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2화 〉열다섯 째 영감 (2)
72. 한나 VS 빌리
공연이 끝난 뒤에 객석에 멍하니 앉아있었다.
“허니? 나가야지.”
“아? 어. 그래.”
줄리가 내 정신을 일깨워 일어났다.
한나가 폭탄을 던졌구나.
논란은 엄청 되겠다. 당연히 곡도 잘 되겠네.
“허니.”
“응?”
“나 이젠 정말 못 참겠어.”
“앗, 주, 줄리.”
줄리가 날 끌어당겨 어디론가 데려간다.
“줄리, 기자나 파파라치가 보면 어떡해?”
“괜찮아, 여긴 안 보여.”
내가 들은 미국 파파라치 소문이랑은너무 다른데?
정말 이래도 괜찮은 건가?
내가 당황해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자, 줄리가 말한다.
“여긴 아무도 안 와. 게다가 벽으로 사방이 다 막혀서, 야외지만, 어지간해선 안 보인다고. 허니! 제발! 빨리이.컴오온!”
“아, 알겠어.”
얘 왜 이렇게 흥분했냐? 내가 두 시간 동안 애무해서 그런가?
줄리가 내 바지를 벗기고 자지를 입에 물었다.
-쥬르릅, 쥽.
침만 바르는 수준으로 자지를 빨고 몸을 돌리는줄리.
“바로 박아줘! 제발. 허니이!”
“그래.”
벽을 집고 엉덩이를 내민 줄리. 치맛자락을 걷어 올리고 팬티를 젖힌다.
“오우! 프어어억! 좋아앗! 흐우우우!”
“줄리, 소리가 너무 커.”
“괜찮아. 매니저가 주변 지키고 있어.”
매니저한테 우리 사이를 말했나?
“호올리. 후우읏, 카디랑 같이 공연하면, 후음, 야외에서 가끔 즐겼거든. 하아암. 여기도 그 장소 중에 하나야. 오우. 그러니 걱정 말고 박으라고!”
“그래.”
줄리의 신앙이 마구 요동친다.
아, 줄리 야외 좋아했구나?
노출증은 아닌 것 같은데.
다른사람이 보는 건 싫지만,야외는 좋은 거겠지?
“홀리! 쒸이잇! 뎀잇! 와아앗! 더엇! 프어억! 지져스으으읏! 호우으.”
흥분한 줄리의 입이 거칠어졌다.
“소리 좀 줄여!”
“퍼커! 괜찮아! 갓 뎀이이이이잇! 후으음.”
줄리의 몸이 꺾이며, 보지가 엄청 조였다. 와! 줄리가 이렇게 빠르게 간다고?
나도 참지 않고 엉덩이에 힘을 푼다.
“호오리이이이이이잇 쒸이잇! 하음, 하으우.”
-뷰르릇.
“하아, 줄리 괜찮아?”
“퍽! 존나 좋잖아! 한 번 더 하자.”
불안했지만, 줄리의 부탁을 끝내 거절 못 하고 자지를 세웠다.
줄리가 벽에 등을 댄 채로, 다리 하나를 내 팔에 걸쳤고.
나는또 열심히 자지를 박았다.
“홀리 쓋! 퍼어억! 컴오오오온! 후으으, 흐우음. 하긋, 끄으읏, 끅.”
-뷰르릇.
줄리는 완전히 맛이 갈 정도로 가버렸고, 나는 그런 줄리를 부축해 차로갔다.
“파파라치는없었겠지.”
“사진? 찍혔으면 은퇴하고 허니랑 살면 되지.”
“뭐?”
“나 받아 줄 거지?”
“그, 그래.”
아, 이것도 뭔가 부작용인가?
그래도 다행히 줄리의 성향을 알았고, 줄리에게서 두 번째 곡의 멜로디를 들었다.
내게 곡을 받고 오염된 신앙을 얻은 애들은, 다른 욕망이 서서히 줄어드는 거 같다.
그냥 나만 있으면 되는 상태가 된다.
한국 애들은 안 그러던데?
설마, 날 위해서 열심히 활동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한국 가서 한 번 알아봐야겠다.
줄리는 차에서 흥분을 삭힌다.
“줄리, 아무리 그래도 자꾸 밖에서 그러면 안 돼.”
