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11화 〉세 번째 악상 (1) (111/450)



〈 111화 〉세 번째 악상 (1)

111.

“후우, 이것까진 말씀드리지 않으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군요.”

선애가 잠시 화를 누르고  얘기를 듣는다.

이럴  알고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뒀지.

“사실, 제가 곡의 영감을 받는 방법이 있습니다.”

선애가 궁금하단 표정을 짓는다.

알기 쉬운 얼굴이네.

 작업 비밀을 말하려고 하니까 바로 화가 누그러진 건가?

“저는 여성과 관계를 맺는 데서 영감을 얻어 곡을 씁니다.”
“네?”
“그래서 곡을 드리는 대신, 새로운 곡을 쓸 수 있도록, 선애씨에게 부탁드리는 겁니다.”
“하, 그걸 저보고 믿으라고요?”

선애가 살짝 격양된 목소리로 말했다.

“믿던, 믿지 않으시던, 선애씨 자유죠. 전 모든 조건을 제시한 거 같네요. 선택은 선애씨가 하시면 됩니다.”
“뭐, 이런.”
“얘기는  정도만 하죠. 어디 가서 소문내진 않으실 거로 믿겠습니다. 그럼 이만.”

선애의 말을 끊으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선애가  보는  느껴졌지만, 여기선 빠르게 도망치는 게 답이다.

아, 심장 떨려.

뺨이라도 한  맞을 줄 알았는데, 역시 인성 좋은 선애라, 다행이다.

괜찮겠지? 성희롱으로 고소하거나 하면 큰일인데.

아니, 선애도 이미지가 있으니 고소는 안 할 것 같은데.

혹시, 내 소문이 안 좋게 나거나 할  있겠다.

뭐,  정돈 상관없지.

잠깐만, 그런 소문이 나면, 내게 곡 달라고 몸으로 어필하는 가수들 많을 거 같은데?

오히려 좋아?

진짜 선애랑 해서 곡이 나온다면,

그런 식으로 소문을 내서 새로운 가수들 만나고 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겠는데?

“아, 회사 이미지가 망하겠구나.”

여성을 전문으로 매니지하는데, 내 이미지가 저렇게 바뀌면 사람들이 애들을 창녀 보듯 하겠지?

그건 안 된다.

음식점을 벗어나 택시를 잡기 위해 길가로 나온다.

“허허, 오랜만이네. 시주.”
“앗! 스님! 안녕하셨어요?”

스님이 내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과거에 많은 도움을 주신 스님을 이 시기에 만나다니 운이 좋다.

아니, 스님이 내게 찾아온 것 같은 기분인데?

“허허, 맞네. 내가 찾아왔지.”
“앗, 어떻게?”
“자네 표정은 읽기가쉽구먼. 허허허.”
“하하, 그런가요?”

멋쩍게 웃으며 머리를 긁었다.

“잠시 가지.”
“네.”

또 스님에게 안내되어 장소를 이동한다.

그때는 집 밖으로 나오니까 폐가로 변하던데, 이번에도 그러려나?

“앉지.”
“네.”

소박하고 깔끔한 집. 편백나무 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기운이 사라졌나?”
“네. 알고 계셨어요?”
“흐음, 자네가 모르는 사실을 알려줘야겠군.”
“네? 제가 모르는 사실이요?”

스님은 조용히 차를 우리셨다.

“들게.”
“네.”

차를 내게 주고 다가와 어깨에 손을 올리시는 스님.

“흐음. 사라지지 않았네.”
“네?”

고개를 돌려 스님을 본다.

“자네 안에 잠재된 마기가 여전히 남아있군.”
“그래요?”

눈을 감고 내부를 관조했다.

“허허, 느낄 순 없을 걸세. 영악한지고. 아주 꼭꼭 숨겨놨군.”
“무슨?”

스님의 손이 닿은 부분으로 무언가가 확 올라온다.

“흣.”

마치 오래 참았던 대변을 보는 기분이 어깨에서 느껴진다.

“허허, 되었네.”
“어떻게 된 거죠?”
“이지를 잃은 기운이라 내가 뽑아냈다네.”
“아, 감사합니다?”

