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Secret ~ 혼자만의 비밀
~ 현실
최근 칼퇴근에 즐거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상진은 퇴근시간이 다가오자 자신이 작성한 리포트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이번에 개발한 칩의 각종 데이터들을 기존의 데이터들과 비교하며 각각의 장단점을 정리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리포트가 결국에는 거래처들, 그리고 다른 부서와의 미팅에서 쓰이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정리하는 것이였다. 그 작업이 생각보다 까다로운 일이였다. 자신들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에게 설명하는 것... 특정 부분은 디테일하게 설명하고, 특정 부분은 쓸데없는 혼란을 피하기 위해 간략하게 설명하고 넘어가기, 그리고 강조시킬 부분과 강조시키지 않아야 할 부분을 판단해서 시각적으로도 보기 편하게 폰트와 배경, 글자색까지 신경썻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작성한 슬라이드를 넘겨가며 다시 한번 자신이 실수를 하지 않았는지, 아니면 수정을 해야 할 부분은 없는지 보고 있을때, 그의 핸드폰이 요란한 진동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 자리에서 전화를 바로 받는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김부장이 세상을 달관한 표정으로 앉아있지만, 물론 이 여유를 즐기는 표정이였지만, 부하직원이 사무실에서 전화를 받는 것에 무슨 나라를 팔아먹은 놈마냥 매도하는 그였기에 상진은 김부장의 눈치를 살피며 화장실로 향했다.
"어, 수철이구나. 왜?"
-하하. 형님. 별거 아니고 저번에 뵙고서 언제 한번 술이라도 한잔 하려고 생각했었거든요. 오늘 시간 괜찮으세요?
"뭐... 오늘도 칼퇴근 할거같긴 하다만은..."
-그럼 이렇게 된거 오늘 한잔 해요.
"그래... 그러자. 오늘은 내가 쏘마. 어디서 볼까?"
-형님한테는 매번 얻어먹기만 하는거같아서 죄송스러운데...
"괜찮아 임마. 동생같은 녀석을 더 신경써주지 못해서 오히려 내가 미안하다 임마."
상진은 수화기 너머의 수철에게 대충 만날 시간과 장소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는 전화기를 끊었다. 생각해보면 형제가 없는 상진에게 수철은 친동생과도 같은 존재였다. 같은 중학교 동아리에서 활동한 것을 계기로 2살 터울의 수철은 딱히 상진이 해준것도 없는데도 유독 상진을 잘 따랐고, 심지어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같은 학교를 다니며 찰거머리처럼 따라다녔었다. 처음엔 귀찮았지만, 항상 형님 형님 하면서 자신을 따르는 수철에게 상진도 결국 마음을 열고 둘이서 보내는 시간도 점점 많아졌었다. 수철이 그의 아내인 희진과 결혼을 하기 전까지는...
상진은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는 그의 손에 묻은 물을 털어내며 스스로의 뺨을 쳤다. 차가운 물때문인지 그의 손은 차가웠다. 물론 자신의 손이 차갑다는것을 모르고 그런것은 아니였다. 단지 정신차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기 위해...
'그래... 그때의 그 일은 평생동안 묻어둬야 할 일이지...'
희진이 한때는 자신의 노리개였다는 것을 수철이 알게된다면... 그는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까... 그런 생각을 하니 상진은 씁쓸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수철과의 연락이 소원해진것도 수철의 결혼상대가 희진이였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였다. 2년전, 수철이 결혼상대를 찾았다면서, 그렇게 자신의 아내가 예쁘다고 자랑을 하며 1년 전에 결혼을 한 상진에게 결혼상활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던 수철... 그런데 하필이면 그의 아내가 희진이라니... 상진은 수철의 결혼식장에 가서 신부의 이름을 확인하고나서야 그 사실을 알게되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었다.
'어차피 8년전... 한때의 일이니까 내가 괜히 미안해 할 필요는 없겠지...'
생각해보면 그렇게까지 신경쓸 필요는 없을것같기도 했다. 어쨋든 처녀가 아닌 이상에야 결혼 전의 여자는 결혼할 상대를 만나기 전까지만해도 다른 누군가의 여자였으니... 그것은 남자도 마찬가지다. 상진도 그렇지 않은가. 미애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나한테는 미애 뿐이니까...'