“아직 한 번도 안 걸렸잖아.”
“한 번 걸리면 끝이라고!”
“아! 몰라. 짜증나. 알아서 할게.”
줄리와 매니저가 언성을 높인다.
“오우, 나이스 가이. 제발 줄리 좀 말려 줘.”
방금 밖에서 저랑 하고 왔는데요?
멋쩍은 웃음만 흘렸다.
“허허.”
“후우, 내가 이러다 제 명에 못 살 것 같아.”
“나 그만둘까?”
“줄리! 또! 또! 또 그런다! 제발 그러지 좀 마.”
생각보다 줄리도 문제가 심각한 거 같은데?
일단 줄리와 함께 카디의 집으로 갔다.
내일 아침부터 스케쥴이 있지만, 밤은 함께 보내기로 했다.
“와썹! 브로!”
“응. 잘 다녀왔어.”
“대박이야. 아주 난리가 났던걸?”
“그래?”
카디의 말에 폰을 꺼내 기사를 찾아본다.
와, 한국 미국 할 거 없이 내 기사가 엄청 많네?
한나의 파급력이 대단하긴 하다.
대부분 빌리 VS 한나(Feat. 나)의 구도로 기사를 섰지만, 실질적으로 빌리 VS 나(Feat. 한나)가 맞다.
빌리와는 성별만 다르고, 거의 비슷한 실력과 인기를 지닌 한나. 그런 한나가 빌리를 이기면 당연히 내 곡 때문이지.
특별히 다른 마케팅을 한 것도 아니니까.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듯 댓글은 난리가 났다.
- S.Min의 곡을 부르는 한나라니, 빌리의 불알이 떨리는 게 여기서도 느껴지는 듯.
-근데 이건 S.Min이 손해 아니냐? 빌리랑 비슷한 인기를 끌면, 한나가 잘해서지 곡은 무난한 거란 소리잖아?
ㄴ 아니지! 일단 한나가 불러 준 것만 해도, 증명 된 거지. 물론 빌리한텐 패배한 게 될지도 모르겠네.
이게 미국 반응이라면, 한국은 조금 더 내 편이 많다.
-와, S.Min은 이제 빌리랑 맞짱 뜨는 클라스.
ㄴ 쩔긴 한다. 빌리가 언급할 정도면 이미 인정받은 거 아니냐?
ㄴ 222222
ㄴ 33333333
-작곡가 양반. 이번에 한나랑 곡 내면 빌보드 1위 또 하는 거 아님?
ㄴ 일단 한나 곡이니까 당연할걸?
ㄴ 아모른직다.
ㄴ ㅂㅅ아 뭘 몰라.
역시, 우리나라 사람들은 내 편이다.
국민 여러분! 힘 내겠습니다요! 더 응원해 주세요.
기쁜 마음으로 줄리, 카디랑 밤을 보냈다.
카디는 계속 있을 거지만, 내일부터 또 월드투어를 다니는 줄리를 위해 줄리를 좀 더 신경 써서 박아 줬다.
카디도 내 맘을 아는지, 이해해줬고.
마기를 지닌 여인들은 점점 친해지는 느낌이다.
뭔갈 느끼나?
아침에 줄리가 떠났고, 생각난 줄리와의 두 번째 곡을 노트북에 저장했다.
“브로, 일 할 때 섹시하다.”
“후후, 내가 좀 섹시하지.”
카디가 옷을 살짝 내리며 포즈를 잡는다.
“나는 어때?”
“오우! 지져스! 엄청 섹시하지!”
그렇게 또 떡을 친다.
요즘은 사실 하는 일 없이 떡만 친다.
한국에 돌아가도 되겠지만, 한나의 곡이 나온 다음에 가기로 했다.
한나와 연락해봤는데, 일주일 내로 곡을 낼 거라고 하더라.
다행히 한나가 내게 성욕을 느끼는 것 같진 않다.
뭔가 작용이있나?
쾌감에 녹진하게 뻗어있는 카디의 몸을 살살 만지는데 갑자기 피곤함이 몰려왔다.
뭐지? 갑자기 이렇게 피곤하다고? 아! 마기인가? 오랜만이네.
신앙도 넉넉해서, 거부 않고 잠에 빠졌다.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마기가 뭉쳤다.
