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7화 〉열두 번째 영감 (2)
57.
“주인님, 너무 떨려요.”
내일은 윤진이 데뷔하는 날이다.
데뷔를응원하기 위해 집에 데리고 왔다.
“괜찮아.”
윤진의 몸을 쓰다듬으며 계속 다독여준다.
“잘 할 거야.”
“정말요?”
“응. 날 믿어.”
윤진이 감동한 표정으로 말했다.
“주인니임!”
“응.”
“핥고 싶어요.”
“그래.”
윤진에게 젤을 맡기고 침대에 누웠다.
“데뷔 전이니까 하고 싶은 거 다 해!”
“헤헤. 사랑해요, 주인님!”
윤진은 그날 정말 광란의 밤을 보냈다.
물론, 마지막까지 뒤치기는 해주지 않았다.
“차트 10위 안에 들면 해 줄게.”
“정말이죠?”
“내가 언제 거짓말하는거 봤니?”
“헤헤. 믿어요, 주인님.”
귀엽게 안기는 윤진.
“잘 해보자.”
“꺙!”
윤진과 함께 회사로 향했다.
윤진은 새로 뽑은 매니저와샵으로 향했다.
데뷔 쇼케이스는 없고, 음악 방송으로 데뷔한다.
이미 기사도 수십 개가 쓰여 소식이 많이 알려졌다.
“프로듀셔님.”
“민하씨.”
“헤헤, 차트인 몇 위 예상하세요?”
“음, 10위 안에는 들겠죠?”
“와! 자신감.”
민하씨가 뭔갈 적는다.
“뭐해요?”
“내기했거든요.”
“내기요?”
민하씨가 장난스런 표정을 지었다.
“전 직원이 차트인 순위 맞추기, 하고 있어요. 대표님이 오십만 원 거셨고요.”
“호오. 10위 안쪽으로 예상한 사람 있어요?”
“없죠. 헤헤. 아무리 프로듀서님이라도 솔로여가수가 바로 10위권 차트인은 힘들지 않겠어요?”
맞는 말이다.
하지만, 뭔가 마기가 날 도울 것 같은 예감이다.
이미 유티비에 윤진의 뮤비가 올라갔고.
뷰수가 심상치 않았다.
시간이 좀 지나서 방송국으로 향했다.
“엇, 안녕하세요.”
“아, 피디님. 안녕하세요.”
리허설 중인 피디와 인사도 나누며 윤진을 잘 부탁한다 말했고.
윤진의 대기실에서 격려도 했다.
“화이팅!”
“네!”
애가 너무 긴장했는데?
무대 경험도 좀 있지 않나?
“긴장돼?”
“하아, 제가 실수하면 주인님 곡이.”
아! 그래서 그랬구나.
“풋, 괜찮아. 너 하나 실수한다고 곡의 가치가 떨어지진 않아.”
안심을 시켜주기 위해 장난스럽게 말했다.
“네 가치는 떨어질 수 있겠네? 찾는사람 없어지면내 집에 강아지로 들어와!”
“헤헤, 주인님도.”
윤진이 수줍게 웃으며 내 팔을 잡았다.
“긴장 좀 풀렸네?”
“헤헤, 실수해서 주인님 집에서 살고 싶어요.”
“뭐?”
“헤헤.”
윤진이 도망갔다.
뭐, 무대는 잘 하겠네.
데뷔 무대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가볍게 직원들 격려 겸 회식을진행했다.
나는 내일 스케쥴이 있어 적당한 시간에 집으로 향했다.
“후우, 힘드네.”
이제 데뷔한 만큼 바빠질 윤진이라 회식에 최대한 같이 있어 주고 싶었지만,
이 착한 아이는 내 걱정을 하며 날 집으로 보냈다.
아침부터 분주하게 준비를 했다.
-띵동!
“누구세요?”
“저 왔습니다.”
“아, 잠시만요.”
밖으로 나왔고, 영하 실장이 다가왔다.
“신입 보내도 된다니까요.”
“에이, 그래도 의리가 있죠. 프로듀서님 스케쥴은 제가 해야죠.”
“감사해요.”
“가실까요?”
나보다 나이도 많은 형인데. 매번느끼지만 정말 깍듯하게 한다.
