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3화 (43/55)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경영학과의 시험이 끝나자 진명 일행은 모두 함께 모여서 여행계획을 짰다.

각자 구입할 물품을 세밀하게 나누고 진명은 민정과 함께 대형 마트에 들러 그들에게 할당된 물건들을 구입했다.

쇼핑이 끝나자 진명은 물건들을 트렁크에 싣고 민정과 함께 차에 올랐다.

“호호. 이제 진짜로 여행 간다는 실감이 난다.”

민정이 밝게 웃자 진명도 그녀의 얼굴을 보며 웃었다.

“기분 좋아 보인다.”

“당연하지. 지겨운 시험도 끝이 났고 기다리던 여름방학에 즐거운 여행까지 우릴 기다리고 있으니, 내 인생에서 이보다 더 좋은 날은 또 없을 거야.”

“하하. 난 보름 정도밖에 시간이 없는데 민정이 넌 시간 많아 좋겠다.”

“참. 선배는 해외로 촬영간다고 했지?”

“응.”

“어디로 가는 거야?”

“일본하고 중국, 필리핀 등등, 아시아 몇 개국을 들러 촬영하나봐.”

“시간 꽤 걸릴 거 같은데?”

“응. 갔다 오면 방학은 거의 끝날 거 같아. 그래도 방학기간에 일정 잡힌 게 다행이지. 수업 빼먹고 가면 수업일수 모자라 1년 정도는 휴학해야 할 거야.”

“힘들겠다. 선배한테는 그래서 이번 여행이 더욱 의미가 있겠는데?”

민정의 말에 진명이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지만 속으로 드는 생각은 겉과 달랐다.

‘후우. 과연 이번 여행에서 현서를 정수에게서 떼어낼 수 있을까?’

정수와 현서가 출생의 비밀을 눈치 차리지 못하고 헤어지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정수가 현서하고 몸을 섞기 전에 진명이 먼저 현서를 취해야한다. 민정에게 들은 바 현서는 부모의 엄격한 통제로 남자하고는 말도 제대로 나눠보지 못한 오리지널 숫처녀다. 그런 그녀를 진명이 취한다면 그녀로서도 진명의 친구인 정수와 계속 사귀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둘을 갈라놓을 수가 있는데 문제는 지금 정수와 현서가 어느 정도까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가였다. 그들 둘이 이미 깊은 관계에 있다면 떼어놓기가 그만큼 더 힘들어질 것이다.

진명은 한강변을 달리다 민정에게 물었다.

“민정아. 집에 가기 전에 강변에 차 세우고 좀 쉬었다 갈까?”

“좋아. 나도 그냥 들어가기 서운했는데 선배가 내 맘을 딱 맞췄네.”

민정의 말에 진명은 고개를 끄덕이고 차를 강변 인적이 없는 곳에 세웠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통행이 전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진명이 조수석에 있는 그녀의 얼굴을 자기 쪽으로 끌어들였다.

쪽-

진명이 키스하자 민정도 그의 입술을 적극적으로 빨며 키스에 호응했다.

“하아. 선배.”

진명이 손을 뻗어 가슴을 주무르자 민정이 입술을 떼고 그의 얼굴을 보았다.

진명이 그녀의 얼굴을 보면서 손을 셔츠 안으로 넣어 브래지어 호크를 풀었다. 그 동안 둘이 만날 때 가슴까지는 민정이 허락했기 때문에 진명은 자기 몸에 있는 물건 취하듯 민정의 가슴에서 브래지어를 풀어 그것을 옷 밖으로 꺼냈다.

“흐음.”

진명이 브래지어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자 그녀가 그의 가슴을 가볍게 때린다.

“어유. 뭐하는 거야? 꼭 변태 같아.”

“왜? 여기서 나는 민정이 살 냄새가 무척 향기로운데.”

“그래? 난 선배가 운동할 때 땀 흘리는 거 보면 진짜 섹시하더라.”

