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후.
학교가 파하자 진명은 은성과 함께 그녀의 집으로 갔다. 전에는 식당에 들러 떡볶이며 순대 등을 먹고 갔었지만 이제 상대를 떠보는 그런 탐색전은 할 필요가 없었다.
거실로 들어서자 은성이 물었다.
“간식 좀 먹을래?”
“아니. 우선 그것부터 하자.”
진명의 말에 은성이 눈을 가늘게 뜨며 웃는다.
“서두르지 마. 난 급하게 하는 거 싫으니까.”
“걱정하지 마라. 은성이 네가 원하는 만큼 해 줄 수 있으니까.”
진명이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하자 은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오늘은 먼저 샤워부터 하자.”
“응.”
화장실에 들어서기 전 두 사람은 모두 옷을 벗고 알몸으로 들어갔다.
샤워기를 틀어 서로에게 물을 뿌리며 장난을 치다 진명이 손에 비누를 묻혀 가슴 쪽을 문질렀다. 그러자 은성이 몸을 부르르 떨며 그의 품속으로 안겨 들어왔다.
“빨리 하고 싶다.”
은성의 말에 진명이 그녀의 등을 쓰다듬으며 웃었다.
“급하게 하는 거 싫다며?”
“응. 할 때는 천천히 오래 하는 게 좋지.”
“그래? 오늘은 그제보다 더 오래 하지 뭐.”
“그럴 수 있어? 그제도 굉장히 오래 했는데.”
“해 봐야 알겠지만 충분히 가능할 거 같은데?”
“좋아.”
은성이 자신의 품속에서 고개를 끄덕이자 진명은 그녀의 알몸 구석구석 비누칠을 하고 꼼꼼하게 문질렀다.
“아아. 기분 좋다.”
진명의 비누에 젖은 손길이 가슴이나 보지둔덕을 비벼댈 땐 은성이 콧소리를 내며 몸을 비틀었다.
이윽고 은성의 몸을 다 씻겨준 뒤 진명이 비누를 그녀에게 건넸다.
“너도 나 좀 씻겨라.”
“응. 알았어.”
은성이 진명의 몸에 비누를 칠한다. 그리고 부드러운 손으로 몸 곳곳을 문지르다 하늘을 향해 곤두 선 자지를 잡았다.
“아. 크다.”
은성이 탄성을 발하며 귀두를 덮고 있는 껍질을 까 알맹이를 노출시켰다.
“아. 진짜 멋있다.”
“지금 한 번 먹어볼래?”
진명의 말에 은성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귀두 부분만 물로 씻고 얼른 입속에 까진 알맹이를 넣었다.
“아아. 좋아.”
진명이 기분 좋은 신음소릴 내자 은성이 혀를 내밀어 입안에 든 알맹이를 핥았다. 그러다 침이 고이면 꿀꺽 삼키고 귀두를 집중적으로 빨았다.
쭉- 쭉- 쭉-
“음. 전보다 낫다.”
진명의 말에 은성이 귀두를 뱉어내고 물었다.
“전에는 별로였어?”
“응. 기분이 좋긴 했는데 그렇게 크게 좋진 않았어.”
“내가 잘 못해서 그런 가보다. 어제 동영상 보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연구를 하긴 했는데.”“그래서 그렇구나. 오늘은 그때보다 더 낫다.”
“우리 이제 씻고 나가자. 밖에서 더 잘 빨아줄게.”
“그래.”
샤워를 마치고 밖으로 나온 두 사람은 은성의 방으로 들어갔다.
은성이 먼저 침대에 눕자 진명의 그녀의 몸위로 엎어졌다.
쭉-
알몸이 한 치의 틈도 없이 밀착되자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붙들고 자연스럽게 키스를 나눴다.
혀가 얼얼할 정도로 깊게 키스를 한 뒤 진명이 입술을 떼고 얼굴을 밑으로 내려갔다. 그가 작은 가슴 위에 달린 꼭지 하나를 입에 물자 역시 은성이 몸을 부르르, 떨며 신음소릴 냈다.
“아아. 이상해.”
쭉쭉-
진명이 그것을 강하게 흡입하고 혀로 몇 번 굴려준 뒤 입을 떼고 물었다.
“넌 여기 빨면 이상해?”
“응. 몸이 전기 통한 것 같이 찌릿거려.”
“그래? 기분 좋은 거야?”
“응. 좋기도 하고 이상하기도 해. 너무 강하게 하면 소름 끼치도록 오싹하니까 부드럽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알았다.”
진명이 꼭지를 살살 혀로 굴리며 부드럽게 애무하자 은성이 감미로운 신음소릴 흘렸다.
“아응. 이상해. 아아.”
양 젖꼭지를 번갈아가며 애무하다 진명이 얼굴을 그 밑으로 내려 매끈하게 빠진 아랫배를 혀로 문지르고 다녔다. 그러자 은성이 진명에게 말한다.
“진명아. 그 밑에도 해 줘.”
“어디? 여기?”
진명이 손을 뻗어 보지 둔덕을 움켜잡자 은성이 엉덩이를 위로 올리며 말했다.
“응. 거기 만져 봐. 나 기분 좋아져.”
진명은 은성의 보지를 손바닥으로 감싸고 압박하며 문질렀다. 그러자 부드럽게 돋은 털들과 함께 매끄러운 살이 진명의 손아귀에 느껴졌다.
진명은 문득 은성의 보지를 한 번 보고 싶어졌다. 지수와 할 때도 보지 못했고 엄마와는 더더욱 보지 못했다. 은성과 그제 할 때 약간 보긴 했지만 자세하게 보진 못했었다.
‘여자의 보지는 실제로 동영상처럼 생겼을까?’
진명은 호기심을 풀기 위해 얼굴을 은성의 보지 쪽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자신의 자지는 은성의 얼굴이 있는 곳으로 돌리고 자연스럽게 69자세를 취했다.
진명이 69자세를 취하자 은성이 다리를 벌려준다. 진명이 자신의 보지를 볼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자세를 취해준 것이다.
진명은 짙은 갈색의 껍질을 두 손으로 잡고 옆으로 벌렸다.
‘......!’
붉은 살이 보이자 진명은 그곳을 자세하게 살폈다. 남자와는 너무나 다른 형태를 지닌 그것은 벌써 물기에 젖어 번들거리고 있었다. 진명은 껍질을 두 손으로 눌러가며 안에 있는 붉은 살들이 움직이는 것을 흥미롭게 관찰했다.
‘자지가 들어가는 곳이 어딜까?’
보지 밑부분을 보니 살들이 움직이며 가끔씩 조그만 구멍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이 보였다.
‘이곳이다.’
진명은 손가락 하나를 뻗어 그 구멍 안으로 넣어보았다.
“아아.”
은성이 크게 신음소릴 내자 진명은 더 깊이 넣지는 않고 손가락 한 마디만 집어넣은 채로 안에서 빙글빙글 돌려보았다.
“아아. 이상해.”
