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화 (9/17)

회색시대

비밀의 방

분류 로맨스 훔쳐보기 근친상간 (9부 ) 작성일 2008.09.14 (15:45:47) 추천 38 조회 7010

애인 만들기 060-700-5995

숙취로 인하여 현우는 아직도 일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뒷방에서는 인기척이 없다. 밤새 비가 내렸는지 정원에는 습한 공기와 물기가 가득하다. 전화벨 소리가 울린다. 얼핏 전화기 앞으로 다가섰으나 우리 집으로 온 전화가 아니다. 현우의 방에서 울리는 벨 소리였다. 전화벨 소리가 끊어진 것으로 보아 전화를 받는 모양이다. 조금 있으려니 그가 가방을 둘러메고 정원으로 나선다.

거실 창문 앞에서 그가 말없이 멈추어 서있다. 무슨 말인가 하려는 것 같아서 창가로 다가간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침묵을 지키며 운동화 끝으로 땅바닥을 긁적거린다. 그때서야 그가 내 말을 기다린다는 것을 안다. 무슨 말인가 해야겠으나 용단이 서지 않는다. 아무 말이나 해서 그를 안심시키고 싶어 중얼 거린다.

“오늘......”

“.......다섯 시 넘어서 데려오면 돼?”

더 이상은 대답하고 싶지 않아 돌아섰다. 어차피 닥쳐야 할 일이면 빨리 지우고 싶다. 어떤 준비도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특별한 일자와 시간도 필요하지 않았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오늘 하루를 잊고 싶었다. 지울 수 있다면 달력에서 오늘이라는 날짜를 삭제했으면 좋겠다. 주춤거리던 그가 어깨를 늘어트리고 걸어 나간다.

오늘을 잊으려고 하는데 시간이 갈수록 두렵다. 집안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허둥거린다. 무엇을 어떻게 시간을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다. 멍하니 앉았다가 정원을 들락날락한다. 정오가 한참 지나서야 민호의 점심 식사를 주지 않은 것이 생각났다. 막상 민호와 식탁에 마주 앉았으나 식욕이 없다. 들었던 수저를 놓고 시간을 잊을 수 있는 즐거운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한다.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고 머리가 텅 빈 백지상태이다.

식사를 마친 민호가 같이 공원에 가자고 졸라댄다. 폭발할 것 같은 심정이라서 아무래도 민호에게 짜증을 낼 것 같다. 민호를 데리고 친정집으로 갔다. 어머니에게 친구를 만나고 온다면서 민호를 맡겼다. 집으로 돌아와 공연히 옷장을 뒤적인다. 지나간 시절에 입었던 의상들을 들고 지나간 추억을 회상하다가. 그것도 지쳐 옷장을 정리하고 화장대 서랍을 열어 정리한다. 내 자신을 정리하는 것처럼 꼼꼼하게 물건을 정리하는데, 의외로 많은 시간이 흘러갔다. 거실 벽에 걸린 시계의 초침은 쉬지 않고 달린다. 불현듯 네 시를 넘어서 있는 시침을 빼 버리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재깍재깍하는 시계 소리를 듣고 있노라니 무엇인가에 미치고 싶다. 세면장으로 들어가 세수를 하고 화장대 앞에 앉는다. 아무런 준비가 필요 없다면서 화장을 한다. 짙은 아이라인과 검붉은 립스틱으로 나를 감춘다. 대문 열리는 소리에 화들짝 놀란다. 아직은 조금 이른 시간인데 현우가 그놈을 데리고 온 것 같아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급히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고 나는 더욱 놀란다.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남편의 모습이다. 남편이 이 시간에 온다는 것은 생각도 못한 일이다. 현우가 돌아올 시간이 가까웠기에 갑자기 나는 허둥지둥한다. 망치로 얻어맞은 것처럼 아찔하다. 방을 나가서 망부석처럼 서서 현관 입구를 바라본다. 현관문을 열고 남편이 들어오더니 나를 힐끔 쳐다보고는 건넌방 서재로 들어가 버린다.

