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
뒤집힌 카드에 쓰인 글자를 나긋한 목소리로 읽었다.
“한 자세로 VS 여러 자세로. 무슨 자세 말하는 걸까?”
마지막에 살짝 장난 섞인 질문을 한다.
피식 웃은 아인이 말을 꺼냈다.
“하기나 해. 하나, 둘, 셋. 한 자세.”
“한 자세.”
우리는 눈빛만 교환하고 넘어갔다.
서로 묘한 표정을 지었는데, 서로 무슨 신호인진 알아듣지 못한 거 같다.
적어도 난 못 알아먹었다.
조용한 분위기에 맥주만 더 가져와 먹는다.
꿀꺽하는 소리가 지나가고 다음 카드를 넘겼다.
이게 확실히 19금으로 가니까 묘한 긴장과 설렘이 있네.
“오우.”
“헤에.”
내가 감탄하는 소리를 냈고, 아인이 내 눈치를 보며 살짝 미소지었다.
저건 또 무슨 눈빛이래?
아인이 다른 여자들에 비해 몸짓 언어가 많은 거 같다.
기자라 그런가? 아무 상관 없나?
“뭘 눈치를 봐? 바로 가! 하나, 둘, 셋.”
“굵, 큿, 왜 말 안 해?”
질문은 길이 대 굵기였고 나는 대답을 기다렸다.
아인은 굵 까지 말하고 내가 조용 하자 민망함에 큰 소리를 냈다.
“난 둘 다 가졌거든.”
“뭐? 풋, 하여간 남자들이란.”
“와! 이걸 확인시켜 줄 수도 없고.”
“됐어. 넘어가.”
나는 얄미운 표정을 만들고 말했다.
“그나저나 굵기이? 후후.”
“아, 넘어가아!”
아, 이거 재밌네. 사놓길 잘했다. 과거의 나 칭찬해.
내가 실실 웃자 아인이 바로 다음 카드를 넘겼다.
“엌, 앞 VS 뒤? 헤헤.”
짧은 질문이 바로 눈에 들어왔고, 아인이 민망함에 웃는 게 보였다.
“바로 고! 하나, 둘, 셋. 앞!”
“아, 앞.”
같은 답을 낸 우리.
“오, 난 얼굴 보는 게 좋더라고.”
“어? 나도.”
내 의견에 아인이 공감하며 뭔가 말을 꺼내려다 간신히 참아 넘겼다.
“뭐라고 하려고 했어?”
“아, 아니야. 헤헤.”
아인이 또 카드를 넘겼다.
민망해하기는, 얼굴을 붉히고 살짝 쑥스러워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귀엽긴.”
“흣, 으응.”
속마음이 입 밖으로 나왔고, 아인은 내게 눈을 흘겼다.
“섹시한 거 좋아하면서. 흥.”
“에이, 귀여운 거도 좋다고 했지.”
아인은 내 말을 무시하고 질문을 읽었다.
“답이나 해. 어후, 못 읽겠네. 봤지? 하나, 둘, 셋.”
“오우.”
우리 둘 다 말없이 눈을 마주치고 웃었다.
질문의 정체는 마무리 장소 입 VS 몸 VS 질내 였다.
“넘어갈까?”
아인이 내 눈치를 보며 말했고, 나는 고개를 저었다.
“난 할 수 있는데. 쫄?”
“쪼올? 나도 할 수 있어. 바로 가! 하나, 둘, 셋. 입.”
“질내.”
“엌!”
아인이 내 대답을 듣고 놀라 호흡을 멈췄다.
“정비서? 숨 쉬어.”
“큭, 콜록. 흐으으. 애 생기면 어떡해?”
“난 불임이라.”
“응? 정말?”
대충 묶었다고 말하고 넘어갔다.
“후후, 정비서도 입이라니 대단한데?”
“흠흠.”
슬쩍 고개를 돌리는 아인. 동공이 엄청 떨리는데? 입에 해 본 적 없나?
“자! 다음은.”
아인이 너무 부끄러워해 대화가 안 될 거 같아 다음 카드를 집었다.
이미 우리의 머릿속에서 소원권은 사라졌다.