그는 그의 아내 미애를 생각하면서 그녀에게 오늘 늦게 들어간다는 전화를 했다. 출근하기 전에 오늘은 칼퇴근을 하지 못할수도 있다는 말을 남겼지만, 그래도 연락 없이 무작정 늦게 귀가를 하는 것과 술자리가 생겨서 늦게 돌아간다고 말을 하는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전화를 받는 미애의 말투에는 진한 서운함같은 것이 묻어있었다. 그녀의 목소리를 듣자 상진은 그녀에게 미안함이 느껴졌다.
"... 미안해... 그냥 술자리 취소할까? 수철이 놈이랑 마시기로 했는데..."
-아니야 여보. 약속했으면 약속은 지켜야지... 그래도 회사사람들이랑 마시는것보단 낫겠네. 많이 늦을거야?
"글쎄... 수철이 그놈도 꽤 많이 마셔서 언제까지 마실지는 확실히 모르겠어."
-알았어... 너무 많이 마시지는 말구, 안주 잘 챙겨먹어. 알았지?
"후훗... 알았어. 사랑해 여보. 시간 늦으면 나 기다리지 말구 먼저 자. 알았지?"
-치이... 안기다리구 먼저 잘거다. 흥!
그녀의 애교넘치는 투정에 상진은 수화기 너머에 있는 그녀에게 키스를 하듯, 입으로 쪽 소리를 내고는 통화종료 버튼을 눌렀다.
"술은 뭘로 할래? 소주? 맥주?"
"형님, 이것도 오랫만인데 예전처럼 소맥으로 마시죠."
"풋... 그러자."
상진은 수철과 마주앉아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나누기 시작했다. 잠시 후 상진이 주문한 부대찌개와 족발, 그리고 맥주 3000cc와 소주 2병으로 그들이 앉아있던 테이블은 가득찼고, 수철은 자신의 특기인 소주와 맥주를 황금비율로 섞고 있었다. 수철은 그것을 수철표 소맥이라며 자랑스럽다는듯이 이야기를 했다. 사실 수철표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그가 소주나 맥주를 만드는데에는 1g도 역할을 하지 않았지만...
"그래서, 너는 요즘 뭐하고 지내?"
"저요? 그냥 백수에요. 취업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그냥 희진이 인터넷쇼핑몰 게시판 관리자 하면서 취업준비 하고 있어요."
"그래? ... 너도 힘들겠구나..."
"뭐, 그렇죠. 그래도 희진이나 처가집에서는 그거가지고 뭐라고는 안해요. 오히려 저희 부모님이 저한테 엄청 뭐라고 그러지..."
상진은 괜한 것을 물어본듯 싶어 술을 한모금 들이켰다. 수철은 그런 질문은 너무나도 많이 받아봐서인지, 아니면 집에서 시달린것에 이미 완벽히 적응을 해서인지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 다만, 500cc컵에 가득한 소맥을 거의 반정도나 들이키고는 캬~ 소리를 내고 즐겁다는듯 희진이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쇼핑몰에 대해 자랑을 늘어놓았다.
그의 말에 따르면 개인 인터넷쇼핑몰로는 단연 우리나라 최고이고, 대그룹에서 운영하는 인터넷쇼핑몰에도 견줄 수 있는, 아니... 오히려 매출로만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비교할 대상이 없는 명실상부한 1위 쇼핑몰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였다. 그 덕분에 자신이 딱히 나가서 돈을 벌지 않아도 금전적으로는 여유가 넘친다는 그의 설명... 요즘 남자들 사이에서 최고로 각광받는 직업 중 하나인 셔터맨... 상진은 어쩌면 그 셔터맨보다 그가 하고 있는 게시판관리자가 더욱 좋은 직업일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그렇게 집에만 있으면 자존심 상하지 않아?"
"딱히 자존심이 상하진 않아요. 그래도 제가 언제까지 희진이 뒤치닥거리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그래도 번듯한 직장에 다니고 싶어요. 나중에 애들 생겼을때를 생각해서라도..."
"그건 그렇지... 너무 걱정하지 마라. 올해는 잘 될테니까. 내가 직급이 높거나 아는사람이라도 있으면 소개라도 시켜줄텐데... 미안하다. 못난 형이라서."
"에이, 형님.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그리고 그런건 제 힘으로 스스로 구해야죠. 형님한테 도움받은게 한두번이 아닌데 직장까지 형님이 구해주시면 저는 사람구실 못하는 놈으로 낙인찍힙니다. 하하하... 그래도 말씀이라도 고맙습니다 형님. 한잔 하시죠 형님!"