스님이 허허 웃으며 자리로 돌아가 앉으셨다.

“방법은 모르겠지만, 그 요망한 기운이 내게 찾아왔었다네.”
“엇, 그, 그랬나요?”
“허허, 긴장할 필요 없네.”
“하하.”

스님이 차근차근 이야기를 해 주셨다.

 기운의 정체는 모르지만,색기를 다루는 게 요망한 기운임은 틀림없었다고 하신다.

“시주를 어떻게 속이고 빠져나간 건지 모르겠지만, 다시 봉해야하네.”
“음, 혹시  봉인을 제가 해야 하나요?”
“허허, 너무 걱정 말게. 강요할 생각은 없으니.”

스님의 말이 더 이어진다.

“본성을 숨기고 성장한 기운이 마수를 드러냈네.”
“제가 살아있을  아무  없을 거라 하던데요?”
“허허, 아마도 그럴 걸세. 하지만,  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네.”

뭐, 내가 죽고 나서 무슨 일이 벌어지건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생각이지만,

스님의 제안은 들어보는  좋겠다.

스님은 내게 은인이니까.

“그대는 계속 신앙을 모으기만 하면 되네. 나머진 알아서 하지.”
“아, 네.”

뭐, 지금처럼 생활하는  나야 아무런 문제 없지.

“그리고 색기를 다루는 법을 알려주겠네.”
“네?”
“마기가 하던 일을 신앙으로  있게 해주겠네.”
“정말요?”

스님이 고개를 끄덕이신다.

“그대는 마기에 휘둘리지 않고 정도를 지킨 만큼 믿을 수 있다는 판단이네.”
“감사합니다.”
“아마, 마기가 빠져나가 원래의 생활을 지속하기 힘들 거라 생각되네.”
“그렇죠?”

스님이 묘하게 웃으며 말했다.

“물론, 이미 마기에 한 번 잠식된 사람은 크게 변하지 않겠지, 그대의 기운에 동화되었으니.”
“그렇군요.”

사실, 하나도 못 알아듣고 있지만,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받게.”

스님이 품에서 한 권의 서책을 꺼낸다.

책이 손에 닿는 순간 스님이 사라지고, 풍경이 변한다.

“그럼 신앙을 열심히 모아주길 바라네.”

스님의 마지막 목소리를 뒤로 스님을 만났던 장소로 되돌아왔다.

“어? 와. 이게 뭐지?”

비현실적인 상황에 정신이 없다.

뭐, 마기부터가 모두 비현실적인 상황이긴 하지.

어서 책을 보고 익혀야겠다.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저번처럼 책을 모두 읽자 머리에 각인되며 책이 사라졌다.

“허허, 신기하네.”

책에 나와 있는 대로 색기를 만들어 본다.

“음? 마기?”

만들어낸 색기는 마기와 거의 흡사한 기운이었다.

“마기가 색기였어? 이새끼?”

흠흠, 나도 모르게 아재개그가 나왔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지?”

마기가 날 속여서 탈출한 거고,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후대에 문제가 있을 있으니 다시 잡아야 한다는 건 알겠다.

그러기 위해서 내가 신앙을 모아야 하고.

신앙을 효과적으로 모으기 위해 마기가 가지고 있던 능력을 내게 줬다.

내가 이해하고 있는  딱 이 정도다.

근데 마기는 스님한테  찾아 간 거지?

“아, 머리 아파.”

스님이 알아서 하신다고 했으니 난 모르겠다.

열심히 신앙이나 모아야지.

“으음, 이게 이렇게 되는 거였구나.”

조금 더 기운을 다루다 보니 마기가 색기와는 뭔가 다르다는  알겠다.

색기가 좀 더 맑은 느낌? 마기는 색기와 비슷하긴 한데 탁한 느낌이다.

색기로 곡을 특별하게 만들 수 있을 거 같다.

사람에게 직접 사용하면, 부작용이 심하니 간접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그래서 곡에 색기를 넣었던 거구나.

