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화 (12/17)

회색시대

비밀의 방

생리를 시작한 둘째 날은 마치 잉태한 아기를 낙태한 것처럼 많은 핏덩이와 분비물을 쏟아내고 스트레스에 쌓였다. 삼일이 지나고 통증이 사라지고 분비물도 줄어들었으나 작은 일에도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시끄러운 전화벨 소리에 짜증을 느끼며 수화기를 들었다. 친정아버지의 목소리였다.

“도희야! 너 뭐하니?”

“뭐하긴! 아빤 몰라서 물어요?, 매일같이 집안일 하느라고 바쁜 걸 몰라요.......”

“얘는! 왜 무슨 일 있니? 짜증을 부리게. 네 엄마 생일인 거 알고 있지?”

“.......네.”

“그럼 끊겠다.”

내가 신경질을 부려서 그런지 평소 자상하던 아버지가 긴 말을 하지 않고 통화를 끊는다. 나는 그때서야 달력을 들여다보며 친정어머니의 생일이 내일임을 알았다. 예전 같으면 빠지지 않고 내가 어머니의 생일을 챙겼기에 아버지가 전화를 한 것이다.

새삼스럽게 가족에 대해 무감각해지고 나를 발견한다. 오래간만에 화장대 앞에 앉아 화장을 한다. 치마폭처럼 바짓가랑이가 헐렁한 반바지를 꺼낸다. 간편한 복장으로 민호를 데리고 친정으로 가기위해 집을 나선다. 대문을 나서려다가 우편함에 꽂힌 흰 편지봉투가 눈에 들어온다.

어제 저녁에 우편함을 확인했었는데 아무것도 없었기에 무심코 편지봉투를 집어 든다. 봉함도 되지 않았을 뿐더러 발신자도 수신자도 없는 편지 봉투였다. 봉투를 열어보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봉투 속에 있는 것은 트럼프 카드 조우커 한 장이다. 누군가 장난을 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우편함에 집어넣고 친정집으로 향한다.

친정집은 도보로 걸어서도 멀지 않은 거리이기에 민호를 안고 걸어간다. 모처럼 집밖으로 나와 걸어가는 도로가 왠지 낯설게 느낀다. 그런데 우편함에 꽂혔던 트럼프카드 조우커 한 장이 자꾸만 머릿속에 떠오른다. 언젠가 장현우와 트럼프 놀이를 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때 현우가 조우커에 대해서 말했다.

조우커는 어리석은 사람이 위대하게 되는 과정을 상징하는 것이고, 어리석은 사람으로도 상징하지만 신, 천사, 그리고 악마를 표시하는 불가사의한 카드라고 하였다. 자책감에서인지 갑자기 현우의 깊은 눈빛을 떠올려지며 오싹해진다. 그렇다고 유치장에 갇혀있는 현우가 한 짓이라고 추측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 생각에 몰두하고 걸어가다가 자동차 급브레이크 밟는 금속성소리에 깜짝 놀란다.

“이런 미친 x ! 돼지고 싶어.”

“.........!”

트럭 운전사의 욕설을 들으며 식은땀을 흘린다. 공연한 상상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머리를 내젖는다. 백화점에 들려 어머니 생일선물을 사가지고 가야 할 것 같다. 도로변으로 다가서서 지나가는 택시를 잡으려다가 다시 발길을 돌린다. 잠들어 있는 민호를 안고 가기에는 힘든 것 같아서 친정집으로 향하는 골목으로 접어든다.

나를 본 친정어머니가 잠든 민호를 안으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한다. 어머니는 남편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나를 위로하더니 민호 애비 그놈이라는 호칭을 하면서 푸념을 하기 시작한다. 민호를 어머니에게 맡기고 친정집을 나서 지하철역으로 선다.

지하철은 언제나 복잡하고 사람들은 복잡한 생각을 하며 침묵한다. 사람들 사이에 갇혀서 트럼프카드와 현우의 얼굴을 떠올린다.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 많은 사람들로 북적대는 인파에 짜증이 난다. 큰 가방으로 옆구리를 치고 지나가는 나이든 아줌마를 노려보았다.

“아줌마! 좀 보고 다녀요!”

“아! 미안해요. 바빠서.......”

“눈이 없어요. 그 큰 가방을 휘두르고 다니면 어떡해요!?”

“........!?”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바라보는 아줌마를 무시하고 걸음을 옮긴다. 나를 바라보던 아줌마의 투덜거리는 불만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린다. 여성의류가 전시된 층으로 올라가 어머니에게 선물할 옷을 고르려고 서성거린다. 여러 메이커 매장을 기웃거리다가 원피스 하나를 구입해서 포장을 부탁한다.

