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화 (14/55)

보라는 한 달 후에 소아과의사와 결혼식을 올렸다.

진명도 가서 축하를 해 주었는데 거기서 본 신랑은 평범한 얼굴인 데다 키가 170도 훨씬 못 미치는 단신에 뚱뚱한 체격이라 남자로서의 외모는 불합격에 가까웠다. 하지만 눈빛이 선하고 태도가 겸손해 진명은 그 남자가 그다지 싫진 않았다.

“누나! 잘 살아라.”

신부 대기실에서 그녀에게 그렇게 말하자 보라가 그를 보며 활짝 웃었다. 하지만 진명은 웃는 그녀의 눈에서 금방 눈물이 차오르는 것을 보고 그만 그곳을 빠져나오고 말았다.

보라의 아빠이자 체육관 관장인 명석호의 훈련방식은 보라보다 훨씬 스파르타식이었다.

진명은 전보다 강도가 높아진 훈련에 몸이 고달팠지만 오히려 기꺼운 마음으로 훈련을 받아 들였다. 그가 농땡이를 부리지 않고 열심히 훈련에 따르자 명 관장도 진명을 애제자로 삼고 자신이 젊었을 때 지녔던 모든 특기나 노하우 등을 하나도 숨기지 않고 진명에게 가르쳤다. 더구나 이제 고등학생이 된 진명의 몸은 날마다 성장하는 것인지 훈련에 임할수록 하루가 다르게 강해져갔다.

날이 점점 무더워지는 5월 말.

운동을 끝내고 진명이 집으로 돌아가는 데 핸드폰 벨이 울렸다.

‘문지수!’

저장된 이름이 뜨자 진명은 지수의 얼굴을 떠올렸다. 하지만 선명하게 그녀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는다.

“지수구나.”

진명이 먼저 말을 꺼내자 수화기 저편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명아. 오랜만이야.”

“응. 진짜로 오랜만이다. 잘 지내지?”

“응. 넌 어때? 지금도 운동은 열심히 해?”

“그럼. 이것밖에 할 것이 없는데 뭘. 열심히 해야지.”

“저기... 진명아.”

지수가 무슨 할 말이 있는 듯 머뭇거리자 진명이 물었다.

“왜? 할 말 있으면 해라.”

“나. 이번 토요일에 서울 갈 일이 있는데...”

“그래? 어쩐 일로. 아빠가 널 보내 준대? 넌 서울에 친척도 없잖아?”

“응. 박연서라고. 우리 초등학교 동창에 고등학교 와서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하나 있거든? 그런데 걔 고모가 서울에 살아.”

“그래서?”

“응. 연서 걔가 진명이 너 한 번 꼭 보고 싶다고 전부터 그랬는데 이번 놀토에 고모네 집에 놀러 갈 기회가 생겼다고, 나랑 같이 서울 놀러 가자고 그래서...”

“걔가 날 알아?”

“응. 작년에 진명이 너 태권도대회에서 우승했잖아? 그때 우리 학교에선 꽤 시끌벅적했어. 고향에서 태권도 유망주가 나왔다고. 여기서 우리 또래 애들은 너 아는 사람 많아.”

“아!”

“연서도 그때 널 보고 멋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나랑 친해지고, 내가 너하고 친구라니까 언제 시간 되면 꼭 한 번 같이 서울 가서 널 보자고 그랬었거든.”

진명은 그제야 상황이 이해가 돼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서울 오면 한 번 보자. 지수 너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다. 키는 좀 컸냐?”

“몰라. 나 보면 너무 평범해서 실망할 거야.”

“하하. 지수 넌 그게 매력이야. 아무튼 올라오게 되면 보자. 내가 버스터미널로 나갈게.”

“그래 줄래?”

눈앞에서 보진 않았지만 반색하는 지수의 상기된 표정이 여기까지 전달되는 느낌이다.

토요일 오후 2시.

진명은 버스터미널에서 지수를 기다렸다.

‘자식. 얼마나 변했을까?’

지수를 생각하자 진명은 가슴이 약간 뛰었다. 그녀는 누가 뭐래도 진명에게 첫 여자였다. 진명이 그 동안 몇 명의 여자와 섹스를 했지만 첫 동정을 준 지수를 잊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물론 그녀도 진명에게 처녀를 주었는데 진명이 그 동안 몇 여자와 섹스를 했지만 처녀와 섹스를 한 것은 지수밖에 없었다.

‘뭐. 그래도 별로 어색하진 않겠지?’

3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서로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서로 이메일이나 문자 정도는 주고받았었다. 주로 지수가 먼저 하는 편이었지만 진명도 가끔은 안부 메일이나 문자를 보냈고 그렇게 두 사람의 끈은 가늘게 이어져오고 있었던 것이다.

버스가 도착하자 진명은 사람들이 내리는 곳에서 지수를 찾았다.

“진명아!”

지수가 그를 발견하고 안에서부터 소리쳤다.

“문지수.”

진명도 활짝 웃으며 버스에서 황급히 내리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

얼굴은 진명이 상상했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초등학교 때도 얼굴은 평범했었으니까. 키는 160 정도에 옛날부터 그랬듯 몸매는 하체가 길어 날씬해 보였고 가슴은 더욱 부풀어 올라 이젠 처녀티가 확연히 났다.

“예뻐졌네.”

진명이 웃으며 말을 건네자 지수가 부끄러워 얼굴을 벌겋게 물들인다.

