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화 (2/55)

다음날 학교에 간 진명이 자리에 앉자 기다렸다는 듯 성철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진명아.”

“......?”

진명이 말없이 고개만 돌려 바라보자 성철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제 우리집에서 한 말 있잖아?”

“무슨 말?”

“그거. 계집애랑 한 번 해봐야겠다고 했던 말...”

그러자 진명은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연하지. 내가 언제 말 꺼내고 안 한 적 있냐?”

성철이 녀석이 침을 크게 삼켰다.

꿀꺽-

“우와. 이거 내가 떨린다. 누구랑 할 거야?”

진명이 성철의 머리를 때렸다.

“새끼야. 아무리 나라도 그게 도시락 먹는 것처럼 쉽게 될 리가 있겠냐? 일단 상대를 정하고 시도를 먼저 해 봐야지.”

“그, 그렇지. 그럼 누굴 찍을 건데?”

“글쎄다. 너 같으면 누가 좋을 것 같냐?”

“나야 당연히 김유나지. 걔가 우리 반에서 제일 예쁘잖아?”

“근데 걔는 좀 뚱뚱하지 않냐?”

진명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성철이 동의한다.

“그런가? 뭐 그럴 수도 있겠네. 그러면 누가 좋을까?”

그제야 진명은 고개를 돌려 반에 있는 여자아이들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

여자애들의 수는 20명이 넘었지만 시골이라 그런지 그다지 눈에 확 띄는 애들이 없었다.

진명은 얼굴보다 몸매와 가슴이 예쁜 애들을 먼저 골랐다. 그러다 진명의 눈이 한 곳에 가 멈췄다.

‘문지수!’

키와 얼굴은 그저 평범했지만 지금 보니까 가슴이 제법 볼록하게 나와 있고 몸매가 괜찮았다.

진명이 성철에게 턱으로 문지수를 가리켰다.

“야. 쟤 어떠냐?”

“누구?”

“문지수.”

“지수? 야. 걔는 안 돼.”

성철이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왜?”

“쟤 아빠가 3반 담임이잖아?”

“그게 뭐 어때서?”

진명이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대꾸하자 성철이 놀란 표정으로 그를 본다.

“진명아. 아무리 너라도 지수는 곤란하지 않겠냐? 만약 지수 아빠가 아는 날엔...”

“씨팔. 어차피 이제 곧 졸업인데 걸리면 어떠냐? 아무튼 너만 입조심하면 되니까 조용히 찌그러져 있어. 한 번 들이대보고 걔가 싫다면 나도 다른 년 찾으면 되지.”

“그, 그럴래?”

성철이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다 이내 얼굴에 웃음을 짓는다.

“하긴. 진짜로 스릴은 있겠다. 지수가 누구냐? 그 아빠가 엄청 무서운 문병국 선생이잖아? 그래서 아무도 지수한테는 말을 붙여볼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는데 진명이 네가 해 보겠다니. 하여간 진명이 넌 대단해.”

“야야. 잘 될지, 나도 자신 없으니까 너무 비행기 태우지 말고 그냥 조용히 있어. 다른 놈들한테도 절대 까발리지 말고. 알았지? 너 이거 소문나면 전부 네 탓이니까 나한테 죽도록 맞을 줄 알아.”

“알았다. 남석이나 용수한테도 말 안 할게.”

성철은 진명과 단 둘만의 비밀이 생기자 오히려 기쁜 듯 얼굴 가득 웃음을 짓고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수업이 끝나자 진명은 지수의 모습을 눈으로 쫓았다.

다른 친구들이 부산하게 교실을 빠져나가지만 지수는 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책을 가방에 집어넣고 있었다.

마침내 지수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진명도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진명아. 나도 따라갈까?”

학교 정문을 나서는데 성철이 진명에게 물었다.

“넌 그냥 가라. 나 혼자서 할 거니까.”

“그래?”

성철이 아쉬운 표정을 지었지만 진명의 말을 거스를 수는 없다.

성철이 집으로 향하자 진명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지수의 뒤를 따라갔다.

한 5분 쯤 갔을까?

지수가 어느 단독주택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는 벨을 누르려 하고 있었다.

진명은 순간 어이가 없어 멍한 표정으로 지수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이토록 빨리 그녀가 집에 도착해버릴 줄 몰랐던 것이다.

막 벨을 누르려던 지수가 뭔가를 느꼈는지 갑자기 고개를 돌려 진명의 얼굴을 보았다.

‘......!’

제법 가깝게 따라가고 있던 터라 진명은 지수의 까만 눈동자를 충분히 느낄 수가 있었다.

약간 놀란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지수에게 진명은 더욱 가까이 다가갔다.

“문지수.”

