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0화 (50/52)

"아아 - 네 형! 안녕하세요"

"하하하 - 잊었는지 알았네. 내일 소개팅이거든? 근데 쫌 멋지게 차려입고와줘  - "

"....네에?!"

성훈의 머리속에서 완벽하게....

정말이지 깔끔히 지워져있던 소개팅...

그도 그럴것이 그날 성훈은 폭주상태로 돌입해서...끔찍한 일을 저질러버렸으니...

자신이 상처입힌 써니와 쓰러졌던 티파니의 안부조차 신경안쓰던 무심함의 극치를 달리는 성훈이 지나가듯 말한 승기와의 일을 기억할리 없었었고 싶었다...

그러나 성훈의 뇌님은 이럴때는 똘똘해지시는 존재시나니...

[소개팅 자리 하나 놔주고 싶어서. 너정도 외모에 인터넷에서의 인기정도면 이야 - 딱인데? 내가 진짜 좋아하는 동생 소개해주고 싶어서]

정확히 승기의 말을 기억해냈다.

'이런 캐새퀴야...이딴건 기억해내지 말란 말야!!'

"여보세요? 여보세요?!"

한동안 성훈이 말이 없자 성훈을 연신 부르는 승기...

승기가 한동안 성훈을 부른뒤에야 성훈은 뇌와의 이득없었던 면담을 끝내고 승기에게 답했다.

"네형...죄송해요...잊고 있어서요..."

"아아 -  걱정마 부담갖지 말고 그냥 뭐...좋은 사람 만난다는 생각으로 오면돼"

승기의 말에 성훈의 뇌님은 또다시 성훈이 원치 않는 회상을 보여주시기 시작했다

[미안해 성훈아...그치만 소개팅 상대가 나란말야.......]

생생히 기억나는 태연의 모습...

승기가 말하는 소개팅의 상대는 태연임이 확실했다...

'후우...그나마 태연이라서 괜찮은건가? 아니...오히려 그게 더 복잡해질수도....'

또다시 혼자만의 세계에 몰입하는 성훈...

"여보세요?? 여보세요?!! 통화상태가 안좋은가? 여보세요?!"

성훈의 계속되는 회상에 애꿏은 승기만 고생하였고,

다시 멍에서 해방되어 돌아오는 성훈의 의식.

"아..형! 죄송해요..진짜 전화기가 안좋은가봐요..."

절묘한 구라...

그러나 바른생활 사나이자 허당인 승기는 성훈의 구라를 믿었고,

내일 멋지게 입고 나와달란 말과 소개팅의 장소와 시간을 성훈에게 알려주었다.

"장소는 올림픽공원 평화의문 앞이고, 시간은 시작이 2시니깐...1시 30분까지는 와줘 메이컵도 해야하고 바쁘니깐 알았지?"

"네? 네..."

그렇게 방콕을 일삼던 성훈에게 다음날 해야할 일이 생겼다.

소개팅...

이것이 성훈의 꼬인 인생을 더없이 꼬아버릴...

아니 그의 미래를 송두리체 바꾸어버릴 중요한 선택의 장이 될것임을 그는 깨닫지 못했다.

***

뒹굴거리다 그데로 잠이든 성훈...

[띠리링 - 띠리링 - ]

"아씨...뭐, 뭐야..."

간만에 딥슬립으로 편히 주무시던 성훈의 고막을 울리는 그의 벨소리에 눈을 부스스뜨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컥컥!! 요..."

잠결이라 메마른침이 기도로 넘어가는 이색적인 경험을 잠시하는 성훈...

그리고 전화기 넘어로 들려오는 귀엽고, 깜찍한 목소리...

"셩후닝 - 헤헷 우리 오늘 만난다며 헤헷"

한껏 들뜬 티파니의 목소리가 성훈의 귀로 흘러들었고,

아직 수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성훈의 뇌님은 티파니가 무슨말을 하는건지 알아채지 못했다.

"으, 응...이따봐..."

"히힛 - 웅! 성후나 이따가 우리 꼭 파트너하자 알았징?"