소원권이 걸리지 않아도, 19금 질문을 하니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허읍.”
“하하.”
아인이 숨을 다시 들이켰고, 나는 웃음을 흘렸다.
“간다?”
“으응.”
“하나, 둘, 셋.”
질문은 첫 경험 VS 초고수 였다.
“처음?”
“처음.”
나는 아인의 눈치를 보며 말했고, 아인도 내 눈치를 보며 말했다.
“오. 처음이 좋아?”
“으응? 너, 너도?”
나는 살짝 눈을 지긋이 떠 아인을 빤히 봤다.
“왜? 왜 그렇게 봐?”
“정비서 처음이지?”
“억, 악, 읏, 아, 아닌데?”
“풋, 그래. 넘어가자.”
일로 만난 다음 아주 오랜만에 만난 사이.
만난 거로 따지면 두 번. 날짜로 따지면 3일 함께 지낸 사이다.
JG 일을 함께해서 그런가? 게임의 힘인가? 아침부터 마신 술의 힘일까?
아인이 아주 오랜 친구처럼 느껴졌다.
아마 아인도 날 그렇게 느끼고 있는 거 같다. 아니 오랜 친구라기엔 조금 이성적인 감정이 많이 섞여 있지?
“다음 질문! 오! 3분 VS 3시간. 바로 한다.”
“응.”
“하나, 둘, 셋. 3시간.”
“3시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 입장에서 3분은 짜증 나고 3시간은 아프다.
아인이 아픈 걸 좋아하는 성향이 아니라면, 저건 경험이 없는 거다.
아예 처녀는 아니라고 해도 별로 경험이 없을 확률이 높다.
“보통 남자들은 세 시간 못 하지 않나?”
“후훗, 노코멘트 할 게.”
“풋, 자신 있나 봐?”
도발하네? 이게 어떻게 감당하려고? 나중에 아주 죽여줘야지.
나는 대수롭지 넘겼다. 이런 데선 여유로운 모습이 매력적이지.
“까불긴. 다음 질문은!”
“뭐, 이게 누나한테 까분다고 했어?”
“정비서? 지금 고용주한테 따지는 건가요?”
무게 잡고 말했더니 아인이 고개를 털고 말했다.
“와, 그렇게 안 봤는데, 엄청 치사해.”
“풋, 이거나 읽어 봐.”
“앗!”
“할 수 있지?”
나는 의미심장한 어투로 말했다.
“으으, 조금 이상한데.”
“뭐가?”
“질문이.”
“흐음, 그래?”
아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날 봤다.
뭐가 이상한 거지?
질문은 아무 소리도 없는 애인 VS 까마귀 소리 내는 애인.
“갑자기 까마귀 소리가 왜 나온 걸까?”
“응? 무슨 생각 해?”
“어?”
아인이 당황한다.
신음 대신 까마귀 소리면 좀 깨긴 하네.
근데 뭐가 이상한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아, 아니야.”
설마 아인이 자기가 까마귀 소리 내거나, 좋아하는 건 아니겠지?
조금 무서운데. 확인해 보고 싶은 욕구가 오른다.
술이 들어가니 성욕이 눈을 떴구나.
존슨아 조금 자중해. 지금 그럴 때 아니야.
“이제 몇 장 안 남았다.”
아인이 아쉬운 듯 남은 카드를 확인한다.
단 두 장의 카드가 뒤집히길 기다리고 있다.
“아쉬워?”
“응? 아, 아니.”
아인이 얼굴을 붉히고 손 부채질을 했다.
더 민망하지 않게 카드를 넘겨 질문을 본다.
“호오.”
“읏.”
내 감탄과 아인의 신음.
“왜?”
“아, 아니. 그냥 어렵네, 이거.”
“후후, 바로 가자. 하나, 둘, 셋.”
질문은 깊이 VS 속도였다.
“기, 깊이? 왜 조용해?”
아인이 혼자 답하고 민망한 듯 날 본다.
“난 깊고 빠르게 가능한데, 후후.”
살짝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하자 아인이 피식거리며 말했다.
“아주 누가 보면 섹스머신인 줄 알겠어.”
“음, 틀린 말은 아니지.”
