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지를 마치고 모인 세 사람은 승욱의 차를 타고 클럽을 향해 달렸다.
차안에서 진명이 정수에게 물었다.
“정수야. 너 전립선 마사지 받아봤냐?”
정수가 묘한 표정을 지으며 진명의 얼굴을 본다.
“아니. 처음엔 뭣도 모르고 받으려다 그냥 사양했어.”
정수의 말을 듣자 운전하던 승욱이 크게 웃는다.
“하하. 정말 순진한 친구가 맞구나. 진명이 넌 받았지?”
“나야 뭐. 정수가 아니니까. 여자 손놀림이 기가 막히더라.”
“하하. 거의 예술이지. 나도 처음 갔을 때 마사지만으로 싸버렸으니까.”
그때 정수의 핸드폰이 울렸다.
“으응. 엄마. 집에 왔어? 응. 친구 진명이랑. 그래. 알았어. 들어갈게.”
정수가 전화를 끊더니 난처한 표정으로 진명을 본다.
진명은 그가 말하기도 전에 이미 상황을 파악하고 먼저 말했다.
“엄마가 왔어?”
“응.”
“저녁 늦게나 온다더니.”
“응. 아들 보고 싶어서 일찍 왔대.”
“하여간 문제다. 너네 엄마 그러다 너 장가가면 어떻게 살려고 그러실까?”
“아무튼 그땐 그때고. 지금은 집에 가봐야겠다.”
“할 수 없지.”
정수에겐 엄마가 하늘이나 다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진명은 쓴웃음을 지으며 승욱에게 말했다.
“승욱아. 여기 정수는 가다가 좀 내려줘야겠다. 엄마 호출이야.”
“뭐? 엄마면 기다려도 되잖아? 좀 늦게 간다고 그래.”
“응. 정수 엄마가 좀 아프시거든. 정수는 엄마랑 단 둘이서 사는데, 그래서 엄마가 부르면 가봐야 한단다. 네가 이해해라.”
진명이 정수를 대신해서 변명하자 승욱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정이 그렇다면 할 수 없지. 어디서 내려줄까?”
“응. 그냥 여기서 내려 줘. 택시 타고 가면 되니까.”
“오케이. 정수 너랑은 다음에 시간 충분히 갖고 보기로 하자.”
“그래. 오늘 고마웠다.”
정수가 승욱에게 인사하고 차에서 내리자 두 사람은 클럽을 향해 출발했다.
“여기야.”
승욱이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서 말하자 진명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눈앞에 한강이 보이고 뒤로는 아파트들이 밀집돼 있는데, 그냥 평범한 서울 속 공간이지 별다른 게 없어보였다.
“여기가 교통도 편하고 전망도 좋아서 내가 자주 찾는 곳이야. 자 들어가자.”
승욱이 건물안으로 들어가자 진명은 잠자코 그의 뒤를 따랐다.
클럽 안에는 아직 저녁이 되려면 멀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조명은 대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였지만 사람의 얼굴을 식별할 정도는 되었고 승욱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이며 인사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승욱은 그런 사람들에게 일일이 아는 체를 하며 사람이 하나도 없는 스탠드로 갔다.
자리에 앉자 승욱이 진명에게 묻는다.
“너 술 한 잔 할래? 난 우선 목이 말라 맥주 좀 마셔야겠다.”
“운동하느라 술 안 마시는데 오늘은 나도 한 잔 하지 뭐.”
“그래. 맥주 한두 병 정도야 술이 아니라 음료수니까.”
맥주를 시키고 승욱이 주위를 둘러보며 진명에게 물었다.
“여기 어때? 난 사람들 많이 안 꼬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여서 괜찮던데.”
“내가 뭘 아냐. 클럽이란 데도 처음 와보는데.”
“그래?”
승욱이 놀라는 눈치를 보이자 진명이 사실대로 얘기를 했다.
“나 무지 가난해. 그래서 이런 클럽은커녕 여태껏 나이트도 한 번 못 가봤다.”
“진짜? 야. 너 저번 아시안게임 끝나고 방송에도 많이 나오던데, 그런 거 하면 돈 좀 받지 않냐?”
