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명은 잠에서 깨자 낯선 느낌에 사로잡혔다.
항상 홀로 잠들고 혼자서 깨어나는데 오늘은 뭔가 다르다.
낯선 손길이 자신의 자지를 부드럽게 주무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자 진명은 잠이 완전히 달아나 눈을 떴다.
‘......!’
자신의 품안에서 누군가 깊은 숨을 쉬며 자고 있는데 얼굴을 보니 은정이다. 하지만 자지를 만지고 있는 손은 자신의 뒤에서부터 와 있기 때문에 은정의 손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진명은 은정을 향해 누워 있던 몸을 반대로 틀었다. 그러자 자지를 주무르고 있던 손이 뒤로 슬그머니 물러난다.
반대로 누운 진명이 유미를 보니 그녀가 두 눈을 뜨고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깼어?”
진명이 그녀의 귀에 입술을 대고 속삭이자 유미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녀의 얼굴을 보니 약간 어색한 표정으로 미소를 짓는 것이, 간밤에 마셨던 술은 이미 다 깬 모양이다.
‘역시 예쁘네.’
진명은 유미의 얼굴을 보고 감탄했다. 평소 예쁜 얼굴이라도 아침에 자고 막 일어날 때면 보통 예쁘게 보이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유미는 어젯밤 그렇게 술을 많이 마신 것 같았는데도 이렇게 아침에 보니 싱싱하고 예뻐 보였다.
진명은 유미의 얼굴을 자신이 아는 여자들과 비교해보았다.
진명이 지금까지 본 여자 중에 가장 아름다운 얼굴은 정수 엄마였다. 그 다음에 이모 유선영. 소미도 예쁘지만 얼굴로만 따지면 이모가 더 낫고 소미는 나이가 어린 만큼 새하얀 피부와 젊음이 그녀를 돋보이게 만들었다. 그런데 유미를 보자면 얼굴은 이모처럼 예쁘고 몸매는 소미처럼 날씬하다. 또 유미는 이제 새내기 대학생답게 싱싱한 젊음이 후광처럼 그녀를 빛나게 하고 있다.
예쁜 여자에게는 약한 것이 남자다. 진명 역시 이렇게 잠에서 막 깨어난 상태에서 아름다운 얼굴을 보고 있자니 그녀에게 정감이 가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더구나 그녀는 어젯밤에 서로의 몸을 주고받으며 사랑을 나눈 사이다.
그가 부드럽게 웃으며 그녀에게 속삭였다.
“일찍 일어났어?”
“아니. 깬지 얼마 안 됐어.”
“어제 술 많이 마시던데, 속 괜찮아?”
“응. 평소엔 그 정도 마시면 안 좋은데 오늘은 푹 자서 그런지 말짱해.”
“후후. 어제 운동을 제대로 해서 그런가 보다.”
“응. 꿈도 안 꾸고 진짜 잘 잤어.”
진명이 손을 뻗어 가슴을 잡았다.
“흐응.”
진명이 가슴을 부드럽게 주무르자 유미가 콧소리를 낸다.
진명이 가슴을 애무하는 동안 그것을 즐기듯 가만있다 진명의 손이 멈추자 유미가 그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고 키스를 했다.
진명이 입을 벌리자 그녀의 혀가 아주 자연스럽게 안으로 들어와 그의 입속을 부드럽게 헤집고 다녔다.
적극적인 그녀의 키스에 진명은 손을 그녀의 뒤로 해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엉덩이 두 쪽을 부드럽게 주무르다 그 사이로 들어가 손을 앞으로 뻗자 털과 함께 보지가 만져졌다. 그렇게 뒤에서부터 손가락으로 유미의 보지를 애무하다 손가락 하나가 껍질을 비집고 안으로 들어갔다.
‘......!’
어제처럼 홍수가 날 정도는 아니지만 벌써 그녀의 보지엔 습기가 느껴질 정도로 젖어 있었다.