‘하나도 안 변했구나.’

수줍어하는 지수의 모습을 보자 진명은 가슴이 훈훈해져왔다. 서울에서 그가 만난 여자들은 지수와 같이 수줍어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었다.

“진명이 넌 너무 멋지게 변했다.”

지수가 그의 모습을 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서울 오는데 시간 너무 많이 걸리지?”

진명이 웃으며 묻자 지수가 고개를 끄덕이다 곁에 서 있는 여자를 보고 말한다.

“참. 내 정신 좀 봐. 연서야. 여기는 내 친구 진명이. 진명아. 전에 내가 말했지? 친구 연서야.”

“반갑다.”

진명이 인사를 건네며 친구의 외모를 살폈다.

‘......!’

키는 지수보다 커서 165 정도 돼 보였고 몸매도 날씬한 편이다. 얼굴도 예쁘장한 편에 속했는데 화장을 진하게 했는지 지수와 비교해 좀 까진 인상을 준다. 나름대로는 멋을 부린다고 옷도 신경 써서 입은 것 같은데 오히려 그러니까 더 촌스러워 보였다. 진명은 자신이 촌에서 살 때는 몰랐는데 서울에 살면서 이렇게 시골에서 올라온 사람을 보니까 확실하게 그 차이를 느낄 수가 있었다.

연서에게 예의로 인사를 한 뒤 진명은 지수에게 웃으며 물었다.

“너. 아빠 허락은 잘 받은 거야?”

그러자 지수가 배시시 웃는다.

“응. 받긴 했는데 아빠는 널 만나는 거 모르시지. 연서 고모네 집에서 놀다가 내일 아침에 집으로 내려간다고 했으니까.”

“자. 여기서 그럴 것이 아니라 일단 나가자. 참. 연서 너희 고모집은 어디냐?”

“대치동이야. 여기서 별로 안 멀다고 그러던데...”

“응. 여기서도 안 멀고 내가 사는 집에서도 별로 안 멀다. 지수 넌 계획 없어?”“무슨 계획?”

“서울 왔으면 어디 놀러가고 싶은 데라든가, 하고 싶은 거 있을 거 아니야?”

“일단 연서 고모집에 가야하지 않을까?”

지수가 연서를 보며 말하자 그녀가 고개를 옆으로 흔들었다.

“아니. 고모집에 가면 나오기 힘들 텐데... 고모가 우리 둘만 서울 바닥에 내 놓겠니? 집에 갈 때까지 아마 따라다니면서 간섭할 걸?”

진명이 그 말을 듣고 연서에게 말했다.

“그럼 지수는 여기 두고 연서 너 혼자 고모네 집에 가면 되겠네. 지수는 나와 시간 보내다가 나중에 내가 지수를 너 네 고모집에 데려다주면 되잖아?”

순간 연서가 굳은 표정으로 지수의 얼굴을 본다. 지수 역시 난감한 표정으로 진명의 얼굴을 보다 연서에게 말했다.

“연서야. 진명이하고 잠깐 얘기 좀 할게.”

“응.”

지수가 그의 팔을 끌고 연서에게서 떨어져 조금 걸었다.

“왜?”

진명이 묻자 지수가 그에게 말했다.

“연서도 진명이 너 보려고 서울에 온 거야. 고모집에서 놀려고 온 것이 아니라.”

“그래?”

“응. 나는 연서가 아니었으면 서울에 올 생각도 못했는데 걔 땜에 여기 올 수 있었어. 그러니까 연서 고모네 집에 보내지 말고 같이 놀자. 혹시라도 걔가 마음 상해서 아빠한테 안 좋은 말이라도 하면 그땐 나 죽음이야.”

“아. 알았다. 나야 지수 너하고 하도 오랜만이라 둘만 있고 싶었는데 뭐 상관 없겠지. 가자.”

진명이 지수의 손을 잡자 그녀가 멈칫, 하더니 그냥 그에게 손을 맡기고 연서에게로 갔다.

두 사람이 다정하게 손을 잡고 걸어오자 그들을 보는 연서의 눈이 빛났다.

“연서야. 고모네 집은 다음에 가기로 하고 우리 같이 진명이하고 놀자. 어때?”

지수의 말에 그제야 연서가 고개를 끄덕이며 웃는다.

“좋아. 우리 롯데월드 가자. 옛날 고모네 집에 왔을 때 거기 간 적이 있는데 가깝기도 하고 되게 재밌었어.”

“그러면 되겠네. 거기 가자.”

진명이 맞장구를 쳐주자 연서가 그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

진명은 롯데월드에 친구랑 가 본적이 있었다.

그래서 두 여자를 데리고도 별 어려움 없이 여기저기 다니며 안내를 잘 할 수가 있었다.

돈도 충분히 여유가 있어 두 여자의 돈은 한 푼도 쓰게 하지 않았다. 물론 그들은 신세지기 싫다며 돈을 내려 했지만 진명이 웃으며 모두 자신의 돈으로 계산을 했다.

그가 풍족한 돈을 갖게 된 것은 모두 작년 태권도대회 때문이었다. 그 대회 우승으로 진명은 꽤 많은 상금을 받았는데 그때 이모에게 그 돈을 모두 주었었다. 하지만 선영은 조카가 피땀 흘려 번 돈을 받을 수 없다며 진명에게 다시 되돌려 주었고 진명은 통장에 그 돈을 넣어두고 필요할 때 가끔씩 찾아 쓰곤 했다.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세 사람은 롯데월드에서 신나게 놀았다.

