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2화 〉다섯 번째 영감 (2) (22/450)



〈 22화 〉다섯 번째 영감 (2)

22.  방송

“님들 진정 좀. 채팅이 너무 빨라서 읽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후원챗이 있지. 진짜 작곡가 양반임?

“아, 네네. 제가 작곡가 성민입니다.”

읽어주기 시작하자 후원챗도 엄청나게 몰린다.

“아,후원은 잠시 막겠습니다.”

채팅창이 불타오른다.

“이대로 소통은 힘들 거 같으니 준비한 거 할게요?”

바로 상자를 꺼냈다.

“10만 기념으로 받은 실버티비 언박싱! 시작하겠습니다.”

-인제 와서?
-언박싱이 대수냐?
-본인 소개 먼저 하시죠?

“혼자 하긴  그래서 도와줄 한 분을 모셨어요?”

-엌 뒤에 거울로 보임.
-몸매로 봐선 시연인데?
-왜? 수희도 있음. 수희 몸매 좋음.
-비빌걸 비비셈.

“어? 진짜 보이네?”

-이새끼 채팅 읽는 데요?
-기만자 아웃!
-나락!

“아니, 보이긴 해요 저도.”
“푸후훗.”

시연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들켰으니까 그냥 나와요.”
“안녕하세요, 여러분? 노래하는 시연티비 시연입니다!”

-와!
-쏴리 질러.
-소리벗고 팬티질러!
-눈나 나 쥬지가 이상해.

“이상한 채팅은바로 강퇴 합니다.”

-무
-빙
-빙
-무
-빙

“무빙 그만 치시고, 시연씨와 함께 언박싱 시작해 볼게요.”

바로 상자를 열어 실버티비를 꺼냈다.

은색 티비모양 조각이 나온다.

“와! 이게 실버티비구나.”
“아! 옛날 생각나네요.”
“시연씨는 골드티비 받으셨겠네요?”
“아직 오진 않았어요.”

-이게 끝?

“뭐 실버티비 다들 많이 보셨잖아요. 뭘 더하겠어요.”

-이대로 방종각?
-설마?
-런한다고?

“그럼 10만 기념 라이브 실버티비 언박싱은 여기서 마칠게요.”

-나
-락
-제정신?

“푸훗, 피디님.그렇게 말씀하시면 어떡해요?”
“그럼 30만 기념큐엔에이를 해볼까요?”

-변화구 지렸다.
-오오! 궁금한 거 많음.
-큐엔에이 찬성!

“채팅이 너무 많네요.후원챗으로 해야겠는데요?”

시연이 말했다.

-시연이 변했어.
-자본의 노예.

“제 채널도아닌데요?”
“저도 시연씨의 의견에 동의하기 때문에 후원챗으로 진행할게요.”

화면의 설정을 변경하며 말했다.

“음, 천 원으로 해도 너무 많을 거 같으니까 깔끔하게 오천 원으로 합니다.”

-만 원ㄱ
-5천 원도 많을 듯

“만원으로 가라고요?”

-ㅇㅇ
-ㅇㅈ
-ㄹㅇ

“그럼 만 원으로 할게요. 음, 시간은 딱 오 분만 받겠습니다.”

오 분 타이머를 하고 후원챗을 받았다.

시연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니 오 분이 금방 지났다.

“자, 후원은 다시 막고, 하나씩 볼까요?”

-오팬무?

“엇 시연씨 저거 뭐에요?”
“네?”

나는 옆을 가리키며 시연의 시선을 돌렸고, 바지를 살짝 들춰 안을보는 척했다.

-지렸다.
-그걸 그렇게 확인한다고?

“정열의 레드 입니다.”

-빨간 빤쮸는 돈 들어온다는데.
-이미 작곡비 엄청 벌었을 듯?
-아직 그 정돈 아님.

“피디님? 아무것도 없는 데요?”
“제가 잘못 본 거 같네요.”

-시청이 나왔죠.
-댕청.
-이쁘니까 괜찮아.
-애는 착해.

“그럼 다음 질문.”

-이상형 알려주세요.

“이상형이요? 근데 왜 작곡 관련 질문은 하나도 없죠?”