그가 받을 스트레스도 이만저만한 것이 아닐텐데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을 계속해서 유지해온 수철, 상진은 그의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움보다는 오히려 그런 수철의 씩씩한 면이 보기 좋았다. 그는 진심으로 수철이 잘되기를 빌어주면서 그와 잔을 마주치고는 벌컥벌컥 술을 들이켰다.
그 이후로는 계속해서 술자리에 어울릴법한 이야기들이 흘러나왔다. 특히나 유부남인 두 사람이였기에 결혼생활 이야기... 상진은 미애와의 밤일에 대해서는 딱히 이야기하고 싶지도 않았고, 이야기할만한 거리도 없다고 생각했기에 미애와 어떻게해서 결혼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술이 들어가서인지 상진은 자신이 미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너무나도 과대하게 포장해서 이야기를 한것 같았지만, 물론 상진은 그것을 과대포장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모르는 사람이 듣는다면 MSG좀 빼고 이야기를 하라는 말을 할지도 몰랐다, 수철은 묵묵히 들으며 형님, 대단해요, 라는 말을 연거푸 말하고 있었다.
"그래서... 너희는 어때? 그... 제수씨랑..."
"아, 저희요? 저희는 뭐 그렇죠. 형님이랑 형수님도 대단하지만 저희도 만만치 않아요. 제가 얼마나 희진이를 아끼는데요."
"하긴... 그래보이더라. 저번에 마주쳤을때..."
이어지는 수철의 아내자랑... 누가 본다면 아주 공처가에 팔불출 남편들이라고 손가락질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상진은 주의깊게 수철의 말을 듣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염려와는 달리 수철은 과거의 상진과 희진의 관계에 대해서 전혀 알고 있지 않은것 같았다.
술이 더 들어가고 그들의 얼굴은 술기운이 가득해있었다. 특히나 수철은 더욱 힘들어보였다. 어딘지 불안해하는 사람처럼 몸을 계속 흐느적거리고 있었고, 물이 반정도 차있던 물컵을 바닥에 쏟기도 했다. 상진은 그런 수철의 모습이 겉으로는 괜찮은 척을 해도 속으로는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때문에 그가 힘들어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위로의 말을 던지려고 했다. 그때,
"형님... 만약에... 만약에 말이에요.... 아... 아니다..."
"싱겁긴... 뭐가. 말해봐라."
갑작스러운 수철의 고민하는듯한 말투, 상진은 잔뜩 긴장했다. 설마, 드디어 올것이 온것인가, 라는 생각에... 만약 그가 이 자리에서, 술이 취한 상황에서 희진과의 과거 이야기를 꺼낸다면 자신이 어떤 말을 하게될까. 알코올의 기운때문에 뇌회전이 잘 되질 않는것 같았다. 어디까지 알고 있는 것일까.
"형님... 형님... 젊었던 시절에... 잘나가셨잖아요..."
"어... 뭐... 그렇지..."
"형님... 예전에 양다리 걸친적은 없었어요...?"
"그야... 젊을때였으니까..."
"그럼 지금은... 다른 여자 만나고 싶은 생각같은거... 안드세요...?"
"... 수철아. 내가 아까 말했잖아. 난 이제 미애밖에 없어. 미애 없이는 못살아. 세상에 어떤 여자를 한트럭을 갖다줘도 난 미애밖에 없다. 왜? 너도 제수씨밖에 없다며."
"그건 그렇지만... 어쩔 수 없이 바람을 펴야되는 상황이 생길지도 모르잖아요..."
생각지도 못한 수철의 말에 상진은 긴장했던 자신을 바보같다고 생각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어차피 자신이 걱정했던 질문도 아니였고, 어차피 뒤숭숭한 꿈때문에 그런 생각을 안해본것도 아니였기에 상진은 그가 평소했던 생각 그대로 말을 했다.
"어쩔 수 없이 바람을 핀다, 라는건 없다고 생각해. 젊었을때는 내가 사랑이란걸 몰랐으니까 양다리같은것도 많이 걸쳐보긴 했는데... 미애를 사랑하게 되고, 결혼까지 하고나니까 이제는 확실히 알겠더라.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다른 여자를 만난다? 글쎄... 어쩔 수 없이? 어쩔 수 없는 사정이란게 뭔데. 결국에는 다른 사람을 만나보고싶다, 라는 거잖아. 그 말은 지금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고, 그건 지금의 아내, 혹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만족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겠지. 변명밖에 안되는거야 그건."
"그런가요... 그럼 만약에 반대의 경우는요? 만약에 형수님이..."
"수철아!!!!"