진명이 웃으며 그녀의 셔츠를 들어올렸다.

‘......!’

새하얀 가슴과 그 중앙에 달린 분홍 젖꼭지를 보며 진명이 침을 삼켰다.

“민정이 가슴 참 예쁘다.”

“현서처럼 조금만 더 크면 좋을 텐데.”

“현서 가슴이 커?”

“응. 아주 큰 것은 아니고 B컵에서 C컵 사이? 걘 얼굴도 인간 같지 않게 예쁘면서 가슴도 진짜 환상적이라니까?”

“이번 여행 가면 정수 녀석 현서 가슴도 보겠네? 아니, 어쩌면 이미 다 봤을 지도 모르지.”

진명이 슬쩍 떠보자 민정이 고개를 옆으로 흔들며 말한다.

“아니. 그렇지 않아도 내가 궁금해서 현서한테 물어봤거든? 둘 아직 키스도 안 한 거 같던데. 보니까 손은 꼭 붙잡고 다니더라만, 그 이상은 아직 안 나간 거 같아. 뭐. 어쨌든 둘이 서로 좋아하고 있으니까 이번 여행에서 뭔가 역사가 이뤄지겠지.”

“응. 그렇겠지.”

진명이 고개를 숙여 가슴 중앙에 달린 앙증맞은 젖꼭지 하나를 입에 물었다.

그가 꼭지를 부드럽게 혀로 애무하자 민정이 그의 머리를 두 손으로 쓰다듬으며 신음소릴 냈다.

“흐응. 선배 많이 늘었어. 그렇게 하니까 기분 좋아.”

진명이 가슴 두 개를 번갈아가면서 집중적으로 애무하자 민정이 손을 아래로 뻗어 진명의 바지 지퍼를 내리고 그 사이로 손을 집어넣었다.

진명이 엉덩이를 들어 편하게 해주자 그녀가 팬티 위로 그의 자지를 움켜잡았다.

여기까지는 둘이 만나면 항상 해왔던 것이라 서로를 애무하는 손길이 무척 자연스러웠다.

그런데 진명은 민정의 가슴을 애무하면서 그녀가 평소와는 약간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을 느꼈다.

“아아. 선배. 이상해.”

민정이 꼭지를 빨 때마다 몸을 들썩이며 민감하게 반응하자 진명은 진도를 더 나가보기로 마음먹고 손을 밑으로 내렸다.

그가 청바지 지퍼를 내리자 평소 같았으면 그만하라고 할 그녀가 오늘은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고 가만있었다.

‘이 녀석. 오늘 나한테 줄려고 결심한 건가?’

그런 생각이 들자 진명은 열심히 빨던 젖꼭지를 뱉어내고 과감하게 손을 움직여 그녀의 바지 벨트를 풀었다.

“선배.”

진명이 바지를 밑으로 내리자 그녀가 엉덩이를 들어 그를 도우며 떨리는 음성으로 물었다.

“선배. 여기서 하게?”

“응. 이런 거 경험은 없지만 한 번 해 보자.”

“으응. 장소가 좁아서 잘 안 될 거 같은데...”

“그러게. 나도 자신은 없지만 한 번 해보고 안 되면 다음으로 미루지 뭐.”

진명이 순진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는데 이미 바지는 다 벗겨져 하얀 팬티만 그녀의 다리에 걸려 있었다.

“사람들 안 오지?”

“응. 개미새끼 한 마리 안 보인다.”

진명이 건성으로 대답하며 하나 남은 팬티마저 다리 밑으로 빼내고 조수석 의자를 뒤로 최대한 밀었다.

“아아. 어쩌지? 이런 데서 하는 거 한 번도 생각 안 해봤는데.”

막상 하려고 하니까 불안한 듯 민정이 떨리는 음성으로 말하며 진명을 쳐다본다.

