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화 〉여섯 번째 영감 (1)
26. 스캔들
기사의 내용은 이랬다.
시연의 ‘해피 엔딩’과 슈가 페어리의 ‘설레는 느낌’을 작곡한 작곡가 성민이 미국에서 줄리 골드와 함께 호텔에 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유티비에 올린 줄리 골드 헌정 영상이 인연이 되어 두 사람이 만난 것으로 추정되며....
그 뒤론 줄리 골드에 대한 설명이 나왔고, 혹시 줄리 골드에게 작곡가 성민이 곡을 준다면 빌보드에 곡을 올린 작곡가가 될 수도 있다는 설레발이 있었다.
댓글 좀 볼까?
-대박 그 노래 엄청 좋던데.
-우와 진짜 줄리 골드가 들었을 줄은.
-둘이 호텔에서 뭐했을까?
ㄴ솔직히 작곡가가 잘 생기긴 했지만, 동양인이라 곡 얘기만 했을 듯.
ㄴ인종차별 ㄴㄴ
ㄴ차별이 아니라 팩트임. 서양녀들 동양 남자 남자로 못 느낌.
웃음이 난다.
이미 줄리랑 떡 되도록 떡 쳤는데.
남자로 못 느끼긴 무슨.
내가 아는 동서양 커플만 몇인데.
그래도 대부분, 잘 됐으면 좋겠단 응원 댓글이 많았다.
회사에서 민하씨에게 연락이 왔다.
“민하씨? 거기 지금 밤 아니에요?”
“저녁이긴 한데, 어쩔 수 없죠. 기사 보셨어요?”
“네.”
“줄리 골드랑 무슨 일 있었던 거 아니죠?”
“그럼요.”
태연하게 거짓말을 했다.
민하씨는 알아서 대처하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음, 믿음직해.
대충 씻고 조식을 먹으러 내려갔다.
“오우! 프로듀서?”
“누구?”
“나 기잔데 줄리랑 지금 무슨 프로젝트 해?”
“음, 내가 말해줄 건 없을 거 같아.”
“그렇군.”
뭐지? 한국도 아닌데, 기자가 내 인터뷰를 왜 해?
그 뒤로도 밥을 먹는데 기자가 몇 명 더 찾아왔다.
아, 귀찮네.
식사를 마치지 못하고 방으로 돌아왔다.
갑자기 날 인터뷰해서 뭐하겠다는 거지?
짜증 나는 마음으로 룸서비스를 시켰고.
조식보다 맛있는 음식에 마음이 풀렸다.
“진작 룸서비스로 먹을걸.”
밥을 먹고 기다리자 매니저가 올라왔다.
“아침에 무슨 일 없었어?”
“오! 기자들이 귀찮게 해서 방에서 안 나갔어.”
“기자들이? 무슨 말 했어?”
“말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했지.”
“오우! 나이스! 잘했어!”
운전하며 설명하는 매니저.
줄리의 작곡가가 깊은 슬럼프에 빠져 줄리가 작곡가를 찾는 건 유명한 일이라고 한다.
그런데 동양의 작곡가를 한밤중에 만났다니, 스캔들 쪽이 아니라 음악 쪽으로 커다란 이슈가 될 일이라, 기자들이 찾아왔을 거란다.
“아, 그랬구나.”
“줄리 때문에 고생 많네, 친구.”
“괜찮아. 그녀와 일하는 건 즐거우니까.”
물론, 몸으로 하는 일이지만.
매니저도 당연하다는 듯 의심을 안 했다.
“흠, 그 까탈스러운 성격을 맞춰주다니, 보통내기가 아닌데?”
“고마워, 후훗.”
농담하다 보니 줄리의 건물에 도착했다.
“그럼 수고하라고.”
“너도!”
줄리는 거의 옷을 입지 않았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야한 옷을 입고 있었다.
“오우! 오늘 패션이 엄청난데?”
“섹시가이를 위한 섹시룩이지.”
“이래서 녹음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우리 둘이서 할 거니까, 상관없어.”
엔지니어는 한 명 필요한데?
