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화 〉네 번째 영감 (2)
17. 여나
“먹고 싶은 거 다 시켜.”
“와! 그럼 우선.”
“언니, 나는 저거랑.”
“너무 많이 시키는 거 아니야?”
수희와 여나가 정신을 못 차리고 고기를 시켰고, 걱정스러운 눈으로 둘과 나를 보는 소연.
얘가 내조할 줄 안다니까.
“아! 맞다. 실장님이 탄수화물은 금지랬어. 냉면이랑 공깃밥은 빼렴.”
“아아아.”
여나가 슬픈 탄성을 내질렀고, 수희가 그런 여나를 껴안으며 한숨을 쉰다.
“곧 데뷘데, 관리열심히 해야지.”
“저희도 안다구요.”
고기가 나왔고, 여나가 텐션을 회복했다.
“마블링 쥑이네.”
“너 말조심해.”
고기가 나오고 여나가 감탄한다.
소연은 여나의 강력한 감탄사를 지적한다.
“헤헤, 언니 빨리 굽자.”
여나가소연에게 애교를 부리며 집게를 잡았다.
그런 세 명의 모습을 보고있으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잘 먹겠습니다.”
고기가 모두 구워졌고, 세 명은 내게 말을 한 뒤 고기를 흡입하듯 먹기 시작했다.
“소주 시키면 안 돼요?”
“맞아요! 소주! 소주!”
“실장님이 술은 안 된대.”
“히이잉.”
수희가 여나와 소주를 외치다 나의 말 한마디에 침몰했다.
“피디님은 드셔도 돼요.”
“그럴까.”
소연이 은근히 내게 술을 권한다.
그래도 못 먹는 애들 앞에서 먹기 미안해서 거절했다.
“아아, 배불러.”
“디저트 먹고 싶다.”
“살쪄.”
“히잉. 맨날 나만 뭐라 그래.”
여나가 뽈록 나온 배를 두드리며 수희와 대화를 나눴고, 소연은 아까부터 조용했다.
아니, 조용할 수밖에 없나?
내가 계속 발로 종아리를 쓰다듬고 있거든.
옆엔 수희가 앉아 있어서, 들켜도 아무 상관 없고.
여나는 그렇게 눈치가좋은 편이 아니니까.
자리 배치가 참 좋았다.
신발을 벗고 발로 소연의 다리를 쓰다듬자 얼굴을 붉히고 고기를 깨작거리는 소연.
싫지 않은지 피하지도 않고, 오히려 하체를 점점 내 쪽으로 뻗는다.
소연이도 많이 굶주렸나?
“일어날까?”
“네에.”
계산하고 밖으로 나오자 소연이 아쉬운 눈치다.
“애들 보내고 조용히 다시 와.”
소연이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가만히 끄덕인다.
모두를 보내고 나는 잠시 길가에서시연의 영상을 보고 있었다.
“피디님.”
“왔어?”
고개를 숙이고 부끄러워하는 소연이 다가왔다.
얘는 일할 땐 아주 카리스마 넘치는데 이럴땐또 숙맥이 따로 없다.
내 자취방으로 소연을 데리고 왔다.
“와! 피디님 집.”
“깔끔하지?”
사실 오늘 가사 도우미 아주머니 다녀가시는 날이거든.
소연은 예상보다 깔끔한 집에 놀란 듯 이곳저곳 둘러 봤다.
“남자 집을 너무 둘러보는 거 아니니?”
“앗, 죄송해요.”
“죄송할 건 없고.”
소연과 테이블을 두고 앉았다.
옆에 앉은 소연은 연신 허벅지를 비비며 가만히 내 눈치를 본다.
“데뷔가 얼마 안 남았는데, 기분이 어때?”
“좋아요.”
“다른 멤버들이랑 문제는 없고?”
“당연하죠. 사이좋은 거 아시잖아요.”
소연은 내 질문에 대답은 잘 했지만, 역시 원하는 게 따로 있는 눈치다.
“좋네. 그러면, 지금 젖었어?”
“네. 아니, 하읏. 그런.”
“푸훗, 얼마나 젖었는지 볼까?”
“노, 놀리지 마요.”
얼굴을 붉힌 채 치마를 내리는소연.