진명은 여유 있는 동작으로 바지와 팬티를 벗어 내리고 아래만 알몸이 된 채 그녀의 다리 사이로 얼굴을 묻었다.

“선배. 뭐하려고?”

진명이 다리를 벌리고 그 사이로 얼굴을 들이밀자 민정이 그에게 묻다가 보지에 입술이 닿자 몸을 비틀었다.

“아아. 선배. 거기 더러울 텐데.”

“아니. 안 더러워.”

진명이 혀로 속살을 밀어보는데 그곳이 축축하게 젖어 있어 그녀가 가슴을 애무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많이 흥분했음을 알 수 있었다.

처음엔 서투른 동작으로 보지껍질이나 자극이 덜한 부분만 골라서 혀로 깔짝대다가 점점 더 민감한 부분으로 혀를 움직이며 그녀를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하아. 선배. 그렇게 하니까 진짜 기분이 이상해. 흐윽!”

진명의 혀가 마침내 클리토리스를 문지르자 민정이 그의 머리를 두 손으로 잡고 크게 신음소릴 냈다.

“아아. 거긴 너무...”

클리토리스를 혀로 잡아내자 진명은 그곳만을 부드럽게 혀로 핥고 빨며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아윽. 안 돼. 그만. 아아.”

민정이 그의 머리를 밀어내자 진명은 그제야 보지에서 입을 떼고 그녀에게 말했다.

“민정아. 나 하고 싶은데 괜찮겠어?”

“응. 나도 선배하고 하고 싶어. 해 봐.”

진명이 조수석으로 몸을 옮기자 민정은 뒤로 몸을 최대한 밀며 그가 자신의 앞에 올 수 있도록 도왔다.

민정의 앞에 위치한 진명이 그녀의 엉덩이를 들고 자지를 보지에 끼웠다.

몇 번 보지 속살을 문지르며 탐색하다 입구를 찾은 진명이 자지를 강하게 찔러 넣자 귀두가 좁은 동굴 속으로 쑥 들어갔다.

“악. 아파. 선배. 아아.”

귀두만 들어갔는데도 민정이 몸을 틀며 아프다고 호소한다.

진명이 더 이상 자지를 전진하지 않고 그녀에게 물었다.

“민정이 너 처음이야?”

“아니. 선배 내가 전에 말했잖아? 한 번 경험 있었다고.”

“그런데 많이 아파?”

“아니. 아주 많이는 아니지만 선배 것이 너무 커서 그런 가봐. 아아. 천천히 해 줘. 아프게 하지 말고.”

“응. 알았어. 천천히 할게.”

진명이 엉덩이를 천천히 움직이며 조금씩 자지를 밀어 넣었다.

“흐윽! 흐윽!”

자지가 조금씩 들어갈 때마다 민정이 묘한 소릴 내더니 자궁입구까지 그의 자지가 꽉 채우자 깊은 신음소릴 내며 그의 등을 꽉 끌어당겼다.

“아윽! 선배 거 너무 큰 거 같아. 아아. 거기가 꽉 차서 내가 조금도 몸을 못 움직이겠어.”

진명이 그녀의 뺨을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그럼 넌 가만있어. 내가 움직일게.”

“하아. 선배. 키스해 줘. 아아. 기분 진짜로 이상해.”

“민정아.”

진명이 그녀의 입술에 부드럽게 키스하자 그녀가 그의 입술을 빨았다.

“흐응.”

진명은 자세가 그다지 편치 않자 오래 지속하는 것보다 빨리 일을 치루는 것이 낫다 여기고 자지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지가 뒤로 빠지자 민정이 그의 등을 안고 작게 신음했다.

“으으으.”

귀두만 남기고 모두 자지를 뺀 뒤 그 상태로 몇 십 번을 움직이다 다시 조금 더 넣어 중간 쯤 위치시킨 뒤 몇 분 동안 쉬지 않고 왕복운동을 했다.

퍽퍽퍽퍽퍽퍽-

차안에 성기 부딪치는 소리가 가득 울려 퍼졌다.