진명이 부르자 지수가 그의 얼굴을 한 번 바라보다 살며시 고개를 숙여 진명의 시선을 피했다.

“여기가 너네 집이냐?”

진명이 묻자 지수가 눈을 들어 그를 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응.”

“학교하고 진짜 가깝다.”

“응.”

사무적으로 짧게 끊어서 대답하는 지수를 보고 진명은 이 아이가 자신에게 별 호감을 갖고 있지 않는 건가, 하는 생각이 순간 들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물러날 그가 아니었다.

“너 시간 있으면 나하고 얘기 좀 하자.”

진명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 지수가 놀란 눈빛으로 그의 얼굴을 본다.

“지금?”

“응. 시간 없냐?”

“아, 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

지수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남자아이에게 이런 제의를 받아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 잠깐만 나하고 가자.”

진명이 손이라도 잡을 듯 바짝 다가오자 지수는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행히도 주위엔 지나가는 행인들 빼고 아는 사람이 없어 지수는 가만히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어, 어디로 갈 건데?”

지수가 묻자 진명이 천연덕스럽게 대꾸한다.

“나도 몰라.”

“뭐?”

지수의 두 눈이 동그랗게 떠지자 진명의 그녀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너하고 얘기 좀 할 건데 어디로 갈 건지는 생각을 안 해 봤다.”

“그런...”

지수가 망설이자 진명이 약간 짜증스럽게 말했다.

“야. 같은 반 친구가 얘기 좀 하자는 데 뭘 그렇게 망설이냐?”

지수가 순간 몸을 흠칫, 떨며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을 보고 진명은 살며시 후회하는 마음이 들었다. 싸움으로 전교 최고는 남자아이들에게나 선망의 대상이지 여자애들에겐 그저 공포의 대상일 수도 있는 것이었다.

지수가 겁 먹었다는 생각이 들자 진명은 더욱 일이 틀어진다고 생각했다.

‘씨팔. 이 건 싸움보다 훨씬 어렵구나.’

시간은 길어지고 지수는 머뭇거리자 진명은 주위를 둘러보며 마음을 정했다.

‘처음이라 역시 안 되나? 지수 이 계집애는 실패다. 내일 다른 년이나 골라봐야지.’

지수를 포기하고 가려다 진명은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시도해 보기로 했다.

“문지수. 잠깐이면 되는데... 나하고 얘기하는 거 싫냐?”

“그런 거는 아닌데...”

지수가 입술을 깨물며 망설이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가자.”

지수가 마침내 따라갈 뜻을 비취자 진명은 막혔던 가슴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이 시원한 느낌을 받고 얼굴 가득 웃음을 보였다.

마치 큰 싸움에서 승리라도 한 것처럼 성취감을 맛보며 진명은 지수와 함께 오던 길로 다시 걸어갔다.

“어디로 갈 거야?”

지수가 다시 장소를 묻자 진명은 잠시 생각했다.

날은 춥고 따뜻한 제과점 같은 곳에서 얘기 하면 좋겠지만 진명에겐 돈이 없다.

‘어떻게 하지? 이럴 줄 알았으면 성철이 새끼한테 돈이라도 좀 받아 올 걸.’

아무 대책 없이 나선 것이 잠시 후회됐지만 사실 진명에게 그런 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수 너 돈 좀 있냐?”

“왜?”

“응. 제과점엘 가고 싶은데 내가 돈이 없어서.”

진명의 말을 듣는 지수의 얼굴에 오늘 처음으로 웃음기가 돌았다.

“그 정도는 있어.”

“그래? 잘 됐네.”

진명은 지수의 주머니 안에 있는 돈이 마치 자신의 것이라도 되는 양 태연한 모습으로 제과점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갔다.

마침 제과점 안에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어 진명은 지수를 데리고 가장 구석진 자리를 찾아 앉았다.

“지수 네가 시켜라.”

“응.”

일단 안으로 들어오자 지수도 더 이상 빼지 않고 밝은 낯으로 먹을 것을 주문했다.

한 동안 말 없이 둘은 앉아 있었다. 그러다 주문한 빵이 나오자 진명은 그 중 하나를 들어 크게 한 입 물었다.

그가 빵을 다 씹어 삼킬 때까지 차분하게 기다리다 지수가 진명에게 물었다.

“내게 할 말이 뭐야?”

그러자 진명이 지수에게 대뜸 말했다.

“나랑 사귀자.”

“뭐?”

지수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자 진명이 그녀를 뚫어지게 보았다.

‘......!’

얼굴은 평범하다. 키도 이제 150을 갓 넘겼을까, 170 정도인 자신에 비해 거의 20cm는 차이가 나 보인다. 하지만 이 아인 왠지 같은 또래 계집애들보다 성숙해 보이고 차분하다. 여성스런 분위기가 있는 것이다.