서재로 들어갔던 남편이 서류 봉투 하나를 들고 나온다. 아마도 회사에서 필요한 서류를 가지러 온 모양이다. 남편이 오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안도감이 든다. 현관을 나서려던 남편이 뒤돌아서서 얼굴을 찡그린다.

“뭐야! 얼굴 화장이 그게 뭐야? 무대 배우처럼 왜 그렇게 진해?”

“무슨 관심이야! 이혼이나 해줘.”

나는 발악을 하듯이 비명 같은 소리를 질렀다. 폭발 직전이던 심정이어서 누군가에게든지 스트레스를 풀지 않을 수 없었다. 무관심한 남편을 보니 눈물이 맺혔다. 아직까지 가슴 깊은 곳에는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이 뿌리 잡고 있는 모양이다. 남편이 기가 막힌다는 표정으로 한 걸음 다가서며 미간을 찌푸린다.

“이제 살림하고 여유생활 하기도 지루한 건가? 그럼 아이라도 낳아서 키워야 하겠군.”

“이젠 미쳤군.”

나는 코웃음을 쳤다. 남편이 손복시계를 들여다보며 상의를 벗어부친다. 집을 나서려던 남편의 행동이 의아스러웠다. 서류봉투와 상의를 소파위에 던진 남편이 나에게 다가왔다. 남편이 한 번도 나에게 폭력을 휘두른 경우는 없었지만 두려웠다. 한걸음 뒤로 물러서는 내 손목을 잡고 침실로 밀어붙인다.

“민호 동생을 낳아 주게 할게, 아이를 키우는 재미에 빠져봐. 그러면 시간도 잘 가고, 잡생각이 없어질 거야.”

“정말 이제는 미쳤군. 이 손목 안 놔!”

나는 그때서야 남편의 의도를 알 수 있었다. 손아귀에서 벗어나려는 나를 침대위에 내동댕이쳤다. 나둥그러진 내 양손을 붙잡고 자신의 바지를 벗어던진다. 발버둥치는 나의 치마를 들어 올리고 팬티를 벗기기 시작했다. 조금 있으면 현우가 돌아올 것만 같다.

안간힘을 쓰며 남편에게서 벗어나려고 한다. 그러나 남편의 힘을 당할 수 없었다. 남편이기 때문이라서 적극적인 거부를 하지 않아서인지 순식간에 팬티가 벗겨졌고 하복부가 허전함을 느낀다. 어느새 자신의 팬티를 벗은 남편이 나의 허벅지를 무릎으로 눌러 꼼짝 할 수가 없었다. 준비된 안 된 상태에서 남편의 페니스가 음순을 헤집으며 보지 속으로 들어왔다.

“아 앗! 당신 정말 미쳤어? 싫어.”

“넌 내 아내이고, 우리는 민호 동생이 필요해.”

보지 속 살갗이 쓰리고 통증까지 느꼈다. 하지만 이미 남편의 발기된 우람한 페니스가 몸 속 깊이 치밀고 들어왔다. 남편에게 강간을 당하는 느낌은 자존심 문제이어서 불쾌스럽다. 그러나 현우에게 길들여진 나의 성감대가 묘한 쾌감을 느낀다. 반항을 포기한 내 몸이 지쳐서 축 늘어진다. 단지 내 머릿속에는 현우가 돌아올 것 같은 조바심뿐이다.

남편의 페니스가 거칠게 보지 속을 유린하는 사이에 몸속에서 샘물이 흘러 나왔다. 남편의 둔부가 들어 올렸다가 내리누를 때마다 내 몸이 흔들렸다. 그렇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숨을 몰아쉬던 남편이 내 허리를 붙들고 당긴다. 그리고 보지 속 깊은 곳까지 틀어박힌 남편의 페니스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움이 질 벽을 두드린다. 잠시 숨을 고르던 남편이 내 입술을 찾는다. 고개를 돌리자 얼굴에 입맞춤을 하고는 일어섰다.

“건강 조심하고, 예쁜 여자 아기를 낳아줘.”

“미친.........”