은성이 이상하다고 소릴 지르더니 갑자기 진명의 자지를 덥썩 입안에 넣었다. 그리고 그것을 강하게 빨기 시작했다.
쭉쭉쭉-
“아. 좋다.”
진명도 전보다 훨씬 자극적으로 은성이 자지를 빨아오자 탄성을 발하며 손가락을 빼고 대신 그 위치에 혀를 집어넣었다. 순간, 뭔가 다른 시큼한 맛이 느껴지며 침이 고이자 진명은 침을 한 번 삼키고 그 구멍안으로 혀를 집어넣으려는 듯 강하게 휘저었다.
“우으응.”
은성이 몸을 틀며 뭐라 말 하는데 자지가 입안에 들어 있어 무슨 말인지 분명하지 않았다.
질입구를 괴롭히던 진명의 혀가 빠지자 은성의 몸이 긴장을 푸는 가 했는데 진명의 길다란 혀가 보지 전체 핥아가자 다시 긴장하다가 어딘 가를 건드리자 엉덩이를 하늘 높이 치켜 올렸다.
“아웅. 거기 진짜로 이상해.”
은성이 자지를 뱉어내고 그렇게 말하자 진명은 조금 전 은성이 화들짝 놀랐던 그 부근을 다시 혀로 찾아 탐색했다.
“아아. 거기. 아아 이상해. 미치겠어.”
진명은 은성의 보지를 혀로 핥아가며 보지에도 아주 특별하게 더 여자가 반응하는 곳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진명이 혀로 살짝 간질이기만 해도 은성이 몸을 펄쩍, 뛰자 진명은 더 이상 애무하기가 곤란해 그녀에게 물었다.
“여기 그만 할까?”
“응. 오늘은 그만 해. 거기 그렇게 하면 나 너무 자극이 심해서 죽을 거 같아.”
“알았다.”
진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얼굴을 들었다. 자신도 옛날 엄마가 자지를 입에 넣고 애무해 줄 때 거의 까무러칠 정도로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있었기에 여자 또한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명이 몸을 반대로 해 처음 그 자세로 다시 돌아왔다.
“이제 넣을까?”
진명이 은성에게 키스를 한 뒤 묻자 그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응. 해 줘.”
은성이 다리를 옆으로 쫙 벌리자 진명은 그 사이로 들어가 자지를 보지에 댔다.
젖은 살을 귀두로 밀며 몇 번을 움직이다 힘을 주니 이번엔 입구가 제대로 걸렸다.
“아으.”
은성의 신음소릴 들으며 진명이 자지를 그대로 밀어 넣자 귀두가 좁은 동굴속을 뚫고 안으로 들어갔다.
은성이 두 손으로 진명의 등을 꽉 틀어 안으며 크게 소리쳤다.
“하응. 진명아.”
진명도 귀두만 들어갔을 뿐인데 전체를 압박해오는 보지의 감촉에 기분이 좋아 신음소릴 냈다.
“으음. 좋아.”
“진명이 너도 좋아?”
“응. 기분 좋아.”
“아아. 나도... 기분 좋아. 아아.”
진명이 자지를 조금씩 더 밀어 넣자 은성의 입에서도 신음소리가 더욱 고조된다.
넣을 수 있는 만큼 자지를 깊숙하게 밀어놓은 뒤 진명은 거기서부터 왕복운동을 시작했다.
퍽퍽퍽퍽퍽-
진명의 힘 있는 펌프질에 은성의 몸이 따라서 위아래로 움직였다.
“아아. 흐으. 진명이 너 진짜 잘한다.”
진명이 몇 분 동안 쉬지 않고 자지를 강하게 움직이자 은성이 숨을 헐떡거리며 말했다.
“우리 자세를 바꿔서 해 볼까?”
진명의 말에 은성이 고개를 끄덕인다.
“응. 내가 뒤로 몸을 돌릴게. 안 빠지게 해 봐?”
“응.”
은성이 몸을 틀자 진명은 자지가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며 그녀와 반대로 몸을 돌렸다.
은성이 몸을 완전히 반대로 돌려 무릎을 꿇은 자세로 엉덩이를 내밀자 진명 역시 무릎을 꿇고 앉은 자세로 자지가 빠지지 않았는지 검사했다.
‘......!’
다행히 자지는 그녀의 보지속에 잘 있었다.
한숨 돌린 진명은 한결 여유 있는 심정으로 그녀의 엉덩이를 감상했다.
‘......!’
은성은 가슴보다 엉덩이가 훨씬 예뻤다. 두 개의 달덩이를 나란히 진열해 놓은 것처럼 탐스럽고 볼록 튀어나온 엉덩이가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진명의 시선을 자극했다.
“너 엉덩이 참 예쁘다.”
진명의 말에 은성이 그 자세에서 고개만 돌려 그를 보았다.
“응. 엄마도 그랬어. 가슴은 작지만 엉덩이가 예쁘다고. 몸매도 날씬하니까 나중에 모델이나 하라고 그러더라.”
“그래. 넌 키도 크고 날씬하니까 모델하면 딱 어울리겠다.”
“가슴 대신 그거나 실컷 만져.”
은성의 말에 진명은 손을 뻗어 엉덩이 두 개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흐음. 그렇게 부드럽게 하니까 기분 좋아.”
한참 동안 쓰다듬다 두 손으로 엉덩이를 벌려보았다.
‘......!’
주름진 항문이 그대로 다 드러났고 보지도 밑부분이 앞에서 할 때보다 훨씬 더 잘 보였다. 뿐만 아니라 자지를 밀어 넣으면 앞에서 할 때보자 훨씬 더 깊게 들어가 자지가 끝까지 다 들어가지 않아서 끝이 닿는 느낌이 왔다.
“은성이 너하고 할 때 이렇게 뒤에서 하는 게 더 편하고 잘 들어가는 것 같은데. 왜 그러지?”
진명의 말에 은성이 엉덩이를 서서히 진명 쪽으로 밀어붙이며 말했다.
“나도 잘은 모르지만 여자마다 거기 위치가 조금씩 다르다던데. 그래서 그런 가보지 뭐. 아아. 이제 해 줘. 또 이상해져.”
“알았다.”
진명도 어느 정도 흥분이 가라앉은 상태라 다시 허리를 움직이며 왕복운동을 시작했다.
퍽퍽퍽퍽퍽퍽-
“아흐. 흐으. 흐으.”
자지가 움직일 때마다 연속해서 나오는 은성의 신음소리에 진명도 점점 달아올랐다.
퍽퍽퍽퍽퍽퍽퍽퍽-
“아아. 너무 커. 아아.”
진명이 쉬지 않고 박아대자 은성이 힘에 겨워 무릎을 세우고 있던 다리를 풀려고 했다. 하지만 이미 달아오를 대로 오른 진명은 그녀의 허리를 강하게 붙잡고 계속해서 자지를 거칠게 박아댔다.
퍽퍽퍽퍽- 퍽퍽퍽퍽-
“아아아! 이제 해 봐. 아아. 진명아. 해 줘.”
