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화 (4/5)

"우와....연희씨 너무....너무 아름다워요...이게...우와"

"참 오빠도...뭐가 예쁘다고 그래요 다 늙은 아줌마가...."

상훈의 진심이 담긴 눈빛과 연이은 감탄사에 자신의 상황도 잊고 잠시 기분이 좋아진 연희였지만

도대체 얼마가 나올 지 모르는 쇼핑금액에 다시금 어두운 표정이 되었다. 연희는 정면 돌파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강승희가 자신에게 몸을 부비며 옷을 팔았던 것처럼 자신 역시 상훈에게 같은

일을 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연희는 스마트폰을 꺼내어 연신 자신의 자태를

찍어대고 있는 상훈에게 다가가 품안에 안겼다. 상훈은 40대 농익은 유부녀의 몸을 감싼 황금색

실크 드레스의 부드러움을 옷 위로 느꼈음에도 아랫도리에 힘이 들어가며 맨살이 드러나 있는

연희의 등을 감싸안았다.

"오빠 고마워요. 나같은 여자가 뭐라고 이런 행복을.....제가 도대체 오빠한테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무슨 소리에요 연희씨. 제가 감사하죠. 지금 이렇게 안고 있기만 해도 너무 좋은데요..

자주 안아줘요 그러면 하하하. 이거 민국이한테 걸리면 혼나겠는데"

"그 사람이 뭐라고  오빠를 혼내요. 자기도 염치가 있으면 고마운 걸 알아야죠. 만약에

조금이라도 그런 낌새를 보이면 제가 혼내 줄께요. 어디 감히 우리 오빠한테...."

"하하하. 말만이라도 기분 좋네요."

상훈은 바로 어제 면으로 된 홈드레스 위로 연희의 팔뚝살을 한참이나 즐겼지만 맨살을

그것도 색감이 풍부한 여성들에게는 엉덩이나 허벅지 안쪽 만큼이나 민감한 등을 맨살로

만지게 되자 다시 한 번 발기하며 극도의 흥분을 느꼈다. 자신도 모르게 연희의 드러난

맨살을 양 손으로 천천히 마치 애무하듯 쓰다듬기 시작했다.

"앙....아...아...오빠....아........"

농익을 데로 농익은 연희의 몸은 상훈의 손길이 가는 곳마다 반응을 했다. 이미 드레스 치마 안쪽에 뿌려졌던

강승희의 애액 위로 연희의 신선한 애액이 조금씩 흘러 덮였다.....드레싱룸에서의 알파걸은 어디 갔는지

상훈에게 온 몸과 마음을 맡긴채로 교성을 흘리던 연희가 간신히 입술을 열어 말했다.

"오빠....앙....연희가....처음으로 이런데서 쇼핑을 해봐서....흐응....너무 좋아서...아....이것저것 입어보다가....

옷을 너무 많이 버려놔서....앙앙...하.....그걸 사줘야 한다는데...항....어떻하죠? 오빠한테 너무 죄송해서...항..."

"연희씨"

"네..엥...오빠앙..."

"제가 어제 연희씨에게 했던 말. 그거 쉰소리 아니에요."

"어떤....?"

"연희씨가 원하면 명품관을 통째로 사줄 수도 있다던 말....이제 연희씨 옷 몇벌 가지고 벌벌떨지 않아도 되요.."

등을 더듬던 상훈의 손이 커다랗고 마치 순두부처럼 부드러운 연희의 둔부로 내려갔다. 그리고 잠시

쓰다듬으며 그 극한의 부드러움을 즐기다가 우악스럽게 움켜쥐고 떡주무르듯 주물르며 말했다.

"이제 내가 있잖아 연희야....."

"앙..아악! 앙! 오빠...오빠! 나....나.....아아아아아앙!!"

연희는 상훈의 손이 자신의 둔부를 움켜쥐고 주무른 것 만으로 절정을 맞이하여 강승희의 애액이 범벅이 되어

있는 드레스 안쪽에 다시 자신의 애액으로 도배를 했다. 삽입도 클리토리스 애무도 없이

엉덩이가 주물러진 것만으로 이토록 가버리다니.....연희는 무언가 다시는 닫을 수 없는 문을 열어버렸음을

깨달았다. 이제 자신은 상훈을 떠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 어떤 의미로도.....그리고 그토록 젠틀하던 상훈이

동갑임에도 아무 양해없이 반말을 한 것이 또 너무 좋았다. 동갑일 뿐만 아니라 사실은 자신의 생일이 훨씬

빠름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상훈에게 존대를 하고 상훈은 자신을 하대하는 것이 마치 꼭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자연스럽고 좋았다. 두 사람은 서로의 눈을 오래도록 바라보다가 진한 키스를 나누었다. 연희는 자신의 입이

보지구멍이 된 듯 굵은 혀를 넣었다 뺐다하며 주입되는 상훈의 침을 꿀꺽꿀꺽 삼키며 노출된

등과 차라리 맨살보다 더 야한 감촉을 주는 실크로 덮인 엉덩이를 희롱하는 상훈의 손길에

몸과 마음 전체를 내맡긴채로 열락에 들떠 한참을 보냈다.