내가 연예인이라면 그냥 형 동생 하면서 지내고 싶은 사람.
부사장이라 서로 선을 지키고 있다.
“도착했습니다.”
샵에 들러 메이크업과 헤어를 끝내고 방송국에 도착했다.
“아이고! 작곡가님!”
“안녕하세요?”
버선발로 마중 나오는 피디.
“정말, 저엉마알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저도 가능성을 보고 하는 일인데요.”
“자자, 이렇게 계시지 말고 안으로 들어가시죠.”
가장 좋은 대기실로 안내받았다.
처음 보고 받았을 땐 시간이 좀 더 있었지만,
피디가 사정사정해 스케쥴을 앞당겼다.
원래는 마지막 남은 두 팀이 결승에서 내 곡을 가지고 경합하는 건데, 포맷을 바꿨다.
세팀이 내 곡으로 경합을 펼친다.
곡 준비하는 영상 한주, 공연하는 영상한주해서 두 편이면 되는데.
날 한주라도 더 내보낼 심상인지 포맷을 바꿨다.
“그럼 애들 인사시키겠습니다.”
“아, 네.”
피디가 나갔다.
아니 무슨 가라오케도 아니고 애들을 인사시켜?
“자자, 작곡가님께 인사드리렴.”
피디가 열다섯 명 모두를 데려왔다.
“안녕하세요!”
우렁차게 인사하는 아이들.
다들 이쁘네.
아직 애들에게 곡이 공개되진 않았다.
빨리 신앙이 어떻게 될지 보고 싶다.
“그럼 인터뷰하실까요?”
“아, 네.”
적당히 인사를 나눈 아이들이 모두 나갔고.
작가와미리 협의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저는 언제나 가능성 있는 이들에게....”
회사에서 미리 받은 질문지에 대답을 적어줘 그대로 읊기만 했다.
이미지 메이킹도 중요하니까.
“그럼 곡 공개 반응 보러 가실게요.”
“아, 네.”
아이들에게 곡을 들려주면서 나도 함께하기로 했다.
원래는 그냥 집에 가도 되지만, 내가 보고 싶다고 했다.
커다란 스튜디오에출연하는 아이들이 팀별로 모여 앉아있다.
과연 신앙은 어떻게 될까?
녹화가 시작됐고, 커다란 화면에 내가 나왔다.
진행한 인터뷰 중 일부가 벌써 편집돼 나온다.
“대박.”
“나 너무 기대돼!”
아이들의 반응도 좋고.
엠씨가 조금 뜸을 들이며 토크를 이어갔다.
적당히 시간이 흘렀고, 엠씨가 멘트를 한다.
“그럼 화제의 작곡가 S.Min씨가 만들어 주신 우승팀 데뷔곡을 공개하겠습니다!”
“와아아!”
조명이 꺼지고, 스튜디오가 조용해졌다.
-툭.
무언가 켜지는 소리가 나고, 노래가 나왔다.
크, 내가 만들었지만, 듣기 좋네.
아이들은 멍하니 입을 벌리고 노래에 빠져들었다.
노래가 끝났고, 스튜디오는 여전히 고요했다.
나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반응 좋네.
곡에 있던 신앙이 열다섯 모두에게 쪼개져 전해졌다.
와! 그룹 키우면 금방 하렘 차리겠다.
“흐으음.”
벌써 신음하는 아이도 있구나.
근데 신앙 크기가 아이마다 제각각이다.
아! 욕망 차이?
곡을 부르고 싶어 하는 마음이 클수록 신앙이많이 들어간 것 같은데?
욕심 있는 아이일수록 큰 신앙을 가진다.
재밌겠네.
다음 촬영은 다음 주에 있다.
연습해온 애들에게 디렉팅을 봐주는 장면.
다음 주가 벌써 기다려진다.
“감사합니다! 프로듀서님. 정말 곡이 너무 좋아요!”
피디의 아부를 들으며 방송국을 나섰다.
“후우, 별거 안 했는데, 피곤하네.”
“하하, 카메라가 계속 찍으니, 신경 써서 그렇죠. 집으로 가실 건가요?”
“아! 회사로 가주세요.”
회사에 도착해 잠시 작업실에 들른다.
오늘 본 각 팀의 이미지에 맞게 곡을 조금 손봤다.