생각나는 욕설은 모두 퍼붓고 싶다. 남편이 옷을 들고 방을 나갔다. 꼼짝도 하기 싫다. 누워있는 자세 이대로 눈을 감고 숨이 멈추었으면 좋겠다. 세면장 여닫히는 소리와 물소리, 이어서 남편의 발자국 소리가 멀어져 간다. 정적이 깃든다. 눈을 감고 있으니 끝없는 벼랑 밑으로 추락하는 것 같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어지러움을 즐긴다.

나에게 무엇인가 할 일이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눈을 뜨기 싫다. 얼마동안 누워있었는지 모른다.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흠칫 놀란다. 그때서야 할 일이 떠오른다. 현우가 왔을 것이다. 식물인간처럼 일어나서 밖으로 나간다. 두 남자가 서 있었다.

현우 옆에 거대한 몸집으로 장승처럼 버티고 서 있는 사나이모습이 저승사자와도 같다. 그가 은정의 오빠, 은석이라는 놈인가 보다. 놈의 눈알이 튀어 나올 것 같은 커다란 눈동자가 나를 집어 삼킬 듯이 바라본다. 갑자기 내가 할 일을 잊어버렸다. 멍청하게 서서 내가 할 일을 그들이 가르쳐 주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그들은 내가 할 일을 스스로 찾기를 바라는 눈치다. 아무리 생각해도 머릿속이 하얀 백지 상태이다.

현우가 앞장서서 걸어간다. 그가 인도하는 데로 유령처럼 그의 뒤를 따라 간다. 참으로 신기하게도 나는 걷지 않아도 미끄러져 간다. 현우가 현관문과 방문을 열어 놓고 나를 바라본다. 그의 눈빛에 압도당한 나는 마법에 걸린 정신병자처럼 방안으로 들어간다. 눈 앞이 흐릿하고 현우의 방안에 놓인 침대가 유난히 커다랗게 보인다. 온통 회색 벽으로 갇힌 넓은 공간에 놓인 큰 침대였다.

다소곳이 침대 끝에 앉아 다음에 내가 할 일을 생각하지만, 머릿속이 텅 비었다. 놈이 저승사자처럼 방안으로 들어오고 방문을 닫은 현우의 모습이 사라진다. 놈이 버티고 서있는 거대한 체격에 방안이 좁게 느낀다. 나를 바라보는 놈의 숨소리가 발정을 한 들짐승처럼 포효한다. 놈이 자신의 옷을 벗어던지고 원시인처럼 나에게 다가선다.

커다란 손이 작은 인형처럼 침대 끝에 웅크리고 앉은 내 몸에서 옷을 벗긴다. 발가벗겨진 내 알몸이 놈에 의해 장난감처럼 번쩍 들어 침대 위에 눕혀진다. 침대로 올라오는 놈의 체중에 침대가 흔들린다. 나의 알몸을 내려다보는 놈의 입가에 떠오르는 표정이 미소인지 웃음인지 모르겠다. 놈의 손길이 내 알몸을 더듬는다. 곤충을 잡아놓고 관찰하는 것처럼 젖가슴을 쓰다듬고 내려가 음부를 더듬는다.

놈의 입술이 내 입술을 유린한다. 소름을 끼치게 하는 혓바닥이 입술을 헤집고 들어오려 한다. 독사의 혓바닥 같은 놈의 혀에 혼백을 빼앗아 갈 것 같아 입술에 힘을 주고 고개를 돌린다. 입술을 헤집고 들어오려다가 포기한 놈의 혀가 젖가슴에 매달린다. 끈적끈적한 열기를 뿜어내는 놈의 입술이 젖가슴을 탐한다. 젖가슴을 한입에 삼킬 것처럼 덤비던 놈의 입술이 하복부로 향한다. 허벅지를 거쳐 음부를 타액으로 적신다.

혼백이 없는 마네킹처럼 누워있는 나의 머릿속에 남편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리고 잉태하기를 바라며 보지 속에 쏟아 넣은 남편의 정액을 씻지도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놈이 나의 가랑이를 벌리고 음부를 들여다본다. 마치 물고기를 해부하듯이 손가락으로 음순을 벌리고 속살을 문지른다.