뭐 내가 하면 되겠지. 할 줄 아니까. 나중에 다시 후처리해도 되고.
“평소 녹음 시간은 얼마나 걸려?”
“세 시간쯤?”
줄리의 질문에 답했다. 내가 물어봐야 하는 질문 아닌가?
“그럼 한 시간 내로 끝내고 섹스하자.”
“일단 노래부터 해 보자.”
빌보드에 오를지도 모르는 곡을 성욕에 차서 대충 할 순 없지.
마음을 다잡고 녹음을 시작했지만,
줄리의 환상적인 몸매에 자지가 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자기도 참기 힘들지?”
“괜찮아 마저 하자.”
“한 번 싸고 하면 안 될까?”
줄리가 은근한 투로 유혹해 왔지만, 고개를 털어 떨쳐냈다.
“녹음 먼저.”
“치잇.”
그래미까지 받은 대단한 가수라 녹음은 순조로웠다.
경험이 얼마 없는 애들만 하다가 줄리랑 녹음하니까 너무 편하다.
신세계다. 듣다가 내가 뭔가 걸리는 부분이 있으면, 귀신같이 알아채고 다시 불러 본다고 한다.
“됐지?”
“응. 그럼 다음 마디로.”
다른 느낌으로 부르길 주문해도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불러준다.
역시, 빌보드 1위 가수는 다르구나.
“됐다.”
“흐으, 삼십 분 오버 됐네.”
줄리가 부스 밖으로 나왔다.
한 시간을 예상했는데, 한 시간 삼십 분이 걸렸다.
“반이나 줄었는걸.”
“그러니까 빨리하자. 벗겨줘.”
줄리가 요염하게 몸을 흔들며 말했다.
“그, 그래.”
야릇한 몸짓에 엄청나게 흥분해 버렸다.
누가 건들지도 않았는데, 자지에서 쿠퍼액이 울컥울컥 나온다.
“어머, 자기 벌써 이렇게 됐네?”
줄리가 웃으며 자지를 쓰다듬었다.
“너도 만만치 않은데?”
줄리의 보지도 애액으로 반짝반짝 윤이 난다.
“넣어 줘.”
“그래.”
우린 참지 못하고 바로 합체했다.
“오우! 흐음, 쒸있! 뎀잇! 컴오온!”
줄리의 움직임이 격하다.
“읏, 왜 이렇게 흣, 흥분했어?”
“시간이 없으니까? 허으음, 아으, 흐으응!”
열정적으로 몸을 흔드는 줄리에 맞춰 허리를 튕겼다.
오우 체력이 엄청난 속도로 줄어든다.
“흐으음, 스트롱 매앤! 하읏! 날 보내줘! 오우우!”
줄리가 안기다시피 내게 매달렸고, 나는 의자에 앉았다.
“흐으음, 퍼억! 쓰으읍, 하응! 후우우!”
목덜미에 손을 감은 채 모터가 달린 것처럼 허리를 흔드는 줄리.
“나, 싸, 쌀 것 같아.”
“오우! 조금만, 호올리, 흐으음.”
줄리는 쉴 틈도 주지 않고 몸을 흔든다.
“어흑, 어으으, 흐음, 프어어어어억!”
줄리가 몸을 뒤로 꺾으며 넘어가 버려서 빠르게 잡았다.
“하으, 스윗 가이. 조금 더 해줘, 하으읏.”
줄리의 부탁대로 허리를 움직였다.
“흐으음, 하우읏, 흐응.”
슬슬 사정의 기운이 몰아친다.
“쌀게.”
“허우, 빨리, 흐으음.”
줄리가 다시 허리를 흔들었고, 그 자극에 나는 더 빨리 허리를 흔들었다.
“호올리! 쒸있! 가, 간다아아아아! 흐으으으으읏!”
-뷰르릇.
줄리가 절정하며 자지가 빠졌고, 줄리의 배에 정액을 샀다.
“오우, 스윗 가이. 키스하자.”
“그래. 으음.”
-츄르릅, 츄릅. 츕.
키스와 함께 여운을 나누던우리는 재빠르게 작업실을 정리했다.
“젖은 건 어쩌지?”