-안 궁금함.
-이상형 먼저.

“제 이상형은....”

말꼬리를 늘리며 시연을 봤다.

“하읏? 피디님?”
“하하, 얼굴 이쁘고, 그리고....”

살짝가슴 위쪽을 긁으며 바라봤다.

“그, 알잖아요.”

-남자다!
-역시, 참 작곡가 인정.
-둘이 뭐야뭐야?
-ㅁㅇㅁㅇ
-나 눈치 대게 좋아.
-대게 대게 맛있음.

“자, 그럼 다음 질문.”

그렇게 소통을 하며  한 시간을 떠들었다.

“후, 좀 지치네요.”
“그러게요.”
“시연씨는 아무것도 안 했잖아요?”
“읏.”

-팩력배.
-팩트로 때려버리네.
-여자도 때리는 그는...

“자, 그럼 큐엔에이 방송도 여기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오뱅알.

“오뱅알이 뭐에요?”
“오늘 방송 알찼다는 뜻이에요.”

-꼰.
-틀.

“아니, 모를 수도 있지.”

-아재 꼬치 서요?

“아재 소리들을 나이는 아닌데?”
“푸훗.”
“아, 슬슬 배가 고프네요.”
“저도 배고파요.”

-먹방 ㄱ?
-오 먹방!

“밥 먹고 방송 끌까요?”

사실 먹방까지 계획에 있었다.

시연이 먹는 모습 보여주고 싶었거든.

조회수 떡상 가즈아.

-ㅇㅇ
-먹방 하면  원 줌.
-난 이만 원.

“후원 안 받는 데요?”

-슈가 페어리 스밍함.
-난 시연 스밍함.

“오 콜!”
“제 유티비 구독도 해주세요.”

-이미 함.
-여기 안 한 사람 없을 듯?

“그럼 메뉴를 정해 볼까요?”
“피디님 뭐 드시고 싶으세요?”
“음, 시연씨는요?”

-치킨이 진리.
-첫방은 짜장면 아님?
-햄최몇?

“치킨도좋네요. 짜장면이요? 살찌는데. 햄버거는 2개까지 먹어봤어요.”
“와, 피디님, 이제 소통 엄청 잘하시네요?”
“뭔들 시연씨 보다야.”
“하앗.”

-팩력배 지렸다.
-팩트 폭력 자제요.
-시연이  할  소리 나만 꼴림?
-시연맘마통님이 강제퇴장 되었습니다.

“자 그럼 그냥 치킨 먹을게요.”
“치킨 좋아요.”
“시연씨는 다이어트 안 하시나요?”
“저는 살이 잘 안 쪄서.”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찌는 것 같은데.”
“네? 살쪄 보여요?”
“유난히 찐 곳이, 흠흠.”

-흠흠.
-많이 찌긴 했지.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게 나라지.

“그럼 치킨을 시키고, 올 동안  하죠?”

-시연님 노래 들려주세요.

“아! 시연씨 노래 한  하시죠?”
“흠흠, 그럴까요?”

시연은 일어났고, 나는 반주를 틀었다.

시연에 열창에 채팅창엔 온갖 이모티콘이 올라온다.

“후우.”
“좋았죠?”

-대박.
-역시 시연.
-가수는 가수다.

“여기  하? 엇? 피디님? 선배님?”

소연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어? 소연씨가 왔네요?”
“촬영 중이세요?”
“라이브 방송인데, 인사할래요?”

소연이 카메라 앞으로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슈가 페어리 소연입니다.”

-와!
-조녜
-소연 승!

소연의외모 칭찬이  올라온다.

“헤헷. 감사해요.”
“온 김에 댄스  번 볼까요?”

예상에 없었지만, 이것도기회다.

이미 방송은 만 명에 가까운 시청자가 있었다.

-쏴리질러.
-댄스!
-작곡가 양반 방송 잘하네.

“그럼 그럴까요?”
“어떤 노래할까요?”

-요즘 대세는 릴링이지.
-역주행각
-릴링!

“릴링 출  있어?”
“네!”

유티비에서 인기 동영상으로 갑자기 역주행 중인 브레이킹 걸스의 릴링.