마네킹처럼 무감각하게 누워있는 내 머릿속에 안단테의 잔잔한 멜로디가 흐른다. 놈이 황녀의 장군처럼 내 허벅지 사이에 무릎을 꿇는다. 백지상태의 머릿속에 파문이 일어난다. 회색빛 공간을 바라보던 시야에 들어온 거대함 때문이다. 놈의 허벅지에 매달린 페니스는 남성의 심벌이 아니었다. 남자들이 성기를 키우기 위해 수술을 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놈의 페니스에는 무엇을 넣었는지 몰라도 엄청나게 굵었다. 경악스럽고 놀랄 사이도 없었다. 놈의 거대한 몽둥이가 보지를 헤집고 들어왔다.

“으 앗!”

놈을 만나고 나서 처음으로 내 입에서 나온 소리였다. 비명 소리를 들은 놈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자신의 기교와 나를 정복했다는 만족감이었을 것이다. 치골과 골반이 부서지고 보지가 찢어지는 고통을 느낀다. 아기를 분만할 때보다 더한 충격이었다. 머리 밑의 베개를 두 손으로 잡아당기며 입술을 깨물었다.

놈은 내가 쾌감에 못 이겨 고통스러운 줄 아는 모양이다. 젖가슴을 움켜쥐고 보지 속에 틀어박힌 흉물을 돌진시킨다. 젖가슴과 하복부가 터질 것 같다. 놈은 어린아이를 강간하듯 내 몸을 끌어안고 헐떡거린다. 보지 속을 후비는 놈의 페니스가 가속도를 붙여 질주한다. 놈의 거대한 몸집에 깔린 나는 숨조차 쉴 수 없다. 하복부가 터져 버리는 고통을 견딜 수가 없어 외마디를 지른다.

“하 악~!”

고통을 견딜 수없는 나는 점점 몽롱해진다. 마네킹처럼 흔들리는 내 알몸을 붙들고 허덕이던 놈이 눈알을 부릅뜬다. 그리고 놈의 페니스에서 뿜어져 나온 분비물이 보지 속에 넘친다. 놈은 겸연쩍은 미소를 짓는다. 아마도 빨리 사정을 해버린 씁쓸함이리라. 사정을 하고도 놈은 아쉬운 모양이다.

“에이! 씨........”

시체처럼 누워있는 나의 알몸을 붙들고 안간힘을 쓴다. 그러나 이미 오르가즘을 느낀 놈의 페니스는 임무를 완수하고 줄어든다. 그렇지 않아도 흉물을 받아 드리기에 협소한 보지에서 놈의 페니스가 밀려나 빠져 버린다. 놈은 자신의 페니스를 다시 발기시키려고 안간 힘을 쓴다. 자신의 정액을 뒤집어 쓴 페니스를 음순에 대고 마찰을 시킨다.

안타깝게도 페니스가 회생할 기미를 보이지 않자. 포기하고 내 몸에서 벗어난다. 나는 시력을 잃은 맹인처럼 놈을 바라본다. 축축하게 젖은 나의 보지를 손으로 쓰다듬더니 일어나서 주섬주섬 벗어놓은 옷을 걸쳐 입는다. 그리고 미련을 버리지 못해 마네킹같이 누워 있는 나의 알몸을 되돌아보면서 방문을 나선다.

이미 오늘 하루를 망각의 세계에 있고 싶었던 나는 내일로 가고 있었다. 치부를 들어낸 알몸을 감추고 싶지도 않다. 더 이상 나에게는 감출 것도 감추고 싶은 사람도 없다. 창문 밖에서 현우와 놈의 대화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마치 동굴 속에서 들려오는 소리처럼 머릿속에 메아리친다.

육체는 망각의 세계를 헤매지만 정신은 또렷해진다. 그들이 대화하는 목소리가 사라지고 물방울 소리가 들린다. 방문이 천천히 열리고 현우의 눈동자가 방안을 들여다본다. 겁먹은 소년의 눈빛이었다. 침대위에 알몸으로 누운 채 꼼짝하지 않는 나를 바라보더니 슬그머니 방안으로 들어온다. 침대에 걸터앉더니 중얼거린다.

“미안해! 누님.”

“............”