“응. 그때 돈이야 좀 벌었지. 그런데 내가 소년가장이야. 부모는 일찍 돌아가시고 이모하고 사촌동생, 이렇게 셋이서 사는데 전부 내가 벌어서 먹여 살려야 하거든. 집도 전세여서 내 소유로 된 아파트도 사고 싶고, 아무튼 이번 올림픽에 모든 기대를 걸고 있는데 지금도 돈이 궁해서 돈만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하고 싶다.”
진명은 말을 하다 보니 더욱 집안 형편이 걱정스러웠다. 현재 이모는 갓난아기인 진영을 키우느라 직장도 그만 둔 상태고 소미는 이제 고3이다. 과외도 시켜줘야 하고 자신도 대학생활을 하려면 돈이 들어가는데 옛날 CF해서 벌어놓은 돈은 다 바닥이 났고 이제 전세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야하는 상황으로까지 몰려있어 진명은 지금 돈이 생기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해야 할 형편인 것이다.
“허참. 그렇게까지 어려운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네. 야. 그럼 내가 돈 되는 일 물어주면 뭐든 해 볼래?”
“당연하지. 올림픽에 나가는데 방해만 되지 않으면 뭐든 연결만 해 주라. 그럼 그 은혜는 평생 잊지 않으마.”
“하하. 좋았어. 나를 포함해서 내 주변에 돈 넘쳐나는 인간들은 줄을 섰으니까 너한테 해당되는 일이라면 내 알아봐주지. 자자. 이제 그런 어두운 얘기 그만하고 술이나 마시자.”
승욱이 병을 들고 앞으로 내밀자 진명도 병을 하나 들어 그의 병에 가볍게 마주쳤다.
쨍-
“우리 만남을 위하여.”
승욱이 선창을 하자 진명도 웃으며 그의 말을 받았다.
“새로 사귄 친구의 우정을 위하여.”
“하하. 멋진 말이다.”
승욱이 맥주 한 병을 단숨에 마시자 진명도 그를 따라 한 병을 쉬지 않고 다 마셨다.
‘뭐. 별거 아니네.’
사우나를 한 때문인지 맥주가 아주 맛이 좋았다.
그렇게 술 몇 병이 바닥날 즈음 한 여자가 승욱의 곁에 앉았다.
“승욱아!”
승욱의 이름을 부르며 웃는 얼굴로 그의 어깨를 만지는데 진명이 보니 눈이 번쩍 뜨일 만큼 예쁘게 생긴 얼굴이다.
‘아우. 괜찮네. 소미처럼 날씬하고 얼굴은 소미보다 더 나은데?’
진명은 자연스럽게 동생 소미와 비교해가며 여자의 외모를 살폈다. 그런데 진명이 보니 여자는 승욱에게 다정하게 구는데 승욱은 마치 벌레를 씹은 듯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에게 퉁명스럽게 대한다.
“나 여기 있는 거 어떻게 알고 온 거야?”
“은정이가 문자 넣어줘서 왔지. 우리집 바로 이 근처잖아?”
승욱이 저 멀리 떨어진 자리에서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여자를 보며 더욱 인상을 구긴다.
“야. 여기 친구랑 처음 사귀는 자리니까 오늘은 그만 가라.”
승욱이 진명을 가리키며 말하자 여자가 진명의 얼굴과 몸매를 훑어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마침 우리도 두 사람이니 같이 합석하면 되겠네. 어때요. 괜찮죠?”
여자가 진명을 향해 직접 묻자 그가 승욱의 표정을 살폈다.
“진명아. 괜찮겠냐?”
승욱이 그에게 묻자 진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나야 상관없어.”
“좋아. 합석하자.”
승욱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여자가 좋다고 따라 일어난다. 진명은 웃음을 지으며 맨 마지막으로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자식. 객관적으로 보면 여자가 저보다 훨씬 더 낫구만, 무척 튕기네.’
속으로 드는 생각을 누르며 진명은 두 사람을 따라 여자의 친구가 기다리는 테이블로 갔다.
“자. 인사들 하지. 여긴 오늘 사귄 내 친구. 나와 같은 Y대 체육과생이야.”
진명이 이름을 밝히자 여자 둘이 차례로 그에게 자기소개를 했다.
“난. G대학 1학년 정유미야. 승욱이와 사귀는 여자친군데 앞으로 잘 부탁해.”
유미가 자신과 사귄다고 하자 승욱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난 유미하고 같은 대학 다니는 송은정이야. 만나서 반가워.”