“낚시 춤이 포인튼데 잘 살릴 수 있지?”
“그럼요!”

노래를 틀었고, 소연이 열심히 춤을 췄다.

-우왕!
-눈나  가져요.
-소장각.

“후우. 어땠나요?”
“소연이 춤  추죠?”

챗창 반응이 매우 좋다.

“더 많은 댄스는 제 유티비 영상을 시청해 주세요.”
“그럼 저는 이만. 다음에 또 뵈어요.”

소연이 빠진다.

얘가 방송 감이 좀 있는데?

“우와 낚시 춤  춘다.”

시연이 소연의 동장을 따라 한다.

어설픈 댄스였지만, 미드의 무브먼트가 어설프지 않았다.

-무조건 시연 승!
-눈나 나 이상해.
-지, 지진이라도 났나?
-흐, 흔들린다!

“오우야.”
“피디님?”
“아니, 시연씨도 춤춰 볼래요?”

시연이 요상한 동장으로 몸을 흔든다.

보기엔 좋지만, 춤은 좀 아니네.

“시연씨 앞으로 활동에 댄스는 없습니다.”

-작곡가야 일해라!
-!!!!
-이걸 안 보여준다고?
-떡상 각인데?

“히잉.  춤 못 추죠?”
“오! 마침 치킨이 왔네요.”

아주 좋은 타이밍에 치킨이 배달왔다.

“그럼 다리 먼저.”
“야무지게 먹어야지!”

시연이 연예인의 유행어를 따라 하며 오물오물 치킨을 뜯는다.

-먹는 모습 조녜
-가만히 먹고만 있어도 힐링이네.
-이게 힐링 방송이지.

치킨을 뜯으며소통을 했고.

즐겁게 방송이 마무리됐다.

“그럼 다음에 또 올게요.”
“시연티비도 많이 사랑해 주세요.”

시연과 내 인사를 끝으로 방송을 종료했다.

“후우, 힘들구나.”
“그래도 저보단 잘 하시는데요?”
“그래그래.”

나는 시연의엉덩이를 토닥여줬다.

“흐읏.”
“여기서 느끼면 안 돼!”
“피, 피디니임.”

엉덩이를 꽉 쥐고 시연을 놓아줬다.

“그럼 갈까?”
“네.”

시연을 집에 보내고 작업실로 가려는데 민하씨가 달려온다.

“프로듀서님!”
“민하씨?”
“갑자기 라이브를 하시면 어떡해요?”
“무슨 문제라도?”

민하가 폰을 들어 보여준다.

“실검 1위?”
“기사도 엄청 떴어요.”
“좋은 아닌가요?”
“저희가 대비를 못 했잖아요.”

음, 좋은 기회를 날려 먹은 느낌인가?

“뭐,  됐으니 됐죠. 뭐.”
“그래도 다음부턴 미리 알려주세요.”
“네. 그렇게 할게요.”

사실 호기심에 한 번 해본 건데 생각보다 재밌었다.

앞으로도 종종 해야지.

“그럼 이만.”
“네. 들어가세요.”

민하와 헤어지고 작업실로 들어왔다.

“음, 미국 갈 준비나 하면 되겠지?”

딱히 가져갈 게 따로 보이지 않아서 집에 가기 위해 작업실을 나왔다.

“앗 피디님.”
“소연? 회사에서 뭐해?”
“연습하고 있었어요.”
“여긴 왜 왔어?”

소연이 고개를 숙이고 얼굴을 붉힌다.

“그냥, 방송 끝났나 해서.”

얘가 시연이를 질투하나? 소연은 질투가 많은 것 같다.

말을 돌렸다.

“스케쥴은?”
“내일부터 바빠질 거 같아요.”
“그래?”

모르는 척 소연을 지나쳐 걷는다.

소연이 조심스런 발걸음으로 쫓아온다.

“그, 피디님.”
“응?”
“내일부터 바빠지니까. 오늘.”
“언니! 앗! 피디님!”

여나가 나타났다.

“여나 안녕?”
“안녕하세요.”

소연은 살짝 토라진 표정으로 내게서  발자국 멀어졌다.

“언니 어디 갔나 했더니 피디님이랑 있었네?”
“응, 우연히 마주쳤어.”