시골에서 올라온 두 여자도 즐거웠겠지만 운동만 하느라 도장에서 외출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했던 진명도 가장 아찔하고 스릴 있는 놀이기구만 골라 타며 그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모두 풀었다.

마지막 놀이기구를 타고 진명이 내리자 두 여자가 그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호호. 진명이 넌 그렇게 무서운 것만 타고. 속이 괜찮아?”

어느새 진명과 꽤 가까워진 연서가 그에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 그 동안 운동만 하느라 스트레스가 쌓였는데 좀 풀리는 것 같다.”

연서가 눈을 빛내며 묻는다.

“여기서 사귀는 여친 없어?”

진명이 지수의 얼굴을 보자 그녀도 궁금한 듯 그의 얼굴을 유심히 보고 있다.

“여기서 사귀는 친구는 없는데? 옛날 초등학교 6학년 때 지수랑 잠깐 사귀긴 했지만...”

“그래? 잘 안 믿겨진다. 너처럼 멋있는 애가 사귀는 사람이 없다니...”

“운동만 하느라 시간이 없어서 그래. 나중에 때가 되면 사귀게 되겠지. 자자. 그런 얘긴 그만 하고 이제 나가서 저녁 먹자.”

“좋아. 노는데 열중했더니 배 고프다. 진명이 너 뭐 먹을래? 저녁은 우리가 살게.”

연서의 말에 진명이 웃으며 말했다.

“난 다 잘 먹으니까 너희들 먹고 싶은 걸로 골라.”

“좋아. 나가자.”

저녁으로 아웃백에서 스테이크를 시켜 먹은 뒤 밖으로 나오자 날이 완전히 어두워졌다.

“너희들 어쩔 거니? 고모네 집으로 갈 거야?”

진명이 묻자 연서가 고개를 흔든다.

“아니. 지금 들어가면 못 나오니까 고모네 집엔 안 갈래.”

“그래도 돼?”

“응. 혹시 몰라서 고모한테 연락은 하지 않았거든.”

그 말을 듣고 진명은 처음 서울에 올라올 때부터 이 연서란 애는 고모네 집에 갈 생각이 없었다는 걸 깨달았다.

‘뭐. 그거야 네 마음이겠지.’

진명은 연서에게 그다지 관심이 없었기에 별다른 표정을 보이지 않고 물었다.

“그럼 잠은 어디서 잘 건데?”

“여기 모텔 하나 잡아서 자고 가지 뭐.”

진명이 지수의 얼굴을 보았다.

‘......!’

지수는 불안한 표정으로 진명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여자 둘이서 모텔에 숙박해도 될까?”

그러자 연서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진명에게 말한다.

“진명이 넌 집에 갈 거야? 난 네가 우릴 지켜줄 거라고 생각하고 이런 말을 한 건데...”

“음. 나 서울 와서 살면서 한 번도 외박을 해 본 적이 없거든. 이모가 알면 혼 나는데.”

“거짓말 좀 하면 어때? 나도 그렇지만 지수도 너 보기 위해 아빠한테 거짓말 하고 온 건데.”

“그래. 알았다. 이모한테 전화 해 볼게.”

진명이 선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모!”

선영과 통화가 되자 진명이 사정 얘기를 했다. 있는 그대로 말을 했고 두 사람이 여자가 아니라 남자친구란 사실만 바꿔서 얘기하자 선영은 다른 토를 달지 않고 친구랑 잘 놀다 오라고 얘기하고 전화를 끊었다.

“됐다. 이제 모텔을 잡자.”

진명은 두 여자를 데리고 모텔을 찾아 안으로 들어갔다.

주인의 시선이 걸려 진명은 혼자서 숙박료를 지불하고 키를 받아 나중에 합류한 두 여자와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와. 넓고 좋다.”

연서가 방안으로 들어서며 탄성을 발한다.

진명은 옛날에 보라와 모텔에 가 본 것이 전부였기 때문에 이런 자리가 무척 낯설었다. 지수 역시 이런 자리가 처음인 듯 진명보다 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방안을 둘러보고 있는 중이었다.

방은 침대가 없고 온돌방이어서인지 진명이 전에 들어가 봤던 모텔보다 훨씬 커보였다.

“우선 좀 씻고 싶은데 지수야. 우리 둘이 같이 들어가자.”

연서의 말에 지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와 같이 욕실로 들어갔다.

진명은 벽에 등을 기대고 리모컨을 찾아 tv를 켰다.

“후우.”

여자 둘을 상대하는 게 피곤했는지 자신도 모르게 한숨이 흘러나온다.

30분 이상을 기다리자 둘이 방안으로 들어왔다.

“진명아. 너도 씻어라.”

“응. 조금만 있다 씻을게.”

“우리 술 좀 마시기로 했는데 어때? 진명이 너 술 좀 할 줄 알아?”

진명이 지수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지수 너도 술 마시니?”

“아니. 안 마셔봤는데 연서가 마시고 싶다니까. 한 잔 정도는 괜찮지 않을 까?”

“그래라. 난 운동하는 몸이라 술은 안 하거든.”

진명은 엄마와 성인이 될 때까지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이 있었지만 그들에게 그런 말까지 해 줄 필요는 없어 그냥 운동 핑계를 댔다.