은정도 유미보다는 못하지만 나름대로 귀여운 얼굴이었다.
인사를 하고 안면을 트자 진명은 두 여자와 급속도로 친해졌다. 원래부터 낯가림이 없고 붙임성이 좋은 성격이어서 여자들은 그를 허물없이 대했는데 특히 은정은 진명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에 곁에 딱 붙어서 계속 말을 걸었다.
“그래. 그때 아시안게임 태권도 금메달 딴 이진명. 들어본 거 같아. TV선전에도 여러 번 나왔었지 아마?”
승욱이 진명의 아시안게임 때 얘기를 또 하자 은정이 생각났다는 듯 손뼉을 치며 즐거워했고 유미도 진명을 향해 호감의 눈빛을 보이며 웃는다.
분위기가 마음에 든 탓인지 맥주를 연신 마셔대던 두 여자가 화장실을 같이 가자 진명이 승욱에게 물었다.
“야. 정유미가 네 여친이냐?”
승욱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무슨 여친씩이나. 난 그런 거 안 키워. 여자 몇 번 만나면 금방 싫증을 내서 다른 여잘 찾는 타입인데...”
“그런데 쟤가 아까는 왜 그렇게 말했지?”
“저 혼자서 그러는 거지. 내가 저 년 때문에 골치 아파 죽겠다. 사람 사서 죽여버리고 싶은데 차마 그럴 수는 없고,”
“무슨 일인데. 자세하게 얘기 해 봐.”
“내가 미국 살다가 한국 와서 처음 만났던 년이야. 그땐 여기 물정도 잘 몰랐고 처음 봤을 때는 무척 마음에 들었었지. 그래서 내가 먼저 꼬시기도 했고. 그러다 한 번 할 기회가 생겼는데 이 년이 끝까지 안 주는 거야. 자기는 아직 고등학교 졸업도 안 했고 남자 경험도 전혀 없다고. 그러니까 더 먹고 싶더라. 그래서 내가 살살 구슬렸지. 한 번만 하자고. 그러니까 저 년이 그럼 줄 테니까 끝까지 책임지라더라? 자기는 평생 같이 살 남자한테 순결을 줄 생각이었다고. 그러니까 자기하고 섹스하려면 평생 책임질 각오를 하라는 거야.”
“그래서?”
“그땐 술도 많이 취했고 그저 저 년 먹을 생각밖에 안 들어서 무조건 그런다고 했지. 야. 남자가 술 취해서 여자 따먹는데 그런 말에 평생 책임지는 바보가 어딨냐?”
“그렇지.”
진명이 고개를 끄덕이자 승욱이 난감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런데 진짜 이 년이 처녀더라고. 하고 나서 보지에서 피를 흘리는데 그제야 정신이 들었지만 뭐 어쩌겠냐? 대충 몇 번 더 하다가 헤어지려고 생각했지. 그렇게 해서 한 달 사귀다가 끝내자고 했더니 이 년이 본색을 드러내는 거야. 분명 처음 자기와 잘 때 평생 책임지겠다고 하지 않았냐고 하면서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데 지금까지 야마 돌게 만든다.”
“거 참. 유미가 얼굴 예쁘고 몸매도 좋은데, 성격은 쿨하지 않나 보구나. 아마도 승욱이 네가 재벌집 아들이라 꽉 잡고 싶었던 게지. 너만 잡으면 그야말로 일반 서민들은 평생 팔자 펴잖아.”
“그러니까 내 말이... 저런 된장녀 집에 들이면 평생 고생이지. 내가 미치지 않고서야 이름도 없는 중소기업 사장 딸하고 평생 엮일 일이 있겠냐? 더구나 G대학이 뭐냐. 너 서울에 G대학이 있다는 거 들어나 봤냐? 완전 똥통학교까지... 정말 내가 어이가 없다니까.”
‘뭐. 중소기업 사장 딸이면 스펙은 괜찮구만.’
유미가 너무 센 상대를 만나서 욕심을 부린 거지, 객관적으로 보면 탑을 달리는 외모에 부모 환경도 나쁘지 않아 신붓감으로는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상대였다.
“저 년이 가만 있으면 또 조금은 봐줄 텐데 아까 너한테 소개한 것처럼 내 여친이라고 소문을 내고 다닌단 말이야. 그게 점점 소문이 퍼지면서 이젠 고정사실로 굳어지려고 하니까 내가 속이 타 미칠 지경이지.”