아인은 술이 꽤 올랐는지, 살짝 혀가 꼬였고 말의 수위도 많이 올랐다.
얘는 왜 갑자기 취기가 오른 거 같냐?
살짝 정신을 차리고 옆을 보니 벌써 빈 맥주 캔이 열 개가 넘어갔다.
엄청 마셨네? 빈 캔을 확인하니까 화장실이 가고 싶어진다.
“나 화장실.”
“응.”
아인이 작게 답했고, 화장실을 다녀왔다.
“응? 먼저 봤네?”
“핫, 어? 그, 구, 궁금해서.”
화장실에서 나오니 마지막 카드를 보며 얼굴을 붉힌 아인이 보였다.
“뭔데 그래?”
“나, 나도 화장실.”
아인은 카드를 놓고 화장실로 도망치듯 움직였다.
궁금함에 카드를 짚어 내용을 봤다.
“호오.”
질문은 길고 물컹함 VS 짧고 단단함 이었다.
난 길고 단단한데.
보통 단단한 걸 좋아하지 않을까?
아인이 화장실에서 나왔고, 나는 바로 진행했다.
“아까 봤지? 하나, 둘,”
“자, 잠깐만.”
아인이 당황해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보였고, 나는 무시하고 숫자를 말했다.
“셋”
“모, 모르겠어.”
“에이. 재미없게.”
“너, 너도 아까부터 답 안 했잖아.”
아인이 내 앞에 앉으며 불평을 한다.
나는 당당한 표정으로 말했다.
“다 가진 걸 어떡해? 정비서가 가슴 VS 골반에서 먼저 그랬다?”
“그, 그런가?”
화장실을 다녀와서 살짝 술이 깼는지, 아인은 전과는 조금 다르게 많이 부끄러워한다.
“마지막 거니까 얘기해 보자. 뭐가 더 좋을 거 같아?”
“으으, 그래도 단단한 게 좋지 않을까? 네가 둘 중 하나라면 뭐로 할 건데?”
아인도 지지 않고 내게 물어왔다.
“길이가 더 중요하지. 강직도야 운동이든 약이든 써서 개선할 수 있지만, 길이는 답이 없는걸?”
“가, 강직도? 우, 운동하면 더 단단해 져?”
아인이 질문을 하는데 뭔가 억지로 나와 맞춰주려 하는 느낌이 들었다.
얘가 갑자기 왜 이런데? 뭔가 나한테 어필 당했나?
“후후, 나는 길고 단단하다고!”
“으응, 그, 그래 보이네?”
“응?”
아인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내렸더니 바지가 튀어나와 있다.
나 발기 안 했는데?
“오, 오해야.”
손으로 바지를 누르니 푹 꺼진다.
“아?”
어벙한 소리를 내는 아인.
“푸훗, 이것 때문에 당황한 거야?”
“다, 당황은 무슨. 너는 바지에 무슨 장난을 친 거야!”
아인이 빽 소리를 질렀지만, 나는 당당했다.
“일부러 그런 거 아냐. 앉다 보니 튀어나왔나 봐.”
“치.”
아인이 삐졌다는 듯 고개를 팩 돌렸고, 장난기가 동했다.
“왜? 세워 줬으면 좋겠어?”
“어? 아, 아니. 가, 갑자기 왜 세워.”
“보고 싶은 거 같아서.”
“내, 내가 왜? 참나.”
아인이 손 부채질하며 시선을 피한다.
근데 왜 시선이 자꾸 흘깃흘깃 내 아랫도리로 향할까?
나도 미인의 시선이 자꾸 아래로 향하니 살짝 반응이 온다.
진짜로 장난 한번 쳐 볼까?
일부러 신앙을 둘러 자지를 세운다.
바지를 뚫을 기세로 자지가 섰다.
지금은 테이블을 두고 마주 앉아 있어서 제대로 안 보이겠지만, 일어서면 바로 보일 수밖에 없다.
아인을 빤히 쳐다보자 아인이 얼굴을 붉히며 시선을 피했고, 나는 그 틈을 타 아인의 옆으로 이동했다.
“후후, 이번엔 진짜야.”
“뭐, 뭐가? 흐힛!”