은성이 고개를 흔들며 절정에 올라가자 진명도 마지막 피치를 가하며 자지를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였다. 그녀가 조금 더 오래 해 주기를 바랐다면 조절할 수도 있었겠지만 은성이 곧 끝낼 기미를 보이자 진명도 사정을 참을 이유가 없어졌다.
퍽퍽퍽- 퍼벅- 퍼벅-
“윽. 나온다.”
진명이 몸을 떨며 자지를 있는 힘껏 찔러 넣자 은성도 몸을 잔뜩 긴장시키고 다가올 것에 대비했다.
쿨럭-
그렇지 않아도 엄청나게 커져 있던 진명의 귀두가 사정으로 인해 은성의 보지안에서 또 한 번 크게 부풀자 그녀가 몸을 떨며 이상한 소릴 냈다.
“이그그.”
쿨럭- 쿨럭- 쿨럭-
진명은 은성의 엉덩이를 두 손으로 움켜쥐고 마음껏 정액을 배출했다.
마지막 정액까지 자지를 꿈틀거리며 모두 배출한 뒤 진명이 자지를 빼냈다.
“후윽.”
귀두가 빠지자 역시 은성이 몸을 흠칫, 떤다.
진명이 은성의 곁으로 다가가 눕자 은성이 몸을 돌려 그의 품안으로 쏙 들어왔다.
“좋았어?”
진명의 물음에 그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응. 저번보다 더...”
“저번보다 더 오래했지?”
“응. 그런 거 같아.”
진명이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가만 있자 은성이 얼굴을 들더니 그의 입술에 길고 긴 키스를 퍼부었다.
그로부터 진명과 은성은 2주 정도를 온통 섹스하는 데 다 보냈다.
은성이 과외 가는 날만 빼고 항상 그녀의 집에서 섹스를 했는데 나중 한 주 동안에는 야동을 보며 거기서 배우들이 하는 그대로 따라하며 온갖 체위도 다 배웠다.
그리고 3주째가 되던 화요일.
운명의 그날이 진명을 찾아왔다.
교실에 들어간 진명은 은성의 자리를 보았다.
‘......!’
은성이 아직 오지 않았는지 자리가 비어있었다.
‘웬일이지? 나보다 늦게 나온 적이 없었는데?’
고개를 갸웃, 거리던 진명은 은성이 나타나자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
자리에 앉는 은성의 얼굴이 밝아 보이지 않자 진명은 그녀에게 물었다.
“무슨 일 있냐?”
은성이 말없이 웃기만 하는데 어쩐지 얼굴빛이 무척 어둡다.
‘자식. 오늘 항문으로 한 번 해 보자고 약속했는데 그것 때문에 그러나? 하기 싫으면 하지 말자고 하면 되지.’
진명은 자신과 사귄 이후로 항상 밝게 웃던 그녀가 처음 이런 낯빛을 보였는데, 원래부터 뒷일을 잘 생각하지 않는 그의 성격 상 그다지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러나 하루 종일 은성의 어두운 얼굴은 펴지지 않았고 어느덧 수업이 모두 끝나고 담임마저 나가자 교실은 학생들의 떠드는 소리로 난장판이 됐다. 진명도 가방을 챙기며 하교를 서두르는데...
그때였다.
누군가 교실 앞문을 거칠게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
떠들던 학생들 모두 조용해지며 안으로 들어온 남자를 보았다. 진명이 보니 같은 또래로 보이는 녀석이었는데 얼굴이 전혀 낯설었고 사복을 입은 것이 이 학교에 다니는 것도 아닌 것 같았다.
“뭐야? 쟤 또 왔네. 웃긴 놈 아냐?”
진명은 바로 앞에서 동철이 녀석이 낮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뭐야? 저 녀석이 언제 우리반에 왔었나?’
하지만 아무리 머리를 굴려 봐도 저 원숭이처럼 생긴 녀석은 처음 보는 얼굴이다.
“은성이 챙길려고 왔나보다. 하여간 저 정도면 의처증 수준 아니냐?”
그 옆에서 성수 녀석이 동철에게 소곤거리는 소리 중에 은성이란 말이 나오자 진명은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려 은성의 얼굴을 보았다.
은성 역시 진명처럼 얼굴을 찌푸리며 원숭이 녀석을 쏘아보고 있었다.
원숭이가 마치 선생님처럼 교단에 떡 서서 반아이들을 훑어보았다.
‘......!’
선생님이 설 때보다 반 아이들이 더 긴장하며 그를 주시하자 진명은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나왔다.
‘허어. 이거 뭐야. 한 놈한테 40명이 꿀리다니...’
진명이 막 일어서려할 때 원숭이의 입에서 말이 흘러나왔다.
“내가 학기 초에 분명히 경고했었지. 은성이는 내 여자니까 누구든 건들지 말라고.”
막 소리를 지르려던 진명은 그의 입에서 은성의 얘기가 나오자 잠시 더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그런데 어떤 간 큰 놈이 은성일 건드렸냐? 응. 어떤 놈이야?”
녀석이 인상을 쓰자 정말 고릴라가 포효하는 것처럼 흉악하기 이를 데 없었다.
원숭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진명이 불쑥 말을 뱉었다.
“어떤 싸가지 없는 새끼가 남의 반에 와서 짖는 거냐?”
‘......!’
순간, 교실안이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정도로 고요해졌다.
“누구야?”
원숭이가 소리 나는 쪽을 향해 얼굴을 돌리자 진명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누구긴... 바로 네 엄마다 이 놈아.”
진명의 말에 원숭이가 흉악한 눈빛으로 진명을 쏘아보는데 옆에서 은성이 소리 죽여 말했다.
“진명아. 그러지 마.”
은성의 두려워하는 표정을 보고 진명은 더욱 기분이 상했다.
‘씨팔. 이게 대체 뭐야?’
원숭이가 교단에서 내려오더니 진명이 있는 곳까지 천천히 걸어왔다.
그가 진명의 코앞까지 다가와서 물었다.
“혹시 네가 은성이 건드린 놈이냐?”
그 말에 진명은 꼭지가 돌아 그대로 녀석의 뺨을 날려버렸다.
철썩-
순간적으로 기습을 당한 녀석이 뒤로 쑥 물러나는데 진명은 가슴이 약간 답답해져왔다.
보통 그런 식으로 자신의 강한 기습펀치를 맞으면 당황하거나 분노를 표출하는게 정상인데 이놈은 침착하기 이를 데 없는 표정으로 그의 얼굴을 보며 오히려 웃고 있었다.
“이거 봐라? 재미 있는 놈이네?”
붉게 물든 뺨을 손으로 문지르며 웃는 원숭이 녀석의 눈 깊은 곳에서 진명은 살의를 느꼈다. 하지만 진명 역시 뒷심과 주먹은 여태껏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강했다.
“건방진 새끼야. 너 보아하니 우리 학교 학생도 아닌 것 같은데 어디서 함부로 까불어? 여기가 너네 집 안방이냐?”