"죄... 죄송해요... 술이 취했는지 제가 헛소리를..."
수철도 자신이 실언을 했다고 생각했는지 고개를 떨궜다. 물론 수철의 그 말이 꼭 취해서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한번쯤은 생각해볼만한 가정이긴 했다. 회사에서도 김부장을 포함한 결혼한 유부남들끼리 그런 농담같은것을 주고받긴 하니까... 하지만 상진에게는 그 가정이 단순히 가정처럼 들리진 않았다. 그 빌어먹을 꿈... 야설처럼 유부녀들을 노리는 놈들이 실제로 얼마나 많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그놈들이 하필이면 자신의 아내를 노릴 확률은 거의 없었지만, 그 시험에 참가하는 놈들이 자신의 아내인 미애를 노릴수도 있다는 사실때문에 그도 모르게 너무 흥분을 했던 것이였다. 갑자기 언성이 높아지자 일순 술집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상진과 수철로 향해있었다. 상진은 멋쩍은지 술을 한잔 넘기고는 한숨을 내쉬며 말을 했다.
"그럴리없어. 니 형수 그런 여자 아니야. 만약에... 만약에 니 형수가 다른 남자랑 붙어먹으면... 글쎄... 그럴리 없다고 장담할 수 있어. 뭐... 정말 극단적으로 협박같은거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될수도 있겠지. 근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니 형수는 나한테 꼭 말을 해줄거라고 생각해. 반대로 만약 내가 협박같은거 당해서 다른 여자랑 억지로 관계를 가져야한다면... 나도 아내한테 말을 할테니까. 됐다. 이게 무슨 헛소리냐... 짜식... 오랫만에 봤더니 별 시덥지도 않은 소리를 하기는..."
"하하... 죄송해요 형님..."
"많이 마셨다. 다음에 또 마시자. 오늘은 이제 들어가봐야지. 너도 제수씨 기다릴거아니야."
"네... 그럴게요 형님. 다음에는 우리 부부끼리 같이하는 자리 만들어봐요. 보아하니 희진이도 형님이랑 안목 있는거같던데."
"어... 뭐... 다음에 시간 되면 그렇게 해..."
"그럼 들어가겠습니다. 연락할게요 형님."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자신에게 등을 보인채 걸어가는 수철이 걱정되어 상진은 그의 뒷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그의 모습이 완전히 점이 되고, 어느새 사라지자 상진은 그닥 상쾌하지는 않은 밤공기를 들이마셨다. 문득 담배 생각이 났다. 전역한 이후로는 담배를 끊은 상진... 오늘따라 왜이렇게 니코틴이 땡기는지... 하지만 어떻게 해서 끊은 담배인데, 이제와서 다시 담배를 필 순 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담배냄새를 미애가 좋아할리도 없다고 생각했다.
어느새 택시에 올라탄 상진은 택시기사에게 자신의 집 근처를 말하고는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았다. 수철... 그가 마지막에 남긴 말... 부부동반으로 만나자는 말... 물론 수철의 제안에 다른 뜻은 전혀 없어보였다. 상진이 그 말을 그토록 신경쓰는 이유는 단지... 자신에게 켕기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였다.
~ 과거.
심심풀이로 과외를 하던 학생이 있었다. 그것도 여학생. 이름은 성희진.
한마디로 그녀를 말하면 예뻤다. 고등학생치고 발육도 괜찮고, 얼굴도 화장 안한것 치고는 웬만한 화장을 한 여자들보다 예뻣다. 내가 그녀를 건드리지 않은 단 하나의 이유는 그녀가 고등학생이였기 때문. 나는 딱히 그녀에게 야릇한 눈길 한번 보낸적 없다. 나에게 보란듯이 일부러 교복의 단추를 몇개 풀고 브레지어를 노출시킨다든지, 치마를 올려서 허벅지를 봐달라고 애원하는듯한 행동을 해도 나는 가뿐히 그런것들을 무시했다. 풋... 풋내기같은 놈들한테는 통할지 몰라도 난 그런걸로는 흔들리지 않는단다 얘야.
"선생님. 저 선생님 사랑해요... 저랑 사겨주시면... 안되요?"
"싫은데?"
"왜요? 선생님이여도 어차피 과외선생님이잖아요. 그리고 나이도 2살차이밖에 안나잖아요. 왜 전 안되는데요? 네...?"