아인의 시선이 내 아래로 향했고, 아인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고개를 돌렸다.
“푸훗, 귀엽긴.”
“아으, 진짜 이런 장난 치지 마.”
“장난 아닌데?”
이거 진짠데?
아인이랑 같이 술 마시고 놀면서, 야한 얘기 하면 남자들 다 세울걸?
뭐 섹시한 스타일은 아닌데, 몸매 좋고 귀여우니 섹드립이 뭔가 더 꼴릿한 게 있다.
어설픈 매력도 좀 있는 거 같고.
“역시 크고 단단한 게 좋지?”
“아! 장난치지 마!”
“억!”
아인은 내가 뭘 넣어 두고 장난하는 줄 알았는지, 볼록 나온 바지 부분을 손으로 꾹 눌렀다.
“꺅, 이, 이게 뭐야?”
“지, 진짜라니까.”
“흣?”
진짜라고 했는데도 손을 떼지 않는 아인.
“에이, 이렇게 크고 단단한 게 달렸으면 불편해서 어떻게 살아, 빨리 꺼내.”
얘 큰 남자 경험이 없는 건 확실하다.
아니 남자 경험 자체가 적은 거 같은데.
“아이고, 우리 정비서님.”
“으응?”
여전히 내 자지를 쥐고 뭔지 묻는 아인.
“남자 경험 없지? 솔직히 말 해봐.”
“으으, 경험 없는 여자 싫어해?”
“아까 처음인 사람 좋아한다고 했던 거 같은데? 근데, 손은 좀 놔 줄래?”
“아? 그래서 이거 뭐야?”
아직도 진짠 줄 모르는 건가?
뭐 내가 무슨 막대기 같이 크고 단단하긴 하지.
아인이 손을 떼고 유심히 내 바지를 본다.
“진짜라니까, 확인시켜 줄 수도 없고.”
“에이, 이런 게 어떻게 들어가 뻥 치지 마.”
“어읍.”
아인이 다시 내 자지를 확 잡고 당겼다.
몸이 딸려 나가자 그제야 벙찐 표정을 짓는 아인.
“아?”
“아, 아파 놔 줘.”
“으, 으응.”
아인이 터질 듯 붉어진 얼굴로 손을 뗀다.
시선은 왜 여기에 고정된 건데?
“이, 이게 진짜라고? 남자들은 다 이렇게 커?”
“아니! 내가 특별한 거지. 남자 거 본 적 없어?”
“앗!”
아인이 놀라며 소리쳤고, 나는 씩 웃었다.
“그 조금 무서워서.”
“뭐가?”
아인은 고개만 저었다.
뭐, 나중에 말하겠지.
순간 분위기가 어색해졌다.
“보여줄까?”
“무, 뭘?”
“궁금하지 않아?”
“사, 사진으로 본 적 있어. 나 애 아니다!”
아 진짜 나보다 한 살 많은 여자가 왜 이렇게 귀엽냐.
여동생 삼고 싶은 리액션이다.
“실물이랑 사진이 같아?”
“으, 하, 하지마아.”
내가 조심히 바지를 잡자 기겁하며 얼굴을 가리는 아인.
손가락 사이로 나온 눈이 마주쳤다.
“풋.”
“우, 웃지마아.”
아인이 몸을 완전히 내게서 돌리고 말했다.
지금이다.
나는 바지를 내렸다.
“나 바지 내렸다. 보고 싶으면 봐.”
“꺄아! 지, 진짜 내렸어?”
“응.”
막상 진짜로 볼 생각을 하니 부끄러운 듯 아인인 쉽사리 고개를 돌리지 못했다.
“못 보겠어?”
“어, 어떡해.”
“뭘 어떡해? 만지기까지 해 놓고.”
“그, 그건 아, 아닌 줄 알고 만진 거잖아.”
피식 웃으며 아인의 머리 위에 손을 얹었다.
“이번에도 장난치는 줄 알았다고 하면 되지.”
“지, 진짜 벗은 거 아냐?”
“에이, 설마.”
“아! 진, 짜압.”
아인이 고개를 획 돌렸고, 내 자지가 아인의 얼굴 앞에 딱 맞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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