진명의 말에 그제야 반학생들이 하나둘 호응을 하기 시작했다.
“맞아. 지가 태권도 1등이면 다야?”
진명은 반아이들 중 누군가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을 듣고 원숭이 녀석이 태권도 선수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래. 우리 학교 아니지. 그것은 네 말이 맞다. 아무튼 너 나하고 좀 나갈래?”
“당연하지 새끼야. 그럼 내가 뺄 줄 알았냐?”
진명이 가방을 어깨에 두르며 한 걸음 내딛자 은성이 진명을 불렀다.
“진명아. 가지 마.”
은성의 걱정하는 눈빛을 보고 원숭이 녀석의 눈에서 순간 불이 뿜어져 나왔다.
“주은성! 너 가만 있어라.”
원숭이가 은성을 쏘아보며 말하자 은성도 그를 마주 보며 뭔가 말을 할 듯 하다가 이내 포기한다.
진명은 두 사람 사이에 오가는 것을 보며 그들의 관계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원숭이가 먼저 나가자 진명도 그를 따라 나갔다. 진명을 말리려던 은성도 한숨을 쉬며 그 뒤를 따랐고 몇몇 호기심 강한 남자애들도 그 뒤를 따랐다.
학교를 나서자 덩치 크고 험상궂게 생긴 남학생 둘이 원숭이에게 다가왔다.
“도현아.”
“그래.”
원숭이가 둘을 향해 고개를 끄덕여주고 뒤따라오던 학생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따라오지 마라. 괜히 험한 꼴 보다가 같이 다칠라.”
그 말에 뒤를 따르던 학생들이 불에 데인 것처럼 놀라 뿔뿔이 흩어졌다. 은성이까지 다섯 명만 남게 되자 원숭이가 진명에게 말했다.
“여기 조용한 데 없냐? 내가 여기는 지리를 잘 몰라서 말야.”
원숭이가 침착하기 이를 데 없는 표정으로 마치 친구에게 하듯 부드럽게 말하자 진명은 덩치도 별로 크지 않은 이 녀석이 굉장히 크게 느껴졌다. 하지만 세상에서 무서울 것이 없는 진명이다.
그가 무표정한 얼굴로 원숭이에게 말했다.
“좋은 곳을 알고 있으니까 따라 와라.”
진명이 먼저 앞장을 서자 그의 뒷모습을 보는 원숭이의 얼굴이 약간 기묘하게 변했다.
“새끼. 제법 용감한데?”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원숭이가 뒤를 따르자 은성과 두 녀석도 같이 그의 뒤를 따라갔다.
진명은 조금 걸어가 전에 소미를 괴롭히던 놈을 손 봐 주던 공원으로 들어갔다.
“조용하고 좋은데?”
원숭이가 주위를 둘러보다 진명을 향해 섰다.
“난 정도현이라고 한다. 넌 이름이 뭐냐?”
녀석이 신사적으로 나오자 진명도 더 이상 까탈을 부리지 않고 이름을 밝혔다.
“이진명이다.”
“난 한성 체육중학교에 다닌다. 태권도를 좀 했지.”
그러자 곁에 있던 은성이 소리쳤다.
“조금 한 정도가 아니지. 너 작년 가을에 전국태권도대회 초등부에서 우승했잖아?”
“그래서 너. 그때 나 우승한 뒤로 뭐라 그랬냐? 나랑 사귀면 절대로 딴 놈은 쳐다보지도 않을 거라고 했어 안 했어? 입이 있으면 말 좀 해 보지?”
“그건...”
은성이 말을 하지 못하자 진명은 속으로 한숨이 나왔다.
‘뭐 이런 개 같은 경우가 다 있지?’
진명은 속에서 열이 나 집으로 가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그냥 돌아간다는 것이 자존심 상해 그냥 버티고 있었다.
도현이 이제는 진명을 향해 입을 열었다.
“너 은성이 건드린 놈 맞지?”
“새끼야. 건드리긴 뭘 건드려. 그냥 좀 사귄 거지.”
진명이 인상을 쓰며 말하자 도현이 그를 향해 한 걸음 다가서며 말한다.
“너 나한테 한 번 맞아야겠다. 남의 여잘 건드리면 어떻게 된다는 것을 오늘 똑똑히 알아둬라.”
“에이. 씨팔. 정말 더럽게 됐군.”
진명은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상대가 싸움을 걸어오는데 피한 적은 한 번도 없었기에 주먹을 쥐고 자세를 잡았다.
“네가 태권도를 얼마나 잘 하는지 모르지만 어디 한 번 붙어보자.”
진명이 자세를 잡자 도현이 그 모습을 보고 빙그레 웃는다.
“새끼. 제법 강단이 있는 놈이네. 너 저기 두 녀석도 같이 있는데 무섭지 않냐?”
“야이 새끼야. 너하고 나하고 용건이 있는데 다른 놈들이 무슨 필요가 있어? 붙을려면 다 붙어. 난 하나도 두렵지 않으니까.”
“호오. 이 새끼. 정말 물건이네. 좋아. 대신 여기서 다치고 깨져도 아무 말 않기다? 남자새끼가 다치고 비겁하게 신고나 하고 그러면 그 다음은 더 비참하게 조져 줄 테니까.”
“남자새끼가 뭔 말이 그렇게 많냐? 빨리 덤벼라. 기분 더러워서 빨리 끝내고 갈 거니까.”
진명이 비웃듯 말하자 도현이 눈에 살벌한 빛을 담고 자세를 잡았다.
“좋아. 너 오늘 어디 한 번 죽어봐라.”
얼굴이 원숭이처럼 생긴 데다 눈빛에 살기를 띄우니 간이 약한 사람은 그 모습만 봐도 심장이 떨릴 것 같았다. 하지만 진명은 간이 크다 못해 배밖으로 나온 인간이다.
도현이 한걸음씩 앞으로 전진해 나오는 것을 보고도 전혀 뒤로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앞으로 한 걸음 내딛으며 발차기를 했다.
휙-
공기를 가를 정도로 날카롭게 공격했지만 진명은 자신의 발이 허공을 갈랐다는 것을 알고 얼른 뒤로 물러나 자세를 잡았다. 하지만 어느새 따라 붙었는지 도현이 바짝 다가와 발을 뻗었다. 아니, 뻗었다고 느꼈다.
휘익-
퍽-
잘 보지도 못했는데 가슴에 불이 붙는 것처럼 따가운 게 느껴져 진명은 그 자리에서 얼른 두 걸음 더 물러났다.
‘씨팔. 좆나 빠르네.’
벌써 도현에게 가슴 쪽을 한 방 맞은 것이다.
가슴을 문지르며 진명이 인상을 쓰자 도현이 능글거리며 말한다.
“제법이야. 운동신경이 좋은데?”
자세를 낮추며 한 걸음씩 차분하게 다가오는 도현의 모습에 진명은 가슴이 답답해졌다. 도무지 빈 틈이 보이질 않았던 것이다.