“물을 쏟았다고 하지 뭐.”
“다 정리됐나?”
“음, 오케이.”
줄리가 마지막으로 나와 자신의 몸을 정돈했다.
“허니.”
“응?”
“나 녹음 다시 할래?”
“왜? 좋은데?”
“뭔가, 다시 해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야.”
부스로 줄리가 다시 들어갔다.
“한 번에 가자.”
“알겠어.”
줄리에 부탁에 반주를 켜고 녹음을 시작했다.
“한 시간 반을 버렸네.”
“진작 한발 싸고 했으면 좋았잖아.”
“이럴 줄 알았나.”
완성된 노래는 한 번에 녹음했단 사실을 믿을 수 없을 만큼 좋았다.
녹음 전에 섹스하면 뭔가 각성작용이 있나?
“허니,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
“아마도? 곧 가지 않을까?”
줄리가 슬픈 눈을 한다.
“명품 딜도를 반납할 시간이 다가오네.”
“딜도라니.”
“후훗, 섹시가이 오늘 밤 기대해.”
“내 총을 깨끗이 씻어 놓고 잘 말려 둘게.”
내가 미국식 유머를 날렸지만, 줄리는 할아버지나 하는 말이라며 놀렸고.
슬픔에 잠겨있으니 매니저가 들어왔다.
“녹음이 끝났다고?”
“응. 이제 가자.”
“호텔로 갈 거지?”
“그렇지.”
후반 작업과 모든 활동에 관한 사항은 줄리가 알아서 하기로 했다.
돈이 중요한 게 아니라서, 줄리의 편의를 최대한 봐주는 쪽으로 계약을 했지만,
줄리는 통 크게 곡비를 계산해줬다.
“이제 한동안 못 보겠네. 잘 가라고 섹시가이.”
“고마웠어.”
매니저와 남자의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줄리는 체력이 너무 좋아.
미국적인 섹시미를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운동을 하는 줄리다.
당연히 엄청난 체력을 가지고 있었고,
몇 번 몸을 섞으니 몸이 축나는 느낌이다.
한국 가면 꼭 운동한다.
“미리 좀 자 둘까?”
빠르게 올 수 있는 룸서비스로 대충 끼니를 때웠고.
바로 침대에 늘어졌다.
-띵동!
줄리가 왔나?
눈을 비비며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누구세요?”
“오우, 친구 날세.”
줄리의 매니저가 왔다.
“무슨 일이야?”
문을 열며 그를 반겨줬다.
“작별인사까지 하고 이렇게 다시 보니 민망하군.”
“괜찮아. 왜 왔어?”
“으음, 그런 환상적인 곡을만들었는데, 줄리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매니저는 줄리가 갑자기 곡이 마음에 안 든다며 작곡가를 당장 데려오라고 소리쳤단 이야기를 해줬다.
녹음실로 가려나?
“줄리가 별장에서 기다리고 있어.”
“별장?”
“가까운데 하나 있거든, 미안하지만 같이 가 줄 수 있을까?”
“후우, 줄리가 부르는 데 가야지.”
“고마워, 친구. 꼭 보답할게.”
매니저는 진심으로 고마워하며 내 어깨를 두드렸다.
줄리가 까탈스러운 편인가?
내가 일 때문에 혹사당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음, 다른 부분으로 혹사당하고 있긴 하지.
줄리가 작정을 했는지, 아예 별장으로 불렀구나.
벌써 불알이 떨리는 기분이다.
그래도 그간 단련해온 짬이 있는데 줄리한테 지진 않겠지?
차를 타고조금 이동하자 저택이 보였다.
“여기야.”
“오, 집 좋네.”
“별장이니까.”
차가 다가가자 자동으로 문이 열렸고,
차고로 들어가니 고급 차가 여러 대 주차돼있다.
“멋지다.”
“줄리는 차에 관심 없는데, 다 선물로 받은 거야.”
크, 선물 스케일이 다르구나.
“일단 올라가자.”
“그래.”
매니저와 함께 올라가니 편한 옷을 입은 줄리가 보였다.
“왔어?”
“응.”
“매니저, 그만 돌아가도 좋아.”