지수는 너무 급작스런 진명의 말에 미처 대꾸를 하지 못하고 멍한 표정으로 그를 보고만 있었다.

하는 수없이 진명이 다시 지수에게 물었다.

“왜? 내가 싫어?”

“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

지수가 고개를 강하게 옆으로 흔드는 걸로 보아 자신을 싫어하는 눈치는 분명 아니다.

진명이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대답을 기다리자 지수가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너무 뜻밖의 일이라서......”

“너 남자하고 사귄 적 있냐?”

“아니. 없어.”

지수가 고개를 흔들자 진명이 말했다.

“나도 여자하고 사귄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런데 1년 동안 너 쭉 지켜보았는데 마음에 들었어. 그래도 여자한테 별 관심이 없어 그냥 보고만 있었는데 이제 조금만 있으면 초등학교도 끝이 나고 너하고 헤어지면 언제 만날지 알 수도 없고 해서 이런 말 하는 거야.”

거짓말이다. 1년 동안 지켜본 게 아니라 오늘 처음으로 관심을 갖고 그냥 들이대 보는 중이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면 정말 꽝되는 일이라 진명은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했다.

아니나 다를까 지수는 고개를 갸웃, 하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난 왜 몰랐을까? 진명이 네가 나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생각은 정말 전혀 하지 못했는데...”

“너도 잘 알잖아? 내가 그 동안 싸움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다는 걸. 6학년 들어와서 여자라면 지수 너한테만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내색을 안 한 거지. 더구나 너네 아빠가 3반 담임선생님이라 그것도 걸렸고.”

“그랬구나. 진짜 전혀 몰랐네.”

그제야 진명의 말을 완전히 믿는 듯, 지수의 얼굴에 서서히 홍조가 피어오른다.

“어때? 이제 내 마음을 알았으니까 나하고 사귈 거야?”

“아아. 너무...”

지수의 얼굴이 더욱 붉어지며 말을 잇지 못한다.

“왜? 싫어?”

“아니. 그게 아니라... 오늘 처음 만났는데 사귀자는 말은 좀... 빠른 거 같아서.”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은데?”

“나도 잘은 모르지만 처음엔 친구처럼 지내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아. 친구.”

진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지수의 말에 수긍했다.

“그렇게 하지 뭐.”

진명이 시원스럽게 동의하자 지수는 그제야 얼굴에 웃음을 지으며 진명의 눈을 똑바로 보았다. 진명도 발랑 까지지 않고 수줍어하는 지수의 모습이 보기 좋아 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나 무섭지 않니?”

진명이 묻자 지수가 그의 얼굴을 보았다.

“아니. 안 무서워.”

“의외네. 여자애들은 나 무서워할 줄 알았는데...”

“진명이 너. 여자애들 때린 적 있어?”

“아니. 한 번도 없는데.”

“거 봐. 진짜 싸움 잘 하는 남자는 여자한테 폭력 쓰지 않는다더라.”

지수가 배시시 웃으며 말하자 진명도 따라 웃었다.

“그런가?”

“그런데 진명아. 너 정말로 여자애들하고 사귄 적 없어?”

“응. 사귄 것은 물론이고 여자하고는 얘기도 해 본 적이 없다. 지금 네가 처음이야.”

“너도 의외다. 진명이 너 여자애들한테 인기 좋은 편인데.”

“정말이야?”

“응.”

“안 믿겨지는데.”

진명이 웃자 지수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반문한다.

“왜?”

“나 같은 싸움꾼을 누가 좋아하겠냐?”

“아니야. 싸움 잘 하는 남자 좋아하는 애들 많아. 물론 공부 잘 하는 애가 보편적으로 더 인기가 있지만 진명이 넌 얼굴도 잘 생겼고 키도 크잖아.”

“내가 잘 생긴 얼굴이냐?”

진명이 쑥스러워 두 손으로 얼굴을 쓰다듬자 지수가 웃으며 말했다.

“뭐 그 정도면 잘생겼지.”

“하하. 고맙다. 잘 생겼다는 말은 너한테 처음 듣는다.”

“네가 여자하고 사귄 적이 없어서 잘 몰랐던 거겠지.”

“그런가? 지수 너도 아주 예뻐.”

“정말? 나도 그런 말 처음 듣는데...”

지수가 큰 선물을 받은 아이처럼 진심으로 기뻐하자 진명이 곧바로 말했다.

“예쁘니까 내가 널 처음부터 관심 있게 지켜봤지.”

지수의 얼굴이 처음 진명을 보았을 때와 달리 이젠 완전히 펴졌다.