자신이 먼저 공격하면 조금 전처럼 되받아치기를 당할 것 같아 진명은 수비자세를 취하며 신중하게 녀석의 자세를 살폈다.
진명이 먼저 공격하지 않자 도현은 빙글빙글 웃으며 조금씩 진명과의 거리를 좁혔다.
‘한 방만 걸려라. 그러면...’
진명은 난생 처음으로 자기보다 강한 상대를 만났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한 방을 노리기로 했다. 기술적으로는 조금 뒤처질지 몰라도 자신의 강한 주먹이나 발차기 한 방이면 녀석도 무릎을 꿇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이 얼마나 허황된 것이었는지 그가 깨닫는 데는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았다.
앞에 나와 있던 도현의 발이 그 상태에서 그대로 들어 올려져 진명의 명치를 공격하자 진명이 손으로 막았다. 그 순간 기다렸다는 듯 도현의 뒤에 있던 발이 앞으로 쭉 뻗어나오며 진명의 얼굴을 가격했다.
퍽-
분명 눈으로 발이 올라오는 것을 확인했는데도 피하지 못하고 진명은 얼굴을 정통으로 얻어맞았다.
‘윽!’
골이 울리는 통증을 느끼며 진명은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도대체 녀석의 공격을 알면서도 피하지 못한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다. 키는 자신보다 훨씬 작은 녀석의 발이 자신의 얼굴까지 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 밖에 되지 않았는데, 자신은 놈처럼 그렇게 높고 빠르게 발차기를 할 재간이 없었다.
진명이 뒤로 물러나자 도현은 급할 것 없다는 듯, 한 걸음 씩 천천히 움직이며 진명을 압박해갔다.
‘씨팔. 안 되겠다. 이렇게 거리를 두다간 한 대도 못 때리고 끝나겠네...’
진명은 이렇게 거리를 두면서 물러나는 것은 발차기가 강한 녀석의 사정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도저히 승산이 없다고 생각했다.
‘무조건 공격이다.’
“찻!”
진명이 기합을 한 번 지르고 도현을 향해 돌진했다.
갑자기 진명이 달려들자 도현은 놀란 듯 조금씩 다가가던 몸을 멈추었다. 그리고 진명이 바짝 다가와 주먹을 날리려하자 가볍게 몸을 왼 쪽으로 피하더니 바로 몸을 틀며 돌려차기를 했다.
퍽-
“으윽!”
돌진하던 진명은 돌려차기로 등을 맞고 돌진하던 방향에 더욱 가속도가 붙어 그대로 땅에 내동댕이쳐지고 말았다.
땅을 한 바퀴 구르고 엎어진 진명은 충격이 컸는지 바로 일어나지 못했다. 그러면서 이 싸움은 졌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도현이었다면 상대가 이렇게 넘어졌을 때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달려들어 몇 방 가격했을 것이고 그러면 싸움은 쉽게 이길 수가 있었으니까.
하지만 도현은 그러지 않았다.
“이정도로는 안 되지. 어서 일어나.”
도현이 더 이상 공격을 하지 않은 채 서서 손가락만 까딱거리며 기다리자 진명은 모욕감에 속에서 불길이 치솟아 오르는 것을 느꼈다.
“이런 씨팔 놈이...”
진명은 땅바닥에서 벌떡 일어나 도현을 향해 돌진했다. 분노로 인해 눈이 멀어 아무 것도 보이지가 않았고 그냥 무작정 도현에게 달려가 주먹을 휘둘렀다.
하지만 그가 정상이었더라도 도현은 그의 상대가 아니었는데 이성을 잃어버린 지금은 더더욱 적수가 되질 못했다.
휙-
진명이 휘두르는 주먹을 피해 도현이 다시 발차기를 했고 정통으로 맞은 진명이 비틀거리며 균형을 잃자 그제야 가까이 다가간 그는 진명의 몸을 무차별 난타하기 시작했다.
퍽- 퍼벅- 퍽-
“우윽!”
일각이 여삼추란 말이 있다.
몇 분이 흘렀는지 모를 그 동안 진명은 지옥을 경험하며 도현에게 그야말로 무차별 난타를 당했다.
퍽- 퍽퍽- 퍽퍽퍽-
“으윽!”
맞는 중에도 어떻게든 한 방을 날려보려고 손을 휘둘렀지만 얄밉게도 도현은 단 한 대도 맞지 않고 진명의 몸을 가격했다.
“으드득, 이 개새끼가...”
진명은 분에 못 이겨 이를 부드득 갈며 계속 헛손질을 해댔다.
“허어. 이 놈 맷집 한 번 좋네. 어디 계속 버텨봐라.”
진명이 쓰러질 듯, 하면서도 쓰러지지 않고 버티자 도현도 인상을 구기며 더욱 거세게 진명을 후려쳤다.
퍽- 퍼퍽-
주먹으로 가격하다 도현이 체중을 실어 돌려차기를 하자 기어코 진명이 바닥에 쓰러졌다.
“허억! 허억!”
바닥에 쓰러져 있던 진명이 거칠게 숨을 쉬며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 씨팔놈.”
진명이 팔을 부들부들 떨며 몸을 다시 일으키자 그 모습을 보고 때리던 도현도 질렸는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뒤로 물러섰다.
“야. 그 정도면 충분히 맞았다. 이제 그만 쉬어라.”
도현의 말에 진명이 굳은 얼굴을 찌푸리며 웃었다.
“후후. 누구 맘대로... 난 아직 멀었다. 너 나를 죽이고 가야지, 이대로는 못가.”
진명이 다시 몸을 일으키면서 몸을 비틀거리자 곁에서 지켜보고 있던 은성이 달려와 진명을 부축했다.
“진명아. 이제 그만 해.”
순간 진명이 그녀의 몸을 확 밀치며 말했다.
“야 이 썅년아. 넌 저리 비켜.”
“아. 진명아.”
은성이 놀라 뒤로 물러나자 진명은 다시 도현을 향해 한 걸음 씩 다가갔다. 그러자 도현이 진명의 얼굴을 보고 또 한 걸음을 뒤로 물러섰다.
“진명아. 그만 해. 너 얼굴에서 피가 많이 난단 말이야.”
어느 틈에 또 은성이 다가와 진명을 붙들었다.
“너 안 비켜? 이 썅년이... 지금 너 병 주고 약 주는 거냐?”
“진명아.”
은성이 말을 하지 못하자 진명이 다시 도현을 향해 움직였다. 도현도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다고 생각 했는지 주먹을 말아 쥐고 다시 자세를 잡았다.
도현이 다시 싸울 태세를 하자 은성이 그에게 소리쳤다.
“도현이 너 진명일 더 때리면 내가 선생님하고 진명이 집에 가서 다 이를 거야. 지금 진명이 몸을 봐. 너 이게 알려지면 네가 유일하게 잘하는 태권도도 못하고 학교도 못 다닐 거다.”
“은성이 너?”
도현이 은성의 얼굴을 보고 진명의 얼굴을 본다.
‘......!’