“숙주여, 오랜만이네.”
“그래. 엄청 커졌네?”
“그대가 열심히 한 덕분이지. 그래서 이젠 신앙을 거의 소모하지 않고 대화를 나눌 정도로 성장했네.”
“오! 좋은 소식이구나.”
마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이 장소에 있는 건 신앙 소모가 만만치 않으니, 돌아가면 연락하지. 그를 위한 준비를 지금 해 두었네.”
“아, 그래서 부른 거였어?”
“사사로이 신앙을 쓸 수는 없지.”
살짝 찔렸지만, 웃어넘겼다.
마기는 내게 다가와 무언갈 했다.
“이제 됐네.”
“그래.”
저절로 눈이 뜨였다.
옆에 누운 카디를 보니 여전히 쾌감에 찌들어 잠들어있다.
시간이 오래 지나진 않았나 보네.
‘10분쯤 지났지.’
앗! 마기야?
‘그렇다네.’
오오! 이건 신앙 소모가 거의 없구나.
마기와 대화가 된다니!
그때그때 궁금증을 풀 수 있을 것같다.
계속 말할수 있는 거야?
‘그렇진 않다네. 음, 지금은 한 달에 한 번. 한 번에 30분 정도?’
그럼 내가 궁금증을 느낀 걸 기억해 뒀다가 몰아서 설명하면 되겠네.
‘안 그래도 지금 그러려고 했다네.’
오오! 빨리해 줘.
마기의 설명이 이어졌다.
‘나는 숙주가 아닌 사람의 신앙을 먹으면 같은 양의 마기를 그 사람에게 뿜어내지. 그리고 그 사람이 가진 신앙을 소화해 몸집을 불리네. 신앙은 효율이 높아 같은 양이어도 더많은 마기가 생기기 때문이네.’
‘아, 나는 마기는 아니지만, 그대의 편의상 마기라고 하는 거네.’
억울했나 봐?
‘그렇진 않네. 기생충처럼 지내는 데 뭐라 불리던 무슨 상관인가.’
비관적이네.
‘그건 아니지만, 넘어가지. 그렇게 성장을 하면 그대가 감당할 수준의 마기를 제외하곤 그대의 무의식으로 흘려보낸다네. 그럼 그대는 곡을 얻게 되지.’
근데 왜 섹스해야 곡이 떠올라?
‘그대 무의식의 작용이네. 내가 하는 게 아니라 그대의 무의식이 그때 마기를 사용하는 거지. 아마도 날 봉인한 인간의 능력 같더군.’
노래가 나오는 건 너도 모르는 거구나.
‘그렇네.’
상대의 신앙을 들끓게 해야 신앙이 들어 오는 건 왜 그래?
‘자연스러운 현상이네. 내게 먹히기 싫어서 도망가는 거지. 그리고 마기는 나와 더 가까이 있고 싶어 자연스럽게 방어막이 되는 거고.’
아아. 그럼 요즘 줄리나 카디가 변한 것도 그런 작용인가?
‘그건 미안하게 생각하네. 마기는 계속 내게 돌아오려고 하지. 그게 그 사람에게 영향을 끼쳐, 숙주와 계속 함께하고 싶어지는 걸 세.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욕망은 점점 줄고, 함께 있으려 할 거네.’
음, 큰일인데.
‘그대의 선조들이 괜히 아방궁에틀어박힌 게 아니지. 정말 여인들을 사랑했던 게야. 자신이 죽는단 걸 알면서도 그녀들의 소원을 들어준 걸 세.’
음, 나도 대비를 좀 해야겠는걸.
‘세상이 좋아져, 그대가 아방궁에 틀어박혀도 신앙을 계속 수급할 방법이 있으니 축복일 세.’
그건 그렇네. 인터넷 방송이나 유티비가 있으니까.
카디한테 세 번째곡이 안 나오는 건 왜 그래?
‘아직 그녀의 신앙을 모두 소화하지 못해서 내가 신앙을 가져가지 않았네. 그랬더니 곡이 나오질 않았나 보군.’
그랬구나. 그럼 소화는 얼마나 걸려?
‘신앙의 양과 성격에 따라 다르지만, 그녀의 신앙은 곧 소화될 것 같네.’