정신은 또렷한데 현우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단지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는데 눈물이 솟구친다.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감각에 슬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우가 나의 뺨에 흐르는 눈물을 손바닥으로 문질러 닦아준다. 그의 입술이 내 입술에 와서 닿는다. 언젠가 느꼈던 기억의 달콤함이었다.

그러나 그의 혀가 나의 입술 사이로 들어왔을 때 역한 구역질을 느낀다. 거부감을 느끼는 신음을 그는 성감을 느끼는 것으로 알았든 모양이다. 그는 습한 입김을 젖가슴에 불어 넣으며 입술로 내 젖꼭지를 애무한다. 내 몸의 세포들이 짜릿함을 느껴 돌기를 일으킨다. 내 몸 위에 올라간 그의 가슴에 안기면서 포근함에 젖는다. 언제 옷을 벗었는지 그의 알몸에서 전달되는 따스한 체온이 나를 아늑하게 만든다.

“읍 으......!”

나도 모르게 신음을 흘린다. 그의 페니스가 보지 속으로 들어 온 것이다. 쾌감을 느끼는 순간 이것은 아니라고 나는 외친다. 남편에게 강간을 당하고, 놈에게 유린을 당한 내 보지 속에는 두 사람이 쏟아낸 정액이 범벅이 되어 있다. 그것은 잊어버리려는 아픔인데, 아픔 상처의 살갗 속에 현우의 페니스가 비집고 들어 온 것이다. 나는 있는 힘을 다해 외쳤다.

“시, 싫어!”

“사랑해. 도희!”

모든 힘을 다해서 그를 밀쳤다. 하지만 나는 지푸라기도 잡을 힘이 없었다. 비명처럼 소리를 질렀으나 목소리는 목구멍에 걸려 사라졌다. 그러나 현우에게 길들여진 내 육신은 황홀한 쾌감에 젖어 든다. 보지 속으로 파고든 그의 페니스가 율동을 시작했다. 깊고 빠르게, 때로는 좌우로 충돌하며 질 벽에 돋아난 돌기들을 마찰 시킨다. 헐떡이는 그의 숨소리에 맞추어 신음을 흘린다.

“아, 아 하.......! 하, 하 아.......! 으, 으 읍.......!”

두 남자의 페니스에 유린당한 보지가 뒤늦게 몸부림친다. 그는 쉬지 않고 광야를 달리는 종마처럼 질주한다. 보지 속에 뿜어낸 두 남자의 장액과 내 몸속에서 흘러나온 샘물이 엉키어 질컥거리는 소리를 흘려낸다. 차갑던 내 육체가 뜨겁게 달구어진다. 그의 허리를 부둥켜안고 황홀한 희열 속에 젖어든다.

내 가슴에는 그가 흘린 땀으로 흥건하다. 규칙적인 몸놀림을 하던 그가 내 다리를 번쩍 들고 올린다. 엉덩이가 들려져 보지 깊숙이 박힌 페니스를 그가 들여다본다. 그리고 페니스를 빼냈다가 저돌적으로 돌진시킨다. 나는 뼈마디가 으스러지는 오르가즘에 진절머리를 친다.

“흐 으~! 으........ 읍.........”

“허 억~!”

거친 숨소리를 흘리던 현우가 부르르 떤다. 그의 페니스에서 분출된 정액이 내 보지 속을 뜨겁게 달군다. 쾌감을 못 이겨 상체를 들어 올렸던 나는 기진맥진하여 누워 버린다. 보지 속에 페니스를 집어넣은 상태로 그는 내 가슴에 엎드린다. 그의 맥박소리와 나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내가 살아있음을 새삼스럽게 의식한다.

지금 이 상태의 고요함이 영원히 지속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무것도 머리에 떠올리기도 싫고 회색 벽의 동굴 속에 갇히고 싶다. 적막 속에 흐르는 전등의 전류 음마저도 소란스럽다. 그런데 신경을 거슬리는 소리가 들린다. 현우의 휴대폰 벨소리였다. 기절했던 사람처럼 내 몸 위에 엎드려있던 그가 몸을 일으킨다.