“힘들긴 하겠다.”
진명이 웃으며 말하자 승욱이 갑자기 눈빛을 빛내며 그에게 말했다.
“진명아. 너, 나 좀 도와줄래?”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돕지. 무슨 일인데?”
“응. 조금 전 갑자기 든 생각인데... 유미 저것도 진명이 너한테 호감은 좀 있는 거 같더라. 그 동안 내가 만나는 친구한테 한 번도 보이지 않은 반응이라 나도 좀 놀랐는데 그걸 보고 생각이 떠올랐어.”
“뭔데? 나 무식하니까 뜸 들이지 말고 말해라.”
“하하. 알았어. 오늘 네가 저 년 좀 따 먹으면 안 되겠냐?”
“뭐?”
진명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승욱을 보자 그가 말했다.
“그렇게만 되면 만사가 끝인데... 너도 생각해봐라. 저가 소문내고 다니던 남친이 있는데 만약 그의 친구한테 몸을 주면 그 다음부터 어떻게 되겠냐? 그 후에도 내가 남친이라고 떠들고 다닐 수 있을까?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어서 스스로 포기할 수밖에 없겠지.”
진명이 웃었다.
“후후. 나름 절묘한 생각이긴 한데, 그러면 내가 너무 치사한 놈이 되잖냐? 만약 일이 잘못돼서 올림픽 나가는데 지장이라도 생기면 난 완전 좆되는데... 지금 내 형편에 올림픽은 지상최고의 목표라서 그것에 조금이라도 해가 되는 행동은 할 수가 없거든.”
진명의 말에 승욱이 정색하며 그에게 말했다.
“너. 돈 필요하다고 했지?”
“응.”
“그럼 이걸 돈 버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해 봐. 성사만 되면 내가 넉넉하게 비용 지불할게. 그리고 탈이 날 게 뭐 있겠냐? 그냥 억지로 강간하라는 것도 아니고 우리 둘이서 분위기 만들고 그 년이 거절할 수 없게 하면 되지. 다만 한 가지가 문제인데...”
진명이 돈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혹하고 물었다.
“문제가 뭔데?”
“그래도 한 번 지르면 최소한 유미를 만족은 시켜줘야 뒤탈 없이 제대로 마무리가 될 거야. 너 아까 보니까 연장은 끝내주게 좋던데 기능도 쓸 만한가 몰라. 물건이 커도 여자 경험이 너무 없으면 곤란하단 말야. 미국에서 그룹섹스 할 때 보니까 여자 거기에 넣기도 전에 싸버리는 친구녀석도 있더라니까?”
“난 그렇지 않아. 할 수 있는 만큼은 충분히 하니까 그런 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데...”
진명이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여운을 남기자 승욱이 대뜸 말했다.
“그럼 하자. 지금 분위기 좋은 데다, 내가 머릴 잘 굴려서 너한테 나쁠 것은 하나도 없게 할 테니까.”
“좋아. 하자.”
진명이 시원하게 응답했다. 지금 당장 생활비를 걱정하는 그에게 돈을 준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별로 없었던 것이다.
“야. 저기 온다. 우선 술부터 좀 더 먹이자. 저것들 술 엄청 세거든.”
승욱이 진명에게 눈짓하며 속삭이자 진명은 멀리서 다가오는 두 여자를 보고 마음속으로 승부욕을 불태웠다.
‘그래. 이것도 태권도 시합이라고 생각하자. 상대를 쓰러뜨려 이기면 우리 진영이 우유 값에 생활비 버는 거고, 지면 마는 거지. 나한테 나쁠 건 하나도 없다.’
진명과 승욱이 번갈아가며 술을 권하자 여자 둘이 점점 취해갔다. 승욱도 그들과 보조를 맞추어 술을 마셨고 진명은 운동선수라고 양해를 구하며 아주 조금씩 맥주만 입에 흘려 넣었다.
한참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승욱이 세 사람에게 말했다.
“여기서만 계속 마시니까 조금 질린다. 우리 자리 옮기자.”
“어디로?”
유미가 묻자 승욱이 진명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우리 친구가 운동만 하느라 나이트도 한 번 못가 봤단다. 순진한 친구 구경도 시켜줄 겸 물 좋은 나이트나 가자.”