자신이 봐도 너무 심했다는 생각이 든 걸까? 도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세를 풀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진명이 코웃음을 쳤다.
“여가까지 해? 이 새끼 정말 웃기는 놈이구나. 누구 맘대로 여기까지야. 오늘 싸움은 내가 끝내지 않으면 절대 끝나지 않아.”
“너 더 맞으면 죽는다?”
도현의 말에 진명이 웃었다.
“후후. 죽어? 어디 한 번 죽여 봐라. 이 개새끼야.”
진명이 달려들자 도현의 발이 반사적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진명의 몸을 가격하려다 도현은 순간 생각을 바꿔 얼른 몸을 피해버리고 말았다.
“하. 이 새끼. 정말 독종이네. 너 남자새끼가 졌으면 깨끗하게 승복을 해야지 말이야. 쪼잔하게 뭐하는 짓이냐?”
“이 새끼가? 너 지금 나하고 시합한 거였냐? 지 멋대로 싸움을 걸어놓고 이제 끝났으니까 가보라는 거야? 이 개새끼. 너 이대로 가면 내가 다시는 너 태권도 못하게 다 불어버릴 거야. 그리고 네 가족도 찾아서 다 죽여버릴 거다. 너. 나 이진명이를 우습게 본 모양인데, 어디 한 번 끝까지 가보자.”
진명이 입에서 피를 뚝뚝 흘리며 말하자 도현도 그제야 진명의 독기를 깨닫고 눈에 주저하는 빛을 보였다.
“진명아. 이제 그만 하고 집에 가자. 응? 빨리 치료받아야 해.”
순간 진명이 그녀의 얼굴에 침을 탁, 뱉었다.
“어머!”
무방비로 있다가 은성이 진명의 침세례를 그대로 받고 말았다.
‘......!’
은성의 얼굴에 묻은 피를 보고 진명은 자신의 입에서 피가 굉장히 많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진명아.”
은성이 눈물을 글썽이며 자신을 부르자 진명이 대답했다.
“너 말이야. 계집애가 그러면 안 되는 거야.”
“응. 알아. 내가 잘못했어.”
은성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자 도현이 나섰다.
“야. 남자가 창피하게 여자한테 뭐라 그러냐? 자신이 한 행동은 자신이 책임 져야지.”
은성이 도현에게 말했다.
“진명이는 잘못 없어.”
“뭐?”
“진명이는 네가 내 남자친구인거 모른단 말야.”
“왜 몰라? 그때 내가 니네 반 애들 다 있는 데서 분명히 경고했었잖아?”
“진명이는 그 뒤로 전학 왔으니까 당연히 모르지. 그리고 내가 사귀는 남자친구 있다고 말하지도 않았고.”
“뭐라고?”
도현이 그제야 놀란 표정으로 진명의 얼굴을 보았다.
“너 왜 싸우기 전에 말 안 했냐?”
“이 새끼 봐라? 내가 너 따위 쓰레기한테 왜 그런 말을 해야 하는데.”
진명의 독설에도 도현은 동요하지 않았다.
“그러면 저 놈은 아무 것도 몰랐고 은성이 네가 저 놈한테 꼬리 친 거냐?”
도현의 물음에 은성이 대답한다.
“꼬리 친 것 까지는 아닐지 모르지만 나도 진명이도 서로 좋아서 만난 건 사실이야.”
“이런 씨팔.”
도현이 발로 땅을 차며 욕설을 뱉었다.
“니기미 씨팔.”
뭐가 분한 건지 도현이 한 동안 씩씩거림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다 진명의 앞으로 바짝 다가서며 말했다.
“너 나하고 싸우면서 한 대도 못 때렸지? 자. 가만 있을 테니까 한 대 쳐라.”
도현이 양손을 뒤로 모으고 가슴을 내밀자 진명이 그를 노려보았다.
“인마. 그렇게 노려보지만 말고 때려. 너도 분명 빌미를 줬으니까 이렇게 싸운 것은 후회하지 않아. 그래도 네 입장에서 억울할 거 같으니까 기회를 주는 거야. 빨리 때려. 끝내고 가자. 정말 이 자리가 나도 싫다.”
진명이 오른 손을 들었다.
마지막 힘을 모아 한 방을 날릴 정도는 되었기에 마음 같아서는 이제껏 맞았던 거 단번에 만회할 수 있게 멋진 펀치를 날리고 싶었다.
하지만...
진명은 이를 부드득 갈고 올렸던 손을 서서히 내렸다.
“......?”
도현이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자 진명이 그에게 말했다.
“난 비겁한 놈이 아니야. 대신 나중에 다시 한 번 붙자. 그땐 널 오늘 내가 맞은 것보다 더 흠씬 두들겨 줄 테니까.”
도현의 눈이 이채를 띄고 진명을 바라본다. 그러다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 너란 놈... 언제든지 도전 받아준다. 그리고 충고하는데 한 가지 운동은 하는 게 좋을 거다. 가만 보니까 너도 싸움 꽤나 했던 것 같은데 정식으로 운동하는 놈한테는 그런 잡기술이 안 먹혀.”
“어쨌든. 다음에 보자. 그리고 다신 우리반에 나타나지 마라. 또 한 번 얼굴 보이면 그땐 진짜 가만있지 않을 테니까.”
“알았다. 다신 안 간다.”
도현이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는데 묘하게도 이젠 누가 승자이고 패자인지 구분이 가질 않는 상황이 돼 버린 것 같았다.
상황이 정리되고 진명은 집으로 돌아갔다. 은성이 같이 가자며 붙었지만 진명은 매몰차게 거절했다.
덜컥-
문을 열고 들어가자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던 선영이 진명의 얼굴을 보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진명아!”
비명을 지르며 진명에게 다가온 선영이 황급히 물었다.
“이게 어찌된 일이야. 응? 누구한테 맞았어? 아, 아니지. 병원부터 가자.”
“아니야 이모. 크게 다친 것은 아니니까 그냥 여기서 약만 바를래.”
“그럴래? 우선 좀 씻자. 얼굴이 이게 뭐니?”
선영이 눈물을 글썽이며 진명의 얼굴을 손으로 쓰다듬었다.
이모의 따뜻한 위로를 받자 진명은 분노로 가득 찼던 마음이 조금 풀리는 것을 느꼈다.
“자. 빨리 화장실로 가자.”
선영이 진명을 재촉하자 그가 웃으며 말했다.
“잠깐 이모. 옷부터 벗고...”
“응. 그래.”
선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기다리자 진명은 그 자리에서 옷을 모두 벗었다.
마지막 남은 팬티까지 이모 앞에서 모두 벗은 진명이 그녀를 향해 정면으로 돌아섰다.
순간, 선영의 눈길이 진명의 자지를 스치듯 지나갔다.
“얼른 들어가자. 여기저기 사방이 멍 투성이네. 대체 어떤 몹쓸 놈이 어린 아이를...”
진명이 알몸으로 변했지만 선영은 조카가 크게 다쳐서인지 옛날 진명이 자지를 내 놓고 오줌을 눌 때보다 더 침착했다.