언젠가부터 공부시간에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그놈의 사랑타령이다. 난 솔직히 너가 이러는거 너희 부모님도 아시니? 라고 말을 하고 싶었지만 차마 그 말만은 하지 않고 좋게좋게 그녀를 달래주었다. 어차피 너가 지금은 나를 좋다고 해도, 내 정체를 알고나면 아마 네가 나를 좋아한다고 말했던것을 땅을 치고 후회할지도 모르는데도, 뭐가 그리 좋다고 말을 하는지... 너무나도 메달리는통에 나는 그녀와 한가지 약속을 했다.
"그럼 희진이가 우리 학교에 오면 긍정적으로 생각해볼게."
"정말요? 정말요 선생님? 아싸!!"
"... 뭐가 그렇게 좋아? 긍정적으로 생각해본다는거야. 긍.정.적.으.로."
"그래도 그게 어딘데요... 헤헤... 선생님 저 이거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그런 약속을 했었던 그녀가 마침내 사고를 치고 말았다. 정말로 우리 학교로 입학을 한 것이였다... 딱히 정이 있는것은 아니였다. 그렇다고 해서 정이 아예 없는것도 아니였지만... 책임감을 느낀것도 아니였다. 단지 그녀가 좋다기에, 별 생각없이 그녀가 사귀자고 말한 것을 받아들였다. 그녀는 뭐라 그렇게 좋은지 아주 좋아 죽을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성인의 날... 나는 너무나도 당연하게도 그녀의 처녀를 빼앗았다.
대부분의 여자가 그렇듯 희진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관계를 가진 이후로 희진은 나에게 너무나도 순종적으로 헌신했다. 집에는 무슨 변명을 하는지는 몰라도 일주일에 세번정도는 내 자취방에서 잠을 잤다. 내 자취방에 오는 순간 옷을 입고 있지도 않을것이 뻔한데도 그녀는 나에게 잘보이기 위해 점점 더 도발적이고 야한 속옷을 골라서 나에게 선보였고, 나는 쳐다보지도 않은채 건성으로 예쁘다, 라고 대답을 했다.
"정말? 나 예뻐 오빠?"
"어~ 예쁘다니까."
"기분 좋아... 오빠앙~~"
"됐어. 나 잠깐 친구 만나고 와야되. 늦을지도 모르니까 자면서 기다리든가 오늘은 그냥 집에 가든가 맘대로 해."
"친구? 어떤 친군데? 오빠~ 나도 오빠 친구 소개받아도 되?"
너 말고 다른 여자를 만나러 가는건데, 진짜 소개받아도 되겠냐? 참나...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니년은 아직 개발이 덜끝나서 그렇지, 조금 더 데리고 놀다보면 알아서 만나게 될거다... 나는 거울을 보며 옷을 입으며 그래도 희진은 남을 주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 남주기는 아까우니까 여줘야지. 우웩... 내가 생각한거지만 다시 생각해도 진짜 재미없다... 아무튼 나중에 여자들에게 이곳저곳 애무를 당하며 신음을 흘릴 희진을 생각하니 짜릿해지긴 했다. 그런 내 얼굴이 웃는 모습으로 보였는지 희진은 얼굴을 붉히며 나의 뺨에 키스를 했다.
"다녀와요 오빠. 나 기다릴게~"
여자들이 많은것은 좋을때도 있지만 안좋은 것도 있다.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것을 걸렸을때? 그런건 아무래도 좋다. 어차피 헤어져서 손해보는건 여자들쪽이다. 나는 너네들 없어도 상관없으니까, 배째. 제일 짜증나는건 여자들간의 질투다. 지금 내 앞에서 옷을 다 벗은채 내 성기를 서로 빼앗으려는듯 빨아대고 있는 여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그녀들은 친자매 사이인데도 서로를 욕하고 있었다.
"야! 내가 먼저라고 했잖아! 뭔데 자꾸 거치적거리게 귀찮게 하는건데?"
"언니! 짜증나 진짜. 누구 멋대로 언니먼저라고 말하는건데?"
시끄럽다. 이것들이 남의 자지를 앞에두고 누구멋대로 싸움을 하는건지... 이름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무튼 언니년은 나보다 4살이 더 많았던것같고 동생년은 나랑 동갑이였다. 하지만 나는 그들을 이름으로 부르지 않았다. 그저 야, 라는 차가운 한마디. 내가 일부러 이름을 부르지 않아서인지 그녀들은 오히려 나의 말이 자신을 부른 것이라고, 자신을 부른 것이였으면 좋겠다고 바라며 더욱 자극적으로 나의 성기를 애무했다.