“호호. 나도 사실 진명이 너 처음부터 멋있다고 생각했어. 어제 옆 반 애하고 싸우는 것도 지켜봤는데 완전 짱이더라.”

“너도 봤어?”

“응. 유나하고 같이 봤는데 어쩜 그렇게 커다란 애를 쉽게 물리치는지... 유나도 너 멋있다고 엄청 칭찬하더라. 참. 유나도 진명이 너 좋아하는데.”

“정말?”

“응. 유나가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잘 하잖아?”

지수의 얼굴엔 유나 같은 앨 놔두고 진명이 왜 자신을 찍었는가, 하는 표정이 어려 있었다.

“유나가 예쁘냐? 난 잘 모르겠는데. 내 눈엔 지수 네가 훨씬 더 예쁜 것 같아.”

“와아.”

지수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기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때다 싶어 진명이 지수에게 말했다.

“내일 토요일인데 지수 너 약속 없으면 나랑 영화나 볼래?”

“좋아.”

지수가 망설이지 않고 대답하다 멈칫, 한다.

“왜? 약속 있냐?”

“아니. 그런 것은 아닌데...”

“뭐? 곤란한 일 있으면 말해. 난 괜찮으니까.”

“그런 게 아니라. 우리 아빠가 아시면 큰 일 나는데...”

“너네 아빠, 집에서도 무섭냐?”

“아니. 그렇진 않아. 날 얼마나 귀여워 해 주시는데. 하지만 한 번 화가 나면 아무도 못 말리는 성격이라서. 그리고 나한테 그랬거든. 남자를 만나는 것은 대학이나 가서 허락할 테니까 그 전까지는 절대로 남자친구 같은 거 만들지 말라고.”

“그래?”

진명의 마음이 초조해졌다. 배가 목적지에 거의 다 왔는데 갑자기 암초를 만난 것이다.

지수가 잠시 생각하는 표정을 짓는데 그 모습을 지켜보는 진명의 마음은 판결을 기다리는 죄수처럼 몹시 불안했다. 하지만 겉으로는 태연한 표정으로 그녀를 응시하고 있을 뿐이다.

잠시 생각하던 지수가 이내 마음을 정한 듯 진명에게 말했다.

“내일 영화 보러 가자. 하지만 우리 그러는 거 다른 사람들한테는 비밀로 하는 게 어때?”

“나는 괜찮아.”

“그럼 다른 친구한테도 말하지 마. 나도 입 다물고 있을게.”

“좋아. 그렇게 하자. 그리고 내일 영화는 내가 보여줄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너도 돈은 좀 가져와라. 우리집 가난해서 어쩌면 엄마가 돈을 안 줄 지도 모르거든.”

진명의 말에 지수가 웃으며 대답했다.

“괜찮아. 나한테 그 정도 돈은 있으니까.”

“좋아. 그럼 내일 영화 보는 거다.”

“응.”

서로를 바라보는 두 아이들의 눈에 상대를 향한 호감의 빛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그날 밤 진명의 엄마 선희는 평소보다 약간 이른 시간에 집으로 왔다.

“아들. 저녁은 먹었지?”

술에 만취한 어제와 달리 눈빛은 맑았지만 그녀의 얼굴엔 피로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엄마. 술 좀 그만 마셔라.”

진명이 대답 대신 핀잔 섞인 음성으로 말하자 그녀가 진명의 코를 잡아당기며 웃었다.

“아이고. 그래도 자식이라고 엄마 생각해 주는 거야?”

“그래. 요즘 들어 더 많이 마시는 거 같아.”

선희는 별다른 대꾸 없이 자리에 앉아 담배를 꺼내 들고 불을 붙였다.

“후우. 엄마가 이런 낙이라도 없으면 어찌 살겠냐? 웬수 같은 남편은 하룻밤 사이에 야반도주해 버리고... 여자 혼자 몸으로 자식 하나 데리고 산다는 게 보통 힘 든 일이 아니거든. 너도 나중에 크면 엄마 맘 이해할 거야.”

진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어린 그이지만 엄마가 매우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아빠가 아무 언질도 없이 연기처럼 사라져버린 것이 벌써 3년째인 것이다.

“나는 엄마가 술 마시고 담배 피는 거 좋아. 하지만 그러다 아플 까봐 그러지.”

“설마, 우리 아들 대학 들어갈 때까지는 살아 있겠지. 너무 걱정 하지 마. 아우. 피곤하다.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 이불 좀 깔아라.”

“응.”

진명이 이불을 펴자 선희는 어제처럼 진명의 앞에서 옷을 훌렁 벗고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브래지어를 벗을 때 가슴이 출렁, 크게 흔들리자 진명은 그것을 보며 지수의 가슴을 떠올렸다.