“그래. 그럼 내가 나가서 술 사올 테니까 진명이 넌 씻고 있어.”

“그래. 너무 많이 사오지는 말고.”

“알았어. 그러고 보니까 진명이 너 꽤 모범생이구나.”

연서가 그에게 윙크를 한 번 한 뒤 밖으로 나갔다.

드디어 방에 둘 만 남게 되자 진명이 지수에게 말했다.

“지수야. 여기 좀 앉아 봐.”

지수가 진명의 곁에 앉자 그가 그녀의 어깨를 팔로 감싸며 물었다.

“너 시골에 남자친구 있어?”

“아니. 아빠가 원해서 중학교도 여자중학교 다녔고 지금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도 여자고등학교야. 진명이 너 서울로 가고 난 뒤에 남자 애하고는 말도 해 본 적이 없는 걸?”

“그래?”

진명이 실소를 금치 못했다. 그러면서도 지수의 몸은 자신밖에 건드린 사람이 없다는 점에서 기분이 좋아졌다.

“나 보고 싶었지?”

진명이 묻자 지수가 주저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응. 너무 보고 싶었어. 마음의 준비가 하나도 안 된 상태에서 네가 그렇게 가버리자 처음엔 정말 죽을 것처럼 아팠어.”

“그래.”

지수의 눈에 눈물까지 글썽거리는 걸 보고 진명은 마음이 찔렸다. 자신은 사실 지수를 그다지 보고 싶어 하지 않았던 것이다. 서울 와서 그의 주변에 여자가 몇 명 있었다. 집에 가면 가장 사랑하는 이모도 있고 지금은 사이가 꽤 좋아진 소미도 있다. 가끔 공백기간은 있었지만 은성과 보라가 있어 섹스에도 그다지 굶주리지 않았고 또 태권도에만 전념하며 살아와서 지수를 생각할 틈이 별로 없었다.

분위기가 어두워지자 진명은 화제를 바꿨다.

“그런데 지수야. 저 연서라는 친구. 좀 까진 거 아니냐?”

지수가 고개를 강하게 흔들었다.

“아니. 그건 오해야. 연서 우리 초등학교 동창이라고 내가 전에 잠깐 말했었지?”

“그랬냐? 관심 없게 들어서 몰랐네.”

“응. 우리 학교가 학생 수도 많고 한 번도 같은 반이 아니어서 나도 몰랐는데 고등학교 와서 같은 반이 되고 보니 그렇더라고. 연서가 초등학교 때부터 너 괜찮게 생각했대.”

“그래? 그때부터 나를 알았나?”

“당연하지. 우리학교 학생에 같은 학년이라면 진명이 너를 모르는 애는 없을 걸?”

“후후. 내가 싸움질을 많이 하긴 했지.”

“연서가 초등학교 때는 널 그냥 괜찮다는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작년 태권도대회에서 우승했을 때 tv에 나오는 널 보고 완전 반했대. 너 얼굴 한 번 꼭 보고 싶다고... 그래서 이번에 같이 서울 올라온 거야.”

“그래?”

“응. 그리고 걔 솔직한 성격이라 겉으로 드러난 것만 보면 사람들이 가끔 오해하는데 성격은 좋아. 의리도 있고.”

“알았다. 지수 네가 친구로 사귀는 아이니까 나쁜 애는 아니겠지. 하지만 다음에 서울 올 땐 너 혼자 와라.”

“응. 나도 그러면 좋겠는데 대학을 서울로 오지 않는 한 나 혼자는 도저히 서울에 올 수가 없어.”

“대학을 서울로 오려고?”

“공부는 열심히 하고 있는데 잘 모르겠어. 진명이 넌? 서울에 있는 대학 다닐 거지?”

“뭐. 이대로 가면 서울에 있는 대학은 무난할 거 같아.”

“넌 진짜 대단해. 사실 너 떠나고 걱정 많이 했는데...”

“왜? 내가 여기서도 싸움만 하고 다닐 까봐?”

그러자 지수가 빙그레 웃는다.

“응. 그런데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멋지게 변해서 내가 초라해진다.”

“자식. 친구 사이에 무슨 그런 말을 하냐? 이리 와 봐. 오랜만에 키스나 한 번 하자.”

진명이 어깨에 걸치고 있던 팔로 지수의 얼굴을 잡아당겼다.

그녀가 힘없이 끌려오자 진명은 지수의 턱을 들고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

‘......!’

지수의 입술은 옛날의 감촉 그대로였고, 진명으로 하여금 그녀와 철 모르고 나누었던 풋사랑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지수는 오랜만에 해보는 탓인지 긴장하는 마음이 입술에 고스란히 느껴졌다.

진명이 한참 동안 능숙하게 키스를 유도하자 그제야 지수가 긴장을 풀며 적극적으로 호응해왔다.

쭉- 쭈읍-

“하아.”

진명이 입술을 떼자 지수가 길게 숨을 내 쉰다.

“오랜만에 하는 데, 하나도 안 잊어버렸네.”

진명이 웃으며 말하자 지수도 따라서 웃는다.

그때 벨이 울렸다.

딩동-

“연서 왔다.”

지수가 일어나자 진명도 따라 일어나 욕실로 들어갔다.

진명이 간단하게 샤워를 끝내고 나가자 연서가 그를 불렀다.

“진명아. 여기 앉아.”