매니저가 당황해 말을 쏟아낸다.
“노래 좋던데, 적당히 해 줄리. 사람을 얼마나 잡으려고?”
“그런 거 아니니까 그만 돌아가.”
매니저가 한숨을 쉰다.
“친구 고생해.”
“괜찮으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
“굿럭.”
“땡큐.”
줄리는 창밖으로 매니저의 차가 나가는 모습을 확인했다.
“이제 우리 둘뿐이네?”
요염하게 몸을 꼬며 줄리가 말했다.
“기대하라고 했지?”
“으응.”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한다.
줄리가 천천히 내 손을 잡고 방으로 이끈다.
“와. 이게 다 뭐야?”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했어.”
침대 위로 종합선물 세트 같은 게 올라와 있다.
수갑과 채찍을 비롯해 가터벨트에 스타킹.
여러 종류의 야한 복장들.
비키니도 있네.
“작정했구나? 이런 건 어떻게 구했데?”
“후후, 비밀.”
줄리가 야한 웃음을 보내며 채찍을 잡는다.
“이런 거 좋아해?”
“아픈 건 싫어.”
“사실 나도.”
SM 도구들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건 어때?”
줄리가 가터벨트를 잡고 다리에 넣는 시늉을 한다.
“조금 끌리는데?”
“입어 볼까?”
“응.”
줄리는 빨강, 하양, 검은색 가터벨트를 두고 고민했다.
“피부가 하얘서 검은색이 좋을 것 같아.”
“오우, 로맨틱 가이, 네 의견을 따르겠어.”
가터벨트는 골랐고, 줄리는 옷을 어떤 걸 입을지 물었다.
“입을 필요가 있나?”
“컴오온! 분위기를 맞춰야지.”
“음.”
야한 옷들을 이것저것 보다 보니 간호사 코스프레 복장이 있다.
오, 가터벨트는 간호사지.
내 시선을 알아챘는지 줄리가 간호사복을 잡는다.
“이게 좋아?”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후훗, 몇 년 전 핼러윈 때 입었던 복장이네.”
“그래?”
줄리가 자신의 SNS에서 사진을 보여줬다.
아, 여깄는 게 다 핼러윈 이벤트 복장이구나.
“오, 섹시하다.”
“후훗, 기대해.”
날 방에서 밀어낸 줄리는 문을 닫았다.
갈아입는 모습도 보고 싶었는데.
아쉽지만, 완성된 모습을 기대하며 참았다.
“허니, 이제 나간다.”
“응, 나 기대하고 있어.”
“후후훗.”
가슴이 깊게 파인 원피스 형태의 간호사 복장.
가터벨트는 하얀색으로 바뀌어있다.
내가 가터벨트를 보는 걸 알았는지 줄리가 손으로 벨트를 쓸며 말한다.
“이게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바꿨어.”
“환상적이야. 너무 잘 어울려.”
줄리는 요염하게 다리를 꼬며 웃었다.
“환자분, 어디가 아프신가요?”
상황극인가? 맞춰줘야겠지?
“그게 여기가 아파서요.”
손으로 자지를 슬슬 만졌다.
“어머, 엄청 부었네요?”
“그렇죠?”
줄리가 다가와 바지를 벗긴다.
“직접 봐야겠어요.”
“얼마든지요.”
바지가 벗겨졌고, 자지가 덜렁거리며 튀어나왔다.
“와우. 당장 치료해야겠어요.”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줄리가 자지를 잡는다.
“우선 진정을 좀 시켜야 하는데.”
주방으로 향하는 줄리. 얼음물을 한 컵 떠온다.
응? 그걸로 진정시키면 발기가 죽을지도 모르는데?
내 오묘한 표정을 봤는지 줄리가 미소를 짓는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어떻게 하는지 좀 지켜보자.
줄리는 김이 오르는 따듯한 물도 한잔 가져왔다.
뭐 하는 거지? 냉탕이랑 온탕 왔다 갔다 하면 혈액순환에 좋다던데,
마시는 것도 효과가 있나?
김이 나는 따듯한 물을 한 모금 마신 줄리가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