“하아하아. 선배.”

진명의 거센 좆질에 민정이 금방 달아올라 신호를 보내왔다.

한참 좆질을 하다 보니 자세가 불편해 진명은 자지를 다시 뿌리까지 밀어 넣고 민정의 얼굴을 보았다.

‘......!’

두 사람의 눈이 부딪치자 민정이 그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낮게 말했다.

“키스해 줘.”

진명이 입술을 빨자 민정이 감미로운 신음소릴 내며 혀를 내밀었다.

쭉쭉-

진명이 민정의 혀를 강하게 빨고 내주자 그녀가 상기된 표정으로 그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선배.”

“왜?”

“선배가 너무 좋아지려고 해.”

“민정아.”

“이번 여행가면 초희 조심해.”

“초희가 왜?”

민정이 그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한다.

“함께 모일 때면 초희 걔가 선밸 자주 쳐다보는데 그 눈빛이 심상치가 않아. 곡 선밸 유혹하고 싶어서 꼬리치는 것 같단 말이야.”

“그럴 리가 있니? 승욱이하고 잘 돼 가는데.”

“그러니까 기분 나쁘지. 파트너가 있는데 왜 다른 남자한테 그런 야릇한 눈길을 주냐고.”

“그랬어? 난 잘 모르겠다. 같은 업종에다 같이 촬영도 하고 그래서 많이 친하긴 하지만 난 초희한테 관심 없으니까 안심해.”

“그래? 다행이다. 아무튼 이번 여행가서 걔가 선배 유혹해도 넘어가면 안 돼?”

“알았어. 절대로 안 넘어가겠다고 약속할게. 너. 그러고 보니 초희한테 날 뺏길까 봐 지금 이러는 거야?”

“아니. 그런 거 아니야. 선배하고 진작부터 이렇게 하고 싶었어. 하지만 선배가 나한테 적극적으로 나오질 않으니까 미루고 있었을 뿐이야.”

“그랬구나. 자. 이제 좀 움직일게.”

“응. 선배. 천천히 해 줘. 나 사실 남자하고 이런 거 딱 한 번밖에 한 적 없어.”

보지 가득 자지를 받으면 여자는 그렇게 되는 것인지, 진명에게 말하는 투가 너무도 유순해 민정의 평소 모습이 아니었다.

진명은 자지를 빼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퍽-퍽-퍽-퍽-퍽-

처음에 느리게 움직이다 진명이 점점 속도를 높이자 민정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쉬지 않고 흘러나왔다.

“하아. 선배. 아아. 뜨거워. 거기가 너무 뜨거워. 흐윽.”

진명은 장소도 비좁고 그녀와 처음 섹스를 하는 터라 오래 끌지 않기로 했다.

쉬지 않고 자지를 움직이며 진명이 그녀에게 물었다.

“민정아. 안에다 사정해도 되니?”

“응. 괜찮아. 선배. 아아. 나 몸이 이상해. 선배가 날 이상하게 만들고 있어. 아아.”

퍽퍽퍽퍽퍽퍽퍽-

귀두가 달아오르며 기미가 느껴지자 진명은 더욱 거세게 왕복을 했다.

퍽퍽퍽퍽퍽퍽-

“아아. 선배. 아아. 나 어떡해. 아아. 이상해.”

“민정아. 나도 이상해. 곧 나올 거 같아.”

“아아. 선배. 해줘. 아아. 좋아. 기분 좋아. 너무 좋아.”

처음부터 사정을 빨리 하려고 마음먹었던 터라 쉬지 않고 몇 분 동안 자지를 움직이자 마침내 진명도 사정직전까지 달아올랐다.

진명은 민정의 허리를 부서져라 끌어당기며 마지막 좆질을 가했다.

퍽퍽퍽퍽퍽퍽-

엄청난 힘과 속도로 진명이 자지를 왕복하다 마지막으로 자궁 끝까지 자지를 박고 사정을 시작했다.

