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9화 (49/52)

"미안...기분나빴지?"

자신이 방금 웃은것을 사과하는 성훈...

성훈의 사과에 유리는 아니란듯 고개를 좌우로 천천히 흔들었다.

"그냥 약간 니 모습이 귀엽게 느껴져서..."

사실은 '웃기게' 느껴졌다였지만,

유리를 달래기위해 '귀엽다'라는 단어로 순화시키는 성훈...

뚱뚱한 여자에게 [귀, 귀여우시네요...]라고 하는것봐 비슷한 개념의 언어순화였고,

그 단어선택은 절묘하게 유리의 오해를 사기에 적합한 단어였다.

정말 신기할정도의 언어영역 능력을 지닌 성훈...

유리는 성훈의 '귀엽게 느껴져서'라는 문장에 귀가 번쩍하며 고개를 들었고,

자신을 향해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는 성훈이 보였다.

눈을 껌벅이며 성훈을 계속 응시하는 유리...

성훈은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유리의 시선에 또다시 불편함이 쏟아졌고,

멋쩍은듯 볼을 살짝 긁었다.

"아하하...유리야 그렇게 보면....우웁!"

다시 성훈의 입술을 덮치는 유리...

그의 푸르른 눈에 이끌리는 느낌이 들면서 성훈에게 입을 맞추고픈 욕망이 소용돌이 쳤던것.

[춥 - 추웁 - 츕 - ]

이번엔 성훈도 눈을 감고 유리를 그저 받아들였다.

성훈역시 남자다...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스킨쉽하는 유리를 밀쳐내는것도 한계란게 존재했다.

[춥 - 춥춥 - 츄읍 - ]

유리의 입술을 삼키듯 적극적으로 키스를 하는성훈...

유리역시 이제야 자신의 입맞춤을 받아들이는 성훈과 자신을 '귀엽다'라고 해준 그에게 더욱 이끌리듯 입을 맞추어 갔다.

그러나 유리와 성훈은 그이상 진도를 나가진 못했다.

"권유리 나와! 시간다됐어. 우리 돌아가야해"

이제 무르익어가는 분위기에 초치는 제시카님...

유리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제시카를 쳐다보았지만,

제시카가 눈에 힘을 한번주자 군말없이 창쪽으로 터덜터덜 걸어가기 시작했다.

유리의 기분따위 안중에도 없단듯 썩소를 지은후 소녀시대 숙소방향으로 날아가버리는 제시카.

유리 역시 날개를 펼친후 창너머로 날아들려다말고 성훈쪽으로 잠시 뒤돌아보았다.

'루시퍼님......'

무르익던 분위기에서 억지로 끌려나와서 그런지 성훈을 바라보는 유리는 아련함과 성훈을 갈망하는 마음이 주체못할정도로 소용돌이 쳤고,

이윽고 성훈에게 안기고 싶다는 '욕망'이 제시카의 '명령'을 이겨내며 성훈에게 날아들었다.

[슈욱 - ]

[츕♡]

공중에 살짝 뜬 상태로 성훈에게 입맞추는 유리.

아쉬움과 미련, 아련함등이 전해지듯 성훈역시 유리의 입맞춤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성훈이 유리에게 있으라고 명령하지 않는한 상위악마인 제시카의 명령은 '절대적'.

이내 유리는 아쉬움을 뒤로한체 성훈에게서 입을 떼었고,

창쪽을 쏜살같이 날아들더니 순식간에 성훈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유리가 창쪽으로 날아가는 순간 성훈의 얼굴에 촉촉한 한방울 이슬이 묻었고,

유리가 성훈에게 남기고간것은 가슴시리도록 아련한 '아쉬움'이었다.

머리가 복잡해져가만 가는 성훈...

더욱더 생각만해도 증오스런 '신'이란 존재가 자신에게 했던말이 와닿고 있었다.

'선택'....

자신을 저토록 따라주는 악마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주어야 할지...

그녀들의 마음하나하나가 와닿았기에...

그녀들의 진심을 느껴버렸기에...

더욱 헷갈리고, 마음이 복잡해져만 갔다.

그는 이제 무엇이 옳은 선택인지...