이내 몸을 추스른 두 사람이 카운터로 향하자 강승희는 만면에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칠천 사백만원 입니다. 고객님"

"아, 일시불로 해주세요"

"예. 네. 결재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객님 후훗"

연희는 상훈의 팔에 메달린채로 강승희를 바라보았다. 강승희는 아까의 냉정한 눈빛은 어디가고 온 몸을

희롱당할 때의 표정으로 돌아와 애틋한 척하며 연희를 바라보았고, 연희는 냉정한 시선을 주었을 뿐이다.

결재가 끝나고 남자 헬퍼들이 짐을 나르는 사이에 잠시 상훈과 떨어진 틈을 타 강승희가 재빨리 연희에게

접근하여 연희의 핸드백에 자신의 명함을 넣었다.

"언니. 아까 제 말때문에 기분 나빴던거 아니죠? 아이잉. 좀 봐주세요. 팀장한테 혼날 까봐 그랬어요.

저 평일에는 여덟시에 끝나고 매주 월,화 쉬어요.....언제든....언니가 필요하시면 불러주세요...

오늘 했던 놀이든 다른 놀이든....전 언제나 괜찮으니까...알았죠 언니?"

"생각해볼께"

연희는 무서웠다. 이것이 돈의 힘인가.......강승희는 아마도 레즈비언이 아닐 것이다. 그저 여자와의

스킨쉽도 너무 싫은 건 아닌정도 일것....그런데 이건 숫제 자신의 애첩이 되겠다는 것 아닌가.....

계속 결재만 제대로 한다면 말이다.....그리고 그 결재는 오로지 상훈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아직도 축축히 젖어있는 아랫도리를 느끼며 연희는 차 문을 열고 자신을 부르는 상훈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상훈이 열어준 구멍으로 차에 들어가며 생각했다

'이 자리를 잃고 싶지 않다...오빠 차의 조수석...오로지 오빠의 여자만 앉을 수 있는 이자리....

이 자리를 절대 잃고 싶지 않다....'

모임은 성공적이었다. 상훈의 지인들은 연신 연희의 미모에 찬사를 보냈으며

조심스러운 처신으로 사모들로부터도 크게 미움받지 않고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즐거운 시간이 지나갔다. 이따금 정치나 국제 이슈가 대화의 주제로 떠올라도

연희는 상식적인 수준에서 충분히 대화가 가능했으며 금빛의 샴페인을 들고있는

황금 드레스의 자태는 상훈의 허영심을 충분히 만족시켜주었다.

열시가 되어 파티는 끝이 보이고 있었고 가든 파티 내내 상훈의 손에 이끌려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중년 남자들의 능글맞은 눈길을 유방과 둔부로 받아내면서도

그 파트너들의 미움을 사지 않기 위해 몸가짐을 다지느라 피곤할 법도 한데

연희는 살짝 달아오른 흥분을 느끼며 약간은 파티가 끝나는 것이 아쉽기까지 했다.

드라마에서나 보던 가든 파티.....턱시도와 드레스를 차려 입은 사람들이

온갖 화려한 음식과 4중주 연주단의 음악을 즐기며 서로 즐겁게 대화하였다.

그 사이를 잽싸면서도 신중한 걸음걸이로 웨이터와 웨이트리스 들이

돌아다니며 정중하고 적극적으로 시중을 들었는데 특히 웨이트리스 중에는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연희와 그다지 연배 차이가 나지 않는

여인들이 몇몇 있어 연희의 시선을 끌었다. 연희는 그들을 바라보며 낮에

갔던 명품관에서의 묘한 우월감과 비슷한 감정을 느끼면서도 마음 한켠에서 알 수 없는

불안감이 피어 올랐다.

'저 여자들과 나의 차이는 무엇일까......이런 자리에 올 정도라면 페이도 꽤

많이 받겠지.....만약 오빠께서 돌봐주지 않았다면 난 식당 주방에서 설겆이나

하면서 되려 저 사람들을 부러워 했겠지....고급스러운 곳에서 깔끔한 옷을 입고

상류층을 상대하는 일....팁도 많이 받겠지....난 저 서버들을 우러러 보는 입장이었을

텐데.....오빠께서 날 예쁘게 봐주지 않는다면....난 다시......'