진명이 물었다.
“유미 너. 여기 꽤 젖었는데 아까 내 자지 만지면서 흥분한 거야?”
“응. 그런 거 같아.”
“방금 일어났다면서?”
“깬 지는 조금 됐어. 모두 자고 나 혼자만 깨어 있으니까 심심해서 잠깐 만져본 건데. 진명이 네가 깼어.”
“야. 남자에게 거긴 가장 소중한 곳이야 그런 소중한 자지를 그렇게 애무하는데 안 깰 사람이 어딨냐?”
진명이 말을 하면서 손가락을 질속으로 밀어 넣자 유미가 몸을 움찔 떨며 그에게 속삭였다.
“그렇게 갑자기 넣으면 어떡해?”
“왜? 충분히 젖었는데.”
진명이 부드럽게 손가락을 움직이며 점점 더 깊이 집어넣자 유미가 몸을 뒤틀었다.
“하으. 또 이상해져.”
“하고 싶어?”
진명이 질속에 들어간 손가락을 앞뒤로 부드럽게 움직이자 보지속살들이 손가락을 강하게 조여 온다.
“응. 어제 정신이 나갈 정도로 좋아서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진명이 네가 그렇게 하니까 또 하고 싶어진다.”
“손가락보다 내 자지가 더 좋지?”
“응. 우리. 할까?”
“좋아. 이렇게 누워봐.”
진명이 모로 누워있던 유미의 몸을 밀어 천장을 보고 눕게 한 뒤 그녀의 몸위로 올라탔다.
그녀가 다리를 벌리자 진명은 그 사이로 하체를 위치시키고 깰 때부터 뜨겁게 발기된 자지를 그녀의 보지속으로 밀어 넣었다.
“아. 너무 커.”
입구를 찾아 귀두를 밀어 넣는데 아침이라 그런지 어제처럼 잘 들어가지 않는다.
진명은 몇 번을 끈질기게 반복하며 입구를 넓힌 뒤 순간 세게 힘을 주고 단번에 보지를 꿰뚫었다.
“하악!”
귀두에 의해 보지가 뚫리자 유미가 작살 맞은 물고기처럼 몸을 떨었다.
“아파.”
유미가 진명의 등을 끌어안고 작게 속삭이자 그가 물었다.
“많이 아파?”
“아니. 조금. 덜 젖어서 그런 가 봐. 후우. 이제 괜찮아졌어.”
유미가 한숨을 쉬며 말하자 진명이 고개를 숙여 입으로 그녀의 가슴을 애무했다.
먼저 가슴 전체를 혀로 핥아가다 수줍게 드러난 꼭지 하나를 입에 물고 빨자 유미가 그의 등을 쓰다듬으며 속삭인다.
“그렇게 하니까 너무 좋아. 그렇게 부드럽게 계속 빨아 줘.”
진명이 자지를 서서히 움직이며 유미의 가슴을 입으로 애무했다.
몇 분 동안 쉬지 않고 자지를 움직이며 가슴을 애무하자 유미가 점점 신호를 보내오기 시작한다.
“으으. 또 이상해져. 아아. 어제보다 더 이상해.”
유미의 신음소리가 커진 때문일까?
언제 부턴지 깊은 숨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했더니, 곁에서 자던 은정이 잠에서 깨어나 두 사람을 보고 있었다.“너희들... 어제 그렇게 하고 아침에 또 하는 거야?”
은정의 투덜거리는 소릴 들었으면서도 유미는 흥분으로 인해 귀가 멀었는지 아무런 말도 없이 진명의 펌프질에 보지를 들썩이며 호응했다.
“흐으으.”
퍽퍽퍽퍽퍽퍽-
은정이 깨자 이제 더 이상 조심스럽게 할 필요가 없어진 진명이 맹렬하게 자지를 움직였다. 그러자 자지가 보지에 박히면서 나는 소리가 조용한 방안에 퍽퍽, 울려 퍼졌다.