오,그럼 카디한테 세 번째 곡을 받을 수 있겠구나.
‘나도 소화하는 것보다 신앙을 빨리 모으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네. 이것 또한 세상의 축복이지.’
그렇구나.
‘이런, 아직 할 말이 남았는데, 벌써 시간이 됐군.’
아! 시간이 너무 빨리 흘렀다. 다음에 또 얘기하자고.
‘그러세. 마지막으로 정관은 신앙으로 잠시 복구가 가능할 것 같네. 훈련해 보게.’
느껴지던 마기가 희미해졌다. 아! 정관 복구도 가능하다고! 훈련해봐야지.
갑자기 신앙이 들끓어 앉아서 수련했다.
“흐으음, 브로. 뭐해?”
“잠시명상 좀 했어.”
아! 연예인 중에는 신앙이 많은 사람도 있던데 들끓지 않는 건가?
분명 미친다고 했는데. 모르겠다. 나중에 마기가 말해 주겠지.
그래도 마기와 종종 소통할 수 있어서 한시름 놨다.
“브로.이리 와서 나 안아 줘.”
“그래.”
카디가 몸을 가누지 못하고 내게 팔을뻗었고, 나는 카디에게 다가가 다정하게 안아줬다.
“헤헤, 좋다아. 계속 이러고 있고 싶어.”
“그럼 계속 이러고 있자.”
한참을 카디와 침대에 누워서 도란도란대화를 나눴다.
며칠간 한나의 연락만 기다리며 카디와 생활했고, 세 번째 곡을 얻을 수 있었다.
카디의 셋째 곡을 얻은 다음 날. 기다리던 연락이 왔다.
“프로듀서. 잘 지내나?”
“한나? 잘 못 지내요. 당신의 연락만 강아지처럼 기다렸다고요.”
“하하, 큐티한 보이네. 예정대로라면 곡은 모레 나올 거 같아.”
“오오! 감사합니다.”
그 후로도 한나와 대화를 조금 나눴다.
“곡 나오기 전에 한 번 보지.”
“네.언제든지 좋아요.”
“그럼 오늘 보지.”
“네? 네. 어디로 갈까요?”
한나에게 주소를 하나 받았다.
카디의 매니저가 태워준다고 해 얻어 타고 가기로 했다.
곡을 들려줄 의도겠지?
설마, 나한테 무슨 추파를 던지진 않을 거야.
매니저의 차를 타고 이동했다.
“한나의 작업실로 초대되고 정말성공했군.”
“하하, 고마워.”
“떨리진 않나?”
“이미 곡도 줬는데, 떨릴 건 없지.”
“대단하네. 카디의 남자다워. 섹시해서 나도 못 참겠는걸.”
웃으며 말을 받았다.
“지금 유혹하는 거야?”
“오우, 오해는 말아줘, 나는 여자를 좋아하니까. 카디가 알면 날 죽일지도 몰라.”
“하하, 알겠어.”
유쾌한 분위기에서 한나의 작업실에 도착했고, 매니저는 근처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혼자서 들어가니 한나가 앉아서 반겨준다.
“왔어?”
“네.”
“일단 들어 봐.”
“알겠습니다.”
엄청 고가의 장비들로 도배된 작업실.
나도 돈을 꽤 썼는데, 이 정돈 아니다.
작업실 장비만 해도 건물보다 비싸겠는데?
한나가 녹음한 내 노래가 흘러나왔다.
희망을 말하는 곡인 만큼 한나의 약간 노화된 목소리가 잘 어울린다.
이 정도면 미국에 국민가요가 될 수도 있겠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느낌의 곡이 엄청 인기를 끓었었다.
알엔비는 아니었지만, 가수 영순이의 ‘오리의 꿈에’.
나도 엄청 많이 들은 노래다.
미국판 오리의 꿈에를 내가 썼다?
진짜가 되면 엄청 기분 좋겠네.
“어때?”
“완전 펄팩트으으! 너무 좋아요!”
“그렇지? 그럼 내가 하나만 부탁해도 될까?”
한나가 일어나 내게 천천히 다가왔다.
아니, 아, 아주머니. 우리 엄마보다 나이도 많으신 분이.
한나의 손이 점점 내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