바닥에 캔맥주랑 안주들이 놓여있고 지수와 연서가 서로 마주 보며 앉아 있는데 그 중간에 진명이 앉았다.

“진명이 너도 한 잔만 해라.”

연서가 캔 하나를 건네자 진명이 받았다.

‘한 개 정도는 괜찮겠지.’

진명이 마개를 따고 손을 내밀자 지수와 연서도 캔을 부딪쳐왔다.

“건배!”

진명과 지수가 한 모급 가볍게 마시는데 연서는 단숨에 벌컥벌컥 절반 정도를 비운다.

“아. 시원하다.”

연서가 탄성을 발하자 진명이 물었다.

“연서 너 술 잘 마시니?”

“아니. 많이 마셔본 적은 없어.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 무리 좀 해보는 거지 뭐.”

“그래도 내일 차타고 가려면 적당히 마셔두는 게 좋을 거야.”

“걱정 마. 많이 안 사왔으니까.”

고개를 끄덕이던 진명은 그때부터 두 여자와 늦게까지 얘기를 나눴다. 주로 그들이 진명에 대해 궁금해 하던 것들을 얘기해 주는 식이었는데, 태권도를 배우게 된 동기나 대회에서 우승하기까지 과정들을 실감나게 전해주었다. 물론 은성과 보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렇게 끊임없이 대화를 해 나가다 진명이 시계를 보았다.

‘......!’

시계바늘이 11시를 넘어 있었다.

진명이 두 여자 모두에게 말했다.

“얘기는 할 만큼 한 것 같은데 그만 잘까? 나 오늘 운동을 못해서 내일은 일찍 집에 가봐야 하는데.”

“그래. 진명이 피곤하겠다. 그만 자자.”

지수가 그의 편을 들어 말하자 연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술도 다 떨어졌고 할 말도 다 했으니까 이젠 자야지. 진명이 넌 화장실 다녀 와. 우리가 이불 깔아놓을게.”

“알았다.”

진명이 화장실에서 오줌을 누고 양치까지 하고 나오자 벌써 이불이 바닥에 깔려 있었다.

‘이불이 두 개네.’

아마도 개수가 부족한 모양이었다. 바닥에 이불 두 개가 나란히 붙여져 있는 것을 보고 진명이 연서의 얼굴을 보았다.

“덮는 이불도 두 개야. 아마 진명이 네가 혼자서 방을 쓰는 줄 알고 주인이 이불을 많이 안 준 거 같아.”

“알았어. 난 안 덮어도 되니까 너희들이나 덮고 자라.”

“그럼 넌 어디서 잘 거야?”

연서가 묻자 진명이 웃으며 말했다.

“가운데서 잘까?”

“그래. 그럼 되겠다.”

연서가 빙그레 웃으며 말하자 지수도 달리 방도가 없어 고개를 끄덕인다.

진명이 이불 중간에 눕자 지수와 연서가 다시 화장실로 갔다.

진명은 맥주 캔 하나를 마셨지만 술기운은 전혀 느낄 수가 없었고 운동을 하지 않아서인지 잠도 오질 않았다. 그가 누운 자리는 이불과 이불이 만나는 곳이어서 등에 와 닿는 감촉도 많이 불편했다.

진명이 몸을 몇 번 뒤척이자 이불이 밀리며 등이 바닥에 닿았다. 그러자 어중간한 이불끝자락에 누운 것보다 훨씬 편해졌다.

진명은 잠이 들지 않도록 정신을 집중하며 깨어있었다.

그가 기다린 보람이 있어 잠시 후 두 여자가 방안으로 들어왔다.

실눈을 뜨고 보니 왼 편에 지수가 오른 편에는 연서가 눕는 것이 보였다.

누운 다음 둘 다 이불로 자신의 몸을 가렸다.

그들 가운데에서 잠시 기다리던 진명은 몸을 왼 쪽으로 틀고 지수가 덮고 있는 이불을 들췄다. 순간, 기다렸다는 듯 지수가 이불을 더 높이 들어준다.

진명은 이불 속으로 들어가기 전, 오른 쪽으로 고개를 돌려 연서를 보았다.

순간, 희미한 조명이었지만 이불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이쪽을 보고 있는 연서와 눈이 정통으로 마주쳤다.

‘......!’

연서가 빤히 이쪽을 보고 있자 진명은 그녀를 향해 가볍게 웃어준 뒤 지수의 이불안으로 들어갔다.

지수가 느껴지자 진명은 곧바로 그녀의 몸을 더듬었다.

‘......!’

지수는 위아래 모두 얇은 잠옷을 입고 있었다.

진명이 허리춤에 손을 넣어 그녀의 맨살을 만지다 바로 위로 뻗었다. 그녀 역시 진명의 이런 행동을 예상했는지 브래지어도 하지 않고 있었다.

진명이 탐스럽게 솟아오른 가슴을 한 번에 움켜쥐자 지수가 작게 몸을 떨었다. 하지만 연서를 의식해서인지 미동도 하지 않고 신음소리도 내지 않는다.

진명은 적당하게 솟아오른 지수의 가슴을 마치 자기 가슴 만지듯 마음껏 주물렀다. 그러다 그가 중앙에 달린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쓸어내렸다.

‘흐윽!’

확실하게 들린 것은 아니지만 지수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나오는 듯 했다.