“좋지. 오랜만에 가서 술도 깰 겸 마음껏 흔들어보자.”
진명의 곁에 있던 은정이 더 좋아하며 거들자 유미가 친구를 보며 웃었다.
“그래. 가자. 나도 오늘은 좀 땡긴다.”
“결정했다. 일어들 나라.”
승욱의 말과 함께 네 사람은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대리운전을 불러 그들이 승욱의 차로 도착한 곳은 유명한 호텔 나이트클럽이었다.
‘자식. 이곳으로 옮긴 이유를 알만 하군.’
불야성처럼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는 거대한 호텔을 보며 진명은 생각했다. 조금 전 그들이 있던 클럽엔 호텔이 없어 섹스를 하려고 해도 장소가 마땅치 않았기에 승욱은 마지막 결전지로 여길 택한 것 같았다.
나이트 안으로 들어가자 웨이터가 그들을 룸으로 안내했다.
룸으로 들어오자 승욱이 웨이터에게 팁을 주고 바로 술을 시켰다.
양주가 나오자 진명은 얼음을 잔뜩 타서 조금씩 마셨고 세 사람은 얼음 없이 양주를 스트레이트로 그냥 마셨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은정이 진명에게 말했다.
“우리 나가서 춤 추자.”
“나. 춤 못 추는데?”
진명의 말에 은정이 그의 팔을 끌고 일어섰다.
“아이. 그냥 음악에 맞춰 몸만 흔들면 돼. 나이트 처음 왔다면서 춤은 한 번 추고 가야지.”
“좋아. 가보자.”
진명이 은정의 손을 잡고 승욱에게 말했다.
“같이 나가자.”
승욱이 유미에게 묻는다.
“나갈래?”
“응. 답답하다. 나가서 몸 좀 풀어야지.”
네 사람이 플로어에 나가자 흥겨운 리듬에 사람들이 몸을 흔들고 있다.
유미와 은정, 두 여자가 먼저 춤을 추는데 진명이 보니 자세가 잡힌 게 한두 번 와본 솜씨가 아닌 것 같았다. 승욱도 보조를 맞추며 몸을 흔드는 폼이 세련되고 멋이 있었다.
진명은 어떻게 할 줄 몰라 그 자리에서 그냥 가볍게 몸만 흔들었다. 하지만 양복을 벗고 드러낸 그의 몸매는 여자들의 이목을 집중 시킬 정도로 환상적이었고 춤을 추는 도중에 은정은 말 할 것도 없고 가끔 유미의 시선까지 사로잡을 수 있었다.
흥겨운 음악이 끝나고 느린 음악이 나오자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진명도 들어가려 하는데 은정이 다가와 그의 팔을 잡았다.
“춤 추자.”
“어. 나 이런 거 못 춰.”
“아이. 그냥 나 하는 대로 걸음만 옮기면 돼.”
은정이 손을 어디에 놓아야 하는지도 모르는 진명을 손까지 자신의 몸에 걸쳐주며 블루스를 리드해 나갔다.
진명이 음악에 맞춰 몇 걸음 떼자 은정이 까치발을 들고 그의 귓가에 속삭인다.
“잘하네. 소질 있는데? 근데 키가 몇이야?”
“182.”
“크다. 난 내가 키가 작아서 그런지 키 큰 사람 너무 좋더라.”
“넌 몇인데?”
“160.”
진명이 보니 160도 약간 못 돼 보였지만 그냥 웃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난 아담한 여자가 좋아.”
“정말? 호호. 진명이 너 진짜 마음에 든다.”
은정이 그에게 바짝 안겨오자 자지가 그녀의 아랫배 부근에 닿는 것이 느껴졌다.
자극이 오자 바로 그의 자지가 서기 시작한다.
진명의 자지가 점점 커지자 은정이 그걸 느끼고 더욱 바짝 몸을 자지에 비벼댔다.
진명은 여체의 살에 닿는 자지의 감촉을 즐기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
흥겨운 음악이 나올 때와 달리 지금은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사람들 사이에서 승욱과 유미를 발견한 진명은 그쪽으로 은정을 끌고 갔다.
승욱과 눈이 마주치자 그가 진명을 향해 윙크를 보내온다. 진명도 그를 향해 웃다 승욱이 몸을 돌리자 이번엔 유미와 눈이 마주쳤다.