치마를 내리누르니 치마 위로 물 자국이 번진다.
“아핫.”
“진짜 많이 젖었네?”
“하읏.”
소연의 얼굴로 손을 올려 머리를 넘겨 주고 귀를 쓰다듬는다.
“흐으으.”
“오래 참았지?”
“하으응.”
-츄릅, 츕.
짧지만 강한 키스 뒤로 타액이 늘어져 흘렀고, 천천히 소연의 옷을 벗겼다.
선물 포장지 뜯는 것도 이렇게 즐겁진 않을 거야.
“하아아. 하아.”
소연은 거친 숨을 내쉬며 내가 옷을 벗기는 걸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몸을 움직였다.
“많이 참았지?”
“네에. 흐읏.”
술이 한 방울도 안 들어갔는데, 소연의 온몸은 술에 취한 듯 붉게 물들어 있다.
“흐으으.”
작은 내 손짓 하나에도 움찔 떨며 느끼는 소연.
딱히 애무와 상관없는 움직임에도 무언가 의미를 만드는 리액션이 나온다.
얘 왜 이렇게 흥분했어?
“흐으응, 흐읏.”
애무다운 애무는 시작도 안 했는데.
소연은 몸을 비틀며 점점 강한 신음을 토해냈다.
“왜 이렇게 흥분했을까?”
“하으읏, 저, 저도, 모르겠어요호. 흐으응.”
보지에 손도 대지 않았는데, 푯푯 거리며 물이 나온다.
바로 삽입해도 되겠는데?
물론 바로 삽입하진 않았다.
소연의 잘 빠진 몸매가 마구 비틀리며 절정하는 모습을 감상하는 것도 아주 즐거운 일이기 때문.
“하으읏, 흐응.”
아직 혀도 사용하지 않았는데, 소연은 이미 몸을 마구 꼬고 있다.
보지에 손을 올렸다.
“흐으으으읏.”
물이 왈칵 나오며 몸이 휘는 소연.
“하으으, 흐응.”
예쁜 얼굴이 쾌락으로 물들어 녹진하게 풀린다.
아우 엄청 꼴린다.
소연의 손에 자지를 쥐여 줬다.
“흐으응. 흐응.”
소연은 손을 열심히 흔들면서 내 애무를 즐긴다.
“하읏, 흐으으으응!”
“앗, 아파.”
보지에 손가락을 넣었더니 자지를 꺾는 느낌으로 세게 잡는 소연.
“하읏, 죄, 죄송.”
다행히 고통은 금방 사그라졌고, 발기도 죽지 않았다.
“에잇!”
“하읏, 흐으응! 하그으으으읏! 하으응!”
벌로 소연의 클리토리스를 마구 문질렀다.
보지에서 물줄기가 뿜어져 나온다.
-솨아아.
“헤으응.”
분수와 함께 눈이 풀린 소연.
몸도 눈도 얼굴도 다 풀려버린 소연은 고혹적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비속어를 잘 쓰지 않는 나지만, 욕이 나올 정도로 꼴렸다.
“넣는다.”
“헤으응.”
소연은 이미 제정신이 아닌 듯 반응을 기대하긴 힘들어 보인다.
“하으읏, 하응. 흐으응!”
강력한 쾌감이 몰아치기 때문인지 소연은 내 삽입에 맞춰 몸을 조금씩 피하며 감질나는 움직임을 이어간다.
느낌이 너무 줄어드는데.
소연의 위로 엎어져 소연을 끌어안았다.
“하으읏, 흐응? 아, 안대여, 헤으읏, 주, 죽어버려요. 하으읏.”
소연이 고개를 마구 저었지만, 놔줄 생각은 없다.
“흐에엥, 가요, 가요옷. 흐아아앙! 죽어욧. 흐에아으잇!”
소연의 몸을 잡고 허리를 강하게 움직이자, 소연은 계속해서 몸을 떨며 끝없는 절정의 늪에 빠진 듯 허우적거렸다.
“읏.”
“흐아아앙! 헤응, 흐긋, 흐으응!”
와중에내 등을 마구 긁어댔지만, 아프진 않았다.
“흐으응, 흐긋, 하으으으으으으으응!”