그 때 연희는 자신과 거의 동년배라고 생각되는 단아한 외모의 서버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새 샴페인을 드릴까요 사모님?"

"아니요. 이제 됐어요. 그나저나 고생이 많네요"

"고생은요 무슨 제 일인데요. 그래도 그렇게 말씀해주시 감사합니다. 외모만큼이나

내면도 아름다우신 분 같으세요"

서버는 생긋 웃으며 허리가 아닌 무릎을 굽히는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떳다.

'저 여자 역시 남편이 있고 아이가 있고 자기 인생이 있겠지....저렇게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고 억지

웃음을 웃으며 내 비위를 맞추는 것은 오로지 내가 드레스를 입고 이 가든파티를

주최한 남자의 팔짱을 끼고 온 사람이기 때문이야. 내가 저 자리에....아니 이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주방에 있었을 수도 있었는데.....'

 "연희야 미안해. 모임이 너무 길어져서....많이 힘들지?"

마침 제주도에 무슨 콘도단지를 만들겠다는 남자들에 둘러싸여 시달리던

상훈이 드디어 벗어나 다가오며 다정하게 이야기를 건냈다. 연희는

그런 상훈의 얼굴을 바라보며 스스로도 의아할 정도로 애틋한 감정이

솟아오름을 느끼고 당황했다. 상훈의 표정, 목소리, 턱시도의 듬직한 자태.....

항상 그렇듯 당당하면서도 다정한 태도까지....상훈의 모든 것이 사랑스러워서

견딜 수가 없는 자신의 마음이 스스로도 당혹스러웠다.

"무슨 그런 말씀을 하세요. 저 같은게 언제 이런 파티를 와본다고 너무너무

즐거워요 오빠"

"하하. 정말이야? 연희가 그렇게 생각해주면 나로서는 안심이지"

"오빠는 정말 모르는게 없는 것 같아요. 이 사람을 만나면 이 주제로 저사람을

만나면 다른 주제로.... 어떻게 그렇게 아는게 많아요? 다들 오빠하고 이야기하려고

기다리는 느낌이었어요."

"하하하. 무슨. 다들 어떻게든 콩고물 떨어질 거 없나 두리번거린다고 열심인거지.

몇 분. 딱 몇 분  존경하는 형님들 계속 뵈려고 하는 모임이야. 그 형님들만

딱 모시면 또 지저분한 이야기 도니까 어쩔 수 없이 하하하"

"역시....뭐든 신중하게 하시네요.. 괜히 성공한게 아닌 것 같아요....."

"참 나 무슨..어쨌든 오늘 정말 고생했어. 난 형님들 모시고 갈 데가 있어서... 먼저 집에

들어가. 양기사한테 모시라고 해뒀으니까"

"같이....안 들어가요?.....오빠랑 같이 가고 싶은데.....아니...오빠가 그러시면 그래야죠"

그 때 상훈은 연희의 오른손을 두 손으로 덮듯이 잡아 쓰다듬으며 말했다.

"시간은 많으니까....오늘은 집에가서 푹 쉬어"

낮에 있던 일과 파티내내 느꼈던 흥분으로 몸이 달아오른데다 입술과 엉덩이가 상훈의

감촉을 잊지못해 이따금 움찔거리고 있던 연희는 혼자 가라는 말에 기운이 빠졌다.

자신도 모르는 새 상훈과의 첫날 밤을 기대하고 있었던 걸까....

상훈은 시간은 많다며 자신을 달랬지만 역시 나이든 여자라 만사 제쳐두고 달려들 만큼은

아닌 것인지...형님들 모신다는 곳이 고급스러운 술집...20대 초반의 절세 미녀들이

바글거린다는 그런 곳은 아닌지.... 그 곳을 생각하니 이런 나이든 아줌마는 관심이

없어진건 아닌지 연희는 돌풍 앞의 갈대처럼 흔들리는 마음을 좀처럼 다잡을 수가 없었다.

양기사라는 젊은이가 모는 재규어의 뒷좌석에서 갑자기 왈칵 울음이 쏟아졌다.....

그 기사에게 들릴까 큰 소리로 울진 못했지만 버림받은 것 같아서. 연희는 울었다.