"자기... 요즘 여자 하나 더 생긴거같더라...?"
"그래서, 싫어?"
"아니... 그건 아닌데..."
"싫으면 됐어. 오늘은 니 언니랑만 해야겠다."
"아... 잘못했어... 잘못했어요... 응...?"
"호호호... 꼴좋다. 상진씨~~ 그럼 내 음란한 보지좀 빨아줘요~ 네~?"
나보다 나이도 많은 주제에 존댓말을 하는 그녀... 어떻게 하면 남자를 기쁘게 만들 수 있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여자다. 뭐... 물론 그것도 다 내가 교육을 잘 시켜서 그런 것이지만... 어쨋든 나는 그녀와 보지를 어루만지며 그녀의 동생에게 명령을 했다.
"한시간동안 니년 보지랑 항문에 딜도 박아놓고 견뎌봐. 중간에 빠지거나 하면 니년 언니랑만 좀 놀다가 그냥 갈거고, 버티면 그 다음에 너한테도 많이 해줄게. 알았지?"
"하... 한시간은 너무 긴데..."
"그건 니사정이구. 알아서 해라. 하기 싫으면 지금이라도 말해."
"아... 아니... 해볼게..."
저번에도 똑같이 말했다가 20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 그녀의 보지에서 전동딜도가 빠져나와 그날 하루종일 스스로 위로를 해야만 했었던 그녀였다. 아마 오늘도 실패할테지, 뭐 실패하든 안하든 관계없었다. 그녀가 자위기구에 얼굴이 일그러지는 모습을 보는것 또한 즐거움이니까. 어쨋든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잔뜩 상기된 얼굴의 언니년의 보지를 본격적으로 빨아가고 있었다. 흥분에 못이겨 쾌감을 마구 분출하는 언니년, 그리고 안타까움과 괴로움이 섞인 신음을 내뱉는 동생년... 정말 그 광경은 장관이였다.
"... 오빠... 진짜... 사실이야...? 오빠... 나 말고 다른 여자도 있어...?"
"어. 몰랐어?"
"나... 나쁜놈!!"
희진의 손이 나의 뺨을 후려갈겼다. 별로 아프지도 않고 별로 감흥도 없다. 익숙하다 이런건.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벌게진 내 뺨을 만지며 무미건조한 말투로 그녀에게 말했다.
"싫으면 가. 안막으니까."
"어... 어떻게...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내가 어떻게 해줬는데... 흑흑... 어떻게..."
"니가 뭘 해줬는데?"
"내... 내 처녀도... 흑흑... 내 마음도... 흑흑..."
"그건 다른 여자들도 다 똑같이 하는건데, 설마 너는 특별했다, 뭐 이런걸 말하고 싶은거야?"
"... 다... 다시는 보기 싫어!! 나 갈거야!!!!"
눈물로 엉망이 된 얼굴을 닦을 생각도 하지 않은채 그녀는 내 자취방에서 빠져나갔다. 뭐, 돌아오든 돌아오지 않든 난 잡지 않는다. 그녀는 예쁘기는 했지만 그녀가 떠난다고 해서 그렇게 아깝지도 않다. 그 순간 나의 또 하나의 유희가 시작된다. 결국 그녀는 스스로 돌아올 것인가, 아니면 돌아오지 않을 것인가. 그녀와 함께 했던 시간들을 돌이켜보고, 그녀의 성격을 봤을때 나는 그녀가 스스로 돌아온다는 데에 내 전재산을 걸었다. 물론 내 자신과의 내기였기때문에 내기에서 진다고 하더라도 딱히 손해볼건 없었지만...
그리고 나는 그 내기에서 이겼다.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그녀 스스로 내 자취방에 찾아온 것이였다.
"오빠... 미안... 미안해 오빠... 내가 더 잘할테니까... 응...?"
"별로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
"아니야... 오빠... 내가 더 잘할게... 내가 더 잘해서 오빠가 나만 바라보게 할테니까..."
"맘대로 하셔."
"알았어... 오빠... 오빠 빨아주는거 좋아하지...? 내가 빨아줄까? 이거 내가 제일 잘빨지? 그치?"
"착각하나본데, 너보다 잘빠는애 많아. 너보다 가슴 큰애도 많고, 너보다 보지 쫄깃한애도 많고..."
"오빠... 그러지 마아... 응...? 알았어... 어떻게 하면 내가 더 잘할 수 있는데? 응? 다른 애들은 어떻게 해주는데? 응?"
