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8화 〉열네 번째 영감 (3) (68/450)



〈 68화 〉열네 번째 영감 (3)

68. 걸마뎀.

“우승팀으으은!”

심사위원 점수와 문자 투표만 공개됐다.

현장 투표는 아직 보여주지 않은 채.

합계 점수를 바로 발표하며 우승팀을 알려 준다.

“바로오오오!”

아, 이 엠씨 잘 쪼네.

“광고 보고 오겠습니다.”
“아우우우.”

여러 명의 탄성이 들렸다.

와! 예상했는데도 짜증 나네.

일 분의 시간이 지나고 다시 엠씨가 마이크를 든다.

“하하, 여러분 저도 시키는 대로 하는 겁니다. 너무 살기 가득한 눈빛을 보내진 말아 주세요.”
“하하하.”

분위기를 다시 띄우고 발표가 진행된다.

“그만  들이고 바로 발표하겠습니다.”

“우승티므으은!”

“바로오!”

조명이 꺼지고 정적이 흐른다.

“축하합니다. 일 팀입니다!”
-파앙!

폭죽이 터지고 조명이 1팀을 비춘다.

“와아아아아아!”

음, 역시.

애초 예상했던 3팀은 보컬 라인을 다듬긴 했지만, 이미 다른 팀에 비해 뒤처졌고, 2팀은 계속 비슷한 수준이었다.

안무에 허덕였던 1팀은 엄청나게 연습했는지 제일 완벽한 무대를 했다.

나도 자리에서 일어나 손뼉을 쳤다.

애들은 울고 불며 서로 껴안고 난리를 쳤다.

엠씨가 탈락한  아이들과 데뷔 하게 된 팀 아이들을 인터뷰했다.

“그럼 걸그룹 마스터 아카데미 5기! 방송은 여기서 끝이지만, 이 아이들의 활동을 기대해 주세요.  여러분의안방극장으로 이 아이들이 갈 겁니다! 감사합니다.”

와, 저 아재.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닌데, 안방극장이래.

조명이 꺼지고 관객석에도 불이 들어왔다.

관객들은 조금  아이들과 여운을 즐겼다.

응원했던 팀이 우승했건, 떨어졌건, 많은 감정이 복합적으로 나타날 테다.

아이들과 계속 함께했던 선생들은 무대로 내려가 아이들과 얘기를 나눈다.

아직 카메라가 그 모습을 찍고 있어 나도 표정관리 하며 지켜본다.

날 찍는 카메라가무대 방향으로 돌아가는  느끼고 뒤로 조용히 퇴장했다.

내가 낄 자리는 아니니까.

“후우, 지인아 어땠어?”
“으음, 3팀이 될 줄 알았는데.”
“그래?”

대기실에서 방송으로 무대를 보던 지인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조금 기다렸다.

다들 끝난 방송에 여운에 빠졌는지, 사람이 우리 둘뿐이다.

지인을 뒤에서 안았다.

“하읏, 선생님. 헤헤.”

뒤로 고개를 돌려, 날 보며 예쁘게 눈웃음 짓는 지인.

-츕.

화장이 번지지 않게 살짝 키스했다.

“애들 부럽진 않아?”
“뭐가요?”
“팀원들이 있으니까. 혼자 외롭지 않나 해서.”
“전 혼자도 좋아요. 헤헤. 선생님도 있고.”

지인이 몸을 돌려 내게 꼭 안겼다.

작은 몸에 어울리지 않는 알 가슴이 눌리는 감각에 자지가 선다.

“헤헤, 누구 안 오겠죠?”
“응? 엇.”

지인이  바지 지퍼를 살짝 내린다.

발기한 자지를 손으로 꺼내는 지인.

“헤헤.”

한 번 웃고는 입속에 넣었다.

“아읏.”
-쥬븝, 쥬르븝, 쥽, 쥬븝쥬븝.
“화장 번져.”
“게아나여”(괜찮아요.)

열정적으로 자지를 빨던 지인이 손을 들어 불알을 주무른다.

“허읍.”
-쥬릅, 쥬브븝.

