“자! 들어와.”
누나가 침대에 누우며 다리를 활짝 벌리고 보지를 손으로 벌린다.
순간 이성의 끈이 끊어진 느낌이다.
정신을 차린 내 앞엔 정액으로 범벅돼 거친 숨을 몰아쉬는 지애 누나만 보였다.
“누, 누나. 괜찮아.”
“하아, 하아, 너, 너무 해.”
“미, 미안.”
“호호, 그래도 좋았어. 엄청.”
조금씩 떠오른 기억은, 쾌감에 몸부림치는 누나를 꽉 잡고 자지를 마구 박던 기억과.
누나의 몸 이곳저곳을 이용해 정액을 쏘아 대던 내 모습이 기억났다.
뭔가 지애 누나가 내 똥구멍 속에 있던 스위치를 켜버린 느낌.
이성을 잃고 모든 욕망을 표출해 지애 누나를 범했다.
“후우, 일단 씻을까?”
“허, 허리가 빠진 거 같아.”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지애 누나.
신앙을 둘러줌과 동시에 누나를 안아 들었다.
“씻겨 줄게.”
“헤헤.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나도 즐겼어.”
고통스러울 정도의 쾌락의 몸부림치던 누나였지만,
내가 죄책감을 느낄까 봐 저렇게 말하는 거다.
이래서 자꾸 지애 누나에게 마음이 쓰이는 걸지도 모르겠다.
지애 누나를 적당히 씻기고 소파에 눕혔다.
침대가 엉망이 돼서 지금은 누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까.
지애 누나는 힘들었는지, 따듯한 물이 몸을 닿자 곧 잠들어 버렸다.
지인이 만큼은 아니지만, 자매인 만큼 지애 누나의 체구도 작은 편이라 씻긴 이후 물기를 닦는 데 그리 힘들진 않았다.
소파에 누운 지애 누나를 안고 자려다 소파가 작아 포기했다. 그냥 침대나 치우자.
“버리는 게 좋겠지?”
무슨 짓을 했는지 매트리스까지 축축하다.
내 정액과 지애 누나의 애액도 있지만,
지애 누나가 여러 번 오줌을 지리기도 했기 때문인 거 같다.
집에 있던 커다란 쓰레기봉투에 이불과 침대보를 넣고, 매트리스와 침대는 나중에 업체를 불러 버려야겠다.
지애 누나가 자는 소파 앞에 앉아. 등을 기댄 자세로 눈을 감았다.
잠깐 눈을 감고 있었던 거 같은데, 잠들었나 보다.
내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이 느껴졌다.
“일어났어?”
지애 누나가 몸을 일으켜 날 보며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나 지애 누나에게 키스하려다 멈췄다.
어제 내 똥구멍 빨던 입이지? 내가 씻기면서 입은 안 씻겼으니까.
“일어났으면 씻어. 어제 내가 씻기긴 했지만, 본인이 씻는 거랑은 다르니까.”
“호호, 알겠어.”
지애 누나가 화장실로 들어갔다.
잠시 후 나온 지애 누나.
입에서 치약 냄새가 나는 걸 확인하고 키스한다.
-츄르릅, 츄릅.
“가야겠다.”
“응, 노래 연습해 와.”
지애 누나가 집을 나서고, 아인이 오길 기다린다.
신앙으로 육체적 피로는 없지만, 정신적으로 뭔가 피로한 기분이다. 조금 잘까?
소파에 누워 눈을 감고 있는데, 누군가 집에 들어오는 소리에 깼다.
“자고 있었어?”
“왔어?”
“아직 시간 있으니까 좀 더 쉬어.”
내가 누운 소파에 앉은 아인이 내 머리를 살살 쓰다듬는다.
그 감촉에 다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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