친구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입술을 깨물며 소리를 죽이는 지수의 모습에 진명도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지수의 가슴과 꼭지 두 개를 번갈아가며 애무하던 진명의 손이 밑으로 내려갔다.

양지유처럼 매끄러운 아랫배를 지나 잠옷바지를 들추고 더 밑으로 가자 까칠한 털이 느껴진다.

‘털이 옛날보다 훨씬 많아졌네.’

처음 섹스를 할 때 지수의 둔덕은 연약하고 부드러운 털들이 적게 나 있었다. 하지만 지금 만져보니 털이 무성하게 자라 숲을 이루고 있다.

진명은 손으로 빗질하듯 털들을 모아 그것을 한 손에 잡고 쥐어뜯을 듯 움켜쥐어 보았다. 그러다 손에 힘을 풀고 손바닥으로 둔덕을 지그시 누르며 돌렸다.

지수가 하체를 약간 벌리자 진명은 손을 더 아래로 해 갈라진 틈 사이로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

이미 그곳은 많이 젖어 있었다. 하지만 진명은 옛날처럼 그녀가 아파할 까봐 조금 더 애무를 했다.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클리토리스를 만지다 아래로 내려 질입구를 간질이 듯 돌려주자 지수가 몸을 꿈틀거리며 더운 숨을 내뱉는다.

몇 번을 그렇게 반복하자 보지 주변이 흐를 정도로 물기가 많아졌고 진명은 이 정도면 충분히 삽입이 가능하다는 것을 그 동안 해 왔던 섹스경험으로 알 수가 있었다.

진명이 지수의 바지를 아래로 내리자 그녀가 엉덩이를 들어주었다. 지수의 바지를 내리고 팬티까지 벗긴 진명은 자신도 바지와 팬티를 모두 벗고 하체만 알몸이 됐다. 그리고 그녀의 몸 위로 올라타 다리를 벌리고 삽입 자세를 취했다.

질꺽-

진명이 단단하게 선 자지를 보짓살에 대고 문지르며 입구를 찾았다.

질꺽질꺽-

조용한 방안에 진명의 자지가 지수의 보짓살을 문지르며 나는 소리가 조금씩 새어나왔다. 몇 번을 반복하다 진명이 질입구에 귀두를 대고 힘을 주어 밀었다.

“으으!”

귀두가 좁은 구멍을 밀고 들어가자 참고 참았던 지수의 입에서 미약하지만 신음소리가 기어이 흘러나왔다.

조금 들어가려던 귀두가 심한 저항을 받자 진명은 행여 아플까봐 조심스럽게 하던 동작을 바꿔 힘 있고 빠르게 자지를 찔러 넣었다. 그러자 귀두가 좁은 질속으로 쑥 들어가며 지수의 입에서 허억, 하고 깊은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귀두가 삽입이 되자 진명은 그 상태에서 자지를 전후로 면 번 왕복하며 조금씩 밀고 들어갔다.

“하아. 하아.”

지수가 힘겨운 듯 신음소릴 계속 내는데 친구에게 들킬 까봐 최대한 소릴 죽이려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그런 모습이 옆에 있는 사람을 더욱 흥분시킨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진명은 중간 쯤 자지를 밀어넣은 뒤 그녀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옛날처럼 많이 아파?”

“하아. 아니. 그렇진 않은데... 너무...”

“왜?”

“너무 커. 거기가... 하아. 거기가 터질 거 같아.”

진명의 귀에 거친 숨소리를 뱉어내며 지수가 말하자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

“조금 참을 수 있지? 오랜만에 하니까 나도 너무 좋다.”

“응.”

“오늘은 안에다 싸도 돼?”

“응. 오늘은 괜찮아.”

지수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말했지만 진명은 분명하게 알아들었다.

질내사정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 진명은 자지를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흐윽. 흐윽.”

진명이 한 번씩 자지를 움직일 때마다 지수의 몸이 움찔움찔, 떨린다. 진명도 이제껏 했던 여자들 중 지수의 보지가 가장 작아서 충분한 애액에도 불구하고 왕복이 쉽게 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어렸을 때 딱 한 번 경험한 뒤로 문을 닫고 산 지수였기에 진명의 큰 자지를 받기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진명이 시간을 들여 꾸준하게 자지를 움직이자 지수의 보지도 조금씩 길이 나기 시작했다.

질꺽- 질꺽-

진명은 두 팔로 지수의 몸을 안정되게 붙잡고 그때부터 강하고도 지속적으로 자지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퍽-퍽-퍽-퍽-퍽- 퍽-퍽-

정확하게 수를 셀 수 없었지만 진명의 펌프질이 이백 번 이상을 넘기자 지수가 몸을 심하게 꿈틀거리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하악. 하악. 흐으.”

이를 악물고 신음소릴 내지 않으려는 데도 몸이 반응해 어쩔 수없이 나는 그런 신음소리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조용한 방안에 울려 퍼졌고, 잠을 자거나 귀머거리가 아닌 이상 지수가 내는 신음소릴 듣지 못할 사람은 없었다.

“흐으! 흐윽. 으으.”

억제된 신음소리는 대놓고 고성을 지르는 것보다 훨씬 더 사람의 성욕을 자극한다.

진명은 펌프질을 멈추지 않고 고개만 돌려 연서가 있는 쪽을 보았다.

‘......!’

그녀가 두 눈을 뜨고 이쪽을 똑바로 보고 있는 것이 진명의 시선에 잡혔다.