내 작업실로 찾아온 것 같았지만, 그냥 넘어갔다.

“여나야 언니? 아! 다 여깄었네.”

수희도올라왔다.

“피디님!”
“응?”

여나가  부른다.

“저희 내일부터 바빠진다고 하니까 오늘 파티해요!”
“파티는 무슨! 컨디션 관리해야지.”
“이이잉. 일찍 잘게요.”

여나가 계속 조른다.

수희도 기대에 찬 눈으로 바라본다.

소연은 말려야 한다는 생각은 하는지 입을 벌리지만, 아무 말도 안 한다.

내면의 악마와 천사가 싸우고 있나?

“후우, 그럼 무슨 파티 할까?”
“와아아아!”
“대신 11시 전에 끝내야 해!”
“그럼요!”

거창하게 파티라고 했지만,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

우리 넷은 그냥 내 작업실로 들어왔다.

다이어트 때문에 음식을 먹을 순 없고,

물만 떠 놓고 수다나 떨기로 했다.

앞으로 활동할 텐데 응원이나 해 주는 거지 뭐.

소파에 내가 앉았고, 양옆으로 소연과 수희가 앉는다.

“자리도 넓은데?”
“헤헷.”

수희가 웃었고 소연은 시선을 피한다.

“앗.”
“후훗, 어린 것.”

여나가 눈을 크게 뜨더니 분한 표정을 지었고, 수희가 놀렸다.

“언니?”

여나가 떨리는 눈으로 소연을 바라봤다.

소연이 시선을 피하고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이잇!”
“아이고!”
“여, 연화야!”

여나가 내 다리 위에 앉았다.

“헤헷. 여기가 내 자리.”
“얌전한 고양이였어.”
“내, 내려와.”

수희는 분해했고, 소연은 여나를 말렸지만, 여나는 듣는 척도 안 했다.

“헤헷. 푹신하니 좋아요!”
“그래그래.”

여나의 그 모습이 귀여워서 그냥 안아줬다.

“회, 회사에서!”

소연이 뭐라 말했지만, 여나는우리밖에 없다며 소연을 놀렸다.

“언니 우리가 호랑이 새끼를 키웠어.”
“윽.”

수희와 소연이 뭔가 얘기를 나누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거리를 벌리고 앉았다.

“자, 연화야 너도 이제 떨어져.”
“으응?”

여나는 영문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본다.

“회사니까 적당한 선은 지켜야지.”

소연이 다그치자 여나가 시무룩하게 일어난다.

그래도 소심하게  옆에 꼭 붙어 앉는 여나.

“쓰읍.”
“언니이.”

소연이 소리를 내자 여나가 애교를부린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네. 말이나 돌리자.

“너희 쇼케이스 반응은 봤어?”
“네!”
“감사해요, 피디님!”

여나가 고개를 마구 끄덕이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고.

소연이 감사 인사를 했다.

수희는 환하게 웃으며 감격스럽다는 손짓을 했다.

애들을 격려하며 시간을 보내자 열한 시가 금방 왔다.

“이제 열한 시네.”
“앗! 벌써?”
“히잉.”
“흠.”

수희가 놀라고, 여나가 앙탈을 부렸으며, 소연이 침울해한다.

“약속했잖아.”
“그치만 피디님을 한동안 못 보는 걸요.”
“피디니임.”

여나가 앙탈을 부리며 내 팔에 매달렸다.

수희도 야한 목소리로  부르며 달라붙는다.

소연도 이번엔 참기 힘든지 눈을 떨며 고민한다.

또 천사와 악마가 싸우나 보네.

“그래도.”
“아이잉!”
“으읍.”

여나가 내 팔을 흔들고, 수희가 입으로 내 입을 막았다.

이거 포썸각 날카로운데?

“리, 리더인 내가 먼저.”
“막내한테 배려 좀 해주세요, 언니이!”
“나는 맨날 두 번째니까 오늘은 나 먼저.”

애들이 갑자기 순서를 정한다.

너희 작정하고 왔구나?

오는 여자 막을 생각 없다.

“그럼 가위바위보가 어떨까?”

 말에 세 여성은 비장한 표정으로눈을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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