소연의 눈이 돌아갔고, 몸이 휘었다. 보지가 미친듯한 흡입력으로 자지를 빨아들인다.
“어억, 싸, 싼다.”
-뷰르릇!
잘 조절하고 있었지만, 나도 모르게 사정해버렸다.
그만큼 보지의 조임은 참을 수 없는 자극으로 다가왔다.
“하아아. 하아.”
강렬한 쾌감이 지나갔지만, 조금 아쉬운 감이 든다.
“오빠아.”
“정신이 들어?”
“흐으으.”
삽입을 유지한 채로 소연을 돌려 마주 보며 옆으로 누웠다.
“흐으으, 빼주세요. 저 진짜 힘들어요. 흐읏.”
소연이 살짝 눈물 젖은 얼굴로 말했다.
바로 꼴려버렸자너.
“하으으, 진짜. 하긋, 죽을지도 몰라요. 흐읏.”
점점 커지는 자지에 소연은 고개를 마구 저으며 날 밀쳐낸다.
그렇다고 밀릴 내가 아니지.
소연을 꼭 안고 골반을 딱 붙였다.
“아, 안대에에엣!흐으응! 하으으으응!”
그 상태로 몸을 천천히 움직여 왕복 운동을 하는데 소연의 반응이 예사롭지 않다.
“흥깃, 흐그읏, 하그야아아아아아아악!”
소연의 몸이 예상치 못한 각도로 꺾이며 자지를 뱉어냈다.
-솨아아아아아!
보지에서 강력한 애액이 뿜어졌다.
“와, 천장을 적셨네.”
“흐으읏, 흐응, 하아아.”
소연의 떨림이 조금씩 진정됐다.
“괜찮아?”
대답이 없다. 설마? 소연은 완전히 풀어진 표정으로 실신해있었다.
“아, 아쉬운데.”
발기가 풀리지 않은 자지를 조금 만지다 그냥 소연을 껴안고 잠을 청했다.
“아으으.”
소연이 아침부터 신음을 흘린다.
“깼어?”
“오빠아.”
“응.”
“나 몸이 안 움직여요.”
“그래?”
수희보다 심각한 사태다.
상체도 들지 못하는 소연을 일어나 앉도록 만들었다.
“흐읏!”
“아파?”
“조금요.”
겨우 등을 기대고 앉은 소연에게 마실 걸 가져다줬다.
“하으으.”
“괜찮아?”
“허리가 살짝 나간 것 같아요.”
아마 마지막에 허리가 꺾인 부작용 같다.
소연은 무용 전공답게 알아서 천천히 자신을 몸을 풀어갔다.
“후우우.”
후들거리는 다리로 걷는 게 가능해진 소연.
“오빠.”
“응?”
“수희랑 했죠?”
“쿨럭! 컥, 컥, 크륵.”
사레가들렀다.
“괜찮아요?”
“큭, 으, 응.”
소연의 현자타임이 또 나온 것 같은데?
“뭐라고 할 생각은 없으니까 안심해요.”
“그래?”
“기분 나쁘니까, 너무 안심하진 말고요.”
“어, 어?”
소연이 분한 얼굴로 말을 이어간다.
“저도 느꼈지만, 오빠랑 하고 나서 갑자기 실력이 늘었어요.”
“정말?”
시연도 그랬다.
“수희가 갑자기 실력이 늘었더라고요.”
“그렇구나.”
뭐라고 할 말이 없어서 땀만 삐질 흘렸다.
“이참에 여나랑도 하시죠?”
“응? 정말?”
놀라서 소연을 바라봤는데, 인생 처음 살기라는 걸 느꼈다.
“아주 좋아 죽죠?”
“아, 아니 그냥 놀라서.”
“후우. 인정하기 싫지만, 어제 저로 만족 못 했죠?”
“그, 그렇지?”
소연은 알아서 하겠다며 일어나 몸을 푼다.
이렇게 대화를 끝낸다고?
“갈게요.”
“으응, 그래.”
소연의 페이스에 뭔가 말린 기분이다.
소연이 떠났고, 나는 집을 치우기 시작했다.
아무리 도우미 아주머니가 오신다고 해도, 이 모습을 보일 순 없지.
“후우, 다 치웠다.”