‘아직도 안 자고 있네. 저 계집애도 엄청 꼴리겠는걸?’

진명은 그렇게 생각해보지만 자기가 해 줄 수 있는 방법도 없어서 지수에게 다시 집중했다.

진명이 다시 이백 번 정도를 쉬지 않고 왕복하자 지수가 그의 귓가에 입을 대고 헐떡거린다.

“하아. 하아. 진명아. 나 이상해. 아아.”

진명이 그녀의 귀에 입술을 대고 속삭였다.

“왜? 힘들어?”

“응. 힘드는 건 참을 수 있는데 몸이 이상해. 뜨겁고 이런 기분. 아아.”

지수가 뭔가 도달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자 진명도 서서히 사정할 기미가 느껴졌다. 이 정도에서 더 오래 하고 싶으면 조절하면서 할 수 있겠지만 그래봤자 경험이 없는 지수만 힘들어질 게 뻔했다.

진명은 감각을 최대로 끌어올리며 지금까지 했던 것보다 더 빠르고 강하게 자지를 움직였다.

퍽퍽퍽퍽퍽퍽퍽-

이불이 크게 들썩 거릴 정도로 진명이 허리를 움직이자 지수가 그의 몸을 붙들고 힘겹게 그의 자지를 받아들였다.

퍽퍽퍽퍽퍽퍽-

진명이 마지막 스퍼트를 내자 방안의 공기가 후끈 달아오르며 지수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흐느끼듯 신음소릴 내뱉었다.

“흐으. 흐으. 하악!”

지수가 몸을 격렬하게 떨며 진명의 등을 끌어당기자 진명도 그녀의 보지 깊숙이 자지를 묻고 마음껏 정액을 내 뿜었다.

“으으!”

보라와 섹스를 한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기에 진명은 사정을 하면서 쾌감에 겨워 몸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오는 신음소릴 냈다. 지수 역시 주체할 수 없는 느낌에 진명이 사정을 마치는 순간까지 몸을 부들부들 떨며 그의 정액을 다 받아냈다.

“하아!”

진명이 사정을 마치고 몸에 힘을 풀자 지수가 그의 목을 두 손으로 당기며 그의 귓가에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사랑해.”

비록 작은 목소리였지만 그래서 더욱 지수의 깊은 마음이 전달되는 것 같아 진명은 마음이 약간 무거워졌다. 자신은 지수가 자신을 사랑한 만큼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 지수야.”

진명은 지수의 얼굴을 감싸며 부드럽게 키스했다.

“아!”

진명이 자지를 빼자 지수가 마치 처음 그의 자지를 받을 때처럼 몸을 흠칫, 떨었다.

벗었던 옷을 입고 진명이 지수의 몸을 안아주자 그녀가 그의 품으로 안겨 들어왔다.

“안 씻을 거야?”

진명이 묻자 지수가 나른한 음성으로 말했다.

“내일 씻을래. 지금은 힘이 없고 너무 졸려.”

“졸리면 자야지.”

“응. 어제 잠을 거의 못 잔 데다, 또 너하고... 이제 잘 거야. 아음.”

크게 하품을 하던 지수가 베개에 머리를 대고 눕더니 그대로 깊은 숨소리를 내며 잠에 빠져들었다.

진명은 전부터 여자의 몸이 자신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보라와 섹스를 할 때도 절정에 오르고 나면 보라는 너무 졸리다며 꼭 한숨 자려고 했다. 하지만 진명은 정액을 마음껏 배출하고 나서도 별로 졸리지가 않고 오히려 정신이 더 맑아지곤 했다.

지수가 잠이 든 것을 확인하고 진명은 이불 밖으로 나왔다. 오랜만에 마음껏 섹스를 했더니 몸이 무척 뜨겁고 땀투성이라 찬물로 샤워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

진명은 욕실을 가려고 몸을 일으키다 연서가 있는 쪽을 보고 그대로 멈췄다.

‘......!’

연서가 아직까지도 자지 않고 자신만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진명이 그녀 쪽으로 다가가 조용히 물었다.

“너 왜 아직 안 자냐? 잠이 안 와?”

연서가 진명을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너희 둘이 그러고 있는데 잠이 오냐?”

“미안하다. 지수하고 오랜만에 만나다보니 그렇게 됐네. 네가 이해해라.”

“가서 샤워나 하고 와. 기다릴 테니.”

진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욕실로 갔다.

찬 물로 샤워를 마치고 진명이 돌아와 연서 옆에 누웠다.

“이리 들어와.”

연서가 이불을 들추자 진명은 주저하지 않고 안으로 들어갔다.

“너도 나랑 한 번 하고 싶어?”

진명이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연서가 고개를 끄덕인다.

“응. 지수하고만 하면 난 뭐가 돼?”

“지수는 전에 내가 사귀던 친구야. 넌 오늘 처음 만난 사이고.”

진명이 연서의 어깨를 쓰다듬으며 말하자 그녀가 그의 품안으로 들어왔다.

“나. 못 참겠어.”

진명은 연서가 많이 달아올라 있다는 것을 느끼고 대뜸 손을 아래로 가져가 보지 둔덕을 훑었다.

“아.”

얇은 잠옷 하나만 입고 있는 연서의 둔덕을 손으로 쓰다듬자 그녀가 몸을 꿈틀거린다. 진명은 잠옷바지 속으로 손을 넣어 팬티를 들추고 보지까지 단숨에 밀어 넣었다.