쇼핑백을 들고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많은 사람들이 액세서리 진열대 앞에 모여 있었다. 액세서리를 고르고 있는 사람들 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눈에 뜨이는 목걸이를 집어 들었다. 진주알이 영롱한 광채와 꽃잎사귀의 펜던트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갑자기 심장 박동이 급하게 뛰기 시작하며 흥분이 된다.

생리중인 여자들이 난폭해지고 도벽을 하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는데, 손에든 목걸이를 감추고 싶은 충동에 휩싸인다. 손에 든 목걸이를 들고 판매원의 눈치를 살피며 주위를 살핀다. 왠지 목걸이를 훔친다는 생각만 해도 긴장감이 들고 생리대를 착용한 음부가 근질거리고 짜릿짜릿하다.

아무도 나를 의식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손에 들고 있는 목걸이를 쇼핑백 속에 집어넣었다. 생각대로 성취했다는 통쾌함에 온몸의 세포가 곤두서는 희열을 느낀다. 태연하게 다른 매장의 진열대 앞으로 다가선다. 각양각색의 여성용 머플러가 즐비하게 전시 되어 있었다. 검붉은 장미 무늬가 있는 머플러를 집어 들었다.

얇고 부드러운 원단으로 만든 것이라 움켜쥐면 손아귀 안에 쏘옥 들어온다. 한번 희열을 느껴서인지 다시 훔치고 싶다. 가슴에 통증을 느낄 정도로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판매원은 엎드려서 장부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머플러를 손에 움켜쥐고 돌아선 내 발걸음이 바빠진다. 진열대 통로를 지나 아래층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에 오른다. 뒤를 돌아보았으나 아무도 나를 의심하거나 뒤를 쫓는 사람이 없다.

아래층에 도착했을 즈음 위를 올려다보고는 놀라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경비원 복장을 한 남자가 사람들을 비집고 뛰어 내려온다. 남자의 시선과 마주친 나는 비상구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비상구 문을 밀치고 계단을 뛰어 내린다. 동시에 비상구로 경비원의 모습이 나타났다.

헐떡거리는 숨을 뱉어내며 층계를 돌아 내려간다. 힐끔 뒤돌아보니 경비원이 등 뒤로 다가선다. 결국 경비원의 우악스런 손에 목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사색이 된 나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경비원을 바라봤다. 사십대가 넘어 보이는 경비원은 전혀 힘들어 보이지 않는 표정이다. 득의만만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혀를 찬다.

“아줌마! 어디까지 도망치려고 그랬어?”

“하, 한번만 봐 주세요. 물건 값 드릴게요.”

“그럼 미리 값을 치루고 물건을 사야지. 이제 와서 무슨 말이야?”

“죄송해요. 급하게 나가려다가, 그만........”

“아줌마 같은 사람은 경찰서 유치장 신세를 져봐야 돼.”

경비원의 말에 아찔했다. 흥분했던 순간의 충동이 이런 사태를 맞이할지는 몰랐다. 물건을 훔치다가 잡혔다는 것을 가족들과 주위 사람이 알게 될 것을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교육자이신 친정아버지의 얼굴이 떠올랐다. 엘리트라고 자부하던 내 자신의 자존심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만다. 남편의 모습도 떠오른다. 어떻게든지 이 순간을 모면해야한다.

“아저씨! 제발........! 물건 값 두 배로 드릴게요.”

“하하~! 두 배!? 난 그런 거 필요 없어. 경찰서 가서 말해.”

경비원이 오들오들 떨고 있는 내 등을 밀쳤다. 눈앞이 캄캄하고 다리에 힘이 풀린다. 경비원에 떠밀려 허우적거리며 층계를 내려간다. 어느 사이에 일층 로비로 나가는 비상구 앞에 도착했다. 비상구를 나가면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든다. 돌아서서 두 손을 비비며 애원한다.

“아저씨! 저 경찰서 가면 못 살아요. 아저씨가 원하는 데로 돈을 드릴게요.”

“반반하게 생긴 아줌마가 왜 이래! 배울 만큼 배운 것 같은데, 물건을 훔쳐! 아줌마 학교 어디 나왔어?”

“대, 대학교요.......미안해요, 제발 봐주세요.”