옷 밖으로 봤을 때도 약간 볼록하게 솟아오른 가슴이었다. 아마도 옷을 벗겨놓으면 굉장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속으로 미소를 짓고 있는데 엄마가 이불 속으로 들어가며 말한다.

“아들. 안 잘 거야?”

“나도 자야지.”

집이 가난해서 컴퓨터도 없다. 늦게까지 할 일도 없어 진명도 잠옷으로 갈아입고 엄마 옆에 누웠다.

천장을 보고 반드시 누운 엄마 옆에 바짝 붙어 진명은 그녀의 가슴을 만졌다.

옷 위로 만지다 이내 손을 옷 속으로 넣어 맨살덩이를 주물렀다.

평소에 항상 하던 행동이었는데 이번엔 갑자기 선희가 몸을 진명에게 돌리더니 손을 뻗으며 말했다.

“요즘 통 만져보질 못했네. 어디. 오늘은 우리 아들 고추하고 인사 좀 해 볼까? 얼마나 컸을까나?”

‘윽! 안 되는데...’

이미 절반은 서버린 자지를 죽이느라 애를 쓰다 엄마의 손이 뱀처럼 바지 속으로 기어들어와 자지를 움켜쥐자 진명은 그만 포기하고 말았다.

“어머!”

아들 자지의 몸통 부근을 손으로 쥔 채 선희는 짧은 감탄사를 뱉어냈다.

“이게 뭐야. 우리 아들 고추 맞아?”

“응.”

진명이 멋 적은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언제 이렇게 커버렸지?”

진명에게 묻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에게 묻는 것인지, 분간하기 어려웠지만 선희의 말투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았다.

“나도 몰랐는데, 어제부터 그런 거 같아.”

“그래? 우리 아들. 이제 곧 어른 되겠네.”

엄마가 평소처럼 자신의 자지를 주물거리자 진명도 역시 평소처럼 엄마의 가슴을 주무르며 그녀를 불렀다.

“엄마.”

“응?”

마치 꿈속에 빠진 것처럼 선희가 멍한 표정으로 대꾸한다.

“나 용돈 좀 주라.”

“용돈?”

“응. 내일 토요일이어서 친구랑 영화 보기로 했는데 돈이 없어.”

“그래? 그러고 보니 엄마가 요즘 우리 아들 용돈을 안 줬구나. 그래. 내일 학교 가기 전에 말해라. 엄마가 용돈 줄게.”

“응.”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자 진명은 편안한 마음이 되어 급속히 잠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다음 날.

학교에 간 진명은 교실로 들어가자 바로 지수부터 찾았다.

마침 지수도 진명을 보고 있는 상태라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

자신과 눈을 마주치며 두 볼을 발그레 붉히는 지수의 얼굴을 보자 진명은 갑자기 지수가 전보다 더욱 가깝게 느껴졌다. 발랑 까진 애들보다 이렇게 수줍음을 타는 지수가 훨씬 더 좋았다.

진명은 그녀를 향해 씩, 한 번 웃어준 뒤 자리에 가서 앉았다.

잠시 후 성철이 진명에게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진명아. 어제 어땠어?”

진명을 바라보는 녀석의 눈엔 호기심이 극도로 차 있었다.

“뭘?”

“지수 말이야. 말 걸어봤어?”

“그래. 걸어봤다.”

“그래? 잘 됐어?”

진명은 자신보다 더 안달을 하고 있는 녀석의 얼굴을 보며 그냥 피식, 웃고 말았다.

“잘 되긴 뭐가 잘 되냐?”

“아니...”

진명이 확실한 대답을 해 주지 않자 성철은 더 캐묻지도 못하고 말을 흐린다.

평소라면 당연히 성철에게 사실을 말해주었을 테지만 어제 지수와 약속한 것이 있어 진명은 비밀을 지키기로 마음 먹었다.

“말은 해 봤지만 지수는 아빠가 너무 무서워서 걸리면 죽는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깨끗하게 포기하기로 했다.”

“아아.”

성철은 마치 자신이 지수에게 차이기라도 한 것처럼 무척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수업이 모두 끝나자 진명은 약속한 장소에 가서 지수를 기다렸다.

얼마 안 돼 지수가 나타나자 두 사람은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갔다.

중심가에 도착한 둘은 먼저 영화표를 예매하고 식당으로 갔다. 그들이 살고 있는 도시는 인구 10만을 겨우 넘기는 작은 소도시였지만 중심가엔 상권이 밀집돼 있어 놀기에 부족한 것이 없었다.

“뭐 먹을래?”

진명이 묻자 지수가 방그레 웃으며 말했다.

“진명이 너는? 영화표는 네가 샀으니까 밥은 내가 살게. 먹고 싶은 거 시켜.”