다음 날부터 연희의 실망은 의심이 아니라 확신이 되었다. 상훈은 연희를 모임이 있던

날 이전처럼 친구의 아내로만 대했고, 참다 못한 연희가 수정의 눈을 피해 접근할라치면

피곤하다며 방으로 들어가 버리곤 했다. 아침마다 혹시 오늘은....이라는 기대로 일어나고

눈물을 훔치며 잠에드는 생활이 일주일 가까이 계속되는 동안 어느 새 민국의 퇴원일이

다가왔다.

"민국아 그 동안 고생 많았다. 방이야 뭐 쓸데 없을 만큼 많으니까 당분간은 걱정하지 말고

너 몸 추스릴 때까지 여기서 지내도록 해. 너 위해서 가정부도 들였으니까. 니가 지금

집으로 바로 가면 제수씨랑 수정이가 교대로 널 돌봐야 할텐데 많이 힘들거야. 일단 내 말대로 하자"

민국은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느꼈다. 아무리 좋은 집에 언제든 시중 들어줄 가정부가 있다

해도 이건 숫제 상훈의 집에 자신의 가족 전체가 들어 앉는 꼴이었으니.....게다가 언젠가부터

느꼈던 상훈과 연희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기류 역시 그런 거부감에 일조하고 있었다.

"아니, 몇 일만 있다가 집으로 갈께...너무 오래 비우기도 했고.... 너한테도 신세 그만 져야지..."

"아빠. 이렇게 추운데 그 집에 다시 들어가서 어떻하려고? 도시가스도 안 들어오는 집구석에....

가스비는 어떻게 감당할 거야? 아니 그전에 생활비 자체는 어떻게 할 건데? 아빠는 왜그렇게 생각이 없어?"

민국은 자신을 향해 쉴새없이 쏟아붓는 딸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병원에 있는 마지막 한 달 동안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던 수정이....그런데 수정은 그 짧은 사이에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화장도 뭔가 고급스러운 느낌이었고 입고 있는 옷이며 처음보는 귀걸이와 팔찌등이 수수하고

귀엽던 자신의 딸이 아니라 마치 낯선 부잣집 아가씨를 보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당혹스러운

것은 난생 처음으로 수정이를 보며 섹시함을 느끼는 자신이었다. 섹시했다.....자신의 친딸인데.....

피부도 더 희고 부드러워 진 것 같고, 엄마를 닮아 풍만한 유방과 둔부는 옷으로 그 크기가

가려지지 않아 남자라면 누구나 손을 대고 싶을 만한 색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게다가 뾰루퉁하게 튀어나온

그 앵두같은 입술....무엇을 바른건지 빨간듯 핑크인듯 은은하고도 번들거리는 입술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색정적이었다..... 그래서인지 원래대로라면 아빠에게 무슨 건방진 소리냐며 화를

내야 했겠지만 민국은 실제로 화가 나지도 않았고 억지로 화를 내지도 못한채 고개만 돌릴 뿐이었다.

"수정아! 아빠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그리고 누가 너더러 생활비 걱정하래?!"

"그럼 엄마는. 엄마는 무슨 방법이 있는데? 허리 아파서 집안일도 오래 못하면서 어떻게 먹고 살건데?

내가 나가서 알바라도 할까? 나 혼자 알바해서 우리식구 먹고 살 수있어?"

"수정아"

"네....삼촌...."

"잠깐 나가 있어. 어른들끼리 할 이야기가 있다."

"네...."

아빠에게 못된 소리를 하고 엄마에게 바락바락 대들던 수정이었지만 상훈의 한 마디에 일언반구도

없이 방을 나섰다. 민국은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어떤 어두운 감정을 분명히 인식했지만 아직 그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었다.

"민국아. 니 마음이야 알겠지만 수정이 말이 일리가 있는 부분이 있어. 난 어차피 집에서 잠만 자니까.

나한테 미안해 할 건 전혀없어. 그리고 내가 뭐 너를 위해서만 이렇게 제안하는 건 아니야. 어차피

일하는 사람들이야 돈때문에 있는 거고....나도 밖에 나갔다 오면 집에서 사람냄새 좀 났으면 좋겠다.

이건 뭐 집구석이 절간도 아니고...하하...내가 부탁할께 민국아 내 집에 좀 있어주라. 이쁜 제수씨하고

수정이 너만 보지 말고 나도 좀 보게 해주라고 하하하"

".......여보....상훈씨 앞에서 할 이야기는 아니지만.....우리 지금 집으로 돌아가면....당장 한달치 생활비도

빠듯해......상훈씨 호의를 받아들이는게 지금으로서는 최선이 아닐까......"

민국은 더 이상 방법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도저히 상훈의 제안을 거절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이다.