“아이. 아침에 깨면 나 해준다고 해 놓고. 진명이 너도 너무한다.”
은정이 그의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말하자 그가 은정의 얼굴을 보며 웃었다.
“야. 넌 자고 있었잖아? 곤하게 자고 있는 사람 깨워서 어떻게 하냐?”
“너희 둘은 일찍 일어난 거야?”
“그럼. 일찍 일어나서 심심하니까 한 번 해 본 거야.”
“그럼 이제 나 좀 해 줘. 나도 하고 싶어.”
은정의 말에 유미가 떨리는 소리로 말한다.
“안 돼. 빼면 싫어.”
유미의 말을 듣자 은정이 인상을 구기며 그녀의 얼굴을 정면으로 쏘아보았다.
“야. 정유미. 너 너무하는 거 아냐? 어제도 내가 양보했는데 오늘까지 이러면 진짜로 서운하다.”
은정의 말에 유미가 그제야 정신이 든 듯, 그녀에게 나직하게 말했다.
“미안해 은정아. 내가 잘못했다.”
“잘못했지? 그러니까 이제 진명이 내게 양보해 줘.”
“으응.”
유미가 말로는 승낙을 하면서도 진명의 등을 꽉 끌어안고 놓지 않자 은정이 그의 등에 놓여 있는 유미의 손을 떼고 그의 몸을 옆으로 돌리려했다.
그 상황이 되고 보니 진명도 유미와만 고집할 수 없어 유미의 보지에서 자지를 빼고 그녀의 옆에 그대로 누웠다.
“아. 싫어.”
보지 속을 가득 채우고 있던 자지가 원하지 않은 상황에서 빠지자 유미가 가볍게 앙탈을 했다. 하지만 이미 은정은 진명의 위로 올라가 그의 배꼽을 향해 솟은 자지를 손으로 잡고 보지에 끼우고 있었다.
“으으.”
은정 역시 보지가 별로 젖지 않았지만 진명의 자지가 유미의 애액으로 잔뜩 발라져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었기에 어렵지 않게 자지를 삼킬 수 있었다.
“아으으. 역시 크다.”
귀두를 삼키고 은정이 포만감 가득한 소릴 내자 곁에 누워 있던 유미가 일어나 진명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고 키스를 퍼부었다.
쪽족쪽-
진명의 입술을 물어뜯을 듯 빨아들이다 유미가 그의 귓가에 입을 대고 은정이 들리지 않게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진명아. 은정이 말고, 나하고 하고 싶지?”
진명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나 어떡해? 너하고 계속 하고 싶은데 은정이 때문에 미치겠어.”
“지금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친구끼리 우정도 중요하니까. 내가 빨리 은정이 만족시켜주고 마지막은 유미 너하고 할게.”
“진짜?”
“응. 싸는 것은 유미 네 보지에만 쌀 거야. 그러면 됐지?”
“응. 그런데 그때까지 나 어떻게 참지? 지금 너무 하고 싶은데.”
“그럼 보지를 내 입에 대봐. 내가 빨아줄게.”
“어떻게?”
유미가 잠시 생각하다 몸을 일으키더니 진명의 얼굴에 다리를 끼우고 무릎으로 앉았다.
“이렇게?”
“응. 조금 더 아래로...”
유미의 보지가 코에 닿자 진명은 두 손으로 껍질을 벌리고 혀를 내밀어 보지를 핥았다.
후릅-
“아응. 좋아.”
유미가 몸을 떨며 흥분하자 진명은 그녀의 보지 위에 있는 클리토리스에 혀를 대고 가만 있었다.
‘......!’
혀가 움직이지 않자 유미가 보지를 스스로 움직여 자극을 즐기려한다. 진명은 아주 천천히 혀를 움직여 클리토리스를 핥았다. 다른 곳은 전혀 건들지 않고 오직 클리토리스만을 애무하며 지금 한창 펌프질을 하고 있는 은정의 보지를 향해 자지를 거칠게 올려쳤다.