“음. 난 돈가스.”

“난 뭐 먹을까?”

지수가 잠시 고민하자 진명이 말했다.

“넌 만두 시켜라. 돈가스랑 만두랑 같이 나눠서 먹게.”

“그래.”

지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순순히 진명의 말을 따른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두 사람은 시간이 되자 같이 영화를 보았다.

예고편이 끝나고 영화가 시작되자 진명은 손을 뻗어 옆자리에 있는 지수의 손을 잡았다.

약간 흠칫, 하는 떨림이 느껴졌지만 지수가 가만히 있자 진명은 자신의 손아귀에 잡힌 작은 그녀의 손을 가볍게 움켜쥐고 그 느낌을 음미했다.

‘......!’

엄마 말고는 처음으로 잡아보는 여자의 손이다.

그 동안 사내녀석들과 싸움만 하느라 관심이 없었는데 이렇게 부드러운 여자의 손을 잡고 보니 정말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기분이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진명은 지수의 손을 놓지 않았다. 땀이 차면 얼른 옷에다 문질러 닦고 다시 손을 잡았다. 그렇게 두 시간 동안 두 사람은 서로 손을 잡은 채 영화를 감상했고 그러는 그들 사이에는 알 수 없는 감정들이 서로를 향해 오고 갔다.

영화가 끝나고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는데 마침 맨 뒷자리가 비어 진명은 지수의 손을 잡고 버스 끝으로 갔다.

지수를 구석으로 앉게 한 뒤 진명은 그녀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가볍게 안았다. 지수도 반항하지 않고 안기는데 체구가 작은 지수의 몸이 안으로 쏘옥, 들어오자 진명은 흥겨운 마음에 콧노래라도 부르고 싶은 심정이 되었다.

“지수야.”

“응?”

“오늘 영화 재미 있었냐?”

“응. 너는?”

“나도. 오랜만에 보니까 좋기도 했지만 지수 너하고 보니까 더 좋았던 것 같다.”

지수가 얼굴을 붉히며 웃다 살며시 고개를 끄덕인다.

“나도...”

버스에서 내리자 어느새 날이 어둑해져 있는 게 이제 곧 겨울방학이란 걸 피부로 실감할 수 있었다.

“집에 가야지?”

진명이 묻자 지수가 고개를 끄덕이는데 아쉬운 표정이 얼굴에 역력하다. 같이 점심을 먹고 영화를 보며 뭔 가 공유한 게 지수의 진명에 대한 마음을 급속도로 가깝게 한 것이 분명해보였다.

진명은 지수의 손을 잡고 그녀의 집이 있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집에 거의 다 와갈 무렵엔 사방이 캄캄해서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이 아니고는 얼굴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가 되었다.

지수의 집이 눈에 보일 정도로 가까워지자 진명은 그녀의 손을 이끌고 근처에 있는 골목 안으로 들어갔다.

“어? 집은 저쪽으로 가야 되는데...”

지수가 놀라 두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자 진명은 지수를 어느 주택 앞 움푹 들어간 곳으로 밀고 간 다음 주위를 살폈다.

‘......!’

한적한 곳이라 주변에 사람은 전혀 보이질 않았다.

진명은 지수를 벽 쪽으로 밀어붙인 뒤 그녀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쥐었다.

“진명아!”

진명의 의도를 깨닫고 지수가 불안한 눈빛으로 그를 불렀다.

“한 번만 해 보자.”

“너무. 빠른데... 다음에 하면 안 돼?”

지수가 사정하자 진명이 고개를 흔들었다.

“어차피 다음에 할 거면 지금 해도 되잖아? 난 지금 네가 너무 귀여워서 그냥 못 보내.”

“아아. 너무 빠른데...”

지수도 난처한 표정은 짓고 있지만 그다지 반항하는 기색이 없다.

진명은 지수의 얼굴을 두 손으로 받쳐 들고 얼굴을 서서히 숙였다.

서로의 얼굴이 점점 가까워지고 거의 입이 닿을 순간, 빵 냄새 같은 것이 진명의 콧속으로 흘러들어왔다. 낮에 식당에서 먹었던 돈가스나 만두 같은 것들이 지수의 입에서 냄새로 흘러나오는데 전혀 더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진명이 더 얼굴을 앞으로 내밀자 마침내 두 사람의 입술이 딱 붙었다.

‘......!’

난생 처음으로 하는 입맞춤이지만 진명은 제법 침착했다. 부드러운 지수의 입술을 자신의 입술로 부비다가 혀를 살짝 내밀어 그녀의 입술을 쓰다듬었다.

진명의 혀가 계속 두드리자 지수가 입술을 열었다. 그 순간 기다렸다는 듯 진명이 혀를 지수의 입 속으로 쑥 집어넣었다.