약간의 차이지만 귀가 좋은 사람은 알 수 있겠지.
피디에게 연락해 각 팀에 맞춘 곡을 다시 전달했다.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잘 했으면 좋겠는데.
사무실로 올라간다.
“프로듀서님!”
“아! 민하씨? 분위기가 왜 이래요?”
파티라도 할 것 같은 분위긴데?
“대박이에요!”
“뭔데요?”
“윤진씨 데뷔곡 1위 했어요!”
“진짜요?”
폰을 꺼내 확인했다.
국내 모든 차트에 윤진의 곡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와! 순위에 들기보단 스테디 셀러로 오래 기억될 노래라고 생각했는데.
“아마도 걸그룹 마스터 아카데미에 나가시는 기사 덕에 더 이슈가 된 것 같아요.”
“아, 확실히 타이밍이 좋긴 했네요.”
연예계 기사란이 온통 내 얘기로 가득 찼다.
[걸그룹 마스터 아카데미 데뷔곡 작곡가는 S.Min?]
[S.Min의 곡으로 데뷔한 신인 성윤진, 벌써 차트 1위?]
[작곡 장인 S.Min 걸마뎀 데뷔곡 쓰다.]
댓글도 챙겨봤다.
-와, 걸그룹 노래에, 신승철의 오케스트라, 이번에 데뷔한 애는 뉴에이지던데, 미국 힙합곡도 있고, 얘는 못 만드는 게 뭐냐?
ㄴ 작곡가 지망생인데, 레알 벽느낌.
ㄴ 222222
-진짜 레전드긴 하다.
-성윤진 노래 진짜 좋음, 카페에서 들으면, 뮤비 주인공 된 기분임.
ㄴ 얼굴이 엑스트라임.
ㄴ 팩폭 자제요.
윤진기사에도 내 얘기가 많다.
순조롭다. 내 영향력을 계속 높여, 내 곡이면 믿고 듣는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과정이다.
아직,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지만,
언젠간 내가 곡만 내면 당연히 1위 하는 세상이 올 거라고 믿고 있다.
“반응 좋죠?”
“네. 하하, 회식이라도 해야겠네요.”
“또요? 할 일 많아요. 조금 참아 주세요.”
민하씨가 살짝 웃으며 투정을 부렸다.
“아, 차트인은 몇 위했어요?”
“아쉽게도 17위였어요.”
10위권에 들진 못했네.
생각보다 차트 등수가 엄청 빨리 올랐다.
“아깝네요. 맞춘 사람 있어요?”
“호호, 꽤 많아서, 다음 회식 때 몰아주기 한다더라구요.”
“재밌겠네요.”
그렇게 민하씨와 대화를 나누고 집으로 향한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다.
기쁜 마음으로 혼자서 잠을 청했다.
“아, 혼자 그냥 자려니까 잠이 안 오네.”
여자 없인 잘 수 없는 몸이 돼버린 걸까.
조금 눈을 감고 있다 보니, 그래도 잠이든 걸까.
눈을 뜨니 아침이었다.
“흐으으으!”
기지개를 켜고 하루를 시작했다.
기사와 댓글을 확인하다 보니 시간이 엄청 지나있었다.
조금 늦은 점심을해결하고 회사로 간다.
회사에 도착해 사무실로 올라갔다.
“오셨어요?”
“와! 민하씨 오늘 엄청 이쁘네요?”
“후후, 신경 좀 썼죠.”
민하씨의 허리에 손을 둘렀다.
“하으, 사, 사람들이 봐요.”
“어때요? 진짜 너무 이쁘네요. 잡아먹고 싶게.”
“하으응, 이, 이따가 자, 잡아먹어요. 후훗.”
민하씨와 장난을 치며 회사에 준비된 스튜디오로 이동했다.
“긴장은 안 되나 봐요?”
“그러게요.”
오늘은 민하씨가 내 유티비에 나오기로 했다.
타이밍도 좋으니까 시청자도 많을 것 같고.
미리 공지한 시간에 방송을 켰다.
“유하유하!”
-ㅁㅎㅁㅎ
-민하!
-오오! 바로 켰네.
인사하는 채팅이 엄청 올라왔다.
“운동 방송이 돌아왔어요!”
-누구 불렀음?