진명을 화장실로 데려간 선영은 샤워기를 틀고 물의 온도를 조금 뜨겁게 맞추었다.
쏴아아-
선영이 더운 물을 진명의 몸에 뿌리자 그가 몸을 움츠렸다.
“많이 따갑지?”
진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래도 기분은 더 좋아.”
“그래. 조금만 참아. 다행히 타박상만 있으니까 깨끗하게 씻고 약 바르면 좋아질 거야.”
“이모. 비누칠도 해 줘요.”
진명의 말에 선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손에 비누를 잡았다.
두 달 정도가 지나는 동안 진명이 선영을 대하는 말투도 존대는 거의 없어지고 소미가 선영을 대하듯, 진명이 죽은 선희를 대하듯 자연스러웠다.
선영이 비누를 칠한 손으로 진명의 몸 전체를 문질렀다.
한참을 기다려도 선영의 손이 자지로 오지 않자 진명이 그녀에게 말했다.
“이모. 나 고추도 씻어줘야지.”
“뭐?”
선영이 놀란 표정으로 진명을 보자 그가 웃으며 변명하듯 말했다.
“다른 데는 다 해 주고 거기만 안 해주니까 그렇지.”
“야. 아무리 조카라도 그런 곳은 스스로 씻는 거야.”
“그렇긴 한데 내가 손을 도저히 못 쓰겠는걸? 팔을 밑으로 내리기는커녕 잘 움직이지도 못하겠어.”
“그래? 팔도 다쳤구나. 어쩌지?”
선영은 당황해 얼굴이 붉어지고 있었다. 처음 조카의 몰골을 봤을 땐 놀라 혼이 나갈 정도여서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이렇게 조카의 알몸을 직접 비누칠한 손으로 문지르고 있으니까 너무도 부드럽고 탄력있는 알몸의 감촉에 호흡이 가빠지려하고 있었다. 그런데 설상가상, 조카가 자지를 씻겨달라지 않는가...
지금 상황에서 선영이 조카의 청을 매정하게 거절할 수도 없었다.
왜 이 조카하고는 이렇게 묘한 상황으로 만나게 되는지 알 수가 없다는 생각을 하며 선영은 손을 서서히 밑으로 내렸다.
그리고 잠시 후 비누에 젖은 그녀의 손이 진명의 귀두를 살며시 잡았다.
‘......!’
선영이 귀두를 움켜쥐자 진명이 아주 작게 신음소릴 냈다.
“으음!”
‘아아. 이 감촉. 이게 조카의 자지다...’
선영 역시 조카의 자지를 손에 쥐고 혼이 빠질 만큼 흥분하고 있었다.
알맹이를 덮고 있는 껍질의 감촉을 손안 가득 느끼며 선영은 그 껍질을 까서 알맹이를 다시 보고 싶은 마음에 가슴이 타는 것처럼 뜨거워졌다.
더구나 웬일인지 자신이 귀두를 잡자마자 조카의 자지가 무럭무럭 커지고 있었다.
‘요술방망이 같아.’
선영은 순식간에 커지는 조카의 자지가 신기하기 이를 데 없었다. 남편의 자지는 자신이 입으로 빨아가며 별 짓을 다해도 잘 서지 않거나, 간신히 세워도 하다가 도중에 죽어버리는 것이 예사였다. 그런데 이 조카의 자지는 손으로 잡을 때 그 중량감은 물론 급속도로 단단해지는 순발력이 엄청났다. 거기에다 피가 그쪽으로만 몰리는 건지 손이 데일 것처럼 뜨겁기까지 하다.
진명의 자지가 본능적으로 커지가 선영의 손도 본능적으로 움직였다.
슥-
선영의 손이 한 번 움직이자 귀두를 절반 정도 덮고 있던 껍질이 목부근으로 밀려나며 알맹이가 겉으로 밀려나왔다.
‘아아. 안 돼. 이러면 안 돼. 선영아. 정신 차려.’
그토록 보고 싶었던 조카의 굵은 알맹이를 바로 근거리에서 보자 선영은 미칠 것처럼 가슴이 뛰며 금방이라도 이성을 잃을 것 같았다. 하지만 혀를 이로 깨물며 선영은 허물어지려는 이성을 붙잡았다.
‘후우우!’
길게 심호흡을 하고 나서 선영은 비누칠한 손으로 진명의 자지 전체를 한 번 쭉 훑어준 뒤 샤워기를 다시 틀고 진명의 몸을 골고루 씻겼다.
“자. 이제 자 됐다. 얼른 나가서 약 발라야지.”
선영이 서두르자 진명은 더 이상 다른 것을 요구하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거실로 나온 진명은 선영의 옷이 모두 젖어 있자 그녀에게 말했다.
“이모. 나 때문에 옷 다 젖었네.”
“그러네. 나도 샤워 좀 하고 나와야겠다. 방에 가서 반바지만 입고 여기 앉아서 기다려.”
“응.”
진명이 방으로 들어가자 선영은 갈아입을 옷을 들고 화장실로 갔다.
안에서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선영은 새 옷을 입으려는데 브래지어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잠시 고민했다.
잠깐 생각하던 선영은 브래지어를 헌 옷과 함께 두고 티셔츠만 입었다.
그러면서 거울을 보니 몸이 움직일 때마다 젖꼭지가 옷 밖으로 돌출되기도 하고 감춰지기도 했다.
‘......!’
그대로 나가려니 가슴이 두근거린다.
‘선영아. 정신 차려. 잘 지내다 오늘 또 왜 그러니...’
입술을 깨물며 선영은 화장실 문을 열었는데 지금 심정이 꼭 고등학교 첫 미팅 때 제과점 문을 열고 들어서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밖으로 나오자 선영의 얼굴은 언제 그랬냐는 듯 무심한 표정을 되찾았다.
거실 중앙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있는 진명을 보고 선영은 그에게 말했다.
“잠깐만 기다려.”
서랍장에서 약상자를 꺼낸 선영은 진명의 앞에 앉아 먼저 그의 상태를 살폈다.
‘......!’
진명은 지금 약을 바르기 위해 상체는 알몸에 하체는 반바지만 입고 있는 상태였다.
진명의 몸을 꼼꼼하게 살피던 선영은 먼저 진명의 다리부터 약을 바르기 시작했다.
멍이 든 부분에 약을 바르자 진명이 가볍게 신음소릴 냈다.
“아!”
“아파?”
선영이 걱정스럽게 묻자 진명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약간 아프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해요.”
“아프더라도 참아야 돼. 약을 발라야 빨리 나으니까.”
“응. 알았어.”
진명이 약간 콧소리를 내며 어리광을 부리듯 말하자 선영은 조카가 귀여워 절로 웃음이 나왔다.
다리에 약을 바르고 다음엔 알몸으로 노출된 상체에 선영은 약을 발랐다.
“정말 널 때린 놈들 너무 무자비하다. 어떻게 어린 아이를 이토록 심하게 때릴 수가 있지?”