보지 속에 담겨져 있던 그의 페니스가 빠져나가며 묘한 소리를 낸다. 침대를 벗어난 그가 휴대폰을 집어 든다. 통화를 하는 그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통화를 하면서 그가 옷을 걸쳐 입는다. 그를 쳐다보면서 웬일인지 불안함을 느낀다. 통화를 끝낸 그는 다급하게 방문을 향해 간다. 잠시 주춤거리더니 뒤돌아보는 그의 얼굴 표정은 몹시 긴장되어 있다.

“미안해, 급한 일이 생겨서........”

“.........?”

말 한마디를 뱉어놓고 현우는 쫓기는 사람처럼 방문을 나선다. 쾅! 소리를 내고 방문을 닫은 그가 뛰어나가는 발자국소리가 멀어져 간다. 벌레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고요함이 찾아든다. 모두가 떠나버린 빈 공간에 내동댕이쳐진 허탈감이 엄습한다. 또다시 어디선가 안단테의 멜로디가 들리는 것 같다. 그리고 이어서 미친 듯이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는 광란의 멜로디가 들린다. 내 심장은 분노로 들끓어 오른다.

내 몸속에 욕정의 분비물을 쏟아낸 남자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들의 심장에 칼을 꽂고 싶은 분노가 이글거린다. 벌떡 자리에 일어나 벗겨진 옷가지를 주섬주섬 집어 들었다. 나만의 문을 통해 거실로 나왔다. 하반신이 마비되는 것 같고 다리가 휘청거린다. 현기증을 느껴 벽을 붙잡고 걸어간다. 세면장으로 들어가 샤워기를 틀어 놓고 매달린다. 내 몸의 세포들이 모두 오염된 것 같다. 탕녀처럼 천박스러워진 음부를 문질러 낸다. 그렇지만 여전히 가슴속에서 일어나는 분노와 오열의 불길은 꺼지지 않는다.

길지 않은 시간에 세 남자의 페니스가 내 보지를 헤집어 놓았다. 남편에 대한 사랑을 지키느라고 허기진 시간을 현우를 통한 포만감으로 메울 수 있었다. 그리고 포만감의 황홀함을 저버리지 못해 치욕감을 느끼면서도 놈의 요구를 마지못해 승낙한 것이다. 그리고 오늘 하루를 잊어버리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은 윤간을 당해 만신창이가 된 심정이다. 남편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이해하고, 본능의 불씨로 처절한 고독을 달래주는 현우를 놓치기 싫어 놈의 욕정을 채우는 대상이 되어버린 오늘을 잊을 수가 없다. 그중에도 자신을 위해 희생이 된 내 몸속에 오르가즘의 분비물을 쏟아낸 현우가 원망스럽다. 죄를 지은 마음으로 나를 위로해야할 그에게 강간을 당한 기분이다. 그가 내가 마지막까지 간직하고 싶은 것마저 빼앗아 가버린 느낌이다.

소중하다고 생각한 것들을 모두 잃은 심정이다. 여자에게는 남자와 다른 소중한 본능이 있다. 잉태를 하기 위해 성욕을 느끼고, 잉태한 아기에 대한 모성애이다. 문득 친정에 맡긴 민호가 떠올린다. 민호만큼은 따듯한 남편의 사랑을 받고 잉태한 자식이다. 내가 의지할 유일한 아들마저 누군가에 빼앗길 것 같다. 세면장을 나와 옷을 걸치고 집을 나와 친정으로 향한다. 친정어머니가 내 모습을 보고 어디 아프냐고 물었다.

별안간 나는 미친 여자처럼 깔깔 거리는 웃음을 터트리며 민호가 보고 싶어서 뛰어와서 그런다고 했다. 민호는 엄마의 처절한 심정도 모르고 잠들어 있었다. 민호를 끌어안고 나오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솟구친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보는 친정어머니를 뒤로하고 허둥지둥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누군가 뒤쫓아 오는 것만 같다. 현관문을 잠그고 잠든 민호를 눕히고 나서야 안심하여 방바닥에 주저앉는다. 세 남자들이 쏟아낸 분비물들이 벌레처럼 자궁 속을 기어다는 느낌이다. 남편을 기다린다는 인내를 놓아 버리지 않으려 괴롭고 고독했다. 고독한 허기짐을 채우려고 감각의 본능에 매달렸지만, 적어도 지금의 처참한 심정이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내안의 나마저 잃어버리게 만든 그들이 저주스럽다.