대충 정리를 마치고 씻은 후 작업실로 이동할 준비를 했다.
일이 많지 않아도 자주 출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좋다는 아빠의 조언에 따른 행동이다.
-지이잉.
“전화?”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민하씨?”
“프로듀서님 지금 어디세요?”
“회사로 가고 있어요.”
“오시면 사무실로 좀 올라와 주시겠어요?”
“네.”
뭔가 일이 터졌나?
걸음을 빨리해 회사로 갔다.
이 층으로 올라서자 아빠와 민하씨가 기다리고 있다.
“왔어? 일단 이것부터 볼래?”
유티비 화면이 켜있다.
주인공은 줄리 골드. 인터뷰 내용이다.
자막이 없었지만, 영어를 나름 하는 편이라 듣는 데 불편함은 없었다.
-유티비 성민의 악상티비 헌정 영상에 매우 감사를 표한다. 원한다면 한번 만나보고 싶다.
“어? 진짜?”
“그래. 미국 회사에서 정식으로 요청이 왔다.”
“대박이에요. 프로듀서님.”
바로 여권을 갱신하고, 비자를 발급받았다.
슈가 페어리 데뷔 쇼케이스 이후에 바로 미국으로 떠날 일정을 잡았다.
유티비에서 참석자 조사를 했을 때 100명이 훨씬 넘는 신청이 있었고.
데뷔 쇼케이스를 하기로결정을 내린 상태.
“같이 갈까?”
“혼자 가도 괜찮아요.”
아빠가 넌지시 물었지만, 나는 혼자 가기로 했다.
어서 데뷔 쇼케이스가 끝나길, 그 날이 기다려진다.
쇼케이스를 이틀 앞둔 날.
슈가 페어리 멤버들이 작업실을 찾아왔다.
“피디님!”
“응? 무슨 일이야?”
“저희 연습 좀 봐주세요.”
“응? 그래?”
작업실 공간에 테이블을 치우고 노래를 틀었다.
연습실로 가려고 했는데, 애들이 여기서 한다고 고집을 부렸다.
반주를 틀었고 마이크는 없지만, 노래를 부르며 연습이 진행됐다.
소연이는 춤도 노래도 여전히 안정적이네.
수희 노래야 말할 것도 없고, 춤도 확실히 좋아졌다.
여나는 표정이 좋구나.
역시 십덕몰이상.
근데 다른 멤버에 비해 조금 부족한 느낌인데?
춤도 노래도두 언니에 비해 조금 묻히는 경향이 보인다.
음, 실력의 문젠가?
“어때요?”
“좋다.”
한 명 한 명의 장점을 늘어놓았다.
쇼케이스가 이틀 남았는데, 굳이 부정적인 말을 할 필요는 없다.
“여나가 조금 묻히는 거 같지 않아요?”
내가 생각했던 문제점을 소연이 집는다.
“걱정할 정도는 아닌 것 같아. 여나는 표정이 좋아서, 순간 임팩트가 좋으니까.”
“아쉬운 점이 있으면 안 되죠!”
소연이 강하게 말했다.
“이틀 남았는데, 뭘 고치기엔 시간이 부족하지 않을까?”
“방법이 있잖아요.”
“무슨?”
소연이 얼굴을 붉혔고, 수희가 묘한웃음을 지으며 앞으로 나선다.
“언니는 이런 얘기 잘 못 하니까, 제가 할게요.”
“응. 그래.”
수희가 야한 표정으로 말한다.
“피디님,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거죠?”
얘들이 뭔 소리를 하는 거지?
순간 소연의 얘기가 머릿속을 스쳤다.
“진짜?”
“네. 여나한테도 말해 뒀어요.”
“아니, 그게 무슨.”
“피디님. 저희는 진지하다구요.”
여나가 앞으로 나섰다.
“저희, 이번에도 망하면 정말 가망이 없어요.”
눈물 맺힌 그렁그렁한 눈으로 여나가 진지하게 말을 이어갔다.
“언니들 실력이 갑자기 좋아진 것도 그렇고, 저도 가능하다면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고 싶은 심정이에요.”
“무슨말인지는 알겠는데. 여나야, 정말 괜찮겠어?”
여나가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소연과 수희가 작업실 밖으로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