‘......!’

연서의 보지는 이미 한강이 되어 있었다. 둔덕을 쓰다듬었는 데도 손에 물기가 잡히더니 손가락을 껍질 안으로 넣자 물이 주르륵 흐른다.

“너. 엄청 흥분했구나.”

“그럼 내 앞에서 둘이 그 짓을 하고 있는데 흥분 안하게 생겼어?”

진명이 손가락으로 입구를 문지르다 그대로 질속으로 넣었다.

“아아.”

연서가 탄성을 발하는데 손가락이 너무도 쉽게 들어간다.

“연서 너. 지수랑 하는 거 보면서 네 손가락 여기다 넣었구나.”

“응.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진명아. 나 미치겠으니까 빨리 넣어주라.”

연서가 손을 뻗어 진명의 자지를 잡아왔다. 진명이 가만 있자 그녀가 이미 발기돼 있는 자지를 손으로 잡고 신음한다.

“으음. 이렇게 큰 게... 아아. 하고 싶어.”

“알았으니까 옷 좀 벗고.”

진명이 아랫도리를 벗자 연서도 바지와 팬티를 동시에 끌어내렸다.

진명이 그녀의 몸위로 올라타자 그녀가 자연스럽게 다리를 벌렸다.

벌어진 그 중심에 진명이 자지를 대고 몇 번 문지르자 입구가 걸린다.

진명은 그곳을 향해 그대로 자지를 힘 있게 밀어 넣었다.

“하악!”

손가락과는 다르게 큰 귀두가 질속으로 들어가자 연서가 등을 활처럼 굽히며 진명의 몸을 끌어안았다.

연서는 역시 처녀가 아니었다. 그리고 진명과 지수의 섹스를 바로 옆에서 보며 잔뜩 흥분해 애액을 쏟은 상태였다. 하지만 진명의 큰 귀두가 들어가는데 그리 수월하지는 않았고 힘을 강하게 준 뒤에야 보지안으로 입성할 수가 있었다.

“으음!”

저항을 뚫고 좁은 굴속으로 귀두가 들어갔지만 진명은 한 번 사정을 끝낸 후라 지수 때와 같은 흥분을 느끼지는 못했다.

차분한 마음으로 진명은 펌프질을 시작했다.

퍽-퍽-퍽-퍽-퍽-

규칙적으로 진명이 자지를 왕복하자 연서의 몸이 급격하게 달아올랐다.

“흐으. 혼자서 할 때와 너무 달라.”

연서가 진명의 등을 끌어당기자 그는 잠옷 상의를 위로 밀어올리고 그녀의 가슴을 노출시켰다. 연서는 브래지어도 하지 않아서 옷을 들추기만 해도 그녀의 아담하게 솟아오른 두 가슴이 그대로 진명의 두 눈에 들어왔다. 진명은 자지를 계속 움직이며 고개를 숙이고 젖꼭지 하나를 입안에 담았다.

“아아.”

진명이 혀로 꼭지를 굴리자 연서가 그의 등을 손으로 쓸어내리며 탄성을 발한다.

“기분 좋아. 더. 더 해 줘.”

쭉- 쭉쭉- 쭉-

꼭지 두 개를 번갈아가며 희롱하다 진명이 자지를 빠르고 강하게 움직였다.

퍽퍽퍽퍽퍽퍽퍽-

“아으. 나... 갈 거 같아. 아아.”

진명의 강한 펌프질이 시작되자 얼마 견디지 못하고 연서가 신호를 보내왔다.

진명은 사정하려면 아직 멀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연서만 만족시켜주자고 생각했다.

퍽퍽퍽퍽퍽- 퍽퍽퍽- 퍽퍽퍽퍽퍽-

자지를 때로는 빠르고 강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강약을 조절해가며 움직이자 어느 순간 연서가 그의 몸을 거센 힘으로 당기며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아아. 안 돼. 아아.”

진명이 다시 자지를 강하고 빠르게 움직이다 자지를 보지 깊숙이 박고 마치 사정하는 것처럼 귀두를 불끈거렸다.

“흐으.”

진명의 사정 없이 절정에 오른 연서는 그가 자신의 젖꼭지를 혀로 부드럽게 애무해주자 포식한 고양이처럼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긴 신음소릴 뱉어냈다.

“좋았어?”

진명이 묻자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좋았어. 너 정말 이거 잘한다.”

“그래? 난 잘 모르겠는데, 네가 그렇게 말해주니까 기분은 좋다.”

사실 은성이나 보라와 섹스를 할 때마다 잘한다는 말을 들었지만 너무 능숙하게 보이기 싫어 진명은 그냥 대충 그렇게 말을 마감했다.

“난 좀 씻어야겠다.”

진명이 일어나자 연서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응. 난 내일 씻을 게. 아까 잠 오는 거 억지로 참았더니 지금 잠이 막 쏟아진다.”

“그래. 먼저 자라.”

진명은 욕실로 가 한 번 더 샤워를 한 뒤 방안으로 들어왔다.

‘......!’

이미 두 여자는 깊은 숨을 몰아쉬며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

진명은 두 여자 사이에 몸을 눕히고 두 눈을 감았다. 그러자 오늘 하루 피곤한 육신에 기다렸다는 듯 잠이 쏟아져 그도 곧 꿈나라로 빠져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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