귀두가 크게 부풀며 진명이 정액을 토해내자 민정이 그의 등을 안고 끝없이 신음소릴 냈다.

“흐으. 흐으. 선배.”

사정을 마치고 진명이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

평소 지적인 인상이 완전히 풀어져 멍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얼굴엔 충격을 받은 모습이 역력했다.

보지에 담겨져 있는 자지가 힘을 잃어가고 있지만 아직 꽉 채워진 상태다.

진명이 천천히 얼굴을 가져가 입술을 그녀의 입술에 대자 민정이 그의 입술을 입안에 담고 아주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빨았다.

그런 그녀의 동작 하나하나에 진명은 자신을 향한 그녀의 강한 호감을 느낄 수 있었다.

민정이 입술을 놔주자 진명은 얼굴을 떼고 그녀의 눈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민정이 말없이 손을 뻗어 그의 뺨을 부드럽게 만졌다.

“민정아.”

진명이 부르자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조금만 이대로 있어줘.”

“응.”

진명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몸을 안자 민정이 그의 품속으로 파고들며 얼굴을 묻었다.

그로부터 사흘이 지나고 여행을 가기로 한 날짜가 되자 진명은 설레는 마음을 억누르며 약속장소로 갔다.

그곳엔 이미 일행 모두 모여 있어 진명이 가장 늦게 도착한 셈이었다.

“선배! 왜 이렇게 늦었어?”

민정이 그를 발견하자 대뜸 그의 품속으로 뛰어들며 말한다.

그 모습을 일행이 전부 보고 있었고 진명은 전과 다르게 그녀가 적극적인 행동을 보이자 약간 놀라 그녀를 품에서 밀어냈다.

“잠깐만. 짐 좀 옮기자.”

한명그룹의 로고가 새겨진 중형 버스에 진명은 가져온 짐을 싣고 민정과 함께 자리에 앉았다.

“자. 출발이다.”

승욱이 큰 소리로 외치자 운전기사가 바로 차를 출발시켰고 버스는 인천을 향해 질주했다.

진명은 먼저 현서의 얼굴을 보았다.

‘......!’

여행간다고 신경을 썼는지 오늘따라 더욱 아름다운 미모를 뽐내고 있는 그녀의 얼굴을 보니 진명은 문득 자신감이 크게 줄어드는 것을 느꼈다.

‘저 미의 여신 같은 아이를 내가 건들 수 있을까?’

진명이 뚫어지게 보고 있는 시선을 느낀 것일까? 현서가 갑자기 진명의 얼굴을 보았고 두 사람의 눈이 정통으로 마주쳤다.

진명이 뜨겁게 바라보자 현서가 어색한 웃음을 보이는데 그의 뜨거운 시선이 부담이 되면서도 기분은 나빠 보이지 않은 표정이었다.

현서와 정수를 헤어지게 만들 결심을 한 뒤부터였다. 진명은 현서가 나온 자리에서 틈만 나면 그녀를 바라보았고 그러다보니 지금처럼 현서와 눈이 자주 마주치게 되었다.

전에 진명이 현서를 좋아한다고 말한 적도 있는 데다 그가 틈만 나면 자신을 넋 놓고 바라보자 현서도 그를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어색하게 웃는 그녀를 향해 진명은 진심으로 애정을 담아 미소를 보냈다. 그러자 현서도 어색한 표정을 풀고 그에게 활짝 핀 꽃처럼 아름다운 미소를 보내주었다.

‘그래. 그렇게 웃어라.’

현서의 사람 같지 않은 아름다운 미소에 넋이 나가 있는 진명에게 민정이 말을 걸었다.

“선배.”

“으응.”

진명이 정신을 차리고 민정을 보았다.

“응. 민정아.”

“나 어젯밤에 거의 뜬 눈으로 세웠어.”

“왜?”