"응...파니야 끊어 - 나 바빠서...씻고, 준비하고 나가봐야되서..."

"웅! 성후니 빠빠이 - 헤헷 쫌 있다 소개팅에서 봐 - "

"응...파니야...빠빠이...."

[뚝...]

통화를 끝낸 성훈은 잠에서 깨기 위해 잠시 멍을 때렸다.

멍을 때리는 동안 돌기 시작하는 성훈의 뇌....

"뭐라고?!!!"

화들짝 놀라며 벌떡 일어나는 성훈.

드디어 티파니의 말에 뭔가 이상한점을 발견했다.

'이따 만나자느니', '파트너 라느니' 이상한개 한둘이 아니었다.

"뭘 이따 소개팅에서봐!!!"

약간은 분노에 가까운 목소리로 외치며 티파니에게 다시 전화를 거는 성훈.

[고객님의 사정으로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전화기 너머의 기계누님의 매혹적인 목소리만 흘러나올뿐...

아침부터 패닉의 세상으로 접속하는 성훈...

오늘 그가 하는 소개팅은 태연과의 소개팅이었을터...

티파니가 나온다는게 뭔가 이상했다...

불안한 마음에 태연에게 전화를 걸어보는 성훈.

[고객님의 사정으로 전화를....]

"아악!! 얘들은 왜 전화를 안받는거야!!"

[휘익 - 팍!]

분노하며 전화기를 냅다 던져버리는 성훈...

시체마냥 핸드폰에서 밧데리가 분리되어버렸다.

핸드폰의 입장에선 처참한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후우..."

한숨밖에는 성훈은 나오지 않았다.

무언가 잘못되도 단단히 잘못되어가고 있는듯 싶었다.

불안함과 초조함에 그저 머리만 벅벅긁는 성훈...

하지만 이제와서 그가 뭘 어떻게 하겠는가...

그저 터덜터덜 씻으러 들어가는 성훈...

[솨아아아아 - ]

샤워를 하는 동안에도 성훈의 뇌는 끊임없이 지금 그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자 노력하였지만,

이 상황을 이해할 적당한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씨 몰라! 그냥 나가보면 알겠지뭐!"

스스로 위로하는 성훈.

괜찮을거라며 스스로 다독이곤 대강 코디를 한기 시작한다.

그의 의상 컨셉은 '장의사'.

검은 스키니진에 와이셔츠, 검은 슬림넥타이, 검정색의 슬림한 마이를 걸친 그는 완벽한 장례식장 가는 복장이었다.

전체적으로 검은색이 많은 그의 코디는 푸른 그의 눈과 체리레드색의 머리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구두를 신은체 집을 나서는 성훈...

***

승기와 약속한 1시 30분보다 20분 늦은 1시 50분에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앞에 도착하는 성훈.

'하아....난 정말이지 한국이란 나라가 맘에 안들어 시파...'

신경이 곤두선 성훈...

크게 지금 그의 신경을 건드리는건 두가지 요인이있었다.

첫번째는,

삼성역에서 지하철이란 대중 교통으로 이동하는게 성훈의 실수였다.

지하철에서 이사람저사람이 성훈을 알아보며 사진과 싸인등을 요청했고,

[평범노말의 삶]을 꿈꾸던 성훈에게 그것은 고문과 마찬가지였다.

결국 내려야하는 역보다 2정거장이나 더 가버렸던 성훈...

대한민국은 대중교통으로 어디든 이동할 수 있는 편리한 나라이지만,

그것은 익숙한 한국인들에게 해당하는 이야기...

외국인과 다름없는 무늬만 한국인인...

아니 이젠 체리레드의 머리와 푸른 눈으로 무늬도 한국인이 아닌 성훈에게 대중교통은 너무나 헷갈리고 복잡한 시스템이었다.

그리고 나머지는 현재 성훈의 눈앞에 펼쳐진 토나오는 광경...

'이건 또 뭐야!!!'

성훈의 눈에 들어오는 수많은 세팅된 카메라들...