우람한 체격을 가진 경비원의 눈은 실눈처럼 작고 가늘었다. 내 몸을 훑어보는 경비원의 날카로운 눈빛이 두려웠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경비원의 표정에서 내 요구가 받아들여 질수도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경비원의 손을 잡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정말 죄송해요. 아저씨가 원하는 데로 정말 돈을 드릴게, 봐주세요.”

“원하는 데로 돈을 준다고!?”

“네, 얼마를 드려야 돼요?”

순간을 모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느끼고 최대한 불쌍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나의 아래 위를 훑어보는 경비원의 눈가에 자잘한 미소가 흘러나온다. 경비원의 마음이 돌아서기 전에 해결해야겠다는 급한 생각에 쇼핑백에서 지갑을 꺼내 들며 다시 재촉한다.

“아저씨, 얼마 드리면 되지요?”

“원하는 데로 준다고........!?”

“네!”

“그러면 밑으로 내려가.”

경비원이 1층 로비로 향하는 비상구를 지나 지하층 계단으로 나를 떠민다. 후들거리는 걸음으로 지하로 내려갔다, 지하는 차량들로 가득한 주차장이었다. 내 팔을 잡고 주차장을 가로질러 가는 경비원이 힐끔거리며 주위를 살핀다. 구석진 곳의 기둥 뒤의 철문 앞으로 다가섰다. 표지도 없는 철문 앞에선 경비원이 열쇠를 꺼내들어 문을 연다.

경비원에게 이끌러 들어간 곳은 기계들이 엉켜있는 보일러실이었다. 상자들이 쌓여있는 옆의 작은 책상을 보아 아마도 경비원이 사무실로 사용하는 곳으로 보인다. 보일러 실로 들어선 경비원이 철문을 닫는 육중한 소리가 메아리친다. 경비원을 행해 돌아서며 지갑을 꺼내 들었다.

“얼마 드리면 되나요?”

“돈은 필요 없어!”

한마디를 내뱉은 경비원이 나를 와락 책상 옆의 벽으로 밀쳤다. 갑작스런 경비원의 태도에 놀라면서 지갑과 쇼핑백을 떨어트렸다. 눈동자를 부라린 경비원이 벽에 밀어붙여진 내 두 팔을 잡아 위로 들어올렸다. 기겁을 한 나는 정신이 아찔하였다. 경비원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았으나 어찌할 방도가 떠오르지 않는다.

눈동자가 벌겋게 충혈 된 경비원이 나의 셔츠와 브래지어를 한꺼번에 밀어 올렸다. 뽀얗게 들어난 젖가슴을 두 손으로 더듬는다. 그리고 경비원이 허겁지겁 젖가슴에 머리를 묻는다. 습한 열기를 뿜어내는 경비원의 입술이 젖꼭지를 물었다. 당황스러움 속에서도 야릇한 쾌감을 느끼며 외친다.

“아, 안 돼!”

“경찰서 가고 싶어? 가만히 있어!”

경비원의 말에 좌절감을 느낀다. 젖가슴을 더듬는 경비원의 입속으로 젖꼭지가 빨려 들어간다. 참을 수 없는 쾌감이 온 몸의 신경을 예민하게 일으켜 세운다. 양손으로 벽을 의지하고 버티는 내 몸의 세포들이 경비원의 손길과 혀끝에서 농락당한다. 젖가슴에 타액을 적시는 경비원이 숨 가쁜 열기를 뿜어낸다.

“아! 미치겠다.”

“........!?”

경비원의 거친 숨소리와 함께 유린을 당하는 나도 격렬한 쾌감을 느낀다. 생리를 하는 시기에는 유난히 민감해지는 성감 때문이다. 숨을 몰아쉬던 경비원이 나를 돌려 세우더니 책상으로 밀어 붙인다. 갑자기 등을 떠밀려 책상위에 엎드려진 나는 엉덩이가 시원해지는 것을 느낀다. 경비원이 우악스럽게 나의 반바지와 팬티마저 끌어 내린 것이다. 생리대 패드가 붙은 팬티와 엉덩이 사이를 들여다보던 경비원이 중얼거린다.

“아! XX년. 재수 없게 월경하잖아.......!”

“........!”

경비원의 실망스러워하는 목소리를 듣고 다행스럽게 생각했다. 고개를 돌려 두 손으로 엉덩이를 벌리고 들여다보는 경비원의 표정을 살핀다. 언제 벗었는지 바지와 팬티를 한꺼번에 끌어내려 무릎에 걸친 경비원이 망설인다. 그의 허벅지 사이에는 흉물스럽게 발기한 페니스 귀두가 위를 향해 치솟아 있었다.