색기는 신앙보다 하위개념이다.

조금의 신앙으로도 많은 양의 색기가 만들어진다.

그래서 마기가 그렇게 클  있었다.

“음, 이상한데?”

색기를 사용해 봤지만, 딱히 성욕이 엄청 증가하거나 하진 않는다.

탁한 기운의 역할이 거기 있는 거였나?

으음, 실험이 필요하다.

“나중에  봐야지.”

작곡된 곡들에 다시 색기를 불어 넣어 본다.

“오! 이렇게 되는 거구나.”

나의 색기가 곡에 머문다.

곡이 흘러나오면 색기가 주변을 물들이고, 곡이 끝나면 다시 곡으로 돌아온다.

소리가 들리는 부분에 색기가 머물다 가는 거구나.

누군가 부르고 싶어 하면 색기가 그 사람에게 들어갈까?

여러 가지 가설을 세우며 밤을 지새우다 잠이 들었다.

아침. 눈 뜨자마자 집에서 나와 작업실로 향했다.

컴퓨터를 켜고 곡을 조금 만진다.

“피디님.”
“아, 왔어?”

시연이  뒤에서 날 안았다.

“헤헤.”
“들어볼래?”
“네!”

시연에게 신곡을 준다고 했다.

바로 발매는 안 할거지만, 열심히 연습하란 의미였다.

물론, 몇 가지 실험도  생각이고.

“마음이 변하진 않았지?”
“네! 헤헤. 무대 하고 싶어요. 저도.”
“그래 연습 열심히 해야 해.”
“네!”

시연이 웃으며 거수경례했다.

나도 마주 웃으며 곡을 튼다.

초유 누님에게 얻은 산뜻한 느낌의 미디엄템포 곡이다.

여름에 어울리는 분위기의 곡.

시연이 열심히 연습한다면 그때쯤 발매할 생각이다.

“와아.”

시연에게 노래에 있던 색기가 공유되어 들어간다.

그럼 노래 실력도 늘어날까?

시연이 노래에 빠져 번을 다시 듣는다.

이제 성욕이 올라오려나?

“흐으응.”

콧노래로 따라 부르는 시연.

음, 성욕이 늘어나는 느낌은 없다.

“어때?”
“헤헤. 너무 좋아요! 흐응, 피디님 사랑해요.”

평소의 시연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발정 나지 않아?

“지금 기분은 어때?”
“으음, 너무너무너무 좋아요! 헤헤.”
“그래.”

감정이 격양된 건 느껴지는데, 발정은 안 났다.

확신할 수 있다.

으음, 그럼 색기는 무슨 역할을 하는 거지?

“이리 와.”
“헤헤. 네에. 흣, 흐으응, 좋아요. 헤헤.”

계속 헤실거리며 내게 안겨드는 시연.

바지 지퍼를 내리고 그대로 시연을 들었다.

팬티를 젖히고 자지를 박는다.

“응깃! 옥, 가, 갑자기요옷, 흐으응! 하읏.”

조루답게 바로 보지가 젖어오는 시연.

노래를 들었는데도 인제야 보지가 젖는 걸 보면, 확실히 성욕을 느끼진 않았다.

“아으응, 흐읏, 좋아요, 흐기이이잇, 하긋, 읏, 끄으응.”

격렬하게 허리를 흔든다.

이거 완전 오  합체 시리즈 아니냐?

그런 생각을 하며 시연의 옷을 걷고 몸을 주무른다.

“끄잇, 가요, 가요옷, 흐깃, 끄으응, 끗, 끄으으으으으읏, 읏, 으읏.”

시연이 몸을 떨며 절정 하고, 나는 스퍼트를 더 올렸다.

“응깃, 아, 아아아, 안대에에엣, 그, 긋마안. 끄읏, 끗, 끄기이이이이이이이잇! 잇, 낏.”
-뷰르릇.

스퍼트를 높인 보람이 있다.

빠르게 사정할  있었다.

“하아, 하아, 괜찮아?”
“헤으응, 흐읏, 흣, 가, 가버려요. 흐으으.”