선영이 약을 바르며 말하는데 진명은 도현이란 한 놈한테 이토록 맞았다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이모!”
“응?”
“나 불량배들한테 안 맞고 싶은데 태권도 좀 배우면 안 될까?”
“태권도?”
“응. 공부는 학교공부로 충분한데 운동은 좀 해야 할 것 같아.”
“잘 생각했다. 이모가 이 근방에서 제일 좋은 태권도 학원 알아봐줄게. 그리고 나쁜 놈들한테 다신 맞고 다니지 말아.”
“응.”
“자. 이제 얼굴만 바르면 되겠다.”
진명의 몸을 빙글 돌며 약을 바르던 선영이 이제 그의 정면에 앉았다.
“얼굴에 바르는 연고는... 여기 있네.”
선영이 진명의 얼굴에 연고를 바르는데 다른 곳과 달리 손길이 조심스러웠다.
그녀가 열심히 연고를 바르는데 진명은 바로 눈앞에서 이모의 몸이 움직이는 걸 보다 문득 그녀의 가슴에 시선을 두고 눈을 빛냈다.
‘......!’
이모의 몸이 움직임에 따라 티셔츠 안에서 돌출된 젖꼭지가 보였다 사라지고, 또 이모의 몸이 움직이면 다시 보이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아. 미치겠네...’
진명은 바로 눈앞에서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이모의 탐스러운 젖가슴을 보자 간절하게 그것을 만지고 싶었다.
“이모!”
“왜?”
“나 이모 가슴 한 번만 만지면 안 돼요?”
“......!”
진명의 말에 선영은 갑자기 연고를 바르던 손을 멈칫, 거리며 말을 못했다.
“왜? 또 이모 가슴 만지고 싶어?”
“응.”
“만지고 싶어도 참아. 네가 그러면 이모가 약을 못 발라.”
진명은 이모가 가슴을 만지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약을 바르려는 것 때문이라고 하자 속으로 생각했다.
‘그러면 약을 다 바르고 나면 괜찮다는 말인가?’
이모의 말이 애매했다는데 이럴 때 진명은 무조건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한다.
“자. 다 발랐다.”
선영이 진명에게서 떨어지며 약상자를 제 자리에 갖다 두었다.
“이모.”
“응?”
진명이 한 번 부르고 소파에 앉자 선영이 그의 곁에 앉았다.
“왜?”
“이제 약 다 발랐으니까 가슴 만져도 되죠?”
진명이 집요하게 가슴을 요구하자 선영은 웃으며 상황을 얼버무리려 했다.
“진명아. 너 이모 가슴 만지는 게 그렇게 좋아?”
“응. 옛날에 엄마하고 살 때는 이렇게 아프면 내가 말하기도 전에 엄마가 가슴 만지라고 하고 그랬는데...”
“그, 그랬어?”
“응. 아플 때 엄마 가슴 만지면 마음이 편안해지거든요.”
“그럼 조금만 만져볼래?”
선영이 허락하자 진명은 뛸 듯이 기뻐하며 곧바로 손을 뻗어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아아!’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진명이 자신의 가슴을 주무르자 선영은 속으로 신음소릴 연발했다.
‘이 아이 정말...’
“진짜 이모 가슴은 부드럽다.”
진명이 한 쪽 손으로 가슴을 주무르며 다른 손으로는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마치 남자가 연인을 껴안고 애무하듯 진명이 선영의 가슴을 주무르자 그녀가 고개를 힘없이 그의 가슴에 기대고 가만 있었다.
‘......!’
거실의 공기가 점점 이상해지며 진명이 선영의 가슴을 주무르는 동안 두 사람 다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진명은 이모의 가슴살을 만지며 그 감촉을 느끼느라, 선영은 조카의 손길에 의해 가슴이 짓눌리는 그 짜릿한 쾌감에 도취돼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가슴을 한참 동안 주무르던 진명의 손에 볼록 튀어나온 돌기가 느껴지자 진명은 손가락 두 개를 사용해 젖꼭지를 가볍게 집었다. 그리고 그것을 좌우로 돌리자 마침내 선영의 입에서 확실하게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아아. 진명아.”
“왜요? 이모.”
진명이 꼭지를 계속 비틀며 묻자 선영이 메마른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엄마한테도 이렇게 했어?”
“응. 이렇게만 한 것이 아니라 입으로 빨기도 했는데.”
진명의 말에 선영은 그의 입이 자신의 젖꼭지를 빠는 상상을 했다. 그러자 자신도 모르게 떨리는 목소리가 말이 되어 나왔다.
“아아. 안 돼.”
선영이 거부하는 말을 하자 진명이 얼른 가슴에서 손을 뗐다.
“왜. 아파요? 그만 할까?”
“으응.”
선영은 진명이 자신의 젖꼭지를 빠는 상상을 하자, 무의식적으로 말이 나온 것인데 진명이 아예 가슴을 애무하던 손까지 떼버리자 속으로 실망감이 들었다. 조금만 더 만져줬으면,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선영은 반대로 말을 했다.
“응. 그만 하자. 이모도 이제 많이 피곤하다. 진명이 너도 네 방에 가서 쉬어라. 이렇게 다칠 때는 쉬는 것이 약이야.”
“알았어 이모. 그럼 내일 태권도 학원에 가는 거지?”
“응. 이모가 오늘하고 내일 아침까지 알아볼 거니까... 이 근방에서 제일 좋은 델 가도록 하자.”
“고마워요 이모.”
“녀석. 그런 말 하지 마. 이모가 진명일 얼마나 사랑하는데...”
“나도 이모 사랑해. 세상에서 이모가 제일 좋아.”
진명이 선영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져가자 그녀가 웃으며 뺨을 대 준다. 가끔 진명이 기분 좋을 때 자신의 뺨에 입을 맞춘 적이 있어 지금도 그렇게 하도록 허락한 것이다. 하지만 선영의 뺨에 잠깐 머물던 진명의 입술이 옆으로 내려와 선영의 입술에 닿았다.
‘......!’
입술에 조카의 입술을 느낀 선영이 놀라 눈을 크게 뜨자 진명이 재빨리 입술을 뗐다.
“너.”
“헤헤. 이모하고 키스 했다.”
진명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하자 선영 또한 웃고 말았다.
“으이그. 이 개구쟁이 녀석. 이모가 그렇게 좋아?”
“응.”
선영은 자기 방으로 들어가는 진명의 뒷모습을 보며 앞으로 이 아이와 자신의 관계가 어떻게 변할지 조금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그것이 결코 싫거나 두려운 감정은 아니었다.
‘그래. 마음 가는 대로 하고 살지 뭐.’
선영은 조금 전 진명이 마음껏 주물렀던 가슴에 손을 대고 가볍게 압박을 해 보았다.
‘......!’
이상하게 진명이 주물렀을 때는 엄청난 흥분을 느꼈는데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다.
‘후우우!’
선영은 뜻 모를 긴 한숨을 내 쉬며 안방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