그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하아...대체 난 이제 무얼...어떻게 해야 좋은걸까...'

"후우...."

한숨을 푹 내쉬는 성훈...

멍하니...

아무 생각없이 자신의 핸드폰을 열어봤고,

대기화면에 대문작하게 보이는 시간이 보였다.

8시 55분......

'.......!!'

"쒸엣!!!!"

9시 수업까지 5분 남은 상황이었다...

가뜩이나 보컬교수에겐 찍힐대로 찍힌 상태...

달콤하고 아름다운 인상을 첫날부터 남겨주었기에 건수만 걸린다면 학점은 F 확정이었다...

"안돼에 - !!!!!"

혼자서 소리지르곤 쏜살같이 서예종을 향하여 뛰기 시작하는 성훈...

대악마인 루시퍼라도.....

F학점은 무서운거다......

***

"헉헉헉...헥헥....."

거친 숨을 내쉬며 시간을 확인하는 성훈.

9시 03분.

8분만에 대학에 도착하는 경이로운 인간 성훈...

아니아니 경이로운....

아...그냥 대악마 루시퍼 성훈....

다행히 보컬교수는 아직 입실하지 않은 상태였고,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그저 성훈을 바라보고 있었다.

뭐, 여학생들의 반짝이는 눈은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창정의 특강 이후 성훈은 이미 여자들에겐 남친 후보 0순위...

남자들에겐 우상과도 같은 존재...

특히나...

"형님 - !!"

성훈에게 친한척 다가오는 떡고물 원추남 수범에겐 말이다...

'뭐, 뭐야...이넘 누구야?'

역시나 남자따위 저장안하는 성훈의 뇌님.

관계를 가졌던 설리조차 이미 아웃오브 마인드인 성훈의 뇌님에게 수범이란 남자따위 저장의 가치가 없었다.

[누규?]의 표정으로 성훈이 수범을 바라보자 멋쩍은듯 큰소리로 웃는 수범...

"아하하하핫 - 형님 장난도 - 하핫 당분간 2학년이랑 3학년이랑 보컬수업 합반이라서 기대된다고 하셨으면서 하하하핫"

다른사람들 들으란듯 큰소리로 떠드는 수범.

성훈과 자신의 친분을 자랑할려는 속셈이었다.

물론 그것은 일방적인 행동이지만...

[뭐라니?]의 표정으로 수범을 무시한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자리인 맨뒷자리로 이동하는 성훈.

성훈이 맨뒤에 앉자 찰거머리같이 성훈의 옆에 앉는 수범.

'이새끼...게이인가?'

성훈이 인상을 찡그리며 수범을 쳐다보았지만,

오히려 수범은 활짝 웃으며 성훈의 찡그림에 답했다.

오직 성훈에게서 떨어질 콩고물을 겟츄하겠다는 일념으로 간도 쓸개도 모두 팔아버린 수범...

그 열정으로 공부를 했다면 수범은 서울대에 갔으리라...

수범이 성훈의 비위를 상하게 할즈음 앞자리에서 떠드는 남학생들의 잡담이 성훈의 귀에 쏙쏙 박혀들어왔다.

"뭐야? 그럼 니콜 이제 안와?"

"몰라...시바...그냥 그렇게 들었었어..."

"왜?! 흑흑 콜이 왜 안온데??"

"몰라...내가 카라 사장이냐? 어떻게 알어"

"아 - 학교다니는 맛 안나네...."

성훈은 자세한 사항이 궁금해져서 니콜에게 문자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그가....

이 둔한 남자인 성훈이 문자를!

따듯한 걱정의 안부 문자를?!

-왜 안와

역시나 현실은 시궁창...

정확히 목적만을 말하는 성훈...

그러나 반대로 성훈의 문자를 기다렸단듯이 니콜의 답장은 30초도 안돼서 성훈의 핸드폰에 도착하였다.

-성훈이오빠 - ♡ 헤헤 콜이 사장님한테 혼나서 당분간 외출금지예요. 모두 외출 금지래요♡

그랬다...

카라는 사장의 허락없이 천하무적 야구단 서포터즈 활동이란 스케줄을 갔던것이고,

노발대발한 DSP미디어 사장은 분노의 외출금지라는 벌을 내렸던것.