"흠... 보자보자. 아직 희진이 항문은 맛보지 않았으니까 어떤지 모르겠네? 희진이 항문은 최고려나?"
"거... 거긴..."
그시절 나는 잘도 그런 쓰레기같은 말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내뱉는 인간말종이였다. 그리고 그 인간말종에 어울리게, 항문이라는 말에 극한의 수치심을 느끼고 있는 표정을 너무나도 즐겁다는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결국 나는 그녀의 대답을 알고 있었다. 애시당초에 그녀가 내 자취방에 찾아온 순간 그녀에게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아마 당장 내가 다른 남자들을 불러들여서 돌림빵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녀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어쨋든 그녀가 남자들에게든, 여자들에게든 돌림빵을 당하는 모습을 보지 못한것이 불행이라면 불행이였고, 그래도 혼자서만 실컷 맛을 봤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였다. 희진과의 관계는 내가 입대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었다. 들어가면서 나는 희진을 포함한 그때 당시 사귀고 있던 여러명의 여자들 중 그 어떤 여자에게도 연락을 하지 않았고, 휴가를 나가도 집에 내려가서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다. 그 수많은 여자들 중 희진만이 내 부대를 알아내서 면회를 오긴 했지만, 나는 그때 그녀와 피자를 먹으며 난 이제 너랑 끝이니까 다시는 날 찾아올 생각은 하지도 말라는 비정한 말을 하고 곧바로 복귀를 했다.
그 이후로 부대로 숱한 전화가 걸려오고 편지가 날아왔지만 나는 그것들을 싸그리 무시했다. 나는 전역을 하면서도 그녀가 나한테 연락을 해서 귀찮게 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복학을 하니 그녀가 학교를 그만두었다는 소식을 들었고, 그 이후로 그녀와 만날 일은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수철의 결혼식이 있기 전까진...
~ 다시, 현재
"진짜... 쓰레기였네..."
"네? 뭐라구요 손님?"
"아... 아니에요 혼잣말이에요 혼잣말... 하하..."
상진의 혼잣말을 자신에게 하는 말로 착각한듯 택시기사의 의아한 표정이 백미러에 비치고 있었다. 상진은 멋쩍은 웃음을 보이고는 다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창 밖을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건물의 불빛들... 물론 지나가는것은 자신이 탑승한 택시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상진에게는 불빛들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으로 보였다. 그 불빛들이 모조리 지나가고나면 그가 도착할 곳은 그의 보금자리인 그의 집... 미애가 있는 곳... 상진은 그곳만큼은 영원히 지나가지 않고 영원히 자신의 곁에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 ???
어둠속에 쇼파에 앉은 한 남자가 누군가와 전화를 하고 있었다.
"음, 혹시 자네도 연락 받았나?"
-네... 받긴 받았습니다만... 솔직히 놀랐습니다...
"그래, 어쨋든 전화로는 이야기할만한 얘기는 아니군. 하마터면 큰일날뻔했어."
-그러게 말입니다. 생각해보면 그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것이 모르게 하는것이 더 좋았을거같은데...
"그가 우리를 속이지 않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지."
-하지만 전 완전히 믿을 순 없습니다.
"나도 동감일세. 그래서 말인데... 어쨋든 우리도 당분간은 조심해야할것같네."
-알겠습니다. 자세한건 다음에 만나서 말씀 나누기로 하죠.
통화가 끊어지고 그는 그의 핸드폰을 한쪽으로 밀어두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자지를 열심히 빨고 있는 여성에게 말했다.
"후후... 네년이 좋아할만한 소식 하나, 싫어할만한 소식 하나 있어. 뭐부터 들려줄까?"
"아아... 주인님... 저는 주인님이 원하시는대로 듣겠어요..."
"훌륭한 노예년이군. 그래, 일단 싫어할만한 소식. 당분간 네년은 이 집에 틀어박혀있어야할거야."
어둠속이여서 그녀의 표정은 잘 알 수 없었지만 그녀는 덤덤하게 그 남자의 물건을 핥았다. 마치 자신의 주인이 무엇을 말한다고 하더라도 섭섭함같은 것은 느끼지 않을 것이라 말하는듯...
"그리고 니년이 기뻐할만한 소식은... 그래서 당분간은 내가 니년의 걸레같은 보지랑 항문을 매일같이 쑤셔주도록 하지. 찢어져서 걷지도 못할 정도로 박아주겠어. 어때? 좋아?"
"아아... 주인님... 너무... 너무 기뻐요..."