진명이 유미를 향해 웃자 그녀도 그에게 미소를 짓는다.
음악이 한참 진행되자 은정의 숨이 점점 거칠어졌다.
“왜. 힘들어?”
진명이 달아오른 자지를 계속 그녀의 아랫배에 비벼대며 귓가에 속삭이자 은정이 고개를 틀어 갑자기 그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기습키스를 당한 진명은 약간 놀랐지만 그녀의 입술을 빨며 호응해주었다.
“하아. 나, 진명이 너하고 하고 싶어.”
은정의 노골적인 말에 진명은 잘됐다 싶어 그녀의 귀에 입김을 불어넣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나도 하고 싶긴 한데, 지금은 좀 그렇잖아? 분위기 봐서 하자.”
“응. 나 그렇게 헤픈 애 아닌데, 오늘 이상하게 네가 너무 맘에 든다.”
진명은 속으로 생각했다.
‘너 헤픈 애 맞는 거 같다.’
하지만 겉으로야 그렇게 말할 수 없다.
“그래. 알아. 너 순진하고 귀엽게 생겨서 나도 마음에 든다.”
“정말? 우리 둘이 먼저 나가면 안 될까?”
진명이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건 안 돼. 오늘 승욱이하고 처음 친구로 사귄 자린데 무조건 걔하고 같이 있어야 해. 둘이 오늘은 그렇게 하기로 약속했거든.”
“그럼 어떡하지?”
“네가 유미한테 잘 말하면 되잖아? 끝까지 같이 놀면 되지. 어려울 거 있냐?”
“응. 그러면 되겠다. 아무튼 먼저 집에 가지 않기다?”
“그래. 은정이 너 놔두고 집에 가면 억울해서 잠이 오겠냐?”
“호호. 맘에 쏙 드는 말만 하고. 너무 멋있어.”
춤이 끝나고 룸으로 돌아오자 은정이 잔에 담긴 양주를 단숨에 마셨다.
“오. 은정이 필 받았네.”
승욱이 웃으며 말하자 은정이 유미의 잔에 술을 채웠다.
“너도 한 잔 마셔. 아. 오늘 기분 너무 좋다. 유미야. 우리 오늘 끝까지 가는 거다?”
“호호. 그래. 절친이 모처럼 기분 좋다는데 맞춰줘야지.”
유미도 기분이 괜찮은 듯 활짝 웃으며 술을 비운다.
한 동안 술을 마시다 다시 블루스 타임이 되자 승욱이 은정에게 말했다.
“은정아. 이번엔 나랑 한 번 추자.”
은정이 웃으며 그에게 말한다.
“네 파트너는 어쩌고?”
“야. 체인징 파트너란 말도 모르냐? 유미는 진명이하고 추면 되지. 은정이 너 나하고 한 번도 같이 안 춰 봤잖아?”
“호호. 유미야. 네 파트너 뺏어가도 괜찮겠어?”
유미가 고개를 끄덕이며 웃는다.
“뭐. 블루스 정도야 내가 봐 줘야지.”
애인처럼 행세하는 유미를 보고 승욱이 또 울컥, 치미는 듯 얼굴이 구겨졌다. 하지만 그는 얼른 안색을 회복하고 은정과 함께 일어섰다.
“진명이 너도 그렇게 있지 말고 유미랑 춤 춰라. 놀면 뭐하냐, 술도 안 마시는 놈이.”
“그럴까?”
진명이 일어나 유미의 곁으로 갔다.
“같이 추자.”
유미도 별 거부감 없는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앞서가는 승욱이 은정의 손을 잡자 뒤따르던 진명도 유미의 손을 잡았다. 순간 유미가 멈칫, 했지만 진명에게 잡힌 손을 빼지 않는다.
플로어에 들어서자 진명이 즉시 오른 손으로 유미의 허리를 안고 왼 손으로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
은정보다 훨씬 촉감이 부드러웠고 날씬한 몸매라서 그런지 품에 착 감겨오는데 느낌이 좋았다. 진명은 느낌을 그대로 그녀의 귓가에 전했다.
“은정이보다 훨씬 좋은데?”
“뭐가?”
“촉감이.”
“뭐? 너 순진한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끼가 있구나.”