퍽퍽퍽퍽퍽-
“으윽. 진짜로 힘 좋아.”
은정이 탄성을 발하며 자기도 질 수 없다는 듯 쉴 새 없이 엉덩이를 움직이며 그의 자지를 삼켰다, 뱉어냈다.
은정이 탐욕스럽게 몇 분간을 쉬지 않고 계속 보지를 움직이자 그녀와 진명 모두 빠르게 절정으로 치달아갔다.
“흐윽. 아아. 나 미쳐.”
퍽퍽퍽퍽퍽퍽-
“하아,하아,하아,하아.”
은정이 급박하게 몰아치자 진명도 귀두가 뜨거움을 느낄 정도로 달아올랐다. 하지만 유미까지 만족을 시키기 위해 그는 인내를 발휘하며 자지에 가해지는 자극은 일부러 무시하고 유미의 보지에 생각을 집중했다.
‘......!’
질입구나 다른 곳은 그냥 두고 클리토리스만은 아주 부드럽게 지속적으로 핥아대자 유미의 입에서도 은정 못지않게 격한 신음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아으응. 나, 자지 먹고 싶어 죽겠어. 아아. 뜨거워. 진명아. 빨리 넣어줘. 그렇게 하니까 미칠 것 같아.”
유미가 애원해도 진명은 냉정하게 오직 클리토리스만을 혀로 핥았다. 질입구를 혀로 애무하지 않는 것은 마지막으로 자지를 넣어 그녀를 단번에 가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마침내 은정이 그렇게 소원하던 절정으로 치달았다.
“끄으윽. 난 몰라. 아아아.”
방안이 떠나가라 은정이 소리를 지르자 승욱이 놀라 잠에서 깨어났고 그와 동시에 은정은 몸을 부들부들 떨며 진명의 몸위에서 절정을 맞았다.
“흐윽!”
은정이 진명의 몸위로 무너지자 그가 유미의 보지에서 입을 뗌과 동시에 은정의 보지에서도 자지를 뺐다. 자지가 빠지자 은정은 옆으로 몸을 돌려 공처럼 웅크리며 가쁜 숨을 내쉬었고 진명은 유미의 몸을 눕게 한 뒤 그녀의 보지 속으로 자지를 들이밀었다.
전보다 더욱 뜨겁고 단단해진 자지가 보지 속을 밀고 들어오자 유미는 자지러지며 입안 가득 신음소릴 뱉어냈다.
“으그극. 이렇게 뜨거울 수가... 진명아. 빨리. 나 더 이상 힘들어. 움직여봐.”
유미가 다급하게 재촉하자 그렇지 않아도 폭발할 것처럼 흥분한 진명이 자지를 급속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퍽퍽퍽퍽퍽퍽퍽-
“아우우. 난 몰라. 엄마... 엄마야.”
유미가 절정에 이르며 몸부림치자 진명 역시 사정의 전조를 느끼며 있는 힘껏 자지를 움직였다.
퍼벅퍼벅퍼벅-
“으으. 나온다.”
진명의 귀두가 한껏 약동하자 유미도 몸을 떨며 그의 등을 끌어당겼다.
‘......!’
진명의 자지에서 정액이 계속 쏟아져 나오자 유미가 그의 등과 엉덩이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그의 정액을 자궁으로 다 받아냈다.
새벽에 히터가 꺼져 약간 쌀쌀해진 방안의 공기가 세 사람의 후끈 달아오른 아침 섹스로 인해 훈훈해져 있었다.
진명이 유미의 몸에서 떨어져 나가자 은정과 유미 두 여자가 그의 양 옆에서 손을 뻗어 그의 몸을 사이 좋게 나눠 가졌다.
‘......!’
그 모습을 묘한 눈으로 보고 있던 승욱이 기지개를 크게 켜며 진명에게 말했다.