자신이야 휠체어 타고라도 길거리를 떠돌던 시설으로 들어가던 상관없지만 연희와 수정이를

헐벗은 채로 밖에 돌릴 수는 없는 일 아닌가....자신이 처자식의 안위를 돌봐 줄 수 없는 상황에서

상훈의 제안은 마치 천사의 복음과도 같은 것이다....그런데 왜이렇게 싫을까....왜 이렇게 의심스러울까.....

"그래....내가 생각이 짧았네. 고맙다 상훈아. 내가 절대로 이 은혜 잊지 않을께.."

"여보 그런 말 이제 하지마....오빠...아,아니 상훈씨께 그냥 감사하다고 이야기해"

"에이 참, 또 분위기 이상해지게..... 됐습니다. 다 됐어요. 전 이제 사무실 가봐야 하니까

제수씨 쓰시던 방 그대로 부부 침실로 하면 되겠네요."

웃으며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상훈에게 연희가 따라 일어나며 붙어섰다.

"상훈씨 카라...카라가 접혔어요. 잠시만요"

민국은 누운채로 아내가 친구의 접힌 와이셔츠 카라를 세워주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연희는 집에서 입는 얇은 면 나시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몸의 굴곡이 노골적으로 다

드러나 보였고 상훈의 와이셔츠를 매만지는 동안 마치 그의 목에 메달리듯 몸을 밀착시키고 있었다.

아마 보이지는 않지만 상훈의 자지와 연희의 보지사이의 거리가 채 5cm도 되지 않을 것 같았다.

둘 사이의 거리가 너무 가깝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이 뭐라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었다.

아니, 남편이니까 아내에게 왜 그리 외간 남자의 고간에 자신의 고간을 붙이고

굳이 와이셔츠 정리를 해 주냐고 호통칠 수 도 있겠지만 자신의 상황이 그런 당당함을 허락하지 않았다.

되려 두 달이 넘게 자위조차 하지 못한 상황에서 수정이 못지 않게 상훈과 있는 시간 동안

미모가 업그레이드 된 연희의 뒷태와 다른 남자의 와이셔츠를 마치 남편에게 하듯 정성스레 매만지는

희고 가느다란 손가락을 바라보니 아랫도리에 불끈 힘이 들어가는 민국이었다.

상훈이 나가고 방에는 부부만 남았다.

"그동안 고생 많았지 여보....미안해...."

"아니, 솔직히 말해서 여보 걱정 되는 것 말고는.....되려 사고 전보다 좋았던 것 같아. 여보가 그렇게

된건 너무 속상했지만 수정이랑 나는 분에 넘치게 호강하면서 있었어...다 상훈씨 덕분에...."

"그....그래? 잘됐네....자식 참 고맙네....."

"응...."

"근데 여보...."

"응?"

"그....갑자기 미안하지만....나 두달동안 못해서 그런가....여보 보기만 했는데도 이렇게 되버렸네.....혹시 지금 좀....."

불편한 몸을 뒤척거리며 바지를 내리는 민국이 연희는 못마땅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었다. 결혼 후 일이년만 지나면 아내의 몸에는 흥미를 잃는다는 다른 남자들과 달리 상훈은

딸이 스무살이 된 지금까지도 연희의 엉덩이를 수시로 주물렀고 아무리 못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섹스를 하고 한 두 번 정도는 추가로 연희의 손을 빌리는 생활을 지속해왔던 것이다.

나이가 들어  퇴색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아름다움으로 변해가는 연희의 몸이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그만큼 민국은 진심으로 연희를 사랑하고 아름다운 부인을 인생의 자랑으로 여기고 있었다.

두 다리를 잃는 큰 사고가 있었다지만 두 달 넘게 한번도 자신을 탐하지 못한 성욕이 쌓일데로

쌓여 있을 것이었다. 연희 역시 강승희와의 하드한 패딩과 상훈과의 키스...그리고 상훈의 엉덩이

애무에 이은 절정으로 성감만 잔뜩 올라간 그 날 이후로 상훈이 전혀 안아주거나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욕 자체는 잔뜩 쌓여있었지만 왠일인지 민국과 성교하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다.

이전에도 민국이 달려들면 응해주는 정도였고 이따금 성교중에 가벼운 오르가즘을 느낀적도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유두를 몇번 빨고는 바로 삽입하여 자신이 쌀때까지 흔들다가

나가떨어지는 민국과의 섹스에서는 상훈에게 엉덩이가 주물러지며 선채로 드레스 안쪽에

보짓물을 흩뿌렸던 때와 같은 황홀경은 느껴본 적이 없었다. 거기다 민국은 정상위로도

후배위로도 할 수가 없어 자신이 민국의 위에 올라 흔들어야 했는데, 정말로 정말로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