“오늘이 너무 기대돼서.”

“나도 많이 못 잤다.”

“선배 같은 강심장도?”

“하하. 그만큼 이번 여행이 중요하단 말이겠지.”

진명이 말한 뜻을 알지 못하는 민정은 그저 좋다고 웃으며 그의 품에 안겨왔다.

“우리 바닷가 가면 재미있게 놀자.”

민정이 노골적으로 친근한 티를 내자 승욱이 과장되게 놀란 표정을 지으며 진명에게 말했다.

“진명이 너. 민정이하고 진도 어디까지 나간 거야?”

“무슨 진도?”

진명이 일부러 시치미를 떼자 승욱이 크게 웃었다.

“그래. 진도 못 나간 놈이 바보인 거지. 하하. 하지만 우리에겐 아직 펼쳐지지 않은 미래가 있다. 이번 여행은 진도 못나간 사람들을 위한 여행이 될 것이니 기대하시라.”

승욱이 두 손을 활짝 펴며 무슨 종교 지도자처럼 소리치자 옆에 있던 초희가 그의 어깨를 쳤다.

“오빠. 이제 초장인데 오버하지 말고 얌전히 가자.”

“알겠습니다. 우리 초희 공주님.”

승욱이 그녀의 몸을 안고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추자 그녀가 가볍게 앙탈했다.

“또 그런다.”

하지만 웃고 있는 그녀의 얼굴에 거부하는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

그 후로도 일행 여섯은 승욱의 주도로 마음껏 웃고 떠들며 짧은 버스여행을 즐겼다.

한 시간이 조금 넘었을까?

버스가 멈추고 기사의 말이 들려왔다.

“도착했습니다.”

승욱이 문을 열고 재빨리 나가자 진명이 그의 뒤를 따라 내렸다.

‘......!’

푸른 물이 넘실거리는 바다와 함께 한 쪽에 하얀 색의 화려한 요트가 눈에 보이자 진명이 승욱에게 물었다.

“저거야?”

“응.”

“여긴 정식으로 요트가 정박하는 곳이 아니라서 빨리 출발해야 하니까 짐부터 옮기자.”

“오케이.”

진명이 버스에서 짐을 내리자 승욱은 요트로 가서 그곳에 있는 한 남자와 얘기를 주고받았다. 진명이 주로 짐을 옮기는 가운데 정수와 세 여자도 조금씩 도와 짐을 모두 요트에 옮기자 승욱이 바로 그들에게 말했다.

“출발한다.”

“와우. 빨라서 좋다. 기다리는 거 딱 질색인데.”

초희가 선글라스를 머리 위로 올리며 승욱의 곁으로 갔다.

“오빠. 요트도 운전할 줄 알아?”

승욱이 기계를 조작하며 초희에게 말하는데 손길이 꽤 능숙하다.

“응. 어렸을 때부터 많이 타 봤고 고등학교 때부터는 직접 몰고 다닌 적도 많아. 그러니까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이거 면허증도 있어야하지?”

“당연하지. 자동차도 면허 없으면 몰지 못하는데.”

승욱의 능숙한 조작에 요트가 굉음을 내고 출발하자 초희와 민정이 환호성을 지르며 즐거워했다.

“야호! 출발이다.”

“호호.”

진명이 현서 곁으로 가 말을 걸었다.

“현서는 요트 많이 타 봤겠네?”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없이 웃기만 하는데 진명은 그녀의 미소를 보자 목이 타는 것처럼 갈증을 느꼈다.

‘저 섹시한 입술을 한 번만이라도 빨아볼 수 있다면...’

진명은 생수병을 찾아 뚜껑을 열고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한 병을 단숨에 모두 마시고 난 그는 현서의 여신처럼 아름다운 얼굴을 보며 속으로 다짐했다.

‘네가 아무리 예쁘다고 해도 결국 여자 아니겠냐? 이번에 반드시 널 자빠뜨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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