이번에는 환희에 가득찬 목소리... 그 남자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는 비릿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재미있겠군...'
곧 남자는 그 여자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겨 몸을 일으키게 하고는 애무도 없이 그녀의 항문에 그의 물건을 쑤셔대기 시작했다. 그녀는 고통에 얼굴이 일그러졌지만, 뒷치기 자세라서 그 표정을 그 남자에게 보이지 않았다는것이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그리고 어둠으로 가득한 그 거실에는 두 남녀의 신음소리로 가득해졌다...
~ 악마
아스모데우스와 프쉬케는 수박 크기만한 수정구슬을 보고 있었다. 그 수정구슬에는 집으로 돌아가면서 생각에 잠긴 상진의 표정이 비치고 있었다. 그 모습을 흥미로게 바라보던 아스모데우스는 프쉬케에게 질문을 던졌다.
"프쉬케, 죄책감에 대해 들어봤어?"
"인간들의 사전에서 찾아보긴 했었습니다. 분명히... 자신이 죄를 지은것에 책임감을 느끼는 마음... 이라고 정의되었던 개념으로 기억합니다."
"그렇지. 거기에 이상한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아직 배움이 부족해서...."
아스모데우스가 그녀의 긴 손톱으로 수정구슬을 한번 건들리자 상진의 얼굴이 비치는 장면 옆에 집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미애의 얼굴이 비쳤다. 그리고 아스모데우스는 상진과 미애의 모습을 번갈아보며 말을 했다.
"인간들이 생각하는 죄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말을 하기로 하고... 분명 웃긴거야. 죄를 짓다, 라는 것과 책임감을 느낀다는 것은... 죄를 지으면 책임을 져야하는건 당연한 감정이지. 하지만 책임감을 느끼는건 조금 다른 이야기야. 물론 인간이기 때문에 죄를 지은 것에 대해 책임감을 느낄 수 있어. 그런 세세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인간들이 누리고 있는 가장 큰 선물이니까. 하지만 책임감을 느낄 것이였다면 애시당초에 죄를 짓지 말았어야지."
"... 음... 듣고보니 그 말씀이 맞는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인간들이 어리석다는거야. 분명 자신이 이런 행동을 했을때 나중에 후회할 것이라는걸 알고 있어. 모른다는건 말이 안되지. 인간은 그들이 주장하는 인간이기 이전에 다른 생명과 마찬가지로 살아남기 위한 본능이란게 존재해. 특히나 인간 사회에서 금기시하는 것들에 대해서 따로 배우지 않는다고해도, 막연하게나마 그것이 잘못된거란것 자체는 인식하고 있지. 문제는 인간이 제 욕심을 채우기 급급하다는거야. 욕심이 너무나도 큰 나머지 그런 것들을 싸그리 무시해버리지. 나중에 후회할 것이란 것은 알고 있어. 확실해. 하지만 그 행동을 포기할 수 없어."
"모순적이군요..."
"맞아.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동물중에 존재하는 유일한 모순덩어리가 바로 인간이야. 전에 인간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고, 잊고 싶은 기억은 금방 잊어버린다고 말했었지? 하지만 실제로 인간들은 정말로 잊고 싶은 기억은 죽어도 잊지 못해. 그게 바로 죄책감같은 모순적인 감정들때문에 생기는 현상이지. 그걸 인간들이 뭐라고 했더라...? 아, 트라우마! 맞아. 트라우마. 호호... 웃기지 않아?"
"그럼 저 남자에게 있어서 트라우마란 무엇입니까?"
"글쎄, 지금까지 관찰한 결과로 봤을때는... 음, 자신의 아내와 좀 더 적극적인 섹스를 하지 않는것, 정도려나?"
"... 그것도 이해가 안됩니다..."
프쉬케는 뭔가 지루하다는 눈빛을 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눈빛이 사실은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이란것을 잘 알고 있었던 아스모데우스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저자는 과거에 여자를 함부로 대했어. 왜냐면 정상적인 섹스로는 만족하지 못했거든. 어차피 쾌락을 추구하는 섹스, 극한의 쾌락을 추구해보자, 뭐 이런 생각이였겠지. 하지만 저자의 부인을 만나게 된 이후로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어. 여기서 중요한것은 2가지야. 그가 과거에도 여자들을 다뤘던 방식이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아직도 과거의 여자를 대하던 방식으로 아내를 대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후후... 이번 시험에 든 자들은 유난히 재미있는 자들이 많은거같단 말이야... 호호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