엄청나게 좋아진 지인의 사까시 스킬과 방송국 대기실이라는 스릴감이 합쳐져 커다란 쾌감으로 다가왔다.

“싼다.”
-쥽, 츕. 구욱!

지인이  깊숙이 자지를 먹었고, 사정했다.

-뷰릇, 뷰르릇.
“음냐. 꿀꺽. 헤헤.”

예쁘게 웃는 지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고마워.”
“제가 좋아서 하는 건데요? 헤헤.”

지인을 살며시 안고 다정하게 대화를 나눴다.

-똑똑!
“들어가요.”

후다닥 지인과 거리를 벌려 앉았다.

영하 실장님이 들어왔다.

“뒤풀이 가실 건 아니시죠?”
“그렇죠?”

내가 낄 자리가 아니다.

피디에겐 미리 말해뒀다.

아쉬워하는 것 같던데.

일행과 함께 밖으로 나가는 데, 피디가 멀리서 달려온다.

“프로듀서님!헥헥.”
“피디님?”

거친 숨을 고른 피디가 날 보며 말한다.

“그냥 가지 마시고, 뒤풀이에 잠시 얼굴만이라도 비춰 주시면 안 될까요?”
“흐음, 그러죠.”

이렇게까지 부탁하는  그냥 가는 것도 추후 활동을 위해 좋지 않을 것 같다.

“지인이는 참석 안 해도 되죠?”
“아! 물론이죠. 프로듀서님만 오셔도 감지덕지합니다.”

영하 실장님에게 다가가 먼저 가보라는 말을 했다.

“혼자 가시기 괜찮으시겠어요?”
“하하, 제가 어린 애도 아니고, 괜찮아요.”
“그럼, 지인이랑 먼저 가보겠습니다.”
“네. 지인이랑 잠시 인사 좀 할게요.”

영하 실장이 먼저 차로 들어갔고, 나는 지인이 옆으로 갔다.

“뒤풀이 가신다구요?”
“응. 잠깐 얼굴만 비추러. 우리 집에 와 있을래?”
“흐읏, 헤헤. 좋아요.”

사람들 몰래 지인의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지인에게 집 비번을 알려줬다.

 비밀번호를 아는 여자가 점점 많아지는데, 마주쳐도 별일은 없겠지?

미국에 있는 둘 빼고, 언제 한 번 다 불러서 서열정리나 해 볼까?

재밌을 거 같은데.

영하 실장의 차가 출발했고, 기다리고있는 피디에게 다가갔다.

“제 차로 가시죠.”
“네.좋아요.”

칙칙한 아저씨랑 둘이서 차 타고 가긴 싫지만, 뭐 태워주면 좋지.

차에 타니 뒷좌석에 메인 작가가 앉아있었다.

“와! 프로듀서님! 오셨어요! 피디님! 후훗.”
“진짜 오실 줄 몰랐는데, 하하.”

피디가 지갑에서 오만 원을 꺼내 작가에게 준다.

“내기했거든요.”

작가가 작게 웃으며 말했다.

“저는 프로듀서님이 오신다에 걸었고, 피디님은  오실 것 같다고 했어요.”
“아니! 오시면 좋으니까, 내가  준다고  거지.”
“하하, 금실이 좋으시네요.”
“흠흠.”

두 사람은 부부다. 오래전부터 같이 프로그램을 해왔던 거로 유명하다.

두 사람이만든 프로그램은 대부분  됐다.

자기들 사단도 나름 만들어졌고.

물론, 걸마뎀도 대박 프로다.

“하하, 작가님이 내기 이기시는 게 모두에게 좋은 일이죠.”
“역시 프로듀서님! 사회생활 잘 하시겠어요.”
“아휴,  아줌마가 못 하는 말이 없어.”
“아니! 이 남편네가!”

두 사람을 진정시키고 뒤풀이 장소로 출발했다.

“흠흠, 사실 프로듀서님.”

피디가 조용히 말을 꺼낸다.

“네?”
“아이고, 답답해라! 저희가 사실, 새 프로를 계획 하고 있어요. 호호.”

메인 작가가 먼저 말을 꺼냈다.

“새 프로요?”
“네!”