“어이. 변강쇠. 아니 이진명이니까 이강쇤가? 너 어제부터 지금까지 보니까 별명이 하나 떠올랐는데 말야. ‘철각’ 어떠냐?”
진명이 웃으면서 그를 향해 되물었다.
“철각? 무슨 뜻인데?”
“말 그대로 쇠로 만든 다리야. 그런데 내가 말하는 다리는 걸어 다니는 다리가 아니라 네 그 가운뎃다리를 말하는 거지. 물론 사람들은 철각이라고 하면 태권도를 하는 두 다리를 생각하겠지만 너하고 섹스해 본 여자들은 다른 다리를 떠올릴 거 같다. 안 그러냐?”
“후후. 난 잘 모르겠다.”
진명이 고개를 흔들자 승욱이 그에게 웃으며 말했다.
“빨리 샤워해라. 아침 해장하고 학교 가야지.”
“그래.”
진명이 침대에서 일어나 욕실로 가자 유미와 은정이 이불을 끌어다 몸을 가린다.
“후후.”
그 모습을 승욱이 웃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아침 겸 해장으로 곰탕을 시켜 먹은 뒤 두 여자는 먼저 룸을 나갔다.
승욱과 모닝커피를 마시며 진명은 마지막 나가면서 자신을 바라보던 유미의 얼굴을 떠올렸다.
‘......!’
그녀의 눈빛에서 다음을 기약하고자 하는 마음을 읽었지만 진명은 그럴 수 없어 그냥 모른 척 그녀의 눈빛을 무시해버렸다.
‘어쩔 수 없지. 매력 있는 여자이긴 한데, 계속 이어지기는 힘든 여자니까.’
그때 진명의 생각을 방해하는 승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유미가 마음에 드냐?”
승욱이 묻자 진명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외모가 괜찮잖아?”
“유미는 이제 완전히 나한테서 떨어져 나갔다. 확실해. 그런데 이거, 어째 바라던 대로 이루어졌는데 마음이 조금 이상하다.”
“하하. 당연히 그렇겠지. 그래도 한때 좋아하고 사귄 사이였잖아? 내가 너 같았어도 어제오늘 기분이 별로 안 좋았을 거 같다.”
“그렇지? 넌 유미가 좋다면 걔하고 계속 사귈 거야?”
진명이 웃으며 말했다.
“야. 그래도 친구가 한때 데리고 놀던 여잔데 그러면 안 되잖아? 목숨 걸고 사랑하는 거라면 모르겠지만 그것도 아니면서 친구 마음 불편하게 하면 되겠냐? 가까운 친구일수록 서로 매너는 지켜야지. 유미하고 그런 일 안 만든다.”
진명이 확고하게 얘기하자 그제야 승욱의 표정이 펴진다.
“하하. 내가 사람은 잘 봤다니까. 진명이 넌 의리가 있을 것 같았어.”
“그런 것은 기본 아니냐? 여자야 또 만들면 되는 거지만 좋은 친구는 평생 가도 한 명 사귀기 힘든 거니까.”
“그렇지?”
“응. 난 아는 사람은 꽤 있지만 진짜 친한 친구는 정수밖에 없어.”
“하하. 그렇게 따지면 난 한 명도 없는 셈인데? 그럼 오늘부터 네 절친에 나도 포함되는 거냐?”
“너만 좋다면 난 그러고 싶은데.”
“나도 좋아. 우리 절친되면 서로 부족한 거 채워주면서 잘 나갈 수 있을 거 같다.”
“정수하고도 그렇게 지내라. 앞으로 지켜보면 알겠지만 그 녀석 진짜로 사람 좋아. 좀 유약하긴 하지만 악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이 선량하고 착해.”
“그래. 나도 그렇게 봤어. 얼굴이 너무 잘생겨서 같은 남자라면 부담이 되는 스타일인데 진명이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맞겠지. 아무튼 오늘 돈 입금시킬 테니까 계좌번호 불러줄래?”