멍한 표정으로 헤실대며 신음하는 시연.

아, 너무 강했나? 애가 정신을 못 차리네.

시연을 잠시 쉬도록 가만히 안았다.

“흐으응, 피디님. 저, 저, 잠시 천국을 느꼈어요.”
“하하하, 그래.”
-츄르릅, 츕, 츄릅.

시연이 내 입술을격렬하게 빨았다.

“파하아, 사랑해요. 사랑해요.”
“나도. 사랑해.”
“헤헤.”

시연이 내게 고개를 묻고 사랑을 말해 나도 답해준다.

“노래 불러 볼까?”
“지금요?”
“응. 확인해 보고 싶어서.”
“헤헤.”

시연이 웃으며 부스로들어갔다.

‘해피 엔딩’ 부터, ‘화분’, 그리고 신곡까지.

마기가 들어갔을 때의 실력이 돌아온 시연이다.

“와! 잘했어!”
“헤헤.”

그럼 기억이 바뀐 부분은 어떻게 된 거지?

음,  좋은 게 좋은 거니 넘어가자.

“피디님 곡은 이상하게 잘 불려요.”
“하하. 널 생각하면서 써서 그런가?”
“이잉, 헤헤.”
-쪽!

애교를 부리던 시연이 내게 뽀뽀를 하고 떨어져나왔다.

“이제 올라가 볼게요.”
“응? 벌써?”
“더 있으면 못 참을 거 같아요. 흐으, 오늘 이상하게 피디님이 막막,  잘생겨 보이고, 더 사랑스럽고, 막, 그래요.”

시연의 급발진.

“그, 그래?”
“이상하다. 헤헤. 신곡을 받아서 그런가?”
“그런가 봐.”
“헤헤. 그럼 열심히 연습할게요.”

고개를 끄덕여주고, 시연이 작업실을 나섰다.

조금 있으면 지인이가올 테니  실험해 보면 되겠지.

아마도, 내가 만든 신앙은 성욕이 아닌 내게 호감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

지인이를 기다리는 데 전화가 왔다.

“선애씨?”
“네. 오늘 저녁에 잠시 보시죠.”
“네?”
“나오실 거죠?”
“알겠습니다.”

선애가 단도직입적으로 장소와 시간을 통보해왔다.

이건 몸을 준다는 신호인가?

전화를 끊고 시간을 가늠한다.

“음,  시간은 넉넉하네.”

혹시 몰라 알람을 하나 맞춰 두고 소파에 앉아 잠시 쉰다.

“선생님!”
“응? 아, 지인아. 깜박 졸았네.”
“피곤하세요? 히잉.”

지인이  어깨를 주무른다.

“하하, 아니야. 생각하다 어제 잠을 덜 자서 그래.”
“무슨 생각이요?”
“네 생각?”
“아잉. 헤헤.”

지인이 귀엽게 앙탈부리며 안겼다.

“노래 먼저 들어볼까?”
“넵!”

노래가 나온다.

 번째가 되니 확실히 보였다.

노래에 색기가 지인에게 공유됐다.

“더 들어봐도 되죠?”
“그럼, 얼마든지”

지인도 노래에 빠져 몇 번을 다시 듣는다.

“하아아.”
“왜?”
“너무 좋아요. 헤헤.”

활짝 웃으며 내게 안기는 지인.

“선생님.”
“응.”
“선생님. 선생니임!”
“왜에?”

지인이 꼭 안겨 날 부르며 머리를 비빈다.

“너무 좋아요. 사랑해요, 선생님.”
“하하. 그래.”

감이 조금 잡힌다.

색기는 마기와는 다르게, 가수에게 들어가면 그 가수가 나에게 호감을 느끼는 것 같다.

뭔가  잘생겨 보이고, 더 좋아지고 하는 그런 느낌이다.

지인이도 노래 때문에 성욕을 느끼진 않았다.

단지, 내게안겨있으니 자동반사로 몸이 달아오를 뿐이다.

-츄릅, 츕. 츄르릅.
“하아, 선생님 저 못 참겠어요.”

지인이가 옷을 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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