“야. 이게 끼가 있는 거냐? 솔직한 거지. 난 그냥 네가 주는 느낌을 말했을 뿐이야.”
“은정인 너 굉장히 마음에 든 눈치던데.”
“그야 나도 은정이가 귀엽긴 해. 하지만 넌 귀여운 정도가 아니라 완전 짱이다.”
“호호. 너 말 한 번 잘한다. 그래도 난 임자 있는 몸이고 네 파트너는 은정이니까 걔한테 잘해 줘.”
“당연하지. 그냥 내 느낌을 말한 거뿐이라니까. 유미 너하고 사귀자는 말이 아니고 네가 예쁘고 날씬해서 너무 매력적이라는데, 그런 말도 못하냐?”
“아니. 그런 말이야 듣는 사람도 나쁘지 않으니까.”
“그래. 맘에 드는 여자하고 이렇게 춤 추면 더 이상 바랄게 없는 거지.”
진명이 말을 그치고 걸음을 앞으로 떼면서 자지를 슬쩍 유미의 몸에 붙였다.
'......!'
이미 뜨거운 불기둥이 된 그의 자지가 보지 근처를 압박하자 유미의 몸이 굳었다.
그녀가 긴장하는 것이 느껴지자 진명은 잠시 자지를 뗐다가 다시 걸음을 옮기면서 붙였다.
그런 식으로 붙였다 떼기를 반복하자 처음 긴장했던 유미도 면역이 됐는지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고 점점 그녀의 몸쪽으로 붙던 진명의 자지가 나중에는 그녀의 둔덕에 아예 딱 붙은 채 떨어지지 않았다.
유미의 보지 근처에 불기둥이 밀착되어도 그녀가 별다른 거부반응을 보이자 않자 진명은 표가 안 나게 서서히 자지를 앞으로 밀었다.
‘......!’
부드러운 둔덕이 느껴지자 진명의 자지가 더욱 뜨거워지고 단단해졌다.
그 상태로 조금 움직이다 진명은 유미의 허리를 잡은 오른 손을 앞으로 바짝 당겼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그녀가 품안으로 들어오며 자지와 보지도 더욱 밀착이 되었다.
‘이것 봐라. 그래도 가만 있네?’
유미가 그의 품에서 얼굴을 가슴에 묻고 가만 있자 진명은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더욱 당기며 자지를 노골적으로 둔덕에 비벼댔다.
그러자 유미가 그의 가슴에 묻었던 얼굴을 들고 그의 귓가에 속삭인다.
“진명이 너. 지금 너무하는 거 아냐?”
그렇게 말하면서도 엉덩이를 뒤로 물리지 않는 그녀에게 진명도 속삭였다.
“남자의 본능이야. 너처럼 매력적인 여자하고 춤을 추는데 이렇게 안 되면 그게 남자냐?”
“훗. 너 까진 건 아닌데, 되게 뻔뻔한 거 같아.”
유미가 웃으며 말하는데 그녀의 입에서 술 냄새와 함께 뜨거운 숨결이 느껴졌다.
“유미 네가 날 뻔뻔하게 만드는 거야. 다른 사람 같았으면 내가 이렇게 하지도 않지.”
“은정이한테도?”
“당연하거 아냐? 은정이는 내가 가만 있는데, 자기가 먼저 나한테 키스하더라.”
“어머! 걔가 그랬어?”
“내가 너한테 뭐하러 거짓말 하겠냐?”
“진짜 진명이 네가 마음에 들었나보다. 걔, 남자한테 먼저 들이대는 성격 아닌데.”
“뭐. 그래도 난 유미 네가 훨씬 더 마음에 든다. 친구 여자만 아니었다면 사귀고 싶은 생각까지 드는데, 무척 아쉽다.”
진명이 말과 함께 허리를 당기던 손을 아래로 내려 엉덩이를 가볍게 만졌다.
유미가 말을 하지 않고 가만 있자 진명이 손으로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그러자 유미가 흠칫, 몸을 움츠리며 그에게 말했다.
“그러지마.”
“음악 다 끝나간다. 그냥 이렇게 끝내자.”
진명이 그녀의 목에 더운 숨결을 내뱉으며 그녀의 엉덩이를 바짝 앞으로 당겼다. 둔덕이 더욱 밀착되자 진명은 자지를 비벼댔다. 두 사람의 성기가 닿는 그곳이 후끈 달아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