“야. 나도 실컷 즐겼는데 돈 받기가 좀 그런다.”
“이건 분명히 거래한 거잖아? 친구 사이에도 지킬 것은 지켜야지. 돈은 천만 원 보낼 생각인데 그 정도면 되겠지?”
“야야. 너무 많아.”
진명이 사양하려하자 승욱이 손을 흔들며 그를 제지했다.
“어제 내가 말했지? 전에 중국 놈하고 내기해서 십만 불 땄다고.”
“응.”
“그때의 보답하고 겸해서 지불하는 거니까 그냥 받아라. 그리고 앞으로도 내가 어려운 일 있으면 부탁할 테니까 좀 도와주고.”
“좋아. 그렇게 하자.”
진명이 고개를 끄덕이자 승욱이 환하게 웃으며 커피를 한 번에 다 마셨다.
그 모습을 보며 진명은 승욱이 부유한 환경에서 자란 때문인지 모르지만 꽤나 호탕한 성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승욱이 그날 돈을 보내주자 진명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집에 돌아갔다.
철컥-
문을 열고 들어가자 선영이 진영을 안고 거실소파에 앉아 있다 그를 보고 벌떡 일어났다.
“아빠 왔다.”
선영이 진영에게 웃으며 말하자 진명이 얼른 신발을 벗고 들어가 그녀에게서 딸을 받아 안았다.
“아우. 우리 예쁜 딸. 잘 있었어?”
“까르르!”
진영이 좋아서 몸을 구르며 두 손으로 진명의 뺨을 때렸다.
“아야. 녀석. 하루 외박했다고 벌써부터 아빠한테 폭력을 쓰네? 그래도 아빠가 어제 천만 원이나 벌어왔는데 말야.”
선영이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란다.
“무슨 일인데 돈을 그렇게 많이 벌었어?”
“하하. 그런 일이 있었어. 나중에 차분하게 얘기해 줄게.”
진명이 딸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대자 진영이 입술을 아빠의 입술에 부딪쳐왔다.
‘......!’
침이 잔뜩 묻은 딸의 입술이 닿자 감촉이 이상했지만 진명은 그저 좋아서 같이 입술을 비벼댔다.
“아우. 우리 이쁜 딸. 어쩌면 이렇게 예쁘게 생겼을까? 정말 신통하단 말이야.”
진명이 딸을 안고 선영에게 승욱에 대해 얘기를 해 주었다. 물론 유미나 은정에 대한 얘기는 쏙 빼고 미국에서 내기를 했던 일과 그로 인해 간단한 일을 해 줬는데 그 보답으로 승욱이 천만 원이란 거금을 주었다는 말로 얘기를 마쳤다.
“참, 그 학생도 인심이 대단하네. 옛날 일을 아직도 잊지 않고 그렇게 보답을 하다니. 아무튼 내가 나가서 돈이라도 벌어야 하는데 진명이 너한테만 모든 짐을 지워서 정말 면목이 없어. 가끔 이 녀석을 괜히 가졌다는 생각도 들고...”
진명이 선영에게 눈을 부라렸다.
“이모. 그런 말 하면 나 정말 화낸다? 이렇게 예쁜 딸을 앞에 두고 어떻게 그런 말을 입에 담을 수 있지?”
진명의 얼굴이 굳어지자 선영이 찔끔, 몸을 움츠린다.
“화 내지 마. 내가 잘못했어. 난 진명이 혼자 고생하니까 그게 안쓰러워서 그러는 거지. 이렇게 예쁜 딸을 낳았는데 사실 후회 같은 거는 한 번도 해 본 적 없어. 우리 진영이는 뱃속에 있을 때부터 엄말 편하게 하더니 지금도 얼마나 순하고 말을 잘 듣는지 소미와는 완전 딴 판이라니까.”
진명이 딸을 소파에 앉혀 놓고 선영의 몸을 안았다.