STAFF란 글씨가 써진 모자를 쓰고 돌아다니는 사람들...

천하무적 야구단 촬영때보다 2배는 더돼어 보이는 촬영장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당혹감을 감출 수 없는 성훈에게 웃으며 걸어오는 이승기군...

"후우 - 아슬아슬했다...와우 - 멋진데? 머리만 조금 만지자. 그리고 이 가면쓰고 저쪽에서 대기해줘 알았지? 그럼 이따봐 - "

성훈에게 스타일리스트 한명을 붙여주곤 저멀리 가버리는 승기...

성훈은 그저 어안이 벙벙하여 멍밖엔 도저히 그의 기분을 표현할 다른 방법이 없었다...

[슥슥- - 취이익 - 치익 - ]

멍때리는 성훈에게 능숙하게 왁스로 스타일을 연출해주는 스타일리스트...

머리 세팅이 끝난 성훈을 바라보곤 수줍게 웃어보인다...

'역시 남자는 머리빨이야...진짜 인터넷보다 잘생겼다...'

"저, 저기 이거 쓰셔야...해요..."

성훈에게 가면을 건내는 스타일리스트.

성훈은 그저 멍하니 스타일리스트가 건내는 가면을 건내받았고,

스타일리스트 너머의 어떤 인물을 확인하자 멍하던 성훈의 동공에 힘이 들어갔다.

'저, 저녀석은!!'

빠르게 자신이 본 인물에게 걸어가는 성훈.

"그러니깐 여기선...으음...응?!"

자신에게 다가온 성훈을 확인하자 화들짝 놀라는 미지의 존재.

"드랑!"

그녀는 드랑이었다.

우수한 능력을 갖춘 드랑이 이 방송의 총 책임자이자 PD였던것.

"아! 출연자시군요. 그럼 여기부턴 이PD님이 알아서 해주시고요. 성훈씨...던가요? 이쪽으로 오시죠"

침착하게 성훈을 끌고 세트장에서 약간 후미진 곳으로 이동하는 드랑.

마치 성훈을 그날 처음본듯한 그녀의 태도는 연기자 뺨치는 실력이었다.

그녀와 함께있던 조연출감독과 다른 피디들은 성훈이 외친 드랑이란 말이 뭔지 몰랐으나,

외국에서 살다왔다는 성훈의 배경을 통해 그냥 영어겠거니하며 넘겨버렸다.

인적이 드문곳에 이르자 얼른 성훈에게 예를 갖추는 드랑.

"루시퍼님 마족 드랑 문안드립니다!"

그러나 성훈에게 그런 예따위 아무래도 좋았다.

그에게 가장 궁금한것은 지금 이자리가 뭐하는 자리인지...

대체 무엇을 하는 곳인지 그것이 가장 궁금했다.

"됫고됫고! 드랑! 여기 뭐하는데야? 응? 소개팅자리 아니야?"

성훈의 말에 약간 놀란눈빛으로 성훈을 쳐다보던 드랑의 얼굴에 슬며시 미소가 번져갔다.

"네, 맞습니다 루시퍼님. 소개팅이랍니다. 그럼 즐거운 시간 가지시길 - "

계속하여 미소지은체 물러나는 드랑.

성훈은 아무말도 안나왔다.

드랑의 말을 듣고 상황이 이해가서가 아닌,

능글맞게 자신의 말에 동의해버리는 드랑에게 어이가 없었기에...

드랑이 성훈에게서 물러나자마자 촬영은 시작되었다.

"안녕하세요 - 이승기입니다 - "

"안녕하세요 - 현영입니다 - "

"현영씨 오늘 이자리가 얼마나 특별한 자리인지 아시죠?"

"그럼요 추석특집을 맞이해서 저희가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그램이죠!"

"이름하여 스.친.스.소!"

"어머 시청자분들이 그 뜻을 아실까요?"

"그럼 함께 외칠까요?"

[스타의 친구! 스타를 소개합니다!] X 2

그것을 바라보는 성훈은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안갔지만,

곧 그는 이것이 무엇을 하는 프로그램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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