카라의 매니저는 짤림을 겨우겨우 면한체 근신조치와 심할서라는 엄벌을 받았다.

연예인이 함부로 돌아다니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였다.

그런나 성훈이 이 모든일을 알리가 없었으니...

-수고

짧고굵게 답장을 보낸후 교수를 기다리는 도시의 시크남.....라기보단 그냥 개념부족남 성훈.

[덜컥]

"여러분 좋은아침 - "

웃는 낯으로 들어오는 교수.

[안녕하세요 - ] X 불특정 다수의 교실안 학생.

"오늘은 감정을 실어보는 연습을 할꺼예요. 당분간 학교 축제니, 시험이니 바빠서 2학년과 3학년의 합반수업을 추진했는데 괜찮죠?"

[네에 - ] X 교수에게 잘보이고자 하는 불특정 다수의 학생.

"자 그럼 오늘은 정인호의 '해요'부터 시작할껍니다. 하루에 한곡씩 총 3번에 걸쳐서 이수업은 진행될꺼구요 -  각자의 자신이 곡을 통해 얻어지는 감정을 살리는것이 기말고사의 실기 시험이 될것입니다. 질문있으신분?"

[...]

고요하고 잠잠한 교실안...

시험앞에선 언제나 작아지는 학생이란 신분의 존재들...

수범의 존재를 제외하면 성훈은 드디어 약간은 자신이 꿈꾸던 코리안드림인 [평범노말한 시민]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오빠...저랑 점심 먹으러 가실래요? 제가 잘아는 초밥집 있는데...]

[저기 오빠...여자친구있으세요?]

[형...저기 니콜이랑 진짜 사겨요?]

[형님! 존경합니다!!! 당신은 위대하십니다!!]

물론 수업시간뿐이었지만...

***

눈깜짝할새에 2주일이란 시간이 흘렀다.

한국이란 땅에 도착하자마자 성훈을 괴롭히듯 연이어 터지던 사건들은 거짓말같이 지난 2주일동안은 일어나지 않았고,

스케줄로 바쁜 소녀시대도 외출금지인 카라로부터도 어떤 문자나 연락도 없었다.

고로 성훈역시 평범한 대학생처럼 수업을 들으며 지낼 수.......없었다.

방송에 성훈이 천하무적 야구단에서 경기한 장면이 공중파를 타면서 연예인 대학가다로 인터넷을 달구었던 성훈의 입지는 더욱 높아졌고,

그만큼 성훈을 알아보는 사람들도 늘어갔다.

연예인이 아니지만 연예인이된듯한 기분...

성훈은 한국이란 땅이 점점 싫어져갔다.

'여긴 저주받은 땅이야!!! 역시 전쟁이란게 괜히 일어난게 아니었어...흑흑 뭐 이런 거지같은 동네가다있니...'

집에 누워있는 성훈...

학점이고 나발이고 그는 이제 학교에 등교하는것도 두려웠다.

예전엔 그저 멀찌기서 그를 지켜보던 여학생들이 이젠 그가 학교에만 떳다하면 몰려대서 불쾌지수를 무한히 올려주고 있었다.

F받고 그냥 계절학기로 때우겠다는 불손한 사상이 성훈의 머리를 멤돌고 있었다.

[뒹굴 - 뒹굴 - ]

그저 할일이라곤 방콕뿐인 성훈...

그저 배운 한국가요를 흥얼거리며 이리 뒹굴 저리 뒹굴거리며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녀의 친구라도 - 이노랠 듣는다면 - 그녀에게 전해줘요 내가 아직 사랑한다고 - "

그때...

[띠리링 - 띠리링 - ]

아직도 기본벨소리인 성훈의 핸드폰이 연락이 왔음을 알려댔고,

번호도 확인안한체 엎드린 자세로 전화를 받는 성훈.

"여보세요?"

"어어 - 성훈아 나 승기형이야"

'승기? 이쇼키는 누구라니?'

"네??"

"하하 - 이거 너무 내가 연락을 안했더니 잊었나? 형이라고 왜 하늘이형이랑 술자리 가졌을때 우리 만났잖아 - "

그제야 성훈의 머리속에 그려지는 한 잘생긴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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