“으음!”

입 안을 진명의 혀에 의해 점령당하자 지수가 가냘픈 신음소릴 내며 두 손으로 진명의 등을 끌어안았다.

진명은 키스에 대한 별다른 기술이 없어 무작정 혀만 지수의 입속에서 종횡무진 움직이다 지수가 힘들어하자 혀를 그녀의 입속에서 빼냈다.

“하아!”

지수가 심호흡을 하자 진명은 그녀의 몸을 꼭 한 번 안아주었다.

“지수 너 나하고 키스 처음 하는 거지?”

진명의 말에 지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네가 처음이야. 근데 생각보다 훨씬 기분이 좋다.”

진명의 말에 지수는 부끄러운지 더 이상 대답을 하지 않는다.

“우리 다음에 또 만날까?”

진명이 묻자 지수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다음 주 월요일에 수업 끝나고 볼 까?”

“응.”

“좋아. 그럼 월요일에 보자.”

지수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온 진명은 저녁을 차려 먹고 거울 앞에 앉았다.

거울 속에 비친 얼굴을 보고 진명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내가 정말 잘 생긴 건가?”

자신이 볼 땐 확신이 서지 않았다. 못 생긴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잘생긴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지수는 자신을 잘생겼다고 말했다.

‘......!’

제일 먼저 눈에 띄는 코. 코는 또래 나이의 애들에 비해 오똑한 편이고 입술도 야무지게 닫혀 있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거울에 비친 얼굴 중 눈으로 시선이 가자 진명은 고개를 옆으로 흔들었다.

“눈이 엄마 닮아서 별론 가?”

크기는 작지 않았다. 가로로 길게 찢어져 시원스럽게도 생겼고 위아래로 크기도 적당했다. 하지만 눈꼬리가 엄마를 닮아 약간 위로 올라가 어찌 보면 성질머리가 있어 보인다. 그 동안 싸움질만 하느라 거울을 본 적이 없었는데 지금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그 전엔 조금 더 위로 올라가 사람들에게 위압감을 주었으면 했던 눈초리가 약간 걸리는 것이다.

“뭐. 그래도 이 정도면 나쁘진 않은 거 같네. 지수 이 녀석을 언제 쯤 따 먹는다?”

진명은 바닥에 벌렁 누워 오늘 자신을 향해 웃음을 짓던 지수의 얼굴을 떠올렸다.

평범한 얼굴이지만 자신만을 위해 웃어주던 얼굴이라 그런지 굉장히 친밀감이 들고 방금 헤어졌는데 또 보고 싶다는 기분까지 든다.

선희는 그날도 술을 마시고 밤늦게 들어왔다. 아니,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이 마셔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해 있었다.

“엄마.”

“어우. 취한다.”

쓰러질 듯 비틀거리는 엄마의 몸을 부축하며 진명은 소리쳤다. 그 동안 아무리 술을 마셨어도 엄마가 이 정도까지 마시진 않았는데 오늘은 너무 많이 취했다.

“무슨 술을 이렇게 많이 마셨어?”

“누구?”

진명의 얼굴을 흐릿한 눈으로 쳐다보던 선희가 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쓰다듬는다.

“우리 아들. 진명이구나.”

“엄마. 요즘 너무 술 많이 마신다.”

“야! 술 안 마시면 살 수가 없어 그런다. 니가 엄마 맘을 알기나 해?”

“아, 알았어. 얼른 자.”

이미 깔아놓은 이불 속으로 엄마의 몸을 구겨 넣듯 밀어 넣자 선희가 이불 속에서 옷을 벗었다. 하지만 제대로 벗지 못하자 진명이 이불을 들추고 그녀를 도와 옷을 벗겼다.

브래지어를 풀고 밖으로 내 던지던 그녀가 이번엔 팬티까지 벗어 던졌다.

“엄마!”

그 동안 아무리 취해도 팬티까지 벗은 적이 없었는데 이런 모습까지 보이는 걸로 보아 거의 의식을 잃을 정도로 취한 것 같다.

엄마가 완전히 알몸으로 변하자 진명의 눈이 자연스럽게 그녀의 아래로 향해 갔다.

‘......!’

엄마의 성기 주변엔 검은 털들이 짙은 그늘을 이룰 정도로 무성하게 자라 있었다.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도 그것을 느낀 것일까? 선희가 손을 뻗어 진명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진명의 손을 자신의 보지에 갖다 댔다.

“흐응.”

진명은 손바닥에 까칠한 털이 만져지자 얼른 엄마에게서 손을 빼냈다.

“엄마. 옷 입어. 춥다.”