피디가 운전하며 이런저런 설명을 한다.

대충 음악 프론데, 세계 각지를 여행하면서 버스킹으로 돈을 벌어생활하는 내용이다.

“재밌겠네요.”
“하하, 감사합니다.”
“제게 그 말씀을 하신 이유가?”

딱히 작곡가가 필요한 프로가 아닌데?

우리 회사 가수 넣어 준다는 얘긴가?

“지인씨 오늘 보니까 똑 부러지는  여행 다녀도 잘 할 거 같아요. 호호호.”

메인 작가가 의도를 말한다.

“아아.”

나야 지인이 나가게 해 주면 고맙지.

“제가 미국에 좀 다녀올 일이 있어서, 다녀온 다음에 회의해서 처리해도 될까요?”
“아! 시간적 여유가 많으니천천히 생각해 보셔도 됩니다.”
“일단,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그렇게 밝은 분위기로 프로그램에 관한 대화가 끝났다.

“프로듀서님 미국에서 곡 또 나와요?”

메인 작가가 질문했다.

“하하, 아직 정해진 건 없습니다.”
“에이, 우리 사이에 슬쩍 말 해줘요. 아무한테도 말 안 할게요.”
“하하, 정말이에요.”
“핏, 알겠어요.”

정말 정해진 게 없으니까. 혼자 정한 계획만 있지.

대화가 멈추고 생각에 잠긴다.

김영민 피디와 황혜슬 작가.

사람이 만들 프로그램이면, 흥행은 문제가 아니다.

지인이가 나가면 좋긴 하겠네.

일단 지인이한테 물어봐야지.

“자, 도착입니다.”

차에서 내려 식당으로 들어갔다.

당연히 아이돌 멤버들은 가족과 집으로 가고촬영팀과 출연진들만 하는 뒤풀이다.

들어가며 보이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피디가 안내해준 자리에 앉았다.

아, 촬영팀은따로 앉고, 연예인들만 여기 있는 거구나.

엠씨와, 보컬 트레이너 둘, 안무가 둘, 김피디님과 황작가님. 나까지 여덟명이 한 테이블이다.

“와! 프로듀서님 오셨어요?”

앞에 앉은 안무가가 반갑게 맞아준다.

보컬 선생과 안무가는 남자 한 명, 여자  명으로, 총 남자 둘, 여자 둘이다.

남정네는 관심 없고, 여자 안무가와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아!물론 남자들이랑도 인사는 했다.

앞에 안무가 누님을 보며 잠시 생각해봤다.

이 사람 가능? 쌉가능!

삼십  중후반으로 알고 있는데, 관리를 잘 했는지, 보기엔 초반으로 보인다.

옷만 신경 써서 입으면 20대라고 해도 믿을 듯?

윤진이 데뷔 후 모인 신앙으로 곡을 뽑았다.

외모가 이슈가 되는 만큼 순식간에 모인 신앙이 어마어마하더라.

방송이나 행사도 가리지 않고 나갔고, 슈가 페어리만큼 열심히 하니 신앙이 꽤 모였었지.

음, 사실 조금 애매한 양이라 실험할 겸 신앙을 뽑아봤는데.

처음엔 조금 당황했다.

멜로디가 아니라 비트가 들려서.

노래부르기에 적합하지 않은 음악이었다.

춤추기에 좋은 노래랄까?

소연이 도와줄 안무가를 고민 중이라 이런 곡이 나온 건지.

신앙이 부족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댄스곡은 처음이라 당황스러웠다. 안무가들은 대부분 나이도 많은데, 젊은 댄서를 키울까도 고민 중이었다. 그런데!

이 사람이라면 괜찮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름은 박초유. 아이돌 출신이지만, 완전히 망한 그룹이라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과거 영상을 보니, 노래도 제법 하지만 춤을 그야말로 넘사벽.

길쭉길쭉한 신체에 아름다운 춤 선으로 작은 움직임도 멋지게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다.

확실히 실제로 보니, 비율이미쳤다.

다른 애들도 몸매가 엄청 좋다는생각은 했는데,

비율이 좋다는 느낌은 조금 다르다.