-시연이 나오나요?
-시연이 팔벌려뛰기 꼭 시키고 만다.
-오늘도 다 나오나요?
-소연이 스쿼트 미만 잡.
-수희가 운동은 쩔지.
-귀여운 여나 운동시키자.
-신인 엄청 이쁘던데 부르지 않았을까?
당연히 게스트가 있을 거라 예상하는 시청자들.
난리 나는 거아니겠지?
시연이라도 빨리 부를까?
“회사 식구들이 모두 바빠서 오늘은 저 혼자에요.”
-?
-??
-시연이 요즘 놀지 않나?
-슈가 페어리 활동 끝나가는 거 아님?
“물론, 그래서 절 도와줄 분을 모셨습니다. 나와 주시겠어요?”
민하씨가 웃으며 나온다.
“안녕하세요.”
-오! 이쁘다.
-오! 뉴페는언제나 환영이라구!
-귀엽다!
민하씨가 빨리 나와서 다행히도 난리가 나진 않았다.
여자면 다 괜찮은 거였냐?
아, 시청자가 많이 빠지긴 했구나.
나는 스텝과 눈짓으로 대화를 나눴다.
누구라도 데려오라는 싸인.
“자, 이분은 우리 회사 이사님이에요. 이쁘시죠?”
-녜
-ㅔ
-눈나 나 죽어!
“일반인 분이시니까 선 넘는 채팅은 칼 차단 갑니다.”
-ㄹㅇㅋㅋ만 쳐라
-모두 엎드려!
“어머! 저 이뻐요? 호호. 감사해요.”
“그럼 오늘의 룰을 설명해 드릴게요.”
그렇게 운동 방송이 시작됐다.
운동은 나 혼자 하는 거라.
유료 룰렛으로 진행했고.
꽝 확률을 좀 높였다. 혼자 하면 너무 빡시자너.
“후원금은 모두 기부하는 거 아시죠? 사행성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좋은 일 한다고 생각하고 후원해 주세요.”
분위기 좋게 운동을 시작했지만, 채팅창에서 물타기가 일어났다.
-눈나도 운동하자!
-하자!
-눈나 스쿼트 해쥬세요!
-눈나!
-눈나!
민하씨를 운동시키려는 시청자가 많았다.
“아, 저도 할까요?”
“이사님도 하시면, 오늘 룰렛 엄청 이득인 부분? 인정?”
-ㅇㅈ
-ㅇㅈㅇㅈ
-ㅅㅇㅈ
갑자기 룰렛이 엄청 돌아간다.
“아니! 나 혼자 할 땐 룰렛 가끔 돌아갔는데, 지금 왜 이럼? 님들 너무 하잖아요!”
“호호, 제가 운동하는 거 보고 싶죠?”
민하씨가 알아서 채팅창을 잘 길들이며 운동을 진행했다.
“음, 몸만 풀린 정도네요? 룰렛이 너무 확률이 적나?”
“이, 이사님. 저 죽어요.”
시간이 지났고, 나는 지쳐가는데 민하씨는 멀쩡했다.
이상하네? 민하씨 체력이 이렇게 좋았나? 신앙 좀 쓸까?
아니, 갑자기 체력이 좋아지는 것도 이상하지.
민하씨 체력이 엄청 좋았구나.
“아아, 이제 운동은 끝입니다. 시간 됐어요.”
“어머, 아쉽네요.”
-방종각?
-이렇게 간다고?
“하하, 설마 한 시간만 하고 끝내겠어요?”
-역시!
-다음 컨테츠는?
사실 한 시간만 하고 끝낼 생각이었다.
근데 때마침 윤진이 스튜디오로 들어와서 생각이 바뀌었다.
“음, 이사님 먹방도 같이 하실래요?”
“먹방! 좋죠. 뭐 먹을까요?”
메뉴를 정하고 주문을 했다.
“그럼 음식이 올 때까지, 뭐 하고 있을까요?”
갑자기 채팅창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네? 커플 요가요?”
“어머, 프로듀서님? 눈빛이 엉큼한데요?”
“에이, 아니에요! 당황해서 그렇죠.”
“호호, 한번 해 볼까요?”
요즘 유행하는 컨텐츠긴 한데.
민하씨는 아직 가수도 아니고, 해도 될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