일부러 엄마, 란 말에 힘을 주어 말하자 선희의 몸이 흠칫, 떨렸다. 그리고 눈에 초점이 다시 잡혔다. 이때다 싶어 진명은 잠옷을 건넸고 그의 도움을 받아 선희는 잠옷을 다 입었다.

진명은 엄마의 몸에 이불을 덮어주고 자신도 얼른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선희가 진명의 옆으로 바짝 붙어왔다.

반드시 누운 진명의 옆에 몸을 붙인 다음 선희는 자신의 보지가 있는 부분을 진명의 엉덩이 뼈 부근에 바짝 대고 비벼대기 시작했다. 그러자 진명은 얇은 잠옷을 통해 엄마의 보짓털과 부드러운 살덩이들이 자신의 옆구리 쪽을 자극하는 것을 아주 섬세하게 느낄 수가 있었다.

“아아. 여보!”

선희가 낮은 신음소릴 내며 진명의 몸을 끌어안았다.

진명은 엄마가 자신을 아빠로 착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술에 너무 취해서 곁에 누운 사람이 자식인지, 남편인지 분간을 못하는 것이다.

진명의 몸을 더듬던 선희의 손이 아래로 내려오더니 진명의 자지에 이르렀다.

“아아.”

옷위로 자지를 몇 번 더듬다 선희가 이내 그것을 손으로 움켜쥐었다.

‘윽!’

엄마의 손이 자신의 자지를 거세게 움켜잡자 진명은 속으로 신음소릴 냈다.

자극을 받자 진명의 자지가 커지기 시작했다.

진명은 약간 당황했다. 엄마의 손인 데다 자신을 아빠로 착각하고 하는 행동이다. 이처럼 별다른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데도 자극을 받으니 자지가 발기하는 것이 아닌가.

자지가 커지자 선희가 더욱 가쁜 숨을 뱉어내며 진명에게 보챘다.

“여보. 얼른 해 줘. 나 하고 싶어. 이거 빨리 넣어줘. 아아. 하고 싶어 죽겠어.”

진명은 어찌해야 좋을지 알 수가 없어 점점 더 마음이 힘들어졌다. 이렇게 엄마가 간절히 원하니까 할 수만 있다면 엄마의 요구를 들어주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리 담대하고 거칠 것이 없는 성격의 진명이라도 이런 상황에서 엄마가 원하는 것을 들어줄 수는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진명이 가만히 있자 마침내 선희가 진명의 몸 위로 올라탔다.

진명은 묵직한 중량과 함께 엄마가 보지를 자신의 자지에 갖다 붙이는 것이 느껴졌다. 그 상태에서 엄마가 보지를 몇 번 움직이자 진명은 자지가 엄마의 보지 속으로 약간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잠옷이 가로막혀 있고 실제로 삽입이 된 것이 아니지만 커다랗게 돌출된 자신의 자지가 엄마의 몸을 찌르는 것이 아닌 뭔가 오목한 곳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굉장히 편안하고 좋은 느낌이 그를 사로잡았다.

“아아. 좋아. 아아.”

선희가 진명의 몸 위에서 엉덩이를 서서히 돌렸다.

진명은 엄마를 밀어내야 한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자지에서부터 전해지는 짜릿한 감촉에 빠져 한 동안 미동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아아. 여보. 하고 싶어. 거기에 넣어 줘. 나 그거 한 지 너무 오래 됐단 말이야.”

점점 고조되는 엄마의 신음소릴 듣자 진명은 순간 해 버릴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엄마의 손이 잠옷 안으로 들어오며 맨살을 쓰다듬자 마침내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엄마의 맨살을 배회하던 손이 자신의 잠옷을 벗기려하자 진명은 엄마의 두 손을 꽉 잡고 소리쳤다.

“엄마. 정신 차려. 나 진명이야. 엄마 아들 진명이라고.”

“으응?”

열에 들뜬 선희의 눈과 진명의 눈이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쳤다.

‘......!’

선희의 두 눈이 놀라 동그랗게 떠지며 입이 열렸다.

“아들?”

“응. 엄마. 나 진명이야.”

“으응. 그렇구나. 엄마가...”

선희가 서서히 진명의 몸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천장을 보고 반드시 누웠다. 그러자 진명은 엄마의 옆에 바짝 달라붙어 그녀의 몸을 안았다.

“으음!”

선희의 입에서 아주 미약한 신음소리가 흘러나오며 그녀가 아들의 품속으로 안겨 들어왔다.

진명은 엄마의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졸린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얼른 자자.”

“응. 자야지.”

이젠 정신을 차린 듯한 엄마의 말을 듣자 진명은 낮에 지수와 데이트하느라 힘들었던 것까지 피로가 겹쳐 그냥 깊은 잠속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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