성욕이 차오르는 여성으로서 예쁘다는 느낌보다, 미학적으로 아름답달까?

예술작품 같은 몸매란 말이  어울리는 표현이다.

조금만 더 어렸으면 좋았겠지만,

너무 어린 사람만 만나봐서, 꽤 나이 차가 나는 누님이 끌리는 것도 있다.

뭐, 일단 이쁘니까. 밀프헌터 가즈아!

“프로듀서님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세요?”
“아! 잠시 곡 생각 좀 했습니다.”
“오오! 역시 빌보드 작곡가는 다르네요.”
“하하하.”

옆에서 말을 걸어와 가볍게 대꾸해줬다.

그리고 앞에 앉은 초유 누님을 본다.

“저, 안무가님.”
“네?”
“잠시 조언을 구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밖에서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아! 물론이죠!”

쿨한 성격인지 바로 나와 함께 박으로 나서는 초유 누님.

“무슨 조언이요?”
“음, 일단 노래 한 번 들어주시겠어요?”

노래부터 들려주는 게 확실하겠지?

폰을 꺼내 이어폰을 연결했다.

초유 누님은 이어폰을 끼고 날 본다.

바로 노래를 틀었다.

처음엔 놀란  몸을 움찔한 누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박자를 탄다.

노래의 중반부쯤 가니 몸까지 살살 흔들며 리듬을 탄다.

와, 진짜 이쁘다.

섹시 댄스도 아닌 춤이 이토록 매혹적인 줄 처음 알았다.

하긴, 댄스가 원래 구애의 몸짓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으니까.

“한 번 더요.”

노래가 끝나자 초유 누님이 말했다.

다시 노래를 틀었다.

음, 마기는 순조롭게 누님의 몸으로 들어가고 있다.

나름 방송 출연도 꽤 한 사람이라. 신앙도 어지간히모여있네.

“하, 한 번만 더요.”
“하하. 얼마든지요.”

웃으며 노래를 다시 튼다.

노래가 끝나자 초유 누님이  눈치를 본다.

더 듣고 싶은데 뭔가 실례될 같나 보지?

이어폰을 뽑았다.

“아!”
“어떤가요?”
“뭐, 뭐랄까, 너무 좋아요. 환상적인 곡이에요.”

붉게 상기된볼에 흥분에 찬 초유 누님.

뭐, 다 넘어오긴 했다.

“이 곡으로 같이 작업해 보시겠어요?”
“네! 좋아요!”
“그 전에. 저희 회사에 안무가가 필요해서요.”

고민에 잠긴 초유 누님.

알기론 얼마 전에 오랫동안 몸담고 있던 팀을 나왔다고 한다.

본인의 팀을 만들 생각이라고.

“팀을 만드신다는 얘길 들었어요.”
“아! 네.”
“저희 회사에서 지원할게요. 함께 해보시겠어요?”
“으음.”

어? 이걸 안 넘어와? 연륜은 무시 못 하는 건가?

“고민이 필요하시겠죠? 다음에 회사로 한  오실래요?”
“그래요.”

연락처를 교환하고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딱히 그녀가 목적이었던 건 아닌데, 보고 있으니 가지고 싶었달까?

뭐, 말은 모두 전했으니 슬슬 가봐야겠다.

일어나 슬슬 가보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자 모두가 내게 인사를 했다.

적당히 인사를 받아 주고 자리를 나왔다.

“후우, 피곤하다.”

집에 지인이와있겠지?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으, 메이크업하고 오래 있었더니, 얼굴이 너무 갑갑하다.

빨리 가서 씻어야지.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에 들어갔다.

“선생님! 오셨어요!”
“응, 뭐 하고 있었어?”
“헤헤.”

지인은 말은 안고 수줍게 웃었다.

뭐 집을 뒤지기라도 했나? 딱히 나올 게 없어서 괜찮다.

“응? 졸업앨범 봤어?”
“네. 궁금해서.”
“어땠어?”
“멋졌어요.”

나야 예나 지금이나 똑같으니까.

“나 일단 씻고 나올게.”
“헤헤. 네.”

지인이 묘한 웃음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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