“이모. 이모는 이모부하고 살 때도 이모부가 돈 버는 것에 그렇게 미안해했어?”
“아니. 그렇진 않았지. 그 사람은 남편이니까...”
“그럼 난 뭐야? 아직도 이모한테 나는 조카밖에 안 되는 거야?”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진명이 넌 나한테 그 이상의 존재야. 조카면서도 남편이고 또 그 둘 보다 더 크고 사랑스런 사람이지.”
“난 이모하고 한 몸이 된 후로는 항상 이모를 내 아내라고 생각해왔어. 그리고 이제 딸까지 생겼는데 아내와 딸을 위해서 내가 돈을 버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거잖아?”
“그렇지만 넌 아직 대학1학년생이잖아? 다른 애들 같았으면 부모 그늘 밑에서 공부나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을, 넌 운동도 남들보다 몇 배나 열심히 하면서 가족 생계까지 책임을 지려고 하니까 이모는 너를 볼 때마다 너무 고맙고 미안해.”
진명이 그녀의 몸을 꽉 끌어안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모. 사실은 내가 더 이모한테 미안하다.’
선영은 일편단심 진명만을 생각하며 사는 여자였지만 진명은 그녀 외에도 다른 여자와 몸을 섞었다. 그녀의 친 딸인 소미를 비롯해 어제 같은 경우만 해도 세 여자와 섹스를 해버린 것이다. 그렇게 미안한 마음으로 그녀를 대하는데 선영은 오히려 자신에게 미안하다고 하니까 더욱 양심에 찔리는 것이다.
그가 선영의 등을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이모. 우리 이제 그런 말 하지 말자. 누가 벌면 어때? 지금 이모는 세상에서 제일 예쁜 우리 딸을 키워야하는 중요한 일을 하고 있잖아? 그리고 이모가 날 위해 얼마나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많이 해 주는데. 집안일이며 나와 소미 시중드는 것까지, 나보다 이모가 하는 일이 더 중요하니까 앞으로 그런 말은 하지 말자. 앞으로 또 이모가 이런 말 하면 이모가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로 알 거야.”
“알았어.”
선영이 그의 품에서 고개를 끄덕이는데 둘 사이로 진영이 파고들었다.
“응? 우리 딸. 혼자 있으니까 심심했어?”
진명이 딸을 두 손으로 안아 올리자 진영이 까르르, 웃음을 터뜨린다.
그가 딸을 안고 선영에게 웃으며 말했다.
“내가 올림픽에서 금메달 따고 돌아오면 우리 진영이 돌잔치 할 텐데, 그때 근사하게 해 주자.”
“금메달 안 따도 되니까 건강하게만 돌아오면 돼.”
선영의 말에 진명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금메달 꼭 딸 거야. 내가 뭣 때문에 이렇게 운동을 열심히 하는데. 이번에 금메달 따면 아시안게임보다 더 돈도 많이 벌 거고 집도 살 수 있을 거야. 참 이모. 이모는 나중에 우리가 돈 많이 벌면 뭐하고 싶어?”
선영이 웃으며 대답한다.
“네 이모부 사업 한창 잘 될 때 내가 근사한 양식당 하나 차려달라고 한 적이 있긴 한데, 그게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드는 거라서 포기했지. 뭐 지금은 우리 진영이 키우고 자기 뒷바라지만으로도 하루가 다 가니까 그런 거 여유롭게 생각할 틈도 없어.”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내가 꼭 양식당 차려줄게.”
“그런 생각 하지 마. 난 자기만 건강하게 옆에 있으면 아무 것도 바랄 게 없으니까.”
“물론 그렇겠지. 하지만 꿈이라도 갖자. 사람이 꿈이 있어야 살아갈 희망도 더 생기는 거니까.”
“그래.”
선영이 활짝 웃자 딸 진영이도 기분이 좋은지 손을 뻗어 엄마의 얼굴을 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