생리를 하느라고 흘린 불순물을 보고 불결하다고 느낄 것이다. 설마 생리를 하는 여자에게 욕구를 풀어내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물거품이 되었다. 두 손으로 엉덩이를 벌리고 들여다보던 경비원이 자신의 페니스를 쥐고 주춤거린다. 그리고 거침없이 엉덩이 사이로 페니스를 처박아 넣는다. 급작스런 충격에 나는 허리를 비틀며 신음을 흘렸다.

“어 마 얏! 하 읍........”

“허 으!”

동시에 보지 속으로 페니스를 돌진시킨 경비원이 외마디 같은 신음을 내 뱉는다. 그리고 보지 속 깊숙하게 페니스를 밀어 넣는다. 내 의지와는 다르게 생리로 예민해진 감각의 돌기들이 반란을 일으킨다. 보지 속을 채운 경비원의 페니스가 격렬하게 요동친다. 나는 책상을 붙잡고 야릇한 쾌감에 젖어든다. 경비원의 페니스가 치받고 보지 속을 헤집을 때마다 책상이 덜그럭거리는 소리를 낸다. 보지 속에 페니스를 박아 넣고 안간힘을 쓰는 경비원이 헐떡거리며 숨을 뱉어낸다.

“허 윽! 컥!”

"하 읍......!"

나도 온몸의 뼈마디가 아스러지는 쾌감에 젖으며, 또 다른 묘한 기분으로 생각을 떠올린다. 생리의 불순물로 적신 보지 속에 욕구를 채우는 경비원의 모습에 통쾌함을 느낀다. 경비원이 남긴 욕정의 흔적을 생리로 흘린 불순물과 함께 씻어버리면 그만이라는 엉뚱한 생각을 한다. 경비원에게 강간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경비원을 강간하는 기분이다. 가해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있어도 나의 육체는 오르가즘을 향해 치닫는다.

그러나 그것도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 한창 오르가즘의 절정을 느끼려는데, 내 허리를 부둥켜안은 경비원이 부르르 떤다. 그리고 보지 속에 뜨거운 분비물을 쏟아 놓는다. 경비원이 보지 속에서 용틀임을 하던 페니스를 끼집어내고 떨어져 나간다.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 팬티와 반바지를 한꺼번에 끌어 올리며 뒤돌아섰다. 계면쩍은 표정으로 바지를 추슬러 입는 경비원을 원망스럽게 바라봤다. 그리고 재빠르게 경비원의 페니스가 있는 하복부를 발로 걷어찼다.

“개만도 못한.......!”

갑작스럽게 발길에 차인 경비원이 뒤로 벌러덩 넘어졌다. 뒤에 있던 상자가 쓰러지며 경비원을 덮친다. 쇼핑가방과 지갑을 집어든 나는 뒤도 안 돌아보고 문을 향해 달려간다. 철문을 열어젖히고 뛰어나와 다시 닫았다. 이곳에서 벗어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문을 열고 나오지 못 하도록 열쇠가 매달린 자물쇠를 철문 고리에 걸었다. 어떻게 나에게 그런 용기가 생겼는지 나 자신도 모르겠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누르며 복수를 한 것처럼 통쾌함에 젖어든다. 주저하지 않고 주차장을 가로 질러 뛰었다.

일층 비상구로 들어가 로비를 지나는데 생리의 불순물과 경비원이 쏟아낸 분비물이 허벅지로 흘러나온다. 로비에는 대형 텔레비전 앞에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모여 있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쏠린 텔레비전 화면을 힐끗 쳐다보면서 빠르게 걸음을 옮긴다. 백화점 정문을 나서려다가 텔레비전 화면의 영상을 떠 올리며 걸음을 멈추고 되돌아섰다. 그리고 텔레비전 화면을 보고 경악하였다.

갑자기 귀가 멍멍하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화면에 나타난 것은 ‘살인범 장현우 이송 중 탈주’라는 자막과 범인의 모습이었다. 분명히 죄수복을 걸친 장현우의 모습이었다. 소스라쳐 놀라서 온몸에 소름이 돋고 주저앉을 것만 같다. 누군가 쫓아오는 것 같아서 두리번거리다가 후들거리며 떨리는 걸음으로 백화점 정문을 나선다. 백화점 앞에서 택시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헤집고 들어가 택시에 올라탄다. 눈에 보이는 사람들 모두가 나를 쫓아오는 것 같은 두려움으로 떨린다.

[다음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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