육체는 남자들의 손길에 길들여져 민감한 반응을 일으키지만 마음은 황폐한 들판을 헤맨다. 사람들은 남자를 그리워하는 여자를 음란하다고 하고, 많은 남자들은 여자를 성적 대상으로만 여기는지 모르겠다. 방바닥에 웅크리고 앉아 가슴앓이를 하다가 침대위로 거실로 자리를 옮겨가며 저주와 분노를 삭인다.

창밖에 빗줄기는 눈물처럼 끊이지 않고 쏟아진다. 전등도 켜지 않은 어둠속을 향해 나는 해답도 없는 무수한 질문을 던진다. 그렇게 길다고 느낀 밤이 짧게만 느낀다. 전화를 받고 급하게 나간 현우는 어둠이 거치도록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빗줄기가 그치고 새벽을 밝히는 햇살이 창문에 가득하다. 무거워진 눈꺼풀이 내려 감긴다. 나는 온몸의 피가 빠져나간 시체처럼 민호 옆에 쓸어 진다.

꿈속에서 나는 뱀들이 우글거리는 진흙탕 속에서 허우적거린다. 몸을 휘감고 혀를 날름거리는 뱀들을 뿌리치려고 해도 점점 더 만은 뱀들이 벌떼처럼 달려든다. 칭얼거리는 소리를 듣고 눈을 뜬다. 나를 흔들며 배고프다는 민호의 목소리였다. 식은땀을 흘리며 몽유병자처럼 민호의 식사를 차려주고 거실 소파에 쓰러진다.

그리고 또 다시 진흙탕 속에 빠져든다. 감각도 없는 아픔에 고통스러워한다. 진흙탕 속에서 나를 일으킨 것은 민호의 배고프다는 투정이다. 정오가 지나고 있음을 알고 일어서는데 현기증을 느껴 어지럽다. 거실과 방마다 민호가 혼자 가지고 놀던 장난감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다. 넋이 나간 상태로 일어나 민호의 점심을 챙겨주고 간식거리를 꺼내 놓는다.

아침에 밝게 비치던 햇살은 사라지고 구름이 잔득 낀 우중충한 날씨이다. 여름이건만 어깨가 시리고 이가 덜덜 떨릴 정도로 한기를 느낀다. 모포를 뒤집어쓰고 소파에 앉은 나는 놀고 있는 민호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내 아들이지만 고통스러운 엄마를 괴롭히지 않고 혼자 노는 민호가 애틋하기도 하고 고마웠다.

나는 아무래도 잠자는 병에 걸렸나보다. 또 눈을 감고 쓰러진다. 다시 눈을 뜬 것은 저녁 무렵이었다. 누군가 잠긴 현관문을 시끄럽게 두드린다. 창문으로 내다보니 지난밤에 들어오지 않은 현우였다. 문을 열어 주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변한다. 옷이 피투성이 된 그의 표정은 쫓기는 것처럼 겁에 질려 있었다.

현관문을 열고 나서서 바라보니 전쟁터에 다녀온 모습이다. 찢겨나간 셔츠와 바지에는 피로 얼룩져 있었다. 그의 손에도 피가 묻혀 있었다. 대문을 힐끗거리며 살피는 그가 술 냄새를 풍기며 두서없이 중얼거린다.

“누나! 나 좀 도와줘.”

“무슨 말이야? 우선 씻기부터 해.”

현우의 손을 잡아 끌어 집 뒤로 돌아갔다. 셔츠와 바지를 벗는 것을 도와주는 동안에도 그는 문밖을 바라보며 두려운 눈빛을 한다. 팔과 손에 흥건하게 묻은 피를 보고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다. 세면장 안으로 그의 등을 밀어 들어가게 했다. 피 묻은 셔츠와 바지를 검은 비닐봉지에 넣어 방 한구석에 내려놓았다.

[다음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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